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2건
연예일반

‘모래꽃’ 윤종석, 이런 형사 본 적 있어? “능청스러운 게 매력” [IS인터뷰]

“형사 역할에 대한 선입견을 부시려고 했어요. ‘모래꽃’ 현욱이는 살갑고, 유난히 어른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웃음이 많죠. 냉철하다가도 상황에 따라 능청스러운 게 매력이에요.”작품 하나하나, 애정을 쏟는 배우를 만났다. 날카로운 눈매와 반전되는 환한 미소를 가진 윤종석은 지난달 31일 종영한 ENA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이하 ‘모래꽃’)를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모래꽃’은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와 소싯적 골목대장인 그의 첫사랑 오유경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청춘 성장 로맨스다. 그간 장르물 짙은 작품만 해오던 윤종석은 ‘모래꽃’으로 “나도 드디어 청춘물을 해보는구나”싶어서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종석이 연기한 인물은 서울에서 거산으로 발령을 받아 비밀수사를 펼치는 현욱. 형사로서 거산 내 벌어진 두 사망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노력한다. ‘모래꽃’ 속 현욱은 조금 특별하다. 형사라고 해서 차갑고 딱딱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수더분하고 누구보다 장난기도 많다. 윤종석은 시청자들이 현욱을 보며 “편안하다”는 감정을 느끼길 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 속 형사 역할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이걸 뛰어넘고 싶었다. 질문도 많고, 웃음도 많고 어른들에게 살갑게 먼저 말도 걸줄 아는 청춘물과 어울리는 형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모래꽃’은 무더운 여름을 배경으로 한다. 이 때문에 윤종석 역시 드라마에서 짧은 반소매 티셔츠를 자주 입고 등장하는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그의 다부진 체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윤종석은 “사실 조금 노린 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씨름을 최초로 드라마화했다는 점에서 ‘모래꽃’은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시청률은 비교적 아쉬웠다. 평균 1~2%를 유지하다가, 마지막 회차에서는 2.8%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윤종석은 “스코어에 전혀 연연하지 않는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윤종석이 생각한 ‘모래꽃’만의 강점이 분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래꽃’은 클래식한 드라마에요. 명사 그대로 고전적인, 트랜드와는 별개로 언제 봐도 봐지고, 바래지지 않는 작품이죠. 또 씨름처럼 뒷심이 있는 작품이에요. 아직 ‘모래꽃’을 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수많은 감정이 일렁이는 순간에 알게 모르게 치유가 되는 작품이니 꼭 경험해 보시길 바라요.”지난 2017년 OCN 드라마 ‘구해줘’로 데뷔한 윤종석은 과거에는 지나칠 정도로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더 성공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이라고. 그러나 윤종석은 이 조급함을 건강하게 변화시키기로 결심했고, 취미생활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연기와 관련 없는 일들에 집중하려고 한다. 최근 목공이나 운동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운동할 때 무거운 기구를 들면 연기 생각이 안 난다. 오로지 뇌에는 ‘이거 깔리면 죽는다’ 밖에 없다”며 웃음을 보였다. 무슨 일이든 열정이 넘치는 윤종석은 2024년을 어떻게 보낼까. 그는 “다작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래꽃’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해를 연장선으로 더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특히 스포츠 드라마를 또 해보고 싶다. 종류는 가리지 않는다. 야구, 농구 등 일단 시켜만 달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2.14 06:03
연예일반

[단독] ‘선산’ 각본 연상호 감독 “OTT 강세 속 한국 주도권 잃지 않으려면…”

“기회가 있을 때 최대한 경험을 풍부하게 해놓고 싶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힘들어질 수도 있겠더라고요.”오는 19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의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을 최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연 감독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최근 비즈니스차 일본에 다녀왔다는 연 감독은 바빠 보였다. 자신의 각본을 쓴 ‘선산’의 공개가 코앞이고 넷플릭스 새 시리즈 ‘기생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일정이 정확히 나오진 않았으나 2021년 공개돼 크게 인기를 끌었던 ‘지옥’의 시즌2도 연내 공개 일정이 잡힐 전망이다. 지난해 1월 ‘정이’ 공개로 만났을 때처럼 여전히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고 있는 듯 보였다.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제65회 칸영화제에 초청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연상호 감독은 주력 분야였던 애니메이션계를 떠나 2016년 영화 ‘부산행’으로 실사 영화에 도전, 천만 신화를 만들어냈다.2024년 현재 연상호 감독은 여전히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기획 및 제작하고 있는 스튜디오 다다쇼의 대표로 애니메이션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옥’이라는 웹툰의 스토리를 썼고, 그걸 기반으로 넷플릭스 시리즈를 만들었으며 최근엔 해외 쪽에서 오는 제안을 검토하고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도 설립했다. 여러 모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였다.연 감독은 “‘반도’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작업을 많이 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그의 목표는 2년에 한 편 정도 신작을 내는 것이었다. 그 정도만 해도 다작하는 감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반도’ 프리 프로덕션 때 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걸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특히 드라마 쪽에서 변화가 크게 감지됐어요. 세상이 뒤집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죠.” 천지개벽은 정말 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의 광고는 통상 8부작 이후부터 붙었다. 때문에 국내에서 8부작짜리 드라마는 안 된다고 했다. 연 감독 역시 비슷한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후 불과 몇 달 사이에 8부작짜리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연상호 감독은 이때 ‘이미 세상이 바뀌고 있구나’라는 걸 실감했다.그래서 연 감독은 드라마 ‘방법’의 대본을 썼다. tvN에서 방영된 12부작 드라마다. 그는 “‘반도’를 하면서 ‘방법’ 대본을 썼다. 빨리 드라마에 도전을 해보지 않으면 세상이 뒤집어진 다음에 드라마에 뛰어들겠다 싶더라”면서 “이후 정말 모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방법’ 제작 발표회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중계를 했는데 오프라인으로 할 줄 알고 주문했던 얼음 조각이 녹아 물이 뚝뚝 떨어지는 걸 보며 제작 발표회에 임했다. 모든 게 새로운 풍경이었다”고 회상했다. 연상호 감독이 봤을 때 2024년 현재도 콘텐츠 업계는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OTT 강세가 이어지리란 건 분명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누가 업계의 주도권을 가질지, 어떤 나라가 콘텐츠계를 주도할지 한치 앞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연 감독은 “산업의 모양이 계속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과거 만화 잡지가 없어졌던 때를 떠올렸다.“제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만화 잡지가 없어진 게요. 그야말로 천지개벽이었죠. 만화가가 되려고 만화과에 들어갔는데, 졸업할 때가 되니까 만화를 연재할 곳이 사라진 거죠. 웹툰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의 공백이 그 당시 만화과 학생들에게 얼마나 충격이었겠어요. 지금 그 정도의 변화가 영상 콘텐츠 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봅니다.”이런 상황에서 연상호 감독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작품을 잘만드는 것, 둘째는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산업의 이런저런 부분들을 경험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국내 프로젝트든 글로벌 프로젝트든.특히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잘나가고 주목을 받는 지금 더욱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연상호 감독은 “글로벌 OTT에서 한국 시장에 돈을 천년만년 준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며 “한국은 인구수로 따지면 인도네시아의 절반 정도다. 기술력 면에서도 태국 등 따라오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 일본은 영화 ‘고지라’를 도호에서 미국에 직배해 박스오피스 1위를 만든 것을 물론 제작사와 배급사의 역사가 깊다. 언제까지 한 수 아래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한국 영화 르네상스라 불리던 시기가 있었죠. 그때를 보면 과감한 투자가 많았거든요. 지금은 방대한 세계관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시리즈물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한국이 아시아 콘텐츠계를 주도하는 역할을 계속 했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선 흐름을 잘 읽고 훌륭한 역량을 가진 이들과 세계 시장에서 협업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04 05:22
뮤직

[RE스타] 워너원→배우...옹성우, ‘강남순’으로 입증한 연기력

배우 겸 가수 옹성우가 연기력에 불을 지폈다. 옹성우는 지난 26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남자 주인공 강희식 역을 맡아 카리스마와 무게감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힘센여자 강남순’에서 강희식은 경찰이었다. 직업상 단조롭고 딱딱한 이미지일 수도 있는데 옹성우는 다채로운 감정선이 담긴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샀다. 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는 옹성우의 연기에 대해 “이번 작품을 통해 그에게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걸 증명했다. 처음 그를 본 이들에겐 그가 아이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역할을 잘 살렸다”고 높게 평했다. 이어 “배우로서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 옹성우의 가장 큰 장점은 얼굴이 갖고 있는 분위기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진지함 속에 익살스러운 느낌을 내포하고 있다. 조성경 평론가는 “옹성우는 마치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가 연상되는 매력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옹성우는 지난 2017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데뷔 당시부터 옹성우를 두고 팬들은 가수보다는 일명 ‘배우상’이라며 그의 비주얼을 칭찬했다. 가수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팀이 해체한 2018년 12월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에 무게를 두며 대중과 호흡했다.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그는 2019년 7월 JTBC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 주연으로 발탁되며 또 한 명의 아이돌 출신 배우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드라마 성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옹성우의 입지 또한 아쉽게만 남았다. 이듬해 옹성우는 또 다시 JTBC 드라마 문을 두드렸고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경우의 수’에 주연으로 출연해 입지를 다졌다. 이를 비롯해 옹성우는 지난해에도 영화 ‘서울대작전’, ‘인생은 아름다워’, ‘20세기 소녀’ 등 무려 3편에 얼굴을 내비치는 등 다작으로 자신의 연기 역량을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조성경 평론가는 “배우에게 다작은 스스로에게 연기적으로 도움이 될 뿐더러 이 업계에서 그가 다양한 역할, 작품에서 활용될 수 있는 실력 있는 배우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대중의 눈에 많이 띄었다는 건 그가 배우로서 검증을 거쳤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옹성우의 완성도 높은 연기는 그의 절실함과 성실함에서 우러나온다. 소속사 관계자는 옹성우에 대해 “연기를 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크다. 배우로서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라고 전했다.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유미도 옹성우의 연기를 치켜세웠다. 이유미는 “연기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착실한 배우”라며 “감독님과 이야기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나도 영향을 받아서 감독님께 이것저것 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옹성우는 멋진 드라마 속 파트너이자 배우"라고 찬사를 보냈다.옹성우는 현재 군 북무 중이다. 내년 말에나 전역 예정이지만 실질적인 공백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입대 전 영화 ‘정가네 목장’, ‘별빛이 내린다’ 촬영을 마친 상태다. 두 작품은 내년 개봉이 목표다. 끊임없이 대중과 호흡할 옹성우의 연기 변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1.28 05:43
연예일반

[IS인터뷰] ‘잔혹한 인턴’ 엄지원 “배우 생활 20년, 버틸 수 있는 근력 생겼죠”

“책, 영화, 드라마, 음악. 저는 아직도 문화가 현재를 대변하면서 무언가를 움직이고, 인생의 모토를 형성한다고 믿어요. 이게 바로 제가 연기를 사랑하면서 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저 또한 수많은 작품으로부터 원동력을 얻고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보기만 해도 우아하고 기품이 흘러 넘치지만, 연기를 할 때는 다채로운 매력을 전달하는 배우가 있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잔혹한 인턴’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 엄지원의 이야기다. 엄지원은 지난 11일 티빙에 첫 공개된 ‘잔혹한 인턴’에서 마켓하우스 상품기획실 실장 최지원 역을 맡아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엄지원은 “오피스물을 꼭 해보고 싶었다”며 “저도 배우가 안됐다면 회사에 속해 조직의 일원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물론 지금은 서류 작성도 못하고 회사에서 저를 안 받아주겠지만 아마 제가 회사를 다녔으면 지원이처럼 성공했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든 그 일에 대해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나 꿈이 있잖아요? ‘이 일을 적당히만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극중 최지원은 고해라(라미란)와 과거와 현재에서 끊임없이 대립하는 인물이다. 7년 전에는 일에만 몰두하며 직원들의 편의는 절대 봐주지 않는 해라에 맞섰고, 현재는 오히려 높이 올라가겠다는 야망으로 사내에서 칼을 휘두른다. 반면 해라는 결혼과 출산으로 7년간의 경력 단절을 겪은 뒤 직원들과 함께 화합하는 인물로 변화했다. 엄지원은 매회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라미란에 대해 “일하기 너무 좋은 배우”라며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라)미란 언니도 워낙 베테랑이라 ‘이렇게 해볼까?’라고 하면 ‘그러자’고 바로 합이 맞춰졌어요. 정말 수월했어요. 만약 제가 지원 역할이 아닌 해라 역할이 들어왔다면 미란 언니의 생활밀착형 연기에 대해 고민을 더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잔혹한 인턴’은 부담 없이 보기 좋은 코미디 오피스물이지만, 그 안에 시청자들이 깊이 공감할 만한 현실 사례가 담겼다. 여직원들의 휴직을 못마땅해하는 회사, 남편의 갑작스러운 권고 사직, 사춘기 딸과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최지원은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일에만 빠져 사는 인물로, 해라를 이용해 출산·육아 휴직을 앞둔 여직원들이 퇴사하도록 종용한다. 엄지원은 ‘잔혹한 인턴’의 가장 큰 주제인 ‘경력 단절’을 배우생활에 대입하며 “저는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쉰 적은 없지만, ‘언젠가 내가 불려지지 않으면 일을 못할 수 있다’는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일은 자아실현과 생존을 위한 도구잖아요. 이게 끊어진다는 건 현대인들에게 굉장히 두려운 순간이에요. 그래도 저는 현재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일이 있을 때 감사해하면서 후회 없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일이 끊길 수 있다는 건 미래의 일이니까요.” 변함없는 미모로 잘 체감하지 못하지만, 엄지원은 데뷔 20년이 넘은 다작 배우다. 1998년 KBS 시트콤 단역으로 연예계에 처음 입성했고, 이후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SBS ‘싸인’, JTBC ‘무자식 상팔자’, tvN ‘산후조리원’, ‘작은아씨들’ 등 굵직한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엄지원은 오랜 시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힘이 어디서 나왔느냐는 질문에 “사람은 누구나 힘들고 나약해지는 순간이 있다”면서 “신앙의 힘, 가족의 힘 덕분에 잘 버텨왔다”고 답했다.“어떤 일에서 성공과 실패를 논하려면 10년 이상 해보라고 하잖아요. 10년을 버티면 굳은살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 같아요. 제가 배우 생활을 20년 했으니 이 일의 근력이 어느정도 생긴 것 같아요.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근력이 생긴거죠.”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9.04 05:04
스타

[인터뷰] ‘젠틀맨’ 박성웅, 10년의 무명생활을 견디고 쓴 ‘왕관’의 무게를 아는 자

“25년 연기 생활 동안 10년 무명이었던 게 너무 감사하죠. 만약 20대 때 (인기라는) 왕관을 썼다면 버틸 힘이 없었을 거예요. 지금도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 배우로서 스스로 계속 채찍질 중입니다.” 어디서나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그가 등장하면 내뱉던 숨도 참게 된다. 그야말로 미(美)친 존재감이다. 올해 데뷔 26년 차를 맞은 배우 박성웅 이야기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젠틀맨’에서도 그의 무게감은 작품에 깊이를 더하며 또 하나의 ‘박성웅 표’ 악역 캐릭터를 추가했다. ‘젠틀맨’은 범죄 오락 영화로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 분)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이야기다. 박성웅은 극 중 품위 있는 모습 뒤에 저열한 욕망을 숨긴 로펌 재벌 권도훈 역을 맡아 기존의 빌런과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박성웅은 ‘악역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그러나 그는 ‘젠틀맨’의 대본을 처음 받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기존에 했던 역할과 똑같은 빌런이고 같은 이미지로 소모되는 것 같았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그가 다시 출연을 결심하기까지는 ‘충무로 절친’ 주지훈의 역할이 컸다. 두 사람이 ‘헌트’ 특별출연으로 부산 촬영을 내려갔을 당시 주지훈은 2시간 동안 시내를 걸으며 박성웅을 설득했다. 박성웅은 “그때부터 대본을 파기 시작했다”며 “이 캐릭터를 어떻게 차별화시킬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넘사벽(넘을 수 없는 장벽) 빌런을 표현하고자 박성웅은 권도훈의 의상은 물론, 세밀한 감정 변화의 폭까지 갖은 노력을 들였다. 특히 첫 등장에 힘을 많이 쏟았다. 그는 “결이 다른 고품격 브레인 빌런 권도훈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의상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상의는 수트, 하의는 청바지, 목에는 스카프를 두르는 독특한 패션 스타일이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만 어울린다고 하던데 그렇게 입고 나타나니 의상팀이 ‘이거다!’며 난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이 설정한 정글 같은 펜션을 걸을 때도 너무 좋았다”며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권도훈을 30~40% 보여주는 장치였다”고 덧붙였다. 진심을 담아 만든 캐릭터에 박성웅은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완성된 영화를 보고 느꼈다. 같은 빌런이라도 다르게 연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제 다른 빌런 역할이 들어와도 자신감이 있다”고 호기롭게 답했다. 박성웅은 10년의 무명 생활을 딛고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다. 그렇기에 무대와 연기에 대한 갈증이 누구보다 간절하고 크다. 1997년 영화 ‘넘버’로 데뷔한 이후 2007년 드라마 ‘태왕사신기’ 주무치로 등장하기까지, 수많은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배우라는 직업에 필수적인 대중의 ‘인기’를 얻기란 그에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 무명 시절에 대해 묻자 “암담하고 어둡기보다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인기를 얻었다면 얼마나 목에 힘이 많이 들어갔을지 상상할 수 없다”며 “어린 나이에 왕관을 쓰고 한국 영화를 이끌어 온 정우성, 이정재에게 그래서 고맙다고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묵묵히 무명의 길을 걸으며 배우라는 꿈과 소명을 포기하지 않은 덕에 그는 ‘태왕사신기’ 주무치를 만나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이후 ‘신세계’ 이중구로 스크린까지 점령하며 박성웅은 배우로서 고공 행진을 했다. 박성웅에게 ‘신세계’는 대중에 ‘박성웅’이라는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리게 해준 귀한 작품이지만, 자신에게는 배우로서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이자 넘을 수 없는 벽이기도 하다. 박성웅은 ‘신세계’를 “어쩔 수 없는 역작이자 숙제”라고 표현하며 “지금 고등학생들 중에 나를 ‘중구 형님’이라고 부르는 친구들도 있다. 아들도 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중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고군분투 중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발버둥 치고 있다. 남자 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 ‘메소드’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대무가’ 무당 역할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악역 이미지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코미디에도 강하다. 박성웅은 영화 ‘오케이 마담’, ‘내 안의 그놈’ 같은 코미디가 더 편하고 주특기라며 “‘신세계’, ‘젠틀맨’ 같은 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다양한 역할을 오가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을 아끼지 않는다. 박성웅의 연기적 신념이기도 하다. “한쪽에 치우치고 싶지 않아요. 사실 이중구를 넘어설 마지막 한 방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액션스쿨 1기 출신이기에 언젠가 ‘테이큰’ 같은 작품을 대역 없이 찍고 싶어요. 현재 내 목표입니다.” 실제로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사극, 수사극, 가족극,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들로 꽉 차있다. “연기적 갈증을 다작으로 푼다”는 그의 말이 단번에 와 닿는다. 계묘년 새해에도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 출연을 앞두고 있다.예능도 그만의 놀이터다. 최근에는 ENA와 채널 A예능 ‘배우는 캠핑짱’ 고정 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제 박성웅이 떴다 하면 화제를 모은다. 그는 “오히려 내가 힐링 받고 왔다”면서 “사람들에게 희로애락을 주는 일을 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상받은 것 같다”고 했다. 박성웅은 JTBC ‘아는형님’에 출연해 ‘바밤바’ 삼행시로 화제를 모은 장면도 언급했다. 그는 “‘아는형님’ 처음 갔을 때도 내가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며 “바밤바 CF를 노리지도 않았는데 광고도 찍었다. 재치가 좀 있는 편이다. ‘젠틀맨’으로도 지금 삼행시를 지을 수 있다”며 “‘젠’ 쟨(‘쟤는’의 줄임말), ‘틀’ 틀림없이, ‘맨’ 맨날 볼 거야. 젠틀맨”을 외쳤다. 그러면서 “영어 이름도 제이제이다. 자기자랑의 약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성웅은 새해에도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연기 도전을 서슴지 않는다. 그는 “이 직업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며 “개봉할 작품이 아직 여러 개 남았다. ‘보호자’ ‘라이브 방송’ 넷플릭스 ‘사냥개들’도 있다”고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1.04 06:00
연예일반

‘블랙의 신부’ 이현욱 “거슬리고 신경 쓰이는 배우 되고 싶다”[일문일답]

“인생 2막을 위한 선택, 결혼은 비즈니스다.” 넷플릭스가 처음 선보이는 ‘매운맛’ 시리즈다. 지난 15일 공개된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렸다. 선택된 상류층만을 위한 결혼 시장을 조성한 렉스, 까다로운 조건을 뚫고 가입한 이들은 모두 최상위 등급인 블랙을 탐한다. 배우 이현욱은 커다란 집, 슈퍼카 등 누구나 꿈꾸는 순간들이 일상인 상위 0.1%의 슈퍼블랙 이형주를 연기했다. 주인공 서혜승(김희선 분)과 얽히며 정유진(진유희 분), 차석진(박훈 분)과 인간의 욕망에 관해 그려낸다. ‘블랙의 신부’는 오직 한국에만 존재하는 결혼정보회사를 배경으로 인류의 오랜 화두인 결혼과 사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던진다. 이현욱을 만나 ‘블랙의 신부’에 얽힌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작품이 공개된 후 주변 반응이 어떤가. “어떤 작품이든 간에 호불호가 갈리는 거 같다. 소재가 취향이라 ‘재미있다’는 지인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아쉬웠다고 직접 얘기하지는 않지만 ‘잘 봤다’, ‘조금 아쉬웠다’고 얘기해줬다. 오히려 그렇게 얘기해주는 게 좋다.” -실제 사랑 없는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외로 그런 결혼을 하는 분들이 주변에 있긴 하더라. 사랑 없는 결혼이라기보다 조건 속에서 결혼했던 관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 없는 결혼은 사실 비즈니스 관계로 봐야지 않나. 결혼이라는 게 사랑 없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캐릭터 이입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이입하기 힘들었다. 전작들에서 센 역할, 빌런 캐릭터를 많이 했어서 절제하느라 힘들었다. 이형주는 똑똑하고 여유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줘야 했는데 그동안 했던 역할들과는 정반대의 캐릭터지 않냐. 이입하기 힘들었지만 오히려 새로운 도전이라 재미있었다.” -연기할 때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진유희(정유진 분)와 대립할 때 나도 같이 세게 나가면 중심이 흔들리기 때문에 시선으로 밀도를 잡아야 했다. 밀도감과 분위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모든 대본들이 캐릭터마다 서사를 다 만들어 줄 수는 없어서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이형주라는 캐릭터는 서사가 많지 않아서 만들었다.” -스타일링에서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자수성가 이미지에 대해 감독님이랑 얘기를 많이 나눴다. 재벌의 이미지는 화려하지만 진짜 재벌들은 오히려 반바지, 슬리퍼 등의 수수한 차림으로 다니더라. 그런 걸 따와서 스타일링 했다. 이미 이형주 캐릭터의 배경이 너무 화려하기 때문에 옷까지 화려했으면 과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추럴하게 입으려고 노력했다.” -주목해서 봐줬으면 하는 장면,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나. “모든 장면들이 다 좋지만 개인적으로 심리적인 내용을 좋아한다. 이 작품에서도 최유선(차지연 분)의 대사 중에 “인간은 다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대사가 있다. 내가 가진 욕망이 무엇인지, 스스로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지 생각하면서 봐줬으면 좋겠다.” -김희선과의 호흡은 어땠나. “김희선 선배는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셨다. 일상에서는 누나, 동생하면서 지낸다. 베테랑이시고 다작하면서 꾸준히 활동하시는 게 이런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장점은 많지만 배려하는 모습, 꾸준히 활동하시는 모습 보고 배울 점이 많았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농담이지만 대본을 받고 사실 죽는지 아닌지부터 확인했다. 대본을 볼 때는 캐릭터가 도전 요소가 있는지, 흥미 있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주로 본다. 상류층을 위한 결혼정보회사라는 소재도 그렇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봤을 때 흥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항상 연기할 때는 아쉬움이 많다. 나와 김희선 선배를 제외한 모든 배우들은 에너지틱하게 연기를 한다. 김정민 감독은 내가 중심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는 감정 표현을 조금 더 과감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나라마다 기준이 있지만 조금 더 파격적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했다. 조금 더 극적으로.” -어떤 수식어를 가진 배우가 되고 싶나. “옛날에는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런 것들 얘기하고 했다. 사실 이런 걸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목표를 정하지 않고 주어진 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은 거슬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유 없이 자꾸 거슬리고, 신경 쓰이는 배우.” -전작들이 비밀스러운 역할이 많았는데 새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하고 싶은 작품들이 머릿속에 너무 많다. 장르로 따지면 블랙 코미디. 휴먼적인 작품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아니면 일상적인 나를 깰 수 있는, 기존의 차가운 이미지와 반대되는 역할도 좋다. 나한테는 도전이라 해보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지금 넷플릭스 ‘도적: 칼의 소리’와 티빙 ‘샤크: 더 스톰’을 촬영 중이다. 내년 정도에 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7.20 09:00
무비위크

'발신제한' 조우진 "주연 배우가 목표 아냐..그저 최선 다할 뿐"

영화 '발신제한'의 배우 조우진이 그간의 다작 행보와 주연으로 올라선 소감을 전했다. 조우진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어야지. 돈을 많이 버는 스타가 돼야지라는 생각은 없었다. 연기로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성장에 관해 생각할 할 시간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생활을 하며 한번도 뒤돌아본 적이 없더라. '발신제한'을 하며 뒤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달고 사는데, 앞으로도 그 말을 지키고 싶다"면서 "제 목표는 주연 베우가 아니다. '발신제한'이 나왔다고 주연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배우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한순간 도심 테러 용의자로 지목되고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 추격 스릴러.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의 편집 스태프로 활약해온 김창주 감독의 데뷔작이다.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고 위기에 빠진 은행센터장 성규 역을 맡은 조우진의 22년만 주연작이기도 하다. '발신제한'은 오는 6월 23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1.06.16 16:25
연예

[인터뷰③] 김신록 "유능한 도시인 꿈꾸며 20년 장롱면허→운전연수"

배우 김신록(39)이 웰메이드 드라마 JTBC 금토극 '괴물'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문주경찰서 강력계 1팀 팀장 오지화 역으로 분해 '합법'을 위해 노력했다. 정의로운 형사의 모습으로 만양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참여,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그런 그녀에게도 인생의 굴곡은 있었다. 문주 개발업자 허성태(이창진)와의 결혼이었다. 이혼한 두 사람 사이엔 미묘한 감정선이 깔려있었다. 이 지점이 묵직한 극 분위기 속 재미를 선사했다. '괴물'은 김신록의 두 번째 드라마다. 지난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한 그는 연극계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러다 '방법'(2020)을 통해 브라운관으로 첫 데뷔했다. 다년간 다져진 연기력에 신선한 마스크까지 지녔으니 그야말로 주목할 만한 배우였다. '괴물'을 기회로 안방극장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올해로 데뷔 17년째다. 데뷔 초와 지금의 신념을 비교한다면. "데뷔 초엔 작품을 정말 많이 하고 싶었다. 연기하고 싶다는 열망이 많았다. 지금은 스스로 연기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질문을 계속하면서 배우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작을 하는 편은 아닌데 꾸준하게 해 오는 편이었다. 사실 중간에 지치기도 했는데 그 안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질문을 던지고 가져가려고 했던 것 같다. '연기는 뭐지' '배우가 뭘까'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으로 작업을 해나간 느낌이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다음 찍고 있는 작품들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그리고 연극은 무대에서 가짜를 하면서 그걸 진짜로 믿게 만드는 일이었다. 담배를 피우거나 운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진짜로 내가 못해도 됐었는데 매체는 담배를 피우면 진짜 같아야 하고 자동차도 진짜 운전을 해야 하더라. 많은 것들을 실제로 해야 하는데 난 현대 도시인으로서 무능하더라. 그것들을 실제를 하나하나 배워가는 단계다. 20년 장롱면허인데 운전 연수를 하기로 했고 담배 피우는 신도 요청하는 분들이 있어서 비타민 담배를 사서 연구를 해보려고 한다. 자전거와 수영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신록에게 연극이란. "최근에 연극 '마우스피스'란 작품을 하면서 모든 가짜 속 진짜를 길러내는 힘이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물리적인 실제를 짚고 허구적인 것으로 비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재밌는 건 경험을 통해 그런 답들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의 답은 뭘까 또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다음 작품을 하면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배우로서 목표는. "계획이나 목표를 가지고 어떤 결정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이 순간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을 잘 밟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어딘가로 가 있을 수 있겠다는 확신은 있다. 잘 질문하고 답하고 연쇄적으로 해내고 싶다." -사람 김신록으로서의 목표는. "올해 만으로 마흔이 됐다. 좀 더 성숙한 사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30대 때 내 모습이 썩 마음이 들었다. 괜찮다, 멋있다,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작년, 올해가 되면서 내 모습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 30대 때 내 모습을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 모습이 실제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지난 답을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미 그 시절을 지나왔는데 그 시절에 머무른 느낌이다. 그래서 새롭게 움직이고 싶다. 현재의 나에 대해 말하기, 나의 현재적인 됨됨이 같은 것들을 잘 만들어가고 싶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이승희 2021.04.22 11:01
무비위크

[현장IS] "봉준호 리스펙" '기생충'→'기생춘', 에로영화 감독 변신 김영희[종합]

영화 '기생춘'을 통해 에로 영화 감독으로 변신한 김영희가 첫 영화 연출 소감과 향후 계획에 관해 이야기했다. 2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기생춘'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생춘'은 엉뚱발랄한 소녀 감성의 여주인공 춘이가 절친 가희와 함께 자신의 남친 집에 얹혀 살며 바둥거리지만 결국 목표를 잃은 삼포세대로 흡수되어 버리고, 그래도 미래에 대한 고민을 떨칠 수 없던 춘이가 우연한 기회에 대저택으로 숨어 들어가게 되면서 완벽한 기생을 위해 절친 가희, 그리고 남친과 함께 치밀한 작전을 짜게 되는 작품이다. 개그우먼 김영희의 첫 연출작이다. 김영희는 감독 데뷔 소감을 묻자 "성인영화는 11년간 솔로일 때 저를 가득 채워준 고마운 장르라 깊게 빠지게 됐다. 그로 인해 배우 민도윤을 보게 됐다. 옷을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다작하던 친구"라며 "패러디물이 많이 사라진 터라, 패러디물을 꼭 해보고 싶었다. 장르를 수면 위로 올리고 싶었다. 조금의 오지랖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각적으로 아름다웠으면 했다. 베드신을 아름답게 만들려고 했다. 저만의 안전벨트 베드신을 하나 만들었다. 그것이 오늘 버전에서는 삭제됐다"며 '기생춘'만의 무기에 관해 전했다. 이날 편집본을 공개한 김영희는 "감독판은 4월 중 나온다. 곳곳에 베드신이 날아가 있다. 많이 불편하실까봐 이 버전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제 작업은 계속될 거다. 기대해달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처음 제작 환경에 뛰어들면서 스스로 걱정했다"는 김영희. "감독으로 뛰어든 건데, 행여나 감정이 훅 올라오지 않을까. 중심을 못 잡지 않을까. 그래서 그 전에 트레이닝했다. 여배우들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챙겼다. 촬영이 끝난 후 (옷을) 덮어준다거나. 베드신도 디테일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디렉팅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그는 연출자 김영희를 부캐 풍만대로 만들 예정이라고. 이에 대해 "부캐가 만들어졌다. 풍만대다. 배가 나와서. 이 부캐로 활동할 것 같다"며 웃었다. '기생춘'의 탄생은 영화 '기생충'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영희는 "봉준호 감독님을 정말 좋아한다.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는 사람을 다루고, 사람 사는 냄새를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굉장히 좋아한다"며 "저도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다. 사람 냄새 나는 성인 영화. 장르는 다르지만, 제가 하는 영화도 그런 부분을 담고 싶었다. 존경한다. 저에게 영감을 주시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생춘'은 IPTV를 통해 4월 공개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24 18:23
무비위크

'기생춘' 감독 변신 김영희 "에로, 11년 솔로 시절 날 가득 채워준 장르"

영화 '기생춘'으로 감독으로 변신한 개그우먼 김영희가 에로 장르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김영희는 2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기생춘'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감독 데뷔 소감을 묻자 "11년간 솔로일 때 저를 가득 채워준 고마운 장르라 (에로에) 깊게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로 인해 배우 민도윤을 보게 됐다. 옷을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다작하던 친구"라며 "패러디물이 많이 사라진 터라, 패러디물을 꼭 해보고 싶었다. 장르를 수면 위로 올리고 싶었다. 조금의 오지랖에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편집본을 공개한 김영희는 "감독판은 4월 중 나온다. 곳곳에 베드신이 날아가 있다. 많이 불편하실까봐 이 버전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제 작업은 계속될 거다.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기생춘'은 엉뚱발랄한 소녀 감성의 여주인공 춘이가 절친 가희와 함께 자신의 남친 집에 얹혀 살며 바둥거리지만 결국 목표를 잃은 삼포세대로 흡수되어 버리고, 그래도 미래에 대한 고민을 떨칠 수 없던 춘이가 우연한 기회에 대저택으로 숨어 들어가게 되면서 완벽한 기생을 위해 절친 가희, 그리고 남친과 함께 치밀한 작전을 짜게 되는 작품이다. 개그우먼 김영희의 첫 연출작이다. 4월 개봉.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24 17:4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