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오랜 공백기 거친 경륜, 과거 데이터는 잊어라
부상으로 3개월만 쉬고 출전을 해도 대부분의 선수는 경주 감각 저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예전보다 시속도 현저하게 떨어지고 힘을 쓰는 타이밍 등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8개월은 매우 긴 시간으로 선행 선수가 예전 같으면 입상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위치에서 선행승부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3착도 못 버티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긴장한 축 선수는 가벼운 병주에 밀려 허무하게 착외할 수 있고, 몸이 덜 풀린 마크 선수들끼리의 몸싸움에는 낙차의 위험성이 도사리니 주의해야 한다. 과거의 데이터와 잘 안다는 자신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관망, 또 관망하는 자세. 돌다리를 열 번이라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지극히 신중한 추리를 요한다. 또 강자와 약자의 윤곽이 확연히 드러나기 전에는 종합득점이 모든 줄 서기의 기본이 될 수 있다. 어떤 선행형 선수를 활용하고 누가 마크를 잘해줄지, 짧게라도 힘을 쓴다면 뒤는 누가 될지의 모범답안은 늘 종합득점이었다. 강축 없는 혼전 경주가 아니라면 강자와 준강자들이 반목 없이 종합득점 상의 타협점을 찾고 무리하지 않는 경주 운영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에 더욱 매진한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과거의 인지도를 단박에 뛰어넘을 수 있는 힘과 기세를 가진 숨은 보석들을 찾는 것도 재개장 이후 마주할 수 있는 큰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오랜 공백기를 거치고 출전한 선수들은 경주감각 저하의 문제를 안고 있다. 즉 모두가 제 실력 발휘가 안 되는 가운데 약간의 변수만 추가된다면 이변은 불 보듯 뻔하다. 이는 고배당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론 오랜만의 출전에 더욱 몸을 사리게 된 선수들이 인지도 상의 줄서기로 자리를 잡고 흐름을 어지럽히는 선수 없이 때리고 추입하는 구도의 안정적인 경주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 팀장은 “특선을 제외한 선발, 우수급은 정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경주 흐름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장 초반의 경주에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인지도 면에서 저평가되어 있지만 훈련량이 받쳐주는 숨은 진주들의 활약도 기대할만하다”고도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1.06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