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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뛰는 조선 위에 방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헤쳐 모여

한화그룹이 방산 사업을 등에 업고 비상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방산 분야의 지배구조 재편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연초 ‘트럼프 효과’로 뜨거웠던 조선업보다 방산업이 더 주목을 끌면서 후계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지배력도 강화되고 있다. 덩달아 날아오르는 한화 방산주 1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다. 2024년 매출 11조2662억원, 영업이익 1조7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5%, 190.2%나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업체 최초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그룹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계열사이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이 아니었다면 한화는 지난해 실망스러운 그룹 성적표를 받았을 거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기존 버팀목이었던 한화솔루션과 한화건설 등의 영업손실이 크게 불어나는 등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아니었으면 실적 측면에서 정말 큰 일 날 뻔 했다”고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 건설 부문은 지난해 각각 3000억원과 3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고공행진으로 한화그룹 전체가 모처럼 웃고 있다. 방산 부문 재편이 성공을 거두면서 그룹주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일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이 기존 기존 34.7%에서 42.0%로 늘어났다. 지배력 강화와 실적 상승이 부각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50만원까지 뚫고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16일 기준 53만3000원까지 올랐고, 시총 규모가 24조3000억원으로 한화그룹 계열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30만원대로 출발해 올해의 주가 상승률이 63%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7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 방위산업 전시회인 ‘IDEX 2025’에 참가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는 이 전시회를 통해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시스템(L-SAM)을 최초로 선보이고, 안티드론 시스템까지 갖춘 ‘통합 방공 솔루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도 방산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조선업에 더해 미국의 방산업 수혜가 더해지며 한화오션은 올해 호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의회가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과 동맹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덕분에 연간 20조원 규모의 MRO(보수·수리·정비) 사업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같은 호재로 한화오션의 주가는 7만원을 뚫고 8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7만7900원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오션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08%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등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한화도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며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4만2700원까지 오른 ㈜한화는 올해 주가 상승률 59%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방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올해 주가 상승률도 51%에 이른다.후계자 김동관 지배력 강화 한화그룹은 방산 사업 통합,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 등 사업 재편을 진행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심이 되는 방산 부문 통합이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조3000억원을 투입해 한화오션 지분 7.3%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4개사로 분산됐던 한화오션 지분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됐다. 지분 42%로 올라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의 최대 주주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지분 추가 인수로 방산 및 조선·해양 사업 글로벌 톱티어로서 사업 시너지 제고는 물론 글로벌 수출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인해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해졌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33.9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선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을 비롯해 우주항공,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종합 방산기업으로 성장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룹 내 대표 계열사로 부각되면서 이를 총괄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의 영향력도 커졌다는 평가다. 한화그룹 3형제는 차남 김동원 사장이 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로봇·반도체 장비를 담당하는 것으로 굳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 지분 22.6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김 부회장과 김 사장, 김 부사장은 각 5.43%, 2.14%, 2.17%의 ㈜한화 지분을 갖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지분 분배가 끝나야 경영 승계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 재편은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없다. 사업과 환경에 따라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라며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건재하기에 경영 승계는 아직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2.17 07:00
산업

유통 오너가 배당금 증가했는데 1위 롯데 신동빈 줄어든 이유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 업계 오너가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들이 비교적 선전한 성과를 낸 데다 주주들을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으로 결산 배당금을 늘리거나 유지하기로 하면 오너가들도 최소 1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4개 상장 계열사에서 285억원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롯데지주 165억2000여만원, 롯데쇼핑 109억9000여만원, 롯데웰푸드 6억원, 롯데칠성음료 3억6000여만원 등 모두 284억8000여만원의 배당금을 받는다.신 회장의 올해 배당금은 전년보다 12.5% 줄었다. 신 회장은 2023년 결산에선 4개사에서 325억6000여만원을 받았으나 올해 롯데지주가 주당 배당금을 300원 줄여 수령액이 줄었다.롯데지주는 올해 보통주식 주당 1200원과 종류주식 주당 125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권리주주가 확정되는 주주명부폐쇠 기준일은 다음 달 31일이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 매입을 마치면서 지난해보다 늘어난 159억원을 수령하게 됐다. 이마트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전년과 같은 2000원으로 책정했다. 정 회장은 이마트 주식 517만2911주를 보유하고 있고,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보통주 278만7582주(10.0%)를 다음달 11일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8.56%에서 28.56%로 높아진다.이마트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주주는 기존 보유주주와 오는 3월 31일까지 신규 매수 체결한 주주까지 포함된다. 기준일은 오는 4월 2일이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배당금은 지난해 103억원에서 159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정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 82억2000만원, 신세계인터내셔날 21억6000만원 등 모두 103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받는다.이는 지난해 94억7000만원에서 9.6% 증가한 것이다. 신세계가 보통주식 주당 배당금을 4000원에서 4500원으로 500원 늘렸기 때문이다.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수령액도 작년에 받은 배당금 143억여원 내외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결산을 통해 5억7000여만원을 배당받는다. 다만 정 회장이 40%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주당 배당금을 공개하면 정 회장의 수령액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 6184만7000여주(39.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주주들에게 주당 200원을 배당해 정 회장도 124억원을 받았다.김두용 기자 2025.02.12 09:27
산업

한국앤컴퍼니그룹, 한온시스템 인수 마무리 재계 30대 그룹 첫 진입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세계 2위 자동차 열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며 국내 재계 순위 30대 그룹으로 처음 진입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6일 한온시스템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달 24일 한온시스템 유상증자로 1억4496만2552주를 취득했다. 이어 이달 3일 한앤컴퍼니가 보유하던 한온시스템 구주 1억2277만4000주를 매입하며 지분율을 54.77%까지 끌어 올리며 인수를 완료했다.지난 2014년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확보하며 투자자로 참여한 지 10여년 만이다.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인수 결정을 내린 지 8개월 만이다.이번 인수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글로벌 자산 총액을 약 27조원까지 늘리며 공정 자산 기준 국내 재계 순위 30대 그룹에 처음 진입했다.한온시스템은 1986년 한라공조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2013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이름을 바꿨다. 2015년 한앤코와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1·2대 주주로 참여하며 지금의 사명을 얻었다.지난 2023년 매출은 9조5593억원으로, 세계 21개국 53개 생산 거점, 3개 기술혁신센터를 갖추고 있다. 직원 수는 약 2만2000명이다.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자동차 종합 부품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10년간 투자자로서 한온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타이어·배터리·열관리 시너지 가능성을 면밀히 검증 후 인수를 진행했다.특히 한온시스템의 전기차 효율성·안전성의 핵심 분야인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의 독보적 기술을 품게 돼 자동차 하이테크 그룹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인수 이후 자원·기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략이다. 한온시스템과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함께 활용하고, 원자재를 포함한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인수로 한온시스템이 가진 기술력과 역량이 더 큰 동력으로 발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모든 계열사가 오랜 시간 구축한 인력·경험 등 자산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가장 높고 굳건한 자리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아울러 지난 3일 이사회에서 한온시스템의 신임 대표이사로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을 선출했다.이 대표는 1987년 한국타이어 공채로 입사해 2006년 마케팅 담당 상무로 임원에 합류했다. 이후 미주·중국지역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에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며 지난해 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지난해 11월부터는 한온시스템 인수 후 통합(PMI) 추진단장을 맡아 왔다.김두용 기자 2025.01.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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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전으로 흐르는 한미약품그룹의 오너가 분쟁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오너가 모녀·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과 오너가 형제 측이 서로 임시 주주총회를 신청하며 난타전 형국으로 접어들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서 양측의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형제 측, 한미약품 임시 주총 요구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법원에 계열사인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은 지난달 30일 한미사이언스가 공문을 통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한미약품 이사 지위 해임 안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시 주총 개최를 제안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을 포함, 모든 계열사 간의 원만한 협업과 균형 관계를 유지시키고, 이를 통해 최선의 경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지주사 본연의 역할과 목적 수행에 충실하고자 한다"며 신청 배경을 전했다.이에 한미약품 측은 지난달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 대한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점으로 고려해 이번 임시 주총 신청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냐며 맞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임시 주총 허가 신청은 상법상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하는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이라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규정에서도 중요 자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 이사 해임 등 '중요한 소송 제기'를 이사회 결의 사항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지난 5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친 후 진행됐다"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으로 임시 주총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먼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법원이 한미사이언스 측의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이어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까지 주총 표 대결이 벌어짐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다시 격화할 전망이다.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는 박준석, 장영길을 한미약품의 사내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올릴 것을 공시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7대 3 구도로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 측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형제 측의 요구가 수용되기 힘든 구조다. 그래서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을 끌어내리고 자신의 사람인 2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구도를 5대 5로 맞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연이은 표결 경쟁 ‘내상’ 우려 지난 8월 한미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자 임종윤 이사는 이사회를 소집해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노렸지만 표결 대결에서 패한 바 있다. 하지만 임시 주총이 개최되면 또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가진 최대 주주다. 임종훈 대표가 이사회를 통해 밀어붙인다면 전혀 승산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물론 11월 28일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인 연합’과의 표결 대결을 잘 방어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미약품의 경우 국민연금 10.06%, 신동국 회장 7.71%,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39.14%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연이은 표결 경쟁으로 인해 ‘내상’이 우려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실적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소모전’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781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 순이익 1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44.8%, 61%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 편입 100종목 중에서 헬스케어 12종목에 포함하는 등 순풍을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오너가 분쟁이 순항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경영권 분쟁이 길어진다면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 창립 51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초심’과 ‘한마음’을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과 제약강국을 향한 초심을 지키며 정도 경영에 최선을 다하자. 임성기 선대 회장의 신약 개발·제약 강국을 향한 신념과 철학을 결코 잊지 말자. 이 철학과 신념이 있었기에 한미약품이 지금의 모습으로 커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초심을 지켜야 역동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앞으로도 임직원은 한미약품을 100년 기업으로 키우자는 한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한다. 나 역시 겸손한 자세로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정도 경영으로 회사와 여러분을 성장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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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공개매수전', '법적 분쟁' 등 치열한 공방전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이 ‘쩐의 전쟁’에 이어 법적 다툼으로 확전되는 등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에 대항 공개매수로 맞서는 양상이 전개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 법원 허용, 유리해진 고려아연 고려아연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풍·MBK파트너스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시세조종 및 시장교란 행위를 지속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은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영풍·MBK 연합이 곧바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추가로 제기했기에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해당 재판부를 무시한 것을 넘어 시세조종과 시장교란 의도를 가진 악의적인 행위”라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주주나 투자자들이 응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각종 소송제기를 통해 ‘겁박’하려는 속셈도 담겨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대항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전체 주식의 15.5%에 해당하는 320만9009주를 추진하기로 했다. 영풍·MBK가 4일까지 진행하는 공개매수의 제시가 75만원보다 8만원 높게 책정했다. 여기에 고려아연의 공동 매수자로 이름을 올린 베인캐피탈이 지분 2.5%를 확보해 공개매수에 힘을 보탠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총 주식인 372만6591주로 투입 비용만 3조1000억원에 이른다. 고려아연의 지분율 현황을 보면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 측이 33.99%, 장씨 일가의 영풍 측이 33.13%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의 자사주 매입 허용으로 고려아연 측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가 차이가 8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카드로 어느 정도의 지분 방어가 가능해졌다.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 데드라인이 4일이라 지분과 관련해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어졌다. 경영권 인수를 위해 영풍 측도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매입가를 한 차례 상향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조27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준비했다. 영풍 측은 전날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이사들을 형사 고소했다. 이에 대해 “공개매수 프리미엄으로 인해 실질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측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영풍과 MBK의 행위에 단호히 맞설 것이며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맞섰다. 앞서 고려아연의 계열사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 등 5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영풍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장기전 포석, 영풍에 화해 손길도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도 추진하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오는 21일까지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제리코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만원으로 영풍 측이 내세운 주당 2만5000원보다 20%가 높다. 영풍정밀 지분을 최대 25% 확보해 기존 지분율 35.31%를 포함해 6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181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영풍정밀은 외국에 의존하던 산업용 펌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데다 고효율 펌프와 밸브를 개발해 석유화학과 정유, 제련 등 국가기간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는 회사로 꼽힌다. 영풍정밀 등의 지분율 확대는 장기전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양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에 공개매수전을 통해 쉽게 결판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경영권 분쟁 사태 해결을 위해 최윤범 회장은 공동 창업주 집안의 장형진 고문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그는 “장형진 영풍 고문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영풍의 경영 정상화를 적극 돕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영풍은 석포제련소의 안전문제에 따른 가동 중지 등의 영향으로 별도 기준으로 적자를 냈다.최 회장은 “영풍이 적법한 경영 판단으로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석포제련소의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4 07:00
산업

국민연금, 삼성·SK·롯데 등 10대 그룹 투자 비중 줄였다

국민연금이 10대 그룹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벌닷컴이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의 '국내주식투자현황' 최근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군 내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20년 말 67.51%에서 지난해 말 64.96%로 2.55%포인트(p) 감소했다.비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삼성그룹 소속 상장사가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말 38.7%에서 33.05%로 5.65%p나 감소했다.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은 29.52%에서 23.29%로 6.23%p 줄었고, 동시에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지분율도 10.69%에서 7.28%로 3.41%p 낮아졌다.이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큰 계열사를 포함해 삼성전기,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증권, 호텔신라 등 17개 상장사 중 11곳의 비중과 지분율이 하락했다.계열사 합병 이슈에 총수 사생활 논란이 있는 SK그룹의 비중도 9.41%에서 8.99%로 0.42%p 감소했다. SK그룹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주사인 SK의 경우 8.24%에서 7.04%로,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도 3%p 이상 낮아졌다.롯데그룹의 비중은 1.02%에서 0.98%로, GS그룹은 0.5%에서 0.43%로, 농협그룹은 0.18%에서 0.13%로 하락했다.반면 주가 상승폭이 컸던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한화, LG, HD현대 등 그룹은 투자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주가 상승과 계열사 신규 상장에 따른 것으로, 국민연금은 주가 상승기 이들 그룹 핵심 상장사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결과 지분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비중은 6.77%에서 7.14%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3%p 안팎씩 하락했다.LG그룹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영향으로 비중이 0.47%p 올랐으나,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등 11개 상장사 중 7곳의 지분율이 낮아졌다.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열풍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비중이 1.44%p 높아졌으나, 핵심 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11.75%에서 6.38%로 무려 5.37%p 감소했다.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 역시 계열사 신규 상장과 주가 상승 등으로 비중이 1%p 가까이 높아진 반면, 한화, HD현대중공업 등 핵심 기업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3 11:00
산업

고려아연 최윤범, 경영권 방어에 3조1000억원 투입…영풍에 화해 제안

글로벌 비철금속 1위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등에 업고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의 장형진 고문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경영권 방어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계획도 밝혔다.최윤범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형진 영풍 고문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1949년 영풍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업한 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74년에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75년간 이어진 영풍과 고려아연의 동업 관계는 최씨 일가 3세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의 운전대를 잡은 이후 미래 사업 전략과 고려아연이 영풍에 지급하는 배당금 정책 등에서 이견이 생기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영풍·MBK 연합이 오는 4일까지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가운데 고려아연도 대항 공개매수에 나섰다.이날 고려아연은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고려아연 전체 발행 주식의 15.5%에 해당하는 320만9009주가 대상이고, 1주당 매수가는 83만원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시한 75만원보다 8만원 높게 책정했다.여기에 고려아연의 공동 매수자로 이름을 올린 베인캐피탈이 지분 2.5%를 확보해 공개매수에 힘을 보탠다.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신사업 방향을 지지하며 약 4300억원을 투입한다.이에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총 주식은 372만6591주로, 금액으로 따지면 약 3조1000억원에 이른다.현재 고려아연 측과 영풍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0% 초반대로 팽팽하다. 최 회장은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해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며 "적대적 M&A(인수·합병)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 등 정당한 방어 조치들을 취하는 것은 특정 주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회사와 전체 주주 및 임직원, 협력 업체, 지역 사회 등의 뜻에 부합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또 최 회장은 "결국 MBK는 고려아연을 중국 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매각할 것"이라며 "이런 결과를 방지해 비철제련 세계 1위의 토종 기업으로서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니켈 등 핵신 원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최 회장은 영풍이 원한다면 경영 정상화를 적극 돕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올 상반기 영풍은 주력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의 안전 문제에 따른 가동 중지 등의 영향으로 별도 기준 적자를 냈다. 그런데도 안전 관리 강화 등 노력 없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매년 얻는 1000억원 이상의 배당금만 바라보고 있다는 주장이다.최 회장은 "영풍이 적법한 경영 판단으로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중대 재해 및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2 16:34
산업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고지 선점…"자기주식 취득·소각 의결 예정"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 수단인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지면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2일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동안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공개매수 대상 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 외의 방식으로 매수할 수 없다.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계열사인 특별관계인으로 자사주 매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고려아연 측은 영풍 측의 경영권 인수 시도가 적대적 M&A(인수·합병)이며, 영풍이 더는 특별관계인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쳤다.이번 법원의 판단으로 고려아연은 대항 공개매수와 더불어 자사주 매입이라는 경영권 보호 카드를 쥐게 됐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향후 지분 교환이나 처분 등 방식으로 우호 지분을 늘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여 적대적 M&A 시도를 막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공개매수를 발판으로 한 자기주식 취득과 취득한 자기주식의 소각 등의 의결을 진행할 예정이다.이와 관련해 MBK는 "고려아연 실제 시가는 주당 금 50만원 정도인데, 현재 70만원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고려아연 주식의 주가를 고려할 때 자기주식을 취득할 이유가 없다"며 "이런 주식을 고려아연이 주당 금 80만원에 취득하는 경우 그 즉시 주당 금 30만원가량의 손해를 입게 되며 의사결정을 한 고려아연 이사는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고려아연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배임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고려아연 관계자는 "자기주식 취득은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이나 우호 주주에 대한 자기주식 처분 등과 달리 다른 주주의 이익을 해하지 아니하고, 본질적으로 회사의 재산을 주주에게 반환하는 것으로서 배당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2 11:23
산업

고려아연 최씨 일가, 경영권 분쟁 '캐스팅 보트'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 돌입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적대적 M&A(인수·합병)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계열사 영풍정밀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섰다.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오는 21일까지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영풍정밀 지분을 최대 25% 확보해 공개매수 완료 후 60%가 넘는 지분을 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소 수량은 설정하지 않았다.이는 지난달 13일 MBK가 시작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종료일은 10월 4일이다.제리코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만원으로, MBK가 내세운 주당 2만5000원보다 5000원(20%) 높다. 지난달 30일 영풍정밀 종가인 2만5300원과 비교하면 4700원(19%)가량 비싸다.이번 대항 공개매수로 영풍정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 지분이 최대 25% 늘어나면, 지분율은 기존 35.31%에서 최대 60.3%로 확대된다.여기에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향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제리코파트너스는 1181억원의 공개매수 대금 중 300억원은 최 회장 등 주주 3인의 자금으로 채우고, 나머지 881억원은 하나증권에서 차입하겠다고 공시했다.영풍정밀은 외국에 의존하던 산업용 펌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고, 고효율 펌프와 밸브를 개발해 석유화학과 정유, 제련 등 국가기간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물업으로 국방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제리코파트너스 관계자는 "영풍정밀은 기업 가치 증대에 관심이 없는 MBK가 오로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을 저지해 기존 주주들이 지지하는 회사의 경영 방침과 지속 성장을 향한 비전, 주주 친화 정책 등을 예정대로 실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2 10:37
산업

울먹인 고려아연 산증인 "K반도체 재료 중국에 안 넘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맞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트너에서 적으로 돌아선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이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MBK는 투자 관련 배임과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흠집 내기로 맞불을 놓고 있다.중국 자본이 국가 기간산업 넘봐이제중 고려아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라며 "MBK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 등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이런 약탈적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쓰는 황산 절반이 우리 제품"이라며 "고려아연이 반도체 황산 생산을 멈추면 반도체 고객사는 셧다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황산은 세정 공정에 주로 쓰인다.지난 1985년에 입사해 40여 년간 몸담은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이날 19명의 핵심 기술 인력들과 기자들을 마주한 자리에서 홀로 입장문을 낭독한 뒤 자리로 돌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을 우려한 회사 만류에도 이 부회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은 최대 2조원을 쏟는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 때문이다. MBK는 오는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해 최소 7%에서 최대 14.6%의 지분을 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달 4일 기준 고려아연 주주 구성을 보면 장형진 영풍 회장 및 친인척 등 영풍 측 지분은 33.1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및 친인척과 파트너사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고려아연 측 지분이 33.99%로 팽팽하다.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57%다.고려아연 배당금으로 영풍 먹여살려 이처럼 영풍이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운전대에 목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같은 비철금속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영풍이 글로벌 우위를 점한 고려아연의 배당금으로 부족한 곳간을 채우고 있어서다.올 상반기 영풍은 별도 기준 5억8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263억원 덕분에 영업외이익을 반영하는 당기순이익은 253억원을 기록했다.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연간 배당금은 2018~2019년 500억원대에서 2020~2021년 700억원대로 오르더니 2022년 약 1037억원, 2023년 155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고려아연은 올해 2분기 매출이 3조582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687억원으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이에 반해 영풍은 주력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의 석포제련소가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세 차례의 근로자 사망 사고로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8338만원에 그쳤다.핵심 계열사가 최대주주를 배당금으로 먹여살리는 셈이다.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두고 이제중 부회장은 "경영 능력과 기술력이 다르다"며 "최 회장(고려아연)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 장 고문은(영풍) 머슴처럼 관리하는데 누가 애사심을 갖겠나"라고 꼬집었다. 안전에 관심을 갖도록 자사 온산제련소 직원들에 매달 10만원씩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예로 들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동업자 관계에 금이 간 것도 배당금이 원인이다.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49년 영풍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업하고, 1974년에는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그러다 최씨 일가 3세 최윤범 회장이 2022년 고려아연 수장이 되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영풍의 배당금 확대 요구에도 최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이차 전지 소재·자원 순환 사업을 3대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투자에 더욱 주력했다.이에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졌고, 배당을 늘리는 영풍의 정책 변경 제안이 부결됐다.최 회장 경영 능력 의심하는 영풍·MBK이날 MBK도 입장문을 내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았다.MBK는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SM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를 거론했다.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률 하락 이유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단순 재무적 분산 투자다. 당시에 현금(약 2조5000억원)이 많았다"며 "이그니오의 경우 우리나라에 자원이 없을 것을 고려해 미국의 냉장고, TV 등 폐자재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로 가져와 새로운 자원을 얻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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