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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단독] ‘세계의 주인’ 서수빈 “연애할 때도 못 느껴본 감정” [2025 연말인터뷰]

2025년 극장가 침체기가 이어진 가운데, 올해도 빛나는 활약을 이어가며 K무비의 명맥을 이어온 이들이 있다. 이에 일간스포츠는 올해 영화계를 빛낸 감독, 주연배우, 신인배우, 제작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요. 너무 감사하죠.”배우 서수빈은 올해 영화계 최고의 ‘발견’이다. 지난 10월 데뷔작 ‘세계의 주인’을 선보인 그는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단숨에 국내외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으며 주목할 만한 신예로 떠올랐다.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만난 서수빈은 “홍해국제영화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갔다가 어제 귀국했다. 나라마다 분위기가 엄청 다른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영화란 문화가 이제 막 시작돼서 되게 자유로웠다. 바로 옆에서 후기를 들려줬다”며 환하게 웃었다.‘세계의 주인’은 윤가은 감독의 신작으로, 열여덟 여고생 주인(서수빈)이 전교생이 참여한 성폭행범 출소 반대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을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18만명의 관객을 동원, 올해 개봉한 독립영화 최고 성적을 냈다.‘세계의 주인’은 서수빈에게도 여러모로 유의미한 작품이다.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덕’의 증거이기도 하다. 아이돌 연습생에서 배우 지망생으로 한 차례 진로를 바꿨던 서수빈은 여느 또래들처럼 대학 진학을 앞두고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 그때 배우의 길에 확신을 준 게 윤 감독의 ‘우리집’이었다. “정확히 기억해요. 2019년 9월 1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봤어요. 친구랑 둘이 봤는데 영화 속 공기가 극장에 흐르는 기분이었어요. 처음 겪는 일이었죠.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는 눈물이 주륵 흘러서 ‘이게 대체 뭐지?’ 싶었어요. ‘배우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 연기학원 등록하길 잘했다’ 싶으면서 ‘진짜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죠. 물론 감독님은 믿지 않으시지만요(웃음).”윤가은 감독과의 꿈만 같은 작업은 세 차례의 오디션으로 쟁취했다. 첫 만남에서는 윤 감독과 가벼운 사담을 나눴고, 이틀 후에는 그룹 오디션에 참여했다. 약 6시간 동안 12명의 또래 배우와 펼치는 즉흥극 형태였다. “그런 기회가 처음이라 그 자체로 행복했다”던 서수빈은 그날 오디션에서도 당당히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후 이뤄진 윤 감독과 세 번째 만남에서는 학창 시절부터 연애 이야기까지 온갖 이야기를 털어놨다. “집에 와서 엄청 후회했을” 정도로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진짜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며칠 후 회사에서 이날 시간 되냐고 묻더라고요. 다른 오디션으로 알았는데, 감독님과 미팅이었죠. ‘제가 그때 뭘 실수했느냐’고 여쭸고, 감독님이 ‘맞다. 이만큼 반성문 써 오라’면서 두꺼운 봉투를 주셨어요. 그게 ‘세계의 주인’ 시나리오였죠. 집에 와서 시나리오를 다 읽고 딱 덮는데 눈물이 났어요.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되는 감정이었죠.” 물론 쟁취의 기쁨을 오래 만끽할 여유는 없었다. 주인을 쌓아 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주인은 겉으로는 마냥 밝고 활발한 여고생이지만, 어린 시절 삼촌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한 아픔이 있다. 서수빈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주인의 상처와 이를 감추고 살아가는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끝없이 생각하고 또 노력했다.“매 순간을 믿었어요. 제가 믿고, 감독님의 디렉팅을 잘 들으면 그게 주인이지 않을까 했죠. 다만 불안했어요. 무엇보다 감독님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너무 컸죠. 진짜 5개월 동안 머릿속에 감독님과 주인이뿐이었어요. 연애할 때도 안 그러는데 종일 둘만 생각했죠(웃음). 살면서 처음 느낀 감정 같아요.”“사실 감독님께 혼난 날도 많았다. 혼날 땐 엄청 무서웠는데, 평소에는 되게 섬세하고 따뜻하셨다”고 부연한 서수빈은 영화 개봉 후 가장 화제를 모은 세차장 신 비하인드도 공개했다.“감독님이 다른 장면은 리허설을 많이 시키셨는데, 그건 한 번도 안 하셨어요. 너무 불안해서 혼자 연습도 엄청 했죠. 근데 알고 봤더니 감독님의 큰 그림이셨더라고요. 촬영 당일에 제게 ‘넌 혼자가 아니다. 나와 스태프를 믿고 주인의 깊은 내면을 한번 만나러 가보자’라고 하셨죠. 6~7번 정도 테이크를 갔는데 정말 에너지 소모가 상당했어요. 뭔가를 하고 몸이 저릿하다는 느낌을 받은 게 처음이었어요. 교통사고를 당한 기분이었죠.” 서수빈의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영화에 대한 호평이나 관객수는 물론이고, 서수빈 개인의 성취도 컸다. 그는 ‘세계의 주인’으로 제5회 홍해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제26회 여성영화인축제 신인연기상, 제12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신인배우상, 제29회 춘사국제영화제 신인여우상 트로피를 품었다. 다만 서수빈에게 이보다 더 큰 성취는 가족과 지인의 기쁨이다.“시사회 때 부모님을 모셨는데 아빠가 그렇게 밝게 웃으시는 걸 초등학교 이후 처음 봤어요(웃음). 아빠 초등학교 동창 단톡방에 제 소식이 공유돼서 다들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셨대요. 근데 엄마, 아빠가 어떻게 답할지 몰라서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게 너무 웃기면서 기뻤어요. 학교 후배도 ‘선배를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해줬는데 그게 너무 감동이었죠.” 연말이 되면서 서수빈의 수상 낭보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차분히 일상을 소화하고 있다. 서수빈은 내년 2월 대학 졸업를 앞두고 막바지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동시에, 학교 근처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이어가고 있다.“솔직히 말하면 ‘세계의 주인’ 이후에 제 인생이 크게 바뀔 줄 알았어요. 제가 뭘 상상한 건지 모르겠지만(웃음), 완전히 다른 삶이 펼쳐질 줄 알았어요. 근데 똑같아요. 학교 다니면서 알바하면서 그러고 있죠. 영화제를 다니고 축하받은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어요. 오히려 앞으로에 대한 고민, 걱정이 커진 거 같아요.”이 고민과 걱정이 부정의 의미는 아니다. 서수빈은 이것들을 또 다른 양분으로 삼고, 배우로서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기회가 온다면 뭐든 다 해보고 싶다”는 그는 “자신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스포츠 휴먼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바람도 덧붙였다. 이어진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회와 내년 목표를 묻는 말에는 수첩 속 기록을 살피며 지난해를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한 해였고, 사람이 좋아진 해였고, 진짜 세상을 마주한 느낌을 받은 해였죠. 모두 ‘세계의 주인’ 덕분이에요. 덕분에 제가 더 확장됐고, 타인의 다른 면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내년 목표도 이것저것 많은데, 그중 하나가 ‘모두에게 친절하기’죠. 올 한 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친절함이 주는 힘을 크게 배웠어요. 그래서 진짜 모두에게 친절해지고 싶습니다(웃음).”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12.31 06:00
영화

‘글로벌 2조’ 파죽지세 ‘주토피아2’, 새해 첫 천만 축포 터뜨릴까 [IS포커스]

올해 국내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가 2026년 새해 첫 ‘천만’ 축포를 터뜨릴지 이목이 쏠린다.30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토피아 2’는 전날까지 누적 관객수 753만 9870명이 관람했다. 개봉 30일째인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관객에 힘입어 올해 개봉 영화 중 첫 700만 돌파에 성공했다.‘주토피아 2’는 토끼 주디와 여우 닉 콤비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로, 앞서 국내 471만 관객을 모은 ‘주토피아’의 9년 만 속편이다. 개봉 19일째 500만 관객을 모아 전작의 최종 스코어를 뛰어넘었다. 라이벌 대작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3’)가 개봉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내줬으나 쌍끌이로 올해 한국 극장가의 누적 관객 1억 명 달성을 견인했다.개봉만 하면 ‘치트키’급 흥행을 자랑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국내 연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건 ‘주토피아 2’가 최초다. 천만 영화는커녕 ‘500만 고지’도 넘기 어려운 극장가 보릿고개 시대에 1년 2개월 만에 ‘베테랑 2’의 600만 돌파 기록을 깨면서 전체 이용가 가족 애니메이션의 대중적 선호도를 다시 확인케 했다.특히 ‘주토피아2’는 아동, 청소년과 동반 부모 관객뿐 아니라 어린 시절 전작을 추억하는 ‘키덜트’ 관객도 사로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CGV가 집계한 연령별 예매 분포에 따르면 30일 기준 2030 합산 관객 비율은 총 55%이며, 실관람 지수인 에그 지수는 99%를 유지하고 있다. 입소문 탄력을 받은 ‘주토피아 2’는 ‘엘리멘탈’(2023, 724만 명)을 제치면서 ‘인사이드 아웃 2’(2024, 880만 명)의 기록도 넘보고 있다.더 나아가 ‘천만 영화’ 탄생 기대가 쏠리는 건 ‘겨울왕국’(2014)의 글로벌 흥행 수익(12억 8000달러)을 넘어서면서다. 박스오피스 모조 집계에 따르면 ‘주토피아 2’는 지난 29일 기준 글로벌 수익 14억 달러(약 2조 94억 2000만 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도 ‘아바타3’의 공세 속에서도 29일까지 727억 원 가량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같은 월트 디즈니 ‘한솥밥 식구’이면서 ‘아바타3’보다 짧은 러닝타임과 상대적으로 낮은 시리즈 진입 장벽 덕에 ‘주토피아 2’는 직접적인 대결 구도 보단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연말 나들이 선택지로 여겨졌다. 다만 지금까지 파죽지세였으나 개봉 후 1달을 넘기면서는 스크린과 상영 횟수를 확보해야 장기 흥행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주토피아 2’는 ‘아바타3’보다 3주 앞서 개봉하면서 일찍이 12월 관객을 선점했으나 그만큼 퇴장에 가까운 위치다. 스크린 및 상영 점유율은 지난 17일 ‘아바타3’ 개봉과 동시에 반토막났으며, 30일 오후 기준 예매율 순위도 3위(8.5%)로 한국 로맨스 신작들인 ‘만약에 우리’(13.4%)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7.1%)의 틈바구니에 꼈다.평일 기준 예매량이 4만~6만 장대로 하락했으나 1월 극장가도 뚜렷한 경쟁작이 부재해 ‘할리우드 대작 수요’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겨울 방학 맞이 신규 관람객의 유입과 N차 재관람객의 유치에 ‘주토피아 2’의 천만 돌파 운명이 달렸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31 06:00
뮤직

이문세, 현재진행형 ‘공연의 대가’ 2025년 발자취

올해 두 개의 브랜드 공연을 완성도 높게 이끈 이문세는 ‘공연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현재진행형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극장형 공연의 정수를 보여준 ‘씨어터 이문세 시즌4’는 지난 5월 세종문화회관 앵콜 공연을 끝으로 1년에 걸친 국내 투어를 마무리했다. 전국 22개 도시에서 총 59회 공연을 진행하며 누적 관객 9만 8천 명을 기록했고, 음악과 연출, 감성, 교감이 정교하게 맞물려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 열기는 국경을 넘어 북미로 이어졌다. 지난 6월 미국 뉴저지를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까지 이어진 ‘씨어터 이문세 시즌4’는 7년 만에 성사된 해외 투어였다. 한국에서의 감동을 이어 받은 이번 공연은 북미 관객들에게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울림을 선사했다.지난 11월부터는 대형 아레나 투어로 무대의 스케일을 한층 확장했다. 7년 만에 돌아온 ‘‘이문세 더 베스트’ 공연은 전 세대가 사랑해온 명곡들에 최첨단 무대 기술을 더하고, 이문세 특유의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냈다. 광주, 서울, 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약 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였고, 감동과 재미, 깜짝 이벤트까지 더해 ‘이문세표 종합선물세트’라는 호평을 얻었다.이처럼 대극장에서 대형 아레나까지, 무대의 규모를 넘어선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퍼펙트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문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무대를 진화시키고 있다. 매 공연마다 새롭고 치밀하게 설계된 연출을 통해 공연 혁신을 이끌어온 그는 여전히 관객에게 가장 생생한 감동을 전하는 무대 위의 살아 있는 레전드다. ‘이문세 더 베스트’ 투어는 2026년에도 부산, 대구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며, 이문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MBC FM4U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를 통해 청취자들과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12.30 17:36
예능

‘쇼미더머니12’ 사이퍼 영상부터 후끈…프로듀서 라인업도 화끈

Mnet ‘쇼미더머니12’가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식 SNS를 통해 공개된 티징 콘텐츠들의 누적 조회수가(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합산, 이하 동일 기준) 2,200만 뷰를 돌파하며,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입증했다.‘쇼미더머니’는 2012년 첫 방송 이후 수많은 스타 래퍼와 히트곡을 배출해온 대한민국 대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약 3년 만에 돌아오는 열두 번째 시즌 ‘쇼미더머니12’는 시리즈 최초로 국내 대표 OTT 플랫폼 티빙과 공동 제작되며, 확장된 시청 경험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역대 최다 지원자 수를 기록하며 ‘역대급 시즌’ 탄생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특히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공식 SNS 채널을 통해 공개된 다양한 티징 콘텐츠들이 방송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원자 모집 기간 공개된 이영지, 수퍼비, 저스디스의 사이퍼 영상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이영지의 우승자 사이퍼 영상은 2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이어 공개된 프로듀서 라인업 영상 역시 호응을 얻었다. 지코·크러쉬, 그레이·로꼬, 제이통·허키 시바세키, 릴 모스핏·박재범까지 총 8인의 프로듀서가 공개되며 “라인업이 레전드”, “음원까지 기대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김하온, 레드아이, 미나미, 밀리, 허중싱 등 일부 참가자들의 출연이 예고된 메인 트레일러 영상 또한 조회수 410만 회를 넘어서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프로듀서들의 현장 리액션을 담은 영상, 역대 시즌을 매시업한 콘텐츠들이 공개되며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방청 신청 열기 역시 뜨겁다. 지난 12월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프로듀서 특별 공연’ 현장 관객 모집에는 약 1만 5천 명에 달하는 지원자가 몰리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방송 전부터 팬들의 기대 속에 분위기를 달구고 있는 ‘쇼미더머니12’는 2026년 1월 15일 오후 9시 20분 Mnet과 티빙을 통해 첫 방송된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12.30 11:24
산업

치킨집·골프장·천년고도 총수들의 종횡무진 현장

재벌 총수들도 연예인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특히 올해는 치킨집과 골프장 등 이색적인 장소에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총수들은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올해 국내외 현장 경영과 네트워크 확대 등에 집중했다. 빅테크 거물들과의 만남도 두드러졌는데 그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치킨집 회동’이었다. 지난 10월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깐부회동’은 대대적인 관심을 끌었다. ‘러브샷’을 하고, 음식을 나눠주고, 수저를 세팅하는 등 평소 볼 수 없었던 글로벌 기업 총수들의 소탈한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폐쇄된 공간이 아닌 개방된 공간에서 직접 소통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환호했고, 화끈한 ‘골든벨’까지 울리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황 CEO는 위스키와 AI(인공지능)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를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여기에 품귀 품목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공급을 약속하는 등 한국과의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 이어 이들은 지포스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란히 무대 위로 오른 ‘AI 깐부’는 관객 경품 추첨을 위해 직접 총 모양의 폭죽을 터트리며 이벤트를 진행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 골프장에서도 총수들의 이색적 행보가 포착됐다. 10월 중순 미국 대통령과의 사상 첫 ‘집단 골프회동’이 관심을 집중시켰다. 미국 플로리다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정의선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미국 정계 주요 인사들과 골프 라운드를 진행했다. 한국 기업의 총수들을 비롯해 미국 인사들을 초청한 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통 보안 속에서 골프장은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됐고, 4인 1조로 골프 경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의 창이 한나절 동안 열린 가운데 총수들은 ‘민간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및 관세 협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도 국내 총수들이 총집합했다. 20년 만에 국내서 다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글로벌 빅테크 CEO들의 등장으로 뜨거웠다.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참석해 젠슨 황 등 글로벌 리더들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두용 기자 2025.12.30 06:30
연예일반

[단독] 하츠투하츠 “KGMA 신인상 호명 가슴 벅찼다, 내년 컴백은요…” [IS인터뷰]

“2026년은 신인상 수상에 대한 책임감을 동력 삼아, 한층 진화한 하츠투하츠를 각인시키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스텔라)데뷔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하츠투하츠는 오차 없는 ‘칼각’ 퍼포먼스로 관객의 시선을 강제로 ‘포커싱’시키는 독보적인 장악력을 갖췄다. SM엔터테인먼트가 2007년 소녀시대 이후 무려 18년 만에 선보이는 다인원 걸그룹이라는 점에서도 이들을 향한 기대치는 남달랐다. ‘더 체이스’로 포문을 연 여정은 ‘스타일’과 ‘포커스’를 거치며 마침내 ‘신인상 수상’이라는 값진 마침표이자 새로운 시작점에 도달했다.지난달 15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2025 KGMA)’에서 하츠투하츠는 루키들의 격전지인 ‘IS 라이징스타’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우는 “팀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가슴이 벅찼다. 멤버들과 회사 스태프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하츄(팬덤명)’ 덕분에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를 보냈다”며 떨리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안 역시 “평생 단 한 번뿐인 기회라 더 간절했던 상”이라며 “무대를 내려오면서도 ‘우리 정말 상 받은 거 맞지?’라며 멤버들끼리 서로를 다독였을 만큼 행복했다”는 귀여운 뒷이야기를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출신 멤버 카르멘은 글로벌 팬 투표로 결정되는 ‘트렌드 오브 더 이어’에서 압도적인 화력을 과시하며 1위에 등극, 팀에 2관왕의 영예를 안겼다. 카르멘은 “개인상은 생애 처음이다. 하츄가 매일 기적 같은 순간을 선물해주고 있다”며 전매특허인 ‘햇살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녀시대를 롤모델로 삼는 이들은 다인원 구성이라는 외형적 공통점을 넘어, 전원 ‘비주얼 센터’급 미모와 베일 듯 정교한 퍼포먼스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까지 선배들의 DNA를 쏙 빼닮았다. 여기에 하츠투하츠만의 선명한 색채를 더하는 것은 세련된 음악적 문법이다. Y2K 팝 감성을 근간으로 하이퍼팝, UK 개러지, 미니멀 일렉트로닉을 유려하게 배합한 사운드는 동시대적인 감각을 자극한다.이번 ‘2025 KGMA’에서 선보인 첫 미니앨범 타이틀곡 ‘포커스’ 무대는 그 정점이었다. 블랙 앤 화이트의 절제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이들은 단 3분 만에 현장을 압도했다. 화려한 특수효과 없이 오직 몸짓과 목소리만으로 관객을 몰입시켰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돌아서면 생각나는 평양냉면의 중독성처럼, 하츠투하츠의 무대 영상은 KGMA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수 10만 회를 상회하며 출연 아티스트 31팀 중 상위권(6위)을 달리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흑백의 조화를 통해 안무의 정교함을 극대화하고 싶었어요. 한 팬분께서 저희 무대를 보고 ‘마치 살아 움직이는 피아노 건반 같다’는 댓글을 남겨주신 걸 보고 멤버들과 한참을 웃으며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유하)하츠투하츠가 출연한 ‘뮤직데이’에는 스트레이 키즈, 비투비, 루시, 수호, 아이브, 프로미스나인 등 화려한 선배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무대를 풍성하게 채웠다. 그중에서도 멤버들은 ‘KGMA’ 3관왕에 빛나는 수호를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로 꼽았다. 에이나는 “수호 선배님이 ‘라이트 더 파이어’와 ‘후아유’ 두 곡을 선보이셨는데, 홀로 무대를 가득 채우는 파워풀한 가창력에 깜짝 놀랐다”며 “아티스트 석에 혼자 계시면서도 다른 이들의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시는 모습이 특히 감명 깊었다”고 전했다.또한 이들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KGMA’ 포토부스 촬영과 백스테이지에서 리듬을 타며 춤추던 순간들을 즐거운 에피소드로 회상하며, 다시 한번 KGMA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인터뷰 내내 영락없는 고등학생처럼 발랄하던 하츠투하츠는 내년도 목표를 묻자 금세 눈빛이 달라졌다. 예온은 “숙소에서는 여고생처럼 친하게 지내지만,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하고 솔직하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안은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팀 연습을 하고, 곧장 새벽 5시까지 개인 연습을 이어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만큼 무대 하나하나가 간절하다”며 “내년에는 도쿄돔 같은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이들의 ‘지독한’ 연습량은 곧 압도적인 수치와 성과로 증명됐다. 하츠투하츠는 데뷔 싱글 ‘더 체이스’로 초동 판매량 40만 장을 돌파,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초동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6월 공개한 ‘스타일’ 역시 멜론 일간 차트 26위, 써클차트 주간 20위권 4주 연속 진입 등 대중성을 꽉 잡으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빌보드 재팬 ‘히트시커스 송’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저력까지 입증했다. 신곡 ‘포커스’ 또한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 톱100에 안착한 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치의 오차 없는 ‘칼각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틀 만에 1000만 뷰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했다.“2025년이 ‘하투하’의 존재감을 알린 해였다면, 내년 초에는 우리 나이대에 걸맞은 귀엽고 밝은 콘셉트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마그네슘 부족 파트’나 ‘플리샤 플리슈’처럼 무대마다 팬분들이 환호할 수 있는 새로운 킬링 파트도 연구 중입니다.” (주은)하츠투하츠는 내년 2월 21~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1주년 기념 첫 단독 팬미팅 ‘하츠 투 하우스’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국내 팬들과의 만남 이후에는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선다. 내년 3월 19일 뉴욕, 2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북미 프리미어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28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멤버들은 “데뷔 후 첫 북미 투어라 무척 설레고 소중하다”며 “내년에도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활동하겠다. 모두 건강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는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2.30 06:00
영화

‘아바타: 불과 재’, 2주 만에 글로벌 1조↑ 벌었다

‘아바타: 불과 재’가 글로벌 박스 오피스를 휩쓸고 있다.29일 오전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아바타: 불과 재’는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이번 주말까지 9,870만 달러(약 1,426억 2,150만 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오전 7시까지 집계된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은 총 7억 6,039만 달러(약 1조 987억 6,855만 원)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올해 가장 빠른 흥행 속도로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불과 재’는 크리스마스에 이어 개봉 2주차 주말인 지난 26일~28일 동안 105만 3,471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수 4,03만 6,399명을 기록했다. 개봉 이후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것은 물론, 2주 연속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외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연일 입증 중이다. 한편 ‘아바타: 불과 재’는 국내에서 쌍천만을 기록한 ‘아바타’의 세 번째 시리즈로,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29 17:51
영화

‘췌장’ 잇는 감성 日판타지 로맨스 ‘나만의 비밀’ 1월 21일 개봉

일본 감성 판타지 로맨스 영화 ‘나만의 비밀’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신드롬을 이어간다.29일 수입배급사 누리픽쳐스는 ‘나만의 비밀’ 보도스틸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각자의 방식으로 타인의 감정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다섯 명의 청춘들이 비밀을 숨긴 채 서로의 감정을 읽고 감추고 오해하며 맞춰가는 청량한 감성 판타지 로맨스다. 영화로도 제작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미노 요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공개된 보도스틸은 다섯 청춘의 풋풋한 모습을 담아내 눈길을 끈다. 푸르른 배경 속 미소를 짓고 있는 다섯 청춘의 모습은 각 캐릭터의 밝고 순수한 매력을 전한다. 이어 무표정한 얼굴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쿄(오쿠다이라 다이켄), 미키(데구치 나츠키), 즈카(사노 마사야)와 밝게 웃고 있는 파라(키쿠치 히나코), 엘(하야세 이코이)의 다양한 모습은 여러 감정을 가진 청춘들의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 눈길을 끈다. 여기에 감정의 기호가 보이는 쿄부터 감정의 기울기가 보이는 미키, 마음의 이모티콘이 보이는 즈카, 감정의 파동을 보는 파라, 좋아하는 마음을 보는 엘까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상대의 감정을 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이 어떤 우정 이야기를 그려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러한 가운데 쿄와 미키가 함께 불꽃놀이를 하고 책을 보는 장면 등 보는 것만으로도 간지러운 설렘을 자아내는 스틸은 ‘나만의 비밀’에서만 볼 수 있는 서툴고 솔직한 첫사랑의 순간들을 담아내 기대감을 끌어올린다.한편 ‘나만의 비밀’은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 대해 일본 현지 평단과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은 바 있다. 특히 상대의 감정을 볼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를 모으며 국내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나만의 비밀’은 1월 21일 개봉 예정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29 15:50
영화

‘아바타3’ 주말만 105만↑ 봤다…400만 돌파 [IS차트]

‘아바타: 불과 재’가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하며 누적 관객 400만 명을 돌파했다.2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3’)는 주말 동안(지난 26일~28일) 105만 3,502명이 관람해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누적 관객수는 403만 6,430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로, ‘주토피아 2’보다도 하루 더 빠르게 400만 관객을 돌파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2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 2’로, 같은 기간 44만 9,786명이 관람했다. 누적 관객수는 747만 9,838명으로, 올해 첫 7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며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상태다.뒤이어 추영우, 신시아 주연 로맨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3위를 차지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개봉해 같은 기간 18만 3347명의 선택을 받았으며, 누적 관객수는 36만 5,416명이다.한편 ‘아바타3’는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펼쳐지는 더욱 거대한 위기를 담은 이야기로 국내 1362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29 08:47
영화

“‘대홍수’와 비슷?” 김병우 감독은 정말 ‘웹소설’을 그만 봐야 할까 [줌인]

김병우 감독의 신작인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가 심상치 않은 불호 물살을 마주하고 있다. 인기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의 영화 연출을 맡았단 전적에 일각에선 ‘대홍수’와 웹소설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와의 유사성까지 제기되며 “웹소설 그만 봐라”라는 비아냥까지 밈(meme)처럼 번지고 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억까’, 즉 근거 없는 낭설이다. 지난 19일 공개된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원작 없는 김병우 감독의 오리지널 각본이다.극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탈출을 목표한다는 SF 재난 장르를 표방하지만, 극 중반부터 주인공인 인공지능 연구원 안나(김다미)가 어린 아들을 구하기 위해 같은 상황을 되풀이한다는 ‘루프’ 구조로 반전을 꾀했다. 모성애를 필두로 한 인간의 감정에 대한 탐구가 ‘대홍수’의 중심에 부상하면서 시청자들은 ‘배신감’까지 꺼내 들며 불호 의견을 쏟아냈다.같은 지점에서 인기 웹소설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작가 연산호, 이하 ‘어바등’)가 언급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선 “‘어바등’ 보고 감명 깊어서 만들었나”, “‘전독시’ 감독이 만든 ‘어바등’ 실사판”, 심지어 “저 감독에게서 웹소설을 빼앗아야 한다”까지 반응이 비약했다. 지난 7월 개봉한 ‘전지적 독자 시점’이 마주했던 웹소설 팬덤의 날선 반응이 그대로 전이된 모양새다. ‘대홍수’와 ‘어바등’은 얼핏 비슷한 풍경을 하고 있다. ‘어바등’은 심해 3000m 아래 해저 기지의 유일한 치과의사인 남성 주인공이 물이 차오르는 상황 속 마주치는 이들과 힘을 합쳐 탈출하려는 이야기를 그린다. 수직구조의 공간 속 물 재난, 무한 회귀, 인류애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공유하지만, 세부 설정과 전개 방식은 전혀 유사성이 없다. 제작 관련성은 더더욱 없다. ‘어바등’은 2021년 5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연재됐다. ‘대홍수’는 2022년 크랭크인 해 2023년 1월 촬영을 마친 데다가 기획 단계로만 따지면 10년이 넘은 프로젝트다. 김병우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기획했던 시기가 2014년부터 2015년도쯤”이라며 “‘전독시’보다도 먼저 촬영한 작품”이라고 밝혔다.심지어 제한된 공간 속 재난 상황은 김병우 감독이 전작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 등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오던 소재다. 상업 영화 데뷔작인 ‘더 테러 라이브’로는 국내 558만 관객을 모았고, 독창성을 인정받아 일본 리메이크판도 제작됐다.게다가 ‘대홍수’의 루프 구조는 ‘경험을 통해 감정을 학습한다’는 AI 딥러닝과 접목한 산물이다. 비록 완성된 영화가 관객 모두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더라도, 김병우 감독은 “이 영화에서 반복은 인간이 어떻게 감정을 획득하게 되는가에 대한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뚜렷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마치 놀이처럼 번지는 과열된 혹평이 한 창작자의 작품 자체를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현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 우려가 나온다. 황석희 번역가는 “타인의 평에 영향을 크게 받는 요즘이라 더 그런 것 같다”고 진단하며 “호평이든 혹평이든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선의 평을 보고 싶다. (창작자를 향한)저주가 아니라 그 글을 쓴 사람의 취향을 듣고 싶다”고 지적했다.각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감상을 만드는 것보다 “웹소설 그만 봐라”라는 누군가의 ‘후킹’한 혹평에 ‘좋아요’를 누르는 게 더욱 쉬운 요즘이다. 분명한 건 창작자에게도, 관객에게도 마이너스인, 콘텐츠의 질을 좀먹는 ‘악순환의 루프’로 작용할 것이란 점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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