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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언제 적 류현진?' 거론은 당연…1년 남은 증명의 무대, 이정후 작심발언 생각해봐야 할 때 [IS 시선]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다."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작심 발언'이 화제다. 지난 17일 한국 취재진과 만난 그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언급하며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도 필요하다"라며 '신구조화'를 강조했다. 최근 한국 야구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은 심각하게 저하됐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우승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 WBC 조별리그 탈락과 2020 도쿄 올림픽 노메달, 2023 WBC 1라운드 탈락에 이어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에서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상대 팀의 전력을 고려하면 반전했다고 보기 어렵다.국제대회 부진이 계속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대책은 '세대교체'였다. 2020 올림픽 노메달과 2023 WBC 탈락 이후, 대표팀은 자체적으로 나이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부여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었다. 다가오는 2026 WBC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활약할 만한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왔다. 의도대로 국가대표 세대교체는 성공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곽빈(두산 베어스)·박영현(KT 위즈) 등이 이끄는 마운드에 김도영(KIA 타이거즈)·나승엽(롯데 자이언츠) 등 젊은 타자들이 힘을 실었다. 여기에 이정후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김혜성(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거들까지 가세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더 클 전망이다. 하지만 눈에 띌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AG 금메달을 제외하면 조별리그, 1라운드 탈락 등 부진은 계속 이어졌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와 대만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KBO리그에서는 여전히 37세(지난해 기준)의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36세의 양현종(KIA)이 각 부문 상위권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수들 평균 연령이 젊어졌다고 국가대표팀이 강해진 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정후의 작심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해 싸우는 무대다. 좋은 성적을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어린 선수가 나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경험이 많지 않아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젊은 선수들 특성을 고려하면, 베테랑 선수가 중심을 잡아 줄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사실 2021 올림픽과 2023 WBC 당시만 해도 '언제 적 오승환', '언제 적 김광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세대교체를 갈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한국야구는 '무작정 세대교체'로 대처했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6 WBC가 불과 1년 남았다. 이젠 진짜 성과를 내야 할 때다. 하지만 세대교체와 별개로 진짜 준비는 미흡해 보인다. 올겨울만 해도 호주는 한화와, 대만은 롯데와 각각 평가전을 진행했다. 이미 'WBC 모드'에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선임된 류지현 신임 감독이 전력강화위원회와 함께 전력 분석을 위해 대만으로 향하는 게 전부다. 이정후는 "미국 선수들도 단단히 준비하고 있더라. 우리도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대교체를 이유로 '나이'에만 집착한 건 아닐까. 야구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선 더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윤승재 기자 2025.02.20 07:34
예능

‘피의 게임3’ 우승 장동민 “제작진 치밀함에 고통 받아…몸무게 9kg 빠져” [IS인터뷰]

“40대 중반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 시즌3’(이하 ‘피의 게임3’)의 우승자로 등극한 장동민의 일성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만 3전3승이다.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10년 만에 맞붙은 서바이벌계의 또다른 최강자 홍진호도 꺾었다. 장동민은 ‘피의 게임3’ 종영 후 서울 여의도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나 “난 그저 평범하고 옆집 사는 사람을 대표하기에 이번 우승으로 시청자들에게 또다시 희망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래서 더 뿌듯하고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첫 공개된 ‘피의 게임3’는 장동민과 홍진호가 지난 2015년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더 지니어스’) 이후 다시 대결을 펼친다는 소식으로 여느 시즌보다 기대감을 높였다. ‘피의 게임’ 시리즈는 서바이벌 레전드들과 신예들이 ‘지킬 것인가’, ‘뺏을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생존 지능 서바이벌이다. 총 14부작으로 지난 17일 마지막 회차가 공개됐다. 이번 시즌도 전 시즌들과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톱3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장동민은 ‘피의 게임3’ 인기의 중심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동민은 “시즌3를 마친 후 후련하다는 느낌이 들더라. 뒤도 안 돌아보고 집에 갔다”고 눙쳤다. 여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자신만의 강점으로 “승부를 향한 강한 욕망”을 꼽았다. “저는 머리 좋은 걸로 치면 사실 하위권이에요. ‘더 지니어스’도 마찬가지로 전문대를 졸업한 저보다 고학력자들이 대거 등장했죠. 다만 제가 이들을 이길 수 있는 건 단 하나, 승리하고 싶은 갈망이 크다는 거죠. 생존하기 위한 열정이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훨씬 강하지 않나 싶어요. 2등은 절대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실제 장동민은 자신의 IQ가 중학생 시절 검사 결과 100대 초반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지능검사 회사들에서 문의가 많이 온다. 궁금하긴 하지만 직접 테스트를 받진 않았다”면서 “어떤 사람들처럼 ‘제 IQ는 이 정도입니다’, ‘저는 멘사 회원입니다’라고 하면 시청자들이 제게 몰입하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면 대한민국 서바이벌계의 미래도 어둡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이어 “앞으로도 IQ를 측정하고 싶지 않고 ‘100대 초반 정도인 걸로 기억해요’라고 말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변하고 싶다”고 가치관을 밝혔다.장동민은 ‘서바이벌계에서 투톱으로 꼽히는 홍진호는 어떤 라이벌이냐’는 질문에는 “몇 안 되는, 내가 인정하는 서바이벌 강자”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장에서 홍진호의 출연을 알았다고 밝히며 “그때부터 진호와 ‘내가 팀이 돼야 하는 건가, 라이벌 구도를 구상해야 하는 건가’ 고민이 되더라. 승리를 위해선 연합하는 게 맞지만 우리들의 대결을 원하는 시청자들 입장에선 ‘그렇게 해서 이기면 뭐해?’라는 말이 나올 것 같았다”고 홍진호와 치열한 대결을 펼친 배경을 전했다. ‘피의 게임3’ 첫 공개 전부터 ‘어차피 우승은 장동민’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여러 서바이벌 경험이 있는 장동민에게도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촬영 기간인 12일 동안 몸무게는 9kg가량 빠졌는데, 이를 본 가족들이 “실미도에 끌려갔다 왔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모든 출연자가 마찬가지였을 텐데 제작진의 치밀함 때문에 힘들었죠. 실제 성격은 모든 걸 계획하는 스타일인데 ‘피의 게임3’ 현장에서는 시간조차 알 수 없었어요. 제작진은 출연자를 유령 취급해 소통도 없었고요. 제작진이 날씨 등 치밀하게 모든 환경을 출연자들에게 감춰야 했기에 어디를 가나 안대를 착용해야 했는데, 그게 제일 무섭더라고요. 앞이 보이질 않으니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몰라 공황 상태까지 되더라고요. 모두가 안대 트라우마가 있어요. 이 정도면 차라리 그냥 마취를 시키지 싶었어요.(웃음)” 장동민은 지난 2021년 6살 연하의 비연예인 여성과 결혼해 생후 30개월의 딸 지우를 뒀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30대 장동민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40대 장동민뿐이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그는 “우리 딸이 나를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장동민은 “딸의 성향을 보면 승부욕도 있고 상황 판단 능력도 뛰어난 것 같다”고 전했는데, 실제 함께 출연 중인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지우의 똑똑함은 익히 알려졌다. “딸이 서바이벌에서 필요한 정치력도 있는 것 같아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으면 ‘아빠’라고 하다가 엄마가 듣고 있는 것 같으면 ‘엄마’라고 하더라고요. 기억력도 무척 좋아서, 지금 생후 20개월 때를 기억하더라고요. ‘이 정도면 내게 비빌 만하겠다’ 싶었죠.(웃음) 저도 딸이 플레이어가 되는 것에 관심을 갖게 해주고 싶고, 제가 활동을 못하면 대를 잇게 해주고 싶어요.”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2.03 06:16
메이저리그

연봉 보조도 껴준다는데, 선수가 NO!...'휴스턴 트레이드 거부' 아레나도, 어디로 가나

놀란 아레나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트레이드 시도가 불발되는 모양새다. 선수 본인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9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아레나도 영입 시도가 큰 벽에 부딪혔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와 휴스턴은 트레이드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는데, 아레나도가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를 거부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아레나도는 현역 3루수 중 으뜸으로 꼽히는 공수겸장이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홈런왕 3회를 기록한 그는 2021년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고, 2022년 30홈런 103타점 OPS 0.891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증명했다. 통산 타율 0.285 341홈런 1132타점을 기록한 그는 골드글러브도 10회, 플래티넘 글러브 6회를 수상하며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족적을 남겼다. 다만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는 152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272 16홈런 OPS 0.719에 그쳤다.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리툴링 차원에서 시즌 종료 후 일부 주축 선수들의 트레이드를 예고했다. 고액 연봉자인 아레나도는 당연히 '트레이드 1순위'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문제는 두 가지다. 일단 잔여 연봉이 적지 않다. 아레나도와 세인트루이스의 잔여 계약은 3년 7400만 달러(1073억원) 규모다. 여기엔 전 소속팀 콜로라도 로키스가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할 때 넣은 연봉보조(1000만 달러)가 껴 있어 실제 부담 금액은 6400만 달러(928억원) 수준이다. 지불 유예도 포함돼 실 가치는 6000만 달러(870억원) 수준이지만, OPS 0.8 아래로 타격 성적이 떨어진 아레나도에게 쓰기엔 큰 금액이다.자연히 세인트루이스도 추가 연봉 보조를 논의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는 이번 휴스턴과 협상에서 총 1500만 달러(218억원)에서 2000만 달러(290억원) 수준 연봉을 보조하려 했다. 디애슬레틱도 1500만 달러로 보조 규모를 전했다. 즉 연 평균 1500만 달러에 아레나도를 쓸 수 있던 셈이다. 이 역시 상당한 금액이지만, 재정이 넉넉한 팀이라면 아레나도가 '클래스'를 되찾을 것을 기대하고 써볼 수 있다. 문제는 아레나도의 의사도 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 아레나도는 이미 일부 구단으로 트레이드만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MLB닷컴에 따르면 그는 LA 다저스, 뉴욕 메츠, LA 에인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예외 구단으로 지정했다. 휴스턴이나 최근까지도 트레이드 소문이 돌았던 뉴욕 양키스는 후보에 없었다.다만 꼭 이 구단으로만 가겠다는 건 아니다. 아레나도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는 "현재 우승할 준비가 된 팀이라면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기할 수 있다. 이적 가능 구단은 생각보다 많다"며 트레이드에 열려있다고 주장했다.MLB닷컴은 "소식통에 따르면 여전히 양 구단 대화는 진행 중이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은 트레이드가 이뤄질 거라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성사와) 근접하진 않다'고 했다"고 비관적 전망을 전했다.휴스턴의 최근 팀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 4차례 월드시리즈 진출과 2차례 우승을 이룬 휴스턴은 올해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이어 최근엔 핵심 타자 카일 터커를 트레이드하며 힘을 빼는 모양새를 보였다. 우승을 갈망하는 아레나도로서는 만족스러운 행선지가 아닐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19 11:05
메이저리그

마지막 남은 투수 최대어, 이정후 있는 SF 향하나...MLB닷컴 "번스, 최소 3523억원 받는다"

가장 비싼데, 가장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다. 코빈 번스(30)가 향하는 곳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될까.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경쟁자인) 맥스 프리드(뉴욕 양키스)가 8년 2억 1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번스가 자유계약선수(FA) 중 선발 투수로서 독무대에 섰다"며 "각 구단들이 1선발 에이스를 구하려고 노력 중인데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샌프란시스코가 번스와 계약할 선두 주자로 여겨진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번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 FA로 나온 투수 중 최대어로 꼽혔다. 오른손 선발 투수인 그는 지난 202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타며 이름값을 높였다. 직구 대신 커터(컷패스트볼)를 던지며 탈삼진을 잡아냈고, 최근엔 스위퍼 등 레퍼토리를 늘려가며 활약을 이어갔다. 올 시즌을 앞두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돼 15승 9패 평균자책점 2.92 181탈삼진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60승 36패 평균자책점 3.19다.번스는 수상 경력, 올 시즌 194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한 건강 등에서 다른 투수 경쟁자보다 앞섰다. 블레이크 스넬은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지만 제구 불안과 건강 문제로 수상 시즌 외 이닝 소화가 많지 않았다. 프리드는 꾸준했으나 매년 잔부상이 있고, 사이영상 수상 경력도 없다.하지만 다른 두 명이 빠진 상황에서도 번스의 행선지는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MLB닷컴은 앞서 윈터 미팅 종료 후 샌프란시스코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번스 영입전의 유력 승리 후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업계 관계자들은 계약 규모가 5년 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받았던 2억 4500만 달러(3523억원)가 될 거라고 짐작한다고 전했다.샌프란시스코와 토론토 모두 대형 영입을 갈망하는 중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022시즌 후 애런 저지, 2023시즌 후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에 참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재정은 양키스, LA 다저스에 못지 않지만 팀 환경에서 두 라이벌을 이길 수 없었다. 버스터 포지로 수뇌부가 바뀐 올해는 시즌 종료 전 맷 채프먼과 연장 계약을 맺었고, 스토브리그에서도 야수 최대어 윌리 아다메스를 차지했다. 만약 번스까지 영입할 수 있다면 우승 도전을 위한 뼈대를 모두 확보하는 셈이다.토론토도 스타가 필요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토론토는 내년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솃을 보유한 마지막 해다. 연장 계약을 맺고 싶다면 일단 경쟁력 있게 팀을 재건해야 한다. 토론토 역시 오타니 영입전에서 다저스에 밀렸고, 올해는 후안 소토 영입에 도전했으나 그 역시 실패한 바 있다.또 다른 빅마켓 보스턴 레드삭스도 번스 영입을 고려했지만, 현실적으로 경쟁자들을 넘긴 어려울 전망이다. MLB닷컴은 "지역 매체인 매스 라이브는 보스턴이 지난주 번스에 대한 제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며 "다만 번스와 계약하는데 드는 비용을 쓰는 데 주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은 이미 대형 트레이드로 왼손 에이스 개럿 크로셰를 수급한 만큼 번스에 대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번스가 투수 FA 역대 최고액인 야마모토의 3억 2500만 달러, 게릿 콜의 3억 2400만 달러 기록을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미 30대인 번스가 두 사람의 기록에 도전하긴 쉽지 않지만, 과열된 시장 상황이 변수다. 지불 유예 등을 통해 총액을 늘린다면 이뤄질 수도 있는 일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17 09:06
메이저리그

"왕조 구축이 목표" 1조원의 사나이 소토가 메츠를 택한 이유

"왕조를 구축하고 싶다."'1조원의 사나이'가 된 후안 소토가 뉴욕 메츠에서의 목표를 밝혔다. 소토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승리에 굶주린 메츠와 함께 '왕조'를 구축하고 싶다"라며 "메츠의 장기적인 비전과 결단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팀은 왕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양키스를 떠나 지역 라이벌 메츠 유니폼을 입게 된 소토는 "메츠는 팀이 어떻게 조직되고 운영되는지 등 많은 것을 보여줬다"라며 "메츠는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왕조를 만드는 것을 매우 갈망하고 있다"라고 입단 배경을 밝혔다. 메츠는 1986년에 단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24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소토한 지난 9일 메츠와 계약 기간 15년, 7억6500만 달러(약 1조983억원)에 계약했다.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최대 8억 달러(1조1487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이다. 지난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에 계약한 오타니 쇼헤이를 훌쩍 넘어섰다. 오타니가 지급 유예(디퍼)로 계약 종료 후 계약 금액의 97%(약 6억8000만 달러) 받는 것과는 달리, 소토는 디퍼 없이 계약기간에 연봉을 모두 보장받는다. 소토는 올해 뉴욕 양키스에서 타율 0.288, 41홈런, 109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988을 기록한 바 있다. 41홈런은 개인 최다 기록이다. 그 결과 통산 5번째 실버 슬러거를 품었다. 빅리그 통산 기록은 936경기 타율 0.285 201홈런 57도루 592타점 OPS 0.953이다. 올 시즌 뒤 FA 신분을 얻어 대형 계약을 눈앞에 뒀다.자연스레 소토는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고, 소토를 두고 양키스와 메츠,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여러 구단의 치열한 영입전을 펼쳤으나 메츠가 초특급 계약을 제안하면서 경쟁전의 승자가 됐다. 코언 메츠 구단주는 "(소토 영입은) 엄청난 움직임"이라며 "우리의 목표인 우승을 향해 끊임없이 개선하고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윤승재 기자 2024.12.13 10:29
뮤직

딕펑스 “여전히 청춘 대명사 밴드로 불리고 싶어요” [IS인터뷰]

“딕펑스스러움이요?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여전히 찾아가는 중입니다.”밴드 딕펑스가 2년 7개월 만에 신곡으로 돌아왔다. ‘딕펑스다움’, ‘딕펑스스러움’에 대한 긴 고민의 답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어쩌면 답을 찾아가는 그들의 여정 그 자체가 정답이 아닐까.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그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궁금증이 한가득이다. 25일 새 싱글 ‘첫사랑, 이 노래’로 돌아온 딕펑스를 만났다. ‘첫사랑, 이 노래’는 짧은 영화를 보는 듯한 행복한 기억의 한때를 소환하는 로맨틱한 팝 사운드의 곡으로 딕펑스 하면 떠오르는 긍정적이고 희망찬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신곡을 안 낸 지 2년 7개월이나 됐다는 걸 생각도 못 했어요. 활동은 계속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고민이 굉장히 많은 시기였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다 보니 정답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미뤄왔던 것 같아요.” ‘첫사랑, 이 노래’는 딕펑스가 현 소속사(호기심스튜디오)에 새 둥지를 튼 뒤 처음 발표한 신곡이다. 이들은 “회사가 우리 팀을 위해서 체계적으로 노력을 엄청 많이 해줬다. 기분도 너무 좋지만 한편으론 부담도 된다. 그래서 멤버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음 스텝에 대한 긴 고민 끝에 내놓은 신곡인 만큼, 이들은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첫사랑의 설렘에 이입해 노래했다. 김태현은 “키워드는 첫사랑이지만 어떤 일을 시작할 때의 설렘이라 생각한다. 회사 옮기고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다 보니까 첫 설렘이 있었다. 주제에도 맞겠다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 만난 친구 사이인 네 멤버가 딕펑스를 결성해 함께 활동해 온 지도 어느덧 17년. 2012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 얼굴을 알린 이들은 ‘비바 청춘’, ‘안녕 여자친구’, ‘약국에 가면’ 등 긍정 에너지가 가득한 곡들로 큰 사랑을 받으며 ‘청춘 밴드’ 대명사로 통했다.하지만 뮤지션으로서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변화에 대한 갈망, 그럼에도 지켜야 할 팀의 색채와 정체성 그리고 딕펑스스러움에 대한 주위의 요구 등 안팎의 고민이 더해지며 작업이 정체기에 놓인 적도 있었다. “사실 우리도 잘 모르겠어요. 우리 음악이 뭐지? 이 고민이 해결된 건 아니지만, 지금도 찾아가고 있죠.”(김현우)“20대 중후반, 대중에게 우리가 알려졌을 땐 신나고 개구쟁이 같은 느낌이 강했죠. 지금은 30대 후반인데, 그런 느낌을 계속 끌고 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다양하게 변화를 시도하면서 내린 결론은, 어떤 장르의 어떤 노래를 불러도 우리가 하니까 우리 색깔이 묻어난다는 거였어요. 앞으로도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음악을 보여드리려 합니다.”(김태현)신곡을 통해 원하는 성과에 대해 “‘비바 청춘’ 정도면 좋겠다”고 밝힌 딕펑스는 “우리 음악에서 청춘을 빼놓을 수 없고, 청춘 하면 또 우리가 빠질 수 없지 않나”라면서 ‘청춘 밴드’의 대명사로 기억되고 싶은 열망을 드러냈다.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우울한 기분 때문에 듣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분 좋으려고 우리 음악 들으시는 만큼, 앞으로도 긍정적인 느낌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청춘의 모습이 있잖아요. 우리가 어떤 음악 가지고 나왔을 때, 본인의 청춘이라 생각하는 시절을 떠올리시면 좋겠어요.”(김태현)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27 05:33
해외축구

맨시티, 과르디올라 감독과 2년 연장 계약 발표 "발전과 성공 갈망, 마르질 않는 사람"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펩 과르디올라(스페인) 감독과 계약을 연장했다. 이로써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의 동행은 11년에 달하게 됐다.맨시티는 22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과르디올라 감독과 계약을 2년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맨시티는 성공적인 시기를 보냈다. 이제 그는 10년 넘게 팀을 이끌게 된다"고 덧붙였다.과르디올라 감독은 당초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재계약으로 2016년 맨시티와 계약한 후 2027년까지 11년 동안 팀을 이끌게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를 오기 전부터 이미 유럽 축구 정상급 감독으로 꼽히던 명장이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거쳐 2016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그는 맨시티의 황금기를 열었다. 2020~21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 EPL 사상 최초로 리그 4연패를 달성하는 등 리그 우승 6회를 이뤘다.2022~23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포함해 3관왕(트레블)도 달성했다. 맨시티에서만 리그 우승 6회, FA컵 2회, 리그컵 4회 등 트로피만 18개를 차지한 바 있다.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맨시티의 통산 승률은 72%(490경기 353승)에 달한다. 맨시티 역사상 최다 경기 감독으로도 남게 될 전망이다. 종전 587경기를 지휘한 레스 맥다월(1950~1963) 감독의 기록까지는 100경기도 남지 않았다.칼둔 알무라바크 맨시티 회장은 "모든 맨시티 팬들처럼 나 역시 펩과 맨시티의 여정이 계속 이어지게 돼 기쁘다"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발전과 성공에 대한 갈망이 마르지 않는 인물이다. 이번 계약 연장을 통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10년 넘게 맨시티를 맡게 될 거고, 감독으로서 새 기록을 써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2 10:12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골프 세상의 잣대는 같아야 한다

‘자치기 놀이’를 해 본 적이 있는가? 자치기는 한 자쯤 되는 긴 막대기로 한 치쯤 되는 짧은 막대기를 쳐서 멀리 보내는 놀이이다. 자세한 놀이 규칙은 찾아 보기 바란다. 뱁새 김용준 프로도 어릴 때 동네 아이들과 이 놀이를 했다. ‘자치기 놀이를 고대에 천재가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다. 길이를 재는 ‘자’는 지역마다 눈금이 조금씩 달랐다. 똑같은 ‘한 자’라고 해도 어느 곳에서는 한 뼘 남짓 되고 어느 곳에서는 30㎝도 넘는 식으로 말이다. 기준이 다르면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하기가 고약하다. 그래서 기준을 통일해야 했을 것이다. 역사책에도 나오지 않는가? 강력한 지배자의 업적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도량형을 통일하는 것이다. 새 기준을 공표하더라도 실제로 널리 쓰기까지는 한참 걸린다. 익숙한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을 꿰뚫어 본 천재가 꾀를 냈다고 상상해 보자. 새로 정한 길이 단위인 ‘자’와 ‘치’를 퍼뜨릴 방법으로 ‘놀이’를 만들었다면? ‘자’와 ‘치’를 잔뜩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면? 그것이 ‘자치기 놀이’라면? 고개를 끄덕였다면 총명한 독자이다. 놀이와 함께 ‘자’와 ‘치’는 빠르게 삶에 녹아 들었을 것이다. 골프 칼럼에서 느닷없이 소설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느냐고? 첫 골프 규칙을 만든 지 수 백 년이 흐른 지금 골프 세상은 과연 동일한 ‘자’와 '치'를 쓰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이다. 몇 주 전이다. TV 골프 채널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투어)를 보았다. 이틀째 경기였다. 낯설지 않은 이름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아마추어 때 우승 턱밑까지 갔으나 골프 세상이 들이댄 엄격한 잣대에 막혀 우승을 놓친 그 선수였다.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고? 무명 선수가 어프로치를 하는 동안 캐디를 맡은 아버지가 캐디백을 선수 가까이에 눕혀 놓았다. 캐디백은 공교롭게도 선수가 정렬한 라인과 제법 평행을 이루고 누웠다. 선수가 우승을 했다고 기뻐하며 스코어카드를 내려는 순간 경기위원장이 이 부분을 문제 삼았다. 캐디가 장비를 내려 놓아 선수가 정렬을 하는데 부당하게 도움을 주었다고 판정한 것이다. 선수는 울음을 터뜨렸다. 캐디 노릇을 한 아버지는 당혹감과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때 그 선수는 열 여섯 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선수는 2벌타를 받고 순위가 내려갔다. 2등이라고 생각한 선수가 얼떨결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을 놓친 그 어린 선수는 어차피 우승을 해도 우승 상금을 받을 수도 없었다. 아마추어이니까. 우승자에게 주는 특전도 놓치고 뼈아파했다. 규칙을 가혹하게 적용했다는 비판도 많았지만 KLPGA 경기위원회는 그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뱁새는 그때 당연히 현장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 판정이 옳은지 그른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한 가지 느낀 것은 있었다. ‘KLPGA는 골프 규칙을 정말 엄격하게 적용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아깝게 우승을 놓치고 펑펑 울던 그 어린 선수는 그 일이 있고 나서 몇 년 지나 프로 골퍼가 되었다. 그리고 갈망하던 우승도 두 차례인가 했다. 그런 선수가 오랜만에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니 뱁새도 예전 사건이 생각났다. 옛날 일과 함께 몇 달 전에 다른 KLPGA투어에서 생긴 일도 겹쳐서 떠올랐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선수가 친 공이 홀에 걸쳐 있다가 시간이 꽤 흘러서 홀에 떨어진 사건이다. 골프 규칙은 홀 옆에 멈춘 공이 10초가 지나서 홀에 떨어지면 벌타 한 타를 더하게 정해 놓았다. 물론 퍼팅 하고 나서 공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시간은 빼고 나서 10초이다. 일부러 천천히 걸어가면 되겠다고? 지체하지 말고 공 있는 곳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골프 규칙은 못을 박고 있다. 뱁새가 본 그 상황은 아슬아슬하게 10초가 지났느냐 아니냐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는 아쉬운 탄식을 토한 뒤 조금 지켜 보다가 공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공 가까이 있던 같은 조 다른 선수가 그 선수를 말렸다. 오지 마라고! 아니 저게 뭐 하는 짓이지? 뱁새는 어이가 없었다. 공은 수 십 초나 흐른 뒤에 홀에 떨어졌다. 그 사이 선수들이 별 짓을 다 했지만 그 이야기는 생략한다. 뱁새는 당연히 벌타 한 타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벌타 없이 그대로 끝났다고 했다. 스코어카드를 낼 때 경기위원이 공이 홀에 걸친 것이 아니었다고 판정했다고 한다. 홀에 가까이 가서도 계속 움직여서 홀로 굴러 떨어졌으니 10초 규칙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공이 홀에 걸친 것이 아니면 어떤 것이 홀에 걸친 공이란 말인가? 그 공은 미국여자골프투어(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름 있는 선수 것이었다. 아마추어 무명 시절에 엄격한 아니, 어쩌면 가혹한 잣대를 갖다 대서 우승을 놓쳤던 선수가 오랜만에 선두에 나선 것을 보자 이 ‘홀에 걸친 공 논란’이 겹쳐서 떠올랐다. 잣대는 눈금이 같아야 한다. 아마추어 무명 선수이든 이름이 있는 선수이든. 그것이 스포츠이다.‘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4.11.13 08:25
스포츠일반

텐 백은 콩글리시, '파킹 더 버스'가 맞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전력이 약한 팀이 강팀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목표로 수비만 할 때가 있다. 국내에서는 흔히 이런 상황을 골키퍼를 제외한 열 명의 선수가 전부 수비를 한다는 의미로 ‘텐 백(ten back)’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텐 백은 콩글리시로 잉글랜드 현지에서는 쓰이지 않는다.텐 백과 비슷한 의미의 영어 관용구는 ‘Put eleven men behind the ball(공 뒤에 11명을 배치)’이다. 예문으로 이를 살펴보자. “Chelsea is making very little effort to score. Their manager, Jose Mourinho, seems to have put eleven men behind the ball again(첼시는 득점을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의 감독 조제 모리뉴는 11명의 선수를 다시 공 뒤에 배치한 것 같다).” 2004년 9월 19일 조제 모리뉴의 첼시는 자크 상티니 감독의 토트넘을 만나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후 불만에 가득 찬 모리뉴는 토트넘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As we say in Portugal, they brought the bus and they left the bus in front of the goal(포르투갈에서 말하는 것처럼, 토트넘은 버스를 가져와서 골대 앞에 버스를 세웠다).” 그는 이어 "I'm really frustrated because there was only one team looking to win, they only came not to concede(이기고자 하는 팀은 오직 한 팀(첼시)이었고, 그들(토트넘)은 단지 실점하지 않으려고 왔기 때문에 정말 좌절했다).” ‘Frustrated’는 좌절감을 느낀다는 뜻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니 기억해두자. ‘concede’는 ‘(골을) 허용하다’는 의미로 여기서는 ‘골을 실점하기 않기(not to concede a goal)’라는 의미로 쓰였다.이렇게 포르투갈에서 쓰이던 ‘파킹 더 버스(parking the bus, 버스 세우기)’라는 전술 용어는 모리뉴에 의해 잉글랜드에 처음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리뉴가 비판한 이 파킹 더 버스는 이후 그가 가장 선호하는 전술 중 하나가 된다. 모리뉴는 자신과 동의어가 된 파킹 더 버스 전술을 이용해 첼시의 첫 감독 시절(2004년~2007년)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그는 프리미어리그(EPL) 2시즌 연속 우승, FA컵 1회 우승, 리그컵 2회 우승을 첼시에 선사한 것이다. 특히 첼시는 2004~05시즌 38번의 리그 경기 중 단일 시즌 최다 ‘클린 시트(clean sheet, 무실점 경기)’ 기록(25회)을 세웠고, 단 한 번의 패배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모리뉴는 첼시 감독에서 물러난 뒤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갈망하던 인터 밀란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2009~10시즌 UCL 준결승 2차전에서 당대 최강이었던 바르셀로나를 만나 버스보다 더 강력한 수비가 필요했다. 이에 모리뉴는 비행기를 내세웠다.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We didn't park the bus, we parked the plane(우리는 버스를 주차한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세웠다).” 비행기를 세운 이유로 모리뉴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밀란은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으로 불리했고, 이미 준결승 1차전에서 버스나 비행기를 세우지 않은 채 바르셀로나를 3-1로 꺾었기 때문이다. 밀란은 결국 합계 스코어 3-2로 바르셀로나를 물리치고 UCL 결승에 진출했다. 이탈리아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카테나치오(Catenaccio, 빗장수비)’와 파킹 더 버스는 ‘Defend first, attack second(방어 우선, 공격 후)’라는 같은 본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카테나치오와 달리 파킹 더 버스에는 경멸과 조롱이 섞여 있다. 심지어 이 전술을 ‘범죄(crime)’, ‘안티 풋볼(Anti-football, 한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수비적이고 경우에 따라 폭력적인 경우를 말함)’로 깎아내리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파킹 더 버스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파킹 더 버스는 단지 축구 전술 중 하나로, 어떠한 규칙도 위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폭력적이거나 비열한 방법과도 거리가 멀다.인생과 마찬가지로 축구의 세계도 공정하지는 않다.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우수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클럽이 있는가 하면,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축구의 하위 계층에 갇힌 이러한 ‘언더독(underdog, 약체)’들이 빅 클럽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칠 수는 없다. 파킹 더 버스는 이러한 언더독들이 강팀과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파킹 더 버스는 강팀에게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빅 클럽도 모든 것이 걸려있고 승리가 꼭 필요한 경기를 종종 치른다. 이럴 때 버스를 세우는 것이 유일한 수단이라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버스를 주차하는 것이 맞다. 누구나 화려한 공격 축구를 좋아하지만 수비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11.09 10:00
프로축구

‘돌아온 캡틴’ 기성용 “팬들이 겪었을 몇 년의 아픔, 좋은 기억으로 돌려줄 기회” [IS 구리]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FC서울 주장 기성용(35)이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대한 갈망이 크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팬들이 겪었을 아픔을, 이제는 좋은 추억과 기억으로 돌려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기성용은 30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FC서울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ACL에 꼭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남은 경기 출전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할 생각”이라고 했다.서울은 35라운드 현재 승점 53(15승 8무 12패)으로 4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 ACL 출전권은 기본적으로 K리그1 우승팀이 2025~26시즌 ACL 엘리트(ACLE) 본선, 2위가 ACLE 플레이오프(PO)에 나서고 3위는 ACL2로 향한다. 군팀인 3위 김천 상무는 ACL 출전 자격이 없어 현재 순위를 유지하면 서울은 ACL2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다만 포항 스틸러스의 코리아컵 우승 여부나 전북 현대의 ACL2 우승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해 출전권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파이널 A(상위 스플릿) 진출 자체가 5년 만일 정도로 그동안 많은 아픔을 겪었던 서울 구단과 팬들 입장에선 ACL 출전권 도전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서울이 마지막으로 ACL 무대에 나선 것 역시 2020년이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던 기성용이 “팬들이 겪었을 아픔을 이제는 좋은 추억과 기억으로 돌려드리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다.기성용은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이번 시즌은 상위 스플릿(파이널 A)을 목표로 잡고 시작했다. 시즌 초반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힘겨운 시간들을 잘 이겨냈다. 덥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1차적으로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최근에야 복귀한 만큼 기성용의 의지는 더욱 남다르다. 그는 “팀을 오래 비우게 돼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주장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지 못한 거 같아 개인적으로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며 “다행히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되기 전에 상위 스플릿을 확정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들이 선수단이나 코칭스태프의 노력으로 인해 편하게 임할 수 있게 된 거 같다”고 했다.이어 “3경기밖에 남지 않아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다. 몸 상태도 오랜 시간 쉰 만큼 한순간에 100%로 올라올 수는 없다. 그래도 최대한 팀에 폐를 끼치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남은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주장으로서 김기동 감독, 그리고 린가드를 향해 고마움도 전했다.기성용은 “김기동 감독님이 처음 오셔서 초반에 힘들고 어려우셨을 때 주장으로서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한 거 같아 걱정도 많았다. 감독님 얼굴도 좋지 않았다”며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감독님은 선수들한테 감정적으로 표현하시지 않았다. 오히려 이성적으로 중심으로 잘 잡아주셨다. 감독님이 오시고 수비가 안정이 됐고, 덕분에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게 됐다. 첫해이기 때문에 100%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하기엔 만족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 내후년이 상당히 많이 기대된다”고 했다.이어 “린가드는 선수들과 관계가 너무 좋고 적응도 빠르다. 중요한 건 팀을 위해 개인을 내세우지 않고, 희생하는 모습들이 있었던 것”이라며 “워낙 유명한 선수인 만큼 자신을 내려놓고 한다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과거에 어땠는지 연연하지 않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들이 주장으로서도 고맙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50만 관중 돌파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50만 관중을 달성한다고 하면 또 하나의 서울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또 동기부여가 되는지 느낄 수 있는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기성용은 “영국에서 뛸 땐 늘 경기장이 관중들로 가득 찼다. 크게 비거나 하면 그게 오히려 더 어색했다”며 “관중들이 많으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이 나는 게 사실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관중분들도 찾아올 이유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열심히 해야 하고, 구단도 나름대로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50만 관중을 넘어 60만과 70만, 100만까지도 가능한 날이 분명히 올 거라고 본다. 그 책임은 모든 선수들과 구단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구리=김명석 기자 2024.10.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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