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9건
산업

삼성전자 오늘 첫 연가 투쟁...총파업까지 갈까

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후 처음으로 파업 투쟁에 나선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7일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에 들어간다. 앞서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전원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300여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규모다. 투쟁에 참여하는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다만 이날이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여서 원래 휴가를 계획한 직원이 많아 생산 차질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이 부위원장은 "연가 투쟁 후 다른 방식의 파업도 계획 중이다. 연가 투쟁은 우리의 최종 목표인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절차"라고 말했다.앞서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 이후 재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전삼노는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지난달 29일부터 버스 농성을 벌이고 있다. 버스 숙박 농성은 10일째 진행 중이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 해외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첫 파업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07 09:00
산업

이재용·전영현 등 경영진 총출동, '중국 2인자' 삼성만 만난 이유는

중국의 ‘2인자’와의 만남에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재용 회장은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와 면담했다. 리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 별도 면담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리 총리가 삼성전자와만 면담한 이유는 미중 반도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공장을,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 중에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면담진에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수장으로 선택된 전영현 DS부문장도 포함됐다.삼성 경영진은 전영현 부회장을 비롯해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양걸 삼성전자 삼성차이나 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공공업무실장 사장 등이 참석했다.리 총리는 2005년 시진핑 당시 저장성 서기 방한 때 비서장 직책으로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을 방문했고, 이번에 19년 만에 이 회장과 한국에서 만났다.이 회장은 리 총리에게 "코로나19 시절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삼성전자 중국 출장 직원을 위한 전세기 운항 허가, 시안 봉쇄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생산 중단 방지, 상하이 봉쇄 기간 삼성SDI 배터리 핵심 협력사 조기 가동 지원 등 삼성의 사업 차질 최소화를 지원한 바 있다. 리 총리도 이 회장에게 투자와 협력 확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 회장에게 "삼성의 대중국 협력은 중한(한중) 양국 호혜·협력 발전의 생동감 있는 축소판"이라며 "양국 기업이 첨단 제조·디지털 경제·인공지능(AI)·녹색 발전·생물 의약 등 새로운 영역에서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중한 경제·무역 협력의 질을 높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삼성 등 한국 기업이 계속해서 대중국 투자·협력을 확대해 중국의 새로운 발전이 가져다준 더 많은 새 기회를 함께 누리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3000여개 외자 기업이 참여하는 수입제품 전시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가 2018년 11월 처음 열린 이후 매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이 회장은 오래전부터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국무원 총리, 정치국 사무위원 등 중국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회장은 2020년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도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당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기업인은 이 회장이 처음이었다.삼성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하는 중국 외자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평가 순위에서 삼성은 2013년부터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또 삼성은 과학기술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중국 중·고·대학생 대상 과학경진대회, 12∼16세 여학생 대상 '삼성 STEM 걸스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27 08:55
산업

SK, 부진한 친환경 사업 투자 성적표…그린 먹거리 전환 어쩌나

주요 임원들이 바뀐 SK그룹이 각 계열사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한참 달려 나가야 하는 시기지만 다시 사업계획을 들여다보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SK는 수소와 에너지 등 친환경 그린 먹거리로의 전환을 겨냥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더딘 성과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소 시장 선제 투자, 지분 가치 90% 하락8일 업계에 따르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지휘봉을 잡으면서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협의회 임원들과 계열사 핵심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는 올해부터 월 1회 평일 개최에서 격주 토요일 개최로 바뀐 바 있다. 이처럼 고삐를 당기고 있는 이유는 SK그룹의 부진한 투자 성적표와 무관하지 않다. SK는 그동안 인 텔 낸드플래시 사업부(11조원)와 플러그파워(1조6000억원) 등의 지분 인수로 양적 팽창을 이뤄왔다. 이에 재계 순위에서 현대차를 끌어내리고 재계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지난해 3조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SK가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친환경 분야에서의 투자 실패가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SK는 ‘수소 시대’를 대비해 지난 2021년 미국 수소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주당 29.29달러로 5140만주를 매입했는데 SK㈜와 SK E&S가 각 8000억원씩 분담했다. 현재 SK는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로 지분 8.03%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5일 기준으로 플러그파워의 주가가 3.14달러까지 폭락해 지분 가치가 약 90% 급락한 상황이다. 2021년 당시에도 SK가 왜 적자 기업에 투자하는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렸다. 하지만 주가 급등으로 지분 가치가 3배 가량 뛰며 ‘투자 성공’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플러그파워의 수소 상용화 속도 지체와 수소 양산 비용 증가 등으로 회의론이 부각되면서 지분 가치가 폭락했다. 올해 1월에는 주당 2.2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플러그파워의 주가와 맞물려 SK㈜의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플러그파워 주가가 폭등했을 때 SK의 주가도 30만원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플러그파워의 폭락으로 SK 주가가 20만원 선이 무너졌고, 지난 1월 19일에는 15만3800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플러그파워의 주가 반등으로 17만원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SK 측은 “플러그파워는 지분 가치를 보고 투자한 게 아니라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주목해 향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E&S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기간에 플러그파워와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총 1조원의 국내 수소산업에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SK에너지·SK온, 차입금과 부채 증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현경장(거문고 줄을 고쳐매다)’의 자세를 강조하며 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경영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갖추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투자 속도 조절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1월 첫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의 현장 경영 행보에서도 달라진 대외 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없었던 최근 시장 상황을 교훈 삼아 골이 깊어지고 주기는 짧아진 사이클의 속도 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짜고 비즈니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SK는 최근까지의 공격적 투자로 인해 차입금과 부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이자 비용은 지난해 30대 대기업 중 가장 높았다. 2022년 3530억원의 이자 비용이 2023년 1조1510억원으로 226.2%나 증가했다. 대규모 적자로 차입금 또한 크게 늘어나면서 부채총액도 38조4310억원(부채비율 70.5%)으로 치솟았다. 친환경 분야의 SK에너지도 지난해 2000억원까지 이자 비용이 늘어나 이자 증가율 21.5%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온도 차입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세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석희 SK온 사장은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고, 위기 극복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의미로 임원들에게 오전 7시 출근을 권장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최창원 의장 등을 비롯해 SK의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바뀐 CEO나 실무진 입장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점검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에너지와 친환경 분야는 앞으로 개척해야 하는 시장이라 기술적인 투자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9 07:00
산업

미중 갈등에 화웨이 논란까지 'SK하이닉스 주가 적신호'

미중 갈등에 화웨이 논란까지 겹친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고 있다. 8일 오후 1시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 이상 내린 11만3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11만2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에도 장중 12만900원까지 올랐다가 전 거래일보다 0.25% 오른 11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아울러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줬다.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중 경쟁이 격화하며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화웨이 뉴스로 미국 상무부가 SK하이닉스를 제재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화웨이 스마트폰 부품에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이에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더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2020년 5월 미국 정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업을 자국 내에서 해외로 확대한 뒤 화웨이와 그 계열사를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상무부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 수출 규제를 가하고 있다.송명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스마트폰 관련해 미국이 SK하이닉스 반도체 판매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며 "이에 판매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또 "전체 아이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라며 "중국 공무원 가족 등 주변 인물도 아이폰을 쓰지 못하게 되는 등 영향이 있어 아이폰을 대상으로 D램과 낸드를 파는 반도체 업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8 12:59
IT

미중 관계 개선 모색에 반도체 전쟁 휴전?…숨죽인 삼성·SK

미국과 중국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국제 정세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양국의 기술 패권 경쟁에 발만 동동 굴렀던 우리나라 반도체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두 강국이 서로를 겨냥한 제재를 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로막았던 먹구름도 걷힐 전망이다. 올 하반기 반도체 수요 반등 예측과 맞물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관계의 점진적 회복이 곧바로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2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입을 꾹 닫았다. 회사의 발언이 양국 의사결정에 작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시진핑 주석과 블링컨 장관은 극적으로 성사된 면담에서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슈를 두고 입장 차를 분명히 했지만 고위급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최근까지도 미국과 중국은 미래 선도 기술인 반도체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견제 장치를 잇달아 내놨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자국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통제를 발표했다.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기업들에게는 아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에서 각각 D램,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는 낸드의 40%,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의 40%, 20%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어 장비를 들여오지 못하면 생산 효율화 작업 등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다행히 오는 10월까지였던 한시적 유예 조치를 미국이 연장하겠다고 밝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생산라인 다변화가 단기간 내 이뤄지긴 힘들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이어 지난달에는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에 대해 안보 결함을 이유로 구매 금지 결정을 내리며 반격에 나섰다.대체 물량이 일부 넘어올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우리나라의 외교 전략에 따라 중국의 다음 감시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투톱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43.2%로 2위 마이크론(28.2%)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SK하이닉스는 23.9%로 3위에 안착했다.낸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34.0%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일본 키옥시아는 21.5%, SK하이닉스는 15.3%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모처럼 미국과 중국이 얼굴을 맞댔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갈등을 미국과 중국이 봉합하면 좋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근본적인 스탠스(입장)가 바뀌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성 교수는 또 "기술과 안보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완화될 여지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근본적인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이런 신중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0.28%, 1.13% 오르는 데 그쳤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21 07:00
IT

중국에 삼성 반도체 '복제 공장' 세우려 했던 전 상무 기소

삼성전자의 설계 도면을 빼내 중국에 통째로 복제한 반도체 공장을 세우려 했던 전 삼성전자 상무 A씨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A씨(65)를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A씨가 대표로 있는 중국 반도체 제조회사 직원 5명과 공장 설계도면을 빼돌린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1명 등 6명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A씨 등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BED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BED는 반도체 제조가 이뤄지는 공간에 불순물이 존재하지 않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다.공정 배치도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8대 공정의 배치와 면적 등 정보가 기재된 도면이다.이들 기술은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30나노 이하급 D램 및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정 기술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검찰에 따르면 A씨는 국내 반도체업계 인력들에게 연봉 2배를 제안해 200여 명을 본인 회사로 영입했다. 이들에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면 등을 입수해 활용하라고 지시했다.다행히 A씨 등이 계획한 반도체 공장은 투자 불발로 건설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삼성전자 상무를 거쳐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이번 기술 유출로 삼성전자가 최소 3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2 18:08
산업

삼성·SK·LG·현대차, 중국 대신 미국에 ‘울며 겨자먹기’ 행보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윤 정부의 ‘친미 성향’으로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하는 ‘울며 겨자 먹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6일 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맞춰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꾸려질 전망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외교 일정이고 경제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에 5대 그룹 총수들이 대거 미국으로 건너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도 “모든 외교의 중심은 경제”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런 정부의 기조에 따라 지난 달 일본에 방문했던 5대 그룹 총수는 이번에는 ‘미국 경제사절단’으로 윤 대통령과 동행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경제사절단은 오는 24~28일 일정으로 파견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 경제인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첨단산업 비즈니스포럼, 첨단산업·에너지 분야 MOU 체결식 등이 준비되고 있다. 그렇지만 기업인 입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미국과 중국 중 한 곳만 택해야 하기에 위험부담이 없지 않다. 특히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삼성과 SK, LG, 현대차 입장에서는 북미 시장에만 집중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 3년 만에 중국 출장을 다녀왔지만 글로벌 반도체 핵심기지 중 하나인 시안 공장을 찾아가지 않았다. 해외의 유일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라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이곳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기지다. 삼성전자가 이곳에 투자한 금액만 30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의 반도체법’에 따라 시안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해외 매체들은 미국의 제한으로 삼성전자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통용된다. 삼성전자와 TSMC 등 반도체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 제한은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은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게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공표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 모두 기업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큰 시장이라 종전까지는 양국에서 사업 확대를 모색하며 균형적인 발전이 지속됐다”며 “이번 정부 들어서는 미국 쪽으로 급격히 몰리면서 그 균형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행보가 2~3년 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우려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 다롄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면서 첨단 장비 업그레이드를 막아서고 있어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우시 공장에서는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12%를, 다롄 공장에서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량 6%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반도체의 경우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는 수요를 채울 수가 없다”며 “삼성과 SK 같은 반도체 기업에 중국 시장에서의 반도체 생산량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LG와 현대차 역시도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북미 시장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미국의 ‘배신’에 허를 찔리기도 했다. 당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 시장에 올인 전략을 세운 K배터리에 대한 수혜가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이 포드와 손을 잡고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북미 시장 진출의 길이 열려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도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를 통해 공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지만 미중 갈등 심화로 곤란한 상황이 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07 06:58
IT

미 반도체 압박 속 이재용, 3년 만에 중국 사업장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중 패권 분쟁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3년 만에 중국을 찾았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흔들기로 입장이 난처한 가운데 글로벌 파트너십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24일 중국 톈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자부품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현지에서 근무하는 임직원과 간담회를 가졌다.이 회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20년 5월 산시성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 이후 처음이다.이번 출장의 목적은 27일까지 열리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 참석이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 경영진 100여 명이 중국 중앙부처 지도급 인사 등과 만났다.이 회장은 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 중 한 명인 천민얼 톈진시 서기와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이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업과 관련한 현안을 묻자 "북경(베이징) 날씨가 너무 좋지요?"라며 말을 아꼈다.이 회장은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핵심 반도체 생산라인인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 각종 견제 장치를 설치하면서 미래 투자에 제한이 걸렸다.미국 반도체지원법이 대표적이다.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중국·러시아·이란 등 이른바 안보 우려국가에 기준 이상으로 투자하면 보조금을 반환하는 조건을 내걸었다.기술 수준이 낮은 레거시 반도체는 생산 능력을 10%까지, 첨단 반도체는 생산 능력을 5%까지만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완전 봉쇄가 아니라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지만, 최소한의 투자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한 곳이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쑤저우에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이번 방중은 이 회장이 직접 현장 경영을 펼치며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반도체지원법 리스크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이번에 이재용 회장은 2021년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기 톈진 MLCC(적층세라믹캐피시터) 생산라인을 살펴봤다. 미중 국력 다툼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 공장은 방문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기 톈진 공장은 부산사업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IT·전장용 MLCC를 공급하는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이다.삼성은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 및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톈진은 전장용 MLCC 주력 생산 거점으로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이다.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소속 톈진 지역 주재원 및 중국 법인장들도 만나 해외 근무 애로사항을 경청했다.최근 수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과 한국 간 인적·물적 교류가 제약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톈진을 비롯한 중국 지역 주재원 및 임직원은 공급망 차질 최소화에 주력해 왔다는 평가다.톈진에는 삼성전기 MLCC·카메라모듈 생산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 생산 공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중국 톈진에서 스마트기기·전기차 등에 사용하는 2차 전지를 생산하고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27 07:00
IT

D램·낸드 업황 악화에도 삼성전자 홀로 점유율 키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이 감소했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 매출은 102억9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낸드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급락했다.업계 1위 삼성전자는 34억8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19.1% 줄었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31.4%에서 33.8%로 2.4%포인트 상승했다.2위 일본 키옥시아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30.5% 떨어진 19억6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점유율은 19.1%로 전 분기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30.9% 감소한 17억5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은 18.5%에서 17.1%로 하락했다.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원가 우위에 힘입어 고용량 제품을 지속해서 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도 홀로 점유율을 키웠다.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D램 매출은 55억4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25.1% 감소했지만, 시장점유율은 40.7%에서 45.1%로 4.4%포인트 상승했다.다른 D램 제조사들은 매출과 점유율이 모두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18 11:06
IT

위기의 삼성 반도체, 혹한기 속 격차만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의 심장인 반도체 산업이 내년 본격적인 혹한기에 진입할 전망이다. 수요는 좀처럼 회복하지 않고 재고만 쌓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몰고 온 '비대면' 착시효과가 사라지자 IT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글로벌 무대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며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듯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메모리를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대만 TSMC가 격차를 더욱 벌리며 리더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에게 2023년도 만만치 않은 도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TSMC-삼성, 파운드리 격차 더 벌어져 19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상위 5개 파운드리 업체 가운데 전 분기 대비 유일하게 성장이 둔화했다. 시장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TSMC의 점유율은 지난 2분기 53.4%에서 3분기 56.1%로 3%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도 181억4500만 달러에서 201억6300만 달러(약 26조원)로 11.1% 늘었다. 매출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4배에 가까운 차이다. 삼성전자는 가까스로 두 자릿수를 지켰지만 점유율이 16.4%에서 15.5%로 1%포인트가량 빠졌다. 매출 역시 55억8800만 달러에서 55억8400만 달러(약 7조원)로 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3~5위 UMC(대만)·글로벌 파운드리(미국)·SMIC(중국)가 0.2~4.1%의 매출 증가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37.0%포인트에서 40.6%포인트로 벌어졌다. 트렌드포스는 "TSMC는 올해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애플의 강력한 수요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7나노 이하 공정이 성장을 이끌었으며 파운드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삼성은 아이폰 신제품 관련 부품의 혜택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떨어졌다. 원화 약세의 영향도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퀄컴·구글·테슬라·엔비디아 등을 고객사로 유치했지만 아직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내부거래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측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9년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가 내부거래를 제외하면 점유율이 17%에서 7%로 떨어져 4위 수준에 그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미래나 마찬가지라 순위를 바꿀 묘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1위를 달성하면,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이 국내에 추가로 생기는 것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향후 5년간 팹리스(반도체 설계), 바이오와 함께 3대 주력 사업으로 내세운 이유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더 작고 얇게(초미세 공정) 만들기 위해 새로운 설비를 들여야 하는 것은 물론 공정 개발에도 막대한 비용이 필수라 일반 기업들은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 파운드리는 이처럼 다양한 수요 기업이 부담 없이 자체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세부적으로 TSMC·UMC·글로벌 파운드리는 위탁생산만을 수행하는 '퓨어-플레이' 파운드리로 분류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직접 설계한 제품을 만들면서 위탁생산을 병행하는 IDM(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불린다. IDM이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우월해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애플은 모바일 패권을 다투는 삼성전자 대신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자체 개발 없이 생산설비만 운영하는 TSMC를 파트너로 택했다. 퀄컴과 AMD도 TSMC의 주요 고객이다. 최첨단 공정의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절대적 네임밸류의 삼성전자도 언제든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파운드리도 내년 업황이 그다지 밝지 않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디지타임즈리서치의 에릭 첸 연구원은 "완제품의 재고 조정이 2023년까지 지속하고 경제 상황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은 2.3%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TSMC가 유일하게 웃는 파운드리가 될 것이라며 자국 기업을 치켜세웠다. 여기에 캐시카우인 메모리 반도체는 단가 하락과 재고 확대로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7%, 28.8%의 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한 D램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8.9%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두 번째로 큰 충격이라는 게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도 가전과 서버 등 완제품 출하량이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18.3% 하락했다. 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31.4%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이 (D램) 감산을 공식화한 가운데 업계 1위 삼성은 감산 계획을 부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생산라인 효율화 등의 방법으로 일정 부분 자연스러운 감산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낸드도 감산이 불가피하다. 2023년의 반도체 업황은 불안감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 취임도 주가 못 올렸다 이처럼 핵심 수익원은 어두운 터널에 진입하고 미래 먹거리도 경쟁사에 밀리면서 주가는 저점에 머물고 있다. 연초 대비 삼성전자의 주가는 20% 넘게 떨어졌다. 어지간한 호재는 주가에 반영조차 되지 않는다. 이재용 회장이 공식 취임한 지난 10월 27일에는 전일 대비 0.17% 오른 데 그쳤다가 다음 날 곧바로 3.70% 곤두박질쳤다. 향후 5년간 450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 5월 24일에는 전일 대비 2.06% 떨어진 것도 모자라 3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6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이달 중순 5만원대로 마감하는 날이 더 많다.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어닝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한 8조원 초반대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이어지지만 일부 수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는 불확실성에 따른 상반기 수요 영향은 존재하지만 IDC(데이터센터) 증설 재개 등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개선이 전망된다"며 "파운드리는 고성능 컴퓨팅(HPC)·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신규 수주를 확대해 경쟁사와의 격차 축소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liy.co.kr 2022.12.20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