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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현, 꿈을 좇아 김연경 떠난 흥국생명으로 이적..."배구 인생 전환점"

프로배구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이다현(24)이 김연경이 떠난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2일 "현대건설 출신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FA 영입했다"고 밝혔다. 연봉 3억5000만원과 옵션 2억원 등 총액 5억5000만원 조건이다. 이다현은 여자부 총 14명의 FA 중 최대어로 평가를 받았다. 2019~2020 1라운드 2순위로 입단 후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로 성장한 그는 2024~25시즌 블로킹(세트당 0.838개)과 속공(52.42%) 1위에 올랐다. 개인 두 번째 베스트7에도 뽑혔다. 유일한 C등급으로 타 구단 영입 시 보상(전 시즌 연봉의 150%)에 대한 부담도 가장 적었다. 이다현은 원소속팀 현대건설은 물론 흥국생명, GS칼텍스 등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흥국생명을 최종 선택했다. 2024~25시즌 우승 후 김연경이 떠난 흥국생명은 이다현의 영입으로 '배구 여제'의 전력 공백을 줄였다. 이다현이 여러 구단의 제안을 뿌리치고 흥국생명을 택한 건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그는 해외리그 진출 의지를 갖고 있다. 외국인 선수와 원활하게 소통할 정도로 영어 실력까지 능통하다. 이다현이 리그 최정상급 실력에도 FA C등급으로 분류된 것도 지난 시즌 해외 진출을 시도하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현대건설과 뒤늦게 계약하면서 샐러리캡(연봉상한제)에 걸려 연봉을 깎아 계약했기 때문이다.이다현은 "저만의 (배구) 색깔이 없는 것 같다. 저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데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님이) 도움을 주실 것 같다. 훈련할 때도 그런 질문을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떠나면서 2025~26시즌부터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일본 출신 지도자로 일본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로 오랫동안 활약했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과 이탈리아 리그를 오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이다현의 다음 선택지 중 하나로 일본 무대 진출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요시하라 감독의 넓은 인맥이 향후 이다현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긴 것.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지만 흥국생명 이적을 결심한 큰 이유다. 이다현은 "새로운 도전을 앞둬 매우 설렌다. 요시하라 감독님과 함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제 역량을 증명하고 새로운 배구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30)은 창단 후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모른 페퍼저축은행으로 23일 FA 이적했다.이형석 기자 2025.04.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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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김연경은 없다, 프로배구 흥행·미래 어쩌나 "저도 걱정되지만.." [IS 포커스]

'배구여제' 김연경이 은퇴했다. 세계적인 선수의 국내 귀환, 배구 흥행을 이끌었던 김연경 선수가 정든 코트를 떠나면서 리그 흥행과 미래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연경은 1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언론사 투표로 이뤄지는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과 함께 시리즈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정규시즌 MVP도 함께 거머쥐며, 은퇴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연경은 "저는 떠나겠지만,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는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저는 이제 생각했던 목표를 다 이루고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했다"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선수가 아닌, 배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다 돌아온 2022~23시즌 돌아온 김연경은 배구의 흥행을 이끌었다. 단적으로, 김연경이 합류한 흥국생명의 시즌 평균 관중 수는 2022~23시즌 4,734명, 2023~24시즌 4,263명, 2024~25시즌 4,562명(이상 21경기)으로 연일 흥행가도를 달렸다. 2018~19시즌 2,208명(17경기), 2019~20시즌 2,015명(14경기)보다 많았다. 7구단 체제, 홈 구장 이전 등 효과도 있었지만 흥행보증수표 김연경의 영향력이 상당했다. 하지만 이제 김연경은 V리그에 없다. 흥행을 이끈 김연경이 떠나면서 리그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앞으로 김연경 같은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의 시선도 많다. 김연경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시상식 후 만난 김연경은 "(배구 흥행 저조에) 걱정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다. 급격하게 줄어들 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관심도는 조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려했다. 한국배구의 미래에 대해서도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다만 유소년 풀(pool)이 작기도 하고 시스템적으로 많이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 열기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연경은 리그 시스템을 과감하게 바꿨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외국인 선수를 늘린다든지,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요소들을 고려해서 아예 다른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 경쟁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자배구는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 이후,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주춤하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불발되는 등 경쟁력이 약화됐다. 김연경은 "국제 경쟁력도 (리그 흥행에) 중요하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잘 성장시키고 그 이후의 미래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김연경은 경쟁력 있는 외국 선수들을 국내 리그로 데려오는 방안을 추천했다. 그는 "후배들이 해외 경험을 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해외 선수를 우리 리그에 데려오는 것도 방법이다. 리그 수준을 높이는 데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우리 리그 수준을 높이면, 우리의 수준도 확실히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이 꼭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김연경은 "V리그 연봉이 많이 올랐다. 잘하면 연봉을 더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풀이 작기 때문에 노력을 계속 안해도 좋은 조건의 연봉을 받는 선수도 있고, 노력해도 못 받는 선수가 있다. 경쟁을 잘 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러면 좋은 실력이 생기고 수준이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연경 역시 직접 발로 뛸 예정이다. 배구를 더 알리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것부터, 행정가 혹은 지도자로서 한국배구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오는 5월 김연경이 주최하는 KYK 인비테이셔널 역시, 배구 인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에 여는 이벤트 경기다. 은퇴는 했지만, 김연경은 배구계를 떠나지 않는다. 흥국생명 구단에 남아 어드바이저 역할을 할 예정이다. 김연경은 "아직은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겠지만, 계속 배구계를 떠나지 말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구단에서) 그런 제안을 해주신 것 같다"며 웃었다. 외국인 트라이아웃에도 참가해 능력 있는 외국인 선수를 구단에 추천, 리그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홍은동=윤승재 기자 2025.04.1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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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된다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 많이 나왔으면" [IS 스타]

'배구여제' 김연경이 최고의 자리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이후의 삶, 김연경은 쉬면서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일단 배구계는 떠나지 않는다. 흥국생명의 어드바이저로 새 출발한다. 앞으로의 배구 흥행과 후배 양성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1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언론사 투표로 이뤄지는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과 함께 시리즈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정규시즌 MVP도 함께 거머쥐며, 은퇴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는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에도 선정, 개인 통산 네 번째 베스트7의 영예를 안았다.이날 시상식은 시즌의 피날레이자, '선수 김연경'의 피날레였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예고했던 김연경은 이날 시상식으로 선수로서의 공식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MVP 수상 소감이 곧 은퇴 소감이었던 그는 "저는 떠나겠지만,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는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저는 이제 생각했던 목표를 다 이루고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다시 만난 그는 "이제 시상식을 끝으로 공식 행사는 마무리 된다. 이제 좀 쉬면서 다음 진로를 생각하려고 한다. 통합우승을 하고 오늘 MVP까지 했는데, 내가 너무 원했던 엔딩이라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은퇴 후 향후 계획은?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 역할로 구단과 같이 하려고 한다. 배구계에서 흥국생명과 함께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참여할 것 같다. 그 외적으로는 KYK 인비테이셔널을 준비하고 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쉬면서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찾아보려고 한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뭔가가 어떤 걸까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앞으로 다시 나오지 않을 선수라는 평가가 많다. 나 같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다만 유소년 풀(pool)이 작기도 하고 시스템적으로 많이 보완이 필요하다. 유소년 시스템을 잘 구축해서 좋은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지도자 계획도 있나관심은 항상 갖고 있다. 지도자라는 걸 해보고 싶다. 많이 공부해야 하고 쉬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희열감 때문에 현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현장 밖에서의 역할도 있으니 여러 방면으로 고려 중이다. ▶다른 스포츠 스타들의 은퇴를 보면 다양한 방면에 진출하던데, 롤모델이 있나한 분을 꼽기엔 애매하다. 조화롭게 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방송을 통해 배구라는 걸 더욱 알리고 싶기도 하지만, 편안한 행정가의 일도 하고 싶다. 지도자도 관심이 있다. 욕심이 많다. 쉬면서 생각을 해보고 추후에 마음이 바뀌면 또 말씀드리겠다. ▶올 시즌 해피 엔딩으로 끝났지만 위기도 많았다. 올 시즌도 많이 힘들었다. KOVO컵에서 예선탈락하고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에 거론 안 된 상태로 시즌을 준비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이야기도 있었다. 잘 버티면서 했다. 부상도 있어서 어려움도 있었는데, 잘 극복해내면서 끝까지 왔다. 올 시즌 우승 못했으면 너무 안 좋게 마무리할 뻔했다. 그동안 4번의 결승을 가서 다 다른 팀과 싸워 모두(3번) 우승을 내줬다. 이번 시즌에 우승을 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동안 은퇴 고민이 많았는데은퇴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난해에도 은퇴 이야기를 했지만, 전부터 계속해서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은퇴 시기가 언제가 좋을지 생각을 많이 했고, 주변 조언을 많이 들었다. 작년에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1년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마무리를 좋게 했다. ▶프로 데뷔와 은퇴를 함께 한 흥국생명은 어떤 곳인지.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보내주시기도 했지만, 이를 막은 구단이기도 하다. 관계가 좋다가도 안좋다가도 했다. 자유계약(FA) 때도 다른 팀으로 가야하나 고민하기도 했따. 헤어질 듯 안 헤어질 듯한 관계가 계속 있었다. 미운 정이 무섭다. 참 고마운 구단이다. 다 좋게 보인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때는 (시스템이) 발전되거나 오픈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지금은 좋은 엔딩만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어드바이저 역할은?아직 계약서는 쓰지 않았다. 아직은 (어떤 역할인지) 잘 모르겠다. 선수 영입이나 외국인 선수들 영입 등 조언을 구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속 배구계를 떠나지 말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런 제안을 해주신 것 같다. 외국인 트라이아웃도 가게 될 것 같아 일이 커졌다. ▶김연경이 배구 흥헹에 미친 영향이 컸다. 앞으로 이 흥행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걱정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다. 급격하게 줄어들 거라는 생각은 못하겠지만, 관심도는 조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리그 시스템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외국인 선수를 늘린다든지,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질 요소들을 생각해서 기존과는 아예 다른 것들이 필요할 것 같다. 국제 경쟁력도 중요하다. 어떻게 잘 성장해서 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 분석을 해야할 것 같고, 그 이후의 미래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배구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 몇 가지를 꼽는다면?어렵다. 일단 올림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 번의 올림픽을 나갔는데, 올림픽은 나가본 사람만 느낌을 안다. 현장 분위기,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하는 스포츠의 분위기, 그곳에서 선수로서 뛰었다는 게 생각이 가장 난다. 그리고 첫 해외 진출했을 때와 마지막 은퇴가 기억에 가장 남는 것 같다. ▶요시하라 토모코 흥국생명 신임 감독과의 인연은?일본에서 선수 대 선수로 만난 적이 있다. 나이가 좀 있는 선수라 물어봤는데 대단한 레전드 선수라고 하더라. 그리고 나서 JT 감독으로 부임하셨다. 흥국생명과 교류를 할 때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했고, 개인 연습을 하러 일본에 갔을 때도 잘 챙겨주셨다. 좋은 인연으로 기억한다. ▶챔프전 후에 술도 마시고, 비행기 표도 끊었다고 들었다. 시즌 끝나고 선수들과 이것저것 이야기하면서 회식했다. 행사도 몇 개 있었다. 주말엔 몸살 아닌 몸살이 나서 집에서 쉬었다. 시상식엔 좋은 컨디션으로 왔다. 오늘 저녁에 팀 회식이 있는데, (선수 생활) 마무리하면서 선수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 기분 좋게 선수들과 보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 ▶후배들에게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하라고 조언하던데.해외 경험은 당연히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해외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해외 선수를 우리 리그에 데려오는 것도 방법이다. 리그 수준을 높이는 데 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우리 리그 수준을 높이면, 우리의 수준도 확실히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V리그 연봉도 높아지고 대우도 좋아졌다. 그래서 더욱 경쟁이 필요하다. 외국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 워낙 연봉이 많이 올랐는데, 당연히 잘하면 연봉을 더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풀이 작기 때문에 계속 노력을 안해도 좋은 조건을 받고 있는 선수도 있고, 노력해도 못 받는 선수가 있다. 경쟁을 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러면 좋은 실력이 생기고 수준들이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 ▶이벤트 경기까지 한 달 남았다. 어떻게 몸 관리를 할 생각인가은퇴는 하지만 이벤트 경기라서 적당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훈련도 이번주부터 하려고 한다. 세계적인 선수를 많이 불러서 좋은 축제가 되지 않을까. 배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한다.홍은동=윤승재 기자 2025.04.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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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배구여제②] 키 작은 악바리, 세계 배구 정점에 서다

김연경(37)은 초등학교(안산서) 4학년 처음 배구 코트를 밟았다. 선수였던 언니 덕분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현재 김연경은 측면 공격수 기준으로도 키(1m92㎝)가 큰 편이다. 하지만 초·중학교 시절에는 작고 왜소한 신체 조건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4학년 때 1m48㎝이었던 키가 6학년 때까지 전혀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중학교(원곡중) 시절에도 1m70㎝ 넘지 못해 리베로를 맡아야 했다. 김연경은 "키가 자라지 않아 (배구를) 포기할까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김연경의 어머니 이금옥 씨가 김동열 원곡중 감독을 찾아가 딸의 심경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고. 김동열 감독은 어머니 이금옥 씨가 보지 못한 김연경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었다. 휴식 시간에도 홀로 연습을 하며 보여준 악바리 근성,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음에도 항상 경기 출전을 바랐던 적극성을 주목했다. 김 감독은 "네가 손·발이 커서 키도 클 테니 걱정 말아라"라며 김연경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했다. 첫 고비를 넘긴 뒤에도 김연경은 주로 웜업존을 지켰다. 주전 선수들에게 수건과 물을 주는 게 주 임무였다. 하지만 뒤에서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새겼다. 포지션(세터·리베로) 특성상 서브 리시브를 받아야 했고, 몸을 날리는 민첩한 수비도 잘 해내야 했다. 상대적으로 적었던 공격 훈련 시간에는 기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임했다고. 그렇게 김연경은 고교(한일전산여고) 진학 뒤 키가 20㎝나 컸고, 공·수 능력을 모두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나며 초고교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고교 2학년 때는 주니어 국가대표에도 선발됐고, 2005년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지명을 받았다. V리그를 평정한 김연경은 2011년 유럽 무대까지 진출해 한국 배구의 위상을 높였다. 특히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에 입단해 치른 첫 시즌(2011~12) 소속팀을 CEV(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월드 클래스'로 거듭났다. 김연경은 훗날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키가 크면서도 안정적인 리시브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벤치 멤버 설움을 이겨내고 경쟁력을 갖춘 자신의 배구 인생에 자부심을 전했다. 강한 정신력은 김연경이 최고의 선수로 올라설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이다. 당장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이 대표적이다. 그는 원래 있었던 복근 부상에 오른쪽 허벅지 핏줄이 터진 상황에서도 이 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2005·2008·2012년 세 차례나 무릎 수술을 받고도 오뚝이처럼 재기했다. 흥국생명과의 '이적 파동'으로 어려운 시간을 겪을 때도 코트 위에서는 강인했다.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하고 치른 올 시즌 정관장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최고를 향한 김연경의 끝없는 갈증과 승부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선수로서 모든 걸 이뤘지만, 마지막 우승을 향해 더 자신을 몰아붙였다. 특히 8일 5차전 13-12, 14-12 상황에서 흥국생명 코트 위에 떨어지는 공을 몸을 날려 살려내 동료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의 득점을 도운 장면은 V리그 역사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득점이 아닌 디그로 자신의 고별전을 해피 엔딩으로 만든 것. 김연경은 챔프 5차전 3세트 24-24에서 좀처럼 하지 않았던 네트터치를 범한 상황을 떠올리며 "이대로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하면 그 네트터치를 떠올리며 계속 악몽을 꿀 것 같았다"라고 했다. 김연경이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1 06:00
프로농구

워니의 '라스트 댄스'는 SK 통합우승 해피 엔딩? 전희철 감독은 "여지를 남겼던데...설득할 것"

여자프로배구 김연경이 우승과 함께 은퇴하는 최고의 '라스트 댄스'를 보여줬다. 2024~25 프로농구에서도 이같은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선수가 있다. 서울 SK의 최고 외국인 센터 자밀 워니(31)다. 워니는 올 시즌 도중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즌을 마치면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니는 2024~25시즌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를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받은 최고의 선수다. 이번이 네 번째 수상으로, 한국프로농구(KBL) 역대 최다 수상 기록까지 새로 썼다. 잠실학생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SK에서 팬들이 워니를 부르는 별명은 자밀 워니와 발음이 비슷한 '잠실 원희'다. SK가 '못 해도 4강은 가는 팀'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이유는 골밑에서 공수 모두 강력한 워니가 있기 때문이다. SK 팬들은 '잠실 원희'가 떠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워니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기량도 전성기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은 팬들과 농구계에 모두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워니는 인터뷰에서 은퇴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하고 있다. 워니는 10일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리그 우승이 기쁘고, MVP 역대 최다 수상자가 된 것도 기쁘지만 기록은 기록일 뿐이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워니와 은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따로 이야기한 적은 없다. 본인 의견이 중요하고, 그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올 시즌 우리가 통합우승을 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은퇴와 관련한 이야기는 시즌이 완전히 끝난 이후에 할 것이다. 내 위치에서는 어떻게든 (은퇴선언 번복을) 설득할 거다"면서 "내가 볼 땐 워니가 여지를 많이 만들어 놓은 거 같다. 은퇴가 '꼭' 그런 건 아니라는 말도 했더라"고 웃었다. 그는 "워니를 포함해 SK에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과 '라스트 댄스'가 아니라 향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어나더 댄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워니는 "지금은 그저 우승에만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은퇴를 번복할 여지가 있는지 집요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저 미소만 지었다. SK는 올 시즌 역대 최단 기간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SK가 전반적으로 노련하고, 주전 중 누구도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는 행운이 있었기에 정규리그를 제패한 것일뿐 단기전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희철 감독은 이런 평가를 잘 알고 있다면서 "통합우승 가능성을 숫자로 말해 달라고 하면, 난 50%가 넘는다고 말하겠다. 선수들도 부담이 크겠지만 그건 자신감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2025.04.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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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V5 달성...하얗게 불태운 김연경, 정상에서 선수 생활 마침표 [IS 인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3-2(26-24, 26-25, 24-26, 23-25, 15-13)으로 승리했다. 에이스 김연경(34득점·공격 성공률 42.62%)이 경기 내내 고비마다 슈퍼스타다운 플레이를 보여주며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잡고 퍼펙트 우승을 예고했지만, 4일과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원정에서 모두 5세트 승부 끝에 패하며 5차전에 나서야 했다. 2년 전에서도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 챔프전에 선착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3~5차전을 내리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자신의 고별전이기도 한 이날 5차전에서 드라마를 썼다. 1·2세트 4~5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흥국생명이 승리한 건 온전히 그의 힘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흥국생명도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V리 챔피언에 복귀했다. 챔프전 우승 기준으로는 창단 다섯 번째였다. 흥국생명은 1세트 중반까지 메가왓티 퍼위티와 반야 부키리치, 정관장 쌍포를 막지 못해 고전했다. 하지만 15-19에서 투트쿠가 서브에이스, 16-19에서 피치가 메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17-20에서 세터 이고은이 절묘한 패스 페인팅으로 득점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김연경은 19-21에서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20-21에서 메가가 공격 범실을 범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 기세 속에 서버로 나선 박수연이 절묘한 서브로 정관장 리베로 노란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네트를 넘은 공을 기대로 김연경이 때려 넣어 역전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23-24에서 메가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이어진 공격권도 내줬지만 메가의 대각선 공격이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며 다시 어드벤티지를 잡았고, 이어진 수비에서 김다은이 메가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5점 차 리드를 따라잡고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흥국생명은 2세트도 초반에는 3~4점 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김연경이 꾸준히 득점하며 점수 차를 좁혔고, 10-12에서 정관장 표승주의 오픈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메가와 표승주를 막지 못했고, 이고은은 오픈 후위공격자반칙을 범했다. 16-20에서 부키치리에세 서브에이스까지 내줬다. 하지만 다시 한번 흥국생명은 역전에 성공했다. 20-23에서 염혜선의 오버넷이 나오며 2점 차로 좁혔고, 21-24로 패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는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숨을 고른 뒤 이어진 메가 랠리에서 김수지가 박은진의 속공을 가로막아 1점 차로 좁혔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투트쿠가 다시 이어진 메가 랠리에서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던 24-24에서는 김연경이 박은진의 속공을 다시 한번 블로킹해 어드벤티지까지 잡았다. 김연경은 이어진 수비에서 메가의 백어택을 유효 블로킹했고, 디그까지 한 뒤 직접 날아 올라 2세트를 끝내는 득점까지 성공했다. 삼산월드체육관이 달아올랐다. 흥국생명은 3세트 역시 역전 본능을 보여줬다. 17-21에서 네트 위 공방전에서 투트쿠가 밀어 넣은 공이 정관장 코트에 떨어졌고, 이어 원 포인터 서버로 나선 임예림이 서브에이스를 해냈다. 19-21에서는 투트쿠가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했다. 21-23에서 정관장 정호영이 범실을 범하며 다시 1차로 다가 섰고, 다음 수비에서 피치까지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하지만 우승 확정을 앞두고 스탭이 꼬였다. 메가에게 1점을 내주며 24-25로 지고 있었던 상황에서 그토록 호흡이 좋았던 김연경과 이고은의 동선이 겹쳐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고 표승주에게 3세트를 내주는 득점을 허용했다. 4세트 역시 내내 끌려갔던 흥국생명. 20-24에서 피치가 이동 공격을 성공했고, 수비 성공 뒤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김연경은 22-24에서 메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다시 역전에 다가섰다. 하지만 메가에게 대각선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1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5세트 승부를 허용했다. 운명의 5세트. 흥국생명은 1-2에서 두 차례 비디오판독이 각각 상대 범실과 터치아웃으로 판정되며 3-2로 역전했다. 김연경은 3-4에서 터치아웃을 끌어내 득점했고, 투트쿠가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재역전했다. 김연경은 후위에 있었던 6-6에서도 호쾌한 파이프를 성공했다. 앞선 1~4세트와 달리 초반 기세를 잡은 건 흥국생명이었다.하지만 흥국생명은 투트쿠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8-9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다시 상대 범실로 10-10 동점을 만들었고, 공방전에서 김연경이 정관장 코트 오른쪽 구석을 노리는 노련한 공격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1점 차 공방전은 계속 이어졌다. 투트쿠는 12-12에서 앞서 연속 범실을 만회하는 득점을 해냈고, 그가 이어진 수비까지 성공한 상황에서 득점을 해내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15-13에서 투트쿠가 올 시즌 흥국생명을 챔피언으로 만드는 득점을 만들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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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키워드도 '극복'...고희진 감독 "욕심 부리지 말고, 간절하게" [IS 인천]

'배구 여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를 두 번이나 연장시킨 정관장. 고희진 감독의 메시지는 여전하다. 키워드는 극복이다. 정관장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을 치른다. 1·2차전을 내준 정관장은 13년 만에 홈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3·4차전을 잡고 시리즈를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세터 염혜선과 주포 메가왓티 퍼위티가 나란히 무릎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 투혼을 발휘하며 '악역'에서 '주인공'으로 거듭나고 있는 정관장이다. 최종전을 앞두고 만난 고희진 감독은 "이제 체력이 아닌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라고 했다. 3·4차전이 끝난 뒤에도 같은 얘기를 했다. 상대도 같은 상황이라며. 고 감독은 '여기까지 잘 왔기 때문에 욕심이 나지만, 그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마지막 경기에 임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해 줬다. 욕심이 앞서면 리듬이 깨진다.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면 좋은 리듬을 이어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희진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은퇴를 앞둔 김연경이 한 경기 더 치르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3차전 승리 뒤 4차전을 앞두고는 "인천(5차전)에서 은퇴식을 치르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승리 의지를 표현했다. 그렇게 마침내 5차전을 앞두고 있다. 고희진 감독은 "5차전까지 하게 돼 김연경 선수에게 미안하다. 그는 다시 나오기 힘든 배구 선수이자 스포츠계 아이콘이다. 한국 배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큰 힘을 줬다. 오늘 경기가 끝나면 결과와 상관없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라고 세계 최고의 선수의 마지막 뒷모습을 격려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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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게임 세터' 면모 증명...염혜선 "어쩌면 주인공은 우리" [IS 스타]

빅게임 세터. 정관장 염혜선(34)이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염혜선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4차전에 선발 출전, 정관장의 세트 스코어 3-2(25-20, 24-26, 36-34. 22-25, 15-12) 승리를 이끌었다. 변함없이 폭발적이었던 주포 메가왓티 퍼위티(38득점), 반야 부키리치(28득점)의 공격을 지원했고, 미들 블로커 정호영과 박은진을 활용한 중앙 속공으로 상대 블로커를 흔들었다. 두 차례 패스 페인트 공격으로 알토란 같은 득점을 해냈다. 1·2차전에서 패한 정관장은 3차전에 이어 4차전까지 잡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엄혜선은 오른쪽 무릎 부상을 안고 있다. 그러면서도 코트를 지키며 '야전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도 그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투혼에 감탄했다. 염혜선은 3차전에서 정관장의 3-2 승리를 이끈 뒤 "챔프전에서 악역이 되기로 했는데, 이제 한 번 해냈다"며 웃었다. 정관장의 4차전 승리까지 이끈 그는 "어쩌면 주인공은 우리(정관장)일 수도 있겠다"라고 했다. 그는 "악역이 악역으로 (챔프전을) 끝내지 않고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대전에서 열린 13년 만에 열린 여자부 챔프전이었다. 염혜선은 홈팬들 앞에서 흥국생명이 축포를 쏘는 걸 막으려 했다. 모든 배구팬이 '배구 여제' 김연경의 은퇴 경기로 의미를 부여한 3차전과 4차전에서도 그는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이제 악역이 아닌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외친다. 염혜선은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 동료들이 지지 않길 바라는 게 느껴졌다. 모두 간절했기 때문에 (챔프전) 5차전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측면 공격력을 활용하면서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중앙 속공 타이밍 잡는 게 염혜선의 역할이었다. 속공이나 이동공격이 통하지 않으면, 정관장의 공격 루트는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염혜선은 이런 상황에서 노련미를 발휘했다. 5차전 역시 염혜선의 손끝에 승부 양상이 달렸다. 역시 베테랑 세터인 흥국생명 이고은과의 '지략 대결'도 흥미 포인트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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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 성사' 실현한 고희진 감독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 [IS 승장]

고희진(45) 정관장 감독이 예고 승리를 실현했다.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로 승리했다. 먼저 1·2세트를 내준 뒤 역스윕을 해냈다. 주포 메가왓티 퍼위티가 2세트 포스트시즌 한 세트 최다 득점(16)을 기록하는 등 40점을 퍼부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정관장은 홈에서 열린 1·2세트에서 모두 패했다. 이날도 1·2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특히 30점을 훌쩍 넘는 2세트 듀스에서 졌다. 하지만 이후 조직력과 득점력이 모두 살아나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2세트까지 21점을 내준 김연경을 이후 8점으로 봉쇄한 점도 승리 요인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전 "김연경 선수가 한 경기 더 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은퇴를 선언하고 승리와 함께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되는 역대 최고의 선수다. 고 감독은 그와의 이별을 바라지 않는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챔프전 승리를 노리겠다는 의미였다. 자신의 말을 지킨 셈이다. 경기 뒤 고희진 감독은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였다"라고 총평했다. '부상 병동'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거의 모든 선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고 감독은 "다름 몸 상태가 말이 안 되게 안 좋았기 때문에 감동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은 것"이라면서 "다시 나오기 힘든 명경기였다.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승리 확인은 매치 포인트(5세트 14-10)를 만든 뒤에서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 감독은 "2세트까지 밀린 뒤 선수들에게 '한 세트만 따보자'고 얘기했다. 5세트 초반 점수 차를 벌리면서 기대를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챔프전은 4차전으로 향한다. 무대는 이날 펼쳐진 대전 충무체육관. 고 감독은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패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먼저 두 세트를 이기고도, 여러 가지 부문에서 잘 관리하지 못한 게 있었다. 다음 경기에서는 잘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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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설움 지운 인생 시즌...'우승 세터'로 거듭한 황승빈·이고은

2024~25시즌 프로배구(V리그)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여자부 흥국생명은 개막을 앞두고 영입한 '이적생 세터'를 주전으로 내세워 공격력을 극대화한 공통점이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9월 세터 이현승, 미들 블로커 차영석을 KB손해보험에 내주고 세터 황승빈(33)을 영입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1라운드까지 황승빈과 3년 차 젊은 선수 이준협을 번갈아 쓰며 기량을 확인한 뒤 2라운드부터 황승빈에게 주전을 맡겼다. 인하대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며 비범한 재능을 보여준 황승빈은 2014년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대한항공 지명을 받았다. 그는 데뷔 시즌(2014~15)부터 32경기에 출전하며 성장을 예고했지만, 대한항공엔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가 버티고 있어 백업 자리에 머물렀다. 2021년 6월,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된 황승빈은 2021~22시즌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을 뛰었지만, 이후 매년 트레이드 카드로 쓰이며 세 번 더 팀을 옮겼다. '저니맨(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 신세가 된 황승빈에게 현대캐피탈 이적은 터닝 포인트가 됐다. 세터의 토스 기본기와 판단력을 중시하는 블랑 감독은 꾸준히 황승빈과 소통하며 그의 적응을 도왔다. 황승빈도 그동안 여러 팀을 옮기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캐피탈 공격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리그 대표 측면 공격수 레오와 허수봉이 보유한 현대캐피탈이기에 세터의 기여도가 빛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황승빈은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데 숨은 공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블랑 감독도 "약속된 플레이 이행하는 능력이 뛰어난 세터"라고 황승빈의 공을 치켜세웠다. 흥국생명도 지난해 6월, 지난 시즌 주전 세터였던 이원정을 페퍼저축은행에 보내고 이고은(30)을 영입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시즌 128번뿐이었던 흥국생명의 국내 공격수 후위 공격(백어택) 시도는 올 시즌 264번으로 급증했다. 이고은이 측면 공격에 의존하지 않았고, 코트 위 모든 공격수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고은은 김연경·정윤주 등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뿐 아니라 미들 블로커 아날리스 피치를 활용한 이동공격 기회도 자주 만들어 흥국생명의 주 득점 루트로 만들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 시즌 막판 "훈련할 때는 문제가 없는데, 경기에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라며 후위 공격 갈증 토로했다. 그는 지난달 3일 정관장전 승리 뒤 "이고은이 우리 팀을 완전히 바꿨다. 매 경기 3~4명씩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내는 건 세터의 역량"이라며 이고은 가세 효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고은도 저니맨이다. 2013년 한국도로공사에서 데뷔한 그는 이후 11년 동안 7번이나 팀을 옮겼다. 주전급 세터로 평가받았지만, 팀이 리빌딩을 꾀할 때마다 백업으로 밀리거나 트레이드 카드로 쓰였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라도 세터가 적절한 타이밍과 위치로 공을 배급하지 않으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고은은 세터가 취약 포지션이었던 흥국생명에서 '구슬 꿰는 실' 역할을 해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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