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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민희진, 뉴진스 결국 떠나보냈다… “내가 엄마” 과거 발언 재조명 [종합]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뉴진스의 소속사 복귀에 대해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때 ‘뉴진스의 엄마’로 불릴 만큼 깊은 신뢰를 나눴던 관계였기에, 그의 이번 발언은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민 전 대표는 13일 “어제 멤버들이 함께 복귀하기로 한 결정은 깊은 고민과 대화를 거쳐 내린 선택일 것”이라며 “저는 그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특히, 그는 “저는 어디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뉴진스 만큼은 언제다 다섯 명으로 온전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2일 혜인·해린이 어도어를 통해 가장 먼저 복귀 의사를 밝혔고, 이어 하니·민지·다니엘도 법률대리인을 통해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어도어는 세 멤버의 입장에 대해 “진의를 확인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온 민 전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5인 완전체’ 복귀에 힘을 싣는 메시지로 읽힌다.민희진은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뉴진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왔다. 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했을 당시에도 그는 일본 TV아사히·ANN 뉴스 프로그램 ‘보도스테이션’ 인터뷰에서 “하니 엄마가 지금 서울에 없으니, 제가 서울에 있는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또한 뉴진스 부모들과 자신이 “동년배”임을 강조하며 “멤버들을 애기처럼 본다. 부모가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이런 거 좋아했어. 이거 한 번 들어볼래?’라고 권하듯 제안하는 개념이지, 무슨 아바타를 만들려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해하며 자신에게 제기된 멤버들 ‘가스라이팅’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뉴진스 멤버들 역시 민희진이 어도어에 재직할 당시 그를 “대퓨림(대표님)”이라 부르며 깊은 신뢰를 보였다. 촬영 비하인드 영상이나 다큐멘터리에서도 멤버들이 스스럼없이 다가가 고민을 털어놓거나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고, 민 전 대표 역시 이들을 세심하게 살피며 작업 전반을 함께 조율하는 모습으로 ‘팀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하지만 뉴진스와 민희진은 ‘결국 이별’을 택했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을 하는데까지, 약 1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28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가 민희진 대표를 일방적으로 해임시켰고, 우리에게 전속계약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어도어는 한달 뒤인 12월 “뉴진스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며 전속꼐약 유효 확인 소송과 본안 판결전까지 멤버들의 독자 활동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NJZ’로 독자활동을 선언했던 뉴진스의 길은 가로 막히게됐다. 가처분과 별개로 본안 소송은 지난 4월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7월까지 세 차례 변론기일이 진행됐고, 8·9월 두 차례 조정기일까지 거쳤지만 끝내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그때마다 뉴진스 측은 “민 전 대표가 일방적으로 해임되면서 어도어에 신뢰를 잃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어도어 측은 “뉴진스 멤버들의 정규앨범과 월드투어를 준비하고 있다”며 멤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겠다는 여지를 남겨왔다. 결국 엇갈렸던 양측의 입장은 지난달 30일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 주면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1부(재판장 정회일) 심리로 열린 본안 선고기일에서 재판부는 “어도어가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만으로 전속계약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어도어) 승소 판결을 선고, 뉴진스는 즉각 항소입장을 밝혔으나 마감 시한(13일 자정)을 하루 앞두고 멤버 5명 모두 복귀를 선언했다.현재 민희진 전 대표는 이와 별개로 하이브와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연예 기획사 ‘오케이 레코즈’를 설립하고 기획자로서 본격적인 독자 활동에 나섰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1.13 14:37
영화

전쟁부터 내란까지 불의 맞선 기록들…제2회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24일 개최

국가·조직의 불의에 맞서 저항하고 고발하는 영화, 개인 내면의 갈등과 고민을 털어놓는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축제인 ‘2025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는 올해 전 세계 37개 나라에서 장·단편 영화 151편을 접수 받았고, 심사를 거쳐 26편의 영화를 선정,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될 예정이다. 선정된 영화는 한국 영화 8편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 중국, 호주, 이란,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에, 세르비아, 칠레, 싱가포르 등 17개 나라에서 제작된 장편·단편의 극영화·다큐영화들이다.개막작으로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를 돌파하려는 활동가 22명의 모습을 담은 장편 다큐 ‘알 아우다’이다. 싱가포르 국적의 제이슨 수 감독이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비폭력을 통해 불의에 저항하겠다는 결의,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단결하고 연대를 실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군사공격과 억압을 목도한 오늘, 감독은 관객에게 ‘행동과 연대’를 촉구한다.특히 올해 영화제에는 ‘내란(內亂) 영화 특별 섹션’이 마련됐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같은 정치적 격변이 가져온 민주주의 그리고 일상에 닥친 위기를 되돌아보는 국내외 영화를 통해 민주주의와 정의, 인권, 평화의 의미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로 기획됐다.‘내란 영화 특별 섹션’에서는 ▲전두환 쿠데타 정권 시기인 1987년 홀연히 나타난 가출소년이 고려대 운동권 학생들과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게 된 이야기를 담은 ‘정돌이’(김대현 감독), ▲80년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지금까지 한번도 알려지지 않은 5월 광주항쟁의 모습을 담은 다큐 ‘5.18 힌츠페터 스토리’(장영주 감독), ▲칠레 군부독재에 의해 실종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동화 작가가 한국의 광주에서 또 다른 국가폭력이라는 비극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군락’(모현신 감독), ▲칠레의 대통령 선거를 배경으로 두 여성의 관계에서 권력과 학대의 본질을 찾아내는 ‘단카, 프리실라 단카’(이나키 벨라스케즈 감독) 등 총 4편이 초청, 상영된다.그 외에도 ▲조기 축구팀에서 낙오자 의식을 지닌 청년의 내면을 그린 ‘내일을 향해 차라’(안윤빈 감독), ▲신(神)에게 부탁해 첫 영화의 존재를 지우고자 영화 파일을 찾으려는 영화 ‘디오니소스를 줍다’(안동호, 유지환 감독), ▲80년대에 3명의 이주 학생이 락밴드를 결성해 인종차별과 자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The Most Australian Band Ever’(조나단 세케이라 감독) 등의 영화가 상영돼 국내 영화 애호가들이 세계 각국의 ‘휘슬블로어’ 영화들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영화제 기간 중에는 ‘세상의 모든 곳에 감춰진 불의와 비리에 맞서 정의, 인권, 평화, 생명, 환경과 민주주의의 지속가능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영화제’라는 취지에 맞는 특별 포럼도 진행된다. 올해 포럼은 ▲국가 폭력의 뿌리 ▲자본 권력과 노동의 삶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현실 재현 ▲한국영화의 위기 해법 등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시민과 만나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올해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는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주관으로 진행된다. 지방자치단체 주최 또는 지원으로 열리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 그리고 영화제에 뜻을 같이하는 시민단체, 민간기관, 기업의 협찬으로 준비되고 있다. 시민들의 후원은 사회운동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소셜펀치’를 통해 접수받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윤정모 전(前)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합류했으며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을 비롯한 시민사회·정계·관계·언론계·종교계·노동계·학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영화제의 상임고문으로 지지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조직위원·집행위원·심사위원 역시 영화계 인사뿐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과 시민으로 구성되어 영화제의 취지를 살렸다. 한편 지난해 열린 제1회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는 한국·미국·영국·호주·이란·시리아·중국·독일·스웨덴 등 전세계 20여개 나라에서 장·단편 영화 총 101편이 지원, 심사를 거쳐 사흘간 22편이 상영됐다. 서울 홍대 부근 독립영화상영관인 KT&G 상상마당 극장에서 총 2천여명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해 성황을 이뤘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0.14 15:32
영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오늘(30일) 개막…이정현·안소희 레드카펫 밟는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우리는 늘 선을 넘지’란 슬로건 아래 26번째 축제의 포문을 연다.전주국제영화제는 30일 오후 6시 30분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을 시작한다.김신록, 서현우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은 게스트들의 레드카펫과 포토월 행사, 식순에 준한 개막 선포로 이어진다.이 자리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과 민성욱,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조직위 및 전주시청 관계자를 비롯해 배창호 감독, 배우 이정현, 김보라, 신숙옥, 송지효, 안소희, 박소진, 유다인, 문승아, 김시아, 곽민규, 현우석, 이주영, 김호정, 진선규, 기주봉, 송선미, 시라토리 케이코 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초청작은 57개국 224편으로 국내 98편(장편 42편, 단편 56편), 해외 126편(장편 106편, 단편 20편)이다. 이중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총 80편이다.개막작으로는 루마니아 라두 주데 감독의 ‘콘티넨탈 '25’(Kontinental '25)가 상영된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작품으로, 트란실바니아의 중심 도시 클루지의 법정 집행관 오르솔랴가 건물 지하에서 노숙자를 강제로 퇴거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각본상) 수상작이다.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할 폐막작은 한국 김옥영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In the Land of Machines)다. 네팔 이주 노동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시집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에 실린 69편의 시를 쓴 35명의 네팔 이주 노동자 중 한국에 거주 중인 3명의 삶을 밀착해 담았다.5년째를 맞은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는 배우 이정현이 함께한다. 이정현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 장피에르 다르덴·뤼크 다르덴 감독의 ‘더 차일드’ 3편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자신의 데뷔작인 ‘꽃잎’과 출연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파란만장’을 선보이며 ‘J 스페셜클래스’를 통해 초대 게스트와 함께 관객을 만난다. 이정현은 이번 영화제에서 연출 데뷔작인 단편 ‘꽃놀이 간다’도 공개한다.한국영화 특별전 주인공으로는 배창호 감독과 고 송길한 작가가 선정됐다. ‘배창호 특별전: 대중성과 실험성 사이에서’란 타이틀로 진행되는 행사에는 디지털 버전으로 복원한 배 감독의 작품 3편과 신작 다큐멘터리 ‘백창호의 클로즈업’ 1편을 상영한다. 과거 제작이 중단됐던 ‘비구니’ 등을 볼 수 있는 송 작가의 추모 상영회도 진행된다.부대 행사로는 ‘100 Films 100 Posters’, ‘전주씨네투어×마중’ 등을 준비했다. ‘전주씨네투어×마중’의 파트너는 저스트엔터테인먼트로, 배우 길혜연, 김호정, 김신록, 박지환, 신동미, 서현우 등이 참석해 관객들과 소통한다. 한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30 06:00
영화

“전주의 멋과 맛으로”…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양도 질도 ‘역대 최고’ [종합]

전주국제영화제가 26번째 축제의 출발을 알렸다.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석‧문성경‧전진수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 등이 참석했다.오는 30일 개막하는 올해 JIFF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 Beyond the Frame’라는 슬로건 아래 내달 9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우범기 조직위원장은 “1년 만에 다시 뵙게 돼 기쁘고 반갑다”며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JIFF는 단순한 영화 축제를 넘어 국제 문화 도시 전주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이 됐다. 전국 영화 애호가가 보내준 전폭적인 성원과 사랑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언제나 그렇듯 초심을 잊지 않고 전주다운 멋, 전주다운 맛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개막작은 라두 주데 감독의 ‘콘티넨탈 '25’(Kontinental '25)이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유럽에서는 ‘젊은 거장’이라고 부르는, 최근 영화계가 가장 궁금해하는 감독의 신작”이라며 “영화는 스마트 폰으로 촬영됐으며, 스토리 진행 형식에서도 틱톡,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이 큰 영향을 차지한다. 온라인의 즉각성 반영했다”고 소개했다.폐막작은 김옥영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In the Land of Machines)다. 네팔 이주 노동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시집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에 실린 69편의 시를 쓴 35명의 네팔 이주 노동자 중 한국에 거주 중인 3명의 삶을 밀착해 쫓아다닌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시와 다큐멘터리의 만남에 관심 기울여 주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폐막작을 포함한 올해 JIFF 초청작은 57개국 224편으로 국내 98편(장편 42편, 단편 56편), 해외 126편(장편 106편, 단편 20편)이다. 이중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총 80편이다.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는 한국경쟁 부문이 2년 연속 최다 출품수를 기록해서 심사하는 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그만큼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경쟁 부문의 경우 심사가 까다로웠지만 그만큼 전반적 수준이 올라갔다”고 자신했다.올해 출품작의 특징은 다큐멘터리의 증가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올해 작품들에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사적 다큐멘터리가 많았다”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영화 여건이 안 좋아진 걸 의미하기도 한다”고 짚었다. 부대 행사로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100 Films 100 Posters’를 비롯해 ‘전주씨네투어×마중’ 등을 준비했다. ‘전주씨네투어×마중’의 파트너는 저스트엔터테인먼트로, 배우 길혜연, 김호정, 김신록, 박지환, 신동미, 서현우 등이 참석해 관객들과 소통한다. 한국영화 특별전 주인공으로는 배창호 감독과 고 송길한 작가를 선정했다. 민 공동위원장은 “‘배창호 특별전: 대중성과 실험성 사이에서’를 통해서 디지털 버전으로 복원한 배 감독의 작품 세 편과 신작 다큐멘터리 ‘백창호의 클로즈업’ 한편을 상영한다”고 밝혔다.이어 “지난해 타계한 송길한 작가를 추모하는 마음에서 지난 18회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미완성작 ‘비구니’를 특별 상영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JIFF는 출범 당시부터 긴밀한 관계를 가져 온 송 작가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여할 계획이다.끝으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계 위기가 피부로 와닿는 현실에서 영화인의 한 사람이자 JIFF 집행위원장으로서 책임이 무겁다”며 “전주시와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예년보다 예산을 줄이지 않고 작년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게 됐다. 외형적 규모뿐만 아니라 내형적으로도 축제다운 축제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01 17:59
영화

조정래 감독 “민중가요 흐르는 ‘초혼’, 비상계엄 후 찍은 작품 아닙니다” [IS인터뷰]

“‘왜 시대에 짓눌린 것처럼 사명감 갖고 사니’라는 이야기도 들었죠. 그런데 저는 제가 겪거나 알고 있는, 그래서 만들고 싶은 걸 창작자로서 할 뿐입니다.”조정래 감독이 다시 시대를 이야기하러 돌아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조명한 ‘귀향’과 영조 10년 민중의 소리를 담은 ‘광대: 소리꾼’을 거쳐 그가 선보이는 새 영화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이하 ‘초혼’)는 1992년, 삼형공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파업 현장에서 연대했던 노래패 들꽃소리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개봉에 맞춰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조정래 감독은 “감개무량하다. 오랫동안 가슴에 담고 있던 영화이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극장 상황이나 시국이 걱정되긴 하지만, 분명한 건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5년 만의 신작이지만, 사실 조 감독 개인적으론 30년 동안 한땀 한땀 완성한 이야기다. 조 감독은 모교 선배인 1989년 의문사 당한 고(故) 이내창 열사의 묘역을 참배하면서 ‘영화 속에서 부활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출발점을 떠올렸다.“민주화 운동을 하신 열사분들을 지금 생각하면 어린 청년들의 아까운 죽음이에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말이 있듯, 제게도 부채 의식이나 죄의식이 있었어요. 영화는 그 자체로 허구를 품은 매체니까, 열사들이 살아계셨더라면 어땠을지 제가 좋아하는 민중가요와 결합해 구상했습니다.” 또다시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누군가는 불편 또는 무관심을 표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조 감독은 “미니 ‘귀향’이라고 불렀다”며 쉽지 않은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초혼’ 또한 ‘귀향’처럼 시민들의 펀딩으로 제작됐다며 조 감독은 “제작과 투자를 동시 병행하며 만든 기간만 2년”이라며 “큰 금액의 기관 투자가 들어오지 않다 보니 촬영과 캐스팅, 후원 상황을 전부 제 SNS에 기록하면서 홍보했다”고 회상했다.민중가요를 소재로 택한 건 “대중적으로 불리는 노래에는 혼과 정신이 담겼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평소 즐겨듣는 3~40곡 중 스토리 라인을 다듬으면서 ‘동지가’, ‘나의 친구야’, ‘그날이 오면’ 등 어울리는 11곡을 추렸으며, 영화를 위한 2곡의 신곡도 새로 담았다. 조 감독은 “‘광대: 소리꾼’을 비롯해 제 영화는 항상 음악영화라고 말씀하시는데 칭찬 같다”고 흐뭇해했다.“14년 걸린 ‘귀향’만큼은 아니지만, 민중가요나 노동운동 소재를 누가 재밌어하겠냐며 투자가 어렵긴 했어요. 그럼에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자분들이 모이고, 제작진과 배우진도 진정으로 다 같이 만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비상업적이라는 시선에도 ‘혼’을 불러오는 건 창작자로서의 조 감독의 주요한 테마다. 조 감독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시대극을 찍어왔다. 과거의 이야기가 떠올라 쓰다 보면 결국 지금을 이야기하는 듯 되더라”며 “이번 작품 또한 제사처럼 기리는 느낌도 든다. 다만 현실을 이야기하면 다큐멘터리겠지만, 과거를 거쳐 다루면 영화가 된다”고 말했다. 오래 구상 중인 차기작 또한 일본 북해도 올로케이션이 필요할지도 모를 강제징용에 관한 이야기라고 귀띔했다.이번 작품 제목은 학생 열사와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잊힌 영들을 소환하면서 민주주의의 초심을 기억하자는 반성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고 이내창 열사과 이철규, 김귀정 열사, 그리고 금속노련 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작고한 고 김경호 위원장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도 등장한다. “고증이 정확하기보단 일종의 ‘리얼한 판타지’예요. 평범하게 생활했을 그분들이 어떻게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해 고통받게 되는지를 투영하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엔딩으로 나아갔습니다. 과거-현재-미래는 공존하면서 동시에 흘러가고 있단 감각으로 작업하는 편이에요.”노래가 울려 퍼지고 깃발이 흔들리는 시위 장면에 필연적으로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까지의 광장 풍경이 연상된다. 조 감독은 “혹자는 ‘일이 일어난 다음에 촬영 한거냐’고 묻기도 하시는데 그랬다면 또 결이 다른 영화가 나왔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초혼’의 1차 편집을 마친 후 식사 자리에서 비상계엄 속보를 봤다. 후원자분들과 약속한 타임라인이 있기에 작업은 예정대로 이뤄져야 했는데 다행히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어떻게 보면 최선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세대 상관없이 광장에 계신 분들이 작품 보시고 힐링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서간 선배들도 아파하면서 연대했으니 외로워하실 필요가 없다고요. 참 답답하고 어렵지만 다시 한번 민주주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25 06:05
영화

‘그날이 오면’과 ‘다만세’가 같이 울리는 시대를 위하여..영화 ‘초혼’의 뒷이야기 [전형화의 직필]

어떤 영화인들 우여곡절 속에 만들어지지 않은 게 있겠냐만은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이하 ‘초혼’)는 요즘 세상에선 보기 드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초혼’은 1992년 삼형공업 노동자들이 6개월째 임금이 체불되자 생존권을 위해 파업을 벌이는 현장에, 대학 노래패 들꽃소리 학생들이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 우리의 얼이 담긴 소리와 장단을 담은 영화 ‘광대: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이 5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초혼’ 역시 ‘귀향’ ‘광대:소리꾼’처럼 메이저 투자사의 투자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졌다. 알바하는 누군가가 영화 잘 만들어달라며 100만원을, 공장 노동자가 응원한다며 100만원을 보탰다. 이런 식으로 한푼 두푼 모아 만든 극영화다. 정치색이 짙은 다큐멘터리가 보통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조정래 감독과 제작사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임성철 프로듀서는 ‘귀향’과 ‘광대:소리꾼’에 이어 ‘초혼’도 정치와는 무관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만들었다.원래 ‘초혼’은 중앙대학교에서 촬영을 계획했다. 조정래 감독의 모교일 뿐더러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의문사로 세상을 떠난 이내창 열사의 모습을 영화에 담고자 했던 터라, 중앙대에서 촬영을 하려 여러가지 준비를 했다. 하지만 첫 촬영을 얼마 안 남기고 그간 행정적인 지원을 해줬던 중앙대에서 돌연 촬영이 불가하다고 연락했다. 그렇게 크랭크인이 늦어지게 됐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던 제작진은 전국 대학교에 문의를 넣었다. 방학 때 촬영을 해야 했기에, 마음이 급했지만 각 대학교들로부터 거절을 당하는 나날이었다. 그러다 누군가 ‘서울의 봄’을 한남대학교에서 찍었으니 그곳에 문의를 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놀라울 만큼 쉽게 촬영 허가가 나왔다. 부랴부랴 한남대 인근에 짐을 푼 제작진은, 대학교 세트장을 만들어야 했으나 그럴 돈이 없었다. 촬영지가 대전으로 옮겨진 탓에 배우, 스태프 숙박비에 목돈이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광대:소리꾼’에 이어 ‘초혼’에도 출연한 김동완의 팬이라는 호텔 대표가 전폭적으로 할인을 해주면서, 숙박비가 크게 줄었다. 호텔 측은 한 여름 촬영이라 갈증에 허덕이던 스태프, 배우들에게 매일 아침 냉장고에 가득 채운 음료수를 마음껏 가지고 가도록 후원도 했다. 대학교 세트장은 한남대 측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마침 방학이라 빈 동아리방에 학교 비품으로 세트를 만드는 걸 허락했다. 시위하는 장면 촬영을 지켜보던 대학 교수들은 시위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며 직접 가르쳐줬고, 촬영이 끝나면 회식도 시켜줬다. 덕분에 매일 2000원짜리 김밥을 먹던 배우와 스태프들은, 그런 날들은 돈을 아껴 4000원짜리 김밥을 먹을 수 있었다. 노동자들의 도움도 컸다. 한남대 노동자들은 바리케이트를 가져다 쓰라며 선뜻 옮겨주고, 학교 비품을 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영화 촬영을 도왔다. 놀라운 건, 영화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노동자들이 단역배우로 같이 출연했다는 점이다. 한국 노동운동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영화 포스터에도 나란히 등장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모습에 남다른 감회를 느낄 것 같다. 양대 노총은 음으로 양으로 ‘초혼’ 제작을 도왔다.그렇다고 ‘초혼’이 정치적인 영화는 결코 아니다. 어쩌면 시대 착오적일 수 있는 영화인데, 지금이라는 시대가 이 영화와 맞닿아졌을 뿐이다.‘초혼’은 지금은 사라진, 아니 지금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난 노학연대에 대한 이야기다. 노동자와 (대)학생의 연대. 그 시절 노동자 파업 현장에는 대학생 노래패에 대한 협조 요청이 많았고, 노조와 대학교 학생회와 노래패들이 연대해서 시위를 주도하곤 했다. 영화 속 광장에선 수많은 깃발이 나부끼고 다 함께 목 놓아 노래를 부른다. 누군가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그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그 광장에 있는 모두의 것이다. 누군가 깃발을 흔들지만 그 깃발은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그 광장에 있는 모두의 것이다. 이 영화는 지금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금의 이야기와 닮았다. 같이 나가서 노래 부르고 깃발을 휘두르는데 무슨 거창한 대의가 필요한가, 불의를 보고 나가서 외치는 데에. 무슨 거창한 대의가 필요한가, 일한 만큼 대가를 달라는 데에. ‘초혼’은 이런 이야기를 단순하고 우직하게 밀고 나간다. 그 탓에 서사에 균열도 있고, 노학간 이야기 비중도 갈리고, 노래로 세상을 구한다는 판타지가 가득하지만, 우직해서 오는 감동이 크다. 노래로 그날에 대한 꿈을 꾸게 만든다.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가는 꿈을. 영화에는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라는 ‘사계’부터,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라는 ‘임을 위한 행진곡’, “그 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헛된 꿈이 아니었으리”라는 ‘그날이 오면’까지 11곡의 민중가요가 담겼다. 영화의 배경인 1992년 이후에 나온 노래들도 있으나, 고증이 무슨 상관이랴. ‘다만세’가 광장에서 울려 퍼지고, 양대 노총의 깃발과 ‘불꽃남자 정대만’ 깃발이 같이 나부끼며, 응원봉이 빛을 발하는 시대가 왔는데. 영화 속 판타지와 현실은 그렇게 조우한다. 덧말. ‘초혼’에는 지금과 달라 아쉽고 뜻깊은 장면이 등장한다. 클라이맥스에서 노동자들이 대형 태극기를 휘두른다. 그랬다. 태극기는 독립운동과 4.19와 5.18, 6.10과 2002년 월드컵 때 같이 나부꼈다. 우리의 가장 소중한 깃발이 태극기라는 걸 이 영화는 새삼 일깨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5.03.24 11:56
영화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 시대를 초월하고 세대를 통합하는 한국판 ‘레미제라블’ [IS리뷰]

광장에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과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함께 울려 퍼지는 요즘이다. 시대를 노래한 음악은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는 공감대를 새삼 확인한 지금, 앞서 나아간 민주화 세대의 영을 스크린에 불러낸 영화가 함께 노래하자고 손을 내민다.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이하 ‘초혼’)다.‘귀향’, ‘광대: 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의 5년 만 새 영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와 우리의 얼이 담긴 소리와 장단을 차례로 선보여 온 조 감독은 이번 ‘초혼’에서는 1992년을 배경으로 노동자와 대학생의 민중가요를 통한 연대를 조명했다.“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노동자 애환이 담긴 ‘사계’를 배경음악으로 한 공장 풍경과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 풍경을 교차하며 영화는 출발한다. 6개월째 임금이 밀린 삼형공업에는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직원들의 모습과 ‘잘도 도는’ 기계의 대조로 불안감이 드리운다. 반면 대학교 2학년이 된 91학번 민영(김정연)의 눈으로 보는 캠퍼스에는 신입 부원 맞이로 들뜬 노래패 ‘들꽃소리’ 부원들이 부르는 음악으로 생기가 가득하다. 두 공간은 전혀 다른 세계 같지만 90년대 초반을 같이 보낸 청춘들이 한뜻으로 모이는 건 예삿일이었다. 당시 총학생회와 사상연구동아리 등 학생 단체는 노조의 연대 요청에 응답하곤 했고 들꽃소리 역시 다르지 않았다. 다만 오직 음악을 향한 관심으로 모인 신입들이 민주화 운동에까지 나가야 할지를 두고 ‘노래패’는 정체성의 기로를 맞는다. 민영 또한 총여학생회장인 사촌 언니 여진(민하은)이 시위에 나간다는 것만 알 뿐, 최루탄을 만나면 자리를 피할 뿐인 평범한 학생이었다. 누구나 가벼이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연약할까. 그렇지 않다고 영화는 역설한다. 부패한 정치권력과 손잡은 자본가의 탄압이 격화됐을 때 입장이 갈린 노동자들끼리 서로를 위로한 건 ‘동지가’ ‘철의 노동자’였다.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아버지를 잃은 민영은 불법집회 혐의로 수배 중인 선배 진규(홍순철)의 사연을 알고 함께 하고 싶다고 ‘우산’을 부른다. 그렇게 삼형공업 노동자와 함께하게 된 들꽃소리 대학생, 이들은 그들을 ‘폭도’로 명명하는 자본-정치, 그리고 국가 권력과 기꺼이 맞선다. 이들이 민중 가요를 부르며 하나 되는 장면은 더할 나위 없는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민중가요가 깃드니 다큐멘터리처럼 담백했던 화면도 음악 영화의 풍미를 낸다. 특히 하이라이트 대치 장면에서 민영의 독창, 그리고 노래패와 노동자의 합창은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라는 소절을 낳은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그 이상의 몰입을 빚는 데 성공한다. 극에 담긴 8~90년대를 풍미한 11곡의 민중가요는 이를 몰랐던 세대도 끓어오르게 만드는 음악의 힘을 실감케 한다.알고 보면 더 애틋한 이스터에그도 심겨 있다. 제목에 맞게 불러낸 혼은 1989년 의문사 당한 고(故) 이내창, 이철규 열사와 백골단 폭압에 스러진 김귀정 열사, 그리고 성남시 소재 금속노련 소속 사업장에서 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2021년 작고한 고 김경호 위원장이다. 특히 세 열사는 민영의 선배 한명 한명의 앳된 얼굴로 대학 풍경에 녹아있어 가슴 아픈 여운을 남긴다.모든 배우들의 열연도 빛난다. 특히 이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2000년생임에도 배우 김정연은 맑은 목소리로 가창 장면뿐 아니라 “이렇게 무서운 장면은 처음 봅니다”, “우리는 폭도가 아니에요”라는 민영의 즉석연설에 진심을 불어넣었다. 노조의 선봉에 선 배우 박철민 또한 깊은 인상을 새겼다. 필연적으로 스크린 밖, K팝이 흐르고 응원 봉이 빛나는 광장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까지, 조정래 감독이 예견하고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시국을 정확히 관통한다. 산 자라면, 기꺼이 함께 부르고 싶어질 119분이다. 오는 1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13 06:00
영화

[97th 아카데미] 데미 무어 제친 ‘아노라’ 5관왕·‘K팝 최초’ 리사…다양성 ‘눈길’ (종합)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다양성으로 들썩였다. 이 가운데 성노동자를 다룬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가 5관왕에 등극했다.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는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과 편집상, 여우주연상, 감독상까지 총 5개의 트로피를 쓸어담으며 최다관왕에 올랐다. ‘아노라’는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미키 매디슨)가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철부지 러시아 재벌2세 이반과 결혼식을 올리게 되며 벌어지는 소동극을 다룬 영화로, 이번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앞서 이 영화는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도 성공했다.‘아노라’는 특히 ‘서브스턴스’ 데미 무어가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던 여우주연상도 수상(미키 매디슨)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20대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건 12년 만이다.션 베이커 감독과 미키 매디슨은 수상 소감에서 ‘아노라’의 테마에 도움을 준 성노동자 커뮤니티를 언급하며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공유 해주었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미키 매디슨은 “저는 계속 지지하고 동맹이 되겠다”며 “그 커뮤니티에서 만날 수 있었던 모든 놀라운 사람들, 여성들은 이 놀라운 경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고 감사를 표했다. 남우주연상은 ‘브루탈리스트’의 애드리언 브로디에게 돌아갔다. 생성형 AI를 사용해 헝가리어 연기를 보정했다는 지적 속에도 ‘컴플리트 언노운’의 티모시 샬라메 등 경쟁자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연기했던 브로디는 영화 속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하며 “과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증오를 방치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여우조연상은 ‘에밀리아 페레즈’의 조 샐다나, 남우조연상은 ‘리얼 페인’의 키에란 컬킨이 거머쥐었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이번 시상식에 13개라는 최다 노미네이트를 달성했으나 여우조연상과 주제가상 2관왕에 그쳤다. 조 샐다나는 “저는 아카데미를 받은 도미니카 출신 미국인이다. 스페인어로 노래하고 연설하는 역할로 상을 받는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감격했다.5관왕을 차지한 ‘아노라’를 뒤이어 고루 상이 돌아갔다. ‘브루탈리스트’가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했으며, ‘위키드’(의상상, 미술상), ‘듄: 파트2’(음향상, 시각효과상)는 각각 2관왕에 등극했다. 데미 무어의 파격 연기로 화제를 모은 ‘서브스턴스’는 분장상을 수상했다.‘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의 동명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일본 제작 애니메이션 ‘알사탕’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이란 출신 후세인 몰라예미 감독의 ‘사이프러스 그늘 아래’에게 상을 내줬다. 장편 애니메이션에서는 ‘인사이드 아웃2’를 제치고 라트비아 애니메이션 ‘플로우’가 수상에 성공했다.이날 시상식은 인기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이 처음으로 진행을 맡았으며 뮤지컬 영화 ‘위키드’의 주역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오프닝 무대를 열었다. 블랙핑크 리사는 K팝 가수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축하무대를 꾸몄다. 리사는 미국 힙합 가수 도자 캣, 싱어송라이터 레이와 함께 영화 ‘007’ 시리즈 헌정 무대를 꾸렸다. 당초 리사는 신곡 ‘본 어게인’을 꾸밀 것으로 알려졌으나 ‘007 죽느냐 사느냐’의 주제가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여 기립박수를 받았다.한편 이번 시상식은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을 덮친 사상 최악의 대형 산불로 인해 한차례 연기됐으며, 매기 스미스 등 작고한 배우들을 기리는 등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된 가운데 코난 오브라이언의 주도로 유쾌함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코난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SNS에서 전임 수상자 윤여정 등을 비하해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인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을 향해 뼈있는 농담을 던져 이목이 쏠렸다. 가스콘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했다.이하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리스트▲작품상=‘아노라’▲감독상=‘아노라’ 션 베이커▲남우주연상=‘브루탈리스트’ 애드리언 브로디▲여우주연상=‘아노라’ 매키 매디슨▲남우조연상=‘리얼 페인’ 키에란 컬킨▲여우조연상=‘에밀리아 페레즈’ 조 샐다나▲각본상=‘아노라’▲각색상=‘콘클라베’▲편집상=‘아노라’ ▲의상상=‘위키드’▲분장상=‘서브스턴스’ ▲미술상=‘위키드’ ▲주제가상=‘에밀리아 페레즈’ ost ‘엘 말’(El Mal)▲음향상=‘듄: 파트2’▲시각효과상=‘듄: 파트2’▲국제장편영화상=‘아임 스틸 히어’ (브라질)▲단편영화상=‘나는 로봇이 아닙니다’▲장편 애니메이션상=‘플로우’ ▲단편 애니메이션상=‘사이프러스 그늘 아래’▲장편 다큐멘터리상=‘노 아더 랜드’▲단편 다큐멘터리상=‘온리 걸 인 더 오케스트라’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03 14:24
예능

“벌레 훈장 주렁주렁”…류수영→최현석, ‘정글밥2’, 페루·카리브 매력 알린다 [종합]

배우 류수영이 ‘정글밥2’를 통해 극한 요리 체험을 한 번 더 선보인다. ‘페루밥’ 팀과 ‘카리브밥’ 팀으로 나뉘어 정글부터 바다까지 현지에서 나는 식재료로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고강도 노동 등 리얼한 체험까지 예고했다.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새 예능 ‘정글밥2 – 페루밥, 카리브밥’(이하 ‘정글밥2’)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류수영, 최현석, 김옥빈, 최다니엘, 윤남노, 이준, 한비인 PD, 류지환 PD가 참석했다.‘정글밥’은 노동과 미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행기를 담는다. 팔라완 제도를 여행한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는 미식의 나라 페루와 신선한 해산물의 천국인 카브리해의 도미니카 공화국을 찾는다. ‘페루밥’ 팀과 ‘카리브밥’ 팀으로 나뉘어서 촬영이 진행됐으며 ‘페루밥’ 팀은 최현석, 최다니엘이, ‘카리브밥’ 팀은 윤남노, 이준이 참여했고, 류수영과 김옥빈은 두 팀에 모두 참여했다. 각종 예능에서 수준급 요리 실력을 선보인 류수영은 이번에 요리사 최현석, 윤남노와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가장 핫한 요리사들과 같이 요리하는 게 부담스럽기는 했다”면서도 “한편으론 ‘나도 얻어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강원도 산골에 와있는 기분이었다. 말은 잘 안 통했지만 따뜻하고 좋았다”며 “카리브해는 치안이 안 좋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제가 간 곳은 위험하지 않았다. 가진 게 많지 않아도 흥이 많고 밝고 신나는 사람이 있었다. 시청자들이 이 여정을 함께해주시면 세계 어디를 가도 좋은 사람들이 꽤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페루밥’ 팀인 최현석은 “여행 예능은 아니고, 혹한 취업 다큐 정도로 봐주면 될 것 같다”며 “요즘에도 이런 섭외가 있는 줄 몰랐다. 분명히 나에겐 미식 여행이라고 했는데 ‘체험 정글의 현장’ 같은 걸 찍고 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1~2주 동안은 분이 안 풀렸는데 벌레 물린 데가 아물면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며 “어떤 벌레인지 그 흔적이 아직도 있고 어제도 긁다 왔다. 벌레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왔다. 카리브밥 쪽은 그런 건 없었던거 같다”고 말했다. ‘카리브밥’ 팀인 윤남노는 “‘페루밥’이랑 비교하면 난 놀다 왔다. 무료 관광 느낌이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뱃멀미가 너무 심했다. ‘출연료고 뭐고 상관없으니 한국 보내달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두팀을 모두 경험한 에이스 김옥빈은 관전포인트에 대해 “카리브밥의 식재료와 페루밥의 식재료가 확연히 달랐다”며 “우리가 간 장소의 배경과 어울리는 식재료, 사람들에게 대접받는 과정이 관전포인트다. 또 다양한 생명체가 등장하는데 저는 한국 예능에서 그런 생명체를 본 적이 없다. 굉장히 호기심이 들고 궁긍증을 자아내는 생명체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강도는 둘 다 정말 힘들었다”며 “페루밥은 생소한 식재료를 대하고 그걸 요리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맞벌이’라는 단어에 맞게 먹고 싶으면 그걸 구하러 가야 했다. 감자를 먹다가 짠 게 먹고 싶으면 정말 염전을 보내더라. 카리브밥은 목적지 하나만 던져놓고 찾아가야 해서 이준이 운전하느라 고생을 많이했다”고 전했다.이어 “페루밥에선 온갖 벌레와 조우해서 영광의 상처를 많이 얻었다”며 “저는 좀 맛있는 것도 먹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영화 촬영보다 힘든 예능이었다”고 털어놨다.‘정글밥2’는 27일 오후 9시 첫 방송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2.27 15:52
스타

지병 앓는 언니 대소변 처리…명세빈 “감당 힘든 현실” 눈물 (바다 건너 사랑)

배우 명세빈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되게 살아가는 우간다의 아이들을 향한 관심을 환기했다.2일 방송된 KBS1 나눔 다큐멘터리 ‘바다 건너 사랑 시즌3’에서는 명세빈이 아프리카 우간다를 찾았다.우간다는 빅토리아 호수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어 ‘아프리카의 진주’로 불리지만 경제적으로 매우 낙후된 나라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간다 인구의 41.7%가 빈곤 상태에 있으며 아동의 44%가 교육, 삶의 질 등 모든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명세빈은 우간다의 현실을 몸소 경험하며,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고된 노동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우간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이날 방송에서 명세빈은 숯을 만들어 생계를 잇는 주마(14·남)와 지리야(12·여) 남매를 만났다. 부모를 모두 병으로 잃은 남매는 수두증을 앓고 있는 첫째 도르카스(17·여)와 어린 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수두증은 뇌 안에 척수액이 과잉 축적되는 병으로 치료받지 못하면 자신의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지리야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언니를 씻기고 대소변을 처리하는 등 언니의 모든 일상을 헌신적으로 돌본다. 남매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숯을 만들고, 힘든 노동을 감내하며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간다. 명세빈은 힘겨운 현실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가는 남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아이들이 아이다운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기원하며 위로했다. 다음으로 만난 글라디스(14·여)와 엘리엇(12·남) 역시 고아 남매다. 글라디스가 5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2년 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매일 일을 해야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남매는 일거리가 없어 밥을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 많았다. 명세빈은 남매의 일일 이모가 되어 살림을 가르치고, 벽돌 만드는 일을 함께하며 마음을 나눴다. 명세빈이 따스한 위로를 건네자 7년의 시간을 고아로 살아온 남매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명세빈은 부모 없이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배고픔을 당연하게 여기고, 고된 노동을 묵묵히 감내하는 모습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또한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버티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에 탈출구가 필요하다”며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함을 호소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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