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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이 아니라 마음이 일정해야 해"...'0안타 독서광' 오명진 주전 만든 한 마디 [IS 피플]

두산 베어스 오명진(24)이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건 신인 때인 2020년이었다. '퓨처스(2군)리그에 후안 소토(뉴욕 메츠)와 같은 타격폼으로 치는 타자가 있다'는 이유였다. 소토는 지난겨울 15년 7억 6500만 달러(1조 1096억원) 계약을 맺은 메이저리그 대타자.타격 폼이 소토라고 실력도 소토인 건 아니었다. 오명진은 데뷔 후 3년 동안 2군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하지도 못했고, 장타율도 0.400(2022년)이 최대치였다. 상무에도 합격하지 못했고, 현역 복무하고 지난해 두산에 돌아왔다. 지난해는 타율 0.318 출루율 0.414 장타율 0.477로 드디어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1군에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2경기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포함해 1군 통산 9경기 안타가 없었다. 올해의 오명진은 '뭔가' 다르다. 오명진은 시범 8경기에서 타율 0.458 11안타를 때리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김재호의 은퇴, 허경민의 이적으로 내야진 생존 경쟁을 선언했다. 2루수였던 강승호를 3루수로 옮기면서 오명진을 포함해 내야수들이 주전 키스톤 콤비를 두고 경쟁했다. 유격수는 박준영이 주전에 안착했고, 2루수 경쟁도 지난해 타율 0.277을 기록한 이유찬이 앞섰으나 오명진이 시범경기 활약으로 평가를 뒤집었다.이승엽 감독은 "오명진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도 지난해 받은 인상을 그대로 받았다.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고, 준비도 잘해서 왔더라. 훈련하는 모습,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 진중했다. 15일 키움 히어로즈전이 마지막 관문이었다. 결과를 떠나 공을 잘 봤고, 외국인 투수 상대로도 자신만의 타격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깜짝 스타'가 된 오명진은 "꿈꿔왔던 상황이지만, 특별히 더 부담되는 건 없다. 지난해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 현실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은 지난 시즌 다 만들었다. 비시즌 동안 체력 관리, 멘털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타격폼을 바꿨는데 이영수 타격 코치님이 멘털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오명진은 "의욕이 강한 편이라 그동안 일희일비했다. 특히 1군이라 더 그랬다. 1군에서 한 타석을 못 치면 마음이 많이 쓰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감독님, 코치님이 믿어주시기도 하지만, 못 쳐도 '다음 타석 치면 된다'고 생각하니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군 생활부터 시작된 독서 습관도 오명진의 멘털을 살찌웠다. 두산 팬들 사이에서는 오명진이 독후감을 적는 블로그가 화제다. 읽은 책들도 자기계발서적이나 가벼운 소설이 아니라 '데미안' '싯다르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고전 문학이다. 오명진은 "독서'광'까진 아니다"라고 웃으며 "가끔 읽으면서 메모를 많이 하고 나만 보려고 올렸는데 갑자기 세상에 공개됐다"며 "오늘도 '하얼빈'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더 이상 타격폼은 의식하지 않는다. 오명진은 "신인 때도 소토를 따라하려 한 건 아니었다"며 "이젠 타격폼을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타석에서 투수와 더 싸울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니게 됐다. 폼 대신 일정한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예전에는 투수를 상대로 카운트가 몰리면 어떻게든 맞히려고 했다. 지금은 다음이 있으니 똑같이 생각한다. 내가 치지 못해도 투수가 잘 던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오명진은 "이영수 코치님께서 '폼이 바뀌어 잘 되는 게 아니고, 마음이 일정해야 잘 되는 것이다'라고 하신 데 깨달음을 얻었다. 불안해하지 말라고도 하셨다"며 "(강)승호 형도 '충분히 능력을 갖췄으니, 자신 있게 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영수 코치는 "명진이는 이미 좋은 걸 가지고 있는 타자다. 내가 선수들에게 너무 똑같은 멘털 얘기만 하는 것 같다. 호세 로하스도, 허경민도 그랬다"고 웃으며 "명진이도 같다. 너무 일희일비했다. 안 좋은 결과에 너무 깊숙히 파고들고, 조금만 안 풀려도 자세를 바꿨다. 좋은 재능을 갖췄는데 그걸 믿지 못하고 다른 걸 실험하다 실패하길 반복했다"고 떠올렸다.이영수 코치는 "지난 마무리 훈련 때 '올해는 단순하게 하자. 코치 믿고 한 번만 가보자. 타이밍과 타격 포인트만 생각하고 자세를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지금도 '잘 치려고도 하지 말고 공에만 집중하자'고 한다"고 전했다. 이 코치는 "오명진은 기술도 있고 파워도 있다. 공 맞히는 감각까지 모두 갖췄다"며 "타격 자세도 자꾸 바꾸면 안 쓰는 근육을 쓰게 돼 부상이 자주 온다. 그런 부분을 신경 썼다"고 했다. 또 "타격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면서 훈련 때 자세가 실전 때 그대로 나온다. 투수를 상대할 때 타격 타이밍과 포인트가 좋다. 이를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감각으로 치면서 잘 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주전 기회를 받아도 오명진은 '일정한 마음'을 지키려 한다. 오명진은 "주전이라고 특별히 달라질 건 없다. 똑같이 하겠다. 시즌 초에만 우선 기회를 받는 것일 뿐이다. 앞으로도 더 잘해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끝까지 가는 게 중요하기에 들뜨는 건 없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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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트레이드 주인공+홈런왕+도루왕 시너지까지' 두산 新테이블세터 확정→"우리 최상의 타선" [IS 포커스]

"(김)민석이가 1번인 타선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타선이다."일단 실험은 성공이다. 두산 베어스가 새 1번 타자를 찾았고, 새로운 야구를 할 준비를 마쳤다.두산은 16일 기준 시범경기 3승 3패 2무를 기록 중이다. 시범경기에서 필요한 건 승패가 아니다. 오는 22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물음표를 지워야 한다. 두산은 그 물음표가 가장 많은 팀 중 하나다. 은퇴(김재호) 이적(허경민)에 외국인 선수 3명도 전면 교체했다.그런데 물음표가 아니지만, 변화를 선택한 자리가 있다. 1번 타자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 부임 후 2년 동안 정수빈을 붙박이 1번 타자로 썼다. 2021년과 2022년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던 정수빈은 기대에 부응했다. 2년 동안 타율 0.286 출루율 0.376 활약했다. 2023년 39도루로 도루왕에 오르는 등 2년 동안 도루 91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1위다. 출루와 스피드를 갖춘 '고전적' 1번 타자였다. 하지만 두산은 올해 변화를 시도한다. 새 1번 타자 주인공은 김민석이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그는 그해 102안타로 고졸 신인 역대 8번째 100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11로 부진했고, 그를 눈여겨 본 두산이 전 신인왕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는 3대2 초대형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했다.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그를 유심히 지켜봤고, 귀국과 함께 그를 1번 타자 기용한다고 선언했다.여기에 2018년 홈런왕을 수상했던 김재환이 뒤를 받친다. 그동안 4번 타자로 뛰던 김재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으로 살아났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데이터를 살펴보니 3번 타자, 2번 타자, 4번 타자 순으로 찬스가 많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래서 팀 최고 타자인 양의지가 3번에 서고, 김재환은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삼진을 감수해야 할 김재환이 콘택트 히터인 김민석, 양의지와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김민석은 이승엽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8차례 시범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46 활약 중이다. 9안타 중 장타는 2루타 1개지만, 삼진도 4개에 불과하다. 통산 타석당 삼진 비율이 24.6%인데 시범경기에선 13.3%만 기록 중이다. 이승엽 감독도 합격점을 줬다. 16일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현재로서는 변수가 없다면 오늘 라인업을 개막전 타순으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번 타자가 안타(단타)를 친다면 진루타가 나와야 2루를 가는데, 김민석은 2루타 등 장타도 칠 수 있는 선수"라며 "김민석을 1번으로 쓰고, 2번을 (김)재환이가 맡는다. 3번부터 양의지-케이브-강승호-양석환으로 연결하면 공격적인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지난해 1번이었던 정수빈이 올해는 9번으로 후퇴한다. 부담은 줄었지만, 기대치는 여전하다. 1번 타자부터 출발하는 건 1회가 전부다. 언제든 타순이 돌 수 있고, 상위 타선 바로 앞에 나서는 정수빈이 출루와 도루로 밥상을 차릴 수 있다.이승엽 감독은 "또 (정)수빈이부터 시작하는 이닝에는 9번이 1번이 된다는 생각으로 공격을 풀 수도 있다"며 "민석이가 1번인 타선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타선"이라고 했다. 김민석을 쓰려면 한 가지 더 숙제가 있다. 포화된 외야 재편이다. 당초 외국인 타자 케이브가 우익수, 정수빈이 중견수, 김재환이 좌익수로 고정될 거로 보였다. 그런데 김민석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두산은 김민석에게 좌익수를 맡기고, 김재환은 지명타자 출전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그러려면 김민석이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야 한다. 당초 김민석은 롯데 시절 외야 수비가 부족하다고 지적 받았으나, 두산 측은 기용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승엽 감독은 "수비가 안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우리 구단도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 우려했는데, 잘하더라"며 "송구도 내야 출신이라서 그런지 정확했다. 타구도 생각보다 잘 따라간다. 송구 스피드가 수빈이보단 떨어지지만, 정확성은 좋았다. 전혀 문제 없다"고 말했다.고쳑=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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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일면식 없던 천재유격수 찾은 유망주, '레전드' 과외 수업 받았다 [IS 수원]

"선배님, 뭐 하나 여쭤봐도 되겠습니까."11일 수원 KT 위즈-키움 히어로즈의 해설을 준비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와 있던 김재호(40) SPOTV 해설위원은 순간 놀랐다. 일면식도 없던 타 팀 후배가 다가와 말을 건 것. KT 내야수 윤준혁(24)은 "이번 (질문)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레전드 유격수셨던 김재호 선배께 꼭 질문을 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2020년 2차 신인드래프트 4라운더 전체 3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윤준혁은 올 시즌 본격적으로 유격수에 도전한다. 원래 주 포지션은 3루수였으나, 비시즌부터 유격수 수비 훈련도 병행하면서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주전 유격수 김상수와 핵심 3루수 허경민의 뒤를 받칠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야간 훈련까지 자처하며 구슬땀을 흘렸지만 윤준혁은 더 발전하고 싶다. 때마침 '레전드 유격수' 출신 김재호 해설위원을 현장에서 만났고, 윤준혁은 주저없이 김 위원에게 다가가 질문했다. 거침없이 궁금했던 점을 선배에게 물었다. 윤준혁은 사실 큰 용기를 낸 거라고 고백했다. 윤준혁은 "평소 김재호 선배와 친분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용기내 먼저 조언을 구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김재호 선배는 대표팀 유격수도 하신 레전드 유격수 출신이시다. 항상 수비하는 방식이 궁금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3루수와 유격수는 수비 위치상 붙어 있긴 하지만, 수비시 시야 범위가 다르다는 게 윤준혁의 설명이다. 그는 "유격수를 볼 땐 타구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수비 범위가 넓다"며 "평소 수비 스타트를 할 때 발이 앞으로 나가는데, 내 방식은 두 발 정도 손해를 보는 것 같았다. 가끔 공을 못 쫓을 때가 있었는데, 김재호 선배가 스타팅 방법과 타구 접근 방식을 조언해 주셨다"라며 후련해했다. 김재호 위원은 "윤준혁에게 유격수 수비할 때 시야를 낮추라는 조언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준혁은 공격적인 부분에 재능이 있는 선수다. 수비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KT를 이끌어갈 내야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후배를 응원했다. 윤준혁은 지난해 전역 후 퓨처스(2군)리그에서 63경기에 출전, 타율 0.345(197타수 68안타) 6홈런 3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강철 KT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9월 1군에 올라왔지만, 훈련 도중 손가락(오른쪽 중지)를 다쳐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윤준혁은 비시즌과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새 시즌 재도약을 다짐했다. 그는 "작년부터 내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타격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밀고 나간다"며 "하지만 그전에 수비가 우선이다. 기회를 받은 상황에서 수비까지 뒷받침된다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거라 생각하고 보강해 나가고 싶다"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3.1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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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 강승호·유격 박준영' 이승엽 감독은 플랜A 점검 중

두산 베어스는 지난 8일 시범경기 첫 경기인 청주 한화 이글스전에 3루수로 강승호(31)를, 유격수로 박준영(28)을 기용했다.두 내야수 모두 출발이 좋다. 강승호는 8일 4타수 2안타 1득점 활약했는데, 한화 정우주의 강속구를 받아쳐 대형 2루타로 연결했다. 박준영도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그는 수비에서도 땅볼 2개, 뜬공 1개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두 선수는 올해 두산 내야 재편의 키플레이어다. 지난해 두산의 주전 3루수였던 허경민은 KT 위즈로 이적했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도 은퇴하자 이승엽 두산 감독은 여러 대안을 고민한 끝에 강승호와 박준영을 최우선 후보로 선택했다. 지난해 주전 2루수였던 강승호는 3루수 경험(통산 112이닝)이 많지 않다. 대신 3루수로 보내도 충분한 장타력(2024년 18홈런 장타율 0.476)을 보유했다. 마무리 캠프 때부터 꾸준히 준비했다. 이승엽 감독은 캠프 종료 후 귀국하면서 "강승호의 자리가 (3루수에서) 바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믿음을 드러냈다.박준영은 경쟁에 다소 늦게 참여했다. 허리 통증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2군에서 소화한 게 이유였다. 부상에서 벗어난 그는 지난달 28일 1군 2차 캠프에 합류했다. 연습경기엔 2경기(6타수 3안타)만 출전했으나, 코칭스태프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이승엽 감독은 귀국 후 "지난해 개막전 유격수도 박준영이었다. (2023년부터) 항상 박준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건강하지 않다 보니 시즌 중 바뀌었다. 박준영이 건강한 모습을 보인다면 가장 이상적인 유격수"라고 전했다. 박준영은 지난해도 유격수 출전 기회(434와 3분의 2이닝·팀 내 1위)를 적지 않게 받았다. 그러나 허벅지 뒤 근육 부상이 두 차례 생기면서 시즌을 끝까지 치르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은 "유격수라면 매일 경기에 나가야 한다.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부분이 좀 걱정스럽다"며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몸에 큰 이상이 없다면 박준영이 주전 유격수로 시즌을 출발할 것"이라고 했다.두산의 남은 숙제는 강승호가 떠난 2루수 공백이다. 우타자 이유찬과 좌타자 오명진이 경쟁 중인데, 아직 주전을 낙점하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은 "시범경기를 치르며 지켜보겠다. 이유찬이 주전이 될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 오명진도 캠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상대 투수에 따라 둘을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좌·우 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방식)으로 써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0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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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아닙니다, 오디션입니다" 두산 선수들이 청백전에서도 몸 날린 이유, '누가 미야자키 갈래' [IS 시드니]

"그냥 청백전 아닙니다, 오디션입니다."두산 베어스는 지난 12일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5이닝 '미니 청백전'을 치렀다. 실전을 통해 선수들의 훈련 성과와 감각을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청백전인데다 이제 막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상황이라 비교적 가볍게 경기를 할 수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경기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투수들은 시속 140km대 중반의 공을 여러 차례 꽂아 넣었고, 야수들은 몸을 날리며 최선을 다했다. 잘하면 "열심히 훈련한 보람이 있네"라는 칭찬을, 실수하면 "오늘 추가(엑스트라) 훈련 더 해야겠다"는 이승엽 두산 감독의 농담 섞인 불호령을 들어야 했다.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청백전에 나선 이유가 있다. 이승엽 감독은 이번 청백전을 두고 "청백전보단 오디션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본 미야자키에 이들 모두를 데리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시드니에서 1차 캠프를 보낸 두산 선수단은 오는 18일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2차 캠프를 소화한다. 하지만 1차 캠프를 소화한 선수가 모두 2차 캠프에 합류한다는 보장은 없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한국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선수들이 1군 합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외야수 김인태와 내야수 박계범, 박준영, 포수 장승현 등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일본 캠프 합류를 위해 빠르게 몸을 만들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1차 캠프에서 야수는 3~5명, 투수는 3~4명이 2차 캠프에서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더 많이 데려가면 좋겠지만, (많은 인원이) 가서 할 게 없다. 연습경기 횟수가 한정이 돼있어서 선수들을 다 투입할 수도 없다. 차라리 2군 캠프(일본 미야코지마)로 가서 더 많은 실전을 치르는 게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의중을 알고 있는 걸까. 이번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의 페이스가 빠르다. 이승엽 감독은 "최근 몇 년 중에 젊은 선수들의 페이스가 가장 빠른 것 같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도 월등히 빠르다"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젊은 선수들의 약진에 포지션 경쟁도 치열하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콜 어빈과 잭 로그, 국내 선발 곽빈, 최승용에 이어 최원준과 김유성, 최준호, 김명신 등이 5선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이 감독은 "투수들의 페이스가 걱정될 정도로 빠르다. 4명 중에 선발을 한 명만 써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정도다. 투수 코치들과 잘 교감하면서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경민의 이적(KT 위즈)과 김재호의 은퇴, 강승호가 3루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키스톤 콤비(2루수-유격수) 공백 메우기도 한창이다. 유격수에선 이유찬과 박준영, 박지훈, 2루수에선 오명진과 여동건, 신인 박준순이 후보다. 외야수에선 롯데 자이언츠에서 이적한 김민석과 비시즌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대한 등이 주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1차 캠프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정해진 자리는 없다. 경쟁과 오디션의 연속이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까지는 모두 좋다. 앞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문제점도 나올 것이다. 선수들의 본인의 약점을 강점으로 얼마나 빨리 바꾸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좋은 경쟁 시너지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13일 청백전은 청팀의 2-0 승리로 끝이 났다. 결승 홈런을 쏘아 올린 추재현은 "스프링캠프 동안 히팅 포인트를 앞쪽에 두는 스윙에 초점을 맞췄는데 오늘 그 모습이 나왔다. 좋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캠프에서 보완할 부분도 많이 느꼈다.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타격에서도 적극적인 스윙을 연습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백팀 선발로 나와 2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한 홍민규는 "첫 청백전에서 세트 포지션이 느리다는 피드백을 받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체인지업을 비롯한 변화구가 원하는대로 들어가면서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며 "변화구 실투와 속구에 힘이 100% 실리지 않는 점을 보완하고 싶다"라고 돌아봤다. 시드니(호주)=윤승재 기자 2025.02.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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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야수 신인왕" 내야 빈 두산, 박준순 활력소 될까 [IS 피플]

"일단 목표는 야수 신인왕이에요. 목표는 높게 잡고 갑니다."고교 야구를 마무리하고 프로로 진입하는 박준순(18·덕수고)의 말엔 패기가 녹아 있었다.박준순은 올해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구 최대어로 꼽혔다. 4월 신세계 이마트배, 5월 황금사자기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주가를 올렸다. 고교 타자답지 않은 정교함이 스카우트 눈에 들었고, 결국 드래프트에서 야수 중 가장 빠른 1라운드 전체 6순위에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박준순 본인만 잘한다면, 기회는 있다. 두산은 유격수 김재호가 은퇴하고 3루수 허경민이 KT 위즈로 이적했다. 주전 내야수 4명 중 2명이 빠지면서 지난 23일 끝난 마무리 훈련에서 내야 경쟁이 뜨겁게 일었다. 두산이 기대하는 내부 자원은 박준영, 이유찬, 박계범, 여동건 그리고 군 복무 중인 안재석이다. 여기에 야수 최대어로 입단하는 박준순도 '조커'가 될 수 있다. 두산은 1년 차 선수를 퓨처스(2군)리그에서 육성하는 경우가 많은 팀이지만, 박준순이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빠른 콜업도 기대해볼 수 있다. 지난 25일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스타상을 수상한 박준순은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야 경쟁에 거론되는 데 대해 "조금 기분 좋다. 설레는 것도 있다"며 "주위에서 제 이름을 언급해주신다는 건 기대를 많이 해주신다는 것이니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전했다.박준순은 "수비 부담감은 없는 편이다. 어떤 타구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자신 있는 내 장점이다. 혹시 스프링캠프에 갈 수 있다면 그곳에서 또 경쟁하고,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덕수고 시절 2루수였던 그는 "어디든 상관 없다. 그래도 2루수를 가장 많이 봐서 아직은 2루수가 편하다"고 했다. 현재 두산 주전 2루수는 강승호다. 강승호는 타격 성적이 빼어난 만큼 박준순이 1군을 노리려면 여러 포지션 소화는 필수다.롤 모델로는 최근 은퇴한 김재호를 꼽았다. 그는 "은퇴하신 김재호 선배님의 여유로운 수비, 송구 능력을 많이 닮고 싶다"며 "선배님과 함께 뛰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박준순이 경쟁하게 될 내야 후보 중엔 서울고 출신 여동건도 있다. 박준순보다 한 살 많은 여동건 역시 2라운드에 두산이 지명한 당해 주요 야수 자원이다. 박준순은 여동건에 대해 "동건이 형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 건 아니지만, 연락은 자주 한 편이다. 서울고 시절엔 모든 걸 완벽히 갖춘 선배님이었다"고 기억하면서 "함께 경쟁하면 그게 또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준순이 야수 최대어로 꼽혔던 건 역시 타격 때문이다. 박준순은 올해 34경기 타율 0.442 5홈런 33타점 49득점 22도루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콘택트 능력에선 동기 중 따라올 이가 없다는 평가다. 박준순은 "어떤 공에도 밀리지 않는 콘택트 능력이 제일 자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프로에서 성공하려면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윤혁 두산 베어스 스카우트팀장은 박준순 지명 후 본지와 만나 "(파워에 대한 우려가 있다지만) 경기를 너무 많이 뛰어서 체력 문제가 있다고 본다. 4월에만 홈런 4개를 몰아친 선수"라며 높게 평가한 바 있다.박준순도 프로에서 성공하려면 체력이 필수라는 걸 알고 있다. 그는 "비시즌 때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런닝도 많이 뛰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팬들께서도 내년 시즌을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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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 유망주 보강, 김대한은 유학…’2G 무득점’ 두산이 움직인다 [IS 포커스]

베테랑 거포에 의존하던 두산 베어스가 체질 개선에 들어간다.두산은 지난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2대3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2022년 신인왕이던 구원 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내줬지만, 대신 외야수 김민석과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영입했다.최고 150㎞/h 이상을 던지는 최우인도 잠재력 있는 투수지만,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김민석과 추재현이다. 두산이 내준 건 강속구와 수비다. 지난해까지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정철원은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였다. 전민재는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내야수. 두산이 받아온 건 '콘택트'다. 김민석은 고졸 1년 차였던 지난해 타율 0.255 102안타를 기록했다. 고졸 신인 역대 8번째 100안타 기록을 남겼다. 아직 1군 기록만으로 기량이 대단하다 보기 어렵지만, 휘문고 시절 제2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라는 평가도 들은 유망주다. 콘택트 툴만 보면 동 세대 으뜸이다.추재현 역시 잠재력이 빼어나다. 1군 통산 타율은 0.238이지만 최근 3년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2022년(0.355) 2023년(0.324) 2024년(0.324) 모두 3할 타율을 넘겼다. 2022년엔 59경기에서 2루타 20개, 홈런 6개를 칠 정도로 장타 잠재력도 갖췄다.두산은 올가을 콘택트 히터 부재를 체감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엔 투수 친화적인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고도 득점 4위(789점)를 기록했다. 하지만 콘택트가 떨어진 장타자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침묵했다. 두 명뿐이던 3할 타자(허경민·양의지) 중 양의지가 부상으로 결장한 게 컸다. 시즌 후엔 허경민마저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이적했다. 내부 유망주 각성도 필요하다. 또 다른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게 김대한이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노시환(한화 이글스) 고승민(롯데) 등 동 세대 타자 중에서도 최고 유망주로 꼽혔으나 아직도 1군 통산 타율이 0.184에 그친다. 두산은 팀 내에서 둘도 없는 재능을 갖춘 그를 살려야 한다. 김대한 스스로도 각오가 남다르다. 이번 겨울 그는 고액의 수업료를 감수하고 미국으로 떠나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아카데미를 찾아가 개인 교습을 받는다. 두산은 이미 내야에서도 리빌딩이 시작됐다. 김재호가 은퇴하고 허경민(KT 위즈)이 이적하면서 빈 2자리에 박준영, 박계범, 이유찬, 여동건 등이 주전 경쟁을 벌인다. 충원된 외야 유망주 중에서도 주전급 선수가 등장한다면 젊고 빠른 '허슬두'를 재현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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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격수는 박수 칠 때 떠난다 “잘 하고 은퇴하고 싶었다” [IS 피플]

김재호(39·두산 베어스)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지난 14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2004년 1차 지명을 받고 두산에 입단한 그는 원클럽맨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전성기 시절 김재호를 팬들은 '천재 유격수'라고 불렀다. 그는 LG 트윈스 오지환,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김하성처럼 역동적인 수비나 뛰어난 장타력을 보여주진 않았다. 하지만 빠른 타구 판단과 안정적인 수비, 노련한 팀 배팅으로 팀이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KS)에 오르고 세 번의 우승을 거두는 주역이 됐다.견실하게 뛴 김재호는 가장 오래 두산을 지킨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21년 동안 1793경기에 출장한 그는 안경현(1716경기)을 제치고 원년(OB 베어스로 창단)부터 이어진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김재호가 은퇴를 결정한 건 기량이 떨어져서는 아니다. 그는 마흔을 앞둔 올해에도 57경기 타율 0.302 OPS(출루율+장타율) 0.760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타율 0.283을 치며 상위 타선에서 활약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건 후배들을 위해서다. 김재호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또 다른 후배가 출전 기회를 못 받게 된다"라고 밝혔다.올 시즌 두산의 상위 타선은 정수빈·허경민, 양의지·김재환·양석환 등이 지켰다. 베테랑이 주축인 두산 타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김재호는 "두산이 다른 팀에 비해 평균 나이가 좀 많지 않나. 우리 팀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내가 떠나면 또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고, 그 선수가 클 수 있다.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경쟁하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더 후련하게 떠날 수 있었다. 김재호는 "지난 2020시즌 후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로 계약한 뒤 부진한 시기가 있었다. 여러모로 팬들께 죄송했고, 팀에도 미안했다"고 떠올렸다. 2016시즌 후 4년 50억원 계약을 맺었던 그는 4년 동안 타율 0.290 OPS 0.780으로 활약했다. 계약 만료 후 두산과 3년 25억원에 재계약했지만, 이후 2년간은 타율 0.212로 부진했다. 김재호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 왔다. (주위에서 떠나는 걸) 아쉽다고 느낄 때 은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두산은 김재호가 떠난 내야를 완전히 재조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전 3루수 허경민도 KT 위즈로 이적해 남은 주전 내야수는 양석환·강승호뿐이다. 타격은 준수해도 수비가 여전히 불안한 이들이다. 유격수와 3루수 자리에 박준영·전민재·이유찬·여동건 등 젊은 선수들이 하루빨리 성장하기를 두산은 바라고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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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원클럽맨 끝…샐러리캡 가득 찼던 두산, 잡을 수 없던 허경민

허경민(34)이 16년 동안 입었던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벗고 KT 위즈로 이적했다. KT는 자유계약선수(FA) 허경민과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허경민에겐 잔류 선택지도 있었다. 4년 전 첫 FA 계약 당시 그는 4년 65억원에 선수 옵션 3년 20억원을 더한 4+3년 총액 85억원의 조건으로 두산에 잔류했다. 과거 '집토끼'를 대부분 놓쳤던 두산이 총액 50억원 이상을 주고 붙잡은 '내부 FA'는 허경민이 처음이었다.두산은 허경민에게 7년 계약을 안겨 원클럽맨이 되길 바랐다. 당시 그도 "4+3년이 아닌 7년"이라며 두산 잔류 의지를 드러냈다. 그 말과 달리 허경민의 계약은 4년으로 끝났다. 올 시즌 타율 0.309를 기록한 뒤 시장에 나온 허경민을 KT가 영입했다.두산으로서는 금액(4년 40억원)보다 샐러리캡이 더 문제였다. 두산은 허경민을 시작으로 정수빈, 김재환, 양석환 등 내부 FA와 각각 총액 50억원 이상으로 계약했다. 2년 전에는 양의지(양의지 4+2년 152억원)를 재영입했다. 샐러리캡 여유가 없어 지난겨울 마무리 투수인 홍건희와의 FA 계약(2+1년 총액 24억 5000만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FA 계약 결과도 좋지 않았다. 고액 연봉 30대 타자들이 주축이 된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 4위에 그쳤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경기에선 한 점도 뽑지 못해 사상 최초의 WC 업셋을 당했다. 샐러리캡이 가득 찬 두산은 지난 4년과 달리 '돈싸움'을 벌일 수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FA는 구단에 일임했다"라며 물러섰다.두산이 허경민의 전력 공백을 채우긴 어렵다. 김재호가 노쇠한 가운데, 강승호의 수비(실책 13개)도 안정적이지 않다. 이유찬·박준영·전민재·박계범 등 백업 내야수들은 아직 선배들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초 이승엽 감독은 "확실한 유격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는데, 그 숙제를 풀기도 전에 3루수 고민이 더해졌다.다만 샐러리캡 정리를 할 단초는 마련할 거로 보인다. 허경민이 잔류했다면 두산은 2027년까지 샐러리캡 여유를 만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의 이적으로 내년 김재환, 내후년 정수빈의 계약이 끝나면 고액연봉자를 대거 줄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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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인가' FA 4수 서건창, 3수 김헌곤 드디어 협상 테이블 마련

KIA 타이거즈 내야수 서건창(35)과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36)이 드디어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한다. 생애 첫 FA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 승인 선수 20명의 명단을 5일 발표했다. 지난 2일 FA 자격 선수 총 30명을 공시했고, 이 중 10명이 권리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20명이 FA 시장에 나왔다. 눈에 띄는 이름은 서건창과 김헌곤이다. 서건창이 FA 자격을 처음 취득한 건 2021시즌 직후였다. 당시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서건창은 운신의 폭을 넓히고자 2021년 연봉을 자진 삭감해 FA 등급까지 낮췄다. 그러나 성적 부진 속에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됐고, 이와 함께 FA B등급에서 A등급으로 바뀌었다. A등급은 보상 조건(직전 연도 연봉의 200%+보호선수 20명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이 까다로워 FA 이적이 가장 까다롭다. 서건창은 2022년 타율 0.224, 2023년 타율 0.200 부진 속에 FA 권리 행사를 계속 미뤘다. 지난해 종료 후엔 LG에서 방출됐다. 고향팀 KIA가 손을 내밀었고, 서건창은 마지막 각오로 뛰었다. 올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40득점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KBO리그 최초 200안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달성한 전성기만큼의 모습은 아니지만,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KIA의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삼성 김헌곤은 세 번째 도전 끝에 FA 권리를 행사하기로 했다. 김헌곤은 2022년 타율 0.192로 부진했고, 지난해엔 1군 6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302 9홈런 34타점을 올려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포스트시즌(PS)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에서 11타수 4안타(타율 0.364) 2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에서도 1차전 선제 솔로 홈런, 3차전 쐐기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서건창과 김헌곤은 6일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둘 다 원소속 구단 잔류에 가장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KIA 임기영·장현식, 삼성 류지혁, LG 최원태, 두산 김강률·허경민, KT 엄상백·우규민·심우준, SSG 노경은·최정, 롯데 구승민·김원중, 한화 하주석, NC 이용찬·임정호·김성욱, 키움 문성현 등 총 20명이 FA 자격 승인을 얻었다.반면 김재호(두산), 박경수, 오재일(KT), 서진용(SSG), 진해수(롯데), 이재원, 김강민(이상 한화), 심창민(NC), 최주환, 이용규(키움) 등은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김강민과 박경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이형석 기자 2024.11.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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