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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A] 김세진 KOVO 본부장 "선수 육성, 가장 확실한 마케팅 전략"

김세진(50)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본부장이 스타 발굴을 프로배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육성 정책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세진 본부장은 지난 4일 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4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SMSA)' 21강 강연자로 강단에 섰다. 김세진 본부장은 그동안 다양한 역할로 배구 발전에 기여했다. 선수 시절엔 '월드 스타'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빼어난 아포짓 스파이커였다. 은퇴 뒤에는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2013년엔 OK금융그룹 배구단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고, 두 차례(2014~15·2015~1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지도자로 화려한 길을 걸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경기위원회와 심판위원회를 총괄하는 KOVO 경기운영본부장을 맡아 행정가로 새 출발 했다. 지난 1년을 돌아본 김세진 본부장은 "선수·지도자 시절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어려움도 있지만 새로운 도전이 즐겁다"라고 웃었다. 프로배구 발전을 위해 매일 고민해야 하는 자리. 김세진 본부장은 "부모는 아이를 좋은 길로 인도하고, 어떤 걸 잘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파악해 사회로 내보낸다"라며 "구단과 연맹도 마찬가지다. 선수를 키워, 스타로 만드는 게 배구팬을 사로잡기 위한 가장 확실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했다. 김세진 본부장은 유소년·청소년·성인 국가대표팀을 차례로 승선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프로 출범 전 겨울철 대표 콘텐츠였던 슈퍼리그에서 삼성화재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스타덤에 올랐다.선수 시절을 돌아본 김세진 본부장은 "꿈도 없던 시절이 있었는데, 잘 성장했다고 칭찬해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힘이 났다. (운동화·운동복 등) 기업의 상품 마케팅에 내가 활용되면서 스스로 가치가 높아지는 걸 느끼기도 했다. 돌아보면 항상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라고 했다. 김세진 본부장은 한 선수가 스타로 성장하는데 외부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걸 몸소 경험했다. 그래서 운영 기구가 실효성이 있는 '배구 꿈나무' 육성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진 본부장은 남자배구 콘텐츠 파워가 여자배구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연경 같은 스타가 없는 게 그 차이다. 문성민(현대캐피탈), 한선수(대한항공)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선수들도 어느덧 서른여덟 살이다. (새로운 스타를 만들기 위해) 연맹 차원에서 유소년 육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프로) 구단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할 것"라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스타로 성장할 자질을 갖출 선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였다. SMSA는 이날 김세진 본부장의 강연을 끝으로 8주 동안 이어진 여정을 마치고 수료식을 가졌다. SMSA는 일간스포츠가 마케팅 리더 발굴·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개설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귄위를 인정받은 마케팅 전문가, 선수·지도자로 현장을 누비며 족적을 남긴 스포츠 셀럽들이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두 번째 시즌이었던 올해는 '스포츠 마케팅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대 주제 아래, 한층 다양하고 화려한 강사진을 구성, 데이터 분석과 사례 연구, 경험담이 조화를 이루는 강의로 수강생을 찾았다. 모든 강의를 빠지지 않고 수강한 백웅기 코오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실 수석은 "그동안 스포츠를 중계로만 보던 사람이 '산업적으로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상적인 강의가 정말 많았다"라고 했다. 이어 백웅기 수석은 "(다음에는) 스포츠의 본질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이에 대해 마케팅 쪽으로 고민을 했던 선수(셀럽)들의 강의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이성재 이데일리M 경영총괄은 "내년에는 또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더 많은 분들이 (SMSA를) 수강할 수 있도록, 더 좋은 강연자를 섭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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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열린 결말' 예고한 김연경...은퇴 조건은 박수 소멸 & '차기 여제' 등장

V리그 여자부는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종료와 함께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거취, 은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다음 시즌은 다를 것 같다. 김연경은 자신의 선수 생활 연장 기한을 1년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그는 8일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로 선정, 단상 위에 올라 소감을 전하며 "팬들을 위해 다음 시즌에도 (흥국생명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고, 이어진 취재진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속내를 전했다. 김연경은 이미 정규리그 중반 선수 생활 연장을 굳혔다고 한다. 이를 두고 가족·동료·지인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스스로도 긴 시간 생각해 결론을 내줬다. 그는 "내가 뛰는 모습을 바라는 배구팬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그 배경을 전했다. 김연경의 주변에선 40년 개그맨 인생을 걷고 있는 이경규의 수상 소감을 언급하며 그의 은퇴를 만류했다. 이경규는 2022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뒤 "많은 이들이 박수 칠 때 떠나라고 말한다. 박수 칠 때 왜 떠나는가. 한 사람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활동할 것"이라는 소감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김연경도 이에 대해 "그 말도 맞는 거 같다. 은퇴는 결국 개인의 선택이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도 박수 치지 않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 결말인데, 어떤가. 괜찮았나"라고 취재진에 되물으며 웃어 보였다. 프로야구에선 '국민 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은퇴를 예고하고, 마지막 시즌 은퇴 투어를 한 바 있다. 배구팬, 배구계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김연경도 그런 행보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연경은 여자배구를 스포츠 대표 콘텐츠로 만든 주역. 기량도 영향력도 다시 나오기 어려운 슈퍼스타다. 팬들이 뒷모습을 오래 지켜볼 수 있도록,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연경은 이날 이 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다가오는 새 시즌을 마지막으로 생각한다면, 내 결정을 미리 얘기하고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도 같이 해야 할 것 같다. 은퇴를 결심하게 되면 리그 개막 전 말씀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경의 말 뉘앙스를 살펴보면, 다가올 2024~25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시즌을 예고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는 올 시즌도 국내 선수 득점·공격종합 1위에 오르며 '넘버원 공격수' 자리를 지켰다. 한 시즌 더 치른 뒤 몸 상태나 퍼포먼스에 따라 은퇴 시점을 당길 가능성은 있겠지만, 배구팬은 일단 2025~26시즌까지는 김연경이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연경은 현역 연장과 더불어 V리그를 이끌어 가야 할 후배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미 단상에서 리그(V리그) 성장만큼 국가대표팀도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리그 순위 경쟁이나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은퇴 시점을 고민하는 30대 중반 선수가 또 MVP를 수상한 점, 그가 이끄는 팀이 다음 시즌도 우승 후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도 어·최·김(어차피 최우수선수는 김연경)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그게 리그 내실 강화와 세대교체, 장기적인 콘텐츠 파워 유지에 필수조건이다. 김연경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7번째 MVP 수상을 노려보겠다. 항상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라고 말한 그림에 다가서고 있다"라면서도 "다른 종목은 내 나이에 팀 우승에 고전하고, (MVP 등) 개인 수상에 도전하는 게 어렵다. 다음 시즌, 경쟁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도 밀리지 않게 노력하다 보면 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경이 선택한 열린 결말. 그 끝에는 김연경을 대신하거나 뛰어 넘는 선수가 나와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차기 여제' 말이다. 하지만 배구팬 모두가 안다. 현재 후보조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김연경의 선수 생활 연장 결심은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숙제 또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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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현대건설 V3' 코로나에 막힌 '7년 묵은 한' 드디어 풀었다, 흥국생명 2년 연속 준우승 불운

현대건설이 7년간 이어진 우승의 한을 풀었다. 흥국생명은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로 승리했다. 이로써 1~3차전을 내리 승리한 현대건설은 3승을 선취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7년의 한을 풀었다. 2015~16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프전 왕좌를 탈환했다. 정규리그까지 석권한 통합우승은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20시즌과 2021~22시즌, 두 번이나 정규시즌 1위에 올랐으나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조기 중단되면서 봄 배구 없이 시즌이 종료, '정규리그 1위' 타이틀만 얻는 데 그쳤다. 세 번의 도전 끝에 통합우승 타이틀을 수확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1위로 챔프전에 진출해 1, 2차전을 내리 이긴 후 3~5차전에서 패하며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된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도전자 입장으로 설욕에 나섰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이날 외국인 선수 모마가 38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양효진이 18점, 이다현이 13점, 정지윤이 10점, 위파위가 11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흥국생명은 윌로우 존슨이 30득점으로 맹활약한 가운데, 김연경이 23득점, 레이나가 23득점으로 활약했으나 뒷심이 아쉬웠다. 흥국생명은 1세트 초반 동료간 호흡이 맞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속절없이 당했다. 모마의 파워와 상대 블로킹 높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하지만 윌로우의 페인트 공격으로 조금씩 따라가기 시작하더니, 김연경과 윌로우의 블로킹, 김연경의 서브 에이스로 12-12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회복했다. 조급해진 현대건설의 범실이 잦아졌고, 흥국생명이 15-13으로 역전했다. 현대건설은 모마의 분전으로 막판 동점에 성공했으나, 흥국생명이 윌로우의 연속 득점 활약을 앞세워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레이나와 윌로우의 연속 득점으로 흥국생명이 1세트를 먼저 가져왔다. 2세트는 현대건설이 주도했다. 이다현과 정지윤의 퀵오픈과 이다현의 서브 에이스로 점수 차를 벌려 나간 현대건설은 양효진, 이다현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흥국생명 코트를 폭격했다. 흥국생명도 김연경의 시간차 공격과 블로킹 등 4연속 득점으로 꾸준히 쫓아갔으나 이미 크게 벌어진 점수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3세트는 막상막하였다. 장군멍군이 계속됐다. 하지만 17-16, 긴 랠리 끝에 김수지가 블로킹을 성공시키면서 2점차 리드를 갖고 온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모마에게 18-18 동점을 허용했지만 김연경이 득점하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현대건설도 꾸준히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전까지 이르진 못했다. 레이나와 김연경이 3세트를 끝내면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4세트도 장군멍군이 계속됐다. 윌로우와 모마의 외국인 맞대결이 불을 뿜었고, 레이나와 위파위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활약도 4세트 들어 더 치열해졌다. 꾸준히 동점을 만들며 쫓아가던 현대건설이 13-14에서 위파위와 양효진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15-18에서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3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상대 범실로 재역전했다. 이후 현대건설이 모마의 득점과 고예림의 블로킹으로 23-21 재역전을 만들었다. 이후 23-22에서 윌로우의 서브 범실을 틈타 세트 포인트를 만든 현대건설은 모마의 후위 공격으로 25점을 선취, 4세트 균형을 만들었다. 5세트 초반은 현대건설이 압도했다. 양효진의 블로킹과 오픈 득점, 모마의 득점으로 3점 차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이다현의 속공과 모마의 서브 에이스를 묶어 계속 달아났다. 흥국생명도 레이나의 활약을 앞세워 꾸준히 쫓아갔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모마를 앞세워 더 달아났고, 15점을 선취하며 현대건설이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4.0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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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질문에 "노코멘트"...김현수의 직언은 김연경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난해 이맘때 V리그는 '배구 여제' 김연경(36)의 은퇴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정규리그 막판 한 취재 기자의 질문에 김연경이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라는 속내를 전했고, 이후 흥국생명의 행보는 온통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라는 의미가 부여됐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막 부임했던 시기와 맞물리기도 했는데, 당시 김연경은 신임 감독에게 첫 승리를 안긴 뒤 "팀이 순위 경쟁 중이기 때문에 내 거취와 관련한 얘기가 더 안 나오길 바란다"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어진 포스트시즌에서 흥국생명을 정상에 올려놓지 못했다. 정규시즌 1위에 오른 뒤 한국도로공사를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했지만 2승 뒤 내리 3연패를 당했다. 2022~23시즌을 마무리한 그는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며 자신이 선수 생활을 유지하길 바라는 팬들의 바람을 헤아렸고, 우승을 위해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흥국생명과 1년 더 계약했다. 김연경은 2023~24시즌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 선수다. 소속팀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1위 경쟁을 이끌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득점 5위(764점) 공격종합 2위(44.90% 퀵오픈·오픈·시간차 성공률 5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도 흥국생명은 남녀부 14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평균 관중(4166명)을 동원했다. 김연경의 티켓파워는 독보적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가 막바지에 오며 김연경의 거취를 향한 궁금증도 커졌다. 김연경은 12일 현대건설전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이끈 뒤 나선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들었고, 이에 대해 "지금도 고민은 하고 있다. 아직은 노코멘트 하겠다"라고 답했다. 남은 정규리그 한 경기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1위 탈환 조건을 만들어 놓고, 22일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그는 "현재 체력적으로 힘겨운 건 사실이지만 그게 핑계가 될 순 없다. 플레이오프든 챔피언결정전이든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우승 여부와 상관 없이 김연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는 이전부터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아무리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도, 상대적으로 몸 관리가 어려운 공격수이기 때문에 매년 지속되는 '자신과의 싸움'이 지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가족·지인·동료와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신도 말했듯, 김연경의 은퇴는 개인사가 아닌 V리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김연경은 지난달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한국 야구 대표 타자이자 지난해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김현수를 초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김현수는 이날 김연경에게 "지난해 은퇴설이 나왔을 때 아쉬웠고, 현재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다행이다. (경기도) 잘 하고 있던데"라는 말을 전했다. 김현수는 김연경이 "못 해서 은퇴하나"라고 되묻자, "박수칠 때 떠나지 말고 끝까지 해야 해"라며 진짜 전하고 싶은 말을 했다. 그러면서 각 팀에 베테랑 선수들이 있는 이유, 그런 선배가 후배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나올 때까지는 김연경도 더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은퇴 시점에 대해서도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때'라고 못박았다. 김연경은 20년 넘는 선수 생활 동안 만신창이가 된 몸 상태를 걱정하면서도 제작진을 향해 "배구 더 해야 하나"라고 되물으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은퇴 시점과 명분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주고 싶다"라고 말하며 떠난 이들도 많다. 김현수의 직언은 김연경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틀린 말은 없는 것 같다. V리그 순위 경쟁과 함께 김연경의 거취도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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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18년 동안 배구 여제..팬들은 20년 재위를 원한다

"정말 오래 하긴 했네요."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프로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남긴 소회다. 지난 2005년 12월 4일 현대건설전에서 V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김연경은 지난 5일 홈(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데뷔 18주년을 맞이했다. 이날 17득점·공격성공률 51.85%를 기록하며 소속팀 흥국생명의 3-0 승리를 이끈 김연경은 경기 뒤 프로 무대 입단 동기이자 초등학교(안산서초)부터 함께 뛰었던 친구 김수지와 함께 팬들로부터 18주년 축하를 받았다. 김연경은 V리그 데뷔 시즌(2005~06)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득점·공격성공률·서브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소속팀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올랐다.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오른 김연경은 이후 정규리그 MVP만 두 번 더 차지했다. 이후 일본 리그를 거쳐 세계 최고의 무대인 터키 리그에 진출해 월드클래스 선수로 도약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둥 역할을 하며 한국 여자배구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끌었다. 그사이 김연경의 이름 앞에는 '배구 여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김연경은 터키 리그 엑자시바시와의 2년 계약이 끝난 2020년 7월, 고민 끝에 흥국생명 복귀를 선택했다. 코로나 팬데믹 탓에 어수선했던 해외 리그 대신 국내 무대에서 뛰며 2020 도쿄 올림픽을 철저하게 대비했다. 김연경은 2020~21시즌 V리그에서도 MVP를 수상하며 건재한 기량을 보여줬다. 이어 2021년 8월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한 시즌 동안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 소속으로 중국 리그에서 뛴 김연경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에 복귀했다. 정상에 있을 때 선수 생활을 접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우승을 내준 뒤 은퇴를 미뤘다. 그리고 올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그렇게 맞이한 데뷔 18주년. 김연경은 소회를 묻는 말에 "오래 했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20년을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취재진 물음에는 "주변에서도 그런 바람을 얘기하시는데, 나이가 적지 않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도 "그저 올 시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김연경은 지난달 12일 현대건설과의 홈경기 승리를 이끈 뒤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취재진이 "팬들은 현재 최고령 선수인 정대영(42) 만큼 뛰길 바랄 것"이라고 전하자 "(정)대영 언니만큼은 뛰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의 은퇴 시기에 말을 아낀 바 있다. 30대 중반 나이에도 김연경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선수다. 올 시즌도 5일 기준으로 공격종합(성공률) 부문 1위(44.69%)에 올라 있다. 2라운드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후위에 있을 때는 공격 시도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최근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그를 더 많이 활용하는 전술을 주문하며 백어택 득점까지 늘어났다. 앞으로 더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3경기에서 12승(1패)을 거두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더불어 남녀부 14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경기 평균 관중(3873명)을 동원하고 있다. 김연경의 티켓 파워다. 배구팬은 '배구 여제'가 20년 넘게 재위하길 바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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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셔틀콕 천재에서 여제로...안세영 "나는 아직 이룬 게 없다"

한국 배드민턴 에이스 안세영(21·삼성생명)은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다. 트레이드마크인 헤어밴드를 벗어던지고, 한쪽 손을 귀에 갖다 대며 관중의 환호를 유도하는 승리 세리머니로 쾌감을 안긴다. 김연아(피겨 스케이팅) 김연경(배구) 등 각 종목 슈퍼스타들이 나선 토크쇼(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고, 유명 패션 잡지 화보 촬영에선 능숙한 포즈와 표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안세영은 의외로 차분하고 수줍음이 많았다. 그는 "솔직히 (이런 인터뷰처럼) 코트 밖 활동은 익숙하지 않다. 나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좋지만, 쑥스럽기도 하다"라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그 엄청난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가"라는 물음에 "코트 위에 있을 때만 그런다"라고 했다.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도, 코트 밖을 벗어나면 바로 잊고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고. 안세영은 상반기 스포츠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 중 하나다. 출전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대회마다 쾌거를 전했다. 8개 대회 연속 결승에 올랐고, 금메달만 5개를 따냈다. ‘배드민턴 윔블던’으로 인정받는 전영오픈에서 세계 톱랭커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림픽(1996 애틀란타)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여자단식을 제패했다. 그사이 랭킹도 세계 4위에서 2위(4일 기준)로 올랐다. 2019년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을 수상하며 '천재 소녀'라는 별명을 얻은 안세영이 꾸준히 성장하며 '여제' 등극에 다가섰다. 정작 안세영은 지난 5년 동안 실력이 정체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2022시즌을 마치고 돌아보니 그동안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경기를 즐기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많이, 또 높은 강도로 훈련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어느새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올해 안세영이 보여주고 있는 화려한 퍼포먼스는 슬럼프를 이겨낸 결실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켓을 쥐지 않았다. 대신 약점인 근·체력 보강을 위해 노력했다. 안세영은 “공격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결국 파워와 지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근력 운동에 소홀했다. 몸이 커져서 둔해 보이는 게 싫었다. 하지만 슬럼프를 겪으며 약점을 직시했다. 무작정 뛰었고, 필사적으로 근력 운동을 했다”라고 전했다. 가족·동료들의 도움으로 멘털까지 다잡은 안세영은 올해 첫 출전한 말레이시아오픈부터 달라진 경기력을 실감했다. 결승에서 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대회였다. 안세영은 “(결승에서) 졌지만 기뻤다. 수비만 하며 끌려다니다가 내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했던 지난해와 달리, 내가 리드하는 랠리가 많아졌다. 무엇보다 이전처럼 승패에 연연하지도 않았다. ‘즐겼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제 스스로도 ‘공격도 어느 정도 한다’고 믿는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이후 안세영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야마구치·타이쯔잉(대만·랭킹 4위)과 함께 배드민턴 여자단식 ‘빅4’로 거듭났다. 기세는 네 명 가운데 가장 좋다. 지난해까지 천위페이에게 1승 8패, 야마구치에게 5승 10패로 크게 열세였지만, 올해는 각각 3승 2패로 우세했다. 높아진 위상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안세영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나는 아직 그 정도 수준이 아니다. 그들 사이에 껴있는 게 숨이 막힐 때가 있다”라며 “어떻게 지난 몇 개월 결과로 실력을 평가할 수 있을까. 나는 그전에 그들에게 훨씬 많이 졌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무엇보다 이룬 성과 차이가 크다고 본다. 천위페이는 2022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야마구치는 세계선수권 2연패(2021~2022)를 해낸 선수다. 안세영은 “난 아직 이룬 게 없다. 당연히 자만심이 생길 틈도 없다”라고 했다. 코트 밖 안세영은 진중하고, 생각이 많다. 그런 면이 자신을 객관적으로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가 톱클래스로 올라선 이유다. 경쟁자들의 기량이 자신보다 한 수 위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승부에서 질 생각은 없다. 안세영은 “예전보다는 (세계 톱랭커들을) 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선수들처럼 빨리 나만의 (경기) 스타일을 만들어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더 높은 무대에서 화끈한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게 안세영의 목표다. 그는 “랭킹 1위도 올라보고 싶고,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도 따고 싶다. 테니스에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제패)이 있는 것처럼 나도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번씩은 해보고 싶다. 아직 멀었지만, 그렇게 한 계단씩 방수현 선배님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영오픈 우승은 그 첫 발이다. 오는 8월 세계선수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안세영을 기다리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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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는 경력직 우대, 여자부는 대이동 예고...야스민·옐레나 행선지 관심

‘구관이 명관’이라는 타이틀이 남은 V리그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여자부는 어떨까. KOVO(한국배구연맹)은 11일(한국시간)부터 사흘 동안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코로나19 이슈로 4년 만에 열리는 대면 쇼케이스다. 지명 순위를 결정하는 구슬 개수는 지난 시즌(2022~23) 순위 역순으로 차등 분배됐다. 7위 페퍼저축은행이 35개, 6위 IBK기업은행이 30개, 5위 GS칼텍스가 25개, 4위 KGC인삼공사가 20개, 3위 현대건설이 15개, 2위 흥국생명이 10개, 1위 한국도로공사가 5개 순이다. 추첨을 통해 최종 지명 순위가 결정된다.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지난 시즌 뛰었던 선수 포함 총 55명이 지원했고, 44명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 우승을 이끈 캣벨이 V리그 복귀를 노린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선수지만, 내구성에서 의구심을 준다. 김연경과 함께 쌍포를 구축,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옐레나도 재입성을 노린다. 현대건설의 독주를 이끌었던 야스민도 마찬가지. 실력과 친화력 모두 이미 검증된 선수다. 단신이지만 공격력만큼은 리그 정상급이었던 모마, IBK기업은행에서 뛰었던 산타나도 다시 문을 두드린다. 지난 시즌 전에 V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도 꽤 많다. 새 얼굴 중엔 쿠바 대표팀 출신 팔라 달리라, 세르비아 출신 반야 사비치가 눈길을 끌고 있다. 남자부 7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지난 시즌 소속 선수와 계약하거나 V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 새 얼굴은 마테이 콕을 선택한 우리카드뿐이다. 여자부는 예측 불허다. 기존 선수와 동행하는 팀은 일단 크게 줄 것 같다. GS칼텍스는 모마와의 시너지에 한계를 확인했다. KGC인삼공사는 엘리자벳이 트라이아웃에 불참했다. 현대건설도 설령 지명 순위가 와도, 야스민의 허리 부상 이력이 고민될 것 같다. IBK기업은행도 국내 선수와의 포지션 정리 문제로 산타나와 재계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페퍼저축은행도 마찬가지. 지난 시즌 전 영입한 니아리드는 대마 젤리 소지가 적발돼 퇴출됐다. 원소속 구단과 기류가 좋은 선수는 옐레나뿐이다. V리그 여자부 콘텐츠 파워는 프로야구를 위협할 정도로 높아졌다. ‘배구 여제’ 김연경도 선수 생활을 연장하며 차기 시즌을 향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트라이아웃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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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김연경,파워 강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이 4일 오후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를 펼쳤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도로공사 블로킹을 피해 공격하고있다. 김천=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4.04. 2023.04.0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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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MVP 경쟁, '여제' 독주! 새 역사 수립?

김연경(35)이 V리그 통산 5번째 여자부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남자부 경쟁은 혼전이다. 프로배구 정규리그가 5개월 대장정을 마쳤다. 남자부는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부는 흥국생명이 개막 1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현대건설을 따라잡고 챔피언 결정전(챔프전)에 직행했다.흥국생명을 정상으로 이끈 '배구 여제' 김연경은 단연 MVP 1순위 후보다. 기량·리더십·티켓 파워 모두 최고였다. 김연경은 18일 기준으로 공격 성공률(45.76%) 1위, 득점(669점) 5위에 올랐다. 리시브 효율(46.80%)과 디그(세트당 3.713)도 각각 8위와 10위에 오르며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리그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라운드 MVP도 3번(1·3·5라운드)이나 받았다. 승부처마다 특유의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현대건설과의 1위 경쟁 분수령이었던 지난달 7일 5라운드 경기에서 22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리더십도 빛났다. 흥국생명은 1월 초, 권순찬 전 감독이 팀을 떠나며 위기에 놓였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선수 기용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선수들을 다독이며 순위 경쟁을 이끌었다.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던 시절 호흡을 맞췄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흥국생명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엔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 사이 긴밀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다. V리그 흥행도 이끌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이 홈(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17경기 평균 관중은 4447명이다. 여자부 전체 경기 평균 관중 수(2471명)의 두 배 수준이다. 18일 기준으로 매진을 기록한 올 시즌 18경기 중 16경기가 흥국생명 경기였다. 김연경이 코트 안팎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남자부 경쟁은 예측이 어렵다. 보통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팀 주포가 가장 유력한 MVP 후보지만, 올 시즌 1위 대한항공 '좌·우 쌍포' 정지석(28)과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30)는 다른 팀 공격수들에 비해 돋보이지 않았다. 공격력만 놓고 보면 득점 1위(921점)를 차지한 OK금융그룹 레오나르도 레이바(33·등록명 레오)나 득점 2위(882점) 공격 성공률 3위(54.69%)에 오른 타이스 덜 호스트(32·한국전력)가 더 좋았다. 특히 레오는 4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에 서브·후위 공격·블로킹 득점 각각 3점 이상)을 해냈고, 남자부 통산 두 번째로 통산 5000득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38)도 유력한 MVP 후보다. 어필할 수 있는 개인 기록은 '비득점' 부문인 세트(세트당 9.857개)뿐이지만, 코트 위 리더로 대한항공의 공격을 이끌었다는 점이 인정받고 있다. 특히 세터와 공격수 사이 팀워크를 가늠할 수 있는 팀 속공(62.65%)과 시간차(79.55%) 그리고 후위 공격(57.77%) 성공률 1위를 이끌었다. 한선수는 정규리그 1위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했던 5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완승(세트 스코어 3-0)을 이끌었다.V리그 남자부 출범 뒤 '세터 MVP'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한선수가 최초 수상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2023.03.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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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김연경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었나? 연봉 상한선 폐지도 방법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 서른다섯 살 김연경은 전성기가 지났다고 해도 여전히 V리그에서 최고 기량을 자랑한다. 그는 20일 기준공격종합 1위(46.33%)에 올라 있다. 득점 551점(전체 5위)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은퇴하기엔 너무 아깝다. 이번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김연경에게 많은 팀이 관심을 갖고 있다. 김연경은 은퇴 가능성을 말하며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은퇴를 거론했을까. 일단 배구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걸 다 이뤘다. V리그와 터키, 일본 등을 거치며 13차례 우승했다. 올림픽에서 한국을 두 차례 4강까지 이끈 뒤 대표팀 은퇴를 결정했다. 여기에 '적은 연봉'이 은퇴 고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프로에서 연봉은 곧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이자 자존심이다. 김연경의 올 시즌 총 연봉은 7억원이다. 연봉 4억 5000만원, 인센티브 2억 5000만원의 조건이다. V리그 여자부 연봉 1위다. 이 금액이 여자 선수가 한국 배구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이다. 김연경의 인기와 위상을 고려하면 큰 금액이라 하긴 어렵다. 김연경은 해외 무대에서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김연경의 2022~23시즌 연봉 7억원은 2022년 KBO리그 최고 연봉 추신수(SSG 랜더스 27억원)나 K리그 최고 연봉 김진수(전북 현대, 14억700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성적과 흥행, 마케팅 요소를 고려하면 '김연경 파워'가 타 종목 스타에 뒤지지 않는다. V리그 남자부만 살펴봐도 김연경보다 연봉이 많은 선수가 5명이 넘는다. 김연경의 연봉이 7억원인 건 여자부에만 선수 연봉 상한액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여자부 샐러리캡은 23억 원(연봉 18억원+인센티브 5억 원)이다. 선수 한 명이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은 샐러리캡 25%에 해당하는 4억5000만원과 인센티브캡 50%에 준하는 2억5000만 원을 합쳐 최대 7억원이다. 남자부에는 연봉 상한액이 없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여자부 구단이 관련 규정 제정을 요청했다"며 "한 선수가 너무 많은 금액을 갖고 가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후 따로 언급이 없어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자부는 샐리리캡이 58억1000만원으로 여자부의 2배가 넘는다. 여자부는 샐러리캡이 낮은데다 선수 연봉 상한액까지 묶어 놓았다.김연경이 2년 전 국내에 돌아올 때 흥국생명과 연봉 3억5000만원에 계약한 바 있다. 당시 이재영과 이다영을 데리고 있던 흥국생명은 샐러리캡 탓에 김연경에게 더 많은 연봉을 줄 수 없었다.김연경은 과거 인터뷰에서 "여자부와 남자부의 차이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구단들 생각이 다 다르고, 얼마의 예산이 있는지도 잘 모르기에 어떻게 바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선수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더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연경을 붙잡으려면 연봉 측면에서 선수로 계속 뛸 동기부여와 명분을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V리그 시장성을 고려하면 당장 여자부 샐러리캡 확대는 쉽지 않다. 연간 1~2억 증액 수준에서 논의가 오간다.북미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특별조항을 참고할 만하다. MLS에도 샐러리캡이 있다. 2022년 기준 490만 달러였다. 이 제도 탓에 스타급 선수 영입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데이비드 베컴 이적을 계기로 일부 완화됐다. 팀당 3명의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에게만 연봉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티에리 앙리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유럽 축구를 주름잡던 스타들의 미국행이 이어졌다. V리그의 저변은 아직 얇다. 국제대회 호성적을 바탕으로 인기가 높아졌지만, 그 인기는 몇몇 선수에게만 몰려 있다. 김연경이 코트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울 뿐만 아니라, '김연경 키즈'의 등장을 유발해 한국 배구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 수도 있다. 2022~23시즌 V리그 매진은 모두 여자부에서만 나왔다. 총 15차례. 그 중 흥국생명의 경기가 14경기(2월 12일 서울 장충체육관, GS칼텍스-KGC인삼공사전 관중 3297명 매진)를 차지한다. 한국 배구는 아직 김연경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갑작스럽게 은퇴 카드를 꺼낸 김연경을 붙잡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형석 기자 2023.02.2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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