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어릴적 로망, 연기로 채우는 재미” 위하준, ‘최악의 악’ 통한 꿈 실현 [IS인터뷰]
“어릴 적 친구들과 장난 삼아 했던 제스처들을 어른이 돼서 실제 연기로 한다는 게 너무 재밌습니다. 로망이 이뤄진 느낌이라고 할까요.”배우 위하준에게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은 유년 시절 장난의 추억이자 잊지 못할 로망 실현의 순간이 됐다. 위하준은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도 출신으로 자신을 시골 중 시골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친구들과 흙바닥에서 장난 치고 뛰어 놀던 자신이 ‘최악의 악’에서 힘 세진 어른의 모습으로 변신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위하준은 최근 일간스포츠를 만나 ‘최악의 악’ 촬영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이 된 서울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위하준은 강남 연합 조직 보스 정기철 역을 맡아 열연했다.위하준은 “이번 역할을 제안 받고 나서 왠지 모를 설레는 감정과 부담이 동시에 왔다. 한 그룹의 보스로서 카리스마를 주기 위해 거칠고 불같은 모습을 하기 보다는 좀 더 냉철하고 냉혈한 사람의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며 “내면에는 순수, 솔직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안에서 보여주는 무게감과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귀까지 걸리는 그의 환한 미소가 취재진을 반겼다. ‘최악의 악’은 위하준 가슴 한 구석에 크게 자리 잡은 듯했다. 그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면서 산을 뛰어다니고 성룡을 따라 어설픈 무술 동작 등을 친구들과 펼치곤 했다. 친구들과 액션 합을 맞추고 혼자 주먹도 휘둘러보고 그런 모습이 어린 시절 나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며 “‘최악의 악’을 통해 그 동작을 그대로 하고 있다는 게 재밌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주니 어린 시절 아무 의미 없던 행동이 커서 배우로서 도움이 돼 새삼 기뻤다”고 나름의 의미를 뒀다.
‘최악의 악’에서 위하준은 보스의 무게감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펼쳤다. 액션 동작 하나 하나도 그에게 연기 공부였지만 무엇보다 살아있는 눈빛, 제스처들이 그를 더욱 고심하게 만들었다. 위하준은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존재만으로도 중압감을 주고자 5kg을 찌웠지만 생각만큼의 표현이 잘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다시 살을 빼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하준은 “내 평소 얼굴을 보면 웃었을 때와 무표정일 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번 연기를 통해서도 작은 표정 변화만으로도 다양한 연기 색깔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위하준은 배우 지창욱과 임세미, 김형서 등과 함께 90년대 누아르 장르 연기를 완성했다. 80~90년대생 배우들이 실제 겪어보지 못한 당시 세대를 연기하며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위하준은 “누아르 장르는 내 로망 중 하나였다”며 “특히 국내 젊은 세대 배우가 누아르 장르물을 이끄는 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우리만의 색깔이 나올 걸 기대하며 이번 작품에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넘치는 열정에 배우들간 연기스터디도 결성됐다. 그는 “자연스럽게 다같이 자주 모여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면서 서로간 연기의 합이 더욱 세심하게 체크됐던 것 같다”고 케미를 드러냈다.위하준은 “동료 배우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이전엔 촬영장에서 압박감을 많이 느겼는데 이번엔 좀 더 편하게 나다운 모습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스스로 좋은 영향과 에너지를 받았던 작품이라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악역뿐만 아니라 멜로, 코미디 등 다양한 색이 있는 배우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따뜻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바랐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0.26 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