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냄새나" 야유한 상대 팬에 역전타 선사...KBO리그 출신 유틸리티 플레이어, 7타점 맹폭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3)가 한 경기 7타점을 몰아치며 소속팀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베탄코트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 9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3안타를 치며 7타점을 기록했다. 대역전극 신호탄을 쏘며 소속팀 시카고 컵스의 14-10 승리를 이끌었다. 베탄코트는 컵스 타선이 내셔널리그(NL) 신인상 후보 1순위 폴 스킨스를 상대로 고전하며 3-10, 7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선두 타자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안타로 나선 7회 초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카일 니콜라스의 6구째 가운데 슬라이더를 받아쳐 5점 차로 점수를 좁히는 투런홈런을 쳤다. 스코어(5-10)가 이어진 8회 초 1사 1·2루에서는 105마일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아롤디스 채프먼의 초구 몸쪽(우타자 기준)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 선상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구가 파울 지역 펜스 모서리에 맞고 다시 홈 방향으로 역주행 하는 행운이 따랐다. 컵스는 이 공격에서 추가 1득점하며 8-10, 2점 차로 따라붙었다. 결승타도 베탄코트의 몫이었다. 컵스는 9회 초 스즈키 세이야와 아이삭 파레데스가 안타, 니코 호너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든 만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이 땅볼을 치며 득점, 9-10으로 따라붙었다. 스완슨이 도루까지 성공하며 1루가 비자, 피츠버그 벤치는 크로우-암스트롱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베탄코트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앞서 5타점을 올렸던 베탄코트는 마운드에 있던 피츠버그 마무리 투수 데이비드 베드너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치며 2타점을 올렸다. 컵스가 11-10으로 역전한 순간이다.
이후 컵스 타선은 이안 햅, 마이크 터크먼, 세이야가 연속 3안타를 치며 14-10까지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베탄코트는 2019시즌 NC 소속으로 53경기에 나서 타율 0.246, 8홈런을 기록했다. 포수와 1루수, 외야수를 모두 소화했다. 초고속 2루 송구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동행하진 못했다. 베탄코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했지만, 2022~2023시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빅리그 소속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올 시즌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시작해 컵스로 이적했다. MLB닷컴은 "컵스가 7점 차 이상 열세를 역전한 건 지난해 4월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처음이다. 연속 시즌으로 이런 기록을 남긴 것도 1998·1999시즌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피츠버그 3연전에서 총 41득점을 기록한 컵스 타선의 화력에 대해서는 "1901년 이후 4번째로 많았다"라고 했다. 베탄코트가 9회 타석에 들어섰을 때 한 홈팬이 그를 향해 냄새가 난다(You stink)며 야유했다. MLB닷컴은 베탄코트가 이 상황에서 "냄새를 맡는 게 아니라 입을 다물 게 해줄 것"이라고 되뇌인 뒤 타석에 섰고, 역전 적시타를 친 뒤 야유한 팬을 향해 통쾌한 제스처를 취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9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