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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동계올림픽 최강 노르웨이의 비결①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겨울스포츠에 어울리는 적절한 자연환경, 그리고 동계 종목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뒷받침이다.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국가는 인구가 540만 명에 불과한 노르웨이다.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1924년 1회 대회부터 2018 평창 대회까지 노르웨이는 368개의 올림픽 메달(금 132, 은 125, 동 111)을 획득했다. 두 번째로 많은 메달을 기록한 나라가 노르웨이보다 인구가 60배나 많은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인 미국(305개)이다. 서울 인구의 절반에 불과한 노르웨이는 어떻게 동계스포츠의 최강자가 될 수 있었을까?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모든 북유럽 국가들이 동계스포츠에 강하지는 않다. 덴마크와 아이슬란드가 여기에 속한다. 덴마크는 1998 나가노 대회에서 획득한 컬링 은메달이 전부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나라 덴마크는 적은 강설량에 평지로 구성된 국토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 동계스포츠에 대한 낮은 관심과 부족한 시설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인구가 35만 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동계올림픽에서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국명(Iceland)과 달리 이 섬나라는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같은 위도상의 다른 나라보다 훨씬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겨울 평균 온도가 0°C에 불과하고 기후 변화가 심해서, 얼마 안 되는 이 나라 유망주들은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 하계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노르웨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이 그들을 동계스포츠 최강국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분명 그들이 가진 풍부한 눈과 얼음 등은 많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그렇다면 왜 그들과 비슷한 자연환경을 가진 이웃 부자 나라 스웨덴은 노르웨이만큼 동계올림픽에서 성공하지 못했나. 1000만 명 넘는 인구를 가진 스웨덴은 158개의 메달을 획득, 노르웨이의 메달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핀란드가 획득한 메달 수도 167개에 그친다. 인구 3800만 명을 가진 G7국가이자 동계스포츠에 최적화된 자연환경을 품은 캐나다는 어떨까? 캐나다가 평창올림픽까지 획득한 메달 수는 199개다. 이 중 75%에 해당하는 149개가 1994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나왔다. 다시 말해 캐나다가 동계스포츠 강국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자연환경만으로는 노르웨이의 동계올림픽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적절한 기후는 동계스포츠에 필요조건인 관계로, 오늘은 노르웨이가 가진 환경을 알아보자.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한다. 그들은 여름에는 하이킹을, 겨울에는 스키를 타는 등 일 년 내내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 나라에는 많은 캠핑용 오두막집이 있고,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즐긴다. 대부분의 도시도 자연과 가까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도 좋다. 이 나라에는 많은 눈이 내린다. 그냥 눈이 아니다. 노르웨이에는 솜털같이 부드럽고 스키 타기에 좋은 최상급 품질의 눈이 내린다. “노르웨이인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Norwegians are born with skis on their feet)”는 속담이 있듯이, 이들과 스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태어나서 걸음마를 배울 때 사람들은 스키도 같이 배운다. 스키는 노르웨이에서 단순히 스포츠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이자 문화다. 그들은 스키를 타고 어디든지 간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스키로 통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노르웨이인들은 수도 오슬로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스키를 타고 학교와 직장을 가고, 가방을 들고 다니듯이 스키를 지니고 다닌다. 많은 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스키는 산악지형의 경사면을 내려가는 알파인 스키다. 그에 반해 노르웨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지형이 비교적 평탄한 곳에서 교통수단으로 발달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보며 ‘힘들고 지루하며 이상함’을 느낄 때,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를 ‘삶의 일부이자 자연과의 교감’으로 생각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언급된 흥미로운 역사도 있다. 12세기 노르웨이의 내전 당시 농부 집단인 비르케바이너는 숨진 왕의 두 살 아들을 품에 안은 채 혹독한 산악지역 450㎞를 스키로 행군한 끝에 어린 왕자를 안전하게 피신시켰다. 이 왕자가 바로 노르웨이 왕국의 위대한 군주로 불리는 호콘 4세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노르웨이에는 90년 전통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회가 있다. 참가자들은 당시 어린 왕자의 몸무게를 상징하는 3.5㎏짜리 배낭을 멘다고 한다. 노르웨이가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의 33%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나왔다. 이 종목에서 파생된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사격), 노르딕 복합(크로스컨트리 스키+스키점프)과 스키점프에서도 노르웨이는 세계 최강이다. 성공한 스키선수들은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 이들은 축구로 따지면 메시나 호날두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유망주들은 다들 스키선수가 되고 싶어하고, 이러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스키는 최고의 자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스케이팅도 노르웨이에서 이동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강이나 호수가 얼면 신발에 동물 뼈를 달고 미끄러지듯이 그 위를 지나 목적지에 갔다. 이 나라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별로 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으나, 노르웨이(85개)는 이 종목에서 네덜란드(129개)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1998 나가노대회부터 20여년 동안 이어진 부진으로 이러한 선입견을 준 것뿐이다. 부진 속에 스케이팅팀은 스폰서가 없어지고 예산도 대대적으로 깎였다. 하지만 2018 평창올림픽에서 노르웨이는 4개(금2)의 메달을 획득하며 부활의 서곡을 알렸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스케이팅은 자국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 같은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자연환경은 노르웨이를 하계대회보다 동계올림픽에서 훨씬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하는 조금은 특별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2.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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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영어]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덴마크와 아이슬란드를 우리는 북유럽(Nordic) 국가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모든 북유럽 국가들이 겨울스포츠에 강한 것은 아니다. 덴마크는 1998 나가노 겨울올림픽 컬링에서 획득한 은메달이 현재까지 기록한 유일한 메달이다. 아이슬란드는 겨울올림픽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이에 반해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는 겨울스포츠 강국이다. 특히 인구 530만에 불과한 노르웨이는 겨울올림픽 최강자다. 그들이 현재까지 겨울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은 총 368개로, 2위 미국(305개)을 여유 있게 앞선다. 노르웨이보다 인구가 두 배나 많은 이웃 나라 스웨덴이 획득한 총 메달 수가 158개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이 얼마나 겨울스포츠에서 막강한지 알 수 있다. 노르웨이 속담에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Norwegians are born with skis on their feet)”라는 말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노르웨이가 획득한 368개의 메달 중 273개가 스키에서 나왔다. 스키는 노르웨이에서 단순히 스포츠가 아니다. 스키는 그들 생활의 일부이고 문화이다. 그들은 스키를 타고 학교와 직장을 가고, 가방을 들고 다니듯이 스키를 가지고 다닌다. 오늘 배울 영어 표현은 “be born with(~로 태어나다)”이다. 예를 들어, 투수가 열심히 노력해도 누구나 강속구를 던질 수는 없듯이, 일반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100m를 11초에 달릴 수는 없다. 이렇듯이 스피드는 타고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럴 때 “You have to be born with that(그것은 타고나야 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저 계급론’이 국내 사회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에서 시작한 수저 계급론은 ‘다이아몬드 수저’ 등 다양한 표현을 생산해 냈다. 이 수저 계급론도 영어 표현 “be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다)”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은수저는 상속된 부를 의미하며,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표현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을 뜻한다. 참고로 ‘금수저’라는 표현은 영어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다. 예문을 들어보자. “Tom was born with a silver spoon in his mouth and never worked a day in his life(톰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고,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았다).” 유럽 언어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이 있다. 스페인어에서는 “born in a gold cradle(금 요람에서 태어나다)”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흙수저’는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직역해서 ‘dirt spoon’이라고 하면 콩글리시가 된다. 영어에서는 ‘플라스틱 스푼’이라는 말을 쓴다. 이러한 표현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더 후(The Who)가 1966년에 발표한 곡 ‘Substitute’의 가사 “I was born with a plastic spoon in my mouth”에서 유래했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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