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배너 “‘피크타임’ 1등, 부담도 있지만…멤버들 믿으면 두려울 게 없죠” [IS인터뷰]
“이런 결과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어요. ‘트루먼쇼’ 같다고 할까요. 후회하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무대에만 힘을 썼는데, 감사하게도 결과가 잘 따라왔어요. 저희의 간절함과 진심을 알아봐주신 것 같아요.”파이팅 넘치는 인사, 활기찬 에너지, 당찬 포부. 갓 데뷔한 신인처럼 보이지만 배너는 2019년 가요계에 첫 출격해 올해로 데뷔 5년 차가 된 보이그룹이다. 다만 대중에게는 일반 그룹이 아닌 지난 4월 종영한 JTBC ‘피크타임’의 우승팀으로 알려져 있다.‘피크타임’은 이미 데뷔를 했음에도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지 못한 그룹들이 재데뷔를 두고 벌이는 치열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목에 들어간 ‘타임’에 맞게 팀 1시, 팀 2시라는 이름이 부여돼 총 24팀이 경연을 펼쳤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너는 ‘피크타임’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피크타임’에서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어 가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어요. 요즘 너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죠. 지난 세월 동안 저희가 열심히 해서 지금 이 순간이 올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태환)배너는 ‘피크타임’ 방영 당시 ‘공식 알바돌’로 불린 그룹이다. 데뷔를 했음에도 인기를 얻지 못하자 멤버들 모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태환은 ‘십잡스’로 불릴 만큼 보컬 트레이너, 회사 업무 등 다양한 일을 해왔다. 다른 멤버들도 배달, 떡볶이집, 카페 등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이어갔다. 배너는 당시에는 힘이 들었지만 차마 가수 활동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놓았다.“코로나19로 무대에 설 기회가 사라지니까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죠. 그럴 때마다 동경하는 선배님들 무대를 보며 버틴 것 같아요.”(영광)“제가 러쉬(코스메틱 브랜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거기서 팬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분이 계산할 때 ‘언젠가 무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그 이후로 오히려 더 포기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는 정말 무대를 사랑하는 팀이니까요.”(혜성)
팬카페 회원 수가 2000여 명대였던 배너는 ‘피크타임’ 종영 후 회원이 4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배너에게는 천운과 같은 기회였지만, 경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출연을 두고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배너는 리더 태환의 권유로 ‘피크타임’에 참가하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의논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당시 기획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보니 ‘피크타임’ 공고를 우연히 보게 됐어요. 이런 방송이라면 우리가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죠. 저희 멤버들이 뛰어나다는 걸 아니까,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태환)“처음에는 태환이 형의 제안이 달갑지만은 않았어요. ‘아무 결과를 내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컸으니까요. 하지만 이 멤버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 됐죠.”(아시안)
배너는 ‘피크타임’ 경연 중 첫 무대에서 세븐틴의 ‘아낀다’ 커버로 심사위원의 만장일치 ‘올픽’을 받았다. 프로듀서 라이언 전은 배너의 무대를 보고 눈물까지 흘렸고, ‘아낀다’ 무대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은 “경력직을 뽑는 이유”, “세븐틴 노래 쉽지 않은데 진짜 잘한다”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이후에도 배너는 기복 없는 라이브와 퍼포먼스 실력으로 최종 1위를 차지했다.“‘아낀다’는 처음으로 대중에게 배너를 소개한 곡이에요.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정말 빠르게 지나갔는데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왔어요. 그만큼 소중하고 기억에 많이 남는 노래죠. 살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아요.”(곤)
배너는 ‘피크타임’ 이후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우승 상금 3억 원도 곧 수령할 예정이며 새 소속사 클렙엔터테인먼트와도 만났다. 최근 마련된 숙소는 모두 각방으로 배치됐고,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던 멤버들은 차량을 지원받게 됐다. 회사와 사무실 등 연습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것이다. 배너는 달라진 환경에 감격해하면서도, 팬들이 보내주는 큰 사랑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배너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해요. ‘피크타임’ 1등이라는 수식어가 부담되기도 하지만, 멤버들끼리 믿고 가면 두려울 게 없어요. 항상 초심을 지키며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5.28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