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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렌의 결혼’ 이주승 “‘주승이 이 정도야?’…이대로 몰랐더라면” [IS인터뷰]

“뭐든지 사람은 대체할 수 있어요. 그래서 겸손하려 합니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기 때문에.”작품과 예능을 종횡무진하며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이주승은 영화 ‘다우렌의 결혼’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의외의 소신을 밝혔다. 소년과 청년 사이의 강렬한 마스크와 눈빛으로 악역을 소화하면서도 MBC 관찰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를 통해 친근한 동시대 청년의 등신대를 보여준 이주승은 신작 ‘다우렌의 결혼’을 통해 또다시 그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캐릭터로 돌아왔다.‘나혼산’ 출연 이후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고 밝힌 이주승은 “예전에는 악역을 많이 맡다 보니 욕을 하시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은 안 그래서 편하다”고 근황을 전했다.그동안 일반적 사고방식과 거리가 먼 악역을 연달아 맡으며 심적으로 힘들 즈음 이주승은 ‘나혼산’을 만났다. 이주승은 “마음이 힘들었는데 더 새로운 걸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는데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우렌의 결혼’에 함께 출연한 절친 배우 구성환도 이주승과 함께 ‘무지개 회원’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심리적으로 힘들던 것은 완치됐어요. 그 시절은 극 중 승주의 상황처럼 성장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우렌의 결혼’에서 이주승은 입봉을 꿈꾸는 조연출 청년 승주 역을 맡았다. 극 중 승주는 자신이 진정으로 찍고 싶은 작품은 따로 있지만, 입봉을 담보로 ‘세계의 결혼’ 다큐멘터리를 완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떠난다. 진실을 담아야 하는 다큐멘터리임에도 여건이 맞지 않자 승주는 그곳에서 직접 고려인 남편 ‘다우렌’으로 변신해 현지의 결혼식을 ‘연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주승은 “모든 청년이 불안한 입장에서 꿈을 좇다보니 힘든 일을 많이 겪는데 그런 점이 실제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저도 단편영화 연출을 하니 입봉의 꿈도 연결 지을 수 있었고 심리적으로 비슷한 상황이 많았다”고 평했다.그러면서 “이 작품을 찍으면서 꿈에 대해 단단함을 가졌다. ‘내가 연기를 재밌어 했지’ 생각도 들었고. 제가 재밌어야 전달도 잘 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주승은 원래는 한국인이 아닌 실제 고려인 청년 설정으로 캐스팅됐지만, 임찬익 감독이 현지에 다녀오면서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수정된 비화도 밝혀 배우로서의 대체 불가능성을 짐작케 하기도 했다.도파민이 넘치는 시류에서 ‘다우렌의 결혼’은 느긋한 템포로 힐링을 전한다. 이주승은 “마라탕 먹다가 자연식 먹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또 지난달 28일 진행된 VIP 시사회에서 호평을 들었다며 “50~60대 선배님들이 무척 좋아하셨다. 어렸을 때 ‘소나기’ 본 느낌처럼 무해한 것을 오랜만에 봤다고 말씀하셨다”고 뿌듯해 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단체 관람회로 오해받은 비하인드도 털어놨다.“시사 뒤풀이에 오신 모든 분들이 ‘주승이 이 정도야?’라고 하셔서 홍보효과가 좋다고 생각했어요. 변우석 배우 팬들도 사진 많이 찍으셔서 오해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이대로 모른 채 계시면 좋겠다고.” (웃음)끝으로 이주승은 “한 작품을 할 때마다 ‘이 작품을 안 했으면 몰랐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작품을 통해 인간적으로 시야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계속 넓어지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될 것 같다”며 “그게 배우의 좋은 점 같다. 제가 몰랐던 점을 계속 알게 되는 게 (배우로서) 원동력 같다”고 마음가짐을 드러냈다.“좋은 사람이 되는 게 좋은 배우가 되는 것 같아요. 다양한 분석과 근육을 쓰며 연기한다고 생각해서 계속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장르 불문 다양한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11 05:57
연예일반

‘약한영웅’ 박지훈X최현욱X홍경의 앙상블 “누구나 겪어 본 청춘의 성장통” [종합]

“이기는 것보다, 지키고 싶었다.” 혹독한 계절을 통과하고 함께 처절하게 성장하며 스스로 용기를 쌓는 법을 배우는 약하지만 강한 ‘약한영웅’들이 찾아온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클래스 1’ 시사 및 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유수민 감독, 한준희 크리에이터, 박지훈, 최현욱, 홍경, 이연이 자리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번 작품은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과 백상예술대상, 청룡어워즈 등 작품상을 석권한 ‘D.P’ 시리즈 한준희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한 크리에이터는 “새로운 배우, 감독을 더 보이게끔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방향을 함께 공유했다”며 크리에이터로서 역할을 다한 지점을 언급했다. ‘차이나타운’, ‘뺑반’, 넷플릭스 시리즈 ‘D.P.’ 등 한국 영화계와 방송가에 묽직한 메시지를 던진 바 있는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약한영웅’을 통해 또다시 폭력 문제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한 크리에이터는 “‘D.P.’는 군대 이야기고 ‘약한영웅’은 학교 이야기다.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이야기다”면서 “학교는 누구나 다녔던 곳이기에 현실성이 더 드러난다. 유 감독과 인물 모두 다 이해가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유 감독은 ‘약한영웅’을 통해 OTT를 통한 시리즈 드라마를 처음 선보인다. 유 감독은 “긴 러닝타임에 여러 인물을 심도 있게 담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굉장히 즐거웠다”며 영화 제작과의 차이점을 드러냈다. “영화는 엑셀을 한 번 밟으면 쭉 가야 하는데 시리즈는 8개의 시작과 끝이 있어 어떻게 이를 잘 이을지 고민했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에 박지훈을 비롯한 최현욱, 홍경, 신승호, 이연 등 신예 ‘믿보배’들의 조합은 작품 완성도를 더 높인다. 무엇보다 박지훈은 ‘약한영웅’을 통해 성공적인 파격 연기 변신을 이룬다. 극 중 그가 맡은 역할은 작은 체구의 소유자로 공부 외에는 관심 없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연시은. 이날 박지훈은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으로 “1~3회에도 많지만 나오지 않은 8회를 말하고 싶다”며 “비단 액션뿐만 아니라 액션 속에 있는 캐릭터들의 감정이 화면 안에서 잘 드러난다. 에너지를 최대로 끌었다”고 조목조목 작품에 임한 각오와 명장면을 꼽았다. 작품에서 섬뜩한 감정연기부터 액션 연기까지 모두 소화하는 그는 액션을 위해 노력한 지점으로 “지난 1월부터 액션 스쿨에 다니며 3~4개월 훈련했다”면서 “체력도 너무 많이 길러졌고 ‘시은이 사람을 때릴 때 어떤 표정 지을까’ 고민했다. 냉철함을 유지하자는 생각이 들어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극 중 연시은과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는 캐릭터 안수호와 오범석은 각각 최현욱과 홍경이 맡는다. 최현욱은 “첫 액션인 만큼 조심스러웠고 욕심이 많아 그만큼 걱정도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첫 액션 연기 도전을 위해 일주일에 5번 PT를 가는가 하면 실제 액션 스쿨까지 다녔다고. 격투기 선수생활을 실제로 경험하고 싶어 격투기 선수와 스파링도 겨룬 최현욱은 “선수에게 많이 맞았고 울분도 토해졌다. 진짜 끓어오르는 경험을 했고 아드레날린도 폭발했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경은 “유 감독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면서 “대본에 범석 캐릭터가 잘 그려져 있었다”고 출연 결정 이유를 드러냈다. 세 주역과 함께 이연과 신승호 또한 시은과 배척점에 있는 영이, 전석대 역을 맡아 극에 색다른 몰입도를 더한다. 세 배우의 케미스트리 또한 들을 수 있었다. 박지훈은 “극 중 우리가 늦게 친해진다”면서 “오히려 이 부분이 작품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사건, 사고들을 함께 해결하며 친해졌다. 서로 너무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듣던 최현욱은 미소를 띠며 “형, 누나들과 연기하며 너무 많이 배웠다”면서 “지훈 형과 연기를 할 때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좋다고 느끼고 더 진실하게 대사를 내뱉게 됐다”고 화답했다. 현재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상처, 이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 만큼 ‘약한영웅’의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에 제작진 또한 아쉬움이 느껴졌을 터. 유 감독은 “유해한 것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며 “작품을 만들며 20대, 30대, 40대건 학교에 다녀본 경험이 있을 것이기에 모두 동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약한영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유 감독은 “학원 액션물이라는 장르 안에서 세 친구의 우정과 갈등을 통한 성장담을 담으려고 했다”면서 “사실 성장담보다는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작품을 통해 배우들이 겪은 개개인의 성장과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도 오고 갔다. 박지훈은 “연습생을 이른 나이부터 시작해서 시은이와 비슷한 외로움이 실제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촬영하며 형, 누나들을 보며 연기 접근 방식 등 고정관념을 깬 게 많다”며 액션, 연기에 있어 성장했음을 자신하기도 했다. 21살로 이제 막 성인이 됐다는 최현욱은 “지금도 법적으로 성인은 됐지만 아직 미성숙하다. 배우는 게 많은 지금이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사람 최현욱의 성장통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 야구를 하다가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하게 되기까지 학교를 많이 옮겨 다녀 (관계가) 깊은 친구도 많이 없었는데 그게 나의 성장통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력투구하는 법을 배웠다. 모든 신이 처절하게 살아내는 순간들로 다가왔다”고 했고, 이연은 “솔직해지는 과정이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말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하면 더 적합하게 말할 수 있는지 배워가는 과정을 겪는 중이다”고 했다. 감독과 크리에이터, 배우들이 건네는 ‘약한영웅’만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유 감독은 “재능있는 신예들의 앙상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크리에이터는 “(보는 이들이) ‘나는 이 인물 중에 누구였던가’를 생각하며 보면 좋을 것 같다. 학창시절을 대입해 보면 조금 더 재미있을 것이다”고 당부했다. 홍경은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든 많은 정보로 가지고 보는 것보다 어딘 가에 홀려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다”고 추천했고, 최현욱은 캐릭터의 관계성을 꼽으며 “각 인물이 지켜내는 것의 의미가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배우, 제작진, 스태프를 비롯해 그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매 순간 전력투구를 다 쏟았다는 ‘약한영웅’. 뜨거운 여름 뜨거운 열정을 품고 만든 이 작품, 기대할 만하다. ‘약한영웅 Class 1’은 18일 오전 11시 웨이브에서 전 회차가 공개된다. 김다은 기자 dagld@edaily.co.kr 2022.11.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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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2막②] 첨단 VFX? 시청자들은 다른 것을 보고 있다

어쩌면 콘텐츠 제작자와 시청자들 사이의 동상이몽일지 모른다. 영상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콘텐츠 한편을 만드는 데 수백억 원이 쓰인다는데, 어째 쓰는 돈과 시청자의 반응은 좀처럼 비례하질 않는 것 같다. 지난 9일 부산시 해운대구 부산 영상산업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포럼 비프 2022’에서 VFX(시각효과) 업체 웨스트월드의 김신철 슈퍼바이저는 1.5배속으로 상징되는 시청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지는 제작자들이 아무리 한 프레임, 한 프레임에 혼신의 힘을 다해도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여부를 알 수가 없고, 많은 경우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장이 표준화된 규격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비슷한 품질의 영화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면, OTT를 통한 시청 환경은 제작자가 통제할 수 없다. 김신철 슈퍼바이저는 “조명, 소품의 배치, 의상의 색상, 카메라 워킹, VFX 등을 이용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나 등장인물의 감정, 심리를 보여줄 수 있게 됐고, 영화 기술의 발전을 통해 각종 필터나 렌즈, 고속 촬영 등의 기술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하지만 강제 업스케일링, 재생 속도의 강제 변환, 색상 영역의 불일치, 요금제 등으로 인해 연출자의 의도나 각종 기술이 만들어내는 효과가 무색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웨스트월드는 넷플릭스 ‘스위트 홈’, ‘지금 우리 학교는’, ‘고요의 바다’, ENA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많은 작품의 VFX를 담당했다. 특히 ‘고요의 바다’ 촬영 때는 국내 최초로 LED 버추얼 프로덕션을 적용해 업계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김 슈퍼바이저는 이에 대해 “사실 확대해서 자세히 보이면 무아레 현상이 나타나는 장면도 있다”면서 “시청자들의 시청 환경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작업하는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1.5배는 국룰’(OTT에서 콘텐츠를 볼 때는 정배속이 아닌 1.5배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배속 재생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일반화됐다. 여기에 어떠한 자막을 켜고 보는지, 어떠한 기기를 이용해 보는지(스마트폰인지 컴퓨터인지 프로젝터인지 등), 어떠한 조명 환경에서 보는지 등에 따라 같은 콘텐츠라도 시청자마다 다르게 인지할 수 있다. 휴대용 기기를 이용한 시청 환경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색감, 소리, 명도 등을 제작자의 의도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 속에서 OTT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어디에 힘을 실어야 하는가. 김 슈퍼바이저는 과거 화면 조정 시간에 나왔던 색상 띠를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색감이 제작자가 의도한 것과 가장 가깝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원작자의 의도대로 영상을 감상하고픈 시청자들이 알아서 색을 맞출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승리호’, ‘고요의 바다’ 등 많은 작품들을 통해 국내 VFX 기술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이제 이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해서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문제가 남았다. 단순히 이러이러한 기술을 썼다는 것만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이제 OTT도 제작자가 아닌 시청자의 관점으로 콘텐츠를 바라봐야 하는 시점을 맞았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0.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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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대상 ‘갈매기’, 오늘(16일) IPTV 공개

언론과 평단, 실관람객들의 만장일치 호평을 받으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올해의 여성영화 ‘갈매기’가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갈매기’는 일평생 자신을 챙겨본 적 없는 엄마 ‘오복’이 성폭력을 당한 후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데뷔작임에도 사회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낸 김미조 감독의 연출력과, 연기 베테랑 정애화 배우의 열연이 화제를 모았다. ‘갈매기’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비롯해 제68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제28회 함부르크영화제, 제36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진출하며 주목받았다. 생선을 수십 년간 시장에서 팔며 두 딸을 키워낸 오복. 다섯 가지 복을 뜻하는 이름을 가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복의 삶은 험난하다. 결혼을 앞둔 큰딸로 인해 사돈이 될 집의 눈치를 살피는 한편, 삶의 터전이던 시장은 재개발에 처해 있다. 그러다 오복은 동료 상인에 성폭행을 당한다. 나이 환갑을 넘겨 당한 성폭력에 사회는 침묵을 강요한다. 가족은 오히려 오복에게 문제가 있지 않았는지 질책한다. 분명한 피해자임에도 결혼을 앞둔 딸과 주변의 시선에 가해자보다 범죄 사실을 숨겨야 하는 상황이다. 오복은 가족도 세상도 외면한 자신을 위해 처음으로 날갯짓을 시작한다. 갈매기는 땅에서 멀리 떠나면 죽는 동물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무언가를 찾아 바다 위로 떠난다. 오복도 마찬가지다. 오복은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처음으로 자신의 터전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낸다. 생명을 담보로 한 갈매기의 여정처럼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오복의 간절한 외침이다. 김미조 감독은 영화 ‘갈매기’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에 매료돼 지은 제목이라고 했다. 체호프는 자신의 희곡에서 인생의 의미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 인간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를 끝없이 묻는다. 영화 ‘갈매기’도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중년 여성의 희생을 수면 위로 드러냄으로써 인간 존엄에 관한 체호프의 메시지를 던진다. ‘갈매기’는 언론과 평단, 실관람객의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극장 장기상영에 돌입했다. 이제 극장가를 넘어 안방까지 호평 릴레이를 이어갈 예정이다. 영화 ‘갈매기’는 IPTV(KT Olleh TV, SK Btv, LG U+tv)와 디지털케이블TV(홈초이스), KT skylife, CJ 티빙, 구글플레이, 네이버 시리즈온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서지수 인턴기자 2021.08.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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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A씨의 러닝 개런티… 회당 2000만원 추가 지급

보기 드문 출연료 계약서가 등장했다. 사상 초유의 금액을 옵션으로 한 드라마 출연 계약서에 방송가가 주목하고 있다.러닝 개런티(Running Guarantee)란 영화에 참여하는 감독·배우·스태프들이 출연료 외 흥행 결과에 따라 개런티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할리우드에서는 배우는 물론 감독·시나리오 작가·스태프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지만 국내에서는 감독이나 배우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국내서 러닝 개런티는 영화계에서 많이 적용된다. 관람객이 특정 수치를 넘어서면 영화에 출연한 주인공에게 개런티를 더 주는 방식이다. 그 금액은 계약서에 따라 다르다. 그런 러닝 개런티 계약서가 드라마에도 등장했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한 드라마의 배우 A씨가 러닝 개런티 계약서에 사인했다. 기본적으로 회당 받는 고액의 출연료 외 시청률 상승에 따라 추가 지급 받는 내용이다. 내용도 꽤 구체적이다. 시청률이 3% 이상 나올 경우 회당 1000만원, 4% 이상 나오면 회당 2000만원을 더 받는다. 현재 드라마의 시청률은 4%를 훨씬 넘어섰기에 16회를 기준으로 해당 배우가 받는 추가적인 개런티만 3억 2000만원이다. 기본 출연료까지 더하면 드라마 한 편으로 A씨가 챙겨가는 출연료는 수십억원 선이다. 드라마 시장에서 러닝 개런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방송국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시청률을 담보로 정해놓은 수치를 넘어서면 전체 회차를 기준으로 추가 지급 받는 방식은 있었다. A씨처럼 러닝 개런티로만 받는 금액이 3억원을 넘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러닝 개런티 계약서는 방송국에서도 머리를 쓴 결과물이다. 통상 출연료는 배우의 전작과 다른 배우와 비교 등을 고려해 책정된다. 방송국은 대외적으로 A씨의 출연료를 러닝을 제외한 기본 개런티만 언급한다. 러닝 개런티는 말그대로 추가적이기 때문. 옵션 계약을 알게 되면 다른 배우들이 똑같은 조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쉬쉬한다. 또한 시청률 4%라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이는 사실상 무용지물. 해당 드라마 시간대 전작 중 시청률 4% 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제작사와 출연자의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1.04.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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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극장, 어차피 흥행은 송가인?

추석에 이어 설에도 '가수 영화'가 출격한다. 가수 송가인이 배턴을 이어받은 첫 영화로 극장가 점령에 나선다. 11일 개봉하는 '송가인 더 드라마'는 첫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의 실황과 비하인드 스토리, 송가인의 인터뷰를 담은 영화다. 하루 앞서 동시 개봉하는 김강우·유인나·유연석·이연희·이동휘·천두링·염혜란·최수영·유태오 주연 '새해전야(홍지영 감독)', 김향기·류현경·염혜란 주연 '아이(김현탁 감독)'·밀라 요보비치 주연 할리우드 영화 '몬스터 헌터(폴 앤더슨 감독)'와 흥행 경쟁에 나선다. '송가인 더 드라마'는 흥행에 유리한 조건을 여럿 갖췄다.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임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경쟁작이 현저히 적다. 거대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나 할리우드 기대작도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됐지만, 극장에서 동반자 외 두 칸 띄어앉기와 한 칸 띄어앉기가 가능해져 가족 단위 관객이 늘어날 전망이다. 트로트 열풍의 시작에 서 있는 송가인의 첫 영화는 마니아 선호 영화가 흥행하는 최근 극장가 분위기의 분위기에도 발 맞춘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개봉 첫 주말 10만 2559명, 누적 관객 수 20만 6314명을 동원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 전 세계 영화 흥행 수익 5위를 기록한 이 영화는 관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광경을 만들어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미 추석 연휴 '가수 영화'가 극장가를 휩쓴 바 있다. 지난해 9월 개봉한 가수 김호중의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가 '국제수사'·'담보'·'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등의 영화를 모두 제치고 예매율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연휴 하루 전 개봉해 추석 연휴 마지막 날 6만에 가까운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결국 최종 관객 수 10만 명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다. 방탄소년단의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도 비슷한 시기 개봉해 흥행했다.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는 개봉 첫날 2만 1586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영화의 최종 누적 관객 수는 13만명으로, 방탄소년단다운 새 역사를 썼다. 당시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와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가 예매율 1위와 2위 자리에서 엎치락 뒤치락 경쟁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송가인 더 드라마'는 이처럼 흥행에 성공한 '가수 영화'들과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명절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며 다양한 연령대 관객의 주목을 끈다. 두 영화가 CGV 단독 개봉이었던 것처럼 메가박스에서 단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사운드 맛집'인 메가박스에서 개봉해 관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오직 메가박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송가인 더 드라마'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설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생한 스크린과 사운드를 통해 영화관을 가득 채우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코로나19로 막힌 콘서트 관람 문화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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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원더우먼 1984', 코로나19 시대에 날아온 영웅

연말 극장가 유일한 희망, 원더 우먼이 찾아온다. 23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 우먼 1984'는 2017년작 '원더 우먼'에 이은 갤 가돗과 패티 젠킨스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1편이 원더 우먼이 되는 다이애나 프린스의 성장을 그렸다면, 이번 영화는 더욱 강한 적과 맞서 싸우며 성장하는 영웅 다이애나의 모습을 담았다. 워너브러더스의 DC가 자랑하는 '원더 우먼'인 만큼 미국·영국·스페인·카나리아 제도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스케일을 키웠다. 35mm 필름과 65mm 아이맥스로 촬영해 대형 스크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각 등장인물을 대변하며 그들의 여정과 변화를 보여주는 음악을 들려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반도를 집어삼키자 '서복'·'인생은 아름다워'·'새해전야' 등 연말 개봉을 계획하던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모두 백기를 들었다. 이런 가운데 '원더 우먼 1984'만이 개봉을 강행한다. 영화 속 원더 우먼이 인류를 구원하듯, 힘겹게 숨을 내쉬며 버텨내고 있는 한국 극장가도 구원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영웅이여, 한국 극장가를 구하소서 출연: 갤 가돗·크리스 파인·크리스틴 위그·페드로 파스칼 감독: 패티 젠킨스 장르: 액션 줄거리: 놀라움으로 가득한 새로운 시대인 1984년을 배경으로 새로운 적과 만난 원더 우먼의 새로운 활약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51분 한줄평: 요즘 힘든 당신, 우리 모두가 원더우먼 별점 ●●●◐○ 신의 한 수: 도입부부터 원더우먼답다. 거대한 야망을 품은 어린 다이애나가 등장해 아마존의 전사들과 대결을 펼친다. 조그만 몸집의 다이애나가 뛰고, 구르고, 날아다니는 모습에 눈을 뗄 수 없다. 꽤 긴 시퀀스로 진행되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앞으로 펼쳐질 151분간의 여정을 향한 기대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이후 영화는 1984년으로 배경을 옮기고, 워싱턴에서 고고학자 다이애나와 사람들을 구하는 원더 우먼의 두 가지 삶을 사는 모습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연약하고 외로운 원더 우먼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전작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대목이다. 그리고 새로운 빌런 치타와 맥스 로드의 등장까지 차곡차곡 서사를 쌓아간다. 서사가 단순하고 명료해 누구다 나 쉽게 따라갈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원더 우먼' 시리즈의 힘이 발휘된다. 이처럼 '원더 우먼'의 두번째 시리즈는 딱히 흠 잡을 데 없는 히어로물이다. 전작보다 더 화려하고 방대해진 스케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1980년대의 화려한 시대상을 잘 표현하면서, 황금 슈트를 입은 원더 우먼의 서커스 같은 액션 장면으로 화려함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관객이 히어로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다 담은 듯하다. 특히 이 작품이 가진 최고의 한 수는 2020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메시지다. 분명 영화를 제작할 당시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겠으나, 어찌됐든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가운데 선을 보인다. 이번 영화 속 원더 우먼은 이야기한다. 나 그리고 우리를 구하는 것은 나와 당신 우리라고. 정부의 힘도, 원더 우먼의 구원도 아닌, 바로 평범한 모두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어떤 허무맹랑한 영웅담보다 마음에 와닿는 절실한 희망의 외침이 '원더 우먼 1984'에 담겨있다. 신의 악수: 모든 관객의 취향에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같은 DC 영화라 해도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이번 '원더 우먼 1984'는 아이들 장난 같이 느껴질지 모른다. 단순하고 명료한 서사, 분명한 메시지가 이 영화의 큰 장점이지만, 어떤 관객들에겐 큰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말미 원더 우먼이 빌런을 물리치고 갈등을 해결하는 장면에서 펼쳐지는 '연설'에 거부감을 느낄 관객도 있을 터다. 또한, 이번 시리즈 속 원더 우먼의 힘이 약해지는 모습이 비쳐지기는 하나, 워낙 강력한 캐릭터다. 치타와 로드 맥스, 빌런이 둘이나 되지만 원더 우먼 앞에서는 허무하게 백기를 든다. 선과 악이 보여주는 힘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12.23 10:00
연예

스크린 대신 안방극장 장혁 파워

안방극장에서는 장혁이 대세다. 배우 장혁이 주연을 맡은 영화 '검객(최재훈 감독)'은 지난 9월 23일 개봉해 19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추석 전주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코로나19팬데믹으로 황폐해진 극장가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렇게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 여러 영화 중 하나로 남는 듯했다. 그러나 안방극장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11월 5일 IPTV 및 디지털 케이블TV VOD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온라인 상영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5일부터 23일까지 줄곧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추석 극장가에서 무참히 패배를 안겼던 '담보'도 제쳤다. 일반적으로 IPTV 및 디지털 케이블TV VOD에서의 성적은 극장 성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극장에서 성공하지 못한 영화가 안방극장에서 크게 흥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극장에서 흥해야 안방에서도 흥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식이다. 그러나 '검객'은 달랐다. '소리도 없이'나 '국제수사' 등 극장 상영 당시 충분히 홍보가 된, 인지도 높은 영화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검객'은 광해군 폐위 후, 세상을 등진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이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칼을 들게 되면서 시작되는 리얼 추격 액션 영화다. 조선판 '테이큰'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장혁이 펼치는 액션 연기가 일품인 작품. 액션 배우 장혁의 활약이 안방극장 관객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셈이다. 시대를 잘 탄 덕분이다. 코로나19팬데믹으로 IPTV 및 디지털 케이블TV VOD 시장의 파이가 커졌다. 두시간을 집중하며 관람하는 극장과는 달리 안방극장에서는 가볍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 무비가 관객의 선호를 받고 있다. 이와 맞물려 액션 영화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서사는 단순해도 볼거리가 화려하기 때문이다. 극장 개봉과 동시에 IPTV 및 디지털 케이블TV VOD 서비스를 시작한 이재윤 주연의 '특수요원'도 단숨에 온라인 상영관 박스오피스 7위에 진입했다. IPTV 시장만을 겨냥해 한두 달 만에 뚝딱 만들어낸 액션 영화들도 제작비의 몇 배를 벌어가는 상황이다. 영화를 향한 평가는 갈리더라도, 장혁의액션만큼은 호평받고 있는 '검객'의 선전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이 텅 빌수록 IPTV 수익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 주목받는 액션 장르의 영화가 더욱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11.25 08:00
야구

"KS 모든 경기 직관"···응원도구 들고 고척돔 찾은 '택진이형'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구단주인 김택진(53)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17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을 '직관(직접 관람)'하기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NC 응원석인 1루측 스카이박스 관람석에 자리를 잡은 김 대표는 NC 모자, 마스크, 점퍼 등을 착용하고 응원 도구를 들고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경기 도중에는 NC 팬들과 함께 응원하고 싶다며 관중석도 오갔다. NC 팬들의 사진 요청에도 웃으면서 응했다. 이날 엔씨소프트 직원 350여명도 와서 김 대표의 직관 응원에 동참했다. NC 구단 창단에 엄청난 공을 들였던 김 대표는 올해 NC의 첫 정규시즌 우승도 직관하기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 동안 대전, 광주, 창원을 찾았다. NC 구단 관계자는 "김 대표님이 한국시리즈가 만약 7차전까지 간다면 전부 직관할 계획이다. 선수들은 부담보다는 오히려 더 힘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구단주와 평소 선수들과 막역한 사이이기 때문에 직접 응원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2016년 NC가 한국시리즈에 처음 진출했을 때도 직관 응원했다. 포스트시즌에는 기업 경영에 바쁜 유명한 대표들을 야구장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자사 프로야구 팀을 가지고 있는 기업 대표들이 야구장에서 일반 팬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응원해 화제가 된다. 지난 2018년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때는 최태원(60) SK그룹 회장이 7년 만에 야구장을 찾아와 응원했다. 6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에 온 최 회장은 자칫 우승을 못 볼 수도 있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두산에 앞서 이날 우승을 예상하고 최 회장이 왔는데, SK가 8회 역전을 허용해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9회말 2사에서 최정이 극적으로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고, 13회초 한동민이 역전 홈런을 날려 5-4로 이겼다. 소문난 야구광인 박용만(65)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한국시리즈 단골 손님이다. 두산이 2000년대에 한국시리즈에 자주 진출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일반 관중석에서 두산 팬들과 경기 보는 것을 유독 좋아한다. 그래서 박 회장이 어디에 앉아있는지 찾기 어려울 때도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두산이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한국시리즈에서 14년 만에 우승하자 벌떡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은 '승리 요정'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1, 2차전에서 두산에 내리 지면서 분위기가 어두웠다. 그런데 3차전에서 이 부회장이 직관했는데 3-2로 이겼다. 이 부회장은 4회전에는 오지 않았는데 삼성이 1-2로 패해 시리즈 전적이 1승 3패로 벼랑끝이었다. 그러자 이 부회장이 다시 5차전에 나타났고 7-5로 승리했다. 이후 삼성은 6, 7차전을 모두 이기면서 우승했다. 지난 2017년 KIA 타이거즈가 우승할 때는 정의선(50)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김승연(68) 한화그룹 회장은 2015년 정규시즌 경기 이후 3년 만에 대전구장을 찾았다. 하위권을 맴돌던 한화 이글스가 3위로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게 되자 한달음에 달려와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1.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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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내가죽던날·애비규환' 끝내주는 충무로 女파워

재기발랄한 여성 영화인들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2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내가 죽던 날'과 '애비규환'은 각각 박지완 감독과 최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다루는 소재와 장르, 작품의 분위기, 풀어가는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앞세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의미 있게 담아냈다. 신예 감독들의 첫 도전이기에 배우들에 대한 주목도가 조금 더 높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누구누구의 영화'로 각인시킨 후 완성도 높은 작품을 통해 호평을 뒤따르게 한다. 김혜수의 '내가 죽던 날', 정수정의 '애비규환'은 추천이 아깝지 않은 결과물로 재미와, 위로,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와 이정은의 만남은 '내가 죽던 날'의 존재 가치를 한껏 높인다. 이들의 선택을 받은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또 얼마만큼의 진정성 넘치는 열연을 펼쳤을지 모든 면에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익숙한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담보로 하는 '내가 죽던 날'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선사할 전망이다. '애비규환'은 '젊은 피'들의 재기발랄함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실제 90년대 생인 최하나 감독과 정수정이 뭉쳤고, '애비규환'은 최하나 감독과 정수정 모두에게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필모그래피로 기록되게 됐다. 때론 파격적이고, 때론 코웃음 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패기가 무섭도록 멋지다. 영화계는 여전히 코로나19 여파에 몸살을 앓으며 또 한 번 변화의 중심에 섰다. 마구잡이로 쏟아졌던 대작과 비슷비슷한 유행물도 잠시 자취를 감춘 모양새. 그 자리를 당당하게 채우고 있는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이 훗날 충무로의 터줏대감으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내가 죽던 날' 너와 나, 우리를 구원하는 목소리 출연: 김혜수·이정은·노정의·김선영 감독: 박지완 장르: 드라마 줄거리: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 등급: 12세관람가 러닝타임: 116분 한줄평: 내가 죽던 날 흘린 뜨거운 미소 별점: ●●●◐○ 신의 한 수: 사고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순천댁(이정은). 타인에 의해 버림받고 이용당하고 혼자가 된 세진(노정의)에게 목을 긁는 쇳소리를 내며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안 구해줘. 네가 너를 구해야지. 인생이 네 생각보다 길어." 이 세 문장의 대사는 절벽 끝에 선 세진을 구하고, 절벽으로 몰려가는 현수(김혜수)를 구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관객을 구한다. 성경에서 말하듯 신이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란 게 아니라,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힘든 시기, 많은 관객이 세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리라. 마치 현수가 세진을 향해 그랬던 것처럼. 매우 직설적으로 이 영화의 주제를 담은 이 말들은 극장을 모두의 맘에 와 닿는다. 이 메시지가 온전히 전해지는 것만으로도 '내가 죽던 날'은 봐야 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절벽 끝으로 사라진 세진을 추적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큰 사건 없이 흘러가는 영화인데도, 배우들이 서사의 빈틈을 메꾼다. 섬세하게 흘러가는 감정선을 완성한 김혜수, 힘을 아끼다 후반부 진정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는 이정은, 벼랑 끝에 선 소녀를 잘 소화한 노정의까지. 과한 클로즈업 샷으로 등장해 혼란스러운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 김혜수는 날아든 희망의 편지를 읽어내려가며 궤도를 찾는 인물로 서서히 감정의 변화를 물들인다. 대사가 단 몇 줄뿐이지만 몇 배의 울림을 전하는 이정은은 삐뚤빼뚤 써내려가는 글씨마저도 열연이다. 그래서 후반부 김혜수와 이정은이 만나는 장면은 이 놓쳐서는 안 되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신의 악수: 투자를 받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 꽤 오랜 기간 부유했던 작품이다. 좋은 메시지에 담은 감동적인 콘텐트이지만, 투자가 어려웠던 이유도 이해가 되는 작품. 큰 사건 없이 감정선을 따라가는 고요한 전개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줄거리만 보면 마치 김혜수의 추리 영화 같은데 막상 딴판인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배우들이 열연을 끈끈한 풀 삼아 각각의 장면을 이어 붙이기는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마지막 10분을 위해 달리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106분을 참아내는 관객이 많을까. 쉽게 긍정의 답을 내놓지 못할 질문이다. 좌충우돌·판타스틱·현실공감 '애비규환' 출연: 정수정·장혜진·최덕문·이해영·강말금·남문철·신재휘 감독: 최하나 장르: 드라마·코미디 줄거리: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아빠를 찾아 나서는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의 '애비 찾기' 등급: 12세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한줄평: '배우 정수정'도 꽃길 별점: ●●●○○ 신의 한 수: 최하나 감독의 등장과 배우 정수정의 재발견. 매 장면, 모든 대사, 각 캐릭터들의 설정까지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가장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관심 있었던 '가족'을 소재로 첫 영화를 만들게 됐다는 최하나 감독은 세심하고 꼼꼼하며 센스 넘치는 '감독의 스타일'까지 첫 영화에서 모조리 확인시킨다. 신선한 오프닝과 짜릿한 엔딩이 '애비규환'의 정체성을 완성했다. 뒤통수 치는 설렘은 늘 반갑다. 누구나 가족이라 표현하지만, 구성원의 개성은 모두 다른,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직설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엄마와 딸, 아빠와 딸, 부모와 아들, 부모와 부모, 예비 부모 등 얽히고설킨 모든 관계가 의미 있다.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만화적인 연출 방식을 더해 영화 같은 영화로 탄생한 '애비규환'은 그 어떤 허세도 없이 거창하지 않은 진정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인다. 러닝타임 내내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물한다. 이러한 '애비규환'을 만난 정수정 역시 아이돌 f(x) 때부터 주목받은 신선한 이미지를 고스란히 잇는다. '임산부' 주인공 자체는 꽤 파격적일 수 있지만 이를 맞춤형 찰떡 캐릭터로 소화해낸 정수정이 더 파격적이다. 대부분의 신예 배우들이 매 작품을 통해 잘하는 것을 하나하나 증명해 나간다면, 정수정은 그 이상을 넘어 못 할 것이 없는, 못 하는 것이 없는 배우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시켰다. 신의 악수: 아마추어 향기 솔솔. 군더더기 없는 흐름을 노리지만 흡족하리만치 매끄럽지는 못하다. 기승전결에서 기와 결의 완벽함에 승과 전이 맥 빠지는 것도 아쉽다. 강점이 뚜렷해 약점이 감춰지는 건 꽤 영리하지만 그렇다고 구멍이 없는 건 아니다. 친아빠를 찾아 나서는 토일(정수정)의 과정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약하다. 아빠찾기 시작부터 톡 튀어나와 누구나 눈치챌 법한 시크릿 코드는 귀여운 수준이지만, 친아빠 후보들과의 만남은 '시간 채우기용'이라 느껴질 정도로 허술하고 특별한 무언가를 남기지 못한다. 때론 눈치 보고, 때론 수줍어하고, 때론 당황하며, 때론 분노하는 토일의 변화만 살았다. 다만 도토리묵을 좋아해 도토리묵만 먹는 토일이지만 억지로 먹는 듯 맛없게 흡입하는 건 유일한 흠이다. 조연경·박정선 기자 2020.11.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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