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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삼성전자 주총] 한종희, 러시아 철수 가능성 묻자 말 아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시장 사업 철수 등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부회장은 16일 제53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한 주주가 스마트폰 점유율 1위 러시아 시장 철수 또는 공장 이전 계획 등 대러시아 전략이 있는지 묻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지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직원과 가족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이어 "현재 러시아에 대한 제품 공급은 중단한 상태로, 앞으로도 사업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플랜을 준비하고 면밀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또 "우크라이나 국민의 희생과 고통이 확대되고 있어 인도적 차원에서 600만 달러 규모의 기부를 약속해 국제사회의 지원 흐름에 적극 동참했으며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16 09:56
경제

우크라이나 사태에 한국차 ‘초비상’…수천억 피해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강력한 대러시아 경제 제재 방안을 내놓으면서 러시아 판매 위축은 물론, 생산망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태 및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완성차, 원자재·부품 조달 등 악영향 불가피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기로 하는 등 대러 금융·무역제재 강화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자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자동차 관련 수출 비중이 40.6%에 달했기 때문이다. 당장 서방국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러시아 내 자동차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이후 서방 제재가 나온 당시에도 러시아 경제가 침체하면서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2년 293만대였던 러시아의 연간 자동차 판매는 크림반도 사태 이후 2016년 130만대 수준으로 축소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 현지의 내수 판매가 약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기아 20만5801대, 현대차 17만1811대를 판매해 현지 자동차 브랜드인 라다에 이어 2위, 3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3%와 11.2%다. 특히 현대차는 현지 공장(HMMR)에서 연간 25만대 가량을 생산한다. 제너럴모터스(GM)에서 인수한 연 10만대 수준의 공장도 올해 초부터 가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아의 리오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루블화 급락으로 인한 환 손실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서 생산·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현지 통화로 거래하기에 비교적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수출 품목의 경우 다른 기축 통화를 사용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더라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략물자 수출 통제에 따라 미국산 반도체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국산 자동차의 대러 수출 자체도 제한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손실이 4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현지 부품 회사는 줄도산 우려 자동차 부품 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전체 수출액은 연간 15억 달러(약 1조8000억원)로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를 차지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부품 업체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장기화하면 최악의 경우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채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팔라듐, 백금 등 차량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원자재의 공급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부품 업체가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으로 납품되고 있는데,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현대차·기아의 현지 공장 가동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물류난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로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생산 라인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현대차는 현지 딜러들에게 차량 인도 역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협력업체를 통해 자동차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쌍용차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사태와 반도체 등 원자재 공급난 때문에 생산 차질이 만성화된 상태”라며 "이번 사태가 이런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생산망을 구축해 놓은 국내 업체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국과 우리 정부 지침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이어도 좌불안석 타이어 업계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당면한 과제는 산유국들의 전쟁으로 인한 중·장기 유가 상승이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3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국내 타이어 공급 가격은 3~10% 인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가격 조정이다. 타이어 제조 원가의 30%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가 차지한다.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증가했고, 최근 유가 급등으로 석유화학 공장에서 공급되는 합성고무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경제연구원, JP모건 등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사 충돌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으면서 원자재 가격 반영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천연고무, 합성고무 가격이 인상되면서 타이어 3사의 제조원가 부담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며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더해 운송비도 오르면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데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교전 닷새 만에 협상에 나섰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는 데는 실패했다. 양측은 일단 다음 회담에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지만, 대규모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를 향하고 민간인 거주지역에도 포격이 이뤄지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는 강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정부에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대러시아 수출 제재로 피해를 보는 기업에 대해서는 유동성 지원을 해달라고 건의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금 결제를 못 받을 경우 등에 대비해 수출 금융 지원이나 대출 상환 유예, 금리 인하 등 지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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