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클릭 K바이오] 애니메디솔루션 김국배 "부작용·수술시간 최소화 견인, 미래형 수술 솔루션 선도"
첨단기술을 탑재한 의료로봇이 한 치 오차도 없이 인간의 수술을 척척 해내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SF 영화처럼 진단부터 수술까지 혼자서 처리하는 만능 의료로봇의 출현은 아직 미래의 얘기다. 먼 미래가 아닌 현실에서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 가상현실(VR) 등의 첨단기술을 접목해 프로토콜을 최적화하고 있는 김국배 애니메디솔루션 대표를 지난 26일 서울 송파 본사에서 만나 미래형 수술 솔루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0.5㎜ 오차도 용납 않는 '미래형 수술' 도전 2016년 설립된 애니메디솔루션은 미래형 수술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수술 솔루션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김국배 대표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맞춤형 의료기기 연구 등을 해오다 미래형 수술 솔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맞춤형 의료기기라는 새로운 시장은 이제 막 열린 상태다. 미래형 수술은 AI가 최적의 수술 프로토콜에 따라 수술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수술 프로토콜을 시스템화해서 3D 프린팅, 로봇, VR·AR 등으로 구현하고 있다. 의사는 이를 통해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수술하게 되고 환자는 더 좋은 수술 예후로 혜택을 받게 된다”며 자세히 설명했다. 심장병과 암 질환의 종양 제거 수술은 0.5㎜ 차이도 용납되지 않는다. 첨단기기의 도움 없이 이런 정교한 수술을 완벽히 해내기 힘들다. 김 대표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생후 수개 월 된 갓난아기 때 중대한 수술 결정을 내리게 된다”며 “국내 최초로 신의료기술(환자맞춤형 3D 프린팅 심장질환 수술 시뮬레이션)로 인정받은 애니메디의 솔루션이 어려운 수술을 결정하는데 유의미한 도움을 주고 있다. 30%의 수술 결정을 바꾸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3D 프린팅 접목한 솔루션은 2017년 10월 한국 최초로 생체 폐 이식 성공을 돕기도 했다. 그는 “폐부전으로 심장까지 멈췄던 20대 딸에게 엄마·아빠의 폐를 떼어 이식해주는 수술은 당시 한국에서 합법이 아니었다"며 "현행법까지 바꿔가면서 절박하게 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정말 뿌듯하고 의미 있는 케이스로 기억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수술 시간을 줄여 성공률을 높이기도 한다. 어려운 대수술인 대동맥 재건 가이드의 경우 4시간 이상이 줄어든다. 그는 “대동맥 재건은 12시간 이상 걸리는 대수술이다. 수술을 해도 50%가 사망하는 질환이다. 수술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우리 솔루션으로 수술한 환자가 9명 정도인데 모두 생존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재수술 최소화 가상성형 서비스로 미용 시장도 공략 맞춤형 수술 솔루션의 최대 강점은 수술 성공률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김국배 대표는 “수술 직후 병리에서 수술 마진(안정성을 위한 수술부위 테두리)을 확인하게 되는데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5년 뒤 재발률 혹은 재수술률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게 목표다. 결과물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애니메디솔루션은 질환뿐 아니라 미용 시장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맞춤형 코 보형물 이노핏을 런칭했다. 지난 4일 잠실 본사에 체험공간인 ‘이노핏 랩’도 오픈했다. 김 대표는 “이노핏 랩은 광학적 스캐닝을 기반한 가상성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며 "자신의 얼굴에 꼭 맞는 보형물을 그려보고 가상으로 만나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노핏랩의 키워드 ‘for fun(재미로)’이다”고 소개했다. 이노핏을 이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모든 모양의 보형물이 가능하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 같은 코 성형도 가능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고객 두 명이 동양인에 비해 두껍고 오뚝한 서양인의 코 성형을 원해 가이드대로 해 성공했다”며 “이노핏 가이드대로 진행하면 원하는 모양 그대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시간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코 성형은 재수술율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재수술율은 10~20% 수준이다. 이 중 30% 부작용, 70%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수술한다. 김 대표는 “이노핏을 통해 부작용과 재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환자들이 재수술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성형을 고민한다면 단 한 번의 수술로 원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게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올해 2분기까지 40개 병원과 협력하는 게 1차 목표다. 그는 “미용 라인업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노핏의 잠재성이 터진다면 올해 매출 70억원 달성도 가능하다"며 "올해 하반기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신의료기술 선도 글로벌 기업으로 의료수술 시장은 세계 30조원, 국내 1조원 규모다. 수술에 의료기기까지 더해지는 맞춤형 수술 시장 규모는 200조원까지 추산되고 있다. 이중 국내 시장은 4조~5조원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로봇 등 첨단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연 8%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김국배 대표는 “수술가이드, 시뮬레이터, 보형물까지 다 제공하는 맞춤형 토털 솔루션 기업은 세계적으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3D 프린팅은 정형외과 쪽으로 집중되어 있고, 벨기에의 머티리얼라이즈와 같은 경우는 소프트웨어만 판매한다”며 애니메디솔루션의 강점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애니메디솔루션는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유방암 보존술 절제 가이드를 비롯해 5종에 대해 지난해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았다. 유방암 가이드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도입한 혁신의료기술 평가트랙 심사를 받고 있어 곧 혁신의료기기로 등재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새로운 의료행위로 등재되고 해당 코드가 생성되면 많은 병원에서 더 많은 환자가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외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는 “현재 일본·동남아·호주·독일·미국 등으로 샘플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노핏 보형물도 FDA 인증이 진행 중에 있는데 완료 후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애니메디솔루션은 맞춤형 의료기기 관련 신의료기술 등재를 선도하는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김 대표는 “5년 후에는 영상진단장비, 의료로봇, 의료기기, 의료소품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인 포지셔닝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의술과 술기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기술을 집대성해서 책임감을 갖고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1.2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