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94건
연예일반

“격리·강박 허용 시간 준수”…‘환자 사망’ 양재웅 병원에 직원교육 처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부천시가 ‘격리, 강박 최대 허용 시간을 준수했다’고 판단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W진병원 환자 사망사건 관련 현황 및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천시는 W진병원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자해·타해 위험성 판단 후 지시 하에 격리·강박을 최대 허용 시간을 준수해 단계적으로 시행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기록했다고 봤다. 부천시는 사망자 A씨가 입원한 지난 5월 10일부터 27일까지 진료기록부·간호기록지 등을 확인한 결과, 입원 기간 진료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의료인이 의학적 판단에 따라 신경안정제 등 투약 행위 및 격리 조치한 사실이 있는 점 △의료인이 의학적 판단에 따른 처치에 대해 법령 위반 여부를 행정기관에서 판단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이처럼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사망 당일인 5월 27일 0시 30분부터 2시 20분까지 강박 시행 시 활력 징후 체크는 누락해 격리·강박 관련 지침에 대해 직원교육을 실시할 것을 지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30대 여성 A씨는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5월 10일 W진병원에 입원했다가 17일 만에 돌연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추정 사인은 가성 장폐색으로, 족은 복통을 호소하는 A씨를 병원 측이 묶어두고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양재웅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를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인과 전 의료진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으며 고인과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져계실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한편 양재웅은 이번 부천시 조사와 별개로 국가인권위원회 피진정인 조사도 받을 예정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12 22:08
부동산일반

건설현장 안전사고, 올해 상반기에만 3217건

올해 상반기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29일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실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건설 현장 안전사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안전사고는 3217건 발생했다.사고 유형으로는 넘어짐이 734건으로 가장 많았고, 떨어짐 493건, 물체에 맞음 395건, 끼임 325건, 부딪힘 303건, 절단·베임 202건 등이었다. 기타는 587건이었다.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상반기에만 111명에 달했다. 부상자는 3149명이었다.지난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사고 현황을 보면 사망 및 부상 사고가 가장 많은 시공사는 GS건설이었다.GS건설 현장에서는 사망자 7명, 부상자 1천7명이 발생했다.SK에코플랜트는 사망자 5명, 부상자 688명으로 2위였고, 삼성물산은 사망자 5명, 부상자 51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이 밖에도 DL이앤씨(사망 8명·부상 493명), DL건설(사망 5명·부상 477명), 신세계건설(사망 1명·부상 432명), 현대건설(사망 15명·부상 401명), 현대엔지니어링(사망 7명·부상 373명), 대우건설(사망 12명·부상 332명), 계룡건설산업(사망 8명·부상 326명) 등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같은 기간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공사는 39명의 사망자가 나온 건우였다.건우가 시공한 2020년 4월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38명이 사망했다.HDC현대산업개발 16명, 현대건설 15명, 대우건설 12명, DL이앤씨 ·계룡건설산업 각 8명, GS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각 7명, SGC이테크건설·극동건설·태영건설 각 6명 등이다.김학용 의원은 "건설 현장의 안타까운 근로자 사망 사고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점검 및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공기단축을 위해 근로자 안전을 도외시하는 발주자와 감리에 대해서는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29 10:50
산업

"폭염 인명사고도 중대재해법 위반"...건설업계 폭염 대책 분주

한낮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이다. 건설 현장은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취약한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대형 건설사들은 저마다 폭염 속에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작업열외권을 마련하거나 '고드름캠페인' 등을 진행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열사병'이 포함되면서 저마다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6월부터 작업열외권 제도를 마련하고 운영 중이다.작업열외권이란 근로자들이 무더운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건강 상태에 이상을 느낄 경우 작업 열외를 요청하면 바로 작업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제도다. 잔여 근무시간에 대해 당일 노임 손실도 보존해 주지만, 인사상 불이익은 받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작업열외권을 협력업체 소속 일용직 직원을 포함해 현장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9월까지를 혹서기 특별 관리 기간으로 지정했다. 각 현장마다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배포해 고용노동부의 3대 중점사항(물·그늘·휴식)을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폭염특보 발령 시 알림 문자너 스피커 등으로 근로자에게 안내해 휴식 또는 근무시간 조정을 보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근로자의 온열질환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HDC 고드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근로자에게 제빙기와 에어컨, 냉동고가 있는 고드름 쉼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혹서기 관리 전담 인원인 '아이스맨'을 배치해 옥외 근로자에게 아이스 조끼 등을 지급한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이달부터 폭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했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온열질환으로 2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의 3배 수치다. 온열질환이란 폭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지러움·발열·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일사병·열사병·열경련 등이 있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 중 하나로 명시했다. 건설 현장에서 열사병으로 1년내 3명 이상의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거나, 사망자 발생한 사업장은 처벌을 받게 된다. 대형건설사들이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배경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대형 건설사의 현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 건설사가 이끄는 소규모 현장 등 실상은 폭염 대책에 여전히 열악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고용노동부의 폭염에 따른 휴식 부여 '권고'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10∼15분 이상 규칙적인 휴식을 부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더워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게 더 무서워 작업을 중단해 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다"며 "고용노동부는 권고만 하지 말고 고용노동부령을 개정해 폭염대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07 07:07
부동산일반

국토부,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하도급사 공개

올해 1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건설 현장에서는 55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국토교통부는 24일 올해 1분기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와 관련 하도급사, 공공발주 공사 발주청, 인허가 기관 명단을 공개했다.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형 건설사가 시공 중인 7개 건설 현장에서 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명 줄었다.시공능력평가 8위 롯데건설에서 올해 2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복합시설 신축공사 현장의 작업자 1명이 물체에 맞아 사망했다. 중흥건설이 호남기업에 하도급한 광양 와우지구 신축공사, 요진건설산업이 자이트건설에 하도급한 화성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깔림 사고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희건설이 우설건설에 하도급을 준 용인보평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질식으로 1명이 숨졌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공공공사의 발주청은 12개 기관이며, 사망자는 14명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명이 증가한 수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광구광역시 동구청, 목포시청, 부산대학교,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인천광역시교육청 동부교육지원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 지산초등학교, 평택시농업기술센터가 발주한 현장에서 각각 1명씩 사망했다. 국토부는 올해 1분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상위 100대 건설사 7곳 및 관련 하도급사 7곳의 소관 건설 현장과 공공 공사 사고 발생 현장 14곳에 대해 불시에 관계기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4.24 13:35
사회

[하지마!약] ①'수리남 검사' 김희준 변호사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 환상일 뿐"

"한국이 '마약청정국'이라는 말은 환상일 뿐입니다. 대표적 '암수범죄'인 마약에 빠져든 우리 청소년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김희준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평범한 14세 여중생이 집에서 혼자 필로폰을 투약하고 병원에 실려가는 참혹한 시대를 향한 경종 같았다. '수리남 검사'로 불리는 김 변호사는 검사 시절 강력부에서 마약 범죄를 수사하면서 굵직한 사건을 처리했다. 김 변호사는 3년여 전 '버닝썬' 사태로 다시 조명을 받은 '물뽕', 배우 유아인이 상습 투약해 충격을 안긴 '프로포폴'을 국내 최초로 적발하고 마약류로 지정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넥플릭스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은 '수리남' 속 국제 마약왕 조봉행을 7년 간의 수사 끝에 잡아낸 것도, 영화 '공공의적2'의 주인공 설경구가 맡았던 강철중의 실존 인물도 바로 김 변호사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의 사무실에서 김 변호사를 만나 놀라운 국내 10대 마약 복용의 실태와 해결 방법에 대해 들었다. 마약청정국은 환상 -최근 수년 사이 국내 청소년 마약 복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유는. "마약거래의 패러다임이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 직접 대면으로 마약을 거래했다. 지금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발달하면서 대면거래를 하지 않는다. 비대면이 가능한 텔레그램이나 다크 웹(접속을 위해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으로 사이버상 범죄에 활용된다), SNS로 각종 마약범죄 거래가 이뤄진다. 음식 배달하듯 마약을 사는 것이다. 청소년이 마약에 접근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비대면 거래를 하면 마약 대금은 어떻게 주고받나."요즘은 지급 방식도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 전자지갑 등을 이용한다. 10대 학생 중에는 마약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코인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산 마약도 특정 장소에 숨겨두고 좌표를 찍어주거나, 국제 특송 화물로 보내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볼 일이 없다." -청소년이 사기에는 마약 값이 비싸지 않나. "과거 필로폰 1회 분량이 10~15만원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치킨 한마리 가격까지 내려왔다. 2~4만원이면 살 수 있다. 텔레그램에 있는 마약방에는 여러 공급책이 모여있는데, 가격 경쟁을 하면서 가격이 내려간다. 10대 중에는 마약 자금을 마련하려고 운반책을 맡는 사례도 종종 있다." -체중을 줄이거나 집중력을 높이는 약이라고 해서 복용했다가 마약에 중독되는 경우도 있다. "약 모양이 나비를 닮았다고 해서 '나비약'이라고도 불리는 '디에타민(Dietamin)'이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간적으로 체중감량을 보조해주는 식욕억제제다. 지금은 마약류로 지정돼 있으나, 과거에는 쉽게 처방을 해줬고 불법 유통하는 일당도 있었다. 디에타민은 환청과 환시, 환각 등의 부작용 있다. 청소년들은 디에타민이 다이어트나 집중력 향상이 된다는 말만 듣고 쉽게 빠져든다." -10대 청소년 마약 비중은 얼마나 된다고 보나. "마약 범죄는 대표적인 암수범죄다.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아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란 의미다. 보통 암수범죄는 드러난 통계치보다 적게는 28.5배, 많게는 100배까지 많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은 294명으로 5년 전(104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309명)에는 처음 300명을 넘기기도 했다. 최대치를 적용하면 마약을 복용한 10대 청소년이 3만명 수준이라는 소리다."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상당히 충격적이다."한국이 마약청정국이라는 말은 이제 환상이다. 10대 마약사범이 2012년과 2022년까지 10년 사이 12배가 늘었다. 어떻게 청정국일 수 있겠나. 1998년 광주지검 강력부에서 마약사건을 전담하면서 한달에 15~20명을 적발했다. 이 지역은 이전까지 1년에 20명 안팎의 마약사범만 검거되는 청정지역이었다. 통계는 수치에 불과하다. 실제를 반영하지 못한다." -최근 연예인들이 마약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 마약 복용 급증과 관련이 있을까. "스타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선망하는 스타가 마약을 하면, 경계심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사춘기고 학업 스트레스도 있다. 또래가 마약을 하는데, 자신만 하지 않으면 따돌림당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주변을 따라 마약에 쉽게 빠져든다." 신종 마약의 세계 -마약 종류가 다양하다."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마약 디자이너들이 마약을 합성해 신종 마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몇 가지 술로 수십여 가지 칵테일을 만들 듯 환각은 증대되고 중독은 강화하는 다양한 마약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수사기관이 마약 검사를 해도 발각되지 않는 마약을 개발한다. 대표적인 신종 마약 중 하나가 3년 전 버닝썬 사건으로 다시 수면에 오른 물뽕이었다." -물뽕을 처음 적발한 당사자 아닌가. "1998년 필로폰 밀매 사건 수사 중 물뽕의 존재를 최초로 적발했다. 물뽕은 '감마하이드록시뷰티레이트'(GHB)로 액체 상태의 신종 마약인데 주로 데이트 강간 이나 성폭행 용으로 사용되는데, 국내 수사기관에 맡기면 성분이 물로 나왔다. 이걸 미국 연구기관에 보내 마약이라는 걸 입증했다.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신종 마약이었다." -최근 대마를 합법화 한 나라와 주가 늘면서 '대마는 죄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적지 않다."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마를 합법화 한 나라나 주에는 특징이 있다. 대마를 흡연하는 인구가 너무 많아서 통제 불능의 상황이 되자 차라리 양성화 해서 독성 대마를 하고 사망하는 최소한의 부작용이라도 막자는 취지다. 이럴 거라면 국가가 대마 품질을 관리하고 이를 통해 거둔 수익으로 세금을 거둬서 중독자의 재활을 돕자는 취지로 대마를 합법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청소년 마약 사건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례가 있다면. "최근 14세 소녀가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실려갔는데 필로폰 과다 투여로 드러났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구입했고, 스스로 투여했다. 약 2년 전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텔레그램에서 마약방을 운영했는데 그가 고용한 운반책들이 성인들이었다. 10대는 대부분 '나는 금방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약은 도파민 분비를 극도로 끌어올리고 강력한 쾌감을 준다. 한 번 맛을 보면 같은 자극으로는 쾌감을 느낄 수 없어서 마약 강도를 높이다가 사망한다." -자기도 모르게 마약에 중독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물뽕이 대표적이다. 보통 데이트 성폭행 등을 위해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가 미리 음료수나 술에 타서 먹인 뒤 모텔에 끌려가면 피해자는 기억을 못 한다. CCTV를 돌려보면 멀쩡하게 웃으면서 상대와 모텔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클럽에서 마약 유통상들이 필로폰을 몰래 먹인 뒤 중독되게 유도하고, 성상납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가장 피해야 할 마약은."펜타닐(Fentanyl)이 가장 위험하다. '좀비약'이라고도 불리는데 몰핀의 200배에 달하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다. 연필 심 위에 올릴 수 있는 분량(0.2g)만 복용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펜타닐은 통증을 없애주기 때문에 처음 복용하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아주 작은 통증에도 온몸이 아프다. 심지어 바람만 스쳐도 뼈가 부서질 듯 아프기 때문에 펜타닐을 찾게 된다. 펜타닐은 뇌 속 기능을 하나씩 정지시킨다. 최후에는 숨쉬는 기능까지 멈춰 호흡 중단으로 사망한다. 미국의 경우 펜타닐 사망자가 교통사고나 총기 사고로 죽는 사례보다 많다." -처방이 필요한 약 아닌가."최근에는 조금 강화가 됐으나 몇 년 전만해도 일부 몰지각한 의사가 학생이 찾아가 '통증이 있다'고 하면 처방해 줬다. 아이들이 병의원을 돌아다니면서 펜타닐을 처방받아서 판매도 한다." -청소년이 마약에 중독됐을 때 후유증이 어른보다 크다고 들었다."청소년기에는 뇌가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다. 전두엽 부분 자체가 미완성 상태인데, 마약을 투약할 경우 성년에 비해서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치료가 어렵다. 마약은 뇌의 보상체계를 망가뜨린다. 마약으로 도파민 분비를 느낀 뒤에는 그 어떤 성취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가 없다. 마약 효과 떨어지면 우울감에 시달리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3.30 07:07
사회

자살·아동학대 증가...한국 '삶 만족도' OECD 38개국 중 36위

한국인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튀르키예, 콜롬비아 다음으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9∼2021년 기준으로 집계한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OECD 38개국 가운데 36위에 불과한 수준으로 한국보다 삶의 만족도 점수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4.7점)와 콜롬비아(5.8점) 2곳뿐이었다.이 기간 한국인이 느낀 삶의 만족도는 OECD 평균치(6.7점)는 물론이고 일본(6.0점)보다도 낮았다.가구소득이 월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만족도는 5.5점에 그쳤고, 소득이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인 경우도 만족도 점수(6.0점)가 전체 평균치를 밑돌았다.통계청은 "저소득층에서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인구 10만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2021년 기준 26.0명으로 전년보다 0.3명 늘었다.특히 70대(41.8명)부터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40명을 넘었고, 80세 이상에서는 61.3명으로 급격히 치솟았다.코로나19 시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동학대 피해 역시 급증했다. 2021년 만 0∼17세 아동·청소년 가운데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10만명당 502.2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401.6명에서 급증한 수치다.사람에 대한 주관적 신뢰도를 평가하는 대인 신뢰도의 경우 2021년 59.3%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인당 국내 여행 일수도 2021년 6.58일에 그쳐 코로나19 이전(2019년 10.01일)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다만 고용 상황은 최근 들어 상당 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용률은 62.1%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대학 졸업자 취업률(67.7%)도 코로나19 이전 수치를 회복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20 15:00
세계

WHO, 매주 4만명 사망자 발생에도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할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유지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장고에 들어갔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27일(현지시간) WHO 회의는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근 급증한 상황을 공유하며 시작됐다. 이에 비춰 회의에서는 PHEIC를 일단 유지하면서 추이를 더 보는 쪽으로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WHO가 이날 개최한 회의는 보건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의 분기 회의다.국제 보건 긴급위원회는 특정 질병에 대해 내려진 PHEIC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해제할지를 분기마다 검토한다. 지금까지는 분기 회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PHEIC 해제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나왔다.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력이 어느 정도인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PHEIC가 유지되면 각국의 방역 태세에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해제될 경우 확진자 격리기간 단축, 마스크 의무 착용 조건 완화 등 많은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한국 방역 당국도 PHEIC가 해지될 경우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을 홍역, 결핵 등과 같은 '2급'에서 '독감(인플루엔자)과 같은 '4급'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WHO 안팎에선 방역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볼 때 현 상황을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계해야 할 시기로 판단할 거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중국에서 최근 방역 규제 완화 이후 감염자가 급증세를 보이는 데다 방역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사리 경계수위를 낮추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중국의 감염 확산 등으로 인한 사망자 급증세를 거론하며 방역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메시지를 내놨다.테워드로스 총장은 "우리는 오미크론 바이러스 유행이 절정에 달하고 매주 7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WHO에 보고됐던 1년 전보다 확실히 훨씬 더 나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작년 12월 초부터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지난주 4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WHO에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WHO의 주간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이달 16일부터 22일 사이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만2000여명이다.테워드로스 총장이 이날 언급한 '사망자 4만명'이 22일 이후의 사망자 집계치인지, 동일한 기간에 중국으로부터 새로 전달받은 사망자 통계를 새로 반영한 수치인지는 분명히 언급되지 않았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8 09:36
생활문화

한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전 세계 7번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9227명 늘어 누적 3000만8756명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3년 3일 만이다. 이 기간에 우리 국민 5명 중 3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것이다.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미확진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5명 중 3.5명이 감염 이력이 있다는 것이 최근 질병관리청의 항체 양성률 조사에서 확인된 바 있다.공식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3월 22일로, 1호 확진자 발생 후 2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여 후인 2022년 8월 2일에 2000만 명이 됐다. 2000만 명부터 3000만 명까지는 5개월 반가량이 걸렸다.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확진자 30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다. 누적 사망자 수는 3만3235명으로, 전 세계에 34번째다.최근 7차 재유행이 주춤한 가운데 설 연휴 기간 이동이 늘고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 일시적인 확진자 반등도 예상된다.한편 이날 신규 확진자 수(9227명)는 지난 10월 10일(8973명) 이후 105일 만에 가장 적다. 전날(1만6624명)보다 7397명, 1주일 전인 지난 16일(1만4130명)보다도 4903명 줄며 감소세가 이어졌다.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명 아래로 내려온 것도 105일 만이다.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4만184명→3만6896명→2만9806명→2만7408명→2만7654명→1만6624명→9227명으로, 일평균 2만6828명이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23 10:35
축구일반

사실상의 '도시 월드컵'...카타르는 지금 '용량 초과' [카타르zoom]

카타르 현지시간 21일 오후 9시 30분. 이날 오후 7시 시작한 세네갈과 네덜란드의 A조 경기가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각이다. 경기가 열린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4만여 명의 관중이 쏟아져 나오자 시내가 축구 팬들로 가득 찼다. 조별리그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 4시, 7시, 10시에 연달아 열린다. 하루에 4경기가 사실상 도하 안에서 한꺼번에 열리기 때문에 곳곳에서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어디서든 마주칠 수 있다. 도하에는 새벽 2시까지 지하철(메트로)을 운행한다. 메트로는 사실상 이번 월드컵에 몰린 팬들을 수송하기 위해 만들었다. 대회가 개막한 후 매일 지하철은 각 나라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인산인해다. 지하철에 몰린 몇 만 명의 인파가 줄을 서서 통제 가능한 상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여러가지 장치도 보인다. 경기장부터 도심 곳곳에는 이동 제한 칸막이가 있다. 경기장과 가까운 지하철역 앞에는 마치 놀이공원의 인기 놀이기구 대기 줄처럼 지그재그로 줄을 서도록 칸막이를 만들었다. 지하철역 앞과 내부에는 요원들이 여러 명 배치되어 코너마다 사람들을 안내하고 동시에 통제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이 열린 알바이트 경기장 인근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끔찍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이날 경기를 취재했던 기자들이 ‘지옥 같았다’고 고개를 흔들었던 것에 비하면 그나마 21일 경기 인파는 수월하게 이동한 편이었다. 경기장 주변의 자유로운 축제는 없다. 맥주 판매는 제한된 지역에서만 가능하고, 여성 팬들은 노출을 자제해야 한다. 서울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롭티도 금지다. 시내에 촘촘하게 배치된 안내 요원과 길고 긴 통제 동선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때론 광란의 축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월드컵이라 하기에는 무척이나 이색적인 장면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펼쳐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의 인구는 약 290만 명인데 카타르 월드컵을 보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인원은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월드컵 기간 카타르는 인구의 50%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카타르는 호텔과 아파트를 더 짓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 1만4000여 개의 숙소를 임시 건물로 지은 팬 빌리지와 크루즈쉽 호텔로 대체했다. 카타르의 면적은 경기도 정도 크기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사막이라 인구와 인프라 대부분이 도하에 몰려 있다.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도 대부분 도하 혹은 도하 인근이다. 월드컵과 올림픽의 차이점은 개최지가 ‘나라’냐 ‘도시’냐의 차이다. 월드컵은 한 나라의 여러 도시에서 열리고, 올림픽은 한 도시에서 개최된다. 하지만 이 기준이라면 카타르 대회는 월드컵이라 하기에 모호하다. 사실상 ‘도시 월드컵’이다. 이렇다 보니 이론적으로 한 사람이 하루 4경기까지 ‘직관’할 수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똑같은 경기장에서 한다. 카타르 월드컵은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다. 카타르는 현재 11월 말인데도 낮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올라간다. 낮에는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는 오후 1시에도 열리는데 그 뜨거운 열기를 어떻게 피할까. 알려진 대로 모든 경기장에는 강력한 에어컨 시스템이 있다. 관중석에는 발밑에서 에어컨이 나오기 때문에 밤에 열리는 경기를 보다 보면 다리 쪽이 춥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경기가 진행되는 그라운드 쪽은 섭씨 20도 정도로 유지된다. 이런 단면만 봐도 ‘탄소 중립’에 보란 듯이 역행하는 게 분명한데, 정작 FIFA는 카타르 월드컵이 탄소 중립 월드컵을 표방한다고 자신했다. 작은 나라, 적은 인구, 뜨거운 기후. 모든 게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가리키는데 결국 오일 머니의 힘으로 이를 이뤄냈다. 카타르 국민만으로는 경기장과 호텔 등 인프라를 건설할 수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했지만, 착취에 가까운 노동을 시켜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이는 ‘죽음의 월드컵’ ‘불공정 월드컵’이라는 논란에 불을 댕겼다. 일례로 경기장과 훈련장에서 만난 경찰조차 대부분 카타르인이 아니다. 21일 만난 한 경찰은 “카타르가 이번 월드컵 때 경찰이 필요하다고 해서 수단에서 건너왔다”고 했다. 호텔 및 음식점의 서비스 직원도, 셔틀버스 운전사도 대부분 외국인이다. 나라가 아닌 도시에서 경기가 집약적으로 열리고, 카타르가 개최하지만, 대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외국인이다. 축제라고 하기엔 술도, 노출도, ‘안 된다’ ‘금지한다’는 지침이 더 많다. 카타르 월드컵은 처음 접하는 게 너무나 많은 대회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 2022.11.23 06:05
해외축구

개막식 ‘존중·포용’ 외친 월드컵, 뒤에서는 혹사·인권 침해 논란

개막식의 메시지는 허상에 불과했을까. 한국시간으로 20일 밤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공연의 주제는 '인류·존중·포용'이었다. 배우 모건 프리먼의 내레이션으로 개막식이 시작됐다. 먼저 카타르 문화를 상징하는 낙타와 중동풍 의상을 입은 댄서들이 등장해 걸프 지역에 살았던 아르다 민족의 민속 무용을 펼쳤다. 이후 월드컵 마스코트 '라이브'가 경기장 상공에서 날아오듯 등장해 대회 공식 주제가와 함께 관중에게 인사했다. '대한민국' 구호를 포함해 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개국의 모국어로 된 응원 구호와 각 나라의 유니폼을 상징하는 인형들이 등장해 어우러져 춤을 췄다. 메인 무대는 아시아 최고 아티스트로 자리 잡은 BTS 멤버인 정국의 공연이었다. 정국은 월드컵 공식 사운드트랙 ‘드리머스’를 불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어 가사에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며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카타르 가수 파하드 알 쿠바아시가 무대로 나와 정국과 함께 하모니를 이뤘다. 인류와 포용을 외쳤지만, 이번 대회는 시작하기 전부터 인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21일 “주최 측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에서 노점을 운영하기 위해 200명 이상의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했다. 이들은 업무를 배정받기 위해 대기하는 7시간 동안 음식, 물, 화장실 없이 방치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부분 인도 출신의 남성들인 이들은 55일 동안 하루에 한 끼 식사와 총 1000달러(135만원) 미만의 수당을 제안받고 계약했다. 이들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동안 고용된 저임금 노동자의 일부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는 "카타르와 걸프만의 다른 지역에서 온 저임금 노동자들이 대회 준비를 도맡아왔다"며 "인권 단체들은 '2000억 달러를 들여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수천 명의 이주 노동자가 부상과 더위 등 건강상의 문제로 사망했다'고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카타르가 10년 전 월드컵 유치권을 획득한 이후 인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에서 온 6500명 이상의 이주 노동자들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 문제 외에도 이번 월드컵에는 정치·사회적 문제가 복잡하게 엮여 있다. 21일 열린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에서는 양 팀 모두 정치적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 일부 유럽 팀의 주장들은 성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원 러브’ 완장을 차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정치적 메시지를 제한하는 FIFA와 갈등을 빚었지만, 케인 등은 "벌금을 내더라도 차겠다"며 강경하게 나서고 있다. 이란의 메시지는 더 강하다. 주장 에란 하지사피는 기자회견에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9월 중순부터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게 시발점이었다. 해당 여성이 심한 구타를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으나 당국은 부인했다. 이후 시위가 번졌고,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도 속출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 등은 시위 사망자가 46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체포된 인원만 1만 6000여 명에 이른다. 하지사피는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조국의 상황을, 그리고 우리 국민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이란의 (희생자)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 선수들도 희생된 이들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우리가 그들과 함께한다는 것, 지지한다는 것, 그리고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1 15:3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