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는 22일 오후 두산 베어스와 4+2년, 최대 152억원을 받는 조건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첫 4년 계약금 44억원, 총연봉 66억원을 받고 2026시즌 종료 후 2년 최대 42억원 규모의 선수 옵션 실행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152억원은 올해 3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SSG 랜더스)이 받은 4년, 총액 151억원을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고 계약이다.
양의지의 두산행이 확정되면서 NC 다이노스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NC는 2018년 12월 4년, 총액 125억원에 두산에서 뛰던 양의지와 FA 계약했다. 올해로 4년 계약이 마무리됐고 양의지를 놓칠 수 없었던 NC는 그를 잔류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포수 뎁스(선수층)가 약한 NC로선 양의지까지 빠지면 전력 약화가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과감하게 베팅한 두산의 조건을 매치하지 못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양의지의 두산행이 발표된 뒤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충분히 최선을 다해서 조건을 제시했다. 지난번 1차 FA 계약 규모(!25억원)를 넘어서는 조건이었다"며 "나름대로 정말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조건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전날 유강남(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의 80억원, 박동원(KIA 타이거즈→LG)의 65억원 계약이 발표되면서 과열 조짐을 보인 FA 포수 시장은 양의지 계약으로 정점을 찍었다.
NC로선 양의지를 대체할 자원을 물색해야 한다. FA 시장에는 박세혁이 남아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의 이적으로 두산 잔류가 불투명해졌다. 다른 포수보다 몸값이 비교적 저렴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의 공인대리인이 리코스포츠에이전시(리코)다. 리코는 올겨울 유강남의 롯데행으로 FA 시장을 흔들었고 양의지의 이적까지 끌어냈다. 지난해에는 박건우에게 NC 유니폼을 입히면서 100억원(6년) 계약까지 안겼다. NC로선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닌 셈이다. 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한 몇몇 구단과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지만, 협상 테이블을 차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