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설이 참 많네' 한국 섹시 콘셉트 요가복 '젝시믹스'를 아시나요
요가복 '젝시믹스'로 유명한 미디어커머스 기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하 브랜드엑스)이 각종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 브랜드 론칭 5년여 만에 코스닥에 상장했으나 흥행 참패를 기록하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를 남겼다. 또 상장 과정에서 강민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대표의 잇속 챙기기 논란과 함께 지나치게 여성의 몸을 강조하는 브랜드 콘셉트도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상장은 했는데…성적은 '영 아니네' 브랜드엑스가 지난 13일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업계는 소셜미디어 등 뉴플랫폼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자 국내 요가복 기업의 코스닥 1호 상장에 기대를 걸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희망공모가가 밴드 하단인 1만3000원에 그쳤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도 47.06대 1로 부진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 또한 8.54대 1에 머물며 올해 상장한 기업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받지 못한 곳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상장 후에도 흥행참패는 마찬가지였다. 흔히 말하는 '따상(신규 상장 종목이 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것)'은커녕 첫날부터 공모가 이하를 맴돌았고, 21일에는 1만800원까지 떨어졌다. 브랜드엑스는 2015년 론칭한 뒤 약 5년 만에 상장까지 이루는 초고속 성장을 했다. 브랜드엑스는 2017년에 매출이 21억원에 그쳤으나 2018년 217억원, 2019년 640억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지난 1분기에만 매출 257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해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대폭 상회할 것으로 브랜드엑스는 전망했다. 브랜드엑스는 상장 이후 해외 사업과 M&A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현지 법인을 통해 오프라인 중심으로 단독 매장을 내는 등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도 진출하며 라이프스타일·애견·뷰티 등으로 포트폴리오도 다각화 중이다. 하지만 아직 브랜드엑스 매출의 대부분은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에서 나온다. 지난해 젝시믹스의 비중은 97.44%에 달했다. 겉은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라고 하지만, 요가복 브랜드 하나가 중심인 패션 기업이란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성 상품화∙대표 구주매출 논란도 증권업계는 브랜드엑스의 흥행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강민준 대표의 지분 구조를 꼽는다. 강 대표는 공모전 기준 보통주 1037만3020주(지분율 62.09%)를 보유 중으로, 아내인 이수연 대표 보유 주식 41만1800주(2.46%)를 포함한 지분율은 64.55%다. 강 대표는 이 중 40%에 대해 구주매출을 했고 약 190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진다. 구주매출이란 이미 상장된 주식을 팔아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다. 구주매출을 하면 보통 공모과정에서 회사 가치 평가가 떨어지고, 주가 형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공모를 통해 모인 자금이 최대주주에게 흘러가기 때문에 상장사가 받는 직접적인 수혜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실제로 신주 모집이 100%가 될 경우 공모로 모집한 자금이 전액 회사 자본총계로 유입된다. 반면 구주매출은 구주주 지분 일부를 공모를 통해 매각하는 것으로 회사가 아닌 구주주에게 자금이 유입된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구주매출을 해서 계열사 지분을 팔았다가 상장 후 주가가 내려갈 경우 대주주가 주식을 비싼 값에 팔아 이득을 취했다는 식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24일 "상장은 신주를 발행하고 자금을 유입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 맞다. 하지만,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애초 필요한 자금이 약 300억원으로 정해 있었고 이번 상장을 통해 충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규 발행 주식 수가 18~20%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나머지는 구주매출을 택했다"고 했다. 브랜드엑스 측은 구주매출이 이슈가 되거나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강 대표님 외에도 기존 벤처캐피탈(VC)도 구주를 갖고 있었으나 다들 구주매출 의사가 없었다"며 "또 상장 당시 VC와 상장 주관사도 구주매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없었기에 대표님만 구주매출을 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브랜드엑스는 지난해 5월 다수의 여성이 젝시믹스 요가복을 입고 셔플댄스를 추는 내용의 영상을 SNS 등에 올렸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모델들의 굴곡진 몸매와 일부 신체를 유독 자주 부각했던 것이다. 경쟁 브랜드인 '안다르'와 '뮬라웨어'가 실용적이고 편안한 라이프웨어 스타일을 지향하는 것과 달리 여성의 몸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몸매 보정은 섹시라는 여성성 어필보다는 체형 보정과 콤플렉스 커버를 위해 만든 레깅스의 한 기능이다. 또 국내 요가복 브랜드들이 다들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성미와 자기주장을 펼치는 여성상을 추구하는 것이어서 섹시하게 보일 수는 있겠으나 젝시믹스 자체가 섹시함을 주로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8.25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