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터리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주식 내부자 거래와 화재로 '비틀'
에코프로비엠이 주식 내부자 거래와 화재 등 악재들로 흔들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철옹성을 무너뜨리며 시총 1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다시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 양극재 생산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은 이동채 회장을 비롯해 임원 4~5명이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금융당국 및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9월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현장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2020년 2월 3일 에코프로비엠이 SK이노베이션과 맺은 2조7000억여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공시하기 전 핵심 임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자조단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검찰과 곧바로 수사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언론 보도를 통해 수사 진행 사실이 알려지자 26일 공지를 통해 "에코프로 및 계열사들의 일부 임직원들이 에코프로비엠 주식에 대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해당 내부자거래 혐의는 임직원 개개인이 개인적으로 주식 거래를 한 것이 문제 되는 것이고 회사에 재산상 손실을 가져오거나 초래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에코프로비엠은 "관련 법령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주주 및 투자자에게 걱정을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양극재 1위 기업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셀 원가 비중의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고성능 배터리에 사용되는 하이니켈 양극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SK이노베이션과 2024년부터 2026년까지 10조원대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소니, 삼성SDI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폭락하고 있다. 26일 19.15%나 급락한 데 이어 27일에도 0.73% 떨어진 32만6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지난해 17만100원에서 출발해 최고 57만5100원까지 3배 이상 폭등했다. 또 지난 18일 코스닥 시장 시총 1위까지 올랐다. 2015년부터 셀트리온그룹주가 줄곧 1위를 유지한 자리를 꿰찬 것이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1일 오창 CAM4N 공장의 화재에 따른 건축물 및 기계장치 일부 소실로 생산이 중단되는 악재에 다시 시총 2위로 내려앉았다. 주식 내부자 거래가 알려진 뒤 20% 가까이 폭락하면서 이제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시총이 약 2조원 차로 다시 벌어졌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27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