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수요가 몰리는 포지션은 포수다. FA 최대어 양의지(NC 다이노스)를 비롯해 박동원(KIA 타이거즈)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등 주전 안방마님이 대거 시장에 풀려 구단의 관심이 뜨겁다. 선수 이동에 따라 내년 시즌 판도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2023년 KBO리그를 좌우할 포인트가 포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런데 FA 시장의 변수로 떠오른 게 하나 있다. 바로 트레이드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복수의 구단이 포수 매물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조짐이다. A 구단은 FA 시장에서 새로운 안방마님을 영입하고 기존 포수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다른 팀보다 포수 뎁스(선수층)가 두꺼운 B 구단이 포수 트레이드를 시도한다는 건 오프시즌 공공연한 비밀이다. 트레이드 매물로 거론되는 포수가 하나같이 준척급 자원인 만큼 안방 보강을 원하는 팀에서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체크하고 있다. FA 시장과 함께 '투 트랙'으로 접근한다.
트레이드가 변수인 건 천정부지로 치솟는 선수들의 몸값 때문이다. 올겨울 프로야구 FA 시장은 본격적으로 장이 열리기 전부터 활황 분위기가 감지된다. 4년 전 총액 125억원 대형 계약을 한 양의지의 몸값이 다시 100억 원대를 웃돌고 있다. 항간에는 "130억원 이상을 제시받았다"는 루머가 나와 몇몇 야구 관계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구단 간 경쟁이 본격화하면 다른 포수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뛸 가능성이 크다. 공교롭게도 양의지, 유강남, 박세혁은 공인대리인(에이전트)이 리코스포츠에이전시로 같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칼자루를 선수들이 시장을 쥐고 흔드는 분위기다. FA 영입에 부담을 느낀 구단이 대안으로 바라보는 게 트레이드 시장이다.
FA는 등급에 따라 보상을 해야 한다. 이른바 '포수 빅4' 중 B 등급인 양의지를 제외한 유강남·박세혁·박동원의 FA 등급이 A다. A 등급 선수를 영입하면 원소속팀에 보호 선수 20명 외 1명과 전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현금만 원할 경우 전년 연봉의 300%.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올해 연봉이 10억원인 양의지를 영입하는 구단은 기본 10억원에서 최대 20억원의 FA 현금 보상금을 NC에 지불해야 한다. 트레이드는 카드를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FA 영입과 비교하면 비교적 적은 출혈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
FA 시장은 현재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다. 선수들의 연쇄 이동 등의 소문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시장이 과열돼 각 구단의 FA 전략도 급변할 수밖에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재 프로야구 FA 시장에서 포수는 말 그대로 금값이다. 시즌 초에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샐러리캡 시행이 맞물려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구단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는데 FA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FA보다 트레이드가 낫긴 한데 관건은 트레이드 카드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