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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득점 1위' 정한용, 대한항공 걱정 마···"요스바니 좀 더 쉬고 와"

대한항공 정한용(23)이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대거 빠진 팀을 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0(25-21, 25-23, 25-17)로 완파했다. 대한항공은 2승 2패, 승점 8을 기록하며 한 경기 적게 치른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상 3승·승점 7)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정한용이 양 팀을 통틀어 최다인 22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62.50%로 높았다. 그는 "삼성화재가 서브가 강한 팀이어서 리시브를 많이 연습했다. 리시브가 잘 이뤄지다 보니 나머지 부분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부상 병동이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지난 23일 한국전력과 경기 중 어깨에 통증을 느낀 뒤 재활 중이다. 미들 블로커 김규민은 27일 현대캐피탈과 경기 중 발목이 꺾였고,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은 훈련 중에 발목을 다쳤다.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 "요스바니, 김규민, 이준 모두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정한용은 포지션은 다르지만 주공격수인 "(요스바니가) 조금 더 쉬어도 될 거 같다"라고 웃었다. 그는 "아시아 쿼터 아레프 모라디(등록명 아레프)도 있지만 국내 선수에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격수가 한 명이 있어야 한다. 최대한 자신감을 갖고 했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또 다른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리베로로 출전하고 있다. 입단 첫 시즌인 2021~22시즌 39득점, 2022~23시즌 135득점을 올린 정한용은 지난 시즌 개인 최다인 338득점을 기록했다. 다만 체력적인 영향 탓인지 시즌 초반의 활약이 끝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올해 컵 대회에선 같은 포지션의 이준에게 밀려 출전 시간이 적었다. 그는 "주변에서도 초반에 주전으로 뛸 것으로 많이 예상하더라. 그런데 컵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점점 끌어올리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정한용은 개막 4경기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4경기를 치른 가운데 정한용은 득점 1위(78개)에 올라있다. 성공률은 51.82%로 전체 4위다. 그는 대한항공의 탄탄한 선수층에 대해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형들을 제치려면 어중간하게 해서 안 되고 완벽하게 해야 된다"라고 다짐했다. 같은 포지션에 정지석, 곽승석, 이준 등이 있다. 선배와의 경쟁에서 앞서려면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리시브까지 보완해야 한다는 의미다. 부상 선수의 속출에도 대한항공은 2연패에서 탈출, 매 경기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 정한용은 "시즌 초반에 잘 나갔던 적이 별로 없어 형들과 '잘 버텨보자'고 얘기했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우리의 모습을 되찾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4.11.01 06:45
예능

‘53세 아빠’ 박수홍 “내 시간은 유한해”…‘45세 출산’ 최지우 ‘울컥’(‘슈돌’)

‘만 53세 늦깎이 아빠’ 박수홍이 향후 아내와 딸 전복이를 지키는 슈퍼맨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25일 방송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538회에서 만 53세 늦깎이 아빠 박수홍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새 삶을 준비하는 한편, 30년지기 절친 박경림, 김수용과 기쁨을 함께하며 우정을 확인했다. 은우는 남희두와 이나연 커플을 만나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냈다.이날 박수홍은 매니저 없이 방송, 홈쇼핑과 관련된 업무 일정을 홀로 관리하며 그야말로 열일하는 예비 아빠의 일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수홍은 바쁜 와중에도 “전복이 덕분에 일이 막 들어오네. 복덩이야”라며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박수홍은 “우리 전복이만큼은 둥기둥기 키우고 싶다”라며 곧 딸과 마주할 날을 학수고대하며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박수홍과 3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박경림과 김수용이 딸 전복이를 얻게 된 박수홍을 축하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왔다. 박경림과 김수용은 박수홍의 결혼식 때 혼주를 자처해 하객을 맞이했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 박수홍은 “내가 평생 갚아야 할 사람들”이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수용은 박수홍에게 100만 원짜리 수표가 담긴 흰 봉투를 건네며 통 큰 플렉스를 했다. 자신 아버지의 장례식 때 자리를 지키며 딸에게 용돈을 줬던 박수홍의 마음에 보답한 것. 박수홍이 예상치 못한 선물에 깜짝 놀라자, 김수용은 “왜, 너무 적어?”라며 능청스러운 농담으로 웃음을 더했다.박경림과 김수용은 박수홍의 딸 전복이의 초음파 사진을 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 박수홍이 박경림을 향해 “전복이 며느리로 어때?”라며 사돈을 제안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딸 전복이의 결혼을 꿈꾸는 ‘주접 대디’ 박수홍의 황당한 제안은 모든 이들을 폭소케 했다. 시험관으로 고생한 아내가 걱정스러워서 둘째는 조심스럽다는 박수홍과 벌써 둘째를 생각하고 있다는 박수홍의 아내에게 박경림은 “난 둘, 셋을 계획했는데 조기양막파열이 돼서 못 낳았다. 낳을 수 있으면 낳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건넸다.박수홍은 지인들이 보내준 딸 전복의 유아차를 조립했고, 한참을 헤매던 중 유아차의 요람을 빼는 데 성공하자 “내가 아빠다! 슈퍼맨이다”라며 사소한 것에도 감격해 웃음을 안겼다. 박수홍은 “전복이가 태어난다니까 선물 챙겨주고, 마음 챙겨주고 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주변 사람들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또한 이날 박수홍은 “내가 잘한다고 생각한 게 가족을 지키는 일이었는데, 잘못한 부분이었다.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을 거다”라며 속마음을 진솔하게 꺼내 놨다. 이어 “가족은 내 삶의 이유이자 목표”라며 앞으로 아내와 딸 전복이를 지킬 슈퍼맨의 단단함을 전했다. 박수홍은 “물리적인 나이가 또래 아버지들보다 많다. 내 시간은 유한하다”라며 소중한 딸 전복이에게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도 드러냈는데, 이에 MC 최지우는 울컥하며 “시간이 유한하다는 말이 와닿고 짠하다”라고 늦둥이 부모로서 깊은 공감을 표현했다. 이처럼 만 53세 늦깎이 아빠 박수홍의 힘찬 발돋움은 뭉클함과 응원의 박수를 자아냈다.그런가 하면 은우는 지금까지 만났던 ‘삼촌즈’ 중 최애 삼촌인 아이스하키 선수 남희두와 재회하는 한편, 삼촌의 연인인 스포츠 아나운서 이나연과 처음 만났다. 은우는 남희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전력 질주로 뛰어나가 남희두를 반겼다. 은우는 남희두와 장난감 하키 대결을 펼쳤다. 은우는 ‘펜싱 AI’라 불리는 아빠 김준호의 피를 물려받아 승리욕을 끌어올렸지만, 은우는 자신을 봐주지 않는 남희두에 토라지고 말았다. 은우는 하키공을 소파 밑으로 숨겨버리는가 하면, 이나연과 단둘이 방으로 가던 중 남희두가 따라오자 “삼촌은 밖에 있어. 은우아 문 닫을게. 삼촌 쉬세요”라고 철벽을 치며, 엇갈린 삼각관계를 형성해 폭소를 더했다.한편 이날 남희두는 은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바비큐 파티를 준비했다. 은우와 정우는 고기의 등장에 ‘먹깨비’ 형제의 직진 본능을 발동, 먹방을 펼쳤다. 이때 정우는 정확히 “맛있다”라며 말을 폭발시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준호가 은우에게 “삼촌이 좋아, 이모가 좋아?”라며 질문하자 은우는 “이모가 좋아. 이모 예뻐요”라며 남희두에서 이나연으로 최애를 환승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은우는 남희두와 이나연 커플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비주얼, 애교, 매력 모든 게 완벽한 ‘육각형 올라운더 키즈’의 매력을 폭발시켰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8.26 07:24
스포츠일반

'은우 아빠→AI 해설' 김준호 "'빨랐어요' '느렸어요' 밖에 할 게 없었어요" [인터뷰]

"빨랐어요." "늦었어요."펜싱 사브르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준호(30)의 해설에는 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선수 시절 상대를 날카롭게 공격하던 김준호 해설위원은 짧지만 강렬한, 또 정확한 해설로 온 국민의 마음을 콕 찔렀다. '은우 아빠'는 'AI 해설'이라는 별명도 추가했다. 김준호는 2020 도쿄 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과 2022 항저우 AG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다. 두 아들을 둔 김준호는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항저우 AG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는 사브르 대표팀 맏형이었던 김정환과 함께 이번 올림픽 KBS 펜싱 해설위원으로 참가했다. 김준호의 순간 판단은 심판이나 기계보다 더 빨랐다. 그리고 정확했다. 사브르는 에페, 플뢰레와 달리 눈 깜짝할 사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점수가 판가름난다. 그는 '빨랐어요(득점)' '늦었어요(실점)' 해설로 'AI 해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위원은 "AI 해설이라는 평가를 전해 들었다"고 쑥스러워하면서 "펜싱 종목 중에서도 사브르 종목이 워낙 순식간에 포인트가 오가서 가장 어렵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알려드릴까 생각했다. 빠른 시간 내에 포인트 여부를 알려드려야 하니 '빨랐어요' '느렸어요' 밖에 할 게 없더라"고 말했다. 특히 사브르는 종목 특성상 심판의 사견이나 감정이 작용한다. 발동작과 손동작 중 어느 것을 더 우선하느냐에 따라 점수를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다. 김준호는 "올림픽 전에 경쟁 선수 분석보다 오히려 심판 분석에 더 시간을 투자했다"면서 "다행히도 심판들이 제 뜻을 잘 따라줬다. 그래도 내 판단(실점)이 틀려도 좋으니 한국에 점수(득점)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했다. 한국 펜싱은 이번 올림픽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땄는데 모두 사브르 종목에서 나왔다. 남자 개인전(오상욱)과 단체전서 금메달,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이 나왔다. '해설위원 김준호'는 냉철했다. 남자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홈 팀 프랑스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 짓자 피스트 위에서 서로 부둥켜안으며 기뻐하는 장면이 있었다. 김준호 위원은 "아직 결승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저런 세리머니는 금메달 따고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배 구본길과 원우영 코치가 들었으면 섭섭했을 수도 있는 한 마디. 그러나 그는 "도쿄 올림픽서도 4강전 승리 후 난리도 아니었다. 형들이 막 울고 불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직 한 경기 더 남았는데 울 때가 아니지 않냐'고 했다"면서 "선배여도 (과감하게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진심으로 해설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웃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선배들로부터 특별한 '피드백'은 없었다고 한다. 김준호는 화성시청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며 동생과 함께 펜싱장도 운영하고 있다. 요즘에는 육아 프로그램에 나와 '은우 아빠'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프랑스에 머무르면서 아들들이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며 "은우는 제가 TV에 나오면 알아본다. 제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준호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해설하면 좋다. 사브르는 제 종목이기도 하고 정말 진심으로 빠져들어서 해설했다"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08.09 09:45
스포츠일반

에이스 아닌 조커가 '금' 찔렀다...이게 초격차 펜싱 [2024 파리]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 7라운드. 한국이 30-29, 한 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벤치 멤버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이 교체 투입됐다. 그가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피스트를 밟은 순간. 도경동은 심판의 '알레(시작)' 음성이 떨어지기 무섭게 빠른 스텝과 현란한 손놀림으로 상대를 5번 연속 찔렀다. 바로 이 장면에서 대한민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승기를 잡았다. 결국 기세를 몰아 올림픽 단체전 3연패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주인공이었던 원우영 코치는 "(도경동의 5-0 승리에) 소름이 돋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라며 흥분했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세계 랭킹 1위)은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세계 4위)를 45-41로 무찔렀다. 이로써 2012 런던,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한국 대표팀은 8강에서 캐나다를 45-33, 준결승에서 펜싱 종주국이자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를 45-39로 격파했다. 팽팽하게 진행된 결승전의 '게임 체인저'는 맏형 구본길도, 에이스 오상욱도 아니었다. 8강과 준결승에서 한 번도 피스트를 밟지 못한 도경동이었다. 한국은 7라운드 주자였던 구본길을 대신해 도경동을 교체로 내보냈다. 도경동은 "원래 8라운드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8라운드 출전 멤버였던) 박상원의 이날 컨디션이 좋았고, 나는 7라운드 상대였던 크리스티안 라브에게 가장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코치님께 '라브를 상대로 5-0도 자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계획보다 일찍 투입해 달라고 조를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결승전을 앞두고 "(출전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했던 도경동은 7라운드에서 내리 5득점을 따내 스코어를 35-29로 크게 벌렸다. 도경동은 '후보'가 아닌 '조커'가 되어 상대의 허를 찌른 것이다. '유럽의 스포츠'라 불리는 펜싱 역사상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아시아 국가는 대한민국이 처음이다. 도쿄 올림픽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 멤버였던 김정환·김준호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했다. 이에 따라 "파리에선 금메달이 어렵지 않겠나"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실제로 오상욱이 "멤버가 바뀐 후 국제대회에서 여러 번 박살이 났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원우영 코치도 두 달 전만 해도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브르 대표팀은 세대교체와 전략 연구를 통해 더 강하고 다채로워지고 있었다. 파리 올림픽은 한국이 경쟁국과의 '초격차'를 만들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무대였다. 앞서 개인전에서 우승한 오상욱은 한국 펜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단일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구본길은 올림픽 3연패 내내 단체전 대표팀에 있었다. 오상욱과 구본길은 올림픽 금메달만 3개 수집했다. 국제 종합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도경동과 박상원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대표팀의 미래를 더 밝혔다.한국 펜싱이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빠른 발을 앞세운, 이른바 '발 펜싱' 덕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대표팀을 보면 이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한국 선수들의 체격이 크게 향상됐고, 기술과 전력까지 업그레이드됐다. 전 국가대표 코치 출신 고종환 국제펜싱연맹 심판위원은 "결승전을 보면 강점인 발뿐 아니라 손동작이 엄청 빠르더라. 상대 선수보다 반 박자 이상 빨랐다"면서 "심판에 따라 발을 중요하게 보기도 하고, 손을 더 보는 경우도 있다. 우리 선수들이 심판의 성향을 잘 파악해 경기했다"고 평가했다. 고종환 심판위원은 이어 "사브르는 종목 특성상 심판의 사견이나 감정이 작용한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선 우리에게 크게 불리한 판정이 없었다. 그만큼 한국 펜싱의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에페 신아람이 '잃어버린 1초' 탓에 피스트를 떠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린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전략도 주효했다. 도경동은 1일 기준으로 세계 랭킹 75위다. 국내 선수 중 6번째다. 그러나 단체전 기여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현장 지도자와 대한펜싱협회는 도경동을 대표팀에 '전략 선발'했다. 이들이 호흡을 맞추기 위해 실시한 훈련량도 엄청나다. 선수들은 물론 원우영 코치도 체중이 5㎏이나 빠졌다고 한다. 한국 펜싱이 지금껏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은 총 7개. 이 가운데 사브르 종목에서 금메달 5개를 땄다. 나머지 2개는 남자 플뢰레(김영호·2000년 시드니) 남자 에페(박상영·2016 리우)에서 나왔다.SK텔레콤이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듬해부터 국내에서 'SK 그랑프리'를 개최되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는 이벤트다. 다만 국제펜싱연맹이 종목별로 대회를 분산 개최함에 따라, 2015년부터는 한국에선 사브르 종목만 열고 있다. 고종환 국제펜싱연맹 심판위원은 "해외 대회는 남녀 최대 12명씩만 나가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엔 추가로 유망주들이 출전할 수 있어 매년 남녀 20명 이상씩 국제 경험을 쌓았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SK텔레콤이 후원한 금엑은 총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든든한 지원과 선수단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사브르 대표팀은 세계 최강으로 올라섰다. 빠른 발, 손기술, 큰 체격과 세밀한 전략까지 어우러진 결과다. 구본길은 "(3연패 멤버 중) 실력은 이번 멤버가 가장 뛰어났다. 무조건 금메달을 딸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상원은 "(오)상욱이 형의 개인전 금메달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형이 '너도 딸 건데 왜 그러느냐'며 자신감을 심어줬다"라고 웃었다. 오상욱은 "뉴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는 조금 더 힘차고, 패기가 넘친다. 쓰나미 같은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원우영 코치는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정말 할 수 있다. 못하란 법이 있느냐"라고 되물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이형석 기자 2024.08.02 07:33
스포츠일반

'배드민턴 내전' 승리한 김준호, 중국 넘어 모자 금메달 이룰까 "올림픽 무대, 하늘이 내려주실 것" [2024 파리]

"어머니께서 '올림픽 무대는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것이라 하셨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으니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면 된다'고 하시더라."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반전이 쓰여졌다. 세계랭킹 2위 서승재-채유정 조가 아닌 8위 김원호-정나은 조가 깜짝 승리를 거두며 결승으로 진출했다.세계랭킹 8위 김원호-정나은 조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서승재-채유정 조와 맞대결을 펼친 끝에 2-1(21-16, 20-22, 23-21)로 승리하고 대회 결승에 올랐다.승리를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다. 김원호-정나은 조는 랭킹도 상대적으로 낮았고, 무엇보다 상대 전적이 0승 5패로 절대 열세였다. 조별 예선에서도 서승재-채유정은 3전 전승을 거둔 반면 김원호-정나은은 1승 2패에 그친 후 게임 득실로 8강에 올랐다. 하지만 8강 들어 2-0 완승으로 경기력이 올라오더니 준결승에서 '대마'를 잡는 드라마를 썼다.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원호는 "아직 이겼다는 느낌이 들질 않는다. 내가 이겼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보다 한 수 위 실력인 선배들이라고 새각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활기차게 뛰려고 했다. 더 패기 있게 다가간 게 부담을 준 것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나은이가 잘 이끌어줘 마지막까지 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정나은은 "한 팀은 결승에 가고 한 팀은 동메달 결정전에 가야 할 상황이었지만,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예선을 치를 때보다 긴장은 덜 됐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3게임까지 가니 (긴장해서)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고 돌아봤다. 김원호는 막판 경기를 이끈 건 정나은이라고 공을 다시 한 번 돌렸다. 김원호는 3게임 중반 돌연 구토감을 느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경기엔 복귀했으나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쉽지 않았다. 김원호는 "배터리가 아예 바닥난 상태였다"고 당시를 돌아보면서 "나은이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니가 해줘야 해'라고 부담을 줬다. 그런데 나은이가 그 부담을 안으면서도 나를 잘 다독여주고, 이끌었다"고 감사를 전했다.김나은은 "오빠가 '너 믿고 하겠다'고 했는데, 그 한 마디가 부담은 됐지만 그 상황에서 그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오빠를 잡아주고 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김원호의 결승전 진출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수상했던 길영아 현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이다. 김원호가 만약 중국을 꺾고 우승한다면 모자 금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김원호는 "어머니의 금메달을 보며 어릴 때부터 꿈꿔왔는데, 이렇게 기회가 올지는 몰랐다. 기회가 온 만큼 도전을 후회 없이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올림픽 무대는 하늘이 내려주시는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훈련했으니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면 된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금메달 도전을 앞둔 패기를 어머니에게 전하기도 했다. 김원호에게 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이제는 길영아의 아들 김원호가 아니라 김원호의 어머니로 살 수 있으실 것 같다고 하겠다"고 말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2 04:56
연예일반

김정환X김준호 “은퇴하길 잘했다”…‘펜싱’ 사브르 올림픽 3연패 감격 [2024 파리]

펜싱계 ‘원조 어펜져스’ 김정환X김준호 KBS 해설위원이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올림픽 3연패라는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다. 직전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두 사람은 “저희가 은퇴하길 잘했다 싶을 정도”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은 1일(한국 시각) 오전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꺾고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3연패를 달성했다. 결승전에서는 ‘새내기 어펜져스’ 도경동의 활약이 빛났다. 단체전 8강전, 준결승전에 모두 출전하지 않았던 도경동은 결승전이 이번 올림픽의 처음이자 마지막 출전 기회였지만,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로 7라운드 5점을 연속으로 따냈다. 도경동의 무서운 활약에 최승돈 캐스터는 “도경동 선수가 마치 ‘제2의 김준호’ 같다. 도쿄올림픽 때의 김준호 위원이 생각난다”며 감탄했고, 김준호 위원은 “도쿄 때의 저보다 더 잘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어 최승돈 캐스터는 “원조 어펜져스가 은퇴해도 되는 거였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김정환X김준호 해설위원은 “그렇다. 정말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동감해 웃음을 자아냈다.승리까지 단 1점이 남은 상황이 되자 피스트 아래의 도경동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경기를 제대로 못 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김준호 위원은 “무슨 심정인지 알 것 같다”며 격하게 동감했다. 마침내 ‘에이스’ 오상욱이 마지막 점수를 따내며 올림픽 3연패가 확정되자 최승돈 캐스터는 “그냥 메달도 아니고 금메달이다. 섭섭하지 않으시냐”며 김정환X김준호 위원에게 물었다. 이에 두 사람은 “전혀 아니다. 저희가 나오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신진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또 김준호 위원은 “오상욱 선수를 들어가기 전에 우연히 만났는데, 제가 금메달 따면 해산물 요리를 사주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2관왕이면 오상욱 선수가 사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기도 했다.그리고 오상욱의 ‘롤 모델’로 꼽혔던 김정환 위원은 “오상욱 선수는 아직 한창이다. 올림픽을 두 번, 세 번 더 뛸 수 있다. 앞으로는 선배들이 큰 무대에서 느꼈던 걸 후배들에게 전파해야 한다. 그걸 자기 혼자 갖고 있으면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당부했다.또다른 ‘새내기 어펜져스’로 이날 첫 라운드 기선제압 역할을 톡톡히 한 박상원에 대해서도 칭찬이 이어졌다. 김준호 위원은 “한 게임씩 올라갈수록 더 실력이 느는 듯했다”고 말했고, 세 사람은 “박상원 선수에 대해 떠올려 보니, 다 ‘디귿 디귿’이다. 대담, 담대, 당돌, 똑똑...”이라며 입을 모았다.이날 생중계에선 사브르 대표팀 ‘맏형’ 구본길의 누나 구아름 씨와 뜻깊은 전화 연결도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최승돈 캐스터가 “구본길 선수의 둘째 아이가 오늘 태어난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구아름 씨는 “예정일은 오늘인데 2~3일 정도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또 동생 구본길에게 “맏형으로 최선 다하는 모습, 오늘 정말 최고였어”라며 진심으로 축하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마침내 그랑팔레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올라가자, 최승돈 캐스터는 “경기장 밖에서 만납시다. 행복한 밤을 누리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펜싱과 함께 더욱 번창합시다”라며 중계를 마무리했다. 새 역사를 써낸 한국 펜싱은 이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단체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1등 중계’ KBS의 김정환X김준호X최승돈 트리오는 오는 3일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메달 도전 생중계를 이어간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8.01 12:46
스포츠일반

'한국 선수단 첫 金' 펜싱 오상욱 세계랭킹 4위→1위 탈환···3년 전과 달랐다 [2024 파리]

오상욱(28·대전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했다. 국제펜싱연맹이 28일(한국시간)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종료 후 업데이트한 세계랭킹에 따르면 오상욱은 총 247.00포인트를 얻었다. 전날까지 세계 랭킹 4위였던 오상욱은 하루 만에 1위로 올라섰다. 지아드 엘시시(192.00·이집트)가 2위였고, 이날 결승에서 오상욱에게 패한 파레스 페르자니(186.00점·튀니지)가 세계 14위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오상욱의 세계랭킹 1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상욱은 2019년 처음 세계 1위로 올라선 뒤 2020 도쿄 올림픽 때도 개인전 세계 1위로 대회를 맞이한 바 있다.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 오상욱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쉬움을 털고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오상욱은 2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물리쳤다. 4강에서 루이지 사멜리(이탈리아)를 15-5로 이긴 오상욱은 결승에서 3점을 먼저 내줬다. 그러나 두 차례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1피리어드를 8-4로 마친 오상욱은 2피리어드 14-5까지 달아났다. 오상욱은 14-11까지 쫓겼지만 품격을 잃지 않았다. 오상욱이 14-8로 앞선 상황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하자 페르자니는 이를 피하려고 뒷걸음치다가 넘어졌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상황. 그러나 오상욱은 쓰러진 페르자니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장의 승리보다 쓰러진 상대가 먼저 보였던 것이다. 오상욱은 상대의 명예를 존중하는 '기사도 정신(Chivalry)'을 보여줬다. 또한 국제무대에서 함께 경쟁하며 쌓아온 '동료애'를 표현했다. 이는 승리가 전부가 아닌, 노력·과정을 중시하는 '올림픽 정신'이기도 했다.결국 오상욱은 페르자니의 반격을 저지하며 15-11로 승리했다. 'K검객'은 피스트에서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은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종목 개인전에서 첫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그동안 한국 펜싱은 올림픽 남자 플뢰레(김영호, 2000 시드니 올림픽)와 에페(박상영, 2016 리우 올림픽) 종목에서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바 있다. 사브르 종목에선 김정환이 딴 2개의 동메달(2016 리우, 2020 도쿄 올림픽)이 최고 성적이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당시 세계 1위였던 오상욱은 오심과 코로나19 확진 여파, 경기 중 부상까지 겹쳐 8강에서 탈락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 입상 실패로 세계 랭킹이 2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당시 1위는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아론 스칠라기(헝가리)가 차지했다. 오상욱은 울분을 삼키고 재도전한 파리 올림픽에서 마침내 세계 정상에 섰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은 메이저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보유한 그에겐 올림픽 금메달이 화룡점정이었다. 이 역시 한국 남자 사브르 역사상 최초다. 오상욱은 "이 메달이 내게 아주 큰 영광을 줬다. 엄청나게 기쁘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단체전 금메달까지 따고 편히 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선배(김정환·김준호)가 떠나면서 대표팀도 큰 변화를 겪었다. 단체전에서 '박살'도 많이 났다"며 "형들을 만나면 '내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누군가는 (개인전) 금메달을 땄을 거다. 그건 형들의 덕'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넘어진 상대에게 손을 내민 상황에 대해 오상욱은 "국제대회가 1년에 10개 정도 열린다. (페르자니 같은 선수는) 매번 만난다"라고 말했다. 경쟁자라고 해도 같은 펜서들이 공유하는 우정이 있다는 의미였다. 펜싱의 뿌리는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펜싱이 스포츠로서 틀을 갖추고, 유럽 교양인의 스포츠가 된 건 프랑스에서다. 프랑스가 펜싱의 종주국인 셈이다. 펜싱의 국제표준 용어가 모두 불어인 이유다. 오상욱이 펜싱의 품격을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보여줬다. 기술만으로 이룬 성과가 아니었다. 파리가 사랑하는 건축물 그랑 팔레에서 K검객이 만든 '예술적 승리'이었다. 오상욱은 세계 1위로 우뚝 섰다. 이형석 기자 2024.07.28 18:38
스포츠일반

K검객의 '예술적' 금메달, 펜싱 종주국에서 펜싱의 품격을 보여준 오상욱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 세계랭킹 4위 오상욱(28·대전시청)이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세계 14위)와 치열하게 검을 맞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승부의 추는 오상욱에게 기울고 있었다. 14-8까지 앞서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과 금메달이 눈앞에 왔다는 희열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오상욱이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하자 페르자니는 이를 피하려고 뒷걸음치다가 넘어졌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상황. 그러나 오상욱은 쓰러진 페르자니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장의 승리보다 쓰러진 상대가 먼저 보였던 것이다. 오상욱은 상대의 명예를 존중하는 '기사도 정신(Chivalry)'을 보여줬다. 또한 국제무대에서 함께 경쟁하며 쌓아온 '동료애'를 표현했다. 이는 승리가 전부가 아닌, 노력·과정을 중시하는 '올림픽 정신'이기도 했다.이후 페르자니는 매섭게 반격했다. 그러나 오상욱은 침착하게 반격하며 15-11로 승리했다. 펜싱의 종주국 격인 프랑스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K검객'은 피스트에서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4강에서 루이지 사멜리(이탈리아)를 15-5로 이긴 오상욱은 결승에서 3점을 먼저 내줬다. 그러나 두 차례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1피리어드를 8-4로 마친 오상욱은 2피리어드 14-5까지 달아났다. 초반 열세일 떄도, 후반 승리를 앞두고 있을 때도 오상욱은 품격을 잃지 않았다. 쓰러진 상대를 배려하고, 아쉬운 심판 판정을 감내하면서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은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종목 개인전에서 첫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그동안 한국 펜싱은 올림픽 남자 플뢰레(김영호, 2000 시드니 올림픽)와 에페(박상영, 2016 리우 올림픽) 종목에서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바 있다. 사브르 종목에선 김정환이 딴 2개의 동메달(2016 리우, 2020 도쿄 올림픽)이 최고 성적이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당시 세계 1위였던 오상욱은 오심과 코로나19 확진 여파, 경기 중 부상까지 겹쳐 8강에서 탈락했다. 울분을 삼키고 재도전한 파리 올림픽에서 마침내 세계 정상에 섰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은 메이저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보유한 그에겐 올림픽 금메달이 화룡점정이었다. 이 역시 한국 남자 사브르 역사상 최초다. 오상욱은 "이 메달이 내게 아주 큰 영광을 줬다. 엄청나게 기쁘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단체전 금메달까지 따고 편히 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선배(김정환·김준호)가 떠나면서 대표팀도 큰 변화를 겪었다. 단체전에서 '박살'도 많이 났다"며 "형들을 만나면 '내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누군가는 (개인전) 금메달을 땄을 거다. 그건 형들의 덕'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욱 개인이 아닌, 이른바 '어펜져스'가 따낸 금메달이라는 뜻이다. 어펜져스는 2020 도쿄 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쓴 펜싱과 어벤져스(슈퍼 히어로 군단)의 합성어다. 넘어진 상대에게 손을 내민 상황에 대해 오상욱은 "국제대회가 1년에 10개 정도 열린다. (페르자니 같은 선수는) 매번 만난다"라고 말했다. 경쟁자라고 해도 같은 펜서들이 공유하는 우정이 있다는 의미였다. 펜싱의 뿌리는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펜싱이 스포츠로서 틀을 갖추고, 유럽 교양인의 스포츠가 된 건 프랑스에서다. 프랑스가 펜싱의 종주국인 셈이다. 펜싱의 국제표준 용어가 모두 불어인 이유다. 오상욱이 펜싱의 품격을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보여줬다. 기술만으로 이룬 성과가 아니었다. 파리가 사랑하는 건축물 그랑 팔레에서 K검객이 만든 '예술적 승리'이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이형석 기자 2024.07.28 15:28
연예일반

‘슈돌’ 율희, 子와 영통…최민환 “자유롭게 연락하라고 휴대폰 사줘”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 최민환의 아들 7살 재율이 의젓함과 장꾸미를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14일 방송되는 ‘슈돌’ 521회는 ‘함께라서 행복한 봄날의 소풍’ 편으로 꾸며진다. 이중 최민환은 쌍둥이 자매 아윤-아린과 네일샵 놀이를, 아들 재율과는 놀이터에서 땀을 흘리며 노는 등 1인 다역의 양방향 육아 스킬을 발휘한다. 이 가운데 장남 재율의 의젓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이날 재율은 지치지 않는 쌩쌩한 체력을 자랑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재율은 태권도를 마치고 왔음에도 놀이터의 온 사방을 전력 질주하는 막강한 에너지를 선보인다. 또한 재율은 달리기를 하며 아빠 최민환을 이기기 위한 승리욕을 보여주고, 일일 코치님으로 변신해 최민환의 줄넘기 개수를 세어주며 코칭까지 도맡아 ‘장꾸’ 매력까지 선사한다고. 이에 최민환은 “쌍둥이들은 앉아서 5시간 놀 수 있지만, 재율이는 3~4시간을 뛰어다닌다”라며 재율의 체력에 맞춰 열심히 뛰어다니는 노력형 육아를 펼친다는 전언이다.그런가 하면 재율은 엄마 율희와의 영상 통화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다. 재율은 엄마에게 태권도에서 있었던 일부터 소소한 일상을 쫑알쫑알 털어놓는다. 율희는 “그랬어? 엄마도 맨날 자기 전에 재율이 생각하고, 씻을 때도 재율이 생각해. 꿈에서도 재율이가 나와”라며 다정하게 재율의 마음을 보듬으며 애정을 드러낸다고. 더욱이 최민환은 “엄마랑 자유롭게 통화하라고 핸드폰을 사줬어요”라며 여전히 아이들에게 소중한 엄마와의 관계를 지켜주는 아빠의 마음을 전한다.한편 2013년 첫 방송된 이래 10년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슈돌’은 추성훈과 추사랑, 송일국과 삼둥이를 비롯해 이동국과 오남매, 샘 해밍턴과 윌벤 형제, 사유리와 젠, 김준호와 은우-정우 형제, 제이쓴과 준범 등 육아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가 아이를 통해 행복을 알게 되는 모습과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새롭게 조명하며, 육아의 값진 의미를 빛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육아 프로그램이다.‘슈돌’은 시간대가 변경돼 이날 밤 9시 15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4.14 09:56
연예일반

김준호, 마사지 스톤에 “와규 올리면 맛있겠다” 폭소 유발 (‘독박투어2’)

개그맨 김준호와 김대희, 홍인규가 남다른 개그감으로 토요일 저녁을 웃음으로 물들였다.김준호와 김대희, 홍인규는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S 예능 ‘니돈내산 독박투어2’ 12회에서 유쾌한 베트남 여행기를 선보였다.이날 방송에서 김대희는 1년 전, 베트남에서의 추억을 회상했다. 상처 때문에 수영장에 못 들어가 플로팅 조식을 못 먹었던 김대희는 그때 못 푼 한을 지금 풀어보겠다며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포부답게 김대희는 MZ 세대를 따라잡기 위해 보정 어플로 사진을 찍었고, 결과물은 본 이들의 웃음을 유발했다.다음 일정으로 마사지샵을 방문한 독박즈들은 어김없이 독박 게임을 진행했다. 김준호는 독박 게임을 위해 한국에서 하모니카까지 챙겨오는 등 게임에 진심이었다. 게임은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마사지를 받는데, 가장 먼저 하모니카에서 소리가 난 사람이 독박자가 되는 룰이었다.첫 번째 도전자는 홍인규였고, 마사지를 받은 홍인규는 16초를 기록했다. 이어 2번째 주자로 김준호가 도전, 홍인규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김대희는 시작하자마자 위기를 느끼며 굉장히 고통스러워했지만 23초를 기록해 홍인규를 이겼다. 홍인규는 독박자가 될까 봐 불안에 떨었지만 4초밖에 못 버틴 유세윤 덕에 독박 위기에서 벗어났다.스페셜 마사지를 받은 김준호와 김대희, 홍인규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홍인규 등에 올려진 마사지 스톤을 본 김준호는 “저기에 와규를 올려놓고 먹으면 맛있겠다”는 재치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저격했다.마사지숍에서 나온 뒤 홍인규가 추천한 바구니 배를 타러 갔다. 이곳에서도 이들은 독박 게임을 진행, 빨대로 병뚜껑 불기 게임을 했다. 장동민을 견제한 홍인규는 “이거 하지 말자니까”라며 또 다시 걸릴 것만 같은 불안감을 표출했다. 홍인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김준호와 맞붙었고,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게임에 참여했다. 하지만 독박자로 당첨된 그는 몸서리를 쳐가며 짠내를 유발했다.바구니 배를 타고 난 후 이들은 올드타운을 방문했다. 홍인규는 이번엔 독박을 면하기 위해 직접 독박 게임을 정했다. 그는 승리할 자신이 있었기에 제안했지만 최종 꼴찌를 기록해 울먹거렸다. 그런 홍인규를 본 김준호와 김대희는 춤을 추며 자기가 걸리지 않은 행복을 만끽하기도.김준호와 김대희, 홍인규의 다사다난한 여행 스토리가 담긴 채널S ‘니돈내산 독박투어2’는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20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3.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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