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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빅버드야, 미르야?’ 수원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넘어왔다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의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첫 번째 공식전을 소화했다. 수원이 임시 홈구장에서 치르는 경기였음에도, 홈구장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넘어온 것이 눈에 띄었다.수원은 지난 12일 FC안양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26라운드에서 2-1로 이겼다. 8월 휴식기 뒤 치른 첫 경기에서 리그 1위 안양을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이날 경기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하반기 수원월드컵경기장이 그라운드 지반 공사를 진행하게 됐고, 수원은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임시 홈구장으로 택했다. 수원의 잔여 시즌 홈경기는 안양전을 포함해 7경기였다. 임시 구장, 더구나 연고지도 아닌 무대에서 열정적인 응원이 어우러진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만의 분위기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하지만 수원 구단은 용인시는 손을 잡고 대규모 이사 작업을 단행했다. 팬들, 선수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마지막 홈 경기를 마친 뒤,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계속 용인으로 출근해 이사 작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미르스타디움의 선수단 통로, 미디어 게이트, 경기장 밖에 위치한 배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것과 유사했다. 기자석에서 바라본 전경은 수원월드컵경기장과 거의 같았다. 스폰서사 노출 위치도 같았다.수원 구단 관계자는 “여러 부문에 있어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스폰서 위치의 경우, 구조가 비슷해서 큰 걸림돌은 없을 거라 봤다”면서 “LED A보드의 경우, 경기장 전압이 낮아 가용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 부분은 용인시에서 공사 비용을 부담하면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전광판 역시 최신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했는데, 이 부분 역시 시에서 도움을 주셨다”라고 설명했다.또 선수단의 요청으로 기존에 활용했던 벤치를 고스란히 용인으로 가져왔다. 5톤 트럭, 지게차를 활용한 대규모 이사였다. 마침 용인미르스타디움의 관중석도 파란색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과 같다. 이날 현장 방문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구단지원팀, 홍보팀에서 경기 관련 사안을 검토하기 위해 왔다. 전반적으로 흠잡을 곳 없다”라고 호평했다.변성환 수원 감독은 “첫인상이 중요하지 않나. 오픈트레이닝 때부터 받은 좋은 기운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 매우 행복하다”라고 말했다.용인=김우중 기자 2024.08.13 13:30
스포츠일반

치열한 전쟁 아닌, 나와 싸우는 경쟁···이들이 LA 올림픽 주인공 [2024 파리]

"(올림픽 메달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은 계속되고, 이건 하나의 대회일 뿐이다."2024 파리 올림픽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사격 김예지(32)는 주 종목인 25m 권총 경기에서 급사 11번째 사격이 시간 초과로 0점 처리돼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그가 남긴 소감은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국가대표라는 중압감을 안고 올림픽을 전쟁처럼 치렀던 이전 세대와 달리, 파리 올림픽에 나선 'MZ 세대'는 자신을 위해 당당하게 뛰었다. 메달 색과 관계없이 도전하고 경쟁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 것이다. 12일(한국시간) 폐회식으로 끝난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따내 종합 8위에 올랐다. 한국 메달리스트 44명의 평균 연령은 25.1세다. 이 중 24명이 2000년 이후 태어났다. 여자 공기 소총 10m 반효진은 역대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17세)가 됐다.그들의 경기력만큼 올림픽을 치르는 태도 역시 역동적이었다. '양궁 3관왕' 임시현(21)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했는데 다음 대회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울 거 같나'고 하더라. 그런데 그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라며 활짝 웃었다. 과거에는 은이나 동메달을 따면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떨구거나 눈물을 흘리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 이번엔 달랐다. 패배를 인정하고, 자신을 이긴 상대를 축하할 줄 알았다. 그리고 4년 후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기대했다. 역도 박혜정(21)은 11일 여자 81㎏ 이상급에서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그는 "리원원은 내가 존경하는 선수다. 격차가 줄어들긴 했다. LA 올림픽에서는 붙어볼 만하지 않을까"라고 힘주어 말했다.탁구 신유빈(20)은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전패한 뒤 하아탸 히나(일본)에게 먼저 다가가 축하해 줬다. 이 장면이 한일 양국에서 화제를 모았다. 신유빈은 "오랫동안 봐온 하야타가 정말 열심히, 간절하게 노력한 걸 인정해 주고 싶었다. 나도 묵묵히 훈련해서 더 단단하고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양궁 이우석(27)은 남자 개인전 4강 상대였던 선배 김우진과의 슛오프를 앞두고 먼저 다가가 포옹하는 '아름다운 경쟁'을 다짐했다. 김우진에 석패한 뒤엔 마치 경기에서 이긴 듯 환하게 웃으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우진이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을 축구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빗대자, 김우진은 "그렇다면 난 (킬리안) 음바페"라고 받아쳤다. 자신이 떠오르는 스타라고 재치있게 어필한 것이다.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메달(동)을 딴 임애지(25)는 "복싱도 중계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하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MZ 세대의 애국심 표현법은 발랄했다.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의 후손 허미미(22)는 여자 유도 57㎏ 결승에서 은메달을 딴 뒤 "애국가 가사를 외워 왔는데 못 불러서 아쉽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부르고 싶다"라며 웃었다. 남자 속사권총 25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국군체육부대 소속 병장 조영재(25)는 '조기 전역'을 마다하고 "만기 전역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해외 생활을 오래 한 남자 골프 김주형(22)은 8위에 오른 뒤 "손흥민(토트넘) 선수가 왜 그렇게 자주 우는지 이제 알 것 같다"라고 했다. 태극마크가 주는 사명감과 자긍심을 표현한 것이다. 파리 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144명)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50명) 이후 가장 작은 규모였다. 그러나 홈에서 열린 1988 서울 올림픽(33개)이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메달(32개)을 땄다. 강한 개성과 새로운 에너지가 어우러진 덕분이다. 파리에서 탄생한 새 스타들은 2028년 LA 올림픽에서도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이형석 기자 2024.08.13 07:25
스포츠일반

'해냈다 대한민국' 금 13개 종합 8위 마감···역대 최다 메달에 1개 부족 [2024 파리]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을 종합 순위 8위로 마감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최고의 성적표'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여자 역도 81㎏ 이상급 경기에 나선 박혜정의 은메달을 끝으로 이번 대회 모든 일정을 마쳤다. 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여자 근대5종에서 성승민이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2024 파리 올림픽을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순위는 종합 8위(금메달 기준)다. 2024 파리 올림픽은 11일 오후 11시 현재 여자 농구 결승전이 마지막 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다. 결승에서 맞붙은 미국과 프랑스는 우리보다 순위가 높다. 한국은 금메달 기준으로 중국(40개)-미국(39개)-일본(20개)-호주(18개)-프랑스(16개)-네덜란드(15개)-영국(14개)에 이어 8번째로 많다. 총 메달 수로 보면 이탈리아(40개)와 독일(33개)에 이어 10위다. 이는 당초 목표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적표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우려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까지 넘볼 만큼 기대 이상의 고공비행을 했다. 대한체육회가 대회 전 내놓은 금메달 5개(양궁 3개, 펜싱 2개) 예상치를 가뿐히 돌파했다. '효자 종목' 양궁이 5개 전 종목을 석권했고, 사격과 펜싱에서 3개·2개씩의 금메달을 보탰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이번 대회 '총·칼·활' 종목 외 첫 금메달을 안겼다. 또 종주국 태권도에서 금메달 2개를 보태 3년 전 도쿄 올림픽 '노골드'의 수모를 벗어났다. 이로써 도쿄 대회(금 6, 은 4, 동 10)의 부진을 씻었다. 이로써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서 기록한 금메달 13개와 동률을 이루며 역대 하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세운 역대 최다 메달 33개(금 12개, 은 10개, 동 11개)에는 하나 모자랐다. 한국은 축구와 배구, 농구 등 구기 종목의 탈락으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 선수단을 꾸렸으나 역대급으로 평가받을 성과는 올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미국 언론과 영국 슈퍼컴퓨터도 우리 금메달을 5개로 예측했다. 우리가 임의로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5단계 절차를 통해 우리의 객관적 실력을 금메달 5개로 본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많은 성원을 해주셨고, 지도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헌신했다. 전체적으로 체육인들이 엘리트 스포츠 위기 속에 위기감을 가졌다. 꼭 해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성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이형석 기자 2024.08.11 23:24
스포츠일반

‘관중석 태극기’ 보고 더 환호한 선수들…갑작스런 등장은 옥에 티 [2024 파리]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센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입장했다. 관중석에 앉은 한국 관중들이 태극기를 들어 올리자 선수들이 오히려 더 열광하며 선상 축제를 즐겼다. 전광판 소개도 없이 갑작스레 등장하는 바람에 관중들이 뒤늦게 선수단을 맞이한 건 옥에 티였다.한국 선수단은 26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부터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약 6㎞ 거리의 개회식 선상 행진에 48번째로 입장했다. 육상 우상혁과 수영 김서영이 공동 기수로 나섰다. 한국은 콩고민주공화국, 쿡 아일랜드, 코스타리카, 코트디부아르 선수단과 한배를 타고 입장했다. 하늘색 단복을 입은 선수단은 작은 태극기를 저마다 손에 들고 관중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특히 퐁 상쥬를 건너기 전 관중석에는 준비해 온 태극기를 들어 올린 관중들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이를 본 선수들 역시 관중석쪽으로 더욱 다가가 열광하며 고마움과 반가움을 전하는 모습이었다.이날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선수단이 이를 즉각 인지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던 만큼 선상 위 선수들의 표정 역시 밝기만 했다. 퐁 상쥬 위에서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는 지인들을 향해 더욱 반갑게 인사하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다만 비가 내리는 상황이다 보니 선수단 대부분은 우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옥에 티도 있었다. 퐁 상쥬에 설치된 전광판에 한국 선수단이 소개도 되기 전에 이미 유람선이 등장한 것이다. 앞선 나라들은 전광판을 통해 소개된 뒤 출발하는 모습이 나와 관중들도 미리 준비할 수 있었지만, 한국 선수단은 하필이면 축하 공연과 개회식 영상이 송출되는 과정에서 이미 출발한 상태였다. 퐁 상쥬 인근에 있던 관중들이나 관계자들은 한국 선수단이 탄 유람선이 출발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가, 갑작스레 등장한 태극기를 보고 난 뒤에야 선수단을 환영할 수 있었다.이날 선수단 행진은 근대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가 전통에 따라 가장 먼저 입장한 뒤, 난민팀이 두 번째로 입장했다. 관중들은 자국이 아니더라도 선수단이 탄 배가 지나갈 때마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는데, 특히 작은 배에 탄 소규모 선수단을 향해서는 더욱 많은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올림픽 선수단 입장이 강을 따라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 건 128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21개 종목에 143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한국은 금메달 5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15위 이내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출발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개회식 전후로 경기가 있어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선수들을 대거 빠진 채 참석했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7.27 05:44
프로야구

'돔구장 완공 전까지' LG-두산 잠실 주경기장-1만8000석 확보 반색, 앞으로 과제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잠실 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서울시는 "현재 잠실야구장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는 동안 잠실 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활용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LG와 두산은 2027년부터 5시즌 동안 잠실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잠실 주경기장을 쓰게 됐다. 잠실 주경기장 관람석은 1~2층에 총 1만8000여석 규모로 조성된다. 포스트시즌에는 3층 관람석까지 개방해 3만 석 이상의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잠실 주경기장의 육상 트랙과 축구장을 KBO리그 매뉴얼에 맞춰 필드로 교체하고 더그아웃, 선수지원 공간 등을 리모델링한다. 서울시와 한국야구위워회(KBO), 그리고 두 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태스크포스(TF) 회의와 현장점검, 실무 협의를 거쳐 대체 야구장을 논의했다. LG와 두산, KBO는 이번 결정에 반색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체 구장 선정 논의 과정에서 잠실 주경기장 외에도 목동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을 비롯해 수도권 인근 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안도 포함됐다. 주거지역과 인접한 목동야구장은 소음과 조명에 대한 민원이 쇄도해 프로야구 경기를 열기에 부적합하다. 타 구장의 경우 '셋방살이'가 불가피하다. LG 관계자는 "구단은 잠실 주경기장 사용을 최적의 대안으로 여겼기에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잠실 주경기장을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잠실이라는 상징성도 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KBO도 "잠실 주경기장 외에는 대체 구장으로 마땅한 곳이 없었다"고 했다. 1만 8000석의 관중석 규모도 구단안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서울시는 안전을 고려해 최대 1만3000석을 계획했다. 관중석 규모는 팬 서비스 및 구단 수익과 직결된다. 올 시즌 전반기 기준 LG의 홈 관중은 1만 8604명, 두산은 1만 7449명이다.두 구단 모두 "관중석 규모가 처음 논의한 것보다 커졌다. 서울시가 많이 배려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이 외에도 구단 의견을 많이 수렴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대체구장 조성에는 대략 300억~4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구단이 일부 금액을 떠안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일단 서울시에서 책임지기로 했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가장 고려된 점은 안전이다. 국제교류복합지구(MICE)로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잠실 주경기장 일대는 대대적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이동로가 제한적인 데다, 경기 시작과 종료 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서울시는 동쪽과 서쪽 진출입로를 마련하고, 보도와 차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관중석 확대도 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LG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안전자문회의를 개최하고, 동선 시뮬레이션 등을 점검했다. 모든 결정은 안전 대비 후 결정됐다"고 귀띔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잠실 주경기장은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되는 곳이지만 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관람객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 (대체 야구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주차 문제 등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또한 대체 구장 사용에 따른 광고 사용료가 올라간다면 두 구단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형석·차승윤 기자 2024.07.10 06:10
프로야구

1만 3000석 우려 씻고 1만 8000석으로 증대...두산 "서울시에서 구단 배려, 감사하다"

지나친 관중석 축소로 우려를 샀던 서울 잠실야구장의 대체구장 규모가 두 '입주민'의 평균 관중 수 이상 규모로 확정됐다.서울시는 기존 잠실야구장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는 동안 잠실 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LG와 두산은 2026시즌까지는 현재 잠실야구장을 쓰고, 2027∼2031년 총 5시즌을 바로 옆에 위치한 잠실 주경기장으로 옮겨 경기한다.주목할 부분은 구장 규모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준에 맞춰 야구장으로 재구성되는 잠실 주경기장의 경기 관람석은 1~2층에 총 1만8000여석 규모로 조성된다. 최대 6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주경기장 전체 규모에 비하면 작다. 서울시가 고려한 건 교통이다. 잠실구장에서 경기가 끝난 후 귀가할 관중들이 돌아갈 경우 좁은 통로로 빠져나가야 해서다. 잠실 신구장 공사는 강남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MICE)로 개발하는 사업의 일환인데, 이때문에 광범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그 사이 이동 통로도 제한된다. 현재 잠실야구장 규모(2만 3750석)를 유지한다면 경기 전후 인파 이동 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현재 잠실구장 규모에 비하면 작지만, 서울시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두 구단의 요청을 귀기울여 들었다. 당초 초안은 1만 3000석 규모로 조성한다고 알려졌지만, 서울시는 최종적으로 두 구 단의 연 평균 관중 수에 근접함 1만 8000석으로 이를 조정했다. 올해 전반기 기준 LG는 경기당 평균 1만8604명, 두산은 1만7449명의 관중을 동원했다.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KBO, 두 구단과 함께 총 5차례의 TF 회의와 현장점검, 실무 협의를 거쳐 대체 야구장을 논의했고, 이를 통해 구단의 의견을 반영해 초안보다 훨씬 많은 1만 8000석으로 결정을 지었다.두산 관계자는 "처음 논의된 것보다 양쪽 구단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결과다. 원래는 조금 더 적은 규모로 이야기가 나왔다"며 "서울시가 많이 배려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구단으로서는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고 전했다.다만 '빅 이벤트'의 경우 서울시도 관중을 가변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주요 경기 및 포스트시즌 등에는 1, 2층뿐 아니라 3층도 개방해 3만석 이상 규모로 확장하기로 했다. 대체구장 사용 기간은 2032년 개장할 잠실 돔구장이 열릴 때까지다. 서울시는 잠실 돔구장에 대해 개폐식이 아닌 폐쇄형 구조에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의 야구장을 계획하고 있다.허구연 KBO 총재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난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한 관계자분들께 야구계를 대표해 감사드린다"면서 "구단, 서울시, 관계 기관과 협력해 야구팬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잠실 주경기장은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되는 곳이지만 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람객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 조성할 것"이라며 "야구팬의 기다림에 부응할 수 있는 잠실 돔구장 건립도 신속하고 안전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09 10:57
프로축구

‘당분간 다이내믹석, 스탠드석 없다’ 부산, 가변석 설치는 여전히 협의 중

프로축구 K리그2 부산 아이파크가 당분간 가변석 없이 잔여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지난 23일 부산 구단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잔여 시즌 홈 경기에서 당분간 가변석 없이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부산은 오는 29일부터 구덕종합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는데, 논의 중이었던 가변석 설치는 여전히 협의 단계다. 부산이 홈구장을 옮기는 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아시아드주경기장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나, 시설 보수로 인해 필요에 따라 경기장을 옮겨가며 사용한 기억이 있다.다만 이번에 이슈가 된 건 가변석의 설치 여부였다. 종합운동장인 아시아드주경기장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먼 구장으로 꼽혔다. 이에 부산은 2년 전 1234석에 달하는 ‘다이내믹 스탠드’를 설치, 관람 환경을 크게 개선한 바 있다. 지난해엔 골대 뒤 서포터스석이자 스탠딩석인 ‘쿠팡플레이존’(200석)을 설치하기도 했다.부산 구단 입장에선 이 가변석을 부산구덕운동장으로 옮기길 희망했으나,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부산시 육상연맹이 부산구덕운동장에서 훈련 및 대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상연맹 입장에선 트랙 위에 가변석을 설치해 두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가변석 설치 시 훈련 장소가 좁아지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이에 부산 구단은 다이내믹 스탠드 대신, 서포터스석만이라도 설치하기 위해 부산시 체육진흥과·육상연맹 간 긴 협의를 펼쳤다. 트랙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 경기 가변석을 설치·해체하는 극단적인 방법도 고려했을 정도였다. 이 경우 일정 수준의 비용은 물론, 설치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더 해진다. 반면 육상연맹 측에선 “축구는 가변석 없이도 할 순 있지만, 우리는 가변석이 있으면 훈련할 수 없다”라고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난제를 받아 든 부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지난 19일 본지와 통화에서 “어느 한 종목의 편의를 봐줄 순 없다”라는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도 “모두에게 희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산의 홈 경기가 다가왔지만, 협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다만 부산 구단은 당분간 가변석 없이 경기를 소화하기로 했다. 부산 구단은 전날(23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같은 결정을 발표했다. 다만 ‘완전 불발’은 아니다. 구단은 “가변석 설치는 상황에 따라 추후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부산 관계자는 “가변석 설치·해체를 반복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봤다. 어느 한쪽에서도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지 못했다. 관련 협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다이내믹 스탠드와 서포터스석은 일단 아시아드주경기장 한편에 머무리게 됐다. 임대 기간이 끝나는 다이내믹 스탠드는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더 이상 활용되기 어렵다. 이어 서포터스석은 향후 활용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하루 뒤인 24일 장유현 부산시 육상연맹 전무이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몇 차례 3자 논의를 거쳤으나, 결정 난 부분이 없었다. 이번 통화를 통해 금주 경기 가변석 미설치를 처음 인지했다”면서 “결국 중요한 건 ‘상생’이다. 현 구덕종합운동장은 축구뿐만 아니라 기초 육상 종목 초·중·고 학생들이 꿈을 키우는 장소다. 축구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가변석을 설치하게 되면 경기, 훈련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장 전무이사는 “본질적인 문제는 대형 운동장이 크게 낙후된 점이다. 종목 간의 이권 싸움이 아니라, 체육 시설 보강이 미비했던 것이 문제”라면서 “내년에 전국 체전이 열리면서, 대규모 보수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김우중 기자 2024.06.24 18:30
생활문화

[다시, 홍콩⑤] 전 세계 12만 팬의 함성, 홍콩의 럭비 사랑 이 정도였어?

'네온사인의 도시' 홍콩이 엔데믹(풍토병화)을 거치며 새로운 매력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비행기가 날개를 접었던 코로나19 이전의 54% 수준으로 여행 수요를 회복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서너 시간이면 닿는 홍콩에 다시금 여행객들의 발길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3박 4일간 중국인 듯 영국 아닌 홍콩을 짧으면서도 알차게 즐기는 방법을 살펴봤다. 흔히 여행객들은 홍콩을 목적지로 고려할 때 쇼핑과 야경, 멋진 인증샷 등을 떠올리곤 한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세워 전 세계인의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글로벌 최대 럭비 이벤트 중 하나인 '홍콩 세븐스'가 최근 막을 내렸는데, 수많은 나라에서 건너온 팬들로 홍콩이 모처럼 달아올랐다. 럭비는 영국에서 유래했다. 1997년 영국이 중국에 반환한 홍콩의 럭비 사랑은 여전하다.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홍콩 코즈웨이 베이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 세븐스 2024'에서는 24개 팀이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쳤다. 하루에 20~30개의 경기가 숨 가쁘게 돌아갔다. 럭비는 공을 든 상태에서 수비를 피해 상대의 골라인을 터치하는 게임으로, 7명이 한 팀을 이룬다.상대편 인골 영역에 공을 찍는 '트라이'(5점), 골대로 공을 차 넣는 '킥'(2점) 등 득점 방법과 앞으로는 공을 넘기는 것이 불가한 패스 규칙 정도만 알아도 생소한 럭비와 금방 가까워질 수 있다.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홍콩 세븐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티켓이 개막 전 매진됐다. 전 세계에서 모인 12만명의 팬들이 홍콩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월드컵을 방불케하는 열기를 곧장 체감할 수 있었다. 스코틀랜드 전통의 치마인 '킬트'를 입은 남성들부터 배트맨과 원더우먼 등 히어로 복장으로 꾸민 개성 넘치는 럭비 팬들을 보니 덩달아 신이 났다.우리나라의 야구장처럼 경기장 안에서 치킨과 핫도그, 피자 등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관중석 곳곳을 돌아다니며 맥주를 파는 비어걸도 있으며, 양쪽 응원석 앞에서는 치어리더들이 쉬는 시간마다 흥을 돋우는 공연을 펼쳤다.미국과 영국 남성팀의 경기가 펼쳐지자 라이벌 매치답게 긴장감이 한껏 고조됐다.골이 들어간 순간 함성이 쏟아지는 축구와 달리 럭비는 공을 든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수비를 피해 상대편 인골 영역까지 전력으로 질주하는 짧지 않은 시간 희비가 교차하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뜨거운 열기를 가라앉히는 이색 장면도 다수 연출됐다. 휴식 시간 졸고 있는 한 관중의 모습이 전광판에 나오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럭비에 진심인 피지 팬들이 상대편인 호주의 공세에 풀이 죽자 하얀색 치마만 입은 한 남성이 그들 앞에서 화려한 공중제비와 우스꽝스러운 춤을 선보이며 호응을 이끌었다.득점할 때마다 틀어주는 음악도 인상적이다.각 나라의 특징을 반영한 곡을 골랐는데, 브라질이 점수를 따내자 현지 고유의 장르인 보사노바와 힙합을 섞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블랙 아이드 피스의 '마스케나다'가 흘러나왔다. 관객들의 떼창은 콘서트장을 연상케 했다. 경기장 밖도 놀 거리로 가득했다. 후원사 룰렛 이벤트존과 캐릭터 포토존은 아이들로 북적였고, 소규모 공연을 선보인 어쿠스틱 밴드 앞에는 경기를 보다 쉬러 나온 관람객들이 모여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힐링하고 있었다.이번 대회에서 럭비 강국 뉴질랜드가 2년 연속으로 남성과 여성 두 개의 타이틀을 모두 가져갔다.남자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 프랑스에 밀리다 10대 7로 극적으로 승리를 따냈다. 여자 대표팀도 미국을 36대 7로 가볍게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크리스 브룩 홍콩·중국 럭비 연맹 회장은 "환상적인 주말이었다"며 "이벤트가 매진되고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홍콩을 다시 방문해 기쁘다"고 말했다. 홍콩은 럭비뿐 아니라 마라톤과 사이클 등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앞세워 관광 산업의 제2 도약을 노린다. 오는 6월 열리는 국제 용선 경주의 흥행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홍콩은 현대 용선 경주의 탄생지다. 침사추이 이스트와 빅토리아 하버의 해안을 따라 경쟁하는 레이스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볼거리도 제공할 계획이다.이처럼 홍콩이 관광 수요 회복에 박차를 가하면서 현지에 기반을 둔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인천과 홍콩을 오가는 노선을 매일 4회, 주 24회로 운항하고 있다. 홍콩국제공항에는 4개의 프리미엄 전용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홍콩=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12 07:00
해외축구

계속된 ‘인종차별’→눈물 펑펑…“집 돌아갈 때마다 슬픕니다” 비니시우스 고백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았다. 계속된 인종차별로 심신이 지친 탓이었다.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26일(한국시간) “기자회견 도중 인종차별에 관한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비니시우스”라며 “비니시우스는 브라질과 스페인의 친선 경기를 앞두고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매체뿐만 아니라 현지 다수 매체가 그의 눈물을 조명했다.비니시우스는 “언어적 인종차별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매일 집에 돌아갈 때 더욱 슬퍼진다. 아무도 나를 응원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미안하지만 나는 축구를 하고 싶고, 구단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브라질 출신의 비니시우스는 레알 소속으로 스페인에서 활약하면서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다. 보통 유럽에서는 흑인, 동양인 선수들이 학대의 표적이 되는 데, 비니시우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상대 팀 서포터들이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적 언사를 보인 것은 한두 번 발생한 일이 아니었다. 특히 지난해 5월 발렌시아와 경기 중 관중석에서 들려온 인종차별 발언을 듣고 비니시우스가 격분한 적도 있다. 당시 발렌시아 홈팬들은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라는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쳤고, 논란은 커졌다.당시 비니시우스는 인스타그램에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인종차별은 라리가에서 일상”이라며 “나는 강하며 긴 여정이 되더라도 끝까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발렌시아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며 인종차별 소탕 작전에 동참했다. 다만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여전히 인종차별이 비일비재하다. 비니시우스가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훔친 이유다. 비니시우스는 “불만이 제기될 때마다 기분이 더 나빠지지만, 여기 나와서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대규모 단체인 유럽축구연맹(UEFA) 국제축구연맹(FIFA) 남미축구연맹(CONMEBOL) 브라질축구협회(CBF)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밝혔다.숱한 아픔을 겪은 비니시우스는 당당히 맞서 싸우기로 했다. 그는 “이제 나는 인종차별에 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공부도 했기 때문에 이렇게 적절하게 말할 수 있다”며 “무하마드 알리(전 복싱 선수)는 하나의 예였고, 나는 브라질 사람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 많은 사람이 저를 옹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을 떠난다는 것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세계 최고의 클럽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소수에 불과하며 회장님과 구단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 나는 굳건하고 강인하게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스페인의 평가전은 인종차별 반대운동의 일환인 ‘원 스킨(One Skin)’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열린다. 김희웅 기자 2024.03.26 09:49
프로야구

[IS 시선] 만만치 않은 유료화 저항, 진짜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할 때

프로야구 중계권 계약이 마무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9일 지상파 3사와 3년간 총액 162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2월 국내 프로 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던 4년, 2160억원과 연평균 금액(540억원)이 동일하다. 당초 중계 시장이 악화해 4년 전보다 계약 내용이 좋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보란 듯이 비껴갔다.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에는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까지 마쳤다. 시장가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으로 우선 협상권을 따낸 CJ ENM(티빙)과 3년간 손을 잡았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으로 국내 프로 스포츠 역대 유무선 중계권 최고 금액이다. 기존 유무선 중계권 계약 규모인 5년, 총액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관건은 '중계 유료화'다. TV 중계는 이전처럼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4월 30일 이후 유무선 중계방송이 유료로 전환, 티빙의 월 5500원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프로야구를 볼 수 있다. 티빙 측은 영화, 예능, 드라마 등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한다. 온라인 영상 사용 권한을 일정 부분 풀어 신규 야구팬의 유입도 끌어내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기존 야구팬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유료 요금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젊은 연령층은 자칫 유무선 중계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종의 '풍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계약을 가장 크게 반기는 건 사실 구단이다. 지상파와 유무선 중계를 합하면 연평균 금액이 종전 760억원에 200억원 이상 오른 990억원에 이른다. KBO는 연간 중계권료를 10개 구단에 균등 분배하는데 각 구단이 받는 금액이 76억원에서 99억원으로 대폭 상승할 예정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단 적자 규모를 생각하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폭을 만회하는 고육지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 일단 금액이 오른다는 걸 반기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고 되물었다.공은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유료화가 성공하려면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위기의 연속이었다. 개막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졸전에 가까운 모습으로 1라운드 탈락했다. 한일전 참패로 '도쿄 참사'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까지 달았다. 시즌 중에는 각종 사건 사고로 도마 위에 올랐다. 치열한 순위 싸움 덕분에 전년 대비 관중 증가는 이뤄냈지만,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것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 이제 팬들이 만족하는 기준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료화가 기회이자 위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미국 프로농구(NBA)가 유료화로 연착륙한 건 그에 걸맞은 경기 내용으로 팬들의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가능할까.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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