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이 개막전부터 우려를 낳았다. 개최국 축구팬이 보여준 실망스러운 응원 문화 탓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중동 지역에서 개최되는 축구 축제다. 11월에 개막해 12월에 결승전을 치러 '겨울 월드컵'으로 불리기도 했다. 흥행 여부는 물론 대회 운영을 두고 의구심이 컸다. 특히 유럽 축구 각 리그 시즌이 진행되는 기간에 치러져, 선수들의 부상 문제도 불거졌다.
21일(한국시간) 새벽 열린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대회 개막전이자 A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선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바로 실망스러운 관중 의식이다.
이날 카타르는 0-2로 패했다. 전반 16분과 31분, 에네르발렌시아에게 골을 허용했다. 1930년 제1회 대회 이후 92년 만에 대회 첫 경기에서 패한 첫 개최국이 됐다. 그동안 개최국 전적은 16승 6무(한·일 월드컵 포함)였다.
카타르는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하지 못하는 등 졸전을 펼쳤다. 그러나 경기력이나 결과보다 더 큰 문제는 자리를 지키지 않고 떠난 관중이었다. 경기 종료 30분이 남았을 시점, 관중석에는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홈 어드밴티지는 일찌감치 사라졌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개최국 팬들은 경기가 채 끝나기 전 자리를 떠났다. 역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과 월드컵 개막전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개최국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이 일어난다면, 다른 조, 다른 국가의 경기도 비매너 행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열정적인 응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ESPN은 "카타르가 관중을 돈으로 살 순 있지만, 열정적인 응원까지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