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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정년이’→‘지옥2’ 문소리 ”비슷한 시기에 다작? 럭키비키“

“여러 작품을 하는 건 저한테 일상이에요. 20년 넘게 해온 일이죠.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같이 공개되면서 좋은 반응이 배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해요. 럭키비키예요.”배우 문소리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소리는 올해 tvN 주말드라마 ‘정년이’와 넷플릭스 ‘지옥2’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지난 10월 27일까지 공연한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에도 출연했다. 또 지난 16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 첫날 아티스트 데이에 그랜드 아티스트상 시상자로도 나서며 다양한 장르, 다양한 작품 등에서 활약했다.문소리는 지난 17일 종영한 ‘정년이’에서 윤정년(김태리)의 엄마이자 사라진 천재 소리꾼 서용례 역할을 맡았다. 서용례가 매란국극단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윤정년과 바닷가에 앉아서 떡목으로 ‘추월만정’을 열창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화제가 됐다. ‘추월만정’은 소리하는 사람들한테도 어려운 대목으로 알려졌다. 문소리는 “‘추월만정’은 거의 1년 연습했다. 마지막 녹음까지 1년 걸렸다”며 “판소리 장단 중에서도 가장 느린 장단이다. 12장단이 한마디다. 그 정도로 느리다. 이렇게 느린 장단은 자기의 소리 공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진짜 실력이 있어야 노래가 들린다. 1년 연습해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문소리는 ‘정년이’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김태리 때문이라며 “제주도에 있을 때 김태리가 놀러온 적이 있다. 그래서 ‘정년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판소리 레슨을 받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구경 오라고도 말했다”며 “김태리가 노렸다. 엄마 해달라고 나중에 말했다. 인연이 참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년이’를 위해 소리만 3년을 연습한 김태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애정을 드러냈다.“‘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요. (김)태리처럼 노력하는 배우는 정말 오랜만에 봤어요. ‘정년이’에서 엄청 큰 짐을 지고 가는데 태리한테는 씩씩한 기운이 있죠. 그 에너지가 전체 팀을 잘 이끌어줘요. 정말 멋있죠. 태리는 정말 대단해요.” 쉼없이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문소리는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이 작품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대본을 받으면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한다. 그래서 작품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질문으로 가득 차있다”며 “작품이 끝나면 집에서 아무 생각 안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답은 작품 안에 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질문하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때가 온다”며 “‘정년이’ 같은 경우에는 소리꾼의 삶이 죽은 것에 대한 표현을 고민했고, ‘지옥2’는 정치인으로서 리얼하게 표현해야 하는지, 아니면 판타지 장르물에서 악랄한 빌런 역할을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 전체에서 내가 보여줘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체를 두고 캐릭터에 모양을 만들어 나갔다”고 덧붙였다. 연극에도 참여한 문소리는 “연극을 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연극은 더 깊이 관계를 쌓을 수밖에 없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극이 주는 매력에 대해서 “사람들 사이에서 얻는 따뜻함이 많다. 우정이나 사랑에 가까운 감정이다. ‘굉장히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일상에서 웃을 일이 많이 없는데 연극을 하면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웃는다. 그 순간이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배우로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작품을 끝내고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동료가 생긴다는 점이에요. 그런 동료가 생길 수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인거죠. 소소하지만 서로를 위해주는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점이 좋아요. 작품이 끝나도 서로 응원해주는 사이요.”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1.26 06:10
드라마

정은채, 날개 폈다…‘정년이’→‘파친코’ 까지 무한 변신

‘정년이’, ‘파친코’, ‘유어 아너’, ‘설계자’. 배우 정은채가 올 한 해 출연한 작품들이다. 최고의 국극 스타부터 복잡한 감정의 멜로 연기까지. 정은채는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대표작을 경신하고 있다.정은채는 tvN 토일 드라마 ‘정년이’에서 문옥경 역으로 출연 중이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를 그린 시대극이다.정은채가 연기한 문옥경은 매란국극단의 남역 전문 스타 배우로 주인공인 목포 소녀 윤정년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국극에 발을 들이게 하는 인물이다.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상경한 정년이에게 늘 힘이 되어주며 정년이가 연기로 고민할 땐 정답을 찾을 수 있게 길을 제시해 주는 선배다. ‘정년이’에서 정은채는 존재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숏컷으로 머리를 짧게 자른 그는 새하얀 피부와 훤칠한 키, 가늘고 긴 팔다리에 딱 떨어지는 슈트핏으로 문옥경의 비주얼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걸음걸이와 말투 등 제스처도 중성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캐릭터에 완전히 일체된 모습을 보여줬다.정은채의 왕자님 같은 비주얼은 문옥경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선배미도 발산하는데 정년이의 키다리 아저씨이기도 한 문옥경이 다정하고도 따뜻한 눈빛으로 정년이를 바라볼 땐 시청자의 마음도 녹게 만든다. 반면 국극 무대에 올랐을 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여배우가 남자 역할로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는 건 여러 가지로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남성스러움이 몸에 배어있어야 하는데, 정은채는 그걸 자기 안에서 발견해 실제로 문옥경을 남성의 느낌이 나게 잘 표현했다”며 “‘정년이’에 나오는 많은 대사들 중 인상적인 대사가 ‘나만의 배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정은채만의 문옥경을 굉장히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고 평했다. 정은채는 애플TV+ ‘파친코’ 시리즈에서는 ‘정년이’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파친코’ 시리즈는 해방 전후 한반도를 떠나 일본과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의 4대에 걸친 이야기로 정은채는 주인공 선자(김민하)의 동서인 경희를 연기했다.경희는 궂은 일은 전혀 안 해본 부잣집 딸로, 심성이 순하고 유약한 인물이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 선자와 함께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살림을 책임지는 인물이다. 정은채는 ‘파친코2’에서는 여성스럽고 순종적인 경희 캐릭터를 표현하며 ‘정년이’의 문옥경과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경희는 원자폭탄 피폭 피해자인 남편 요셉(한준우)의 병수발을 들면서 오랜 시간 자신을 좋아해 온 김창호(김성규)에게 흔들리지만 끝까지 남편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은채는 이런 캐릭터의 혼란스러운 감정도 섬세하고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냈다.정은채는 올해 영화 ‘설계자’와 ‘유어 아너’에도 출연, 다작 행보를 보여줬다. ‘설계자’에선 살인을 의뢰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캐릭터를, ‘유어 아너’에선 재벌그룹이 연루된 사건을 파헤치는 검사 역을 맡아, 꾸준히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김 평론가는 “특히 ‘파친코’ 시즌2에서 경희는 남편이 아닌 새롭게 마음을 주는 사람이 생겨나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입체적인 연기가 필요한데 정은채는 이런 연기도 매우 잘 소화해 냈다. ‘정년이’에서의 모습은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폭넓은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05 06:04
스타

‘영원한 맨발의 청춘’ 故신성일, 오늘(4일) 6주기

고(故) 배우 신성일의 6주기가 찾아왔다.고 신성일은 지난 2018년 11월4일 전남대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1세. 앞서 2017년 6월 폐암 3기 진단을 받은 후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투병 끝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사망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신성일은 이후 ‘맨발의 청춘’, ‘동백 아가씨’, ‘5인의 건달’, ‘별들의 고향’ 등 청춘 멜로영화로 1960∼80년대를 휩쓴 인기 스타였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역임한한 그는 ‘연애교실’, ‘어느 사랑의 이야기’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출연작만 524편, 감독 4편, 제작 6편, 기획 1편 등 다작한 영화계의 큰 별이었으며 2000년 16대 총선에 당선돼 의정활동도 펼쳤다.고 신성일은 동시대 인기 배우 엄앵란과 결혼해 1남 2녀를 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04 08:24
영화

오민애, ‘파일럿’→‘딸에 대하여’ 새로운 엄마들의 얼굴 [줌人]

극장가에 새로운 어머니상이 등장했다. 배우 오민애는 올여름 박스오피스 세 작품에 어머니 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 작품 속 모습이 천편일률적이지 않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단지 ‘누군가의 엄마’도 있지만, 이름 세 글자를 단 조연도 있으며, 이야기의 화자까지 다채롭다.지난 7월 개봉해 누적관객 468만 명을 모은 영화 ‘파일럿’에서 오민애는 주인공 한정우(조정석)의 어머니 김안자 역으로 출연했다. 극 중 김안자는 장성한 자식 뒷바라지에서 졸업해 좋아하는 가수 이찬원 ‘덕질’에 진심이다. 그런 모습을 누군가는 남사스러워할 수 있지만, 김안자는 당당하다. 자식을 향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코미디 영화인데 관객들의 눈물샘을 콕 누른 오민애의 “쪽팔리게 살지 말자”라는 무심히 툭 던진 대사에는 낳아 기른 신뢰와 사랑이 응축되어 있다. 또한 폰케이스로 얼굴을 반쯤 가린 통화 장면처럼 오민애는 디테일을 살려 새로운 중년의 초상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배턴을 이어받아 지난 8월 28일 개봉한 ‘한국이 싫어서’는 주인공 계나(고아성)의 어머니 역이었다. 자신보다 자식 이름으로 먼저 불리듯 배역 명은 없는 보편적인 엄마의 모습이다. 직장에 자리를 잡은 딸이 모든 걸 뒤로하고 뉴질랜드행을 택하는 것을 마냥 응원만 할 수 없다. 곧 있으면 결혼하고, 집도 마련하고 ‘정상’ 궤도에 오를 것 같다는 부모의 시각은 계나에겐 불확실한 미래에 불과하다. 계나의 회상 신에 등장해 유학자금을 이사 갈 집 대출금으로 줄 수 없다는 딸에게 밥도 먹지 말라며 서운함을 표하거나, 잔소리에 가까운 설득을 늘어놓는 오민애의 연기는 현실적이다 못해 숨이 턱 막힐 정도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영화 ‘딸에 대하여’는 오민애의 두 번째 장편 주연작이자 지난해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안긴 작품이다. 극 중 화자인 ‘나’, 오주희는 요양보호사이면서 딸 그린(임세미)의 어머니다. 누군가의 어머니지만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이야기를 이끄는 ‘나’를 오민애는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우리 사회 소외된 이들을 조명한 작품에서 오민애가 연기한 주희는 성소수자 딸이 동성 연인을 본가로 데려오며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다. 굳이 세상과 맞서 어려운 길을 걷는 딸을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요양원에서는 기댈 곳 없는 치매노인 제희 여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모순성을 품은 인물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에서는 긴글로 서술된 딸과의 갈등과 화합까지의 심경을 오민애는 표정으로 절제되면서 입체적으로 구현해 평단의 극찬도 끌어냈다. 오민애는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보건교사 역으로 데뷔한 오랜 경력의 배우지만, 처음부터 배우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일찍이 십대부터 신문팔이에 서빙 등 생업에 나선 그는 이십대 후반, 배낭여행을 떠나려다 찾은 여행사의 직원이 ‘연극 배우 느낌’이라며 극단을 소개해 준 계기로 연기에 입문했다.다소 늦깎이나마 맡은 크고 작은 역할 중에는 점점 중년 여배우의 단골 배역인 어머니 역이 들어섰으나 오민애는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2019년 독립영화 ‘나의 새라씨’를 기점으로 독립영화계에서 자리를 잡고 다작하며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단지 엄마 역에 그치곤 하는 중년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오민애는 다르게 각인시켰다. 자애롭거나 강인한 어머니 상이 아닌, 무엇 하나 같지 않은 엄마들로 채워진 그의 필모그래피에 배우 김혜자를 이을 새로운 ‘국민 어머니’라는 호평도 뒤따른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그간 김혜자, 고두심 등 한국의 어머니상으로 불렸던 배우들이 보여준 어떤 어머니상이 전형적인 경향이 있다면, 오민애의 경우 팔색조처럼 현실에 있을 법한 다양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특별하다”며 “자신의 색을 만들지 않았다고도 비추어질 수 있지만 작품에 따라 각각 어울리고 새롭게 맞춤으로 소화해 내는 모습”이라고 평했다.이어 “어머니로서의 실제 경험이 반영됐을 뿐 아니라, 여성 배우로서도 ‘어머니’라는 배역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장점을 드러낸 캐릭터로 최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8 06:05
드라마

“망가지는 것 두렵지 않아”…임수향 진가 빛난 ‘미녀와 순정남’ [RE스타]

배우 임수향이 KBS2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을 통해 또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화려한 스타부터 나락에 떨어진 비운의 인물, 여기에 새 인생을 살게 된 캐릭터까지 사실상 1인 2역을 탁월하게 소화하며 ‘미녀와 순정남’을 가장 앞에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녀와 순정남’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 박도라(임수향)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 고필승(지현우)의 산전수전 파란만장 로맨스 성장 드라마로 지난달 22일 50부작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미녀와 순정남’은 자체 최고 시청률 21.4%(최종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는데, 최근 KBS 주말드라마가 시청률 부진을 겪으며 20% 돌파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미녀와 순정남’은 당초 지난 2021년 방영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김사경 작가와 재회한 배우 지현우가 작품을 가장 앞에서 이끌 것으로 기대됐으나, 정작 드라마의 중심에는 임수향이 있었다. 임수향은 극중 박도라와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김지영을 오갔는데, 도라가 잊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심경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임수향은 자극적 전개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을 오랜 연기 내공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미녀와 순정남’은 누드 촬영, 투신, 감금 등의 이야기들이 연이어 펼쳐지는 ‘막장 코드’가 담겼는데 이러한 다이내믹한 전개에서 임수향은 곤경과 나락에 빠지기를 반복하며 한 인물이지만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도라와 지영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쌓아올렸다. 도라가 종영을 앞둔 직전까지도 납치는 물론 하반신 마비까지 당하는 설정이 이어지면서 안쓰러움을 불러모았고, 이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는 임수향이 그간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과 같이 배우로서 열정과 스펙트럼 넓은 연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임수향은 이른바 ‘막장 코드’가 버무려진 작품부터 로맨스 코미디, 장르물 등을 무리없이 소화하는 능력을 입증해왔다. 지난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한 임수향이 얼굴을 본격 알린 작품은 ‘막장의 대모’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신기생뎐’(2011)이다. 기생 문화가 현존한다는 판타지 설정과 더불어 ‘막장 코드’가 가득한 이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임수향은 한순간에 스타덤에 올랐다가 사라지는 배우가 아님을 지난 10여년 간의 필모그래피로 입증했다. ‘아이리스2’,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아이가 다섯’ 등 2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다작 배우임을 보여준 동시에 여러 장르를 소화하는 능력을 증명해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50부작의 주말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떤 배우에게도 쉽지 않는데, 임수향은 이를 잘 소화해냈다”며 “사실 임수향은 ‘신기생뎐’ 캐릭터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후 차근차근 계단을 밟듯 여러 작품에 출연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 같은 내공이 주말드라마 주연으로 이어졌고, 여타의 여성 배우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0.02 05:55
드라마

[빌드업 코리아] 신혜선 “제 숨겨진 모습 계속 찾아내고 싶은 게 꿈이에요” [창간55]

“제가 배우로 활동한 약 10년 동안 일간스포츠에서 늘 지켜봐 주셔서 감사해요. 창간 50주년 축하 영상을 찍었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5년이 흘러 55주년이라니 싶은 느낌이에요. 같은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것 같아요. 5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여정을 이어온 것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100주년, 200주년까지 계속 이어나가길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믿고 보는 배우’. 배우 신혜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매 작품 찬사를 받는 연기력은 물론, 작품들의 인기를 이끌며 ‘흥행 퀸’으로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그간 쌓아온 필모그래피에 겹치는 캐릭터가 없을 만큼, 폭넓은 장르와 인물에 도전하며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입증해오고 있다. 일간스포츠 창간 55주년을 맞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혜선은 여전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며 “대중에게 ‘연기했던 것을 좋아했던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신혜선의 또 다른 이름은 ‘다작 배우’다. 지난 2012년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이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최소 한 작품에서 많게는 세 작품에까지 출연하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흥행작들도 연이어 탄생시켰다. 그는 최고 시청률 32.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지난 2016년 KBS2 ‘아이가 다섯’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뒤 이듬해 주연을 맡은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최고 시청률 45.1%를 달성했다. 이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사의찬미’, ‘단, 하나의 사랑’, ‘철인왕후’ 등 후속 드라마들도 화제를 모았다. 신혜선은 안정적인 발성과 풍부한 캐릭터 소화 능력으로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인기 비결에 대해 “운이 좋게도 데뷔 때부터 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여전히 그분들이 저를 기억해주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꽤 게으른 편이었어요. 그래서인지 무언가에 열정적인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배우라는 직업을 만나서 그게 실현된 것 같아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제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대리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껴요. 가능하다면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만나고 싶어요.”신혜선은 연기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느냐는 질문에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며, 배우로서 역량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나름대로 집에만 있는 걸 벗어나 더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원칙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선은 또 한번 도전 중이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지니TV 새 오리지널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를 통해 해리성 인격 장애를 겪는 인물을 통해 1인 2역을 연기하고 있다. 신혜선은 두 개의 캐릭터를 통해 통해 감성 짙은 로맨스와 함께 특별한 힐링을 예고했다. 신혜선은 작품 선택 기준은 시청자와의 교감이라면서 ‘나의 해리에게’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대본을 읽으면서 이 감정은 시청자들과 꼭 나누고 싶다, 잘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떤 톤으로, 어떻게 연기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될지 고민이 많았고 그게 가장 큰 도전이었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항상 어려운데, 꿈 같은 얘기지만 제 안의 숨겨진 모습을 계속 찾아내고 싶어요.(웃음)”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9.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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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 K게임] 상반기에 웃은 넷마블, 하반기도 다작 행보 이어간다

오랜 기간 부진을 이어오던 넷마블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2900% 상승했다.신작의 활약,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 조직 효율화 등 지난 몇 년간 해온 빌드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신작을 잇따라 출시해 흥행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2분기 매출 7821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6% 올랐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던 넷마블의 모습은 사라졌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챙겼다. 안정적인 실적 행진을 이어가며 '반짝 흑자에 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지워냈다.이번 호실적은 1분기 출시한 신작 흥행 효과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등 3종의 신작이 주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2분기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4종의 신작을 공개하며 기세를 이어간다. 상반기에 이어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통해 흥행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먼저 지난달 13일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키우기'가 포문을 열었다.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개의 대죄'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넷마블의 두 번째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로 원터치 드로우의 쉬운 게임성을 자랑한다.'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는 글로벌 IP '원탁의 기사'를 토대로 개발 중이며 실사 기반의 그래픽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라인으로 북미 시장 이용자들을 겨냥한다. 다크 판타지 세계관과 더불어 퍼즐 및 기믹을 활용한 시네마틱 스토리텔링을 핵심 재미 요소로 내세우며 수집형 전략 RPG로 제작 중이다.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은 'RF 온라인 넥스트'와 '데미스 리본'도 연내 출시를 목표한다. 공상과학(SF)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제작 중인 RF 온라인 넥스트는 2004년 출시돼, 글로벌 54개국에서 2000만명의 이용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RF 온라인' IP를 계승하며 3개 국가 간 진영대결(RvR) 대립을 내세운다.데미스 리본은 넷마블에프앤씨의 자체 IP '그랜드크로스' 세계관 기반의 캐릭터 수집형 RPG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서브컬처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작품으로, 특별한 힘을 가진 커넥터(이용자)가 세상의 혼돈과 멸망을 막기 위해 오파츠를 회수하는 세계관을 담고 있다.이 외에도 넷마블은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5년 출시 목표로 5~6개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지스타 2023에서 ‘게임 오브 지스타’로 선정되는 등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내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넷마블 관계자는 "내부 IP뿐만 아니라 외부 IP까지 적극 활용하며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있는 넷마블이 차기작들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4 07:00
예능

‘4천만 배우’ 김민재♥‘한소희 닮은 꼴’ 최유라, 감정 폭발→오열한 이유 (‘동상이몽2’)

SBS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김민재♥최유라의 제주 대가족 모임이 공개된다.2일 방송되는 ’동상이몽2‘에서는 ‘제주 사위’ 김민재는 처가 식구들과의 가족 모임으로 눈길을 끈다. 김민재는 식구들을 위해 식사 준비를 도맡아 하는 등 듬직한 막내 사위 면모로 감탄을 자아낸다. 한 자리에 다 모인 처가 식구들을 본 스튜디오 MC들은 “가든 파티 하는 거냐”며 어마어마한 인원에 깜짝 놀란다. 뒤이어 화기애애함도 잠시, 가족들은 “민재를 처음 봤을 때 사기꾼인 줄 알았다”며 폭탄 발언을 해 김민재를 당황케 한다.이어 ‘다작 배우’ 김민재가 제주 네버랜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예고, 초호화 조력자들이 대거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특히 영화 ‘범죄도시4’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의외의 인물까지 등장하자 “완전 고퀄리티”, “진정한 예술인들 모임이다”며 역대급 리액션으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데 김민재의 도전을 지켜본 이지혜, 임형준은 “당장 제주 가야겠다”며 연기 욕심을 드러낸다.한편, 김민재♥최유라 부부에게 심상치 않은 기류가 포착된다. ‘배우 부부’로서 함께 즉흥극 준비를 해나가던 중, 감정이 제대로 폭발한 것인데 최유라는 “남편 이렇게 긴장한 거 처음 본다”며 결코 쉽지 않은 무대임을 예고한다. 뒤이어 김민재는 극 시작도 전에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를 지켜보던 최유라 역시 눈물을 참지 못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민재♥최유라 부부의 즉흥극 데뷔 현장은 2일 오후 10시 10분에 방송되는 ‘동상이몽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9.01 12:31
IT

엔씨, 지식재산권 1년 새 25% 증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상표권·특허 등 지식재산권 수가 지난 1년 사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6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말 기준 상표권 1751건, 디자인권 105건, 특허권 458건, 저작권 125건 등 총 2873개의 지식재산권(등록 기준)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처음으로 반기보고서에 지식재산권 보유 현황을 공시하기 시작한 작년 상반기 기준 2291개에 비해 25.4% 늘어난 수치다.게임 명칭과 로고, 고유명사 등이 포함된 상표권의 경우 1360개에서 1751개로 29% 증가했다.최근에는 이달 28일 출시를 앞둔 '호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택탄(TACTAN)' 등의 상표가 새롭게 출원됐다. '리니지' IP(게임 지식재산) 기반 신작 이름으로 추정되는 '군주의 여정(Journey of Monarch)'도 지난달 말 출원돼 눈에 띈다.이러한 추세는 그간 소수의 자체 개발 대작 위주로만 신작을 내온 엔씨소프트가 '다작'과 '퍼블리싱'으로 노선을 바꾼 것과 연관이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올해 하반기부터 2025년 말까지 1년 6개월간 10종의 신작을 출시한다고 공언했다.최근에는 외부 개발사가 제작한 게임의 퍼블리싱 사업에도 뛰어들어 국내 게임사 빅게임스튜디오, 스웨덴 게임사 문로버게임즈에 투자했다. 등록 특허권의 경우 1년새 413개에서 458개로 11% 증가했다.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분야의 특허가 다수 등록됐는데, 자체 개발 AI 브랜드 바르코(VARCO)를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R&D)의 성과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AI 개발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올 상반기 엔씨소프트의 R&D 비용은 2277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익의 급감에 따른 비용 감축 기조 속에서도 작년 상반기 227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확장과 AI 연구개발을 통한 게임·기술 분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16 13:50
영화

[빅4특집] 조정석, 새로운 라운드 ‘행복의 나라’로 올여름 주인공 등극 ③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올여름 극장가, 웃음뿐 아니라 감동까지 조정석이 꽉 잡는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그의 5년 만 스크린 복귀작 ‘파일럿’이 4일만에 누적 관객 133만명을 돌파,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데 이어 오는 14일 영화 ‘행복의 나라’로 새로운 라운드를 맞이한다. 이번 무대는 1979년 법정이다.‘행복의 나라’는 상관 명령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0.26과 12.12 사이, 이른바 ‘쪽지 재판’으로 알려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다.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는 웃음기를 절제한 변호사로 분한다. 추 감독에 따르면 박태주는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가공했으나, 정인후는 당시 실제 사건을 맡은 태윤기 변호사가 아닌 당시 재판에 관해 분노했던 모든 이를 대변하는 가상 인물이다.극 중 정인후는 옳고 그름보다 승패에 기준을 둔 변호사였으나 불리한 조건 속 박태주 변호를 맡게 되며 불의를 마주하고 변화하는 인물이다. 재판이 거듭될수록 “이럴 거면 재판 왜 하는 겁니까”라며 자신의 승리가 아닌,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조정석은 출연 계기에 대해 “10.26 사건은 알고 있지만,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몰랐던 새로운 인물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너무나도 변호해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기에 이 이야기에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물은 허구여도 배경이 역사적 사건이기에, 조정석은 진솔한 연기로 리얼리티를 부여할 예정이다. 조정석은 “많은 분이 정인후의 마음과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며 “힘이 있는 대본이었기에 모든 대사를 잘 표현하자, 주가 되는 감정을 표현해 보고자 했다. 저라는 배우를 통하기에 제 해석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납뜩이로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엑시트’ 등 여러 작품에서 코믹 연기로 정평난 조정석이지만, 특정 시대를 그리는 작품에서 진중한 인물도 선보여 왔다. 조정석은 ‘더킹 투 하츠’에서 원리원칙주의자인 근위대 소령으로 인상을 남겼으며, ‘녹두꽃’에서는 새 세상을 위해 봉기한 동학군을, ‘세작, 매혹된 자들’에서는 잔혹한 운명을 갖고 즉위하게 된 왕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추 감독에 따르면 ‘행복의 나라’를 함께 한 고 이선균도 “조정석은 좋은 배우다. 같이 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정인후 역은 조정석에게도 연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부당하게 흘러가는 재판을 진행하면서 인물 뒤 자신의 심리까지 조절해야 했기 때문. 조정석은 “화가 치밀어오르는 순간에도 적절하게 상황에 맞추고자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추 감독은 “조정석이 사건에 대해 많이 공부했고 몇몇 장면은 같이 울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합수부장 전상두 역으로 대립하는 유재명 또한 “에너지가 대단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조정석의 ‘진짜 분노’를 끌어낼 만큼 작품의 프로덕션이 주는 몰입도 실감 난다. 추 감독은 군법정 재판신을 위해 당시 기록을 고증해 변호인단과 방청객의 위치, 피고인 숫자까지 맞췄다. 이에 조정석은 “당시와 똑같이 재현했다고 하셔서 힘이 많이 됐다. 촬영 마치고 혼자 돌아다녀 보기도 했다. 그 세트와 공간에 대한 기운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연극부터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다작하며 ‘열일 아이콘’에 등극한 조정석. 최근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그는 “저는 시키면 다 하는 스타일이다. 뭐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며 “흥이 많지만 조용한 편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들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조정석은 뮤지컬 배우 출신의 탄탄한 기본기를 토대로 다양한 배역 소화력이 장점”이라며 “코믹 뿐 아니라 정극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왔고 두 분야를 조화롭게 섞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케 한다”고 평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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