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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밸류업 시대 서막' 업계 선두주자 KB금융과 한국콜마의 향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들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거래소(KRX)가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까지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밸류업 예고 공시 1호 주인공’ KB금융과 '화장품·제약 업계 최초' 한국콜마를 통해 속도를 내고 밸류업의 흐름을 살펴봤다. ‘밸류업 모범생’ 행보 시총 10위 진입 24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앞서가는 주주환원 정책을 연이어 내놓는 등 ‘밸류업 모범생’으로 꼽히고 있다. KB금융은 금융업계 최초로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 배당 도입,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발표, 배당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도입 등을 시행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이라는 3가지 방향 하에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KB금융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이라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반향을 일으켰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부터 분기 균등배당을 시행하고, 주당 현금배당금은 배당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는 게 요지다. 연간 배당금액 총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 또는 확대한다는 원칙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매년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배당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주에게 돌아가는 주당 배당금은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취임 후 ‘주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을 공언하면서 밸류업 행보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금융주 가치가 상승하자 KB금융의 주가도 수직 상승했다. 52주 신고가를 쓰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4월, 5년 6개월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톱10에 재진입했다. 이어 5월 30일에는 시가총액 32조원을 기록하며 포스코홀딩스를 제치고 2009년 지주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시총 9위에 오르기도 했다. 23일 현재 KB금융의 주가는 8만5000원 수준이고, 시총은 33조4500억원 규모다. 4대 금융 중 시총 규모가 가장 크고, 네이버와 삼성SDI보다도 시총 규모가 크다. 4대 금융의 시총 총합이 90조원을 넘어섰고, 밸류업을 통한 주가 재조정으로 100조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주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종목이라 관심을 끈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만 금융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높으면 대체로 고배당인 데다 기업의 지배구조 보고서 등도 충실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KB금융이 외국인 지분율은 4대 금융 중 가장 높은 데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연말 외국인 지분율이 72%였으나 5월 76.65%로 상승했고, 9월 23일에는 77.87%까지 올라갔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목하는 건 금융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4대 금융의 PBR은 0.5배를 넘지 않고 있다. 시총 규모가 순자산의 절반 수준이라는 의미로 'PBR 1배 이하 주식'은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와 신한지주 등 금융지주의 올해 총 주주환원율은 4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콜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도 제공콜마그룹도 지주사 콜마홀딩스를 중심으로 밸류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지난 6월 상장사 중 세 번째로 밸류업 프로그램 참가를 결정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밸류업 참가를 선언한 뒤 한국콜마의 주가는 5월 5만원대에서 현재 7만원대까지 뛰어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콜마그룹은 화장품과 제약업계에서 최초로 밸류업 도입을 결정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기업가치 제고 목표로 PBR 1배 달성, 주주환원율 50%(별도 기준), 지배구조 선진화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PBR은 2025년까지 0.7배를 달성한 후 중장기적으로 1배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연말에 배당 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해왔다. 이에 투자자는 배당금을 얼마나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를 한 후 추후 주주총회에서 이뤄지는 배당 결정을 그대로 수용해야 했다. 하지만 콜마홀딩스는 주주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정관을 개정했고,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 날짜로 두기로 했다. 이 같은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다. 콜마홀딩스의 윤상현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주사 지분을 확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7월 이를 위해 3개년 계획을 공시하는 등 최근 3년간 매해 20% 배당 확대, 53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콜마그룹의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주주들에게 보여줬다.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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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인수한 美 홍보회사 정체는?..조니 뎁이 고객이라는데 [IS포커스]

하이브가 올 초 미국 홍보회사를 사들인 사실이 지난 21일 뒤늦게 알려졌다. 그런데 반기 보고서에 인수 사실이 적힌 채 별다른 설명이 없는 이 회사의 정체에 대해 K팝 팬들과 하이브 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와 종토방(종목토론방)에선 이 회사가 과연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특히 최근 하이브 주가가 16만원선이 붕괴될 정도로 하락하고 있어 이 회사가 하이브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상당하다. 23일 하이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는 올 초 미국 홍보대행사 ‘디 에이전시 그룹 PR LLC’(The Agency GroupPR LLC)를 연결 대상 회사에 추가했다. 하이브가 51% 지분을 취득했다. 일명 ‘태그’(TAG)로 불리는 이 회사는 하이브 미국 법인인 하이브 아메리카의 종속 법인이다. 하이브는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태그를 인수한 터라, 얼마에 태그를 인수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이에 대해 하이브 관계자는 “올해 초 하이브 아메리카의 홍보 인력을 충원하는 차원에서 홍보대행사를 인수한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하지만 홍보 인력 충원 차원이란 하이브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구체적인 업무는 공개되지 않았다. 태그는 홈페이지에 자사 업무에 대해 ▲메시징과 내러티브 개발 ▲미디어 관계 ▲위기 커뮤니케이션 및 관리 ▲디지털 및 소셜 전략 등을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일간스포츠가 확인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법인 등록 자료를 살피면, 태그는 LLC(limited liabiility company)다. 유한책임회사다. 미국의 대표적인 법인 형태 중 하나이긴 한데, 핵심 주주 멤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회사의 존속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태그는 멜리사 네이선과 이타카 미디어 벤처가 공동 지배인으로 돼 있다. 하이브가 1조원을 들여 사들인 스쿠터 브라운의 이타카홀딩스의 그 이타카다. 스쿠터 브라운은 현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다. 할리우드리포터 등 외신에 따르면 태그의 대표인 멜리사 네이선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일가의 PR를 담당했던 힐직 스트레이티지 부사장 출신으로, 올 초 태그를 설립했다. 멜리사 네이선은 앰버 허드와 각종 소송을 진행했던 조니 뎁을 고객으로 뒀으며, 영화 ‘우리가 끝이야’ 개봉을 앞뒀던 저스틴 밸도니 등의 PR 업무를 맡았다.앰버 허드는 조니 뎁과의 소송에서 승소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미지가 마녀처럼 나락으로 떨어진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저스틴 밸도니는 ‘우리가 끝이야’ 판권을 구입했으며, 총괄 제작자 겸 감독이자 남자주인공으로 참여했다. 그런데 영화 홍보 과정에서 출연 배우들과 아예 홍보를 따로 할 만큼 크게 사이가 갈라졌다. 출연한 배우들이 저스틴 밸도니 SNS를 팔로우하지 않을 정도여서 할리우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여주인공인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간스포츠 취재에 따르면 하이브 아메리카를 고객으로 둔 태그는 현재 K팝 소식을 다루는 미국 매체에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 민희진, 뉴진스 등에 대한 보도에 대해 하이브 입장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빌보드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은 지난 12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에 “난 민희진의 입장을 받으려 노력했지만 어도어와 민희진 측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하이브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이브는 2021년 유니버설뮤직과 손잡고 하이브유니버설을 설립, K팝 시스템으로 만든 미국 걸그룹 캣츠아이를 올 초 선보였다. 하이브 아메리카는 지난해 순손실이 1424억원일 정도로 경영 상태가 어려운 터라 캣츠아이 성공은 이 회사가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주요 관건 중 하나다.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이 캣츠아이 타이틀곡 프로듀서로 참여할 만큼 이 그룹 성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 하이브유니버설은 2022년 73억원 적자, 2023년 234억원 적자, 2024년 상반기만 65억원이 적자다. 태그의 인수가 하이브 아메리카에 시너지를 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하이브는 현재 4000억원 전환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새로운 전환사채를 발행하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23일 오전 주가가 16만원선이 무너지면서 15만 8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전환사채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보고 투자하는 것인 만큼 주가 관리가 중요한데 하이브 시총은 올초 대비 4조원이 증발됐을 정도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는 K팝 팬들의 팬심을 악용해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8월까지 최근 5년간 접수된 대형 K팝 가요 기획사 5곳의 피해구제 신청에서 하이브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9.23 11:25
산업

크래프톤 김정훈·김창한 비오너 임원 중 주식부호 1, 2위

주식 재산 100억원이 넘는 비오너가 주식 부호가 2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시총 2조원이 넘는 149개 주식종목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비오너 출신 임원과 주주의 주식평가액을 분석한 결과, 주식 재산이 10억원을 넘는 임원은 165명으로 집계됐다.이들의 주식평가액 규모별로 보면 10억원대가 72명으로 가장 많았고, 20억원대 34명, 30억원대 8명, 40억원대 10명, 50억∼100억원 14명, 100억원 이상 27명으로 조사됐다. '100억 클럽'에 가입한 비오너 주식 부자는 지난해 8월 조사 당시(22명)보다 5명 늘었다.비오너 주식 부자 1·2위는 크래프톤그룹에서 나왔다. 크래프톤그룹 계열사인 라이징윙스의 김정훈 대표이사는 크래프톤 주식을 84만3275주 보유하고 있다. 이달 6일 종가로 곱한 주식평가액은 2723억원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크래프톤 주가가 작년 조사 당시 15만5100원에서 올해 32만3000원으로 108.3% 뛴 것이 크게 작용했다.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는 55만4055주를 보유, 주식 재산 1771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크래프톤에서는 이들 2명 외에도 송인애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이사(428억원)와 류성중 주주(292억원)의 주식재산이 100억원을 넘었다.삼성전자가 지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정호 대표이사는 작년 1위에서 올해 3위로 밀려났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 132만5060주를 보유 중인 이 대표의 주식 평가액은 1731억원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는 허정우 기술이사(509억원)와 임정수 기술이사(437억원)가 400억원이 넘는 주식 재산을 보유했다.손인호 실리콘투 부사장(956억원)과 지희환 펄어비스 최고기술책임자(756억원), 윤재민 펄어비스 부의장(721억원), 스콧 사무엘 브라운 하이브 사내이사(599억원), 민경립 시프트업 부사장(562억원) 등도 주식 재산 규모가 500억원을 넘었다.작년 기준 매출 100대 기업 중에서는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121억원)이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속했다. 금융권에서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주식 재산이 작년 164억원에서 올해 313억원으로 늘었다.반면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서는 6일 기준으로 2만8000주를 보유한 박학규 사장(19억원)의 주식 재산이 비오너 임원 중 가장 많았다. 한종희 부회장(17억원)이 뒤를 이었다.SK하이닉스에서는 2만2114주를 보유한 박정호 부회장(34억원)의 주식 가치가 비오너 중 가장 컸고, 현대차에서는 호세 무뇨스 사장(22억원)의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았다.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최근에는 게임업체 등에서 활약하는 30∼40대 중에서 100억원 넘는 신흥 주식 부자가 다수 배출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2 14:33
산업

신라면 가격 인하에 날벼락…농심, 상반기 '어닝 쇼크'

농심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라면 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 중 유일하게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정부의 압박으로 주요 제품인 신라면의 가격을 인하한 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심은 하반기 가격 인상보다는 해외 시장에 집중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나홀로 영업이익 감소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4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했다.같은 기간 매출액은 8607억원으로 2.8%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428억원으로 4.7% 감소했다.이에 따라 농심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7332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6% 줄었다. 사실상 '어닝쇼크(실적 충격)'다.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수익성이 개선됐다. 오뚜기는 올 상반기에 매출 1조742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1.9%, 3.8%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매출 8101억원, 영업이익 16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2.6% 늘었고, 영업이익은 149.6% 증가했다. 농심이 실적 충격에 빠진 사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셈이다.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농심의 주가도 부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의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종가 기준 2조4087억원으로 삼양식품(3조7665억원)과 크게 차이가 났다.앞서 삼양식품은 지난 5월 10일 시총 2조4520억원을 기록하며 농심(2조4483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뒤 계속해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농심 울린 신라면업계에서는 농심과 삼양식품·오뚜기의 실적이 엇갈린 이유로 지난해 7월 단행한 '가격 인하'를 꼽고 있다. 당시 정부는 '국제 밀 가격 안정화'를 이유로 라면업체들에 가격 인하 압력을 가했고, 업체들은 일제히 '백기'를 들었다. 먼저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을 각각 4.5%, 6.9% 내렸다. 모두 주력 제품들이었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 1000원인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졌다.반면 삼양식품은 가격 인하 품목에서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제외했다. 대신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했다. 오뚜기도 마찬가지다. 가격 인하 대상에서 대표 제품인 진라면을 빼고 스낵면, 참깨라면 등의 가격을 평균 5% 내렸다. 업계는 이 과정에서 대표 제품의 가격을 내린 농심과 대표 제품을 제외한 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농심은 지난해 제품의 가격 인하 여파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약 10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100억원은 가격 인하분에 판매량을 곱해 나온 값으로,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다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그만큼 더해졌을 것이란 의미다. 하반기 가격 인상 대신 유럽 공략농심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신라면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대신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집중한다는 방침이다.먼저 농심은 미국 제2공장에서 오는 10월부터 신규 용기면 고속 라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라인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가능량은 8억5000만식에서 10억1000만식으로 약 20% 증가하게 된다. 농심은 이 미국법인을 중남미 진출의 발판으로도 삼는다는 방침이다.동시에 유럽 공략에도 힘을 싣는다. 농심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2022년 4830만 달러(약 641억원), 지난해 6010만 달러(약 798억원)로 1년 만에 24.4%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농심의 해외 매출액(1조7290억원)에서 유럽 비중은 약 4.5%다. 중국, 미국 등 여타 국가 대비 비중이 적지만 성장 속도는 빠른 시장으로 꼽힌다.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농심은 지난 6월 프랑스 유통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르끌레르와 까르푸에도 라면을 입점했다.농심 관계자는 "까르푸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까르푸 진출 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물론 벨기에, 폴란드, 루마니아 시장 공략도 검토 중”이라며 "여기에 독일 리들, 덴마크 샐링 그룹 등 현지 대형 유통 업체에도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입점을 확대하고, 내년 초에는 유럽에 판매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26 07:00
산업

재계 8위 HD현대, 포스코 제치고 시총 5위 도약한 원동력은

HD현대그룹이 조선업의 호황과 함께 주목을 끌고 있다. 조선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접목된 전력과 건설기계, 친환경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서 그룹의 시가총액 규모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승부수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조선업 호황에 정기선 주도 마린솔루션 효과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재계 8위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이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따돌리고 대기업집단 시총 5위로 올라섰다. 18일 기준으로 HD현대의 9개 상장계열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 한국조선해양, 현대마린솔루션, 현대건설기계, 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일렉트릭)의 시총은 6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까지 5위를 지켰던 포스코그룹은 57조원으로 HD현대에 밀려 한 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HD현대가 시총 순위에서 포스코를 밀어내고 5위로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시총 규모에서 포스코를 최초로 따돌린 HD현대는 8월 들어 더욱 격차를 벌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 연말 대기업집단 시총 순위와 비교하면 HD현대는 10위에서 5위로 수직 상승했다. 8개월 동안 시총 규모는 34조원에서 62조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기업의 현재와 미래 가치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그룹의 시총 규모가 증가했다는 건 미래 먹거리 등 가치평가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정기선 부회장의 승부수가 다방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출격하며 그룹의 비전을 소개하는 등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22년 '퓨처빌더 비전'에 이어 2023년 해양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소개하며 HD현대의 변화를 알린 그는 올해 CES에서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부회장은 “AI와 디지털, 로봇 등 첨단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 혁신은 건설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트(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사이트(Site)를 확장한 개념으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건설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 부회장 주도로 출범한 선박 AS 전문회사인 현대마린솔루션도 시총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올해 5월 상장한 현대마린솔루션은 한때 정 부회장이 대표를 겸직하며 애정을 쏟았던 회사다. 시총 3조원 규모로 평가받았던 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가 8만3400원에서 출발해 11만원대를 찍으면서 시총이 5조원 규모로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기업공개(IPO)와 분할 상장, 인수합병 등이 성공하면서 시총이 대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시총 5계단 뛰며 시선집중에도 긴장감 팽배 HD현대그룹의 핵심축인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 진입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8.7%나 껑충 뛰었다. 여기에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 체결 소식을 알리면서 올해 165억6000만 달러(약 22조8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의 122.6%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모두 146척을 수주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은 96만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해 수주점유율 40%를 기록, 모처럼 중국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은 올해 10만원대에서 21만원대로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조선해양도 10만원대에서 20만원을 터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470여억원을 투입해 지주사 HD현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지분율이 5.26%에서 6.12%로 증가했다. 조선업이 반등했지만 HD현대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지난 7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권 회장과 정 부회장 등 주요 15개 계열사 사장단 20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HD현대는 기존 경영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내년 계획을 조기 수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HD현대는 지난해 버팀목이 됐던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이 글로벌 변동성에 흔들리자 비상 경영을 선언한 셈이다. 권오갑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리더들의 역할과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 각사 대표들의 진심 어린 책임감이 불확실성 극복의 첫 단추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0 07:00
산업

계열분리·상속세 셈법도 복잡한데, ‘갈등 봉합’ 계산서 받은 효성가

효성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제안한 ‘사회 환원’ 명분 때문이다. 효성가는 셋째 조현상 부회장의 계열 분리(HS효성)와 상속세 납부 등으로 인한 지분 정리 작업에 정신이 없다. 여기에 효성 삼형제의 ‘갈등 봉합’ 계산서까지 날아들었다. 이를 두고 향후 형제 간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사회 환원’ 화해 손짓…진정성 의심 1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에서 상속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조 전 부사장이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상속재산을 모두 공익재단에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조 전 부사장은 공익재단 설립에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협조를 구하는 형식을 취했다. 조 명예회장이 조 전 부사장에게 남긴 상속재산으로 상장사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0%, 효성화학 1.26% 지분이 있다. 여기에 비상장사 지분과 부동산 재산 등을 포함하면 상속재산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30억원이 넘는 상속재산은 세율 50%가 적용되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은 5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공동상속인이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하면 상속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상속재산을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출연하겠다”며 “상속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게 하는 선례를 남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하려 한다”며 “지금까지 벌어진 여러 부당한 일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며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소송까지 이어진 효성가 삼형제의 10년 반목이 조 명예회장의 유훈처럼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소송전을 통해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당장 갈등이 봉합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대응에 따라 형제 분쟁은 상속 분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유류분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만약 형제들과 효성이 제 요청을 거절하거나 명확히 답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끈다면 어쩔 수 없이 제게 주어진 모든 법적 권리를 포함해 제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가족과 직접적인 소통 없이 변호인들을 통해 협조 요청을 받은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사회 환원과 화해 손짓에 대해 그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효성 측은 “명예회장의 장례가 끝난 지 3개월이나 지났는데 생존해 계신 어머니께 말 한마디 없이 시간 되면 찾아뵙겠다는 얘기만 들으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가족 간에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형제 ‘갈등 봉합’ 다양한 경우의 수 조 전 부사장 측이 ‘갈등 봉합’ 계산서를 던졌지만 효성가 형제는 급할 게 없는 입장이다. 곧 어머니를 찾아뵙는다고 하니 만나서 진의를 파악한 뒤 대응해도 늦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도 상속세 마련과 형제 독립경영 체제 구축으로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그룹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조 전 부사장의 상속분에 대한 지분 매입을 고려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효성가 형제도 다양한 화해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조 명예회장이 유언장에 남겼던 ‘상속·증여세 선납’ 조건의 이행이다. 약 500억원의 상속세를 먼저 납부한다면 효성가 형제가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주는 방향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형제 사재로 공익재단에 기금을 출연할 수도 있다.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 후 조 전 부사장이 약속과 달리 상장사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효성그룹의 특수관계인 지분에 포함돼 경영권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언급하며 비상장사의 지분 정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비상장사인 동륭실업 80%, 효성토요타 20%, 효성 TNS 14.13%, 더클래스효성 3.4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조 부회장의 HS효성처럼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효성가 형제가 보유한 비상장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공정거래법상 친족 계열 분리를 위해서 비상장사는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동륭실업 지분 각 10%를 소유하고 있다. 효성토요타의 경우 조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조 명예회장 별세 이후 6개월 후인 오는 9월 30일까지 상속세 신고가 이뤄져야 한다. 상속세 준비 등의 절차로 조 전 부사장 측은 8월 말을 공익재단 설립 동의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버지의 유언에도 조현상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있고,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두 형제가 소송을 취하해야 조현문 전 부사장도 향후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7.11 07:00
산업

올해 상반기 SK 시총 증가액 1위...HD현대 증가율 57%로 최고

SK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대기업 집단 중 시가총액 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상장사를 보유한 80개 대기업 집단 소속 366개 상장사의 시총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시총은 이달 5일 종가 기준 총 1937조7553억원으로 지난 1월 2일(1834조3927억원)보다 103조3626억원(5.6%) 늘었다.올해 상반기에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그룹이다. 21개 상장사 시총이 연초 181조7182억원에서 6개월 새 65조4922억원(36%)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훈풍을 타고 주가가 급등한 SK하이닉스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시총은 LG그룹(163조3307억원)과 현대차그룹(160조1852억원)의 전체 시총도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에 103조6675억원에서 171조8086억원으로 68조1410억원(65.7%) 늘었다. 삼성그룹 시총은 연초 665조2847억원에서 56조2403억원(8.5%) 늘어 증가액으로는 2위였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시총이 475조1947억원에서 519조9681억원으로 44조7734억원(9.4%) 늘며 시총 증가를 이끌었다.현대차그룹 시총은 연초 131조357억원에서 29조1495억원(22.2%) 증가해 시총 증가액이 세 번째로 많았다. 자동차 판매 호조 등에 현대차(16조4339억원↑), 기아(11조2626억원↑), 현대글로비스(2조1938억원↑) 등 주요 계열사 시총이 증가세를 보였다.시총 증가율에서는 HD현대그룹이 56.8%로 1위를 차지했다. 소속 상장사의 시총은 연초 33조8192억원에서 53조202억원으로 19조2010억원 증가했다.지난 5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하면서 상장사가 9개로 늘었고, 인공지능(AI) 전력 관련주로 부상한 HD현대일렉트릭 등의 시총이 불어났다.그룹 시총 순위에서는 삼성그룹이 721조5250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반면 LG그룹은 상반기에 시총 감소액이 가장 많았다. LG그룹은 전기차 판매 둔화로 타격을 입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이 크게 감소하는 등 총 23조409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이어 포스코그룹(21조5956억원↓), 에코프로그룹(20조1617원↓), 카카오그룹(14조7778억원↓), 네이버그룹(9조6471억원↓)의 순이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7.10 07:00
연예일반

하이브는 방시혁의 기타 연주를 언론플레이 할 때가 아니다 [전형화의 직필]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의 기타 연주를 홍보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 16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박진영 JYP 총괄 프로듀서(이하 박진영)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방 의장은 기타로 솔로 연주를 선보였고, 박진영은 그에 맞춰 춤을 췄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손발을 맞춰온 두 사람의 협연은, 이번 위버스콘에서 진행된 ‘박진영 트리뷰트 스테이지’의 절정으로 기획된 듯했다.전날에는 보이넥스트도어, 아일릿 등이 박진영과 무대를 가졌고, 이날도 프로미스나인 지원과 백호가 함께 하는 등 하이브 소속 총 9팀의 후배 아티스트들이 박진영과 컬래버 무대를 선보였다. 그 마지막 순서가 박진영과 방시혁 의장의 무대였다. 박진영-방시혁 협연은 하이브에서 밝힌 것처럼, 지난해 10월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두 사람이 출연해 트리뷰트 무대를 기획했을 때 이미 논의된 것이었다. 하이브는 위버스콘이 끝나자마자 이 협연을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이브는, 위버스콘이 끝나고 배포한 보도자료에 박진영의 소감을 담은 뒤 ‘(박진영이)한국 대중음악의 레거시(유산)를 잇고자 하는 위콘페의 의의에 공감했다’고 적었다. 즉 하이브는 박진영 트리뷰트에 이은 JYP와 하이브를 상징하는 두 인물의 협연으로, 위버스콘이 K팝 레거시를 잇는다는 걸 박진영이 공감했다는 뜻이라고 알린 셈이다. 선명한 의도다. 하이브는 둘의 협연에 대한 현장과 온라인 반응보단, K팝의 두 상징적인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위버스콘은, 하이브의 지향점을 보여주려는 행사이기도 했다. K팝 아티스트들의 무대로 팬들의 시선을 모으는 한편, 위버스의 기술력을 과시하려 했다. 하이브는 해당 보도자료에서 ‘위버스의 기술력은 한층 더 고도화됐다’고 이번 위버스콘을 자평하며 위버스 앱에 탑재된 서비스 ‘위버스 렌즈’ ‘위버스 줄서기’ 등의 효능을 치켜세웠다. 특히 ‘위버스 줄서기’는 체험부스를 대기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호평받으며 2만 4000회가 사용됐다고 자평했다.위버스 줄서기가 이번 위버스콘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었는지 확인했다면 차마 이렇게 자화자찬하기 힘들었을 터다. 알고도 이런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했다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위버스콘에선 위버스 줄서기를 사용했으나 입장 딜레이가 심했고, 결국 통제 라인이 무너지면서 수백명이 일제히 달려서 입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첫날부터 이런 광경이 동영상으로 X(구 트위터)에 올라와 지탄을 받기도 했다. 선호하는 그룹만 보고 뒤에 나오는 그룹 공연은 구태여 보지 않으려 해, 위버스 줄서기로 받은 입장 번호 중 앞좌석에 해당하는 번호를 선호 그룹만 보고 곧바로 비싼 금액에 되파는 이른바 ‘자리 분철’이 횡횡 하기도 했다. 위버스 줄서기를 활용한 포토카드 받는 행사도 당사자 확인이 없어 사실상 번호표가 무의미했다는 비판이 많았다.이미 위버스콘 시작부터 각종 SNS에서 이런 문제점에 대해 떠들썩했던 터라, 자화자찬보다는 팬들을 아쉽게 했던 점을 먼저 사과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약속을 했어야 했다. 그래야 개선의 여지가 생기고, 팬들도 이해의 여지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번 위버스콘에는 뉴진스가 참여하지 않았다. 소속사 어도어는 뉴진스가 일본 콘서트 준비로 위버스콘을 고사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전국 대학 축제를 열광시켰던 뉴진스의 이번 위버스콘 부재를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했다. 하이브는, 하이브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은, 뉴진스가 이번 위버스콘에 같이 서서 화합의 무대를 마련하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선행 절차들이 필요했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과는 별개로 뉴진스 컴백을 응원하고 지지했어야 했다. 뉴진스의 이번 컴백 활동 중에 하이브 산하 레이블 아티스트들은 아무도 뉴진스 새 노래 챌린지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방 의장이 “밟을 수 있죠?”라고 했던 타사 소속 에스파가 뉴진스와 챌린지 컬래버 품앗이를 했겠나.위버스콘을 앞두고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올린 영상도 문제다. ‘아일릿이 표절이면, 뉴진스도 표절’이란 식으로 만든 이 영상은 공개 이후 ‘최악’ ‘자살골’이란 평을 받았다. 해당 영상은 18일 오전 10시 기준 좋아요가 1만 1000여개, 싫어요가 15만 1000여개일 정도로 혹평이 쏟아졌다. 하이브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은, 위버스콘을 앞두고 이런 갈등을 교통정리 했어야 했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이 불거진 뒤 1조원이 넘게 증발한 시총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된 뒤 민희진 대표가 화해 시그널을 보냈지만, 하이브는 아직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빌리프랩이 민 대표를 추가 고소했고, 문제의 영상을 올렸을 뿐이다.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의 기타 연주를 홍보하기에 앞서, 민희진 대표의 화해 시그널을 받든지 말든지 책임 있는 결정을 해서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했어야 했다. 또한 아티스트를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한국 최대 기획사로서, 뉴진스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 했어야 했다. 예컨대 뉴진스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살포했던 유튜브 채널 ‘중학교 7학년’ 운영자 신원 공개를 요청한 건은, 하이브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직접 챙겨야 했다. 앞서 어도어는 구글이 가짜 뉴스로 뉴진스 명예를 훼손한 ‘중학교 7학년’ 신원을 공개하도록 해달라고 미국 법원에 요청했다. 스타쉽이 아이브 명예를 훼손한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 신원을 구글이 공개해달라며 미국 법원에 요청한 게 승인된 데 이은 것이다. 일간스포츠 취재에 따르면, 어도어는 이와 관련해 하이브 법무팀에 요청을 해서 미국 법원에서 관련 업무가 진행됐다. 희한한 건, 스타쉽은 이 같은 일을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알린 데 반해 뉴진스 건은 미국 뉴욕타임즈에서 지난 4월10일 보도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는 점이다. 이후 4월30일 미국 법원에서 이를 승인했지만 국내에 알려진 건 지난 12일 X와 각종 커뮤니티에 미국매체 404미디어가 6일 보도한 게 퍼지면서 부터다. 일간스포츠는 13일 오전 9시13분 하이브 홍보팀에 사실 여부를 문의했고, 오후 4시24분 “어도어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데 지금 확인 드리기 어렵다’는 멘트를 받았다”는 답을 받았다. 하이브와 어도어 간 갈등이 진행형이라 사실 파악이 늦어지는 건 충분히 이해는 가는데, 왜 하이브 법무팀이 아닌 어도어에 확인했는지 궁금해 재차 문의했더니 ‘이건 어도어가 하이브 법무팀에 요청한 일이니 어도어가 확인을 해줘야 한다’며 ‘법무도 PR처럼 셰어드 서비스이니’란 설명을 들었다. 셰어드 서비스는 하이브가 자랑하는 멀티레이블 시스템의 핵심 중 하나다. 각 레이블의 PR, 법무, 재무 등의 서비스를 하이브에서 맡아 진행하면서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이 셰어드 서비스에 들어가는 인건비 등 비용은, 하이브의 경우 각 레이블이 매출에 비례해 하이브에 지급한다. 즉 하이브 산하 가장 매출이 큰 빅히트뮤직, 플레디스, 어도어 순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레이블 매출이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 비율도 높아지기에, 어도어 매출이 수직 상승한 만큼 셰어드 서비스에 지출한 금액도 수직 상승했다는 뜻이다. 직원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나. 아티스트 보호는 소속사의 최우선 사항인 만큼 하이브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인 C레벨이 적극 대처하거나, 총수가 적극적으로 교통정리를 해줬어야 했다. 스타쉽이 탈덕수용소 신원을 확인하자마자 일사천리로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과 비교되는 건, 하이브 셰어드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버스콘을 앞두고 열린, 제대한 방탄소년단 진의 허그 이벤트 관련 해프닝도 마찬가지다.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는 조건으로, 앨범을 새로 사야 한다는 걸 내세운 탓에 여론의 거센 지탄을 받자 하이브는 부랴부랴 사과하고 조건을 수정했다. 문제는 하이브-민희진 갈등으로 음반 밀어내기가 화두로 불거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조건을 처음부터 내걸었다는 점이다. 이건 눈치가 없다는 걸 넘어서, 하이브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진이 제대하자마자 이에 대해 위버스에서 사과한 건,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일이다.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의 기타 연주를 홍보하기보단, 위버스콘을 자화자찬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기보다는, 이런 산적한 문제를 살피고 대책 마련을 고민했어야 했다. 그게 하이브 주식을 산 주주들에 대한 의무이며,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수많은 K팝 팬들에 대한 도리다. 기타 연주를 홍보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6.18 15:10
산업

고피자, 태국 재계 1위 CP그룹서 1천만 달러 투자 유치

고피자가 태국 CP그룹의 핵심 유통 계열사인 ‘CP ALL’로부터 1000만 달러(약 13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고피자는 2022년 GS벤처스, CJ인베스트먼트 등의 대기업으로부터 총 250억원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한 것에 이어 해외 대기업 투자까지 성사시키며 누적 투자액 약 600억원을 돌파했다.시총 200조가 넘는 태국 재계 1위의 재벌 기업인 CP그룹은 세계 최대의 새우 생산 기업이자, 세계 3위의 가금류 생산 기업이다. 약 100년 전 사료 사업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유통, 통신, 금융, 제약, 부동산 등까지 확장했다.한국에서는 2022년에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녀와 CP그룹 회장의 아들이 결혼하면서 더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고피자 관계자는 "CP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P ALL 그룹은 세븐일레븐 편의점, 로터스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운영하다"며 "이번 투자는 태국 내 고피자의 성장을 가속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CP ALL 역사 상 첫 해외 스타트업 투자이기도 한 이번 투자 배경에는 고피자의 제품과 기술력에 기반한 빠른 동남아 시장 성장성과 더불어 GS25, CGV 등 대기업과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통한 폭발적인 확장성이 주효했다. 약 18개월 동안 진행된 투자 협의에는 CP그룹의 치라와논 수파킷 회장까지 직접 참여하여 제품 시연부터 초기 태국 매장 오픈까지 깊은 관심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고피자는 이미 CP그룹의 계열사들과 다양하고 구체적인 협업 논의를 마치고 태국 사업을 본격화 한다.고피자 임재원 대표는 “해외 대기업과 장기간 투자 협의를 하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필요한 덕목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CP그룹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한국과 태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접근성이 높은 자랑스러운 한국 피자 브랜드로 지속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6.10 13:58
산업

SK 경영진의 숱한 노력에도 꿈쩍 않던 SK '주가 아이러니'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 선고 결과로 인해 그간 경영진의 숱한 노력에도 꿈쩍 않던 SK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노소영 관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부정적 이슈가 주가를 반등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급하라는 2심 결과에 지주사 SK 주가는 9.26% 급등했다. 다음날에도 11.45%(17만6200원) 폭등하면서 SK 주가는 이틀 동안 20% 넘게 치솟았다. 2일 기준 SK의 시가총액은 12조8975억원으로 2조3000억원 가량 불어났고, SK 지분 17.73%를 보유한 최 회장의 주식 가치도 2조2867억원으로 증가했다. 최 회장은 2심 판결에서 패했지만 주식가치는 20% 이상 불어나는 씁쓸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SK의 핵심 경영진은 주가관리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 장동현 SK 부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와 함께 그룹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SK 주가를 주당 200만원으로 올려 시총 14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SK 주가는 4년 전보다 떨어진 상황이고, 주당 200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에게 사과까지 해야 했다. 투자자들의 질타에 그는 “너무 죄송하다. 최대한 노력을 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그룹의 주요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의에서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주가 부진 해법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경영진들은 사업 점검 및 최적화를 위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SK에코플랜트로 자리를 옮긴 장동현 부회장 후임으로 온 장용호 SK 대표이사도 기업가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 대표는 “각사 밸류업을 위해 이사회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등 기업가치 향상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K 주가는 2023년 이후 대부분 1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10월에는 13만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2021년 1월 SK 주가는 36만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이후 이렇다 할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혼 소송과 관련해 최 회장 측에서 상고를 예고했기에 SK그룹의 지배구조 이슈는 지속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여기에 노 관장 측이 “SK그룹 경영권에 대해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까지 밝힌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소 2년 동안은 최태원 회장 지분과 지배구조 이슈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달 사업 재편과 관련한 SK의 확대 경영회의도 열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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