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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로부부', 잘 만든 기혼·미혼 남여의 공감쇼
정말 제목처럼 뜨거워지고 있다. 채널A·SKY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가 공감을 내세워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자칫 제목만 들었을 때는 뭔가 싶지만 '애로부부'는 '에로'는 사라지고 웬수 같은 '애로'만 남은 부부들을 위한 앞담화 토크쇼다. 과거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부부 뿐만 아니라 고부·시댁·처가의 갈등을 다룬 것에 비해 '애로부부'는 아직까지 요즘 부부들의 막장보다 더한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 매회 에피소드는 상상 이상이다. 남편과 사는 집에 다른 남자를 2층 다락방에 숨기며 사는 여자·여성으로 취급하지 않는 남편에게 환멸을 느껴 어린 직업 남성과 교제하는 여자·BJ에게 빠져 대출까지 받으며 2억원을 탕진한 남자 등 기상천외다. 이 모든 사연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이미 매스컴을 통해 본 사연도 등장한다. 사회적으로 문제인 로맨스 스캠이나 스폰서 등 장년층은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현상을 짚어준다. 물론 우려도 있다. '애로부부'에 나온 소재를 실생활에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그러나 '애로부부'에서는 오히려 '이런 사례도 있다' '당하지 말라'는 차원으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며 이런 상황에 처할 경우 법적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지는 지 알려준다. 방송을 보는 부부들은 내 남편 혹은 아내도 이럴까 의심하게 되고 미혼자들은 결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공감되는 MC들의 반응 MC들이 내 옆에서 같이 보는 듯 리얼한 반응도 볼거리다. 시청자의 제보를 기본으로 각색한 드라마를 보며 최화정·이상아·홍진경·이용진·정신과 전문의 양재진·변호사 이민정이 출연해 얘기를 나눈다. 최화정은 프로그램의 중심을 이끌고 18년차 주부인 홍진경은 쇼킹한 사연에 매번 놀라기 바쁘다. 세 번의 이혼 아픔이 있는 이상아는 누구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결혼 2년차 이용진은 '말도 안 돼'를 계속 내뱉는다. 양재진 전문의는 제보자들의 심리적인 상황을 쉽게 풀어내주고 5회부터 투입된 이민정 변호사는 간통죄 폐지 이후 상간남여들의 법적인 처벌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한다. 굳이 남여의 편을 가르지 않더라도 당장의 처한 상황을 보며 가볍지만 공감가는 토론을 계속한다. 극한 상황에 놓인 남여 혹은 다른 연령대의 사람이 가지는 다양한 심리를 보여준다. 무삭제판 콘텐트까지 운영 재연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등장과 동시에 철없는 남편인지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상간녀인지 무기력한 아내인지 찰떡같은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뒀다. 다만 어디서 본 듯 낯이 익지만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배우들의 정보를 알 수 없어 친절한 표기가 필요하다. 방송 자체는 19세 미만 관람불가 딱지가 붙었다. 성인이 관람해도 수위가 높은 장면이 많지 않으나 청소년들에겐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더 과감한 '무삭제판'을 OTT 플랫폼에 업로드, 본방송 이후 한층 수위 높은 온라인 버전까지 볼 수 있게 유도했다. 시청률도 상승세다. 첫방송 2.2%(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시작으로 최신화인 6회는 3.0%를 기록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09.0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