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삼성 김상준 감독 “이순신 장군 덕분에 현실 돌아봤다”
"이순신 장군 덕분에 현실을 돌아봤다."김상준 감독이 이끄는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8승31패로 최하위(10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까지 9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농구 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삼성으로선 최악의 시즌이다. 이번 시즌 삼성은 개막 후 홈 14연패를 당하며 프로농구 홈 최다연패 기록도 갈아치웠다. '꼴찌 삼성'의 수장 김 감독은 스트레스로 살이 5kg 이상 빠졌다고 했다. 17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를 마치고 김상준 감독을 만났다.-'농구명가' 삼성의 상황이 좋지 않다."심리치료 강사가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이야기를 해줬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대첩을 앞두고 조선에 남은 군함이 12척 뿐인 것을 알았다. 현실을 직시했던 것이다. 이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현재 삼성의 상황과 너무 비슷했다. 현실을 잘 파악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보이겠다."명량대첩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일본군 전함 133척을 올돌목으로 끌어들여 격파한 해전이다. -처음 삼성에 부임할 때 꼴찌에 머물 것이라 생각했나."선수 구성이나 상황을 보면 충분히 6강에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시즌 초반 가드 이정석이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고, 포워드 이규섭까지 다쳤다. 포워드 김동욱은 가드 김승현과 트레이드하며 오리온스에 내줬다. 주전이 대거 빠지며 갑작스럽게 리빌딩을 해야했다. 전혀 예상 못했던 상황이 한번에 터졌다."김 감독은 자신의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그는 선수 시절 무명에 가까운 식스맨이었다. 프로출범 후 원주 동부와 전주 KCC에서 뛰다 1999년에 은퇴했다. 은퇴 후 주유소를 운영하며 농구판을 떠났다. 그러나 2001년 모교인 명지중학교를 이끌며 농구판으로 돌아왔고, 2006년 중앙대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하며 인생이 바뀌었다. 중앙대는 2006년 1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52연승을 기록하며 대학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지난해까지 중앙대라는 대학 최강팀을 이끌었는데."대학에서는 오세근과 김선형·함누리 등 선수들이 잘 해줬다.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면 지난해까지는 계속 올라갔다. 지금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개그맨 김국진 씨가 TV에 나와 '롤러코스터가 내려가도 올라갈 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도 명심하고 있다. 다음 시즌 삼성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2.01.18 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