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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향좌' 강철 마운드, "잘 키운 좌완에 잘 데려온 좌완, 행복합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풍부해진 왼손 자원들 덕분이다. KT는 지난 25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 트윈스에 내야수 천성호와 포수 김준태를 내주고, 왼손 투수 임준형을 받았다. 2019년 프로에 데뷔한 왼손 투수 임준형은 '군필 좌완'으로, 1군 통산 39경기(4시즌)에 등판해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나도현 KT 단장은 “임준형은 안정된 제구와 체인지업, 커브 등에 강점을 지닌 투수로, 팀에 부족한 좌완 투수를 보강하기 위해 영입했다. 팀 불펜진에 힘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최근 수년간 KT는 왼손 기근에 시달려왔다. 최근 3년간, 외국인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을 제외한 왼손 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게다가 지난해 KT 마운드는 우타자(피안타율 0.274)보다 좌타자(0.294)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를 막아낼 왼손 투수의 부족이 그 차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올해는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 이어 트레이드로 품은 오원석에 임준형까지, 왼손 자원이 풍부해졌다. 이강철 감독도 흐뭇하다. 이 감독은 "임준형이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강한) 모습을 보인 게 눈에 띄었다. 좋은 체인지업을 갖고 있어서 우타자를 상대하는 게 수월해 보였다"라며 그를 영입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좌완 한 명을 만들어놨는데, 임준형까지 와서 더 좋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강철 감독이 말한 '만들어놓은' 좌완 한 명은 전용주다. 전용주는 1군 통산 34경기에 나와 무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5.64를 기록 중인데, 올해는 11경기에 나와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왼손 투수 육성에 열을 올렸는데, 이 중 살아남은 자가 전용주였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전용주가 좋아진 이유에 대해 "팔 스윙이 간결해졌다. 지난해엔 팔 스윙이 커서 투구할 때 몸의 흔들림이 너무 많았는데, 올해는 팔 스윙이 간결해지면서 구속도 자신감도 높아졌다. 140km 중반대였던 최고 구속도 올해 150km까지 치솟았더라. (전)용주가 현재 1이닝 정도를 잘 막아줘서 우리도 잘 버텨올 수 있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감독은 전용주를 잘 성장시켜, 그동안 '우편향' 됐던 불펜 마운드를 조금씩 개편하고자 했다. 여기에 임준형까지 가세하면서 왼손 불펜진이 풍부해졌다. 이강철 감독을 괴롭혔던 오랜 고민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6.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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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창단 멤버 김성욱, '신인 4R 지명권+현금' 트레이드로 SSG 이적 [공식발표]

NC 다이노스의 창단 멤버 외야수 김성욱이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다. NC와 SSG 랜더스는 7일, 외야수 김성욱과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권 1장 및 현금 5000만원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성욱은 2012년 3라운드 전체 32번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NC의 창단 멤버다. 개인 통산 9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7, 78홈런, 293타점, 64도루를 기록한 경험 많은 외야수다. 특히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선 타율 0.272, 5홈런, 34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두 자릿수 홈런을 세 시즌 동안 때려냈고 2024시즌엔 개인 최다 17홈런, 60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입증했다. 빠른 주력과 강한 송구력으로 좌·우익수뿐 아니라 중견수 수비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멀티 포지션 자원으로 평가 받는다. SSG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을 확보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SSG는 "김성욱의 풍부한 실전 경험과 장타력,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빠른 발이 외야진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우타자라는 점에서 선수 기용의 폭을 넓히고, 기존 외야수들의 체력 부담을 완화해 경기 운영전략의 다양성도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는 팀의 중장기적 전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신인지명권을 통해 유망한 선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구단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 트레이드다.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김성욱 선수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새로운 팀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치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한편, 김성욱은 7일 경기 종료 후 SSG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윤승재 기자 2025.06.0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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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강하다' 중지 접고 폭포수 낙차...들어는 봤나, 폰세의 '신상' 킥 체인지업 [IS 포커스]

2025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단연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다. 폰세는 28일 기준으로 11경기에 등판해 다승 공동 1위(8승 무패), 탈삼진 단독 1위(105개), 평균자책점(ERA, 1.94) 2위에 올라 있다.폰세는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 투수가 아니다. 빅리그 통산 1승 7패 ERA 5.86을 기록한 게 전부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3시즌 통산 10승 16패 ERA 4.54에 그쳤다.폰세의 성공담엔 배경이 있다. 한화에 상륙하기 전 폰세는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NPB 시절 폰세는 평균 144.9㎞/h 커터(구사율 15.9%)와 평균 125.3㎞/h 커브(구사율 11.5%)로 타자를 상대했다. 특히 좌타자들을 상대로는 커터(구사율 16.1%)만 결정구 역할을 했다. 체인지업 전체 구사율은 8.1%에 불과했고, 좌타자 상대 헛스윙 비율이 24%로 크게 위력적이지 못했다. 구종 선택지가 적으니 NPB 타자들은 비교적 쉽게 폰세의 공에 대처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폰세를 만나는 타자들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폰세는 올해 체인지업 구사율을 두 배 이상(16.7%)으로 늘렸다. 그의 체인지업은 직구(49%) 커터(18.5%) 다음으로 구사율이 높고, 헛스윙 비율(46.5%)은 가장 높은 효자 구종이다. KBO리그 타자들이 체인지업 대처를 못 한 것이 아니다. 폰세가 올해부터 던지기 시작한 '킥 체인지업'의 효과다.킥 체인지업은 MLB에서도 갓 유행하기 시작한 '신상 구종'이다. 각 투수들의 투구 데이터를 관찰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KBO리그에서 킥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는 폰세 외에도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 라이언 와이스(한화) 등이 있다. 킥 체인지업이 개발된 건 우연이었다. 2023년 KIA 타이거즈에서 뛰기도 했던 숀 앤더슨(현 LA 에인절스)이 원조다. 체인지업 구사에 익숙하지 않았던 앤더슨이 그립을 고민하다 중지를 공 위로 올렸다. 그 결과 그는 체인지업의 회전축을 뒤집는 데 성공했고, 원하는 움직임을 얻었다.앤더슨의 구질과 그립을 사설 훈련소인 트레드 애슬레틱스의 피칭 디렉터 리프 스트롬이 브랜드화했다. 그는 2023년 초고속 카메라로 앤더슨이 던지는 체인지업을 촬영하다 특이성을 확인했다. 중지로 공을 '찬다(kick)'는 뜻에서 킥 체인지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들이다.킥 체인지업은 그동안 투수들이 바라던 움직임을 '손쉽게' 줬다. 투수들은 직구를 시작으로 커브, 슬라이더 등을 차례대로 배우며 성장한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투구 시 투수의 글러브 방향(glove side·오른손 투수 기준으로 왼쪽)으로 휜다. 이 구종들은 같은 손 타자(오른손 투수의 경우 오른손 타자)에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달아나 위력적이다. 하지만 반대 손 타자(오른손 투수의 경우 왼손 타자)의 눈엔 공이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투구의 움직임을 쉽게 읽는다. 투수들이 반대 손 타자들을 잡기 위해 활용하는 구종이 체인지업과 스플리터(포크볼)다. 두 공은 기본적으로 좌우가 아닌 아래로 크게 움직이고, 투구 방식에 따라 투수의 팔 방향(arm side·오른손 투수 기준 오른쪽)으로 휜다. 오른손 투수인 폰세는 커터와 커브만으론 왼손 타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공략할 수 없었기에 낙차 큰 변화구가 필요했다.문제는 난이도다. 직구, 커브,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구종은 대부분 공에 마찰을 가해 회전으로 움직임을 얻는다. 반대로 체인지업·스플리터는 공의 회전수를 떨어뜨려야 원하는 움직임(낙차)을 얻는다.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 요소 중 하나가 팔 근육의 회전이다. 투구 시 투수의 손등과 팔뚝은 구종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팔이 바깥으로 도는 외전(supination) 구종이다. 반대로 체인지업은 던질 때 손등과 팔뚝이 안으로 도는 내전(pronation) 구종이다.한 투수가 한 팔로 한 경기에서 두 회전을 공존시키면 '감각적 오류'가 발생한다. 체인지업을 던지다 무의식적으로 외전을 가하면 실투가 발생할 확률이 커진다. 또 하나 요소가 손가락이다. 회전을 죽이려 해도 손가락이 공과 마주하면 필연적으로 마찰이 발생하고, 이는 공에 직구와 같은 백스핀을 더해 낙차를 줄인다. 킥 체인지업은 투수의 중지를 접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투수의 중지는 공과의 마찰면이 가장 큰 손가락이다. 또한 직구를 던질 때처럼 회전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투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킥 체인지업은 중지를 접은 채 공을 쥔다. ESPN은 "기존 체인지업은 손가락을 공에 평평하게 붙이지만, 킥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중지를 공에서 떼어 올리고, 공의 축을 앞으로 '찬다'. 이 동작으로 공의 회전축이 바뀌고, 아래로 떨어지는 무브먼트가 생긴다. 약지는 회전을 억제해 더 많은 낙차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체인지업 피안타율 0.450을 기록하던 드류 앤더슨도 킥 체인지업의 수혜자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체인지업을 능숙하게 던졌던 앤더슨은 KBO리그 공인구를 만나 곤경에 처했다. 미끄러운 MLB 공과 달리 KBO리그 공이 손에 너무 잘 붙는 게 문제였다.앤더슨은 "미국에선 공인구와 내 체인지업이 잘 맞아서 공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공인구는 그보다 끈적했다"며 "중지를 살짝 더 위로 올렸을 뿐이다. 중지의 힘을 빼고, 약지로 공에 회전을 먹이면서 낙차가 커졌다. KBO리그에선 이 방식으로 던지는 게 낫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앤더슨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84에 불과하다. 기존의 체인지업과 비교해 낙차도 크다는 평가다. 잭 라이터(텍사스 레인저스)는 "이 공은 스플리터처럼 떨어지지만, 커터처럼 옆으로 움직이진 않는다"고 했다.원리가 간단한 만큼 장착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빅리그에서 킥 체인지업을 처음 알린 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유망주 투수 헤이든 버드송이다. 그를 시작으로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킥 체인지업이 알려졌다. 안드레 무뇨스(시애틀 매리너스) 등은 사설 훈련소에 다니지 않고도, 영상만 보며 이 구종을 장착했다. '폰세 임팩트'가 일어난 KBO리그에서도 국내 투수들이 킥 체인지업 장착을 시작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퓨처스(2군)팀에 퍼포먼스센터를 개설, 과학적 접근을 통한 피치 디자인을 시도 중이다.오주승 롯데 퍼포먼스센터장은 "포크볼의 경우 공을 손가락에 끼워 바로 던질 수 있는 투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투수들의 경우 내전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억지로 팔을 비틀어 던져야 해서 제구를 잡기도, 원하는 움직임을 얻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킥 체인지업은 그립만 잡고, 직구를 던지듯 자연스럽게 던져 낙차를 일으키는 공이다. 손가락에 의해 자연스럽게 회전축이 바뀌며 움직임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오주승 센터장은 "피치 디자인 과정에서 체인지업이나 포크볼 장착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킥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 중"이라며 "대표적인 투수가 진승현(현 상무)이다. 외전형 투수인 진승현이 과거에 던졌던 체인지업은 밀려 들어가는 느린 직구 형태에 가까웠다. 지금은 낙폭이 있는 체인지업(킥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진승현은 킥 체인지업 장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외전형 우완 투수인 그는 우타자 상대로는 통산 피안타율 0.200, 피장타율 0.311로 강했다. 그러나 좌타자(피안타율 0.402, 피장타율 0.517)에겐 유독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11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0 피안타율 0.179로 압도적인 호투를 펼치는 중이다. 좌타자를 상대로도 피안타율 0.222 피장타율 0.333을 기록할 만큼 한 단계 성장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3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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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도 뺀다...염경엽 야구가 달라졌다

'염경엽 야구'가 달라졌다. 더 냉철해지고 독해졌다. LG 트윈스는 지난달 정규시즌 개막 후 최다 7연승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구단 개막 전 최다 연승 기록. 마운드와 타선, 그리고 수비가 조화를 이룬 가운데 염경엽 LG 감독의 달라진 경기 운영도 선두 질주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염경엽 감독은 과거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를 강팀 반열에 올려놓아 '염갈량(염경엽+제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한 박병호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돕기도 했다. 지난해 염경엽 감독은 사실상 고정 라인업을 활용했다. 부상이 없다면 김현수·박해민·홍창기·문성주(이상 외야) 오지환·오스틴 딘·신민재·문보경(이상 내야) 박동원(포수)이 늘 선발 출전했다. LG의 정규시즌 144경기 라인업 개수는 101개(최다 1위 삼성 139개)로 가장 변동이 적은 팀이었다. 포스트시즌(PS) 9경기 중 부상 선수 발생에 따른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8경기의 출전 야수는 동일했다. 염경엽 감독도 "2024년엔 야수 9명으로 경기했다"고 한탄했다.2025시즌 염경엽 감독은 독해졌다.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에 김현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상대 왼손 선발 류현진을 맞아 좌타자 대신 우타자 문정빈을 투입했다. 김현수는 지난달 27일 잠실 한화전 8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결승타를 친 다음 날 선발 명단에서 또 제외됐다. 염 감독은 상대 왼손 선발 투수(로건 앨런)가 나서는 데다, 휴식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4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친 좌타자 오지환을 빼고 우타자 구본혁을 내보냈다. 지난달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에서도 상대 왼손 선발 찰리 반즈를 맞아 김현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려다가, 상대 성적(타율 0.346, 23타수 9안타) 강한 점을 고려해 처음부터 내보냈다. 김현수는 2~3일 경기에서도 상대 왼선 선발을 맞아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됐다.올 시즌 염경엽 감독은 상대 투수의 유형과 맞대결 성적, 또 최근 컨디션을 고려해 라인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그동안 왼손 투수에 약했던 점을 고려, 올 시즌엔 우타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이는 백업 선수 육성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해 주전 야구의 한계를 느낀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캠프부터 육성에 공을 들였다. 지난 1월 시무식에서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송찬의와 구본혁, 문정빈(이상 우타자) 이영빈(좌타자)을 올해 핵심 백업으로 키울 계획. 염 감독은 "특히 송찬의와 구본혁이 (선발과 교체 출전으로) 70경기는 출전해야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다. 그러면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처음 LG 지휘봉을 잡은 2023년 팀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왕조 건설'을 목표로 내건 지난해엔 정규시즌 3위에 머물렀다. 염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LG와의 3년 계약이 만료된다. 염 감독은 "모두가 바라는 재계약 대상자가 되고 싶다"라며 우승 재도전 의지를 표현했다. LG에서 2000년 이후 재계약에 성공한 사령탑은 한 명도 없다. 염경엽 감독이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건 이번이 9번째 시즌. 올해 출발이 가장 좋다. 이형석 기자 2025.04.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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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 1.5군 선수였던 손호영·송찬의, 개막전 반전 스토리 주인공

잠재력을 인정받은 '트윈스표' 타격 기대주들이 나란히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송찬의(26·LG 트윈스)와 손호영(31·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LG와 롯데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개막전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LG의 12-2 완승.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LG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4년 차 KBO리그 '장수 용병' 롯데 찰리 반스는 3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7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롯데는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선 젊은 불펜 투수들도 모두 실점하며 대패를 막지 못했다. 롯데의 위안은 손호영이 본무대에서 반등한 것이다. 그는 지난 시즌 내내 3번 타자·주전 3루수를 맡은 선수다. 팀 내 가장 많은 홈런(18개)을 기록한 것도 손호영이다. 하지만 그는 이날 7번으로 밀렸다. 시범경기에서 22타수 2안타에 그치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손호영 성격이 (야구가 잘 안될 때) 승부를 하며 덤비는 스타일"이라며 조바심을 다스려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을 했다. 손호영은 2회 초 1사 1·2루 타점 기회에서 치리노스를 상대했지만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우타자 기준) 포크볼에 배트를 헛치며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롯데가 0-7로 지고 있었던 4회 1사 만루 상황에서는 치리노스의 투심 패스트볼를 공략해 좌전 안타로 연결하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롯데의 올 시즌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손호영은 6회도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9회 안타 1개를 더 치며 이날 2안타를 기록했다. 타격감이 좋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시범경기 부진으로 커진 조바심을 다스릴 정도로는 충분했다. 손호영은 지난해 이맘때는 LG 소속이었다. 타격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오지환 등 팀 내야진 뎁스가 워낙 두꺼워 1.5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롯데가 '군필'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강훈을 내주고 그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손호영은 새 팀에서 기대에 부응하며 주전급으로 올라섰다. 이날 LG도 그동안 꽃 피지 못했던 송찬의의 활약에 반색했다. 6번·지명타자로 나선 그는 이날 롯데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안타 3개를 쳤다. 3회는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 작전을 수행했다. 4회는 주자를 2루에 두고 좌전 안타를 치며 타점을 올렸다.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8회 무사 주자 없는 상화에서도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열었다. 송찬의는 입단 8년 차 외야수다. 그도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2022년 시범경기에서 홈런 6개를 치며 주목받고, 개막 엔트리에도 들어갔지만, 정작 1군에서는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2023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겨울 기본기가 크게 나아지며 염경엽 감독의 눈에 들었다. 그리고 진작 그를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올해만큼은 개막전 선발 출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1군 엔트리 한자리를 지키며 80경기 이상 나가는 게 목표다. 조바심을 버린 송찬의는 개막전부터 3안타를 쳤다. 염경엽 감독은 "개막전 타점을 축하한다"라고 반겼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2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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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장착→클로저 정착...주승우 "이승호 코치님 감사합니다" [IS 피플]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내내 새 얼굴에게 두루 기회를 줬다. 신인뿐 아니라 그동안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던 선수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우완 투수 주승우(24)는 그야말로 히트상품이다. 2022 1차 지명 유망주였던 그는 시즌 초반부터 필승조 일원으로 홀드를 쌓았고,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마운드를 지켰다. 불펜 에이스 조상우가 마무리 투수로 올라선 뒤엔 다시 셋업맨 역할을 맡았고, 그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뒤엔 다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가장 마지막에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가 됐다. 올 시즌 등판한 53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4승 6패 5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4.35다. 8월 등판한 12경기에서 내준 실점은 1점뿐이었고, 지난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흔들렸지만, 이튿날 등판에선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바로 회복했다. 주승우는 후반기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장착한 뒤 한층 위력 있는 투구를 했다. 원래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이 140㎞/h 대 후반까지 나올 만큼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인데,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지는 투심까지 장착하며 타자 히팅 포인트를 흔든 것. 주승우는 "이승호 투수 코치님 권유로 던지게 됐다. 포심보다 구속이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많이 나오더라. 그래서 자신감 있게 던졌다"라고 했다. 데뷔 3년 만에 기량을 꽃피운 비결에 대해서는 대학(성균관대) 메커니즘을 회복한 점을 꼽았다. 주승우는 "대학 때 더 좋은 투구 폼을 갖고 있었는데, 프로에 와서 잃었었다. 이승호 코치님과 영상 분석을 하면서 당시 폼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게 크다.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무리 투수라는 중책을 맡은 주승우는 비로소 보직 특유의 매력을 알았다. 주승우는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임무를 하면서도 마지막에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한다. 처음에는 신경이 쓰였지만, 이제는 블론세이브를 하면 빨리 잊기 위해 노력한다. 야구 외적인 일들을 많이 한다"라고 했다. 주승우는 "긴장하는 정도가 이전과 다른 게 느껴진다. 한결 편해졌고, 이제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멘털이 만들어졌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낸 주승우가 국제대회에서 올해 자신의 마지막 투구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는 지난 12일 발표된 프리미어12 예비 명단 60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젊은 투수 중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은 것. 주승우는 "아직 실감이 나진 않는다. 신기할 뿐이다. 내 할 일을 잘하고 있으면 (최종 엔트리에도) 불러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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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추구? 건방을 떠는 것"...롯데 손호영이 밀어 치지 않는 이유 [IS 피플]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인스트럭터로 일본 리그 지바 롯데에 합류한 2005년, NPB(일본프로야구) 진출 2년 차를 보내고 있던 '국민 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지도하며 "타구를 좌중간으로 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게 오른쪽 어깨(좌타자 기준)가 먼저 열리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었다.타격할 때 허리보다 어깨가 먼저 돌아가면, 밸런스가 흔들리고 구종·코스 대처력이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타격감이 떨어진 타자 대부분 배팅 훈련 때부터 밀어 치며 돌파구를 찾는다. 좌타자는 10시 방향, 우타자는 2시 방향으로 타구를 보낼 때 이상적인 타격을 했다며 만족한다. 지난 8월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타자였던 손호영(30)은 이런 '정석'을 거부한다. 그는 "나도 예전에는 밀어 치는 스윙 훈련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타석 경험이 늘어나면서 이제 의식하지 않게 됐다. 일단 내가 밀어 쳐서 장타를 만들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라고 털어놨다. 타자가 몸으로부터 먼 공(아웃사이드 피치)을 공략할 땐 의도적으로 밀어 치는 스윙을 하게 된다. 임팩트 순간 오른손(우타자 기준)에 힘을 실어야 타구를 페어 지역 멀리 보낼 수 있다. 너무 힘을 주면 손목이 돌아가 땅볼이 나올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손호영은 "잘 밀어 치려면 타이밍과 밸런스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것 같다. 나는 팔로만 치는 경향이 있었고,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팔목이 조금 비틀어지기도 했다. 힘을 싣는 동작으로 인해 오히려 타이밍이 늦어지는 것 같았다. 심지어 변화구 대처도 늦었다"라고 분석했다.이어 손호영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이다. 수비 시프트가 과거보다 완화된 올 시즌, 애써 밀어 치는 타격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강하게 치는 게 나에게 적합하다. 그러다 보면 2시 방향으로도 타구가 나온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어 치기, 당겨 치기를 의식하지 않고 일단 자신의 힘을 온전히 실을 수 있는 타격을 하겠다는 의미다. 손호영은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직구) 타율(0.358)보다 체인지업 타율(0.375)이 더 높은데, 변화구 대처력이 좋은 비결에 대해서도 "밀어 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호영은 지난 3월 롯데로 이적해 타격 잠재력을 드러낸 선수다. 30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주목받았고, 8월에는 타율(0.400)과 타점(26개) 2위, 홈런(3개) 3위에 오르며 월간 MVP(최우수선수)급 활약을 펼쳤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손호영의 올 시즌 콘셉트는 '강점 강화'다. 너무 공격적인 성향으로 인해 볼넷이 적고, 타율 대비 출루율이 낮다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 손호영은 "이제 막 1군에 적응한 내가 완벽하려는 건 건방을 떠는 거라 생각한다. 나아져야 할 게 너무 많지만, 올 시즌은 그동안 잘 됐던 걸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0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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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복귀전 승리 투수→소감 대신 사과 전한 나균안 "팬과 팀에 정말 죄송합니다" [IS 피플]

개인사로 공백기를 가진 나균안(26)이 68일 만에 1군 복귀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지만 웃지 못했다. 나균안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3 동점이었던 11회 말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 4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정훈이 12회 초 적시타를 치며 앞서갔고, 나균안은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나균안은 11회 말, 선두 타자 양의지와의 승부에서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냈지만, 포수 서동욱이 포구에 실패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진 양석환과의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 승부에서 몸쪽(우타자 기준) 꽉 찬 포심 패스트볼 구사해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나균안은 이어 2018시즌 홈런왕(44개) 김재환과의 승부에서도 3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강승호와 상대하며 주자 여동건의 도루를 허용했고, 타자에게는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두산이 너무 공격적인 주루를 했고, 롯데는 전준우의 홈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운이 따랐다. 롯데는 12회 초 공격에서 정훈이 2사 1·3루에서 적시타를 치며 4-3으로 앞섰고, 나균안은 이유찬, 홍성호, 정수빈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롯데 승리를 지켜냈다. 나균안은 지난 6월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징계를 소화했다. KIA 타이거즈와의 홈(부산 사직구장) 등판 전날 새벽까지 술자리에 동석한 게 야구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야구팬 공분을 샀고, 25일 등판 경기에서도 1과 3분의 2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다. 논란이 커지자 구단은 나균안에게 출장 정지 30경기, 사회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부여했다. 그동안 징계를 소화하고 퓨처스리그에서 몸을 만든 나균안은 확대 엔트리가 적용된 이날 콜업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나균안을 불펜 투수로 쓸 계획을 전했고,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 이날 연장전에 투입했다. 나균안은 2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에 기여하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경기 뒤 나균안은 웃지 못했다. 그는 복귀전 소감을 묻는 말에 "야구팬과 팀에 정말 죄송하다. 징계를 소화하며 야구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많이 생각했고 반성도 많이 했다"라며 사과 메시지를 가장 먼저 전했다. 현재 몸 상태와 1일 투구 내용에서 얘기하다가도, 이내 다시 '사과 모드'로 돌아갔다. 이날 나균안은 한창 좋았을 때 투구 폼을 보여줬고, 삼진 4개를 잡으며 호투 기대감을 높였다. 나균안은 "절대 팀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무조건 막겠다'라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라고 두산전을 돌아봤다. 롯데의 8월 반등은 불펜 안정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1일 두산전처럼 불펜이 흔들려 어려운 경기를 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허리 싸움이 관건이 될 전망. 나균안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팀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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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프로젝트] ‘걸쳐도 스트라이크’ ABS 시대, 더 진화하는 네일표 스위퍼

일간스포츠 주최, 실무프로젝트(주) 주관으로 진행한 콘텐츠·엔터 기업 기획자&마케터 취업준비생을 위한 실무프로젝트에서는 스포츠 산업 분야 관련 기사 작성에 관해 강의를 했습니다. 이후 조별 과제로 제출받은 칼럼 중 우수한 것들을 일간스포츠 온라인을 통해 소개합니다. 일간스포츠가 취준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구사율 33.2%·피안타율 0.129.’ 많이 던지고, 최상급의 억제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달 11일 기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의 스위퍼(슬라이더) 구사율은 33.2%로 리그 5위, 피안타율은 0.129로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그것(구사율 19.2%·피안타율 0.184)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투심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고 스위퍼를 결정구로 사용하는 네일만의 승리공식이다.네일은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10번. 등판마다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KIA 주전 포수 김태군은 "(공의) 회전이 너무 좋다. 투심의 무브먼트가 좋으니까, 스위퍼가 더 부각되는 거 같다. (두 구종의 피치 터널도) 거의 비슷하다"고 이야기했고, 적장으로 만났던 감독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네일의 스위퍼는 아트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극찬했다. 지난해 스트라이크존은 타원형·올해는 사각형 규정된 스트라이크존(S존)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도입되기 전에도 사각형이었다. 다만, 심판의 S존은 규정과는 다르게 모서리 부분을 잡아주지 않은 타원형 모양이었다. 타자 입장에서 흔히 얘기하는 ‘이걸 어떻게 쳐’라고 할 수 있는 상하좌우 모서리는 규정상은 S존지만, 작년까지 투수가 던졌을 때 대부분의 심판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투수 입장에서는 피해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위 사진을 보면 ABS가 도입된 올해에는 규정대로 잡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각이 크고 많이 휘는 스위퍼의 특성상, 모서리를 잡아주기 시작한 올해에는 더욱 더 위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네일은 스위퍼를 활용하여 스트라이크와 볼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카운트를 잡기 위한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할 때는 살짝 빠진 코스로 던지며 타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타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모서리쪽으로 공이 잘 들어갈 경우,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기가 힘들어진다. 올해 특히나 ABS로 인해 많은 타자들이 S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모서리를 잘 활용할 경우, 네일의 스위퍼는 타자들에게 마구처럼 보일 것이다. ABS 시대, 답은 백도어 스트라이크에 있다팬그래프닷컴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메이저리그(MLB)에서 존 뒤쪽에서 S존을 통과하는 '백도어 스트라이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확률은 31.8%로 현저히 낮았다. 11년 전 자료이기에 이 자료만으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그동안 크게 변하지 않고 유지가 된 점, 사람이 보는 것이기에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도 확률적으로 큰 폭의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반면, ABS는 사람이 볼 수 없는 백도어 스트라이크까지도 계산대로 정확히 잡아낼 수가 있다. 투구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동안 2인치(약 5cm) 정도 떨어지는데, ABS는 이러한 중력에 의한 움직임까지 계산에 넣고 타자의 S존을 형성한다.일반적으로 백도어 스트라이크는 반대 유형의 타자(좌투수라면 우타자)들을 상대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작년까지는 이 코스를 던져도 심판이 잡아주지를 않았기에 백도어성의 공이 타자를 상대하는데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ABS가 도입된 올해에는, 이 코스를 통해 타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오른손투수의 스위퍼는 보통 왼손타자에게 약점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계를 지난 4월 9일로 돌려보자.당시 네일은 좌타자가 많은 LG 트윈스를 상대로 백도어 스위퍼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7이닝 완벽투를 펼친 바 있다. 네일은 인터뷰를 통해 "몇 개는 의도한 공이었고 사실 몇 개는 잘못 던졌는데 잘 들어갔다"며 웃었다. 또 "스위퍼를 던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평적인 움직임을 살리는 것이다. 왼손타자 상대할 때는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어서 세로로 떨어지게 던지는 것을 우선 생각한다"고 밝혔었다.ABS가 잡아주는 이 백도어 스트라이크가 스위퍼의 약점까지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네일이 시즌 초반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 스위퍼의 역할이 매우 크다. 구사율도 30%가 넘게 던지고 있고, 놀라운 피안타율을 보여주면서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다.과연 작년 페디의 사례처럼, 이 스위퍼를 활용해서 끝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실무프로젝트 ABS 2조정리=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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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도 놀란 김도영표 공룡 스윙, 약점 극복 노력의 결과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은 지난 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 8회 말 타석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스윙을 선보였다. 롯데 투수 전미르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구사한 몸쪽(우타자 기준) 꽉 찬 커브를 공략하며 오른팔을 오른 옆구리에 붙인 채 빠른 힙턴으로 힘을 실어 왼쪽 폴 안쪽으로 떨어지는 홈런을 만들었다. 보통 이런 스윙에 맞은 공은 폴 바깥쪽으로 휘어져 파울석으로 향한다. 김도영이 보여준 스윙은 6번이나 홈런왕에 오른 리그 대표 거포 박병호(삼성 라이온즈)의 전매특허 '공룡 스윙'과 흡사했다. 박병호는 몸쪽(우타자 기준)을 당겨 칠 때 오른팔을 반쯤 구부린 상태에서도 마치 왼팔만 쓰는 것처럼 인 앤드 아웃 스윙을 해 장타를 만든다. 이 모습이 앞다리가 짧은 공룡 티라노사우루스를 연상시킨다며 그런 별칭이 붙었다. 이 장면을 본 이범호 KIA 감독도 감탄했다. KBO리그 통산 홈런 9위(329개)에 올라 있는 이 감독은 "몸쪽으로 돌아서 들어오는 커브는 정말 공략하기 어렵다. 나는 선수 시절 한 번도 그런 자세로 홈런을 쳐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바 박병호나 (현역 홈런 1위) 최정 정도만 그런 홈런을 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구종을 예측하고 있었다고 해도, 그런 코스 공을 치면 파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를 만드는) 히팅 포인트는 거의 점만큼 작았을 것이다. 힙턴이 좋고 스윙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폴 안에 넣을 수 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구도 만난 김도영은 "전미르 선수가 커브가 좋아서, 분명히 결정구로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구를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하며 기다렸다. 공이 몸쪽에 붙었지만 스트라이크인 것 같아서 배트를 돌렸다.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지만 공을 폴 안으로 넣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우연히 나온 타격 기술은 아니다. 그동안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훈련한 성과다. 김도영은 6일까지 타율 0.338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9위를 지켰다. 하지만 구종별 타율에서 커브는 상대적으로 낮은 0.258였다. 김도영은 "수치로 내가 커브에 약하다는 게 나와 있다. 무엇보다 내 스윙은 빠른 직구 공략에 맞춰 설정돼 있는 게 사실이다. 커브를 치는 스윙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최근 배팅 훈련과 실전을 통해 연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몸통 회전이다. 두 손은 움직이지 않은 채 골반만 트는 동작을 보여준 김도영은 "일단 하체 먼저 이동하고, 손(팔)을 이동하는 건 다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몸에 익히려면 멀었지만, 나도 모르게 좋은 스윙이 나올 때도 있다"라며 웃었다.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받은 김도영은 프로 데뷔 3년 차인 올 시즌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8일까지 출전한 61경기에서 타율 5위(0.346) 홈런 공동 4위(16개) 도루 5위(21개)에 올라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1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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