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882건
영화

박찬욱 ‘어쩔수가없다’,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폭력 미화 NO”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15세 이상 관객들과 만난다.21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따르면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러닝타임은 138분 44초다. 영등위 측은 이번 등급 판정에 대해 “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붕괴를 풍자적으로 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적 수단을 포함하고 있으나, 범죄와 폭력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며 “성적 맥락의 언어 사용과 성행위 장면이 있으나 지속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이어 “총으로 사람을 협박하고 죽이는 장면, 물체로 사람을 가격하는 장면 등 신체나 도구를 이용한 물리적 폭력과 상해, 살인, 신체훼손이 나타나지만, 블랙 코미디적 과장으로 사실적이지 않게 표현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성인의 음주와 흡연, 청소년의 흡연 장면이 있으나, 약물 사용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으며, 욕설 및 비속어 사용은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이라며 “불법 가택 침입, 청소년 비행, 사체 훼손 및 은닉 등에서 모방위험의 요소도 구체적이지 않게 표현한다. 공포를 제외한 모든 요소를 고려했다”고 부연했다.‘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뤘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오는 27일 개막하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오는 9월 개봉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21 16:04
드라마

이보영 열연도 못 살렸다…‘메리 킬즈 피플’ 저조한 시청률 이유는? [IS포커스]

‘메리 킬즈 피플’이 1%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주인공인 이보영을 비롯해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다수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다루는 안락사라는 주제가 시청자를 설득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다.지난 1일 첫 방송한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다. 이보영이 극중 안락사를 실행하는 응급의학과 의사 우소정 역을, 이민기가 시한부인 척하며 우소정에게 접근한 형사 반지훈 역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이 밖에도 권해효, 강기영, 윤가이 등 중견배우부터 신예까지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4회에서는 곽선영, 이이경이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탄탄한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메리 킬즈 피플’의 성적은 아쉽다.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회 3.2%로 출발했으나 2회는 2.1%로 떨어졌고 3회부터 가장 최근인 지난 16일 방송한 5회는 1%대 시청률을 기록했다.부진 요인으로는 안락사를 다루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일관되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메리 킬즈 피플’은 다소 생소하고 무거운 안락사라는 소재를 다루는데 우소정의 조력자로 나오는 최대헌(강기영) 등 일부 캐릭터는 코믹한 요소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코믹함이 작품의 주제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무거움을 아주 진중하게 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발랄하게 접근할 것인지를 확실하게 선을 긋고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메리 킬즈 피플’은 애매하게 걸쳐져 있어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든다”고 짚었다. 이어 “우소정은 굉장히 무거운 캐릭터로 나오지만 그 옆에 있는 최대헌은 반대로 굉장히 가볍게 나온다. 그런데 이게 조화를 이루면 문제없지만 언발란스한 느낌을 준다는 게 문제”라고 분석했다. ‘메리 킬즈 피플’은 국내 드라마 중 안락사를 전면에서 다룬 첫 작품으로, 방영 전에는 논쟁적인 주제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기대를 모았다. 극의 서사는 우소정에게 안락사를 의뢰한 환자들의 사연이 그려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이 환자들이 왜 안락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설득력있게 풀어내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다.1회 오프닝부터 병에 걸린 축구 스타가 가족 몰래 안락사되는 장면이 나오며 시청자의 흥미를 이끌었지만 향후 그가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됐는지 추가적인 서사는 없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또한 3회에서 좋아하는 여자에게 사랑 고백을 못한 고등학생 시한부 환자가 고백 후 “오늘 죽고 싶어요. 하고 싶은 거 다 했어요”라고 안락사를 요청하는 장면도 공감대를 얻기엔 서사가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보영 등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캐릭터를 잘못 구축한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또한 죽음을 의뢰하는 환자들이 왜 죽어야 하고, 안락사가 왜 필요한지 시청자에게 충분히 설명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 우리는 기적이 된다’,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등 경쟁작들이 쟁쟁한 점도 악재다. ‘트라이’와 ‘에스콰이어’는 각각 최고 시청률 6.8%(8회), 8.3%(4회)를 기록,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 킬즈 피플’은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는 데 이 또한 진입장벽을 높였다.정 평론가는 “‘메리 킬즈 피플’은 동명의 캐나다 드라마가 원작이다. 국내에서 리메이크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정서를 고려해서 각색이 돼야 하는데 적절한 지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적인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 이면에 있는 감정들을 끄집어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약했다”고 평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8.18 05:50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도파민에 절여진 이들에게 [IS리뷰]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건 바람이 아니라 계속 내리쬔 햇빛”이라던, 이솝우화 ‘해와 바람’을 꼭 닮은 힐링 무비가 등장했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가 올여름 삶에 지친 관객을 위로한다. 길구(안보현)는 퇴사 후 무미건조 ‘집콕’ 일상을 보내는 청년 백수다. 냉혹한 사회에 지칠 대로 지친 그는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임윤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기괴한 비주얼의 선지와 마주치고,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그날부터 길구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선지의 주변을 맴돈다. 수상한 길구의 움직임을 포착한 건 선지의 아버지 장수(성동일). 장수는 길구에게 선지가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난다며 가족의 오랜 비밀을 털어놓고, 그에게 악마 선지를 보호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다.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는 얼핏 판타지를 동력으로 삼는 두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장르는 외피에 지나지 않는다. 안을 들여다보면,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우화에 가깝다. 영화는 원한을 품은 여자와 이를 해결해주는 남자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따뜻한 위로와 진심이라고 이야기한다.감독의 전작 ‘엑시트’와 맞닿은 부분도 이 지점이다. 아마도 ‘성선설’을 믿을 듯한 이상근 감독은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는 배치된 캐릭터 면면에도 녹아있다. 알고 보니 죽어가는 꽃에 물을 주는 사람이었고, 어쩌다 보니 마음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진짜 가족이 됐으며, 역시나 길바닥에 버려진 깨진 빈 병조차 그냥 지나치지 않는 사람이었단 식의. 이 무해함의 나열은 일견 밍밍해 보이지만, 도파민 가득한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성장은 ‘악마가 이사왔다’의 또 다른 키워드다. “좋은 사람의 성장과 변화, 용기에 희열을 느낀다”던 이 감독은 선지와 길구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과정을 공들여 묘사한다. 누군가의 기대나 사회적 압박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내면의 단단함과 깨우침으로 우리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유약해 보이지만, 단단한 심성을 가진 이들의 성장은 관객의 감정적 충만함을 이끌며, 관객이 서로를, 또 자신을 응원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에는 노력이 묻어난다. 타이틀롤로 극을 이끈 임윤아의 새 얼굴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간 왕왕 해왔던, 캐릭터에 ‘능청미’를 묻힌 수준이 아니다. 사정없이 망가지고 기꺼이 내려놓는다. 임윤아는 현실에 붕 뜬 선지라는 캐릭터를 너끈히 소화하며 이질감 없이 극에 녹아든다. 안보현은 ‘멍뭉미’란 단어 자체로 생동한다. 대체로 남성미, 무게감 등에 쓰였던 큰 체구를 이번엔 달리 이용해 연기 반경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성동일과 주현영은 이 작품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사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 대비 남녀주인공 사이에서 발생하는 웃음이 많지 않다.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고, 조정석이란 배우의 부재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 웃음이 없지는 않은데, 그 역할을 한 인물이 성동일과 주현영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연기를 또 한 번 너끈하게 해낸다. 잘하는 걸 잘 해내는 것만큼 편안한 것도 없다.오는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08 05:50
영화

드디어 MCU 입성 ‘판타스틱4’, 어쩐지 불안한 출발 [IS리뷰]

‘새로운 출발’이라는데 불안함이 감돈다. 어른들의 ‘합병’ 사정을 딛고 마침내 고향 마블에서 영상화된 ‘판타스틱4’ 말이다.24일 개봉한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은 디즈니 마블이 20세기 폭스 인수 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새로 합류한 작품이다. ‘판타스틱4’는 1960년대 마블코믹스를 이끈 작품이지만 영화는 마블이 아닌 20세기 폭스에서 2005년부터 수차례 제작됐다.이번 영화는 MCU 페이즈6를 여는 첫 작품인데 케빈 파이기 마블 수장은 “‘판타스틱 4’ 멤버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극장에서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라고 호언장담하며 2025년 개봉 영화 중 최고 기대작으로 꼽기도 했다.영화의 배경 ‘지구-828’은 1960년대 사람들이 미래의 모습이라고 상상했을 법한 독특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전축을 통해 듣는 외계어 메시지, 브라운관 TV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공존하는 세계다. 연출을 맡은 멧 샤크먼 감독이 ‘레트로 퓨처리즘’이라고 소개했듯 겪어본 적 없는 향수를 자극하는 근사한 비주얼은 MZ 관객 감성도 혹하게 만든다.그 속에 담긴 초인들의 이야기는 언뜻 평범하다. 불임을 딛고 임신에 성공한 리드 리처드(페드로 파스칼)와 수잔 스톰(바네사 커비) 부부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각각 ‘미스터 판타스틱’과 ‘인비저블 우먼’으로 도시를 지키는 영웅이 된 전직 우주 비행사들이다. 리드는 아내 수잔과 처남 조니 스톰(조셉 퀸), 절친 벤 그림(에본 모스-바크라크)과 함께 우주에서 임무 중 방사선에 노출되며 예기치 못한 초능력을 얻어 팀 ‘판타스틱4’로 활동 중이다. DNA 변형이 이뤄진 자신들에겐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임신이기에, 새 가족을 맞기 위한 준비에 열을 올린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외계에서 온 전령 실버 서퍼가 등장해 우주의 신급 빌런 갤럭투스가 지구를 통째로 파괴할 것이라고 전한다. 이를 막기 위한 조건은 한가지, 특별한 능력을 지닌 리드 부부의 아기를 넘기는 것이다. 여기서 뻔한 딜레마다. ‘소중한 한 명을 살릴 것인가, 그를 희생하더라도 모두를 구할 텐가’.히어로 영화에 그 답은 양자택일이 아니란 것까지 얼추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과정이 재밌어야 하는데 ‘판타스틱4’는 삐끗한다. 갤럭투스 토벌 출정은 수잔 스톰의 우주 원정 출산기가 됐다. 중반부 끈질기게 따라붙는 실버 서퍼를 웜홀의 중력을 이용해 떨쳐내는 추격 액션은 박진감 넘치지만, 동시에 그려지는 수잔의 산통이 몰입을 낮춘다. 어쩌다 큰 힘이 생기니 큰 책임이 생긴 것에 가까운 네 명의 초능력자는 앞선 MCU 새 페이즈의 영웅상이 그랬듯 한없이 ‘인간적’이다. ‘내 자식vs모든 지구인’ 밸런스 붕괴 선택지 앞에 흔들리는 멘털은 히어로 블록버스터보단 가족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머리를 맞대고 도출한 모두를 지킬 방법은 다소 김샌다. 우주를 호령한다는 갤럭투스도 막상 도심에 나타나니 보스급도 안되어 보인다. 캐릭터들의 초능력 액션이 부모로서 고뇌하는 감정 신보다도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탓이다. 온몸에 불을 두른 조니 스톰의 활약이 가장 도드라졌다. 마블 전성기의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의 흑역사 캐릭터이기도 한데 이번 배우 조셉 퀸은 적당히 경쾌한 질감으로 호감을 높였다.가족을 사랑하듯 인류애를 회복하자며 내리꽂는 낙관적인 메시지보단 과연 ‘판타스틱4’ 멤버들이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지는 영화다. 114분. 12세 이상 관람가. 쿠키 2개.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7.25 05:40
예능

안영미·변기수·이홍렬 출격…제13회 ‘부코페’ 라인업 공개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제 코미디 축제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이 13번째 화려한 막을 올린다.오는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열흘간 부산 전역에서 펼쳐지는 ‘제1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이하 ‘부코페’)이 공연 라인업을 전격 공개하고, NOL 인터파크를 통해 공식 티켓 예매를 시작했다.올해 ‘부코페’에는 대한민국 개그계를 이끌어온 스타 개그맨들과 신선한 크리에이터, 세계 각국의 유쾌한 코미디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한층 다채롭고 풍성한 무대로 관객들을 찾아간다.먼저 8월 29일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의 오프닝 공연은 전설의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팀이 장식한다. 또한 만능 엔터테이너 박명수가 개막공연 MC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인기 코너들이 총출동하는 화려한 무대가 예고돼 기대를 모은다.이외에도 엄지윤, 숏박스(김원훈, 조진세), 더면상(이선민, 조훈) 등이 출연하는 현실 공감 로맨틱 코미디 ‘사랑하기 위해 전학 왔습니다만?’, 빵송국, 스낵타운, 보따, 유스데스크, 뚝사대, 빵원 등이 함께하는 콤비 만담쇼 ‘만담어셈블@부코페’와 김동하, 손동훈, 송하빈, 대니초가 선보이는 솔직하고 세련된 스탠드업 코미디쇼 ‘서울코미디올스타스’, 안영미의 유쾌한 19금 토크쇼 ‘전체관람가(슴)쇼’ 등 다채로운 코미디 공연이 부산 전역을 유쾌하게 물들일 예정이다.또한,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무대와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하는 ‘개그콘서트 with 부코페’, 개그맨 신윤승, 박민성을 필두로 낄낄상회, 레이디액션 등 유튜브 스타들이 합류한 ‘희극상회’, 성인 관객을 위한 화끈한 19금 개그쇼 ‘변기수의 해수욕쇼’, 김영희, 정범균이 함께하는 소통 중심 토크쇼 ‘소통왕 말자할매 show’, 벡스코 광장에서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썰피소드’까지 장르 불문한 코미디 향연이 이어진다.폐막공연 ‘나는 개가수다’는 이홍렬, 박성호, 김나희, 못난이 3형제, 손헌수, 윙크, 김재롱, 트롯둥이 등 코미디와 음악을 넘나드는 개그맨들의 폭발적인 무대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여기에 영어 스탠드업 코미디쇼 ‘MICF 로드쇼 in 부산’까지 더해져 글로벌 웃음을 더한다.특히 올해는 해외 공연팀들의 라인업도 더욱 강력하다. 팝콘 낙하산과 춤추는 달팽이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인형극 ‘벙크토피아(Bunktopia)’, 클래식과 록을 넘나드는 음악 코미디 ‘웍앤올(Wok ‘n’ Woll)’, 일본 대표 개그맨들이 총출동하는 ‘최강 일본 개그쇼(The Ultimate Japanese Comedy Show)’는 국경을 초월한 웃음을 전할 예정이다.제1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공연 티켓은 NOL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7.23 19:22
영화

역시 여름 제철 조정석…‘좀비딸’ 웃음 팡 눈물 핑 [IS리뷰]

이렇게 따스한 좀비 휴먼드라마가 있던가. 웃음도 감동도, 원작 웹툰의 맛도 부담스럽지 않게 살려낸 실사화 수작의 탄생, ‘좀비딸’이다.동물원 맹수 사육사 이정환(조정석)은 홀로 사춘기 딸 수아(최유리)를 키우는 가장이다. 한창 감수성 풍부할 시기인 딸과는 보아의 ‘넘버 원’(No.1) 춤으로 하나 될 만큼 쿵짝 잘 맞는 친구 같은 아빠다. 딸의 생일을 맞아 식탁에 딸이 좋아하는 츄러스도 올려두고 단촐한 파티를 하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날, 창문을 깨고 좀비가 된 이웃이 쳐들어온다.영화에서나 보던 좀비 사태임을 금방 받아들인 두 사람은 정환의 엄마 밤순이 사는 시골 은봉리로 대피하고자 한다. ‘아빠’라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정환은 차를 확보하지만, 그새 딸은 물리고 만 뒤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감염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좀비물의 단골 딜레마다. ‘좀비딸’의 원작인 동명 웹툰(작가 이윤창)은 이 질문을 ‘포기하지 않고 훈련을 통해 끝까지 함께하는’ 부녀의 이야기로 풀어내 신선함으로 사랑받았다. 웹툰은 누적 조회수 5억 회를 기록했고 애니메이션화도 이뤄졌다. 이번 작품은 동화 같은 따뜻하게 빚은 화면에 원작의 ‘병맛’ 개그 코드를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이를테면 기괴한 좀비의 동작을 흉내 내서 탈출하는 장면은 동일하지만 그 움직임이 마치 춤 같기도, 슬랩스틱 코미디 같기도 한 점은 영화만의 차별점이다.목소리로 주로 감정이 전달되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배우들이 숨을 불어넣은 캐릭터도 저마다 생동감이 넘친다. 친근한 코믹 연기로 ‘엑시트’와 ‘파일럿’을 통해 여름 극장가 흥행을 이끈 조정석은 그야말로 제철을 맞았다. 말과 몸짓으로 끌어내는 웃음은 물론이고, 실제 딸이 떠올라 감정 조절이 힘들었다고 고백할 만큼 절절한 부성애를 섬세한 눈빛으로 그려냈다. 딸 수아 역으로 부녀호흡을 맞춘 청소년 배우 최유리는 꼭 보물을 발견한 것 같다. 코를 찡긋거리고 으르렁대는 좀비연기 위에 다른 감정 레이어까지 싣는 발군의 표현력이다. 가장 원작에 충실한 캐릭터 분장을 소화해 기대를 모은 이정은은 좀비 손녀의 기강을 제대로 잡는 할머니 밤순을 유쾌하게 완성했다.정환의 절친 동배 역 윤경호와 첫사랑 연화 역 조여정도 제 몫이 확실하다. 특히 수아와 놀이공원을 가기 위해 히어로 ‘토르’ 분장을 한 윤경호의 모습은 “‘돌은’ 거 아니야”라고 찰떡 애드립을 저절로 부를 정도. “진지하게 연기할수록 웃음이 났다”고 조여정도 떠올렸듯 웃음 치트키만 모아둔 앙상블이다.정환이 은봉리에 몰래 숨겨둔 수아를 맹훈련하는 좌충우돌 일상이 그려지는 가운데 정부는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감염자 발견 즉시 살처분을 공인한다. ‘좀비 자경단’으로 표창까지 받은 연화도 찾아오며 포위망이 좁혀오는 상황, 코미디는 잠시 물러나고 긴장과 감동이 치고 올라온다.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가 흐르는 마을 잔치 장면처럼 코믹하게 기능했던 K팝은 의외의 눈물 버튼도 누른다. 조정석이 환상 속 추는 보아의 ‘넘버 원’은 유난히도 구슬프다. 신파에 촉각을 곤두세울 관객도 배우들이 멱살 잡고 끄는 통에 눈물이 핑 돌 구간이다. 영화만의 다른 결말로 흐르지만 억지스럽지 않아 원작 팬이 ‘오히려 좋아’라고 외칠 법도 하다. 털 날리는 오디션 끝 발탁된 고양이 애용이 서비스 컷도 상당하다.정환이 딸에게 건네고 싶던 말처럼 “밝고, 착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기분 좋은 영화다. 소중한 이와 함께 보면 좋을 여름 가족영화의 ‘정석’ 탄생이다.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오는 30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7.23 06:00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경험한 적 없는 신선한 재미가 온다 [IS리뷰]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김독자(안효섭)는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유일한 독자다. 소설은 학창 시절부터 직장인이 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위로였다. 하지만 김독자의 회사 계약이 종료되는 날, 소설 역시 막을 내리고 김독자는 주인공 유중혁(이민호)이 홀로 살아남는 결말에 아쉬움을 느낀다. 허탈한 마음에 작가에게 메시지를 남긴 김독자는 곧 예상치 못한 답변을 받는다. “에필로그는 특별히 독자 투고 방식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직접 써봐라”는.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지하철이 멈추며 소설 속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은 싱숑 작가의 동명 웹소설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원작은 누적조회수 2억회, 별점 9.9점을 기록한 인기작으로 웹툰으로도 제작될 만큼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는 원작의 세계관과 게임 서사를 고스란히 가져와 축으로 삼고 이야기를 펼쳐낸다.강점은 선택과 집중이다. 총 353화(외전 포함)로 만들어진 원작 IP의 방대한 이야기는 2시간으로 임팩트 있게 압축됐다. 시나리오(미션)는 총 6개, 동호대교에서 멈춘 지하철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시작돼 금호역을 지나 충무로역까지 3호선 라인을 따라 전개된다. 캐릭터들의 전사 역시 ‘환영 감옥’ 설정을 활용해 빠르고 짚고 넘어간다. ‘전독시’는 영화란 매체 특성에 맞는 과감하면서도 영리한 생략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유지한다. 원작의 영상화 과정에 우려를 샀던 세계관 구현은 기대 이상이다. 지하철 승강장, 동호대교 등 배경과 비형, 어룡, 화룡, 땅강아지 등 크리처는 물론, 시나리오와 아이템을 보여주는 네온 빛 안내창, 펌프를 연상케 하는 그린존 등 소설 속 활자들이 3D로 구현돼 펼쳐지는 데 여기서 발생하는 재미와 몰입감이 상당하다. 대규모 세트와 VFX(시각특수효과)로 구축된 완성도 높은 가상 세계는 서서히 관객을 스크린 밖이 아닌 게임 안으로 데려온다.이는 영화의 진입장벽을 허무는 무기이기도 하다. “원작을 봤든 보지 않았든 즐길 수 있게 디자인하는 게 목표였다”는 김병우 감독의 말처럼 ‘전독시’는 서사적, 시각적으로 촘촘하게 세계관을 설계해 원작에 대한 정보가 없는 관객들까지 품어낸다. 모든 게임이 끝난 후 남는 ‘함께’라는 보편적 메시지 또한 ‘전독시’를 마니아 영화가 아닌, 공감대 높은 상업 영화로 만드는 요소다.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비현실의 세계를 현실로 치환한다. 김독자로 극을 이끈 안효섭은 텐트폴 주인공 역할을 가뿐하고 너끈하게 해낸다. 데뷔 때부터 혹평을 들어본 적 없는 그의 연기는 스크린에서 빛을 발한다. 유중혁은 이민호여야만 했다. 소설 속 주인공인 유중혁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는 캐릭터다. 달리 말해 몸짓 하나 대사 한 줄까지 작위적인 인물인데, 이민호는 여기서 오는 거부감을 오롯이 자신의 스타성으로 덮는다.김독자의 동료로 등장하는 채수빈, 신승호, 나나, 권은성은 맞춤형 캐릭터를 입은 듯한 오차 없는 연기를 펼쳐내며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이들의 활약은 충무로 젊은 배우의 부재가 실은 기회의 부재였음을 꼬집는다. 극 후반부 등장하는 지수는 언제나 그랬듯 화면보다는 무대에서, 배우일 때보다는 블랙핑크일 때 더 빛난다.속편을 예고하는 짧은 쿠키 영상이 하나 있다. 오는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16 10:08
영화

장르 그 자체 되기까지…이은결의 29주년 발자취 ‘트랙’ [IS리뷰]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된 장인들이 있다.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또한 국내 마술계에 있어 그런 존재다. 마술이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일루션’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구축하기 이른 그의 발자취는 단지 개인의 궤적이 아닌 곧 K마술계의 역사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트랙’은 그런 이은결의 활동 29주년 내공을 집대성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단독공연이다. 그의 굵직한 대표작들은 물론,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공연으로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에서 출발해 제주, 김해, 대구, 용인, 안산 등 성황리에 전국투어 중이다.제목처럼 길 위에서 시작점을 돌아보면서 공연은 출발한다. 평범했던 소년이 한국을 대표하는 일루셔니스트가 되기까지의 자전적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녹여 귀를 기울이게 한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화려한 기술의 향연이 이어진다. 한국인 최초로 마술 세계대회 1위를 차지했던 역사적인 퍼스트액트를 선보여 압도한다. 손 위에서 놀던 트럼프 카드 한 벌이 순식간에 비둘기가 되기도, 상자에 갇힌 파트너가 사라지기도 하면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광경들이 지나간다. 이를 한껏 압축한 “비둘기에 카드 마술”이라는 관객 리뷰마저 이은결은 유쾌한 퍼포먼스로 승화시켜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임팩트를 선사한다.그렇다고 순간이동, 마임, 퍼펫(인형마술) 등 스펙터클 그 자체가 이은결 공연의 핵심은 아니다. 방점은 스토리텔링에 찍혀있다. 주요 국제마술대회를 휩쓸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던 시절부터 터무니없는 9대 1 정산 계약을 당했던 가장 어두운 시기까지, 이은결은 마술이라는 ‘언어’를 빌려 인생의 굴곡을 이야기한다. 그의 마술은 볼거리를 넘어 보다 넓은 이야기의 적재적소 연출로서 빛난다. 보다 보면 마술 아닌 ‘일루션’이 무엇인지 와닿게 된다. 단순한 공중부양 마술이 아닌, 손 그림자가 프로젝션 새 이미지와 연결되어 현실의 대상을 함께 들어올리는 장면을 보면 가상과 실재가 모호한 ‘환상’ 그 자체로 느껴진다. 이는 영화 기술 초창기 최초의 SF 영화 ‘달세계 여행’을 만든 마술사 겸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를 오마주한 그의 공연 ‘멜리에스 일루션’을 거쳐 이번 ‘트랙’에도 녹아있다. 이번 공연에선 카메라와 화면을 활용해 무대 위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데, 결과물은 편집 툴로 만든 영상처럼 감각적이기에 트릭을 감추지 않아도 성립하는 일루션의 매력을 관객의 머릿속에 심어준다.꿈결 같은 무대에 자신도 오르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부터 나이를 잊고 눈을 빛내는 어르신까지, 이은결 공연은 연령층도 두루 넓다. 지난 5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공연에는 첫 관람객뿐 아니라 두 번 이상이라는 마니아 관객층도 상당했다.관객과 상호작용을 놓치지 않는 이은결의 친근한 무대매너 덕분이기도 하다. 객석에 앉고 불이 꺼지면 조용히 감상해야 한다는 관극 문화가 요즘은 매너처럼 여겨진다지만 이 공연은 콘서트를 보듯 환호하거나 박수칠수록 재밌다. 공연 전 입장 시간부터 야구장 키스타임처럼 착석한 관객들을 카메라로 비추며 실시간 자막을 통해 말을 거는데, 즉석 티키타카가 극장의 엄숙한 공기를 걷어내고 말랑한 분위기를 형성한다.‘트랙’은 오는 18~20일 인천 부평아트센터해누리극장 공연을 끝으로 재단장 시간을 갖는다. 이은결은 오는 2026년, 기념비적인 30주년을 준비하고 있다. 장르가 된 장인이 펼칠 색다른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숏폼 시대에 마술 공연 직관의 의의를 실감할 수 있는 120분이다. 6세 이상 관람가.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7.09 06:00
영화

[IS리뷰] ‘쥬라기 월드4’ 한순 언니 VS 육해공 공룡, 시원하다 말았네

육해공 공룡이 총출동해 새 장을 연다. 스칼렛 요한슨이 뛰어들어 이들을 상대로 용병 액션을 펼치는데 딱 거기까지. 그밖엔 ‘아는 스릴’이 담긴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다.2일 개봉한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하 ‘쥬라기 월드4’)은 신약개발을 위해 공룡 유전자 채취에 도전하는 조라(스칼렛 요한슨)와 헨리 박사(조나단 베일리)가 지구상 가장 위험한 섬에서 펼치는 미션을 담은 이야기다. 배우 크리스 프랫이 이끈 ‘쥬라기 월드’ 3부작을 닫고, 스칼렛 요한슨을 주인공으로 새로 시작하는 이야기다.‘쥬라기 월드4’는 영제 ‘리버스’(Rebirth)답게 대표 공룡 프렌차이즈의 탄생을 알린 ‘쥬라기 공원’ 1편(1993)을 상기시킨다. 이야기는 적도 인근 프랑스 동부 한 섬에 위치한 이 시리즈의 빌런 기업 ‘인젠’의 비밀 연구소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복원 공룡이 풀려난 32년 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후 복원 공룡 테마파크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됐다가 시들해진 지 17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이야기가 출발한다.시리즈가 반복했듯 언제나 공룡은 자연의 섭리대로 탈출하고, 인간은 방법을 찾는데 풀려난 공룡의 통제가 만만치 않자 기후 위기 속 도태되도록 방치한 게 ‘쥬라기 월드4’의 배경이다. 길잃은 초식공룡이 다리를 막아 교통체증도 일어나는 뉴욕에서 용병 조라는 제약회사 대리인 마틴(루퍼트 프렌드)으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는다. 심장 질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공룡들이 뛰노는 적도의 섬으로 향해 세 개체의 DNA를 확보해달라는 ‘임파서블’한 임무다. 거절할 수 없는 거액을 약속받은 조라는 자문역 헨리 박사와 오랜 동료들과 함께 팀을 꾸려 적도로 향한다.‘쥬라기’ 시리즈 하면 전 시리즈를 통틀어 티라노사우르스, ‘쥬라기 월드’하면 벨로시랩터처럼 인상적인 ‘등장생물’들이 있다. 이번 작품은 새로운 ‘육해공 3강’이 등장한다. 바다의 모사사우르스와 육지의 타이타노사우르스, 하늘의 케찰코아틀루스는 이번 미션 타겟으로 선정돼 게임처럼 스테이지를 깨는 재미를 준다. 스릴 밸런스를 맞춰줄 일반인 가족도 등장한다. 겁도 없이 요트 한 척으로 바다를 건너려던 ‘공룡 불감증’인데 스피노사우르스에 호되게 당하며 조라 일행에 구출된다. 아버지와 장녀 커플, 어린 막내딸로 구성된 이들은 민간인을 감안해도 상당히 답답한 성격들이다. 그럼에도 예상이 되면서도 긴장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가족 관객들의 눈높이와 가장 가깝다.가장 기대 요소인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의 액션은 후반부에서야 인상적이다. 요트 위 사격부터 와이어 절벽 액션 등 다채롭게 펼치지만 권총 한 자루 든 맨몸으로 공룡을 향해 뛰어들 때 도파민을 터뜨린다. 의외로 매력적인 건 헨리 박사 역 조나단 베일리다. 목숨이 위험한데 태연하게 ‘상리공생’ 같은 공룡 습성을 생중계하는 ‘덕후’스러움도, 스칼렛 요한슨과의 케미스트리도 그의 몫이다. 태국, 몰타 등 로케이션 촬영으로 담은 열대 정글과 늪지, 바다 풍경은 공룡 CG와도 실감나게 어우러진다. 털결이 보이는 공룡 피부를 만지는 장면은 CG기술로 생명의 신비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경탄을 준다. 다만 랩터와 교감했던 전작 주인공 오웬처럼 공룡과 유대를 쌓는 감동은 축소됐다. 하이라이트의 D렉스는 공룡보단 외계 괴수 영화를 보는 듯해 마니아 관객층 몰입을 낮춘다.메가폰을 잡은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시리즈 유산을 이어 공룡과 인간이 서로를 살상하는 스펙터클이나 공룡을 구하겠단 인간 중심적 사고 둘 다 택하지 않았다. 메시지에 힘을 주어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착각이고, 언젠가 욕심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화면의 시원함도 반감할 정도로 하지 말라는 짓을 전부 하고 마는 인물들을 보다 보면 ‘인간적’이다 싶다. ‘쥬라기 월드4’는 그중 이타심에 막연한 희망을 걸었다. 그것이 새 단장한 공룡 프렌차이즈를 이끌 추동력이 될지는 관객의 공감에 달렸다. 133분. 12세 관람가.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7.02 10:00
드라마

’러닝메이트’ 한진원 감독 “‘기생충’ 단단한 달걀같은 작품…메추리알이라도 나만의 것” [IS인터뷰]

“‘기생충’은 이전 세대 선배님들의 아주 단단한 달걀 같은 작품이죠. 좀 부족하겠지만 저는 메추리알 같은 저만의 어떤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러닝메이트’의 한진원 감독은 첫 연출작을 선보이게 된 소감을 묻자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한진원 감독은 영화 ‘기생충’의 공동 각본가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이름 앞에 늘 따라붙는 타이틀이 영예로운 이력이지만 한진원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도 떨리고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으며 “나는 이 일을 쭉 하면서 살고 싶고 부담감은 당연히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세련된 척, 있어 보이는 척 하지 않고 다 드러내고 싶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러닝메이트’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온갖 권모술수를 헤치고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하이틴 정치 드라마다. 최근 ‘약한 영웅’ 시리즈, ‘스터디 그룹’ 등 학교 폭력을 다룬 학원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러닝메이트’는 학원물에 ‘선거’란 소재를 접목해 조금은 색다른 시도를 했다. 주인공 윤현수를 비롯해 이정식, 최우성, 홍화연, 이봉준 등 신예 배우들이 다수 출연, 이들의 개성 넘치는 활약을 담았다. 한진원 감독은 “학원물은 워낙 액션물이 많고 충분히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을 하고 싶었다”며 “학생물을 10대들이 못 보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청소년 관람 불가가 많기 때문에 저는 15세 관람가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선거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인간관계라는 게 두 명 이상이 모이면 권력이 발생하잖아요. 누구한테 의존하기도 하고 누가 리더가 되기도 하고, 완벽하게 평등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히스토리를 표현하기에 투표, 선거 소재가 재밌을 것 같았죠.”한진원 감독은 “전체적인 이야기의 줄기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비슷하다. 소규모 구성원들이 큰 사회를 대변하는 이야기고, 그곳 1인자의 권력 놀음과 몰락 과정을 그린다”며 “너무 무겁고 진중한 느낌 보다는 조금 더 흥겹고 신명 나는 느낌으로 가져가고 싶었다”고 부연했다.당초 ‘러닝메이트’는 지난 3월 공개 예정이었지만 연기돼 지난달 19일 공개됐다. 티빙 측은 “편성 전략”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탄핵, 조기 대선 시국에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이 없도록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됐다. 작품 공개 시기에 대해 한진원 감독은 “오히려 좋다”고 호쾌하게 이야기했다.“사실 전혀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건 아니었어요. 요즘은 제가 처음 이야기를 구상했을 때보다 훨씬 선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아진 걸 느껴서 (공개 시기는)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나라가 위기에 처하는 건 별로 좋지 않지만요.” 한진원 감독은 과거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하며 작품을 대하는 많은 것들을 배웠고 이야기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에 대해 “단순히 천재가 아니라 가장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스태프부터 배우 이름을 다 외우는 것, 시나리오는 물론 본인이 직접 하는 것들을 흉내 내려고 많이 노력했다. 또한 작품을 장악하는 것이 되게 멋있으시다”고 밝혔다.앞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작품을 계속 내놓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한진원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면서)봉 감독님께 여쭤보거나 지원받지는 않았다. ‘기생충’은 내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분들의 작품이다”라고 이야기했다.“봉준호 감독님이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감독님 같은 작품을 만들겠다가 아니라 감독님처럼 작품을 대하고 싶어요. 유니크한 작업을 하는 사람, 다음 작품이 보고 싶은 창작자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7.02 06:1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