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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게임)

웹젠, 7년 만에 서브컬처 게임 들고 지스타 참가

웹젠이 서브컬처 게임을 들고 7년 만에 ‘지스타’를 찾는다. 웹젠은 오는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지스타 2023’의 BTC 전시관 출품작을 확정하고 부스 조감도를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웹젠이 7년 만에 참가하는 BTC관은 80부스로 꾸미고, 야외부스도 운영한다. BTC 부스는 자회사 웹젠노바가 개발 중인 신작 ‘테르비스’를 비롯해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라그나돌’ 등 서브컬처 게임만으로 구성된다.회사 측은 “수집형 RPG 이용자의 증가 등 게임산업 트렌드에 맞춰 게임 개발 장르를 확대하고, 자사 게임 회원을 해당 장르의 게이머들까지 넓히는 사업 방향성을 지스타에서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웹젠이 직접 개발하는 ‘테르비스’는 2D 애니메이션 기반의 수집형 RPG로 전략적 요소가 살아있는 전투와 다양한 협동 및 경쟁 콘텐츠가 특징이다. 웹젠 측은 “BTC 부스에 ‘테르비스’를 직접 즐길 수 있는 게임 시연대를 마련해 일반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웹젠이 이미 출시해 서비스를 하고 있는 ‘라그나돌’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도 서브컬쳐 게임의 특색을 살린 전시관을 마련한다. 게임 시연은 물론, 서브컬처 게임 팬들이 선호하는 코스플레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웹젠은 관람객들을 위한 참여형 현장 이벤트도 준비했다. BTC 부스와 야외 부스에서 열리는 각종 이벤트 및 미션에 참여해 ‘스탬프’를 모으고, 그 개수에 따라 ‘골프패키지’ 등 10여 가지의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스탬프 미션’이 전시 기간 내내 진행된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11.02 18:35
산업

대기업 닮아가는 무신사…무'힙'사 되면 곤란하다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영준 무신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직원과의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사내 어린이집을 짓는 것보다 벌금을 내는 편이 낫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가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힙한’ 감성으로 무장한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잡기 시작하면서, 기성세대의 숫자 논리를 맹목적으로 뒤쫓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덩치 키우는 무신사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문일 대표는 최근 어린이집 설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 직원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임직원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탁 보육 지원안과 함께 재택근무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최영준 CFO가 온라인 미팅에서 근무제도 변경 및 어린이집 설치 백지화를 설명하다가 불거졌다. 리더가 전 직원 앞에서 발언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단어가 섞였다. 최영준 CFO는 재무통이다. 티몬과 SSG닷컴 등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IPO를 추진한 이력도 쌓았다. 지난 6월 무신사에 합류한 뒤 그에게 맡겨진 역할도 비슷했다. 업계는 무신사가 2024년 이후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무 전략에 특장점을 갖고 있는 리더가 패션기업 특유의 감성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최영준 CFO가 거쳐온 유수의 회사와 달리 무신사는 대기업이 아니다. '10번째 유니콘 기업'답게 상하 위계질서가 비교적 팍팍하지 않다. 굳이 쇼핑할 목적이 없는데도 플랫폼을 방문하는 'MZ세대의 놀이터'이자 10~30대 남성들이 '아묻따(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의 준말)' 물건을 사들이는 플랫폼의 구성원들은 사회적 감수성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신사 구성원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워라벨' '존중' '혁신'의 키워드를 가진 회사의 방향성에 공감했기에 입사를 택했다. 무신사는 지난 7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부터 2000억원대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C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는 2019년보다 1조원 가량 높은 3조5000억원대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무신사의 설명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누적투자금액은 4300억원에 달한다. 유니콘 기업에 투자금 유치는 IPO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기업 외형을 키워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무신사가 본업인 스트리트 패션 외에도 뷰티, 럭셔리, 골프, 아웃렛을 넘어 해외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배경이다. 국내 패션 플랫폼 중 몇 안 되는 흑자 기업인 무신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53.5%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뒤 이머커스 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거둔 성과다. 그러나 조직이 비대해질수록 무신사의 ‘힙한’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성장 배경 생각해야” 패션업계는 무신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로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개성과 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꼽는다.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의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에서 출발한 감성과 소통 방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능력을 플랫폼까지 잘 끌고 왔다는 것이다. 이런 흔적은 지금도 무신사 플랫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무신사의 '브랜드 스냅'은 입점 브랜드사에서 브랜드의 핏과 실루엣을 가장 잘 이해하는 스태프가 직접 제품의 스냅 사진을 올리고 스타일링 방법을 제시하는 카테고리다. 보정된 화보 이미지와 달리 실제 착장 모습이 가장 흡사해 소비자 반응이 좋다. 댓글을 통해 브랜드와 직접 소통도 가능한 부분도 커뮤니티 시절의 무신사와 결이 같다. 패션 대기업 A사 관계자는 "무신사가 일하는 것을 보면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가 도대체 어디까지 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무신사만의 패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이 세상의 트렌드를 발굴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한 패션 자사몰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패션 생태계를 꿰고 무엇이 필요하고, 이것을 통해 어떤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무서울 정도로 잘 안다"고 평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어린이집 논란 등 외형이 커지는 가운데 불거지는 안팎의 엇박자는 앞으로도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B사 관계자는 "언젠가 상장을 해야 하는 무신사는 계속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IPO 성공을 위해 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유니콘다운 조직 시스템이 계속 작동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A사 관계자는 "굳이 말하자면 지금 무신사의 적은 무신사"라며 "더 힙한 감성의 타 플랫폼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수익과 성장, 개성을 다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5 07:01
연예일반

쏟아졌던 스포츠 예능, 축구‧야구만 살아남았다①

스포츠 예능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 ‘최강야구’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한꺼번에 쏟아진 여타의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들은 자취를 감췄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종목의 진입장벽 등이 거론된다.지난해 다양한 스포츠 예능이 쏟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야외 활동이 제한되고 리얼리티 예능의 인기와 맞물리면서 중계를 보는 듯한 스포츠 예능들이 시청자를 만났다. 축구 소재의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과 야구 소재의 ‘최강야구’, 여기에 골프 소재 ‘골프왕’, ‘세리머니 클럽’, ‘편먹고 공치리’, 농구 소재 ‘마녀체력 농구부’, 탁구 소재 ‘올 탁구나!’ 등 실제 인기 종목뿐 아니라 그동안 방송가에서 다루지 않은 비인기 종목 또한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에서 제작이 이뤄지면서 방송가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재 인기와 화제성을 겸비한 스포츠 예능은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 그리고 ‘최강야구’ 정도다. 지난 2021년 첫발을 내디딘 ‘뭉쳐야 찬다’는 지난 3일 시즌2를 마무리했는데 방송 내내 평균 4%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또 ‘골 때리는 그녀들’은 평균 6%대로 여성 축구의 열풍을 불러모았다. ‘최강야구’ 또한 3%대를 유지 중이다. 사실 스포츠 예능은 마니아 시청자층을 잡고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데에서 매력적인 소재다. 소재에 대한 출연자들의 진정성, 도전, 케미스트리 그리고 드라마틱한 결과 등 흥미로운 예능적 요소가 무척 다분하다. 이에 따라 ‘뭉쳐야 찬다’의 성공 이후, 지난해 스포츠 예능은 종목과 출연자 구성 등에 변주를 주면서 확장해왔다. 그러나 성적은 극명하게 나뉜다. 축구와 야구 소재가 아닌 ‘씨름의 제왕’, ‘컬링퀸즈’,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 ‘버디 보이즈’, ‘내일은 위닝샷’ 등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이러한 원인으로 비인기 종목 소재가 진입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 꼽힌다. 아무리 예능의 재미가 가미됐다 하더라도 시청자에겐 게임의 룰 등 이해도가 어느 정도 필요한 만큼 대중적이지 않은 비인기 종목인 경우 진입장벽이 다소 높다. 반면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 ‘최강야구’ 등 인기 스포츠 예능은 축구 또는 야구가 소재로 익숙함과 친근함이 강점이다. 또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포츠 예능은 시청자층이 상대적으로 한정돼 있다. 이미 인기 있는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와 재미를 보여줘야 하는데 비인기 종목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다는 핸디캡이 있다”면서 “이를 뛰어넘을 만한 재미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기 스포츠 예능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전 회차들과 비교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면서 생존력을 높이고 있다. ‘뭉쳐야 찬다’는 과거 스타 플레이어들이 조기 축구를 한다는 콘셉트는 유지하되 시즌을 거듭할수록 도전과 감동 등 리얼리티에 무게중심을 두고, ‘골 때리는 그녀들’은 멤버 교체와 컵대회를 개최하며 스포츠의 쾌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뭉쳐야 찬다’와 ‘골 때리는 그녀들’은 성공한 스포츠 예능인데도 계속 업그레이드하면서 몰입도와 중독성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트렌드를 넘어 장수 예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07 05:55
생활문화

[스타일 IS리포트] '토마토걸' '올드머니룩'…요즘 패션가 주름잡는 트렌드

최근 패션가에 상반된 스타일의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부자 스타일인 ‘올드머니룩’(Old Money Look)과 누가 봐도 싱그럽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토마토걸’(Tomato Girl)이 주인공이다. 패션가와 이커머스 업계는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 합성어,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의 취향을 대변하는 유행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찐부자룩’ 올드머니룩 요즘 젊은 세대가 올드머니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찐부자룩’이다. 코인이나 주식 등으로 벼락부자가 된 케이스가 아닌, 대대손손 부를 축적한 상류층이나 귀족 가문에서 즐겨 입을 법한 클래식한 스타일이 올드머니룩이라는 뜻이다. 올드머니룩의 기본은 간결한 '로고 플레이'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 로고는 지양한다. 여기에 뉴트럴톤·모노톤 등 절제된 색감을 활용해 캐시미어나 실크 등 고급스러운 소재로 마감했다면 올드머니룩을 완성한다. 서구권 상류층들이 즐겨온 스포츠인 승마나 테니스·요트·골프 등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담은 점도 특징이다. 올드머니룩이란 결국 찐부자가 입는 스타일이기보다는 진정한 상류층의 일원이 되고 싶은 열망이 패션으로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 올드머니룩은 이른바 '조용한 명품(스텔스 럭셔리)'과도 결이 비슷하다. 코로나19가 창궐한 뒤 최고급 브랜드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 집착하던 국내 소비자들이 이들과는 다른 '진짜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룩'에 집중하는 것과 같다. 올드머니룩의 대표 아이콘으로는 미국의 유명한 팝 가수 라이오넬 리치의 딸이자 인플루언서인 소피아 리치가 꼽힌다. 베이직한 컬러에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서 은은하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자랑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올드머니룩의 유행을 견인하는 매개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올드머니와 관련한 키워드 게시글은 60만개에 달한다. 틱톡과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올드머니룩은 단연 화제다. 업계 관계자는 "올드머니룩은 큰 부와 성공을 얻은 신흥부자들이 이를 과시하기 위해 명품 로고나 패턴 등, 화려한 장식을 강조하는 '뉴머니룩'과 대척점에 있다"며 "팬데믹 동안 공격적인 소비를 하다가, 경기 침체로 중단한 소비자들이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과 좋은 원단을 활용하는 올드머니룩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조용한 럭셔리가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로고리스의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 좋은 소재로 만든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한 올드머니룩이 인기"라며 "과잉 소유의 시대가 지나가고 본질에 집중하는 '의식 있고 신중한' 소비로 흐름이 전환되면서 소비자들이 좋은 소재를 바탕으로 잘 만들어진,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올드머니룩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하는 프랑스 브랜드 '르메르'다. 파리지앵 감성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과 양질의 소재, 단정한 색감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갖췄다. 국내 브랜드 중에는 '르베이지'도 올드머니룩과 비슷한 분위기다. 변치않는 '타임리스 클래식'을 모토로 최고급 소재, 자연스럽고 편안한 실루엣, 우아하고 정교한 테일러링으로 고품질을 추구한다.올드머니룩의 가장 큰 단점은 비싸다는 것이다. 브랜드 별로 가격대가 다르지만, 국내 브랜드인 르베이지의 경우 웬만한 원피스 한 벌의 가격이 70만~90만원이다. 로맨틱·자유분방한 토마토걸 올드머니룩이 패션가 키워드를 장악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유행도 2023년 여름 시즌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바로 토마토걸이다. 토마토걸은 이탈리아 황금기를 풍미했던 1960년대 이탈리아나 그리스, 스페인 등 지중해 지역에서 인기 있던 스타일을 담아내고 있다.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급부상한 뒤, 틱톡 등에서 관련 영상이 200만건 이상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토마토걸은 이름처럼 싱그럽고 건강한 느낌을 선사하는 룩을 지향한다. 터질 듯한 빨간색을 중심으로 화이트와 베이지, 잘 가꿔진 정원을 연상케하는 건강한 초록색이 상징 컬러다. 여름이니만큼 가볍고 시원한 린넨류의 페브릭을 사용한 롱원피스나 러플 블라우스, 레이스 장식의 의상이 대표적인 토마토걸 룩으로 꼽힌다. 보기만 해도 연애에 푹 빠진 여성이 떠오를 정도로 로맨틱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발산된다. 덩달아 토마토걸 화장법도 유행이다. 토마토걸 화장법은 색조를 표현할 때 토마토색 립은 사용하지만, 그 밖의 화려한 컬러는 많이 섞지 않는다. 자칫 생기발랄함 대신 요염한 섹시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 윤곽을 가르는 셰이딩 역시 가벼운 터치로 건강하고 산뜻한 느낌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피부 결점을 일부러 감추기보다는 양 볼과 콧등에 주근깨 몇 개 정도는 일부러 노출한다. 지중해의 햇살을 받아 잘 익은 토마토를 떠올리게 하는 피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느슨한 펌을 한 헤어스타일과 무심한 듯 동여맨 스카프, 라탄 재질의 가방 등을 동원하면 그 어떤 토마토걸 보다 아름다운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연스럽고 사랑스럽지만, 자유분방함이 담긴 토마토걸 스타일은 휴양지에 갈 기회가 많은 여름에 특히 잘 맞는 경향이 있다"며 "올드머니룩처럼 부자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특유의 건강미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반가운 업계 유통가에서 패션 트렌드는 세일 포인트다. 유통가는 저마다 관련 기획전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은 최근 토마토걸을 콘셉트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끌로에' '셀린느' '프라다'의 라탄 소재 가방이나 에스파듀 소재의 슬리퍼, 시원한 문양의 스카프,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선글라스 등을 주로 모았다. 가격대는 50만원에서 100만원대로 올드머니룩 브랜드 보다 비교적 저렴한 축에 든다. 단가가 비싼 올드머니룩을 공략해 상품을 구성한 곳은 더 많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이십구센티미터)는 19∼25일 일주일간 '메가 트렌드 올드머니'를 주제로 인기 브랜드 위주의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그만큼 잘 팔린다. 29CM는 지난달 한 달간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리넨, 시어서커, 실크, 캐시미어, 트위드 등과 같은 소재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증가했다. 검색량이 가장 많은 소재는 능직으로 촘촘하게 짠 천인 트위드였고, 대표적인 여름 소재인 린넨과 시어서커가 뒤를 이었다. 겨울 소재인 캐시미어, 실크 등도 지난해에 비해 각각 60%, 37% 늘었다. 이런 경향은 '올드머니룩' 트렌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29CM는 분석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7월 버버리 브랜드 주문 수량은 전월 대비 60% 이상 신장했다. 셔츠·반팔·스카프 등이 인기를 끌었다. 롯데홈쇼핑은 박춘무 디자이너와 협업한 단독 브랜드 박춘무블랙으로 올드머니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만 브랜드 주문 수량은 전월 대비 90% 증가했다.CJ온스타일도 올드머니룩이 유행하자 패션 PB(자체 브랜드) 상품 매출이 더욱 신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CJ온스타일이 7월 한 달간 패션 PB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드머니룩이 유행하기 전인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신장한 주문금액을 보였다.29CM 관계자는 "올드머니룩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한여름에도 캐시미어, 트위드 등 겨울철 의류에 주로 쓰이는 소재의 상품 구매가 늘고 있다"며 "자신만의 개성과 고급스러움을 드러내려는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16 07:04
산업

[IS시선] 뭐 하나 떴다하면 '우르르'...트렌드에 뜨고 지는 K패션계

최근 K패션가의 최대 화두는 테니스웨어다. 패션 브랜드마다 어떻게든 테니스의 '테'자라도 연관 지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가령 ‘골프웨어는 물론 테니스웨어, 일상복까지 활용 가능’하다든가, '테니스같은 야외 스포츠에 적합하다'는 식이다. 당연히 테니스웨어 브랜드 론칭도 줄을 잇는다. F&F는 지난 4월 이탈리아 테니스 챔피언 '세르지오 타키니'가 본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F&F 측은 테니스웨어를 모던하게 재해석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면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애슬레저룩 브랜드 '안다르'도 비슷한 시기에 테니스웨어를 선보였다. '고기능성의 푸른 코트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장점이라는 설명이다.K패션가에 불어 닥친 테니스붐은 급격히 증가하는 테니스 인구와 관련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니스 인구는 2021년 50만명에서 지난해 60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에는 7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2021년 25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으로 1년 사이 20% 성장했다. 올해 역시 3600억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스타그램에서 테니스 초보자를 뜻하는 '테린이(테니스+어린이)'를 언급한 게시물은 수십 만 건이 넘는다. 주로 트렌드에 빠른 2030세대들이 게시물을 주로 올리고 있다.대중의 관심사가 높고 돈이 되는 분야에 패션업계가 집중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조금 뜬다' 싶으면 우르르 몰려들어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쏟아내는 현상은 장기적 관점에서 옳은 방향이 아니다. 제한된 시장에서 너나없이 같은 분야에 뛰어들다 보면 포화상태에 이를뿐더러, 완성도 있는 제품도 나오기 힘들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불어 닥쳤던 골프웨어붐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현재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160여 개다. 그중 40% 가량이 2021년 출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골프웨어를 전개하는 A 브랜드 관계자는 "비슷비슷한 브랜드가 우후죽순 늘면서 골프웨어는 3년 만에 레드오션이 됐다"며 "백화점에 입점한 일부 럭셔리 브랜드 외에는 재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외곽 아웃렛에서는 유명 상표가 붙은 골프웨어가 눈물의 떨이 세일 중인 곳이 허다하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지속가능한 브랜드 전개도 어렵다. 명품 패션 브랜드는 트렌드에 따라 뜨고 지지 않는다. 수십 년 이상 오직 한 길만 걸으며 쌓은 전문성과 역사가 있어서다. 좀 뜬다 싶으면 나방처럼 모여드는 K패션 특유의 분위기가 지양되어야 하는 이유다. 2023.08.01 07:15
생활문화

금호리조트, 설악산 울산바위 품은 파크골프장 신설

금호리조트는 설악산 울산바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파크골프장을 조성했다고 20일 밝혔다.신설된 파크골프장은 설악리조트 내 약 1300평의 잔디 광장에 9홀 규모로 7개의 파3홀과 2개의 파4홀로 구성됐다.모든 홀은 30~70m 내외로 경사진 본래 지형을 그대로 활용하고 코스 내 장애물인 벙커를 배치해 재미 요소를 더했다.패밀리 파크골프장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설계했다.김성일 금호리조트 대표는 "최근 단순한 휴식을 넘어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스포츠케이션' 트렌드에 발맞춰 가족 단위 고객들이 설악산의 자연 경관을 감상하며 건강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파크골프장을 신설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7.20 13:34
스포츠일반

[스포츠 7330] 인스타그램 '오운완 트렌드'가 가져온 변화

오운완, 오하운, 런데이. 기성세대가 볼 때 마치 암호 같은 이 단어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운동을 인증하는 젊은 세대들이 해시태그를 붙여 쓰는 말이다. ‘오늘 운동 완료’를 줄인 ‘오운완’이 가장 대표적이다. ‘오늘 하루 운동’이란 뜻의 ‘오하운’도 자주 쓰인다. 인스타그램에서 ‘오운완’으로 검색하면 수백 만 건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운동하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로 오운완을 붙인다. 주로 짐에서 운동을 마친 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셀피로 담은 사진 형식의 게시물이 많다. 이런 게시물 중에는 잘 만들어진 자신의 몸을 자랑하거나 좋은 헬스클럽, 비싼 운동복을 자랑하는 나르시시즘 다분한 사진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SNS가 영향을 미치는 ‘운동 순기능’도 꽤 크다. 운동을 마친 뿌듯함을 인증하는 행위 자체로 2030세대가 운동을 꾸준히 하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SNS 인증 트렌드는 2030의 생활체육에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이른바 ‘사진발’ 잘 받는 운동을 하려는 젊은 세대들의 욕구가 많아지면서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열풍과 함께 2030세대에서 부쩍 인기가 높아진 대표적인 종목이 골프와 테니스다. 2021년 BC카드의 골프업종 이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30 세대의 골프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어 2022년에는 ‘테린이(테니스+어린이의 합성어로 테니스 초보를 뜻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테니스 동호인이 부쩍 늘었다. SSG닷컴은 지난해 1~3월 기준 테니스 라켓 매출 증가율이 229%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골프와 테니스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다양한 운동복 패션을 즐길 수 있어 SNS와 찰떡 궁합을 자랑했고, 이게 붐업 요소가 됐다. 단순히 사진 찍기 좋은 스포츠만 흥한 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로 인해 여성들의 축구(혹은 풋살) 동호회 활동이 크게 늘어나는가 하면 서핑, 크로스핏, 주짓수, 유도 등 개성 넘치고 매력있는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도 SNS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만들었다. SNS에 운동을 인증하는 ‘오운완 현상’이 보여주기나 자랑에만 그치는 건 아니다. SNS에서 큰 반향을 불러오고 이용자들로부터 인기와 지지를 얻는 게시물 중에는 내가 즐기는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진심으로 보여주는 게 많다.SNS라는 플랫폼을 통해 2030 세대들은 기존 미디어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접할 수 있다. 또 엘리트 선수 만큼의 실력이 아닐지라도 진실되게 즐기는 동호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창이 된 곳도 SNS다. SNS를 통해 2030세대들은 무조건 굶는 ‘다이어트’보다 ‘득근’이 멋지다는 인식을 터놓고 이야기하게 됐다. 이은경 기자 2023.07.19 09:17
연예일반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있다..‘인디아나 존스5’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오동진 영화만사]

‘창문 넘어 도망친 81세 노인 해리슨 포드 지금 할리우드에 있다.’ 해리슨 포드의 신작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이 화제다. 미안하지만 작품이 화제라는 얘기가 아니다. 영화는 1969년이 배경이고 여전히 나치가 등장해서 진부하기가 짝이 없다. 그냥 해리슨 포드가 다시 나오고 그의 대표작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또 만들어진 것 자체가 얘깃거리다. 다른 걸 다 떠나서 포드 같은 80세 노인이 ‘장사가 된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인디아나 존스 후속편은 2억 9470만 달러짜리 대형 블록버스터다. 우리 돈으로 약 3800억원이 들어 갔다. 이걸 해리슨 포드라는 노인 스타 파워만으로 환수가 가능하다고 봤다는 점이다. 놀랍다.요즘 어디 해리슨 포드 뿐이겠는가. 실베스타 스탤론은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8부작 드라마 ‘털사 킹’을 찍었다. 시즌1이다. 시즌2가 나올 것이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넷플릭스에 역시 8부작 액션코미디 ‘푸바’를 탑재시켰다. 한 사람은 1946년생, 한 사람은 47년생이다. 스탤론은 77세, 슈왈제네거는 76세이다. 노익장도 이런 노익장들이 없다. 이유는 자명하다. 극장의 주소비층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며 이건 관객만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주 소비 계층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노인용 골프 웨어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일 정도다. 고령층의 경제 소비가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 따라서 극장 문화를 20대 초반의 여성들이나 2~30대 젊은 층이 주도한다는 것도 고릿적 얘기가 됐다. 20대들은 이제 극장에 관심이 없다. 게임과 프로야구가 먼저다. 무엇보다 2,30대들은 현재 문화 주도권을 쥐고 있지 못하다. 50대 이상의 장년층이야 말로 문화 향유의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도 2022년 기준 65세 고령인구가 900만명을 넘어 10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18%에 이른다. 요즘 이들을 가리켜 욜드족(young 과 old의 합성어)이라 부른다. 그들은 파워 소비계층이다. 경제전문가 고영경 박사는 “엄마들이 옷을 사는 큇잇이라는 패션 플랫폼이 있는데 이게 패션 플랫폼 중에 유일하게 돈을 잘 번다’며 “그만큼 이들 세대가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X세대라 불렸던 사람들의 귀환이라는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이런저런 대중문화에 대한 노출과 경험치가 높고 오타쿠, 매니아적 문화 감성에 익숙한 세대이다. 영화에 ‘올드보이’들이 귀환한 것, 그 원조는 사실 리암 니슨이다. 리암 니슨은 현재 71세이고 그가 범죄 액션 추적영화 ‘테이큰’을 찍은 것은 15년 전인, 56세 때이다. 니슨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2015년, 63세 때까지 ‘테이큰’ 2,3를 찍었다. 70을 넘기는 와중에서도 ‘마크맨’ ‘메모리’ ‘블랙 라이트’ 등 액션영화 일색의 배우 인생을 지내 왔다. 슈왈제네거나 스탤론도 리암 니슨의 본을 받아 뒤늦게 실버 배우 경쟁에 뛰어 든 셈이다.톰 크루즈, 키아누 리브스도 이제 60, 59세 나이다. 각기 자신의 액션 시리즈물을 유지하며 상업적으로 건재한 스타임을 과시한다. ‘미션 임파서블’은 7번째이고 ‘존 윅’은 9년 동안 4편이나 찍었다. 올해 69세인 댄젤 워싱턴은 ‘이퀄라이저’ 시리즈로 자신의 노후를 보장받으려 한다. ‘이퀄라이저3’는 9월에 개봉된다. 여배우들도 시니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는데 샤를리즈 테론이 그렇다. 그는 ‘아토믹 블론드’에서 원씬 원컷의 롱 테이크 격투 씬으로 인정받은 후 시리즈 물인 ‘올드 가드’의 시동을 걸고 있다. 테론은 1975년생이고 48세이다.여배우 시장도 현재 4,50대가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러니 생각을 바꿔야 한다. ‘노인들’을 ‘노인들’로 대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건 ‘노인들’ 스스로도 자각해야 할 일이다. 권위와 질서만으로 중장년층의 권위가 세워지지 않는다. 100세 시대의 ‘노인들’이라면 창문을 넘어 도망칠 정도로 파격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로 살아 남을 수 있다. 해리슨 포드는 거기다 한 가지 더 있다. 인기와 사랑도 얻고 있으니까.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은 북미에서는 1위지만 한국에선 엄청난 관객몰이를 하고 있지는 못하다. 지난달 28일 개봉해 7월4일까지 국내 관객수는 60만명 가량이다. 최종적으로 100만명 가량 들 것 같다. 그게 어디인가.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07.06 06:05
IT

[IT IS리포트] "내 나이가 어때서" 온라인 큰 손 떠오른 시니어·X세대

키오스크 앞에서 조작법을 몰라 헤매던 시니어의 모습이 사라진지 오래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라는 단어가 온·오프라인 소비 시장을 점령하는 사이 조금씩 모바일 생태계에 적응하더니 이제는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처음 컴퓨터와 힙합 음악을 받아들이며 한때 유행을 선도했던 X세대(1970년대생)도 목이 늘어난 민소매 셔츠를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IT업계는 심상치 않은 변화를 감지한 듯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신장노년층을 겨냥한 전용 데이팅·패션 앱까지 등장했다.'50세 미만 출입 금지' 시니어 데이팅 앱요즘 스마트폰 좀 다룬다는 시니어들 사이에서 핫한 앱이 있다. 지난해 10월 등장한 '시놀'이다. '시니어 놀이터'의 약자로, 신노년들이 모여 문화·여가·취미를 공유하고 제2의 짝을 찾는 소셜 플랫폼이다.50세 미만은 출입 금지다. 허위·악성 이용자를 차단하는 얼굴 인증·키워드 필터링·24시간 모니터링·신고 및 차단 등을 적용했다. 가입 시 1회 카메라로 직접 찍은 얼굴 사진과 프로필 사진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여성 이용자를 위한 안심번호도 제공한다.이용자는 '단짝 찾기' 메뉴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친구를 추천받는다. 하루에 4명의 친구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독권을 결제하면 매일 친구 10명 소개와 대화 무제한, 나에게 관심 있는 친구 보기 기능 등이 활성화된다. 마음에 드는 짝을 선택하면 관심사와 나이, 직업, 종교, 결혼 상태, 음주량을 볼 수 있다. 상대방에게 편지(메시지)를 보내 관심을 표할 수 있으며, 이를 수락하면 대화로 이어진다.'취미·여가' 메뉴에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돼 있다. 재활 운동과 등산, 동네·박물관 투어처럼 개별 호스트나 지역 문화센터 등이 진행하는 여행·교육·뷰티·건강·쇼핑 유·무료 프로그램에 지원해 친구를 사귈 수 있다. 개인·그룹 대상, 1회·정기 일정 등 종류는 다양하다.시놀 곳곳에는 시니어 이용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숨어있다. 글자와 버튼 크기는 쉽게 보고 누를 수 있도록 확 키웠다.메시지 작성이 힘든 이용자를 위해 95%의 정확도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능을 반영했다. 인공지능(AI)이 매끄러운 대화를 위해 공통 관심사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가입 성비는 남자 75%, 여자 25%다. 여성 회원에는 채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매일 친구 10명을 소개하는 등 성비를 맞추기 위한 혜택을 마련했다.시놀 이용자는 "나이가 들면서 만날 친구들이 하나둘 사라져가고, 외로운 마음에 네이버 밴드에서 활동해왔다"며 "정착할 곳이 없었는데 시놀은 다르다. 글자도 보기 편하게 큼지막하고 또래를 많이 만날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김민지 시놀 대표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는 나라다. M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친 것 이상으로 베이비부머 시니어 세대가 많다"며 "에이징 테크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아직 액티브 시니어들이 활동할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리드 서비스는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인연과 모임을 찾는 방식을 소개하며 액티비티와 커머스를 바탕으로 시니어를 위한 올인원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시놀은 앱 다운로드 1만5000건을 달성했으며, MAU(월 활성 이용자 수)는 7000명까지 올랐다. 매칭은 3800여 건이 이뤄졌다.시놀은 월 구독료 기반을 비즈니스 모델로 잡았으며 2030년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아무 옷이나 사지 않는 X세대모바일 트렌드에 절대 뒤처지지 않지만 20대의 과감한 스타일에 부담을 느껴 옷을 고르는 데 한계가 있었던 X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패션 앱도 호응을 얻고 있다.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40·50대 패션 플랫폼 '포스티'는 올해 1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350만건을 찍었다.포스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 생태계가 급격히 확산할 당시 40·50대를 위한 패션 공간이 없는 것에 주목해 카카오스타일이 2021년 8월 출시한 서비스다.한물간 옷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입점한 브랜드만 1300개가 넘는다. 올리비아로렌·모조에스핀·쉬즈미스 등 인기 여성 패션 브랜드는 물론 제옥스, 핏플랍 등 신발 브랜드, 블랙야크·아이더·까스텔바작 등 아웃도어·골프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카카오스타일은 장년층 고객이 백화점이나 아웃렛처럼 직접 옷을 입어보고 품질을 확인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특성을 반영했다.이에 구매 경험이 있는 브랜드 위주로 진열해 신뢰도를 높인 데 이어 뷰티·명품·오프라인 대형몰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 가품 우려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 본사와 직접 계약해 내놓고 있다.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을 위해 소싱 단계에서부터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2015년부터 축적한 AI 기술을 녹여 구매 이력에 따른 개인 맞춤형 추천도 지원한다.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은 검색 옵션이 복잡하면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품 상세 정보 확인이나 배송 현황 조회 절차는 대폭 간소화했다.또 홈쇼핑과 친근한 고객을 위해 시청부터 구매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라이브 방송을 론칭했다. 하루 시청자 수 12만명, 억대 거래액을 기록한 방송도 있다.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올해는 골프와 아웃도어 등 X세대가 많이 찾는 품목을 중심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할 것"이라며 "여성들이 남편의 의류를 함께 구매하는 것에 착안해 남성 브랜드도 더 많이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잘나가는 포스티에게도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라포랩스가 2020년 9월 선보인 '퀸잇'이 그 주인공이다.퀸잇은 지난 5월 사용자 수 187만명으로 여성의류 앱 순위에서 에이블리(365만명)와 지그재그(346만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톱 배우인 김희선을 앞세운 광고를 선보였는데, '40대 여성 2명 중 1명이 이용한다'는 문구를 강조했다.퀸잇은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300여 명의 X세대 여성을 직접 만났는데, 기존 패션 앱이나 포털에서는 원하는 옷을 사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노출이 심하거나 달라붙는 옷, 브랜드 없는 보세 의류는 쉽게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퀸잇 역시 AI 기반으로 추천하며, X세대 여성 체형에 최적화한 상품을 보여준다. 백화점을 비롯한 디자이너 브랜드 1500여 곳이 입점했다.퀸잇은 타깃 고객에 집중한 전략으로 론칭 2년 8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550만명 이상이 앱을 다운로드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 거래액은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퀸잇은 쇼핑 경험을 혁신해 30대도 타깃 고객으로 품을 방침이다. 패션을 넘어 2022년에는 X세대를 위한 신선식품 산지 직송 커머스 플랫폼 '팔도감'을 공개했고, 15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우리나라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모바일 생태계 속 시니어·X세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모든 소비자는 자신보다 젊은 분위기를 쫓아가기 때문에 대놓고 '40·50대 전용'이라고 홍보하면 역효과를 볼 수 있다"며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가 많아 이들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7.03 07:00
금융·보험·재테크

"시니어가 MZ보다 온라인서 돈 더 많이 썼다"

모바일 트렌드에 익숙해진 50세 이상 장노년층이 온라인 시장에서 아낌없이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20~40세의 소비를 훌쩍 뛰어넘었다.1일 KB국민카드가 신용 및 체크카드 회원 약 2000만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20~49세가 13%에 그친 반면 50세 이상을 38%로 크게 뛰었다. 특히 시니어층인 65세 이상은 58%나 늘었다.KB국민카드는 "온라인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스마트·디지털 시니어의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 증가율이 오프라인 못지않게 다른 연령대를 압도한다"고 했다.시니어 배달 앱 사용 현황을 보니 한식·중식·분식도 인기였지만 커피 및 음료, 빵 및 제과의 65세 이상 매출은 각각 109%, 111% 증가했다. 시니어의 입맛이 시장 국수집에서 인스타그램 감성 빵집으로 옮겨가는 추세다.시니어는 자기 관리에도 진심이다.병원 중 피부관리실 업종의 매출 증가율은 50~54세 9%, 55~59세 12%, 60~64세 17%, 65~69세 19%, 70세 이상은 31% 올라 20~49세의 4%를 가뿐히 앞질렀다.50세 이상의 여가활동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50~59세 18%, 60~64세 22%, 65~69세 24%, 70세 이상 26% 증가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골프와 피트니스뿐 아니라 콘서트와 같은 문화 관람 업종에서도 동일한 패턴을 나타냈다.KB국민은행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건강뿐 아니라 외모 관리, 콘서트, 연극, 뮤지컬 등 문화와 여가생활도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자기 관리에 철저한 액티브 시니어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준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7.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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