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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스토리] "몸이 커졌네?" "홈런 60개 치겠다"…6년 만에 만난 무라카미

28일 KIA 타이거즈와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현 우라소에 ANA 볼파크. 오후 1시 경기 시작에 앞서 야구장에선 뜻깊은 '만남'이 성사됐다. 바로 KIA 포수 김태군(35)과 야쿠르트 간판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4)가 반갑게 해후한 것이다.둘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태군은 경찰 야구단 소속으로 11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윈터 베이스볼(AWB)에 참여했다. AWB는 대만 프로야구 사무국(CPBL) 주관으로 아시아 각국 야구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리그 개념의 대회였다. 당시 김태군이 속한 KBO 연합팀을 비롯해 CPBL 1팀, 일본 프로야구(NPB) 2팀, 일본 실업리그 1팀 등 총 5개 팀이 자웅을 겨뤘다. 무라카미도 당시 이 대회를 뛰었다. 두 선수의 만남은 김태군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태군이 현장을 찾은 공인대리인을 통해 무라카미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2018년 AWB 대회의 기억이 있을지 궁금했는데 무라카미가 이를 듣고 반갑게 맞이했다는 후문이다. 자리를 주선한 공인대리인은 "그리운 시절이라며 무라카미와 5분 정도 이야기를 했다. 김태군이 '그때 좀 더 말랐던 거 같은데 몸이 커진 것 같다' '고액 계약(2024년 6억엔, 53억원)한 것 축하하고 그만큼 홈런을 때려내라'고 덕담하자 무라카미가 '열심히 해서 60개 치겠다'고 화답했다. 같이 열심히 하자고 한 뒤 헤어졌다"고 말했다.무라카미는 2022시즌 홈런 56개를 쏘아 올려 역대 NPB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58년 만에 갈아치웠다. 홈런뿐만 아니라 타격(타율 0.318)과 타점(134개)에서도 1위에 올라 역대 NPB 최연소 타격 3관왕에 오른 '괴물'이다. 이날 연습경기에는 출전하지 않고 휴식했다. 김태군은 2008년 데뷔한 베테랑 안방 자원으로 KIA 포수진을 이끈다. 한편 이날 만남에는 야쿠르트 내야수 미야모토 다케시도 함께했다. 미야모토는 무라카미의 입단 동기로 2019년 AWB 멤버다.오키나와(일본)=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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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계약 총액 373억원…FA 5인에 고영표까지, 리코 또 웃다

LG 트윈스도, 삼성 라이온즈도 아니다. 2024년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종 승자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리코)였다.리코는 이번 FA 시장에서 선수 5명의 공인대리인(에이전트)을 맡았다. 타자 최대어 양석환(두산 베어스 잔류)을 비롯해 안치홍(한화 이글스 이적) 김재윤(삼성 이적) 임찬규(LG 잔류) 임창민(삼성 이적)의 에이전트로 협상을 이끌었다. 올겨울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19명) 중 최고액 계약은 오지환(LG 잔류)의 6년, 최대 124억원이다. 다만 오지환의 계약은 이미 지난해 1월 언론에 공개(구두 합의)됐다. 오지환을 빼면 실질적인 최고액 계약은 양석환의 4+2년, 최대 78억원. 리코가 계약을 대리한 선수 4명이 고액 계약 상위 1~4위(양석환→안치홍→김재윤→임찬규)를 싹쓸이한다.베테랑 임창민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계약을 따냈다. 임창민은 FA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삼성과 2년, 최대 8억원(계약금 3억원, 총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에 계약했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 지난해 26세이브로 반등했으나 전반기 대비 후반기 성적(8월 이후 15경기, 평균자책점 4.73)이 좋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컸다. FA 협상에서 여러 악재가 겹쳤으나 최종적으로 삼성 이적에 성공했다. 계약금을 포함한 다년 계약을 해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김재윤이 KT 위즈를 떠나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KT 주전 마무리 투수였던 그는 4년, 최대 58억원(계약금 20억원, 총연봉 28억원, 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했다. FA 시장 개장 사흘 만에 터진 빅딜로 김재윤의 삼성행은 다른 선수들의 계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불펜 보강에 주력한 삼성이 올겨울 외부 FA로 수혈한 2명의 선수(임창민·김재윤)가 모두 리코 소속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삼성은 앞서 오재일과 우규민(현 KT) 등 리코 소속 FA 선수와 곧잘 계약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밖에 선발 임찬규의 4년, 최대 50억원 잔류 계약에도 그 배경에 리코가 있다.리코는 FA 시장 밖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지난 25일 KT 투수 고영표의 5년, 최대 107억원(보장액 95억원, 옵션 12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이끈 것이다. 고영표는 2024시즌 뒤 FA 권리를 행사할 예정이었지만 발 빠르게 거취를 확정했다. 고영표의 계약을 추가하면 올겨울 리코가 관여한 계약 총액은 373억원에 이른다. 매년 FA 시장에서 '큰손'임을 자처했는데 이번에도 굵직굵직한 계약으로 존재감을 보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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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민식 계약 후폭풍…에이전트, 선수협에 진상 파악 요청

SSG 랜더스에 잔류한 자유계약선수(FA) 포수 김민식을 둘러싸고 공인대리인(에이전트)과 구단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김민식의 계약을 대리한 브리온 컴퍼니 측에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진상 파악을 요청했다. 에이전트가 선수협에 선수 계약 관련 이의를 제기한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김민식은 지난 16일 SSG와 2년, 최대 5억원(총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에 계약했다. FA 시장이 개장했을 때 예상가를 훨씬 밑도는 조건이었다. 이는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그의 잔류가 어렵다고 판단한 SSG가 차선책으로 지난 12일 FA 포수 이지영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로 영입, 김민식의 선택지가 줄어든 탓이었다. SSG 잔류 이외 다른 방법이 없던 김민식으로선 축소된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논란의 불씨가 된 건 15일 SSG 구단 관계자와 김민식의 만남이다. 브리온 컴퍼니 측에선 구단이 의도적으로 공인대리인을 배제한 채 선수와 직접 협상했다고 주장한다. 이지영 영입에 따라 수세에 몰린 선수를 구단 관계자가 직접 접촉, 만남 하루 만에 계약을 완료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이에 공인대리인 제도를 주관하는 선수협 쪽에 진상 파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브리온 컴퍼니 관계자는 "선수협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왜 이렇게 했는지 설명을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구단은 정면 반박했다. SSG 관계자는 "선수의 의견을 직접 들으려고 연락했다"고 말했다. 공인대리인을 빼고 만나자고 했냐는 질문에는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식의 FA 협상은 장기전이었다.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해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계약 논의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선수의 의사를 직접 듣지 못해 관련한 사항에 대해 확인이 필요했다는 게 구단의 설명. 15일 만남에서 구단이 계약 조건을 건네지 않았고 오히려 선수가 의견을 물었다고 부연했다. 상황을 체크한 뒤 16일 오전 계약 조건을 제시한 뒤 협상이 완료,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게 SSG의 주장이다.브리온 컴퍼니의 요청을 들은 선수협은 SSG에 유선상 1차 확인을 거쳤다. 이에 SSG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선수협은 장동철 사무총장이 금명간 인천으로 넘어가 구단 협상 관계자를 만나 관련 사안을 재확인할 계획이다. 다만 현행 KBO리그 선수대리인 규정에선 공인대리인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해서 이를 제재할 징계 조항은 따로 없다. 선수협 관계자는 "만약 (브리온 컴퍼니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칫 대리인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며 "우선 진위 파악을 하고 사후 조치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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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대표팀의 불청객…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 불필요한 오해살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이 훈련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는 예상하지 못한 손님이 한 명 있다.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대형 에이전시 대표 A다. A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선수들의 훈련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이튿날 열린 KIA 타이거즈와 연습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를 일찍 마쳤거나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관중석으로 올라오자 그 사이에서 사담을 나누는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아무리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연습 경기였지만 대표팀의 실전 감각을 테스트하는 말 그대로 '경기 중'이었다.A는 대표팀의 B 숙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숙소는 대표팀의 스프링캠프지인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까지 약 16마일(25.7㎞), 차량으로 30분 거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수개월 동안 여러 요인을 체크해 B 숙소를 결정했다. 외부와 차단되고 주변에 별다른 시설이 없어 선수들이 대회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기자들도 선수들을 더 가깝게 취재하려면 B 숙소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현장이 어수선해진다. '선수들의 대회 집중이 우선'이라는 단일대오가 깨질 수 있다. 취재진은 선수들이 숙소에 도착한 첫날 이후 대표팀 숙소를 가지 않는다. 첫날 공식 인터뷰도 호텔 밖에서 짧게 진행됐다. 이건 암묵적인 약속이자 기본적인 룰이다. 그런데 선수단이 묵는 숙소에 머무는 공인대리인이 있으니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A는 KBO리그의 '큰 손'이다. 굵직한 선수를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표팀에도 여러 주전급 선수가 그의 고객이다. B 숙소 투숙을 두고 "고객을 가까이에서 관리한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A와의 관계가 매끄러운 게 아니다. 실제 대표팀에 포함한 C 선수는 A의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새로운 대리인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여러 불협화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했다. C 선수가 숙소에서 A를 봤을 때 반가워하면서 대회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까. 현장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A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BO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기 전 인원 제한 규정을 저촉할 가능성이 크자 법적 다툼을 벌인 것이다. 프로야구에선 '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 15명(구단당 3명)으로 제한한다'는 이른바 ‘독과점 방지법’이 적용된다. 대부분의 공인대리인은 이 조항이 큰 의미 없다. 선수를 고객으로 모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A는 인원 제한을 피하는 매니지먼트 계약을 혼용, 몸집을 불렸다. 그리고 FA 시장에서 이 부분이 문제 될 것을 예상해 법원으로 사안을 끌고 갔다. 당시 한 공인대리인은 "A가 대표성을 띄는 것도 아니다. 명분도 없다"고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결과는 절반의 수용이었다. 가처분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예상된 FA 선수의 소속 관련 부분만 A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프로야구 선수 계약이 당해 연도 11월 30일까지라는 걸 고려, FA 선수에 한해 인원 제한을 적용받지 않게 됐다. 하지만 FA가 아닌 경우 인원 제한이 유지된다.A의 WBC 대표팀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의 몇몇 공인대리인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의도했든 아니든 자신의 선수가 다른 공인대리인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건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A가 반갑지 않은 건 불과 몇 달 전까지 법적 다툼을 벌인 KBO도 마찬가지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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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사트'…심기 불편한 '영웅'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의 미계약 상태가 지속하면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가 화두로 떠올랐다. 미계약 FA가 둘이나 있는 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키움 구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사트'라는 표현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키움 소속이었던 투수 한현희(30)와 정찬헌(33)이 FA 미계약 상태다. 두 선수 모두 잔류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이적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보상의 벽'이 높아 다른 구단에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한현희와 정찬헌의 FA 등급은 각각 A와 B. A 등급 선수를 영입하면 원소속팀에 보호 선수 20명 외 1명과 전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현금만 원할 경우 전년 연봉의 300%.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한현희와 정찬헌의 지난 시즌 연봉은 2억5000만원, 2억8000만원이었다. 영입에 따른 출혈이 적지 않다.'사트'는 보상의 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원소속구단과 계약한 뒤 트레이드하기 때문에 FA 등급 보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트레이드 카드가 맞아야 하지만, 직접 FA 계약하는 것보다 보상이 줄어들 여지가 있어 전력 보강을 원하는 구단이라면 '사트'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한현희와 정찬헌을 포함해 미계약 FA를 둘러싸고 '사트' 이야기가 지속해서 나오는 이유다.그런데 '사트'는 원소속구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FA로 직접 계약하는 것보다 낮은 보상으로 선수를 보낸다는 대승적인 결단이 있어야 이뤄질 수 있다. 키움 관계자는 "'사트'에 대한 이야기는 선수의 에이전트(공인대리인)나 다른 구단에서 나오는 거 같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프로야구 안팎에선 "A 구단이 B 선수를 '사트'로 영입할 예정"이라는 식의 얘기가 파다하다. 제대로 된 협상이 이뤄지기도 전에 관련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원소속구단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사트'의 칼자루를 쥔 쪽은 원소속구단이다. 미계약 FA 선수나 해당 선수를 영입하려고 하는 구단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한현희의 지난 시즌 성적은 21경기(선발 14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사이드암스로. 그만큼 활용 폭이 넓다. 다만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정찬헌은 2008년 데뷔, 통산 389경기에 등판한 베테랑이다. 지난 시즌에는 20경기 선발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경험이 많지만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5회에 불과할 정도로 긴 이닝 소화에 어려움(경기당 평균 4와 3분의 1이닝)을 겪었다.키움은 '사트' 관련 제안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함구한다. 선수와 협상 과정도 마찬가지다.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구단의 생각을 모두 오픈할 수 없는데 모든 일에는 단계라는 게 있다.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에둘러 표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1.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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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프로야구 연봉 협상, 드러나지 않은 갈등

연봉 계약을 둘러싼 드러나지 않은 갈등이 여전하다.2023년 프로야구 연봉 중재(조정) 신청은 '0건'으로 마감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제75조 에는 '중재를 신청하는 구단 또는 선수는 매년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중재신청서를 총재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신청서가 제출되면 선수 및 구단은 중재신청 마감일로부터 닷새가 되기 전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연봉 산출 근거를 KBO에 내야 하고 이후 중재위원회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연봉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제도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누구도 활용하지 않았다.중재 신청이 없다고 해서 협상이 원활한 건 아니다. 현재 KBO리그 몇몇 구단에서는 연봉 협상에서 발생한 파열음이 밖으로 새어 나온다. 수도권 A 구단에선 베테랑 선수가 좀처럼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방 B 구단도 연봉 미계약 선수가 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연봉 중재 신청 마감일 기준 2023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을 완료한 구단이 단 하나도 없다. 그만큼 특정 구단을 가릴 것 없이 곳곳에서 연봉 협상이 난항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로야구 안팎에선 "연봉 중재를 신청할 선수가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까지 흘러나왔다.연봉 중재 신청은 한때 사문화된 규정이었다. 1984년부터 2001년까지 총 14번의 중재 신청에서 모두 구단 요구액이 수용됐다. 2002년 류지현(당시 LG 트윈스)이 사상 첫 선수 요구액을 받아냈지만, 이후 빗장이 굳게 닫혔다.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마저 패하면서 제도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실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단 한 건의 연봉 중재 신청도 없었다.그런데 2021년 주권(KT 위즈)이 류지현 이후 19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연봉 중재 신청에 승리하면서 제도 활성화 조짐이 보였다. 당시 주권은 1억5000만원에서 1억원 인상된 2억5000만원을 요구, 2억2000만원을 제시한 구단과 팽팽하게 맞섰다. 중재위원회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최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했다"며 주권의 손을 들어줬다.2018년 공인대리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선수들은 협상의 부담을 덜었다. 선수 요구액의 근거를 공인대리인이 산출·제시하면서 논리적인 싸움이 가능해졌다. 주권도 KBO 공인대리인 강우준 변호사가 연봉 중재 모든 과정에 관여했다.1992년 연봉 중재 신청에서 패한 바 있는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옛날엔 마땅히 제시할 자료도 부족했다. (세부) 데이터도, 에이전트(대리인)도 없었다. 지금 상황은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봉 중재 신청은 부담스럽다. 구단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에 선수가 느끼는 부담이 작지 않다. 공인대리인이 연봉 중재 신청을 원하더라도 대부분 선수 쪽에서 원만한 합의를 바란다.한 구단 관계자는 "연봉 중재는 구단이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다. 선수도 비슷할 거"라고 말했다. 올해는 선수단 총 연봉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이 시행되는 첫 시즌이라 구단마다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023년부터 3년 동안 구단마다 연봉 총액 114억 2638만원을 넘기면 제재를 받기 때문에 섣불리 선수 측 요구액을 받기 어렵다. 예년보다 연봉 협상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연봉 중재 신청은 피했지만, 갈등이 봉합된 건 아니다. 구단마다 최대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 협상을 완료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ㅇ 2023.0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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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폭풍전야?…프로야구 연봉 협상

프로야구 연봉 협상 분위기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다.계묘년(癸卯年)이 밝았지만,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가 2023년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SSG 랜더스가 해를 넘기기 전인 12월 26일 '2022년 재계약 대상자 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구단도 보조를 맞추며 속도를 올렸지만, 올겨울은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몇몇 구단 안팎에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프로야구는 2023년부터 선수단 연봉 총액을 일정 수준 제한하는 샐러리캡 제도가 시행된다. 2025년까지 3년 동안 각 구단은 선수단 연봉 총액으로 114억 2638만원을 넘기면 제재를 받는다. A 구단 단장은 "샐러리캡은 선수 구성에 영향을 준다. 일단 3년 동안 적용되기 때문에 구단으로선 올 시즌만 보고 계약할 수 없다. 내년과 그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며 "젊은 선수들 비중이 큰 구단은 연봉이 향후 오른다는 걸 고려해 여유를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 3억원을 줘야 할 선수를 2억원에 계약할 수 없으니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무턱대고 선수 요구액을 들어주기 쉽지 않다. 샐러리캡을 1회 초과하면 초과분의 50%가 제재금이 된다. 2회 연속 초과하면 초과분의 100%를 제재금으로 내고,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구단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되는 만큼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B 구단 운영팀장은 "샐러리캡을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존 연봉 계약에 옵션을 넣었던 구단들은 선수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데 선수를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딘 협상의 원인으로 공인대리인(에이전트)을 꼽는 관계자도 있다. C 구단 단장은 "에이전트가 협상에 들어오면서 시간이 조금 걸리는 느낌"이라며 "이전에는 선수와 터놓고 이야기하면 됐는데 지금은 에이전트가 기록을 다 뽑아와서 협상한다. 그 부분에서 대화가 길어진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B 구단 운영팀장은 "에이전트는 장단점이 있다. 까다로운 점도 있지만 더 편하고 쉬운 경우도 있다"며 "선수가 상처받을까 봐 디테일하게 얘기하지 못했던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에이전트는 아무래도 선수 편이기 때문에 구단이 선수를 설득하는 것보다 수월하다"고 말했다.관심이 쏠리는 건 연봉 조정이다. 프로야구는 연봉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선수는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KBO에 중재신청을 할 수 있다. 선수와 구단은 중재신청 마감일로부터 닷새가 되기 전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연봉 산출 근거를 KBO에 제출하고 중재위원회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하지만 이 경우에 연봉 협상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때문에 선수나 구단 모두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요구액이 수용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면 선수 측에서 더욱 조심스러울 수 있다. 역대 중재신청에서 선수의 요구 금액이 수용된 건 2002년 류지현(당시 LG 트윈스)과 2021년 주권(KT 위즈)뿐이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도 연봉 조정에서 패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조정 신청 사례가 아예 없었다. 한 공인대리인은 "연봉 협상이 매끄럽지 않더라도 조정 없이 최대한 마무리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1.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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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시간 끌 사안 아냐" 시무식 날 결정된 이정후의 포스팅

"시간을 많이 끌 사안이 아니었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포스팅을 허락한 고형욱 키움 단장의 말이다. 키움 구단은 '이정후가 올 시즌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고 2일 밝혔다. 이정후는 지난달 19일 "2023시즌이 끝나면 해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올 시즌을 마치면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자격을 갖춘다.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은 구단 동의가 필요하고, 키움은 선수 요청 14일 만에 '오케이(OK)' 사인을 냈다. 고형욱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선수가 이미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구단 의견만 전달하면 됐다. 오늘 시무식 행사를 끝내고 바로 회의를 소집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달 16일 2022년 구단 업무를 모두 마쳤다. 이틀 뒤 포스팅을 요청한 이정후에게 바로 응답하기 어려웠다. 2023년 업무 개시를 하자마자 곧바로 내부 논의를 거쳤다. 고형욱 단장은 "(구단 일정 문제로 공식 결정이) 부득이하게 미뤄졌다"고 부연했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타자다. 지난 시즌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21)과 장타율(0.575)을 합친 OPS가 0.996에 이른다. 득점권 타율은 0.387로 4할에 육박했다. 그 결과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3000타석 기준 KBO리그 통산 타율 1위(0.342). 물샐틈없는 수비로 5년 연속 골든글러브까지 수상, 고(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이 보유한 외야수 골든글러브 최다 연속 기록(5년 연속·1983∼1987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 의사는 강했다. 일찌감치 리코스포츠에이전시와 손잡고 MLB 진출을 준비했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의 이예랑 대표는 MLB 공인대리인으로 과거 김현수(LG 트윈스) 박병호(KT 위즈) 강정호(은퇴) 등의 포스팅을 이끌었다. 키움으로선 이정후가 FA로 팀을 떠나는 것보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 문을 노크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포스팅을 거치면 계약에 따른 이적료 개념의 비용을 원소속구단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0시즌 뒤 MLB 도전에 성공한 김하성(키움→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포스팅 비용은 552만 5000달러(70억3000만원)였다. 키움은 KBO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네이밍스폰서로 구단을 운영, 다른 구단에 비해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이 공식화하면서 MLB 구단의 관심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15일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선정한 아시아리그 유망주 랭킹에서 전체 5위로 평가됐다. 타자로는 무라카미 무네타카(일본·야쿠르트 스왈로스·전체 1위)에 이은 2위. 최근 포스팅 시스템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와 총액 9000만 달러(1145억원)에 5년 계약한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전체 6위, 타자 3위)보다 순위가 더 높았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1.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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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해외 진출 선언 이정후, 포스팅 길 열리나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해외 진출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이정후는 19일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2023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해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의 도전 의지나 생각을 존중하고 구단도 긍정적이다. 다만 내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내년 1월 업무가 시작되면 결론 내리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16일 2022년 구단 업무를 끝낸 상황이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 도전 여부는 올겨울 프로야구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갖춘다.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은 구단 동의가 필요하다. 그는 꾸준히 해외 진출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 8일 일구상 시삭식에서 최고타자상을 받은 뒤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평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는 1월 먼저 미국에 가 훈련할 거고, 현지 에이전트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목표를 갖고 열심히 하면 내년 이 시기에 좋은 소식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며 우회적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연말 일정을 마치고 생각을 정리한 이정후는 19일 구단에 해외 진출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외야수다. 5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 고(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이 보유한 외야수 골든글러브 최다 연속 기록(5년 연속·1983∼1987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 시즌에는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2연패를 포함해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시즌 중 MLB 스카우트가 여러 차례 키움의 홈구장을 방문, 그를 체크했다.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이정후가 일찌감치 리코스포츠에이전시(리코)와 손을 잡은 것도 MLB 도전을 위한 준비로 해석됐다. 이예랑 리코 대표는 MLB 공인대리인으로 과거 김현수(LG 트윈스)와 박병호(KT 위즈) 강정호(은퇴) 등의 빅리그 진출을 성사시켰다.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으로 여러 선수를 미국에 보냈다. 2015년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고 이듬해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 지난해에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포스팅 시스템은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 비용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가장 높은 포스팅 비용을 적어낸 구단이 선수와 단독 협상했다. 2018년 개정된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현행 포스팅 비용은 계약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MLB 구단이 선수에게 제시한 보장 금액이 2500만 달러(326억원) 이하면 해당 금액의 20%가 포스팅 비용이다. 전체 보장 계약이 2500만~5000만 달러(326억원~652억원) 사이라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65억2000만원)와 2500만 달러 이상 금액에 대한 17.5%를 더한다. 전체 보장 금액이 5000만 달러를 초과하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 2500만~5000만 달러의 17.5%(437만 5000달러·57억2000만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모두 더해 포스팅 금액이 산정된다. 샌디에이고와 2800만 달러(366억원) 보장 계약한 김하성의 포스팅 비용은 552만 5000달러(72억2000만원)였다. 공교롭게도 MLB 선수 이적 시장은 활황이다. 지난 8일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린 일본 프로야구(NPB) 요시다 마사타카(29)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총액 9000만 달러(1177억원)에 계약했다. 이적에 따라 원소속구단 오릭스 버펄로스가 받는 포스팅 비용은 1537만 5000달러(201억원)였다. 이정후의 이탈은 팀 전력의 큰 마이너스다. 하지만 해외 도전 의지가 강한 만큼 포스팅 시스템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히어로즈는 그동안 대부분의 포스팅 비용을 구단 운영에 활용했다. 키움은 최대한 빠르게 이정후의 포스팅 여부를 결론 내릴 계획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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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계약 FA 권희동·이명기…NC "적극적으로 길 열어주겠다"

NC 다이노스가 미계약 FA(자유계약선수) 외야수 권희동(32)과 이명기(35)의 길을 터줄 계획이다. NC는 올겨울 팀내 7명의 선수가 FA 권리를 행사했다. 지난 15일 2+1년, 최대 9억원에 잔류한 투수 이재학까지 5명의 거취가 확정, NC 출신 미계약 FA는 권희동과 이명기만 남게 됐다. 두 선수 모두 NC로부터 재계약 오퍼를 받지 못했고 타 구단 관심도 많지 않아 내년 시즌 어떤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물음표다. NC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를 포함해 협조할 생각"이라며 "적극적으로 선수들의 길을 열어주겠다"고 말했다. NC는 권희동과 이명기의 FA 이적에 대비해 지난달 19일 퓨처스(2군)리그 FA 한석현을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도 전문 외야수 제이슨 마틴으로 확정, 뎁스(선수층)를 강화했다. 베테랑 손아섭·박건우가 건재하고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한 김성욱, 올 시즌 2군 홈런왕 오장한까지 호시탐탐 출전 기회를 노린다. 외야수가 부족하지 않은 팀 사정상 NC는 FA 잔류 협상에 소극적이다. 최근에는 공인대리인을 통해 "다른 팀을 알아봐도 괜찮다"는 의사를 권희동과 이명기에게 전달했다. 두 선수가 NC에 남을 가능성이 아예 배제된 건 아니지만, 우선순위에선 밀렸다. NC가 계약을 주저하는 건 팀에 잔류하더라도 출전 시간을 보장하기 어려운 탓이다. 더 많은 경기를 뛰려면 외야 뎁스가 약한 팀을 찾아 이적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변수는 '보상'이다. FA 선수들은 이적에 따른 보상이 필수적이다. A 등급 FA를 영입하면 원소속팀에 보호 선수 20명 외 1명과 전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현금만 원할 경우 전년 연봉의 300%.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C 등급은 전년 연봉의 150% 보상만 하면 된다. 권희동과 이명기의 FA 등급은 각각 B와 C다. 선수와 현금 보상이 필요한 권희동은 사트가 아니면 사실상 이적이 불가능하다. 현금 보상만 적용되는 이명기는 사트마저 쉽지 않다. 선수 보상이 없는 C등급인 만큼 이적에 따른 보상액(하위 지명권 트레이드)을 줄여주거나 하는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NC는 영입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에 올려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를 원하는 구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다시 한반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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