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김희선 “20년만 스크린 복귀, 첫 촬영부터 유해진에게 OO라고” [IS인터뷰]
“영화의 스코어에는 배우들의 몫도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두려웠던 것 같아요.”
배우 김희선이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로 약 2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김희선은 10일 영화 ‘달짝지근해’ 개봉을 앞두고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스크린으로 돌아온 소감과 개봉을 앞둔 심경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 언론 및 배급 시사회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김희선은 “아직 들뜨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기자분들 뿐만 아니라 VIP 시사회에 와준 동료 배우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기분은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남한테 티는 못 내도 내심 혼자 기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달짝지근해’ 이전에 김희선이 마지막으로 출연한 영화는 중국영화 ‘전국: 천하영웅의 시대’다. 국내 작품으로 한정하면 2003년 개봉했던 ‘화성으로 간 사나이’가 마지막이었다. ‘달짝지근해’ 출연까지 꼬박 20년이 걸린 셈이다.김희선은 스크린 복귀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솔직히 내 탓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전 영화 출연작들의 성적에 위축됐다는 것이다.“관객 수가 제 연기에 대한 평가로 느껴지기도 했고, 이런 제 마음을 회사에서도 알아서 대표님도 부담을 주지 않으셨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복귀작으로 ‘달짝지근해’를 선택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이한 감독의 정성도 컸다. 이한 감독은 ‘달짝지근해’ 시나리오를 받은 뒤에도 선뜻 결정하지 못 하고 고민하는 김희선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 김희선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 김희선은 “감독님이 자기 글씨를 못 알아볼까봐 컴퓨터로 타이핑을 한 버전까지 편지 봉투에 넣었더라. 그게 너무 귀엽고 감사하게 느껴졌다”며 웃었다.“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봤을 때부터 일영이 같았다고요. 편지에 제가 일영이를 해야 하는 이유가 첫째, 둘째 하면서 적혀 있었어요. 그런 감독님의 말씀들 덕에 용기를 내서 ‘달짝지근해’와 일영이를 선택할 수 있었죠.”
김희선은 또 극에서 자신이 연기한 일영과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특히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점이 그랬다. 스스로 “많이 떠드는 편”이라고 할 정도로 김희선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게 익숙한 사람이다. ‘달짝지근해’에서 일영이 치호에게 보이는 적극성에서 김희선은 자신과 비슷한 부분을 느꼈다고 했다.“나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든 만나고 대화하고 엮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고백한 김희선은 “내가 일영이었어도 그렇게 내 호기심을 자극하고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상대역인 유해진과 호흡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유해진이 자칭 ‘하이 개그’라고 하는 아재 개그를 김희선은 유쾌하게 들었고, 또 자신의 촬영분이 없을 때도 응원을 와준 유해진에게 고마운 마음에 말을 놓고 친근하게 다가갔다. 그 덕에 유해진도 편안하게 김희선을 대할 수 있었다.김희선은 “어제 유해진 오빠가 ‘인터뷰를 했는데 오로지 네 이야기 뿐’이라면서 부담을 주더라”면서 “우리는 현장에서 서로를 일영과 치호로 봤다. 평상시에도 일영과 치호처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귀띔했다.“이제 오빠(유해진)랑은 몇 작품은 같이 한 사람처럼 느껴져요. 호흡도 잘 맞고 말도 잘통하고 코드도 비슷하고요. 오빠도 성격이 워낙 밝거든요. 첫 촬영부터 ‘오빠, 오빠’ 하면서 친하게 지냈어요.”
1993년 CF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30년을 맞은 김희선. 거기에 20년 만에 스크린으로도 복귀하게 됐으니 김희선에겐 2023년이 뜻깊은 해가 될 전망이다. 그는 인터뷰 후 오후에 무대인사 일정이 있다며 예쁘게 입고 온 옷을 카메라 앞에서 자랑하기도 했다.“다음 작품은 드라마이긴 한데 ‘달짝지근해’처럼 좋은 작품이 있으면 또 영화를 하고 싶어요.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니까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어느덧 데뷔한 지 30년이 됏는데요, 이렇게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제 작품을 기대해 주시는 팬 분들과 대중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김희선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달짝지근해’는 오는 15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