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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당 직원 수 최대 증가 1위 신세계...KT·카카오 되레 감소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에서 실무 중심 인력 재편이 두드러진 가운데 임원당 직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신세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35개 계열사의 고용 변화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작년 기준 임원 1인당 직원 수는 전년보다 평균 2.4명 증가했다. 전체 직원 수는 98만3517명으로 1.7%(1만6361명) 증가했지만, 임원 수는 9746명으로 0.7%(71명) 감소했다.신세계는 지난해 직원 수가 4.2%(1379명) 늘고 임원 수는 10.2%(17명) 줄면서 임원 1인당 직원 수는 197명에서 228.5명으로 평균 31.5명 많아졌다.현대자동차그룹은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10.3명 늘었다. 직원이 16만2100명으로 1.7%(2743명) 증가하고, 임원은 1087명으로 5.3%(61명) 줄었다.유통과 건설 업종을 중심으로 일부 기업은 직원과 임원 수가 모두 줄었으나 임원 감소 폭이 더 커 임원 1인당 직원 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DL이앤씨를 보유한 DL그룹이 대표적이다. DL그룹은 전체 직원 수가 3.9%(323명) 감소하고 임원 수는 21.2%(25명) 줄면서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15.5명 증가했다.롯데그룹은 직원 수(-0.1%)와 임원 수(-9.6%) 모두 감소했으나 임원 감소 폭이 커서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102.5명에서 113.2명으로 평균 10.7명 늘었다. 반면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감소한 그룹도 일부 있다. HDC그룹은 직원 수가 3.2%(246명) 늘었는데 임원 수는 51.2%(21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평균 59.7명 감소했다.KT는 지난해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해 직원 수가 6.7%(2581명) 줄었으나 임원 수는 8.9%(18명) 늘었다. 이에 따라 임원 1인당 직원 수는 190.6명에서 163.2명으로 평균 27.3명 줄었다.카카오는 직원 수가 2.9%(246명) 늘고 임원 수는 35.9%(51명) 증가해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14.5명 감소했다.리더스인덱스는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흐름 속에서 대기업들이 실무 중심 인력을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임원 자리는 축소했다"고 분석했다.김두용 기자 2025.04.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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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산불 피해에 90억 성금 기부...피해 현장 복구에도 힘 보태

국내 대기업들이 경북북부의 산불 피해 지역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이번 산불 피해 복구와 피해 주민 지원을 위한 성금으로 총 90억원을 내놨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8개 관계사가 참여해 30억원을 전달한다.SK와 현대차, LG는 각각 20억원의 성금을 지원한다. 포스코도 피해 지역 긴급 구호 및 피해 복구, 이재민 생필품 및 주거 안전 확보 등에 20억원을 출연했다.롯데와 한화, KT가 성금 10억원씩을 전달했고, 두산과 CJ, LS도 성금 각 5억원을 출연해 기부했다.이재민과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을 위한 물품도 신속히 전달되고 있다. 삼성은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을 위해 생필품 등으로 구성된 재해구호키트 1000개와 거주용 천막 600개를 제공하기로 했다.포스코는 위생용품, 이불, 비상식량 등으로 구성된 구호 꾸러미를 제작했고, SK하이닉스도 구호 텐트 및 바닥 매트 800세트, 구호 꾸러미 1500개를 지원했다.편의점 이마트24는 마스크와 음료, 에너지바 등 600여명분의 구호품을, 롯데 유통군은 생수와 컵라면, 에너지바, 마스크 등 생필품으로 구성한 긴급 구호물품을 각각 지원했다.HD현대중공업은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에게 도시락 1500인분을 제공했으며, 향후에도 필요한 지원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제너시스BBQ그룹 패밀리(가맹점주)와 임직원 20여명은 의성 산불 피해 이재민과 소방대원, 자원봉사자에게 치킨 세트 1000명분을 전달했다.피해 현장 복구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산불 피해지역 복구를 위한 굴착기와 인력을 지원할 예정이다. 양사는 2022년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에도 굴착기 20대를 투입한 바 있다.현대차그룹은 피해 지역에 세탁·방역 구호 차량 등 6대를 투입해 오염된 세탁물 처리와 피해 현장의 방역 대응을 지원한다. 또 화재 피해 차량 입고 시 수리 비용을 최대 50% 할인하고, 피해 차량 수리 완료 후에는 무상 세차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도 산불 피해 복구에 10억원씩 지원하고 구호 꾸러미와 급식차 등을 보냈다. 금융사들은 이재민을 대상으로 특별 대출, 만기 연장, 금리 우대, 보험료·카드 결제 대금 유예 등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김두용 기자 2025.03.2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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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금줄' 해외 ‘IPO 시장’으로 눈 돌리는 기업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IPO(기업공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IPO를 통해 전략적 거점을 마련하고, 급한 현금을 조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 침체 속 해외 IPO는 새로운 자금 수혈의 창구로 떠오르고 있지만 ‘밸류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상존한다. 현대차·두산, 현지 IPO로 전략적 거점 가속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한국 증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IPO가 각광받고 있다. 현지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 파워를 앞세워 현지법인을 통해 IPO를 추진·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 6일 두산그룹의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 발전 기자재 기업 중 처음으로 상장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는 이번 IPO를 통해 공모금 1516억원을 조달했다. 두산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우선 신주발행을 통해 얻은 418억원은 생산설비 개선과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구주매출(약 763만주)로 확보한 1098억원은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 가스터빈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뿐 아니라 유럽 발전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산스코다파워의 상장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무산되면서 자금 조달에 실패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카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두산그룹은 당초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려고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미래 동력 확보에 나섰던 두산에너빌리티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으로 현금을 수혈하면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인도법인의 상장으로 무려 4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인도 뭄바이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IPO였다. 현대차는 IPO를 통해 17.5%(1억421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현대차는 수혈한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를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권역을 전략적 수출 허브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신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및 R&D 역량에 적극 투자를 예고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인도가 곧 미래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R&D 역량을 확장했다”며 “조달한 자금은 하이테크와 소프트웨어, 젊은 층이 원하는 차량 개발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800루피(약 2만9988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고, 오는 3월 3일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지수 종목에도 편입된다. LG전자 인도 IPO 준비, ‘밸류 저하’ 우려도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LG전자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하고 상장을 공식화했다. DRHP는 수요예측, 공모가, 공모일 확정을 위해 상장심사기관에 법인 지배구조와 재무 현황 등을 공개하는 서류로 현지 증시 상장을 위한 첫 단계로 꼽힌다. 통상 DRHP 심사에는 3개월가량이 소요돼 LG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상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의 15%를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달 금액이 고스란히 본사로 유입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G전자의 인도법인 기업가치가 130억 달러(약 18조원)로 평가받는데 IPO를 통해 적어도 2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는 IPO 조달 자금을 인도 시장 성장뿐 아니라 전사 차원의 미래 투자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원재 LG전자 IR담당 상무는 인도 IPO 추진과 관련해 “본사와 법인의 기업가치 제고, 또 성장전략 그리고 이에 필요한 자금운용 관점에서 선택 가능한 다양한 옵션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2024년 매출성장과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약 10% 성장세를 보이는 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트라는 2019년 110억 달러 규모였던 인도 가전 시장이 2025년 210억 달러(약 3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 DRHO 심사 중이라 어떠한 추가 사항을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과 관련해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지난해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미국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4400억원을 조달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재탄생시키는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등에 투자하며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나 채무 상환 등을 위해 현금 수혈이 필요한 기업들이 한국 증시와는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해외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IPO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새로운 국부 유출’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국내 재계의 대표들이 매력적인 해외생산법인에 대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밸류 파괴’”라고 평했다. 김두용 기자 2025.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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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SK스퀘어 행동주의펀드 '공격'에 골머리

대기업들이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되고 있다. SK스퀘어, 두산밥캣, KT&G, 영풍 등이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과 배상금 요구제안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행동주의펀드가 강한 압박을 펼치며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합병 사태’를 기점으로 행동주의펀드 대응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반대 소송을 하면서 이에 대해 합의하면서 724억원을 배상한 바 있다. ‘삼성물산 합병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엘리엇은 합의 이후 발생한 지연손해금 27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 중이고, 이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이 오는 3월 13일 열릴 예정이다. 1심에서는 법원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엘리엇은 또 정부를 상대로 같은 건으로 소송을 진행했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정부가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삼성물산 사태를 시작으로 2023년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된 국내 기업 수는 77곳에 달했다. 2017년에는 3개 기업에 불과했지만, 2019년 이후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이 활발해지더니 6년 새 2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나 보유하고 있는 SK스퀘어는 행동주의펀드 팰리서캐피탈의 공격을 받고 있다. 팰리서캐피탈은 이사회 구성원 추가, 임원 급여 회사 실적 연계, 부채를 활용한 자본 비용 절감 등을 제안했다. 이에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2025~2027년 자기자본비용(COE)을 초과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실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달성 등의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팰리서캐피탈 구성원의 이사회 선임을 제안하기도 했다. KT&G는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 FCP는 지난 20일 KT&G 이사회의 자사주 무상·저가 기부로 회사가 1조원대 손해를 입었다며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FCP는 입장문을 통해 “KT&G 전현직 이사회가 산하 재단,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기주식을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한 데 대한 회사의 손해를 회복하고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FCP는 지난해 1월 KT&G 21명의 임원들이 2002년부터 17년간 1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기부한 행위에 대해 이사회가 직접 사안을 조사하고 손해를 회복하게 하라는 소 제기를 청구했다. 그러나 KT&G가 이를 거부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FCP는 KT&G가 자사주 기부가 2002년 KT&G의 민영화 당시부터 치밀한 계획하에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이사회의 감시 의무 소홀로 산하 재단 등이 의결권의 12% 이상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KT&G는 “실제 처분 자사주의 절반에 달하는 주식은 직원이 직접 출연하는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유상출연 등에 해당해 FCP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법령상 요구되는 제반 절차를 모두 준수해 실행했다”고 반박했다.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이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법 개정안의 골자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상장회사 이사 선임과정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행동주의펀드, 소액주주 연대 등의 활발한 주주활동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행동주의펀드는 기업과 의견 조율이 안 될 경우 적극적으로 주주제안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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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현금 유동성 확보 사활...세계 1위 사업체도 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경영 불확실성 확대 등이 고환율, 고금리와 맞물리면서 ‘긴축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기업들은 계열사와 지분, 부동산 매각 등의 ‘다이어트’를 통해 몸집을 줄이는가 하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1위 업체들도 과감히 매물로 내놓는 등 재무 구조 개선과 투자 재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1위 사업체도 매물로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현금 창출력이 좋은 알짜 계열사들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 실적이 좋은 세계 1위 업체들도 시장에 나와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적자가 날 수 없는 사업체인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의 매물이 눈에 띄고 있다.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간 SK는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SK스페셜티는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SK㈜의 대표적인 알짜 자회사이고, 지난해 매출액 6817억원, 영업이익 1471억원을 기록한 기업이다. 시장에서는 SK스페셜티 지분 100% 매각 금액 규모를 4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SK가 일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연내 주식매매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가 한앤컴퍼니와 좋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분야처럼 협상 결렬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SK 관계자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웬만한 비핵심 계열사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정말 이런 알짜 회사까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괜찮은 계열사 매물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효성화학은 사모펀드와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지난 12일 특수가스 사업 부문을 효성티앤씨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9200억원으로 정해졌다. 효성화학은 NF3 연간 생산능력이 8000t 수준으로 세계 3위 수준이다. SK스페셜티가 생산능력 1만3500t으로 1위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재무적인 어려움으로 특수가스 사업 부문을 매각하긴 했지만 삼성과 SK 등 국내 반도체 사업 환경을 고려하면 알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효성티앤씨의 기존 NF3 사업과 좋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특수가스는 투자를 한다고 해서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은 사업이다. 그래서 기존 업체들은 정상 운영하기만 해도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구조”라며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등 여건이 좋지 않아 매물로 나오긴 했지만 평소 같으면 나오지 않을 매물”이라고 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몸값으로 6조원 안팎을 책정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위해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부는 동물 사료용 첨가제와 식품 조미 소재를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8대 사료용 아미노산 중 라이신 등 5개 품목은 세계 1위다.지난해 사업부 매출이 4조1343억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2513억원으로 전체의 30%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순차입금이 7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바이오 사업부를 매각한다면 재무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지분·부동산 매각 현금 확보 총력 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사업 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모듈 공장을 매각했다. 지난 9월 중국 패널업체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매매 대금이 108억 위안(약 2조300억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지분 매각의 목적에 대해 “대형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LG디스플레이는 5년 만에 사무직 희망퇴직을 실시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생산직에 이어 사무직 희망퇴직이 이어지며 인권비를 줄이는 등 몸집 축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매각에 이어 최근 구미 노후 공장들의 가동도 중단했다. 롯데그룹은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추세다. 렌터카업체인 롯데렌탈을 1조6000억원에 매각하고,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헬스케어의 청산 절차도 밟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화학 부문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등 긴축을 이어가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청산하고, 미국 내 EG생산법인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유상증자 지분 40%를 활용해 66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또 인도네시아(LCI) 지분으로 65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등 모두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증권사·기관투자자 등과 소통을 강화해 재무구조 개선 현황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행에 힘을 쏟기로 했다”고 말했다.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중공업이 이달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판교 R&D 센터를 4000억원에 매각했다.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자회사 에코비트를 지난 8월 2조7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에코피트는 국내 종합폐기물 처리업체 1위로 지난해 영업이익 1100억원을 낸 그룹 내 대표적 알짜 회사다. 지난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2025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긴축 경영을 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61.0%로 2016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현재 위기를 엄중하게 느끼고 있다. 경기 침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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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경영'에 대기업 70%가 내년 투자계획 불투명

대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들어가면서 내년 투자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지난달 13∼2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2곳 중 56.6%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투자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1.4%였다. 10곳 중 7곳이 투자계획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계획 미정'은 6.9%포인트(p) 증가했고 '계획 없음'은 6.1%p 늘었다. 반면 '계획 수립'은 32.0%로 지난해보다 13%p 감소했다.투자계획이 미정인 기업들은 그 이유로 조직개편·인사이동(37.7%),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27.5%),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20.3%) 등을 꼽았다.내년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39곳) 중에서는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하는 경우(28.2%)가 확대하는 경우(12.8%)보다 많았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비율은 59.0%였다.작년 조사까지만 해도 '투자 확대'(28.8%)가 '축소'(10.2%)보다 많았는데 1년 만에 역전된 것이다.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내년 국내외 부정적인 경제전망(33.3%), 국내 투자환경 악화(20.0%), 내수시장 위축 전망(16.0%) 등이 지목됐다.한편 전체 응답 기업의 77.8%는 내년도 설비투자의 주된 형태에 대해 기존 설비를 유지·개보수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42.9%)가 가장 많이 뽑혔고 고환율 및 물가 상승 압력(23.0%),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공급망 교란 심화(13.7%) 등이 뒤를 이었다.국내 투자 저해 요인으로는 설비·연구개발 투자 지원 부족(37.4%),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규제(21.3%), 설비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15.0%) 등이 꼽혔다.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으로는 금융지원 확대(21.0%), 세제지원 강화(16.9%), 지배구조 및 투자 관련 규제 완화(15.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거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기업 투자가 위기 극복의 열쇠가 돼왔는데 최근에는 기업들이 투자 확대의 동력을 좀처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영 불확실성을 크게 가중하는 상법 개정 논의를 지양하고 금융‧세제 지원 등 과감한 인센티브로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03 09:53
산업

최창원이 콕 찍어, 속도 높인 SK의 리밸런싱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국내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재계 2위 SK그룹을 비롯해 LG, 롯데 등 대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희망퇴직 시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국내 기업 중 최대규모의 구조조정(리밸런싱)을 진행하는 등 비상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창원 중심, 속도 내는 SK 리밸런싱 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몸집 줄이기 작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든데스(돌연사)’ 위기를 언급한 뒤 알짜 계열사 매물을 대거 내놓을 정도로 대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밸런싱을 주도하는 임무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맡고 있다. 최창원 의장은 1996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기획관리실장 시절, 국내에 최초로 명예퇴직제를 도입하는 등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비대하게 커진 SK그룹에 대한 조직 효율화와 긴축 경영의 적임자로 꼽힌 것이다. 최창원 의장은 최태원 회장의 요구대로 리밸런싱에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 매각, 합병 작업 등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빠른 결단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너가이기에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 상황이라 사업재편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 형국이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계열사 사장단에게 사업재편 진행을 맡겨두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최창원 의장이 하나하나 직접 지시하고 체크하는 방식으로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결재 절차를 간소화하며 시간을 줄이는 실용적인 방식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경우에 따라 사업재편 진행 방식이 각기 다를 것이다. 예전보다 의사결정이 빨라진 것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직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최 의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SK그룹의 리밸런싱에 대한 윤곽과 성과 등도 드러나고 있다. SK는 리밸런싱 선언 후 그룹 순차입금을 8조원이나 줄이는 등 재무지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SK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SK는 2023년 말 84조2000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이 2024년 3분기에 76조2000억원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계열사도 흡수합병, 지분 매각, 청산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SK는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 수를 올 연말까지 10% 이상 줄인다는 계산이다. 197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SK E&S, SK트레이닝인터내셔널, SK엔텀 등도 흡수합병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 8일 발표한 최근 3개월(8~10월) 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내용에 따르면 SK그룹은 6개의 회사가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지분 매각을 진행한 SK렌터카를 비롯해 스튜디오돌핀, SKCFT홀딩스, SKTBM지오스톤, 솔루티온, 카라이프서비스가 여기에 포함됐다. 공정위 측은 “SK는 사업 전문성 및 경영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소속회사의 변동이 진행됐다”며 “올해 들어 긴축 경영으로 인해 계열사 편입보다는 계열사 제외 회사가 더 많은 추세”라고 설명했다. 출범 3년 만에 첫 흑자 ‘SK온 살리기’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있다. 미래 사업의 큰 축을 담당하는 ‘SK온 살리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하면서 100조 자산가치의 ‘공룡 에너지 민간기업’이 탄생한 것도 다 SK온을 살리기 위한 일환이었다. 여기에 SK온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흡수합병하기로 합의했다. SK온은 지난 7일 채무상환자금 등 5000억원 조달을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SK온은 향후 IPO(기업공개) 성공을 위해 알짜 회사를 합병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독립 법인 출범 이후 올해 3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SK그룹 리밸런싱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4일 공개된 올해 3분기 SK온의 영업이익은 240억원이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601억원 대비 4841억원이 개선된 것이다. SK온은 분사 첫해인 2021년 연간 약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2022년 7조6177억원, 2023년 12조89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해 왔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공장 가동률 하락, 재고량 증가 등을 겪으며 적자의 늪에 허덕였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의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으나, 4분기에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의 가동 및 2025년 상반기 신차 출시 준비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수익성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SK온은 사실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12월 사장단 인사, 방점 예고 SK는 12월 초로 예정된 연말 인사에서 사장단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의 대표이사 교체로 서막을 알린 SK는 연말 인사를 통해 리밸런싱에 방점을 찍을 적임자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으로 고위급 임원들에 대한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자회사 3개 계열사(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CEO를 교체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SK는 지난 5월과 7월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계열사 CEO를 교체하면서 재무통들을 중용한 바 있다. 그룹 전반의 방만한 투자와 사업 비효율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임원 축소는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비용 감축을 위한 임원 축소 과제가 주목을 끌고 있다. SK그룹은 실적 부진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임원 규모를 20~30%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예정대로 12월 초에 인사가 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 올해 CEO의 ‘원포인트 인사’는 2명 정도로 많지 않았기에 연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SK는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문어발 확장으로 재계 2위까지 성큼 성장했지만 방만한 경영 등으로 곪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유튜브 경제채널 '삼프로TV'의 김동환 대표는 “리밸런싱 이전의 SK는 계열사 간 경쟁적인 중복투자, 과잉투자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며 “어느 순간부터는 회사를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리밸런싱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창원 의장은 “하반기 이후 선제적인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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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된 서울 시내면세점..HDC신라도 특허 반납하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이 유통 대기업들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고 있다. '큰손'이었던 단체관광객이 줄고 개별관광객이 다른 쇼핑처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이미 한화와 두산이 시내면세점 시장에서 발을 뺀 가운데 HDC신라면세점도 내년 말 특허 만료에 맞춰 특허권을 반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에서 '면세점 대전'이 벌어졌다. 정부가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을 신설하기로 결정하자, 7개 대기업이 사업권 입찰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특허 기간이 끝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도 대기업 간 경쟁이 치열했다. 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걸고 대기업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는 이례적인 모습도 목격됐다. 이 과정에서 2015년 이후 6개였던 서울시내 면세점은 13개까지 늘어났다.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에서 명품과 화장품을 쓸어 담던 시절로 면세점 유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하지만 10년도 채 되지 않아 국내 면세점 영업 환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큰손'이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를 개별 관광객이 채우고 있지만, 한국으로 여행 오는 목적이 달라졌다. 지하철 등으로 이동해 홍대, 성수 등을 주로 다니며, 다이소, 올리브영 등에서 쇼핑하며 현지 문화와 체험을 즐긴다. 이렇다 보니 면세점 이용 고객이 크게 줄고 매출도 감소했다. 이에 한화갤러리아와 두산은 지난 2019년 시내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전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사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특히 국내 시내면세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월드타워점 매장 규모도 줄였다.HDC신라면세점 역시 지난 8월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면세점 전용 주차장도 주말과 피크타임 등에 한해 아이파크몰과 공유하고 있다.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5월 호텔신라가 50%, HDC(당시 현대산업개발), HDC의 자회사 HDC아이파크몰(당시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HDC신라면세점이 최근 유상증자도 단행키로 했다.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400억원 증자를 결정했다. '1차 면세점 대전'이 벌어졌던 2015년 이후 9년 만의 자본확충이다. 경영 상태가 악화하며 결손금과 부채가 누적되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HDC신라면세점은 2019년 매출액 7694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쓴 이후 실적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2157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2020년부터 4년 연속 손실을 내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HDC신라면세점이 내년 말 특허 만료를 앞둔 만큼 사업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업계 관계자는 "9년전 시내면세점 대전으로 면세 특허를 취득한 기업들이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몇 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일부 면세점 가운데 사업에 손을 떼는 곳이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04 07:00
산업

[단독]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데 한미 임종훈 라크로스 ‘아빠 찬스’ 특혜 의혹

한미약품그룹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각종 잡음으로 시끄럽다. 이런 가운데 지주사 임종훈 대표이사는 한가로이 한국라크로스협회 회장을 맡아 자녀들을 위해 회사 예산을 선심 쓰듯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임종훈 대표의 딸도 한국 라크로스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아빠 찬스’ 대표팀 선발 특혜 의혹 17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대표의 한국라크로스협회 회장직에 의문이 가득하다. 임 대표는 표결 승기를 잡았던 지난 3월 첫 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뜬금없이 한국라크로스협회의 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유례없는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층 시끄러울 때 협회장직을 맡은 것이다. 한미약품그룹에서 이전까지 스포츠 단체를 후원하거나 인연을 맺은 전례가 없었기에 더욱 의문부호가 달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하기도 전에 협회장직을 급히 맡아야 하는 일이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라크로스는 스포츠 망이 달린 스틱을 사용해 공을 주고받거나 달리며 골을 넣어 득점하는 스포츠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이지만 북미에서는 프로리그가 운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기업들이 아마추어 종목의 유소년 육성과 발굴 등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후원을 결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처럼 갑자기 뛰어드는 사례는 드물어 더욱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다 임 대표가 협회장에 오른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로 쌍둥이 자녀인 임윤지 양과 임후연 군이 라크로스 선수로 활동하고 있어서다. 둘은 고등학생으로 미성년자이지만 한미사이언스 지분 1.08%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미국에서 고교를 다니는 임윤지는 U20 한국 여자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8월 홍콩에서 열린 U20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에 출전했다. 그러나 라크로스 선수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표팀 선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실력은 뛰어나지 않은데 협회장인 아빠의 후광에 힘입어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의혹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의 공식 후원사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골을 많이 넣고 출전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는데도 임윤지가 공격수로 선발됐다”고 입을 모았다. 임윤지의 실력은 수치상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협회 홈페이지를 보면 전국연합인 ‘더블더블’ 팀에서 임윤지의 올해 출전 경기수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대표팀에 선발된 다른 선수보다 출전 기록이 저조했다. 공격수임에도 1골도 넣지 못했고, 단 2경기에서 슈팅 2개만 기록했다. 참고로 라크로스는 한 경기마다 10골 이상이 터질 정도로 골이 많이 나는 경기라 공격수의 득점이 많은 편이다. 임윤지와 함께 대표팀 공격수로 선발된 피비 김과 김가예는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 이전까지 여자 성인부 경기에서 각각 25골 5도움, 4골 2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세계 대회에서도 임윤지는 6경기 모두 출전했지만 단 1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반면 다른 공격수들은 골과 도움을 올리며 제 몫을 다해줬다. 한국라크로스협회 관계자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임 회장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해줄 수 없다”며 피했다. 협회 후원 착착, 계열사 예산 집행 저지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계열사 한미약품 간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각자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표결 대결을 예고하는 등 지배구조가 불안한 형국이다. 특히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예산 일부를 결재하지 않으면서 업무의 차질을 빚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위탁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의 회계 업무를 맡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그동안 인사, 회계, 관재, 전산 등의 업무를 한미사이언스에 위탁계약을 통해 맡겨 왔는데 한미사이언스 측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급여 등이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와 관련해 "임종훈 대표가 10년 가까이 라크로스 후원을 계속 해왔고, 그 인연으로 회장으로 추대된 것"이라며 "한미약품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고, 부당하게 임명돼 인사명령이 취소된 두 명의 임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집행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있지만 신규 항목인 한국라크로스협회 후원사 기부금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월 1000만원씩, 3·4분기에 총 6000만원의 기부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경우 예산이 집행되지 않아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인데 후원사의 기부금은 착착 집행되고 있어 내부에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체육업계에 따르면 라크로스는 주로 부유층 자제들이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린다. 한국라크로스협회 소속의 여자부 고교 6개팀만 하더라도 민족사관학교, 인천 포스코고, 용인 한국외대부설고, 경기외고, 인천 하늘고, 충남 삼성고 등 특수고와 자율형 사립고로 채워졌다. 라크로스가 미국에서는 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위한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 대학입시 관계자는 “미국 대학 진학에 라크로스 종목의 대표팀 경력은 좋은 스펙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8 07:00
산업

불황에 움츠리는 데 몸집 불리고 지분 늘리는 한화 김동관

한화그룹이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지휘 아래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등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뉴 한화’의 기틀을 잡아나가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화는 이제 재계 톱5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계열사 증가 최다, 해외법인 최대 규모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5~7월 3개월 동안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역량 확대가 두드러졌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사업 재편 작업을 하고 있는 SK그룹은 지난 3개월 동안 계열사 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그룹 리밸런싱이 진행 중이라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계열사의 흡수합병이 마무리되면 계열사 수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공정자산이 112조2463억원으로 집계돼 6위 롯데그룹(129조8290억원), 5위 포스코그룹(136조9650억원)과의 격차가 대폭 줄였다. 포스코와 롯데의 계열사 수는 각각 49개, 96개에 머물고 있다. 한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법인 수가 10대 그룹 중 가장 많다. 한국CXO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한화의 해외법인은 824개로 조사됐다. SK와 삼성이 각각 638개, 563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21년까지 국내 대기업 중 삼성의 해외법인 가장 많았지만 한화가 2022년부터 최다 해외법인 타이틀을 가져왔고, 3년 연속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등이 영위하는 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 관련 법인을 세운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대기업들이 대체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한화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계열사 분리가 이뤄지면 아무래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 승계 마무리, ‘뉴 한화’ 기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경영 승계를 위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달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 한화에너지 및 ㈜한화 간 사업 시너지 향상을 위한 유의미한 수량을 매수했다”고 자평했다.김동관 부회장은 크게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세 축을 그룹의 미래 방향성으로 정하며 ‘뉴 한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사업 개편을 단행했고, 수직 계열화를 통해 더욱 역량을 키운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하는 K방산, K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K방산처럼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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