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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대표 스타 멘토 출격...두 번째 맞이한 김태균 야구캠프 성료

'제2회 홍성 김태균 야구캠프'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 프로야구 대표 '타격 기계' 김태균(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은퇴 뒤 재능 기부를 통해 야구 꿈나무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충남 홍성군과 함께 야구캠프를 진행했다. 지난 26일 결성면 만해야구장에서 진행된 2회 야구캠프에서는 전국에서 선발된 슈소년 야구 선수 52명이 참가했고, 문동주·노시환·최재훈(이상 한화 이글스), 정수빈·허경민(두산 베어스), 임찬규(LG 트윈스) 등 현재 KBO리그 대표 스타들과 은퇴한 뒤에도 야구계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유희관·나지완 해설위원이 멘토로 나서 후배들과 호흡했다. 두 팀으로 나눠 연습경기도 열렸다. 캠프 최우수선수(MVP)와 타격·투수·포수·퍼포먼스 등 부문별 시상도 이뤄졌다. 캠프에 참여한 선수들은 다음 달 2∼3일 일본의 유소년팀과 홍성에서 교류전을 할 계획이다.김태균은 "야구의 미래를 위해 바쁜 시간에도 함께 해 주신 KBO리그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리그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2024.10.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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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은퇴식서 등판이 베스트 시나리오, 그런데···" 국민타자는 더 간절하다

"니퍼트가 (실전) 등판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죠. 그런데 스코어나 경기 상황을 봐야죠."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도 은퇴식을 갖는 더스틴 니퍼트의 경기 중 등판을 절실히 바란다. 다만 스코어나 경기 상황이 걸림돌이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내일(14일) 니퍼트의 은퇴식에 팬들도 많이 오실 텐데 니퍼트가 등판하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니퍼트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두산은 니퍼트를 '특별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다. 니퍼트는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박용택(전 LG 트윈스)-나지완(전 KIA 타이거즈)-오재원(전 두산)에 이어 KBO리그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등록되는 역대 5번째 선수가 된다. KBO는 2021시즌부터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 정원을 초과해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하고 있다. 김태균과 박용택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나지완과 오재원을 타석까지 들어섰다. 니퍼트는 투수로는 처음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서 4명은 야수였기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게 용이지만, 투수는 또 다르다. 타자는 타석에 서지 않아도 교체할 수 있지만, 투수는 투구가 어려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최소 한 타자를 상대하거나 주자를 잡아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는 마운드를 지켜야만 한다. 실전 등판 가능성이 닫혀있는 건 아니다. 점수 차가 크게 나면 중간 계투로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두산은 현재 4위 KT에 1.5경기 차로 뒤져 있다. 이날만큼은 '1승'이 더 절실하다. 니퍼트의 은퇴식을 위해 여유를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포스트시즌(PS)에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한 단계라도 더 높은 순위로 올려야 한다. 이승엽 감독이 "우리가 많이 이기는 상황이 오면 좋겠는데"라고 말한 이유다. 경기도 승리하고, 팬들을 위해 니퍼트가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선보이는게 일석이조다. 니퍼트는 KBO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통산 214경기에서 102승 51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두산에서 2011∼2017년 활약하며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2018년 KT에서 한 시즌 활약한 뒤 은퇴했다. 2016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KBO 레전드 40인 올스타에 외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이승엽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시절 니퍼트에게 타율 0.188(64타수 12안타)로 약했다. 홈런 1개, 타점 2개 전부였다. 이승엽 감독은 "정말 좋은 투수였다. 키도 컸고, 공이 정말 좋았다"라며 "그 당시 '삼성 킬러'이지 않았나. 2015년 어깨 충돌 증후군을 겪었지만 며칠 쉬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등판했다. 팀(두산)에 대한 충성심이 컸다. 기량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까지 흠잡을 데가 하나 없는 최고의 투수였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9.1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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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두산 유니폼 입는 니퍼트, '구원 등판' 마운드에도 오를까

더스틴 니퍼트가 7년 만에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까. 니퍼트는 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에서 은퇴식을 치른다. 두산 베어스는 당일 니퍼트를 '특별 엔트리'에 등록해 더그아웃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니퍼트는 시구에 이어 더그아웃에 남아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1시즌부터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 정원을 초과해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하기로 했다.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지만 특별 엔트리라 '최대 3명 보유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 니퍼트는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등록되는 역대 5번째 선수가 된다.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지난 2021년 특별 엔트리에 오른 이후 2022년 박용택(LG 트윈스) 나지완(KIA 타이거즈) 오재원(두산 베어스)이 당일 한시적으로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함께 했다. 이들은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뒤 경기 시작과 함께 교체되거나, 대타로 출전해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투수로서는 처음으로 특별 엔트리에 들어가는 니퍼트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까. 쉽지는 않아 보인다. 타자는 타석에 서지 않아도 교체할 수 있지만, 투수는 투구가 어려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최소 한 타자를 상대하거나 주자를 잡아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두산이 치열한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어 니퍼트에게 '이벤트성 등판'을 허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상대 팀은 4위 경쟁 팀이자 니퍼트의 친정팀인 KT다. 경기 양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투입이 힘들다. 여러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한편, 니퍼트는 KBO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많은 승리(102승)를 챙긴 전설적인 선수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시즌 동안 두산에서 뛰었던 니퍼트는 2018년 KT로 팀을 옮겨 8년을 뛰었다. 통산 214경기에 출전해 102승 51패 평균자책점 3.59의 성적을 남겼다. 2016년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의 뛰어난 성적으로 팀의 통합우승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은퇴 후인 2022년엔 KBO가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레전드 올스타에 외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최근엔 인기 야구예능프로그램인 '최강야구'의 투수로 나서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를 던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4.09.1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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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김태균,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 출간 수익 홍성군에 전액 기부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타자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자신의 책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의 출간 수익금을 홍성사랑장학회에 기탁했다.19일 충남 홍성군에 따르면, 홍성군 홍보대사인 김태균 해설위원은 지난 16일 군청을 찾아 홍성사랑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김 해설위원이 펴낸 타격 이론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 수익금 전액을 지역 인재들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한 것이다.이 책은 열 살에 야구를 시작해 마흔 살에 그라운드를 떠나기까지 김태균 위원의 30년 여정을 담았다. 타격이 이뤄지는 0.4초를 타자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타석에 서서 투수와 맞서는 승부, 경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가짐에 빗대 구성했다. 이밖에도 김태균 위원의 성장기, 선후배와의 에피소드, 그가 꿈꾸는 드림팀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김태균 위원의 메모와 원고를 김식 일간스포츠 기자가 정리했다. 김태균 위원은 “야구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야구 선배들에게서 큰 가르침을 받았다. 선수 은퇴 후 내가 배우고 경험한 걸 팬들과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썼다. 프로 선수뿐 아니라 사회인 선수, 팬들이 타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김태균 위원은 지역 야구 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홍성에서 김태균 야구 캠프를 진행했다. 당시 KBO리그 현역·은퇴 선수들이 전국 야구 유망주 52명에게 야구를 지도해 호응을 얻었다. 오는 10월 26일 홍성군 결성면 만해야구장에서 '제2회 김태균 야구 캠프'를 진행하기로 했다.윤승재 기자 2024.08.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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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WBC 소환한 이종범-후지카와 재대결...긴장감 사라졌지만, 야구팬 향수 자극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늦게 지어진 최신식 돔구장 에스콘필드. 일본 홋카이도현 기타히로시마시 소재로 현재 퍼시픽리그 니혼햄 파이터스의 홈구장이다. 지난 22일 밤 한·일 야구를 빛낸 올드 보이들이 에스콘필드에 모였다. 한일프로야구 드림 플레이어스 게임을 치르기 위해서다. 한국은 '국민 사령탑'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 '양신' 양준혁, '타격 기계' 김태균 등 1990년도 초반부터 수 년 전까지 KBO리그와 국제대회를 이끈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본은 하라 다쓰노리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이나바 아쓰노리 전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조지마 겐지, 후쿠도메 고스케 등 국내 야구팬에게도 익숙한 '전' 선수들이 합류했다. 정규이닝을 7회까지로 한정한 이날 경기는 한국이 6-10으로 역전패했다. 5회까진 앞섰지만, 6회 말 1사 2·3루에서 고창성이 이토이 요시오에게 스리런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고, KBO리그 통산 111홀드 투수 윤길현이 141㎞/h까지 찍히는 '강속구'로 응수했지만, 빗맞은 안타를 연속으로 허용하는 등 흔들리며 추가 실점 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주목받은 건 일본 리그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뛰었던 이종범이었다. 이젠 메이저리거 이정후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지만, 그는 한국 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천재 야구 선수였다. 상대적으로 젊은 이대형(1983년생)조차 실전 감각을 되찾지 못해 자신의 강점인 주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50대 중반 이종범은 이날 펄펄 날았다. 1번 타자로 나선 그는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기록하며 5출루 경기를 펼쳤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2루수로 자리를 옮겨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올드 야구팬 추억,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종범과 후지카와 큐지의 대결이 7회 초 펼쳐졌기 때문이다. 2006년 열린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로 거슬러 올라간다. 2라운드 한일전 0-0으로 맞선 8회 초 1사 2·3루에서 타선에 선 이종범은 당시 일본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후지카와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치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타구가 외야에 떨어지자, 두 손을 번쩍 들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의욕 앞선 주루를 하다가 3루에서 아웃된 장면이 아직도 야구팬 기억에 선명이 남아 있다. 무려 18년이 흘러 다시 투타 맞대결을 한 두 선수. 1980년생 후자카와도 어느덧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구속은 130㎞/h대로 떨어졌다. 긴장감 있는 승부도 없었다. 후자키와의 공은 3구 연속 낮았고,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후지카와는 해맑게 웃어보였다. 이종범은 출루로 1사 1·2루 득점 기회를 열었지만, 후속 타자로 나선 이대형과 양준혁이 후지카와를 상대로 각각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결국 한국은 역전에 실패했다. 경기 뒤 이종범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과의 승부는 목숨처럼 생각하면서 했다. 일본은 강적이었고, 그 강적 물리치기 위해서 팀워크로서 경기를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돌아보면서도 "지금은 은퇴를 해서 다들 배도 나오고 머리도 벗겨지고 그런 모습도 있다 보니, 그런 점들도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졌지만 즐거운 추억이다. 일본에서 뛸 때 알고 지낸 일본 후배 선수들을 만나 즐거웠다"라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2024.07.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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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도 타이틀 경쟁···베테랑, 야구를 찢다

불혹(不惑)의 나이라는 게 전혀 믿기지 않는, 불로(不老)의 베테랑들이 있다.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과 최형우(41·KIA 타이거즈) 노경은(40·SSG 랜더스)이 대표적이다. 1982년생 오승환은 자신이 보유 중인 '최고령 세이브왕' 기록을 깰 태세다. 지난 11~12일 LG 트윈스전에서 이틀 연속 세이브를 따내 가장 먼저 20세이브에 도달한 그는 19세 어린 KIA 정해영(18세이브)을 따돌렸다. 오승환은 "(정해영이) 후배가 아닌 (구원왕)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오승환은 2005년 루키 시절부터 철저한 몸 관리로 유명했다. 잦은 등판에 지친 상황에서도 경기 전 땀을 흠뻑 쏟으며 러닝을 쉬지 않았다.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오늘 뛰지 않으면 당장은 문제없다. 그러나 내년, 내후년을 위해 달리는 것"이라고 답했다.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최고의 불펜 투수로 활약한 오승환은 데뷔 20년째인 지금도 20대 후배들과의 힘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엄청난 훈련량은 물론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을 까다롭게 고집하는 덕분이다.오승환이 최근 추세를 이어 나간다면 2021년 자신이 세운 최고령 세이브왕 기록도 충분히 경신할 수 있다. 한 달 후에는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임창용, 42세 3일) 작성도 확실시된다. 올 시즌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2일 기준 1.72로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낮다. 최근 2년 연속 30세이브를 돌파했으면서도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올라가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 우려를 샀던 그는 '끝판 대장'의 모습을 되찾았다. 전성기 '돌직구'와 비교하면 절대 스피드가 떨어지긴 했지만, 패스트볼의 분당 회전수(rpm)는 지난 2년보다 더 빠르다(평균 2490.9). 오승환이 한국과 일본,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쌓아올린 통산 세이브는 542개(일본 80개, 미국 42개)에 이른다. 1983년생 최형우도 '기록의 사나이'로 거듭나고 있다.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4077루타)이 갖고 있던 통산 최다루타(4083개) 신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엔 최다 타점(1598개), 최다 2루타(505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형우는 "특별한 것 없는 기록"이라고 겸손해하면서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한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곧 있으면 최정(SSG)이 내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것"이라며 웃었다.여전히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최형우는 타율 0.282 11홈런 56타점에 득점권 타율 0.368로 해결사 본능을 자랑하고 있다. 선두 경쟁 중인 KIA의 든든한 엔진이다. 특히 타점 부문에서는 선두 강백호(KT 위즈·59개)를 불과 3개 차로 추격하고 있다. 1984년생 노경은은 마흔 살에 야구인생을 꽃피운 경우다. 올 시즌 17홀드로 삼성 임창민과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 지난해 2개 차(KT 위즈 박영현 32홀드, 노경은 30홀드)로 아쉽게 놓친 홀드 타이틀에 재도전한다. 올 시즌 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37경기에 등판한 그의 평균자책점은 2.43으로 준수하다. 30대 후반에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2022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2승 5패 1세이브 7홀드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지난해와 올해도 팀 불펜에서 가장 좋은 모습이다. 노경은은 "한국 야구도 MLB처럼 42~43세에도 활약하는 선수가 많았으면 한다. 마흔세 살까지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계속 뛰고 싶다. 안 아프고 씩씩하게 던질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세 노장의 기록 행진은 탄탄대로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단국대 졸업 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이대호·김태균 등 동기생보다 4년 늦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철저한 자기 관리로 친구들이 은퇴한 뒤에도 굵직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최형우와 노경은은 한 차례 방출되는 설움을 겪은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더 철저히 훈련하고, 더 간절하게 뛰고 있다. 최형우는 워낙 건강한 몸을 가진 데다 웬만한 부상은 참고 뛰는 '금강불괴'다. 2008년 주전 도약 후 지금까지 전체 일정(2276경기)의 97.5%인 2121경기에 출장했다. 최형우는 "후배들에게도 '주전 선수라면 1년에 130경기는 뛰어야 한다. 80~100경기 뛰면 주전 아니다'라고 말한다"라고 전했다.노경은은 한때 채식을 고집했을 만큼 몸 관리에 신경 쓴다. 요즘도 유튜브를 보며 다양한 야구 이론을 공부한다. 각자의 방법으로 이들은 나이를, 그리고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있다.이형석 기자 2024.06.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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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영구결번 목표" 당당한 영건 트리오, 한화 암흑기는 헛되지 않았다

"저곳에 하나 더 걸어놓고 싶어요. 그래서 절대 (팬들에게) 안 잊히게 하고 싶어요."한화 이글스는 지난달 31일 대전 KT 위즈전 선발 투수로 황준서(19)를 올렸다. 그에겐 1군 데뷔전이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값진 데뷔 승을 챙겼다.황준서의 장점이 유감없이 드러난 경기였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149㎞/h(평균 145㎞/h)를 기록했다. 왼손 투수로는 KBO리그 정상급 속도다. 구속만 빠른 게 아니다. 구종이 단조롭다는 우려를 씻었다. 멜 로하스 주니어, 강백호 등 KT 중심 타자들은 결정구로 스플리터가 날아올 줄 알고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구위보다 눈에 띈 게 배짱이다. 사구도 나왔고, 안타를 맞아 실점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황준서는 도망가지 않고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삼진을 잡을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세리머니를 했다. 팀 4번 타자 노시환이 홈런을 치자 두 손을 번쩍 드는 등 리액션도 적극적이었다.황준서는 승리 후 구단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긴장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긴장했다"면서도 "하지만 그걸 그라운드에서 표현하지 않는 게 내 장점이다. 긴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포수인) 최재훈 선배님이 '후회 없이 즐겁게 해라. 부담 갖지 마라. 아직 스무 살이니 스무 살답게 던져라'고 하셨다. 그래서 딱 스무 살답게 던졌다"라며 웃었다. 황준서는 한화가 암흑기의 대가로 얻은 자산이다. 앞서 지명한 문동주, 김서현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투수다. 세 명 모두 암흑기를 견뎌낸 게 아깝지 않은 가능성과 실력을 증명하는 중이다. 지난해 신인왕인 문동주는 지난달 28일 올해 첫 등판에서 최고 158.8㎞/h를 찍으며 5이닝 2실점 투구로 승리를 챙겼다.문동주는 "시즌 전 (구속이 빠르지 않아) 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지우셔도 될 것 같다. 나답게 잘 던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나만 빼고 모두 날 걱정하시는 게 내 걱정이었다. 기대치가 높아졌으니 걱정하시는 것도 당연"이라며 웃었다. 시즌 첫 등판이 늦어졌던 김서현도 지난달 31일 등판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세 영건의 재능이 뛰어난 만큼 꿈도 크다. 등번호 1번인 문동주는 입단식에서 "저곳(대전구장 영구결번 전시. 3루 내야석 상단 위치)에 내 등번호를 달겠다"고 했고, 54번을 단 김서현도 "영구 결번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레전드의 산실'인 한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려 한다.'왼손 에이스' 김광현(SSG 랜더스)과 같은 29번을 단 황준서 역시 지난달 31일 승리 후 "일단 저곳(영구결번 위치)에 하나 더 걸어놓고 싶다. 그래서 (팬들에게) 절대 잊히지 않도록 하고 싶다"며 "금색 등번호로 29번을 하나 달아 어린아이들도 나를 기억하게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과거 영구결번 선수들은 모두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송진우(21번) 정민철(23번) 장종훈(35번)은 빙그레 이글스의 전성기, 한화의 1999년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반대로 한화의 암흑기도 영구결번 선수들과 이별에서 시작됐다. 장종훈, 정민철, 송진우가 차례로 은퇴한 뒤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한 차례(2018년)에 불과했다. 김태균(52번)이 은퇴한 후에는 한 번도 없다. 영구 결번을 다짐한 영건 트리오의 목표가 실현된다면, 한화의 '오래전 그날'도 다시 이뤄질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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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도 포기하게 했던 '리틀 이종범' 재능, 사령탑도 믿는다 "KIA도 ML에 선수 보내길"

"KIA 타이거즈도 메이저리그(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와주면 정말 좋지 않겠습니까."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선수 시절 3루수였던 그는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1727안타와 329홈런을 때려냈다. 수많은 기록을 쌓았지만, 이 감독은 사실 선수 시절 '1인자'로 꼽히던 유형은 아니었다. 대신 오랜 시간 활약한 만큼 또 다른 천재도 많이 봤다. 한화 후배였던 김태균 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랬고, MLB로 향한 류현진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또 다른 한 명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7시즌에 걸쳐 통산 타율 0.340(역대 1위)을 쌓고 MLB로 향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포스팅 기준 역대 최고 규모인 1억 1300만 달러를 받은 그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빠르게 적응해 활약 중이다.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까지 쳤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샌디에이고의 왼손 필승조 톰 코스그로브로 그는 지난해 54경기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왼손 타자들에게는 '저승 사자'나 다름 없는 왼손 사이드암스로였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 시절 비슷한 유형인 브룩스 레일리(전 롯데 자이언츠)에게 취약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날 코스그로브가 던진 스위퍼를 통타, 펫코파크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활약에 놀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미국(MLB)이 괜히 그렇게 큰 돈을 준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이 감독에게 야구 후배인 동시에 팀 선배의 아들이기도 했다. 한화에서 뛰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친 이 감독은 지난 2011년 KIA로 이적했다. 당시 KIA엔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전 코치가 뛰었고, 이 코치는 1년 후인 2012년 초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이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내가 KIA에 왔을 때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었다. 초등학생 이정후가 경기할 때도 구장에 왔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선수로서, 코치로서 지켜 본 이정후 기억도 강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가 키움에 입단한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나 생각했다"며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왔지만, 저렇게 빨리 올라가기가 참 어렵다. 그런 것을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를 두고 "잘하는 선수들은 빨리 (해외로) 나가야 한다. 우리 잘하는 선수들만 남으면 좋겠다"며 장난 어린 미소를 지었다. 농담 이후 진담을 꺼냈다. 이정후만큼 이종범 코치를 떠올리게 한 김도영(KIA) 때문이다. 이 감독은 "그 나이에 김도영만큼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팀으로서, 또 감독으로서도 김도영이 잘 성장해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KIA도 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온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범호 감독의 말처럼 김도영은 MLB 진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당초 KIA 1차 지명에 유력했던 건 이미 155㎞/h 강속구를 뿌리는 문동주(한화 이글스)였다. 하지만 KIA는 강속구 투수는 매년 나와도 김도영과 같은 5툴 플레이어 유격수는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 김도영으로 지명 선수를 최종 낙점했다.실제로 김도영의 재능은 엄청났다. 빠른 발은 이종범 코치 선수 시절 못지 않고, 수비 범위와 어깨도 강력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출전 경기는 적으나 타격에서도 재능을 확인했다. 84경기에만 출전했으나 타율 0.303 7홈런 25도루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풀 시즌이라면 15홈런과 50도루를 해낼 수 있는 성적표였다.이범호 감독은 "모든 팀들이 그런 선수들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팬분들도 마찬가지다. 팀마다 흥행을 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맞대결을 펼칠 때 재미도 있다. 좋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KBO리그에는 '세대 교체'가 막혔다는 우려가 퍼졌다. 베이징 올림픽,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10년 전 프로야구 중흥기를 이끈 세대들이 여전히 KBO리그 주축이고, 새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국가대표에서도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연속선 상에서 세계 무대를 경험 중이다. 이정후를 필두로 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도 점점 늘어난다.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들 중에 빨리 성장하는 친구들을 보면 '와 나는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젊은 선수들이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무엇이 많이 달라졌길래 20살, 21살인 어린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내가 그 나이 때는 그런 일이 많이 없었다. 그런 것을 보면 확실히 지금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이 꼽은 포인트는 목표 의식이다. 그는 "나는 진짜 주전으로 나간 게 2004년(프로 5년차)부터다. 그 이전에는 100경기씩 뛰었어도 타석 수가 200~300타석 안 되게 들어갔다"며 "나는 그때 생각했던 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들어왔으니까 내 친구들이 대학에 있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 이 마인드로 갔는데, 그때가 진짜 5년째 되는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목표가 4년이었듯, 어린 선수들도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느냐에 따라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런 목표 의식을 잡고 움직이면 어떤 선수든 좋은 목표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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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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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 호투에도 넘지 못했던 류현진, '감독' 최원호에겐 가장 큰 선물

최원호(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2007년 6월 9일, 청주구장에서 류현진(37)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2007년 당시 최원호 감독은 LG 트윈스 소속이었다. 2005년 13승을 거두며 데뷔 최다승을 거뒀지만, 2006년엔 3승에 그친터라, 반등이 필요했던 해다. 개막 첫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둔 최 감독은 이후 6경기 연속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고, 패전만 두 번 안았다. 평균자책점도 6점대로 치솟았다. 최 감독은 시즌 아홉 번째 등판이었던 5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비로소 시즌 3승을 거뒀다. 다음 등판이었던 6월 3일 두산 베어스전은 패전 투수가 됐지만,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재반등 분위기 속에서 나선 6월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전년도(2006년) 최우수선수(MVP)였던 류현진과 같은 마운드에 섰다. 최 감독은 김태균(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이범호(현 KIA 타이거즈 감독) 제이컵 크루즈이 포진된 한화 핵타선을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2실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호투했다. 류현진은 더 잘 던졌다. 9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시즌 열두 번째 등판에서 7승째이기도 했다. 2009년 선수 생활을 은퇴한 최원호 감독은 이후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은 하지 않았다. 접점도 딱히 없었다. 최 감독이 방송사 해설위원이었던 시절,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에 대해 코멘트 한 정도.인연은 최 감독이 2020년 한화 퓨처스팀 감독으로 부임하고, 이글스맨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제대로 이어진 것 같다. 메이저리그(MLB) 잔류를 타진하던 류현진은 결국 한화 복귀를 선택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계약 규모와 2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지원 움직임이 알려졌다. 그라운드에서 맞붙은 이들이 선수-코칭 스태프로 재회하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2007년 적으로 만난 두 야구인이 십수 년 뒤 슈퍼스타와 사령탑으로 한 팀에서 조우하게 된 건 흥미롭다. 선수 시절 패전을 안긴 류현진은 이제 최원호 감독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 같다. 외국인 투수를 포함해 1선발을 맡아줄 투수다. 부임 2년 차, 성적을 내야 하는 최원호 감독 본연의 임무를 위해서 가장 큰 힘을 보탤 것이다. 여기에 류현진은 투수진 대들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 팀 내 대표 유망주 투수들에게도 든든한 멘토가 생겼다. 최원호 감독에게도 류현진의 복귀는 큰 선물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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