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쳐서 생존?' 염갈량이 송찬의 안 내리는 이유 "1군서 실패도, 성공도 경험할 때" [IS 잠실]
"송찬의(26)와 구본혁(28·이상 LG 트윈스)은 아마 2군에 내려갈 일이 없을 것이다. 이제 1군에서 실패도, 성공도 경험해야 발전할 수 있는 레벨에 올라왔다."염경엽 LG 감독의 '이기면서 키우는' 육성 공식이 올해도 가동됐다.LG는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를 7-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LG는 정규시즌 12승 2패로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선발 투수 임찬규의 7이닝 1실점 호투도 빛났지만, 타선에선 7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활약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0-0으로 맞선 2회 초 1사 1, 2루 첫 타석에서 키움 하영민의 시속 137㎞ 커터를 받아쳐 좌월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달 23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시즌 2호 홈런이다. 이어 4-0으로 앞선 1사 만루에서 이번에도 하영민의 커터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2018년 LG 2차 7라운드 67순위로 입단한 8년 차 외야수인 송찬의는 2022년 시범경기 홈런왕(6개) 출신이다. 단일 시즌 시범경기 최다 홈런 기록. 하지만 지난해까지 1군(62경기) 통산 성적은 타율 0.181 3홈런 12타점에 그쳤다. 2022년과 2023년 개막전에 선발 출장했지만 이후 1군에서 활약은 미미했다.올해는 깜짝 스타로 활약 중이다. 시범경기 가능성을 보여준 송찬의는 지난달 22일 롯데와 개막전에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23일 경기에선 2022년 10월 7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898일 만의 홈런(비거리 119.5m)을 터트렸다.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펜스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27일 한화전은 좌익선상을 빠져나가는 2루타, 28일 NC전에서는 좌중간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2루타를 기록했다.
뜨거웠던 기간이 길지 않았다. 송찬의는 지난달 29일 NC전부터 이달 8일 키움전까지 5경기에서 18타수 1안타, 타율 0.056으로 부진했다. 2군으로 내릴 수 있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그를 1군에 놔뒀고, 결국 팀이 필요할 때 시원한 장타로 승리를 이끌었다.염경엽 감독은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더 부진했으면 송찬의가 2군에 내려갈 수도 있지 않았겠나'라는 질문에 "찬의와 본혁이는 아마 2군에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여기(1군)에서 실패도 경험해 보고, 성공도 경험해 봐야 발전할 수 있는 레벨로 올라왔따"고 전했다.염경엽 감독은 "어제 찬의 덕분에 이겼다. 선수가 그 레벨까지 올라와야 선수도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선수가 레벨이 올라오지 않으면 그런 경기를 할 수 없다"며 "그 레벨로 올라오지 않은 투수는 1군에서 쓰는 것보다 2군에 있는 게 훨씬 낫다. 싸울 수 있을 때 싸움에 붙여줘야 한다. 싸울 수 없을 때는 싸움을 붙이지 않는 게 선수 성장에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성급한 1군 기용보다는 단계적으로 2군부터 키우면서 1군 기회를 줘야 한다는 뜻. 염경엽 감독은 "무조건 기회를 준다고 크는 게 아니다. 기회를 주는 것만큼 선수가 얼마 정도 레벨로 키우는지가, 그걸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육성엔 선택과 집중, 계획과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며 "1군에서 기회만 준다고 크는 게 아니다"라고 강변했다.한편 이날 경기에서 LG는 선발 라인업을 신민재(2루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문성주(지명타자)-송찬의(우익수)-이주헌(포수)-박해민(중견수)으로 구성했다. 전날 2번 타자였던 문성주는 컨디션 문제로 6번으로 타순을 바꿨다. 9일 키움전에서 펜스 플레이 도중 목에 담 등세를 느껴 이후 빠진 홍창기는 이날도 결장한다. 염 감독은 "12일 경기까지도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11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