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가 모로코와 벌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울산 현대 등에서 뛰었던 미슬라브 오르시치(자그레브)가 결승 골을 터뜨렸다.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이 이끄는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카타르 대회 3·4위전에서 2-1로 이겼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크로아티아는 두 대회 연속 포디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14일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3으로 졌다.
카타르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던 모로코는 4위에 만족해야 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철통 수비’를 앞세워 강호들을 연이어 제쳤다. 아프리카·아랍권 팀으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유럽과 남미가 아닌 팀이 3·4위전에 나선 건 2002 한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한국에 이어 모로코가 처음이다.
두 팀은 조별리그에서 이미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맞붙어 0-0으로 비겼다. 두 팀은 이번 대회 시작과 끝을 맞대결로 함께한 것이다. 최종 순위가 결정되면서 두 팀의 분배금도 확정됐다. 3위 크로아티아는 FIFA로부터 2700만달러(354억원)를, 4위 모로코는 2500만달러(328억원)를 각각 받는다.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상대의 골문을 겨눴다. 킥오프한 지 10분도 안 돼 한 골씩을 주고받았다. 전반 7분 이반 페리시치(토트넘)의 패스를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이 헤딩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득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빅클럽의 이적 레이더망에 오른 그바르디올은 직접 골문을 열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모로코는 바로 동점 골을 만들었다. 불과 2분 만에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9분 하킴 지야시(첼시)가 올린 코너킥을 크로아티아 수비가 걷어낸다는 게 공을 굴절되게 만들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야슈라프 다리(브레스트)가 문전에서 머리를 갖다 대 크로아티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크로아티아 오르시치가 접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는 전반 42분 페널티 지역에서 절묘한 감아차기 슛으로 모로코 골망을 갈랐다. 과거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에서 활약,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오르시치는 앞서 ‘특급 조커’로 나서 2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월드컵 1호 골까지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