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 5월 계열 분리 후 주가 36% 폭락 '동학개미 울상'
LG그룹의 계열 분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지주사 LG의 주가가 급락해 동학개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와 LX의 그룹 간 지분 정리가 마무리됐다. 14일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계열 분리를 위해 LG 지분 4.18%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외부에 매각했다. 이 매각 대금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32.32%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구본준 회장은 고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대표의 삼촌이다. LG 총수 일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무 전 회장이 2018년 5월 별세하고 구광모가 회장에 오른 뒤 구본준 회장은 LG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어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등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올해 5월 신설 지주회사인 LX홀딩스를 설립하고 계열분리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구 회장은 LX홀딩스의 지분 총 40.04%(기존 지분 7.72% 포함)를 확보해 LX홀딩스의 최대 주주로서 LX그룹의 독립 경영 기반을 갖추게 됐다. 구 회장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 고 구인회 창업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LG의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LG 지분 1.5%를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등 3개의 LG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이로 인해 구 회장의 LG 보유 지분은 종전 7.72%에서 2.04%로 줄어들게 됐다. 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주식의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2.96%로 공정거래법상의 계열분리 기준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하게 됐다. 그렇지만 계열 분리 절차로 인해 LG의 주가는 폭락했다. 계열 분리를 위한 LG의 주식 거래정지 전인 4월 28일까지 LG의 주가는 12만6500원이었다. 그러나 5월 LX홀딩스의 출범 이후 LG 주가는 하락을 거듭했다. 14일 구본준 회장의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자 LG의 주가는 7.36%나 폭락하며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월 LX홀딩스 출범 이후 계열 분리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LG의 주가는 36%나 떨어졌다. 이로 인해 동학개미들은 “누구를 위한 계열 분리인가”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50분 현재 LG 주가는 전일 대비 소폭 반등한 8만1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계열 분리라는 불확실성 해소로 증권가에서는 LG의 주가 상향을 점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LG와 LX의 인적분할 이후 주식교환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가 약세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번 블록딜로 계열분리 불확실성이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LG의 신사업 포토폴리오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 측은 계열 분리에 대해 "LG는 70여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 오며 단 한 번의 경영권 분쟁도 없이 계열분리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에도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5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