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경마 컨트롤타워' 경마심판 11명, 매의 눈으로 위반사항 잡아내
결승선을 목전에 둔 경주마들이 질주하는 순간의 경마장은 말굽 소리와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 찬다. 경주마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함성은 이내 아쉬움의 탄식으로 바뀌어 사그라진다. 하지만 우승마를 맞히지 못했다고 낙담하긴 아직 이르다. 경마심판위원의 심의결과로 우승마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주 중 발생한 주행방해 등 공정성에 중대한 위반사항이 발생했을 때 실격 및 순위변동으로 경마 팬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경주마관계자들의 위반사항을 찾아내 공정한 경주결과를 결정짓는 사람이 바로 경마심판위원이다. 경마도 여타 프로스포츠와 같이 승부의 공정성을 판별하는 심판위원이 존재한다. 한국경마는 외국인 심판2명을 포함하여 총 11명의 경마심판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4일 한국경마심판위원 명단에 윤성욱 위원이 새로이 이름을 올렸다. 공정성이 유독 강조되는 스포츠인 경마의 공정성을 책임질 윤성욱 심판위원은 ‘경마심판’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마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는 “경주와 관련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심판을 통하며 이에 대해 심판이 판단하고 최종 결정한다. 세부적으로는 경주 전 준비사항 확인, 경주 중 경주진행 감시, 결승선 통과 후 위반사항 유무 확인 및 도착순위 확정, 경주 중 특이사항에 대한 관계자 제재 처분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을 하루 14회 정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끈을 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경마심판은 한국마사회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 및 선발과정을 거친다. 수년간 심판 실무업무를 충분히 쌓은 후 심판 전문직으로 환직할 수 있다. 이후에도 추가로 5~6년간 심판으로 활동해야 비로소 심판위원이 될 자격이 주어진다. 심판은 약 2000m길이의 경주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속속들이 살피기 위해 최소 3인, 많게는 5인의 한 개의 경마장을 책임진다. 심판들은 10대가 넘는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 없이 경주를 관찰한다. 특히 프로스포츠에서 활용하고 있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호크아이’를 도입해 경주 중 일어난 상황을 정밀하게 판독하고 있다. 윤 위원은 “순위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 많게는 수십억 환급금의 주인이 변경되기 때문에 중압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심판의 최종결정에 대해 경마 팬들이 올바른 판단이라며 칭찬해주기도 해서 이 길을 잘 선택했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성은 경마의 존립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국민이 한국경마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라는 인식변화가 있기를 바라며 경마심판이 그 중심에서 이끌어가고 싶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2020.07.31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