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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 연극 무대 복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영애의 ‘헤다 가블러’ [종합]

“100년이 넘은 고전이지만, 현대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헤다 가블러’입니다. 관람하러 오시는 분들이 ‘헤다’를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배우 이영애가 연극 ‘헤다 가블러’로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이영애의 연극 공연은 지난 19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짜장면’ 이후 처음이다. 여러 드라마, 영화에서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사랑 받아온 이영애가 밝으면서 어두운 이면이 있는 ‘헤다’를 연기해 새로운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LG 시그니처홀에서 연극 ‘헤다 가블러’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영애, 김정호, 백지원, 지현준, 이승주와 이현정 LG아트센터장, 연출가 전인철 등이 참석했다.세계적인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고전 명작인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심도 깊게 탐구한 작품으로 ‘여성 햄릿’으로 일컬어지는 고전 명작이다.이영애가 연기하는 주인공 ‘헤다’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이다. 이영애는 “헤다는 정답이 없는 여자다. 기존 헤다의 색깔을 바꾸고 싶었다. 하나의 색깔을 지닌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밝은 모습이 있어야 이면의 어두운 모습이 잘 보인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헤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헤다 가블러’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지만 힘든 점도 많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 작품에 100% 만족하는 배우는 없다. ‘운수 좋은 날’이라고 하반기 방송 예정인 드라마 촬영을 끝냈는데 ‘조금 더 열심히 할 걸’이라고 생각했다”며 “그 이후 ‘헤다 가블러’를 보게 됐는데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헤다를 연기하면서 많이 공부하고 있다. 좋은 배우와 연출진이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만드는 공동 작업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며 “어떤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보다는 내가 오랜 시간 연구한 결과가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내 모습과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인철 연출가는 이영애가 연기하는 헤다 가블러에 대해 “이영애를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다양한 감정과 표현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기존 대중이 생각하는 헤다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헤다를 그리기 위해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인철 연출가는 “한 달 정도 이영애와 작업을 하고 있다. 놀랄 정도로 매일 성실하다.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계속 집중을 하고 계신다. 또 같이 연습을 해보니 귀여운 면도 있고, 사랑스러운 면모도 있다. 기존의 헤다는 무서운 사람인데 여러 가지 모습을 무대를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영애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이영애는 결혼하면서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감정을 경험했고, 공감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만약 ‘헤다 가블러’를 20~30대에 만났으면 이렇게 공감하면서 연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헤다가 특이한 인물이긴 하지만 성별과 시대를 떠나서,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헤다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헤다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센터장은 “LG아트센터에서 제작하는 작품은 ‘동시대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대장금’, ‘신사임당’, ‘구경이’ 등을 통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영애가 다양한 매력을 가진 헤다 역할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한편 ‘헤다 가블러’는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08 15:20
스타

‘헤다 가블러’ 백지원 “‘폭싹’ 호응 감사해”

배우 백지원이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호응에 대해 답했다.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LG 시그니처홀에서 연극 ‘헤다 가블러’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영애, 김정호, 백지원, 지현준, 이승주와 총괄 프로듀서인 이현정 LG아트센터장, 연출을 맡은 전인철이 참석했다.세계적인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고전 명작인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심도 깊게 탐구한 작품으로 ‘여성 햄릿’으로 일컬어지는 고전 명작이다. 이날 백지원은 “매체에서 연기한 작품들이 최근에 호응을 얻고 있다. 대중이 많이 봐주고 있는데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폭싹 속았수다’의 호응에 감사함을 표했다.그러면서 백지원은 “연극 공연장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쉽지 않은 공간이다. 소극장이든 대극장이든 평일과 주말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공연을 집중해서 봐야 한다. 정말 많은 수고를 감당하고 오시는 것”이라며 “매체를 통해 호응을 얻으면서 연극을 잘 안 보시는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공연을 안 보시는 관객뿐만 아니라 연극계에 같이 연기하고 있는 동료 배우들도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극장을 찾아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32년 만에 연극에 도전하는 이영애가 연기하는 주인공 ‘헤다’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이다.한편 ‘헤다 가블러’는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08 14:53
스포츠일반

'하얼빈 금빛 드로우를 국내에서' 세계선수권 앞둔 팀 5G, "올림픽 출전 확신, 동메달 설움 풀게요" [IS 현장]

"지난해 동메달 아쉬움, 올해 금메달로 풀겠습니다."대한민국 여자컬링 대표팀 '5G(경기도청)'가 12일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회관 신관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김은지(35·스킵) 김수지(32·세컨드) 김민지(26·서드) 설예지(29·핍스) 설예은(29·리드)으로 구성된 팀 5G는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의정부 실내 빙상장에서 2025 세계 여자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총 13개 팀이 참가해 2026 밀라노·코스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경쟁한다. 총 10장의 올림픽 출전권 중에서 개최국 이탈리아 1장을 제외한 7장의 주인공이 이번 대회에서 가려진다. 이번 대회 단일 성적이 아닌, 세계랭킹 누적 포인트 상위 7팀이 올림픽에 직행한다. 나머지 2장은 추후 열리는 대회에서 가려진다. 세계랭킹 3위 한국은 현재 올림픽 직행 안정권에 있다. 신동호(48)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최하위를 하지 않는 이상 올림픽 직행은 확정적이다"라면서도 "올림픽 전초전 격인 대회다. 세계 강팀인 스위스(세계 1위) 캐나다(2위) 스웨덴(4위) 팀들이 모두 나오는 대회다. 선수들이 큰 중압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걱정은 감독이 몽땅 가지고 가고, 선수들은 자신있게 잘 즐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주장 김은지는 "올림픽을 향한 대회라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수지는 "올림픽에 나갈 거라고 확신한다. 수준 높은 팀들을 많이 만나지만, 많이 상대해 본 팀들이기도 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2023년부터 3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팀 5G는 현재 상승세다. 2023년 12월 범대륙선수권 우승에 이어, 그해 한국 팀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 '내셔널'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 2월 열린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에선 10전 전승의 '퍼펙트 게임'으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팀 5G는 지난해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선 더 높은 곳에 오르고자 한다. 김수지는 "작년에 아쉽게 동메달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아쉬운 감정을 다시 생각하면서 이번엔 금메달을 꼭 따겠다"라고 다짐했다. 대회가 열리는 의정부는 팀 5G의 '홈'이다. AG 금메달 이후 동네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자랑한 선수들은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예지-예은 쌍둥이 자매도 "컬링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관심 가져주신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AG 금메달리스트들의 플레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수지는 대회를 찾아오는 팬들에게 "막내 (김)민지가 테이크아웃을 잘한다. (성공하면) 같이 유쾌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신동호 감독은 "맏언니 (김)은지가 정말 중요한 순간에 드로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장면이 하이라이트가 되지 않을까. 은지가 잘 즐겼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회장은 "연맹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가장 큰 국제대회를 안방에서 개최할 수 있게 힘썼다"라고 전했다. 한 회장은 "하얼빈에서 봤듯이, 선수들이 중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마지막 한 샷까지 안정적으로 가져가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응원했다. 김재원 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는 세계 대회이자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대회로 전세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선 컬링이 2018 평창 올림픽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다가 이번 AG에서 정점을 찍었는데, 곧바로 세계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처음으로 티켓을 유료화 했는데도 예매율이 상당히 높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여자컬링 대표팀 세계선수권대회 일정-3월 15일(토) 오후 2시 일본전-3월 16일(일) 오후 2시 노르웨이전 / 오후 7시 스코틀랜드전-3월 17일(월) 오후 2시 중국전 / 오후 7시 튀르키예전-3월 18일(화) 오후 2시 스위스전 -3월 19일(수) 오전 9시 캐나다전 / 오후 2시 덴마크전-3월 20일(목) 오전 9시 스웨덴전 / 오후 7시 리투아니아전-3월 21일(금) 오전 9시 이탈리아전 / 오후 7시 미국전-3월 22일(토) 오전 10시 플레이오프(3~6위) / 오후 4시 준결승전 (1, 2위, PO 승자)-3월 23일(일) 오전 10시 동메달 결정전 / 오후 4시 결승전올림픽회관=윤승재 기자 2025.03.12 12:01
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아름답고 슬픈 좀비영화의 생환을 기다리며 [오동진 영화만사]

스스로 영화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제, 레나테 레인스베 정도의 이름은 입에 붙어야 한다. 노르웨이 출신이고 2021년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제74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여배우다. 키는 178Cm나 되고 나이는 1987년생으로 이제 마흔이 되어 간다. 최신작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에서 그는 미친 듯한 연기를 펼쳤고 또 다른 국내 최신 개봉작 ‘언데드 다루는 법’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영화들은 한국 극장가의 사정 때문에 많아 봐야 5000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두 이미 극장에서는 사라졌다. 한국 영화계는 지금의 이런 현실을 언젠가는 뼈 아프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수십억을 들여 만들고 톱 스타급 배우가 나온다 한들, 그래서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을 벌인다 한들 ‘브로큰’ 같은 영화의 첫날 성적은 2만명을 넘지 못했다. 한국의 극장업계가 향후 어디에 더 매달리고 어디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자각케 만드는 대목이지만 여전히들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테아 히비스텐달 감독이 만든 ‘언데드 다루는 법’은 좀비 영화다. 그리고 일종의 공포영화다, 오컬트 분위기도 없지는 않다. 죽은 자가 살아 움직이니까. 그런데 이게 좀 이상하다. 좀비는 좀비이고 무서울 때는 무서운데(죽은 엘리자베트가 무덤에서 돌아와 주방 냉장고를 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노부인 토라의 표정은 경악 그 자체다) 이상하게도 슬프고 따뜻한 면이 강하다. 이들 좀비는 살아 생전 잔뜩 사랑을 받던 대상들이었다. 소년 엘리아스는 할아버지와 엄마가 죽고 못살만큼 아꼈던 아이이고,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살아난 에바는 남편과 아이 둘에게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 이들 모두가 살아 돌아오긴 돌아오되, 살았을 때처럼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말도 못하고 심박수도 느리며 몸 여기저기의 상처도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 좀비들은 처음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물어 뜯거나 할퀴지 않는다. 먼저 공격적이 되지는 않는다. 외형상 전혀 위협적인 요소가 없어 보인다. 단지 약하고 다른 존재가 돼서 돌아왔을 뿐이다. 돌아와서는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 곁에 머무르려 할 뿐이다. 자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가. ‘언데드 다루는 법’은 상실과 그 상실감의 회복, 연대와 관계의 복원에 대한 얘기다. 좀비영화 중에 중간에 눈물을 흘리게 할 작품이 있다면 단연 이 영화 한편 뿐이다. 물론 미국 조너던 레빈 감독의 2012년 작 ‘웜 바디’에서도 좀비R(니콜라스 홀트)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랑스런 존재이기까지 해서 여인 줄리(테레사 팔머)와 연인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웜 바디’는 말도 안되는, 오락영화처럼 비춰졌고 또 그렇게 인식돼 온 게 사실이다. 반면 ‘언데드 다루는 법’에는 기이한 진정성이 느껴진다. 어쩌면 사람들은 사람들 스스로가 상대에게 있어서 종종 언데드와 같은 존재일 수 있다. 살아있는 시체와 같은 존재. 말은 좀 안 좋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 상대는 그런 존재를 때론 인정하고, 때론 수긍하며, 때론 어떻게든 같이 살아 가려 애쓴다. 그것이 삶 그 자체라고 느끼게끔 배워 왔다.‘언데드 다루는 법’을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궁극적 주제는 ‘다름의 정치학’이 사실은 매우 무의미한 것이며 사랑의 마음을 지닌 한 그것을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보여 준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사회도 요즘 인종과 민족, 이민자들과의 공동의 삶을 추구해 나가는 게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이 영화는 방증한다. 좀비는 결국 이민자이자 이방인, 우리 삶 바깥에 있는 존재들을 상징한다.그러나 그렇게 딱딱한 분석보다는 ‘언데드 다루는 법’이 지닌 진짜 의도를 알아 채는 게 좋다. 이 영화는 사랑이 깊으면 죽은 자도 되살릴 수 있다는 슬픈 판타지 같은 것이다. 죽은 아들 엘리아스가 무덤에 살아 돌아온 걸 알지 못하는 엄마 안나(레나테 레인스베)는 직장에서 돌아와 담배를 한 대 피운 후 자신의 얼굴에 랩을 칭칭 감아 가며 자살을 하려 한다. 세상의 엄마란 존재는 자신의 아이가 죽으면 아이에 대한 모든 것을 하나도 버리지 못한다. 장난감도 아이의 공책도 아이의 옷도 이불도 버리지 못한다. 그러니 혹여나 아이가 살아 돌아왔을 때 아무리 몰골이 이상하다 한들 그 아이를 품에서 떼 놓지 못한다. 안나는 돌아온 아들 엘리아스를 품에서 내려 놓지 못한다.도대체 이 영화는 결론을 어떻게 가져 가려하는가. 좀비는 결국 징글징글한 좀비가 된다는 것일까. 사람들의 목을 물어 뜯는 존재가 된다는 것일까. 그렇지 되기 전에 사람들은 이 언데드를 어떻게 다뤄야 한다는 것일까.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상실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상실감을 주체적으로 떠나보내는 것, 내려 놓는 것, 그래서 모든 사안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파악할 줄 아는 정신을 되찾는 것이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결국 모든 일이 다 잔혹해지지만 종국적으로는 슬픈 일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슬픈 좀비영화라고 하는 이유다. 극 후반 나오는 노래가 니나 시몬의 ‘느 무 끼뜨 빠(Ne Me Quitte Pas)이다. ‘날 떠나지 마’란 뜻이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이제 극장에서는 볼 수가 없다. VOD나 이후 어느 OTT에서 살아 돌아올 것이다. 그때 다들 잘 다뤄야 한다. 살아있지만 죽은(언데드) 영화를 다루는 법에 대해 생각들 해보시기 바란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5.02.13 06:02
뮤직

KG필 창단 첫 무대 성료…MZ 음악인 열정 빛난 ‘이데일리 신년음악회’

MZ세대 음악인들의 열정에 동(冬)장군도 녹아 내렸다.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 9회째를 맞은 이번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는 청년 음악인의 꿈을 지원하고 한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곽재선문화재단(이사장 곽재선)이 창단한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KG필)의 첫 무대로 의미를 더했다.KG필을 창단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날 공연 전 무대에 올라 “기업이 육체적 행복을 키운다면 정신적 행복을 만드는 것은 문화”라며 “기업도 정신적 행복을 만드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KG필을 창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G는 KG필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에 정신적인 행복을 선사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자 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조금은 긴장한 듯, 하지만 반짝이는 눈빛의 단원들은 지휘를 맡은 음악감독 서희태의 신호에 맞춰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으로 KG필의 본격 시작을 힘차게 알렸다.KG필의 클래식 연주가 공연의 기반이었지만 엄숙하고 진지한 여느 클래식 공연과는 달랐다. 서희태 지휘자의 손짓에 2000여 관객들이 일제히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공연은 흥을 더했다. 클래식 공연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무리 없이 어우러져 즐길 수 있을 만했다. 1부는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로 꾸려졌다. ‘운명의 힘’ 서곡에 이어진 무대는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였다.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서형민(35)이 협연자로 나서 청춘의 열정을 선율 위에서 불태웠다. 특히 서형민은 ‘찐이야’ ‘땡벌’로 이어지는 트롯 메들리를 앙코르로 선사하며 사뭇 진지했던 분위기를 환기했다. 서형민은 공연 후 일간스포츠에 “앙코르로 어떤 곡을 할까 생각하다 신년음악회의 취지에 맞춰 관객들에게 흥을 전달하고 싶어 머리에서 생각이 나는 대로 즉석에서 선곡해 연주를 했다”고 말했다.이어진 무대는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들로 꾸며졌다. 정경, 왈츠, 백조의 춤, 차르다쉬, 피날레까지 대중에 익숙한 연주가 유려하게 이어지며 1부의 막이 내렸다. 2부의 시작은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였다. 지난 연말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은 선곡으로 먹먹함을 더한 가운데, 이어진 무대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배다해, ‘팬텀싱어4’ 준우승팀 포르테나(김성현·서영택·오스틴 킴·이동규)와 협연으로 활기를 더했다. 배다해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대표 넘버인 ‘띵크 오브 미’와 KBS2 예능 ‘남자의 자격’에서 자신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엔리오 모리꼬네의 ‘넬라 판타지아’, 작곡가 한태수의 가곡 ‘아름다운 나라’ 등 다채로운 선곡의 무대를 선사했다. 배다해는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2025년은 모두가 웃으며 이 나라를 함께 끌고 갔으면 좋겠다”고 위로의 메시지도 전했다. 포르테나는 ‘팬텀싱어4’ 1라운드에서 불렀던 ‘네아폴리스’를 비록해 노르웨이 듀오 시크릿 가든의 ‘유 레이즈 미 업’, 그리고 살바토레 카르딜로의 ‘무정한 마음’까지 환상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이들의 4인 4색 하모니에 KG필의 열정을 다한 연주가 더해진 무대는 관객의 마음 속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KG필 첫 연주회의 피날레는 영화 ‘이티(ET)’ OST ‘플라잉 테마’가 장식했다. 마지막 무대를 맞아 혼신을 다한 이들의 퍼포먼스에 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에 KG필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 요한 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을 앙코르로 선사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KG가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법인 선현을 통해 초청된 소방공무원과 가족들도 참석해 공연을 관람, 문화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1.20 05:55
영화

[오동진 영화만사] 칸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을 봐야 하는 이유, 그런데 잘 안보는 이유

새로 개봉된 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이하 아르망)는 지난 5월 제77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탄 작품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칸이니 무슨 영화제나 영화상에서 뭘 탔다고 해서 흥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존 오브 인터레스트’ 같은 예외도 있다. 하물며 사람들은 황금카메라상이 어떤 상인지 별 관심이 없다. 이건 칸영화제가 그 해에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신인감독에게 주는 상이다. ‘아르망’은 노르웨이의 하프만 울만 퇸델이라는 감독이 만들었고 그는 90년생, 34살이다. 완전 신예다. 그런데 놀라운 작품을 만들었다.이런 작품은 일종의 ‘문지방’ 영화이다. 문지방만 넘으면 거기에 진수성찬이 널려 있는데 그 문지방을 넘을까 말까 망설여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재미없지 않을까, 너무 무겁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 오히려 더 우울해지지 않을까, 등등의 생각 때문이다. 그런 면도 없지는 않다. 그런데 이런 작품일수록 다 보고 나면, 첫째 독파를 해냈다는 자부심이 생기며, 둘째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결론으로 찌들고 때가 낀 뇌를 세척해 냈다는 기이한 쾌감을 느끼게 해 준다.‘아르망’은 영어 제목도 그냥 아르망(Armand)인데 6살짜리 소년의 이름이다. 이 소년은 영화 속에서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는 아르망의 엄마 엘리자베스(레나테 라인제브)가 연락을 받고 학교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엘리자베스는 차를 급하고 위험하게 몬다. 그가 도착한 학교에는 교장(외이스타인 뢰거)과 교무주임 급으로 보이는 선생 아샤(벨라 벨로빅 요바노빅), 그리고 저학년 교사로 아르망의 담임인 순나(테아 람브레히츠 바울렌)가 기다리고 있다. 학교는 때마침 비상벨이 고장나서 복도와 교실이 한창 어수선 할 때이다.엘리자베스가 학교에 긴급 호출이 된 이유는 아들 아르망이 같은 학년 친구인 욘을 때리고,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순나 선생 등은 욘의 부모인 사라(엘렌 도리트 페테르센)와 안데르스(엔드레 헬레스베이트)도 부른 상태다. 처음엔 이 네 명의 대화로 시작된 ‘대책회의’는 곧 교장과 아샤 선생까지도 들어오는 확대회의로 개편된다. 6명의 회의는 일촉즉발, 팽팽한 신경전으로 이어진다.이 영화에 칸이 황금카메라상을 수여한 이유는 명백해 보인다. 이 6명의 관계, 그리고 6명 한명 한명의 잠재 의식 속에 담겨져 있는 진실들을 하나 하나, 곧 점층적으로, 꺼내고 연결해 내는 연출 실력이 실로 일품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한 20분쯤 지나면 엘리자베스와 사라의 관계를 알려 준다. 둘은 워낙 친한 학부모들이다. 거기서 10분쯤 지나면 아르망이 원래 사라-안데르스 부부의 조카임이 알려지고, 또 한 15분쯤 지나면 토마스라는 인물이 튀어나오는데 그는 이미 죽었는데 엘리자베스의 남편이었고 사라의 오빠였음을 알게 된다. 엘리자베스와 사라는 각각 새언니와 시누이의 관계이다. 거기서 10분쯤 더 지나면 토마스는 폭력 성향이 있었거나 엘리자베스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거나 그 둘 중 하나이며 그는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가 자살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의 밑자락을 좌악 깔아 놓는다.이야기의 발단은 아르망에서 시작했지만 모든 비밀, 모든 진실 아닌 진실이 아르망의 문제를 넘어서서 영화 전체적으로는 어디로 갈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도가니가 벌어진다. 우리 모두는 그처럼 표면적으로는 혼란스러운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더 깊이 들여다본다 한들 더 좋을 것도 없다. 하지만 딱 적당한 거리에서 보면 우리는 서로가 괜찮아 보일 수도 있다. ‘딱 적당한 거리’를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서로가 서로의 내면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아르망이라는 아이의 문제를 놓고 사라와 엘리자베스, 그리고 모두가 서로를 감정적으로 할퀴고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적 삶에 있어서 ‘적당한 거리의 필요성’이야말로 이 젊은 감독이 궁극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대목일 것이다.영화는 한 세번쯤, 매우 연극적이면서도 아티스틱한 장면을 연출한다. 영화 중간 엘리자베스가 학교 측의 관료적 해결방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발작적인 웃음을 터뜨리는데 그 끊이지 않는 솔로 웃음 장면이 10분 가까이 이어진다. 엘리자베스는 또 복도에서 혼자 재즈 춤을 추기도 한다. 이때 학교 청소부 흑인 남자가 나중에 슬쩍 합을 맞추는 장면도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연극이론인 ‘소격 효과’같은 장면으로 영화가 주는 지나친 긴장감을 의도적으로 살짝 돌려 놓는 장치이다. 극 후반에 그려지는, 엘리자베스가 다른 학부모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는 걸 상상하는(실제일 수도 있다) 장면은 마피 피나 바우쉬의 현대무용 극인 ‘카페 뮐러’를 연상케 한다. 탁월한 연출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 ‘아르망’은 그다지 대중들의 큰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사와 때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영화가 필요할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럴 때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5.01.02 06:05
해외축구

로드리, 1990년대생 최초 발롱도르 수상·비니시우스 2위…야말은 코파 트로피 영예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 부적’ 로드리(28·스페인)가 2024 발롱도르를 수상했다.로드리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4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발롱도르는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주관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 시상식으로 올해 68회째를 맞았다. 올해 시상식은 유럽축구연맹(UEFA)과 공동으로 진행했다.이번 발롱도르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친 최종 후보 30인 가운데,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로드리가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2~4위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 선수에게 돌아갔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다니 카르바할이 로드리의 뒤를 이었다.지난달 23일 아스널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경기에서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를 파열당한 로드리는 목발을 짚고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라이베리아 축구 영웅’ 조지 웨아에게 발롱도르를 받았다. 로드리는 “정말 놀라운 밤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매 경기 스스로 발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경기에서 나의 가치를 인정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어릴 때는 발롱도르 수상을 생각지도 못했지만, 최근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줬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1990년대생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근래까지 1985년생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5회)와 1987년생인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8회)가 이 상을 양분했다. 이 틈에서 발롱도르를 거머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는 각각 1985년생, 1987년생이다. 로드리는 쟁쟁한 2000년대생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EPL 소속 선수 중에는 16년 만의 수상이다.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호날두 이후 처음이다. 지금껏 맨시티에서도 발롱도르 수상자가 나온 적이 없었다.스페인 선수로는 64년 만의 발롱도르 수상이다. 앞서 스페인 출신 선수로는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 1957년과 1959년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로드리가 역대 세 번째 스페인 출신 수상자다.로드리의 수상에 레알 선수단은 ‘보이콧’했다. 선수, 회장, 감독 모두 시상식이 열린 파리로 향하지 않았다. 레알은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하면, 다니 카르바할이 받아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발롱도르와 UEFA 모두 레알 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비니시우스 역시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에 “필요하다면 10배 더 뛰겠다. 그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발롱도르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표한 동시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발롱도르 여자 부문에서는 아이타나 본마티(FC바르셀로나)가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본마티 역시 스페인 국적의 선수다. 최고의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는 ‘코파 트로피’는 바르셀로나 공격수 라민 야말(17)에게 돌아갔다. 최고의 골키퍼를 상징하는 ‘야신 트로피’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가 가져갔다.최다 골 상인 ‘게르트 뮐러 트로피’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가 공동 수상했다.올해의 남녀 감독으로는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엠마 하예스 미국 여자대표팀 감독이 선정됐다. 최고의 남자 클럽은 레알 마드리드, 최고의 여자 클럽은 바르셀로나로 선정됐다.▲ 2024 발롱도르 최종 순위1위 로드리(스페인·맨체스터 시티)2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레알 마드리드)3위 주드 벨링엄(잉글랜드·레알 마드리드)4위 다니 카르바할(스페인·레알 마드리드)5위 엘링 홀란(노르웨이·맨체스터 시티)6위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레알 마드리드)7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인터 밀란)8위 라민 야말(스페인·FC바르셀로나)9위 토니 크로스(독일·은퇴)10위 해리 케인(잉글랜드·바이에른 뮌헨)11위 필 포든(잉글랜드·맨체스터 시티)12위 플로리안 비르츠(독일·바이엘 레버쿠젠)13위 다니 올모(스페인·FC바르셀로나)14위 아데몰라 루크먼(나이지리아·아탈란타)15위 니코 윌리엄스(스페인·아틀레틱 빌바오)16위 그라니트 자카(스위스·바이엘 레버쿠젠)17위 페데리코 발베르데(우루과이·레알 마드리드)18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애스턴 빌라)19위 마르틴 외데고르(노르웨이·아스널)20위 하칸 찰하놀루(튀르키예·인터 밀란)21위 부카요 사카(잉글랜드·아스널)22위 안토니오 뤼디거(독일·레알 마드리드)23위 후벵 디아스(포르투갈·맨체스터 시티)24위 윌리엄 살리바(프랑스·아스널)25위 콜 파머(잉글랜드·첼시)26위 데클런 라이스(잉글랜드·아스널)27위 비티냐(포르투갈·파리 생제르맹)28위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스페인·바이엘 레버쿠젠)29위 마츠 훔멜스(독일·AS로마)29위 아르템 도우비크(우크라이나·AS로마)김희웅 기자 2024.10.29 10:39
스포츠일반

운동선수 히잡 금지한 프랑스, 히잡 쓴 이집트 선수 "난 모델 아냐" [2024 파리]

미국 매체 CNN은 '이집트 여자 비치발리볼 선수들이 프랑스의 선수 히잡 착용 금지령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3일(한국시간) 전했다.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쓰는 쓰개. 프랑스 상원은 2022년 1월 스포츠 경기에서 히잡을 비롯해 종교적 상징을 나타내는 의상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체육부 장관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도 이 금지가 적용될 거라고 확인, 논란이 가속했다. 프랑스는 무슬림 인구가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약 500만 명으로 추산된다.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비치발리볼에 출전한 이집트의 도아 엘고바시-마르와 압델하디 조는 히잡과 긴 검은색 소매 셔츠, 검은색 레깅스를 착용하고 경기를 뛰고 있다. 얼굴과 손의 일부를 제외하면 신체의 대부분을 드러내지 않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파리지만 이들의 '철칙'은 변함없다. CNN은 '만약 엘고바시와 압델하디가 프랑스를 위해 뛰었다면, 이 둘은 히잡을 쓰는 게 허락되지 않을 거'라면서 '올림픽 주최국(프랑스)은 선수들이 경기하는 동안 '종교적 상징'을 착용하는 걸 금지했다'고 조명했다. 앞서 압델하디는 스뒈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운동선수 히잡 착용 금지 조치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다"며 "난 당신에게 히잡을 쓰라고, 당신은 나에게 비키니를 입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누구도 어떻게 입으라고 말할 수 없다. 그게 자유로운 나라"라고 강조했다.CNN에 따르면 엘고바시는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히잡을 쓰고 비치발리볼 종목을 뛰었다. 그는 "히잡은 나의 일부라며"며 남다른 의미를 드러내기도 했다. 비치 종목에서 '복장'이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대표팀이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유럽핸드볼연맹(EHF)으로부터 1500유로(222만원)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엘고바시는 퍼포먼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난 모델이 아니다. 운동선수이고 사람들은 내 옷보다 운동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고바시-압델하디 조는 조별리그 A조에서 3전 전패 탈락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03 17:11
스포츠일반

UFC 라이징 스타 파이퍼 ‘좌절’…35세 베테랑 허맨슨에게 만장일치 판정패

베테랑 잭 허맨슨(35∙노르웨이)이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떠오르는 신예 조 파이퍼(27∙미국)의 도전을 막아냈다. 2라운드까지 밀렸지만 3라운드부터 체력에서 앞서며 경기를 뒤집었다.UFC 미들급(83.9kg) 랭킹 11위 허맨슨(24승 8패)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허맨슨 vs 파이퍼’ 메인 이벤트에서 파이퍼(12승 3패)에 만장일치 판정승(48-47, 48-47, 48-47)을 거뒀다.정말 이번엔 아니었다. 허맨슨은 경기 전 파이퍼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경기에선 그가 슈퍼스타가 되는 일은 없을 거라 말했다.파이퍼는 UFC 3연속 피니시승을 거두며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현지 도박사들이 파이퍼가 이길 확률을 약 70% 정도로 예상했을 정도였다.허맨슨이 믿은 건 체력과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경기 운영 능력이다. 기세 좋던 신예 파이퍼는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허맨슨의 잽과 카프킥에 잠식당하며 무너졌다.파이퍼는 경기 초반 거칠게 훅 펀치를 날리며 허맨슨을 KO시키려했다. 허맨슨은 뒤로 밀리면서도 침착하게 가드를 올려 치명타를 피했다. 3라운드부터 큰 공격을 휘두르던 파이퍼의 출력이 떨어지자 전진해 간결한 공격을 쏟아내며 흐름을 반전시켰다.베테랑의 진면목이 드러난 멋진 역전승이었다. 경기 후 허맨슨은 “사람들이 내 복싱 실력을 과소평가했지만 난 스스로를 믿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어 “이렇게 긴 경기에서는 나보다 체력이 좋은 선수가 없다”며 “경기가 진행될수록 페이스를 높이려 했다. 그러면 상대는 숨이 막힌다”고 경기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파이퍼는 “카프킥으로 인해 경기 양상이 반전됐다”며 “허맨슨이 오늘 나보다 나았다. 그가 후반 3라운드를 가져갔다”고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허리 부상으로 1년 2개월을 쉰 허맨슨은 올해 두 경기를 더 뛰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에 승리한 UFC 미들급 랭킹 8위 나수르딘 이마보프(28∙프랑스)를 다음 상대로 요구했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UFC 페더급(65.8kg) 랭킹 13위 댄 이게(32∙미국)가 친구 안드레 필리(33∙미국)를 1라운드 2분 43초 만에 오른손 카운터 펀치로 KO시켰다.이게(18승 7패)는 필리(23승 11패 1무효)가 왼손 잽을 날리는 순간을 노려 정확한 오른손 카운터 펀치를 적중시켰다. 필리는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고, 이게가 해머피스트 추가타를 집어넣자 레퍼리가 경기를 중단시켰다.이게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필리를 사랑하지만 그 감정을 경기에 개입시키면 안 됐다”며 “옥타곤에서 그와 친구로 지낼 순 없다. 그에게 이건 다른 문제란 걸 알려줘야 했다”고 함께 훈련하기도 했던 친구를 KO시킬 수밖에 없었음을 설명했다.이게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독립기념일(9월 16일) 기념 대회에서 디에고 로페스나 야이르 로드리게스 대 브라이언 오르테가 경기의 패자와 싸우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김희웅 기자 2024.02.12 05:33
해외축구

'인구 14억'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하나 ①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가 1월 25일 막을 내렸다.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 중 특히 중국과 인도가 눈에 띈다. 중국은 2무 1패(골득실 -1), 인도는 3패(골득실 -6)를 기록했다. 세부 성적을 보면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두 나라는 무득점에 그친 것이다. 24개 참가국 중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나라는 중국과 인도뿐이다.인도는 2023년 중국을 0.04% 차이로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두 나라의 인구를 합치면 28억 5000만 명이다. 전 세계 인구의 36%에 육박한다. 이렇게 풍부한 인적 자원을 가진 두 나라가 월드컵도 아닌 아시안컵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사실 인도의 성적은 실망스럽지만 충격적이지는 않다. 크리켓, 필드하키를 제외한 인도의 스포츠는 국제 무대에서 변변한 성적을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25번 참가한 하계올림픽에서 인도가 획득한 메달은 35개(금10, 은9, 동16)에 불과하다. 금메달 10개 중 8개가 필드하키에서 나왔다. 역대 메달 순위는 57위.중국은 올림픽에 본격적으로 참가한 횟수가 10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636개(금263, 은199, 동174)의 메달을 기록할 정도로 스포츠 강국이다. 메달 순위는 4위. 이렇게 올림픽 같은 국제 무대에서 많은 메달을 수확하는 중국이 유독 축구만 상상이상으로 못한다.현재까지 중국은 월드컵에 단 1번 진출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중국이 거둔 성적은 3패(득0, 실9). 당시 조별 예선 상대가 브라질, 터키, 코스타리카였다. 중국은 올림픽 축구에 2번 나왔다. 1988 서울 올림픽에서 그들이 거둔 성적은 1무 2패(득0, 실5)였다. 주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한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도 중국은 1무 2패(득1, 실6)였다. 공산화되기 전 중화민국이 참가했던 1936 베를린, 1948 런던 올림픽까지 범위를 넓혀도, 결과는 2패(득0, 실6)다. 이렇듯 중국 축구는 세계무대에서 1승은커녕 한 골을 기록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많은 스포츠 팬이 “중국은 왜 이렇게 축구를 못할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중국 축구의 처절한 성적에는 여러 이유가 얽혀 있다. 이중 필자는 국내에 덜 알려진 이유 위주로 분석해 봤다. 중국 축구를 가리켜 흔히 하는 말이 있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축구 잘하는 11명이 없나?” 하지만 이 질문은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것이다. 스포츠 경기의 수준과 선수의 숫자는 한 국가의 총 인구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스포츠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숫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2018 월드컵 우승 국가인 프랑스를 예로 들어보자. 2023년 프랑스의 인구는 6800만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이 인구에서 무작위로 뽑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에 있는 축구 선수들 중 최고의 선수만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등록 선수는 210만이다. 따라서 프랑스 전체 인구의 3.1%가 축구 선수다. 유럽 국가 중 독일 다음으로 많은 축구 선수가 등록된 나라가 프랑스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강호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일본은 어떨까? 2022년 일본에 등록된 축구 선수는 82만이다. 즉 일본 인구의 0.65%가 축구 선수다. 중국은 최근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2017년 중국축구협회의 자료를 참고했다. 2017년 중국의 등록 선수는 8만4422명으로 전체 인구의 0.0061%를 차지했다. 즉 중국 축구대표팀은 단지 8만 5000여 명의 선수 중에서 선발된 것이다. 이에 반해 닐슨 스포츠가 발표한 월드 풋볼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중국의 축구 팬 수는 1억 8700만이었다. 전체 인구의 13.45%가 축구 팬인 것이다. 중국 축구가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선수층이 얇기 때문이다. 특히 유소년 선수의 숫자가 많이 부족해 최상위 계층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유소년은 스포츠와 학업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중국에는 ‘가오카오(Gaokao)’라고 불리는 대입 국가시험이 매년 열리는데, 성적에 따라 학생의 미래가 결정된다. 가오카오가 성공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중국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다.중국 정부가 35년 동안 유지한 ‘한 자녀 정책’도 유소년 축구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대부분의 중국 부모들은 그들의 유일한 자식이 축구를 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부에 매진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사회적 장벽은 여전히 남아있어 특히 13세 이상의 아이들은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축구를 그만둔다. 게다가 아이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축구를 하려면 상당한 재정적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노동자 계층의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포기한다. 중산층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축구를 할 수 없다. 중국의 슈퍼리그는 2010년대 수십억~수백 억원을 쉽게 쓰며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끌어모았다. 이들로 인해 한때 리그의 인기는 올라갔고, 슈퍼리그 팀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클럽의 성공은 오히려 중국 축구에 독으로 작용했다. 리그 상위권 팀 대부분이 외국 스타 선수에 의존함으로써, 자국 내 유소년 축구 발전은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중국 축구가 성장하기 위해 유소년 축구에 투자돼야 할 돈이 단기간의 성적과 화려함에 쓰인 것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2.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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