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홈에서 망신, 2년 간 1승 28패···세자르 "내 잘못이다. 결과 내겠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두 대회 연속 12전 전패를 당하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마감했다. 세계랭킹 34위 한국은 2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VNL 3주 차 마지막 경기 폴란드(세계 8위)전에서 세트스코어 0-3(23-25, 18-25, 16-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12경기를 모두 졌다. 다른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16개 참가국 중 꼴찌가 확정됐다. 열성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홈에서도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아쉬움이 더욱 컸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스페인)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폴란드가 우리보다 신체, 기량에서 훨씬 앞선 상대였다"며 "2세트 초반까지 폴란드에 맞서 잘 싸웠는데 한 번에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아쉬워했다.한국은 세자르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뒤 국제대회에서 1승 28패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VNL에서 24전 전패를 당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크로아티아를 꺾은 게 유일한 1승(4패)이다. 김연경(흥국생명)과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흥국생명)가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김희진(IBK기업은행)이 수술 여파로 불참한 걸 고려하더라도 너무 부진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12경기에서 총 36세트를 뺏기는 동안 고작 3세트를 따냈다. 세자르 감독은 "대부분 나와 가까운 사이지만 폴란드, 세르비아,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이 '한국은 지난해보다 더 좋은 배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일 맞붙은 폴란드 사령탑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세자르 감독은 세대교체 중인 한국 여자배구의 실력이 떨어졌다는 걸 인정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한국은 FIVB 랭킹 10위권이었다. 현재는 34위까지 떨어졌다. 세자르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가 VNL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세계 배구는 더 빨라지고, 강해지고 있다. VNL의 수준은 점점 올라가고 있지만, 주축 선수들이 은퇴한 한국은 새 얼굴 발굴과 기량 성장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서 잘 싸우는 반면, 전력 차가 적은 팀을 상대로는 흔들린다. 대표팀에 승선한 젊은 선수들은 (국제대회) 환경이나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자르 감독은 이를 위해 공격 성공률을 40~50% 수준으로 높이고, 리시브와 이단 연결 강화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반면 세터 김다인(현대건설)과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다은(흥국생명)의 발견을 이번 대회 성과로 언급했다. 프랑스 리그 넵튠스 드 낭트 지휘봉을 잡은 세자르 감독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4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 대표팀 합숙 훈련에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해 VNL을 앞두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자르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에 복귀해 KOVO컵을 준비한다. 준결승과 결승전 때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먼저 운을 띄웠다. 이어 성적 부진에 대한 여론을 의식했는지 "이제는 결과를 내야 한다. 내 잘못이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9월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연달아 나선다. 오는 8월에 재소집할 예정이다. 수원=이형석 기자
2023.07.02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