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런 홈런은 처음이야" ABS 봐도 칠 수 없는 공 '무릎쏴'로 넘겼다, 강백호 본인도 놀란 '역전 결승포' [IS 스타]
"와, 잘 쳤네."더그아웃과 라커룸으로 연결되는 복도에서 인터뷰를 진행 중이던 강백호는 TV 중계 리플레이를 보며 감탄했다. 자신의 홈런을 중계화면으로 본 순간, "저런 홈런은 처음인 것 같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이날(30일) 강백호의 홈런은 대단했다. 몸쪽 아래로 깊숙이 꽂히는 144km/h 직구를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중계 화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존에 찍힌 공은 아예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있었다. ABS존의 모서리 공도 치기 어려운데 강백호는 이를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 KT는 강백호의 홈런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2-1 신승을 거두며 더블헤더 2차전을 마무리했다. 몸의 중심이 무너지면서 '무릎 쏴' 자세가 됐지만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강백호는 "직구만 노리고 있었다. (1번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직구 구위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직구가 오면 망설임없이 돌리겠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공을 보지는 못했다. 너무 바짝 몸에 붙어 와서 배트를 돌리고 쳐다봤는데 넘어가고 있더라. 엄청 세게 맞아서 넘어갈 줄은 알았는데 페어인지 파울인지 몰라 공을 끝까지 봤다"라고 덧붙였다.
홈런이 결정되자 강백호는 포효했다. KT 더그아웃을 향해 힘차게 주먹을 휘두른 뒤 베이스를 돌았다. 더블헤더 1차전의 2-2 무승부의 아쉬움을 확실히 털어낸 기쁨의 환호였다. 강백호는 "사실 첫 번째 경기 때 너무 아쉬웠다. 로하스가 5출루를 해줬는데 좋은 분위기를 못 이어줘서 미안했다. 나도 감이 나쁜 건 아니었는데 타이밍이 조금씩 엇박이 난 것 같다. 그래도 이번 경기에서 잘 풀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홈런은 강백호의 시즌 22번째 홈런이었다. KBO리그 이 부문 단독 2위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1위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과 격차는 단 2개다. 30홈런 의지를 묻는 취재진의 말에 그는 "쳐야죠. 이제 칠 때가 됐죠"라며 입술을 앙 다물었다. 그는 "사실 30홈런 치겠다, 3할을 치겠다는 말은 잘 안하는 편인데 올해만큼은 30홈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 최대 홈런(2018년 29개)만 깨자는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6.30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