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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이동해, 감정연기도 척척…10초 만에 눈물 뚝

‘남과여’의 11회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됐다.지난 8일 방송된 채널A 금요드라마 ‘남과여’ 11회에서는 마침내 한성옥(이설)과의 이별로 힘들어하던 정현성(이동해)이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브랜드인 H.2 재런칭에 성공했다. 특히 현성은 성옥에게 다시 동업을 제안하는 등 흥미진진함을 안겼다.그런 가운데 9일 공개된 11회 비하인드 영상에는 프로다운 배우들의 모습과 화기애애한 촬영 현장이 다채롭게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먼저 이동해(정현성)는 성옥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이설(한성옥 역)과 리허설 중 쉽지 않음을 느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자 이설은 이동해가 좀 더 쉽게 감정을 잡을 수 있도록 시선을 피해줬고, 이동해는 어려운 감정연기에도 10초 만에 눈물을 떨어트려 모두를 감탄케 했다.다음으로 이동해와 최원명(안시후), 김현목(김형섭)의 에너지 넘치는 촬영 현장이 이어졌다. 김현목은 극 중 현성을 걱정하는 장면을 리허설 하던 중 “나보다 훨씬 몸 좋은 사람을 걱정한다”며 웃음을 터트려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그런가 하면 이동해는 애착 인형(?) 김현목과 대사를 맞추며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를 챙기는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이어 그는 소품으로 준비된 매운 라면을 맛보더니 동공이 풀리는 등 정신을 못 차렸고, 짜장 맛으로 바뀌자 미소를 보이는 등 귀여운 매력을 드러내기도.한편 임재혁(오민혁)과 윤예주(김혜령)의 바닷가 데이트 촬영 비하인드도 공개됐다. 이들은 바닷가 주변에 맴도는 갈매기와 장난을 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고, 바람이 많이 부는 촬영임에도 밝고 풋풋한 커플 데이트 장면을 완성했다.마지막으로 임재혁과 윤예주는 대망의 첫 키스 장면을 앞두고 리허설 중 감독님의 예상치 못한 의견에 웃음을 빵 터트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어 두 사람은 촬영이 시작되자 어색하면서도 설렘 가득한 키스신을 완벽히 소화해내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채널A 금요드라마 ‘남과여’ 최종회는 오는 15일 밤 11시 20분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3.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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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부터 드라마까지, 넷플릭스 동시1위로 입증하는 신혜선의 진가

배우 신혜선이 ‘웰컴투 삼달리’와 ‘타겟’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영화 부분 1위를 동시에 석권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20일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10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한 신혜선 주연의 ‘웰컴투 삼달리’는 개천을 지켜온 용 조용필(지창욱)과 개천을 떠나 승천한 용 조삼달(신혜선)이 모든 걸 잃고 추락한 뒤 고향에서 사랑을 찾는 이야기. 극에서 신혜선은 커리어를 위해 냉정한 마음으로 속마음을 숨겨왔던 조은혜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솔직하고 털털한 조삼달까지 상반되는 캐릭터를 섬세하고 진솔한 연기로 그려내며 시청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또한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10 영화 부분의 1위를 차지한 신혜선 주연의 영화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 신혜선은 ‘웰컴투 삼달리’에서 보여준 응원할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씩씩함과 180도 다른 ‘무색무취’ 캐릭터 수현 역을 맡아 전매특허인 현실 연기부터 범죄자의 협박 수위마다 미세하게 다른 감정연기를 눈빛, 행동과 대사 하나하나에 담아 관객에게 전달한다.이처럼 장르 불문,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색을 공고히 만들어 나가는 신혜선이 보여줄 또 다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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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찢男들이 온다…로운vs차은우, 아이돌→연기돌의 안방극장 승자는?

보이그룹 출신 ‘연기돌’이자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비주얼의 소유자, 차은우와 로운이 맞붙는다.차은우는 11일 첫방송되는 MBC ‘오늘도 사랑스럽개’(이하 ‘오사개’)에서 배우 박규영과 호흡을 맞춘다. 로운은 12일 종영하는 JTBC ‘이 연애는 불가항력’(이하 ‘이연불’)에 이어 오는 30일 방송을 시작하는 KBS2 ‘혼례대첩’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는다. ‘오사개’는 수요드라마, ‘혼례대첩’은 월화드라마로 편성 시간대는 다르지만 나란히 보이그룹 출신에 ‘만찢남’으로 불리는 두 배우가 같은 시기에 주연으로 나서는 만큼 비교가 불가피하다. ◇‘노력파’ 차은우2016년 그룹 아스트로로 데뷔한 차은우는 ‘얼굴천재’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출중한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청량함을 내세운 아스트로 내에서 단연 비주얼 센터 자리를 꿰찼으며, 노래와 춤도 평균 이상의 실력을 자랑했다. 차은우가 배우로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2018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통해서다. 정식 데뷔 전인 2014년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미래의 아름(조성목)역을 맡아 처음 스크린에 진출했지만 특별출연에 가까운 분량이었다. 차은우는 드라마 출연 초반에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냉미남 도경석 역을 맡았던 차은우는 어색한 제스처와 대사 처리, 경직된 표정까지 매 장면마다 몰입을 깨며 아이돌 출신 배우의 선입견을 키웠다. 여자 주인공이었던 베테랑 배우 임수향과 비교된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차기작인 ‘신입사관 구해령’에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연기력으로 지적을 받았던 차은우는 ‘여신강림’에서도 도경석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이수호 역을 맡아 캐릭터가 겹친다는 말을 들었다. 힘겨운 배우 적응기를 거친 차은우가 드디어 호평을 받은 것은 ‘아일랜드’를 통해서다. 바티칸 최연소 구마사제 출신 요한 역을 맡은 차은우는 어려운 라틴어도 어색함 없이 소화해내며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서늘함과 다정함을 오가는 완급조절과 고난이도 액션까지 선보이며 배우 차은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차은우는 ‘오사개’를 통해 과거 연기력 논란의 오명을 완전히 씻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웹툰 원작의 작품만 벌써 4번째 출연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차은우의 ‘만찢남’ 비주얼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다. ‘오사개’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치트키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남자의 판타지 로맨스. 차은우는 차분하고 이성적이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수학 선생님 진서원 역을 맡았다. 가수와 배우 활동,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노력파’ 차은우가 진정한 ‘연기돌’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변신의 귀재’ 로운로운은 아스트로와 같은 연도인 2016년 그룹 SF9으로 데뷔했다. 190cm의 큰 키와 빚어놓은 것 같은 조각 외모로 SF9의 중심 멤버로 우뚝 섰다. SF9에서 로운은 리드보컬로 활약했다.로운은 2016년 웹드라마 ‘클릭유어하트’로 가수 데뷔 전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하며 ‘배우돌’의 면모를 보였다. 이후 다수 작품에서 조연을 전전하다 2019년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주연 배우로 도약했다. 차은우가 첫 주연작에서 수난을 겪었다면, 로운은 본업이 가수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연기를 선보였다. 로운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꽃미남 외모와 더불어 발성, 표정, 감정연기 등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연기력으로 하루 역할에 완전히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로운은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에서 마케터 채현승 역을 맡아 성숙한 로맨스 연기를 펼쳤고, 박은빈과 함께한 사극 ‘연모’에서 깊이 있는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첫 사극임에도 배역의 무게감을 유지하며 높은 시청률을 견인하는데 일조했다. 판타지 장르인 ‘내일’에서는 반인 반혼의 존재 최준웅 역을 맡아 특유의 백치미도 재치 있게 표현해냈다.일찍이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힌 로운이지만, 시련은 있었다. 연기 활동에만 치중돼 가수 활동에 소홀해지며 일부 SF9 팬들에 미움을 산 것. 로운은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느라 팬들과 소통은 거의 못했고 팬미팅, 팬사인회 등의 공식 행사에도 불참하는 일이 빈번했다. 결국 지난 9월 소속사는 로운의 탈퇴 소식을 알렸다. 로운은 종영을 앞두고 있는 ‘이연불’에 이어 오는 30일 ‘혼례대첩’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만난다. 로운의 탈퇴 이슈와 함께 ‘이연불’이 시청률 2~3%를 오가며 부진을 겪은 만큼, 그가 ‘혼례대첩’을 통해 이미지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차은우와 로운은 아이돌 출신 배우 중 괄목할 만한 연기돌들”이라며 “외모는 스타성도 갖추고 있으며, 연기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두 사람의 역량을 최대한 뽐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0.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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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이 밝힌 ‘길복순’의 길고 긴 A to Z [IS인터뷰]

‘길복순’은 올 해 공개된 한국영화 중 단연 최고 화제작이다. 비록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관객수나 매출액 집계는 없지만, 시청시간 만큼은 전세계적으로 압도적이다. 넷플릭스에서 유일하게 공개하는 매주 콘텐츠 시청시간 집계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뒤 2주 연속 비영어권 영화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주차 시청시간은 2571만으로, 영어권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세계 2위 기록이다. 변성현 감독과 전화와 만남을 통해 ‘길복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전도연을 놓고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다가 ‘길복순’을 만들었다던데. 왜 전도연, 왜 킬러 이야기였나.설경구가 영화 ‘생일’ 촬영 현장에 놀러오라고 해서 갔던 적이 있다. 워낙 전도연 팬이었던 터라 가긴 했는데 막상 가서는 촬영장 밖에 있었다. 팬이다보니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그런 것보다는, 왜 그 먼 발치에서 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 있잖나. 결국 그날 설경구가 서프라이즈 술자리를 열어서 전도연과 처음 인사했다. 그 뒤로는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가 ‘생일’ 시사회 때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마침 그날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악질경찰’ 시사회가 있어서 거기를 가야 했다. 꼭 ‘생일’ 보겠다고 답하고 난 뒤, ‘킹메이커’를 찍고 있을 때 전도연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매우 정중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찾아 뵀다. 시나리오를 주면서 읽어보고 연출을 검토해 볼 수 있냐고 하더라. 그건 싫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내가 쓴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깐. 그랬더니 전도연이 “감독님, 나랑 뭐 해 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게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도연이잖나. 너무 잘해야 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쓰면 아무 것이라도 하실거에요?”라고 했다. 당연히 그건 책을 읽어보고 해야죠,라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그래요”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전도연을 놓고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전도연과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걸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장르를 액션으로 구상했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전도연은 항상 희생하거나, 희생 당하거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도연이 나와서 다 죽여버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도연을 매우 잘 썼다는 점이었는데. 전도연과 현장에서 매우 치열했다. 전도연이 준비하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게 아무래도 다를 수가 있으니깐. 일단 난 첫 테이크는 배우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는다. 배우가 준비해온 걸 본다. 내 생각과 아주 다를 경우 그 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내가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못 하니깐, 막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 전도연은 정말 대배우잖나. 내가 막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는 “알았어요. 해볼게요”라면서 내 의도대로 다 해줬다. 단 한 번도 내 뜻대로 안 해준 적이 없다. 내가 그렇게 어리숙하게 이야기하는 걸 귀엽게 봐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번은 전도연이 CCTV에서 설경구를 보고 뒤도는 장면을 찍는데, 전도연이 어떻게 연기해요,라고 먼저 묻더라. 사실 어떻게 디렉션을 할지 준비를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뒤를 돌 때 얼굴에서 분노와 슬픔과 두려움을 한 번에 표현해달라고 했다. 순서대로가 아니라 한 번에. 그 말을 듣고 전도연이 “그게 뭐야”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하고 모니터에 앉으면서 속으로 “난 최악의 감독이야”라고 외쳤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연기하더라. 그냥 미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우다. -전도연과 작업이 사실 쉽지는 않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너무 연기를 잘 하다보니 신을 잡아먹는 평을 듣기도 하고, 그렇게 잡아먹힌 신을 배우 연기가 워낙 좋다보니 감독이 그대로 쓰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점에서 ‘길복순’은 전도연의 장점을 극도로 활용했고 그게 이 영화와 아주 잘 맞았는데.사실 엄청 쫄았다. 워낙 전도연이다. 하려면 진짜 내가 잘해야했다. 진짜로 미친듯이 준비해서 현장에 나왔다. ‘길복순’은 전도연이란 배우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게 무엇일까로 출발했다. 그래서 직업을 킬러로 정하고, 그 다음에는 인간 전도연에게 가장 가까울 게 무엇일까를 고민해서 엄마를 떠올렸다. 전도연은 딸에게 굉장히 친구 같은 엄마다. 싸우고 삐치고 어려워하고. 스태프, 배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는 완전히 우두머리인데, 딸에게 전화오면 조용히 받고 “나, 집에 가야해”라고 하고 간다. 그 아이러니가 너무 좋고 멋있었다. 그렇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것과 가장 어울리는 것을 뼈대로 정하고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킬러들이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건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대기업 같은 킬러 회사가 있고, 또 그 회사가 정한 규칙이 있고, 그게 이 영화에 주요한 설정으로 사용되는데. 규칙을 깨부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나.일단 차민규(설경구)가 대표로 있는 킬러회사 MK. ent는 독과점이란 소리까지 듣는 업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킬러회사다. 사실 MK는 한국 엔터산업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 킬러 일도 엔터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 영화 속 세 가지 규칙은, 규칙을 깨도 아무 일도 벌어지진 않지만 관계 때문에 어그러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서 설정했다. -‘길복순’은 액션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액션이 에스컬레이터처럼 더 강하고 더 화려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예컨대 보통 액션영화는 엔딩에서 액션이 가장 화려한데 비해 ‘길복순’은 그렇지 않은데.내가 ‘길복순’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이, 하나는 길복순과 딸 길재영의 대화 장면이고, 하나는 엔딩이다. 딸과 대화 장면은, 난 이 영화가 딸이 엄마한테 문을 열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가장 힘든 하루를 겪은 다음에 딸과 나누는 대화. 그리고 엔딩은 설경구와 전도연이 이연결과 견자단이 아니지 않나. 액션영화지만, 결국은 감정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대화 장면에서 딸이 길복순에게 “엄마, 미안해”라고 하자 길복순이 “밥 먹었니”라고 답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면으로 길복순이 총리후보자 아들을 죽이라는 의뢰를 실패한 선택이 설명되기도 하고.사실 시나리오에는 길복순이 왜 의뢰를 실패하는지 이유를 구구절절 써놨었다. 그러다가 전도연의 표정이면 다 설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빼 버렸다. 왜 엄마가 아무리 화를 내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받아들여주지 않나. 그리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고. -‘길복순’도 색 설계가 두드려진다. 빨간색과 녹색, 파란색, 그리고 빨간 사과를 매우 인상적으로 사용했는데.길복순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기에 녹색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빨간 사람이지만. 그래서 딸을 녹색으로 키우고 싶고 녹색의 공간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딸과 밥을 먹을 때 스팸보다는 녹색인 시금치를 딸 앞으로 둔다. 집 안의 중정도 녹색이 가득한 공간이고. 그야말로 딸을 녹색으로 칠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딸이 커밍아웃을 하고, 받아들일 때도 녹색의 공간 속에 있다. 설경구가 연기한 차민규는, 파란 색으로 단순하게 설계했다. 차갑고 냉철한. 사과는 선악과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사과가 세 번 등장한다. 처음 두 번은 딸이 사과를 먹고, 마지막에는 안 먹는다. 딸은 윤리를 아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사과를 먹으면서 공정과 불공정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딸이 마지막에 엄마를 받아들이면서, 선과 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에, 나는 선악과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넣고 싶었다. -동성애 코드와 근친 코드를 넣은 이유는? 세상의 규칙과 금기를 부셔버리고 싶었나.그런 의도는 아니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게 비밀이 있길 바랐다. 엄마는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다. 반면 딸의 비밀은 범죄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엄마가 못 받아들일 딸의 비밀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동성애를 생각했다.근친은 처음부터 동생이 오빠를 좋아하는 걸 그런 이유로 생각하지 않았다. 금기를 깨야겠다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님이 금기를 깨는 게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난 그런 거장이 아니다. 그냥 이솜이 맡은 차민희는 오빠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다. 왜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라는 아이처럼. 민규가 민희를 잘 못 키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로 민희는 어른이 돼 버린 것이다. 근친이라면 서로 좋아해야 하는데, 이 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솜에게 최대한 아이처럼 웃고, 최대한 아이처럼 감정을 드러내달라고 부탁했다. 내꺼를 빼앗겨서 질투하는 아이 같은. 바나나우유도 원래 없던 설정이었는데, 촬영장에서 이솜에게 마시도록 부탁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시작”이라고 이솜이 외치는 걸 현장에서 “요이, 땅”으로 바꿨다. 그저 아이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민희가 마지막 길복순에게 죽기 전에 가장 환하게 웃길 바랐다. 영정 사진도 가장 웃는 모습이길 바랐다. 그래서 이솜이 활짝 웃었는데 포토샵으로 더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솜이 흰 옷을 입는 것도 그렇게 순수한 아이 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길복순’은 못 가져서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금기시 되는 걸 건드리겠다는 것보다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 전작들처럼 무너져 내리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전도연과 황정민이 싸우는 장면, 상가식당에서 전도연과 킬러들이 싸우는 장면, 이연과 전도연의 대련 장면, 설경구와 전도연의 엔딩 장면, 설경구의 러시아 바 장면 등 크게 다섯 번의 액션이 있다.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전도연과 설경구가 이연걸과 견자단이 아닌데 액션을 대부분 직접 소화해야 했다. 액션도 감정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했다. 한편으로는 킬러영화들의 법칙을 깨고 싶었다.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무명의 다수와 싸우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길복순은 꼭 이름이 있는 등장인물들과만 싸우게 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국의 톱 킬러인 길복순과 일본의 톱 야쿠자와 싸우는 것으로 열고자 했다. 사실은 야쿠자 역을 일본 톱배우를 섭외하려 했고, 실제로 진행도 됐다. 그런데 당시 코로나19로 입국하면 2주 격리를 해야 하는데, 며칠 촬영을 위해 일본 톱배우를 그렇게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고민하고 있는데 전도연이 황정민을 직접 섭외했다. 일본 배우 섭외가 안되면 재일교포로 가려고 시나리오부터 그렇게 써놓기는 했다. 황정민은 원래 관동의 호랑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배운 일본어가 관서쪽이라고 해서 관서의 호랑이로 바꿨다. 난 그 장면은 분위기와 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을 화려하게 가는 게 아니라 무드를 화려하게 가자, 그래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빛이 마치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거기가 동호대교라는 설정이고. 이 영화는 이렇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 황당함과 뻔뻔함과 유치함을 시작부터 받아드려 달라는 액션 장면이었다.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은 넓게 보여지게 설계했다. 전도연의 의상을 정해놓고 탱고 같은 액션으로 구상했다. 또 둘의 대결이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대전 게임처럼 보이길 바랐다. 둘이 맞붙기 전에 이연이 화장실에서 하는 액션은, 여느 다른 한국영화 액션처럼 보여지길 바랐다. 완전히 다른 액션영화처럼. 그런 액션을 보여주고, 탱고와 대전 게임 같은 액션을 붙여서 이 영화의 액션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상가액션은, 설계부터 미술감독과 촬영감독,무술감독이 많은 회의를 했다. 박스로 일일이 테이블을 만들고 어떻게 동선을 짤지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봤다. 보통 액션영화에선 직사각형 같은 넓은 공간에서 액션이 펼쳐지는데, ‘길복순’은 한 공간에서 이동하면서 액션이 펼쳐지는 걸 의도했다. 미술감독이 공간을 그런 목적으로 설계했다. 다만 거의 모든 액션을 배우들이 다 소화해야 했고, 내가 컷을 길게 쓰는 편이 아니라 배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한 달 정도 그 장면을 찍었는데, 괴로운 것을 배우들에게 시키고 나는 너무 편하게 있나 싶은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영화는 더 하기 싫어지더라. 전도연은 거의 모든 액션신에서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두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인이 다 했다. 상가액션에서 배우들의 무기도 캐릭터 별로 다 설계했다. 김기천이 쓰는 채찍 같은 경우, 소품팀이 채찍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차라리 올가미를 쓰자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 만화 보면 채찍을 그렇게 쓰지 않냐며, 우리 영화는 만화 같은 거니 그냥 가자고 했다. 회사가방에서 꺼내는 삼단봉도 그렇고. 길복순과 싸우는 킬러들도 그냥 회사원들이고,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인데, 서로 친하다가도 기회를 오면 잡으려 할 것 같았다. 다른 킬러영화들처럼 현상금 때문에 길복순을 죽이려는 게 아니고 승진이나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죽으려 하는 것이라 설정했다. 그걸 길복순도 이해하고. 그게 사회생활이니깐.킬러들이 자기들끼리 A급, B급, C급 이야기를 하고 미션도 그렇게 나누는 건 스태프들과의 술자리에서 착안했다. 내가 배우들보다 스태프들과 술 먹는 걸 더 좋아하는데, 자기들끼리 “이제 B급이 됐네” “A급이야”라고 이야기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아는 사회생활이 이것 밖에 없기도 했다. -엔딩의 전도연과 설경구 액션에서 눈에 띄는 건 수싸움의 표현인데. 어떻게 찍었나.진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훨씬 화려하게 구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그랬다가는 그 액션신 다음의 감정과 안 닿을 것 같아서 뺐다. 일단 그린 스크린을 세우고 로봇암으로 카메라를 고정한 다음 이쪽저쪽에서 다 찍었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 탁자에서 칼로 베는 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어렵다. 나도 해봤는데 잘 안된다. 다행인 것은 ‘길복순’은 액션을 순서대로 찍었는데 전도연이 그 때는 액션의 달인이 됐다. 전도연이 지금 황정민과 첫 장면을 찍으면 진짜 잘할텐데라고 하기도 했다. 설경구가 전도연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는 장면도 둘이 다 실제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액션에 감정이 담기길 바랐다. 또한 이 엔딩 액션을 놓고 사실 제작진끼리 굉장히 의견이 엇갈렸다. 나도 불안했다. 사람들이 액션영화를 볼 때 마지막 액션을 가장 기대하는 법인데 ‘길복순’은 그렇지 않으니깐. 반원창이 배경에 있으니 다른 액션영화라면 그걸 깨고 나가서 난간에서 싸우고 그럴 테니 우리도 그러자는 의견들도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다른 액션영화들과 똑같으니깐 오히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수싸움으로 화려한 건 보여주고 실제 액션은 짧게 가는 걸로 정리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차민규가 길복순 딸에게 전화하면 그걸 길복순이 이어 받는 것도 넣었는데 그렇게 찍지 않았다. 그냥 마지막에 둘이 대화를 오래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냐면 설경구에게 그 장면은 멜로신이기도 하니깐. 둘이 치열하고 우아하게 싸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설경구의 피도 꽃처럼 피어나길, 미술팀에 부탁했다. -러시아 바 액션 장면은 ‘올드보이’ 오마주 같기도 한데.그렇다기보다는 ‘올드보이’가 워낙 클래식이니 이제 그런 장면의 대명사처럼 된 게 아닌가 싶다. 러시아 액션신은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원래는 러시아 액션배우들을 데리고 와서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일반 러시아 사람들을 액션 연습시켜서 찍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며칠 연습하다가 힘들면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끝까지 연습해서 찍은 배우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문제는 전문 액션배우가 아니니깐 액션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한다는 점이었다. 원래 액션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이 액션배우의 도움을 받기 마련인데, 그 장면에선 설경구가 제일 액션 전문가였다. 러시아 배우들이 진짜로 힘을 쓰니 설경구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러시아 바 액션도 로봇암을 이용해서 동선을 짜고 찍은 뒤 한 컷 한 컷 붙였다. 러시아 바 액션신은 민규가 복순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싸우기에 짐승 같은 거친 것들이 드러나길 바랐다. ‘불한당’에서의 설경구와 ‘길복순’에서의 설경구를 차별화 하기 위해서 준 설정이 안경이다. ‘불한당’에선 평소에는 껄렁 거리다가도 화가 나면 차가워지는데,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평소에 안경을 쓰고 있으면 냉정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짐승처럼 분노가 표출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모두 길복순 때문에 안경을 벗는다. 길복순 때문에 야수성이 표출된다. 그래서 그 러시아 바 액션은 설경구의 꼬라지가 야수성으로 발현되는 게 목표였다.그 장면에서 싸우기 전에 안경을 벗는 건, 서부극에서 카우보이들이 바에 앉으면 모자를 벗는 것도 연상되길 바랐다.또 그 장면은 보통 바에서 액션 장면이 벌어질 때 일어나는 것들을 다 피하고 싶었다. 보통 바에서 액션을 하면, 주인공이 바 밑으로 숨는다. 그래서 ‘길복순’에선 바 대신 설경구가 난간에 숨는다. 다른 영화라면 바에서 싸우면 벽에 있는 술병들이 다 깨지고, 샹들리에를 꼭 쏴서 떨어뜨리는 데 그걸 피하고 싶었다. 한아름 미술감독이 기껏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거기서 안싸운다고 하더라. 아무튼 그런 전형적인 걸 피하다보니 난간에서 싸우고, 난간에서 싸우니 눈이 오게 하자고 해서 눈을 넣었다.-극 중 이름을 그냥 주위에서 착안해서 만드는데. 길복순은 전도연 이모 이름이고, 구교환이 맡은 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이기도 한데. 일단 길복순의 성인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킬 빌’의 킬에서 따왔다. 어차피 여자킬러 이야기면 ‘킬 빌’을 떠올릴 텐데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는 길복순 이름은 길재영이었다. 재영은 전도연 딸 이름이다. 그런데 어느날 전도연 휴대전화에 전화가 왔는데 이름이 뜬 걸 보니 복순 이모더라. 굉장히 세련된 사람과 복순이란 이름을 붙이면 아이러니가 느껴질 것 같더라. 그래서 길복순이 완성됐고, 딸 이름이 길재영이 됐다.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에서 따온 게 맞다.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라. ‘불한당’ 이후에 다시 영화를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글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아서 웬툰 스토리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찾아가서 만났다. 그러다가 친해졌다. -딸의 성을 엄마를 따라 길이라고 한 것도 인상 깊은데. 길복순 딸의 아빠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더라도, 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과거에 어떤 관계였을까를 영화를 본 관객들이 궁금해 할텐데.일단 딸 성은 모계성을 따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빠가 누구인지는 이 영화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솜 대사에 일부러 “아빠가 누구래?”라는 걸 넣었다.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잠을 잤을까는 내 생각도 있지만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그걸 얼아야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결정할 테니. 일단 난 안 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경구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도연은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했지만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둘 사이에 에로스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전도연과 구교환의 베드신은, 여성상위와 함께 전도연 등의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나. 전도연이 끝나고 구교환에게 돈을 준 이유는. 여성상위도 맞지만, 그보다는 전도연 등근육과 등에 있는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킬러가 모델 같은 사람이 아니라 엄청난 등근육을 갖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전도연에게 등근육 운동을 부탁했더니 3개월 동안 그 한 장면을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했더라. 현장에서 처음 그 등근육을 봤는데 무척 놀랐다. 사실 베드신은 대충 찍고 딸의 키스신에 더 공을 들이고 싶었다.전도연이 구교환에게 돈을 준 건,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카우보이들이 매춘부에게 무심하게 화대를 던지는 걸 반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김시아가 연기한 길복순의 딸 길재영도 나중에 킬러가 되나.복순은 딸이 자기 피를 많이 물려받아 자신과 비슷한 걸 알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살았다. 하지만 엄마에게 마음을 연 재영이 마지막에는 엄마처럼 빨간 색 옷을 입고 학교로 간다. 김시아에게 나중에 성인이 되면 ‘길재영’을 한 번 하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전도연을 조연으로 하고. -변성현 감독을 비주얼리스트라고 칭하는 건, 비주얼이 좋다는 뜻과 동시에 서사보다는 비주얼에 더 강하다는 뜻이기도 한데.일단 난 비주얼리스트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 ‘길복순’도 서사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서사를 비트는 한편 또 뻔한 걸 즐기게 하고도 싶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내 영화의 비주얼은 일단 시나리오를 쓰고 난 뒤 그간 계속 작품을 같이 해온 한아름 미술감독에게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럼 한 미감이 미술이 어느 정도 떠 있길 바라느냐, 땅에 붙어있길 바라느냐고 묻는다. 난 이번에는 ‘불한당’보다 더 가보자고 했다. 황당한 것과 현실적인 걸 섞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첫 장면은 동호대교지만, 평행서울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이 영화 속 서울은 서울이되 평행서울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미술감독이 많이 참여해서 크레딧도 그 순서대로 갔다. 보통 크레딧에는 감독, 촬영감독 순으로 들어가는데 ‘길복순’은 감독, 미술감독 순으로 들어갔다. -딸의 키스 장면은 미성년자들의 연기 장면인 만큼, 넷플릭스 담당자와 변호인들과 같이 배우들의 부모님과 상의를 한 뒤 부모님 입회 하에 찍었다고 하던데.그 장면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다. 스케이트 보드 공간이 전국에서 가장 이질적이어서 결정했는데 허가 받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가장 늦게 찍었다. 배우들이 미성년자들이고 내가 성인 남성이다보니 그 장면을 직접 디렉션하기가 버겁더라. 그래서 전도연을 불러서 그에게 디렉션을 설명해주고, 전도연이 다시 김시아 등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전달해줬다. 전도연이 정말 디렉션을 잘 해줬다.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이 입시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그 후보자가 아들의 살해를 의뢰한다는 게 영화의 갈등 구조 중 하나인데. 특정 정치인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어느 진영이나 어떤 정치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냥 딸을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하려는 엄마와 자기 일을 위해 아들을 죽이려는 아빠를 대비시키려고 했을 뿐이다. -설경구와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했는데 다음에도 같이 하나.설경구에게도 진짜로 이번만 같이 하고 한 텀 쉬고 다시 하든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둘이 그만 같이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 다만 다음 영화에 설경구와 같이 하게 되면, 이번에는 절대 슈트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꼬깃꼬깃하게 구겨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 마치 ‘오아시스’의 설경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성오가 연기한 신상사는 너무 아쉽게 퇴장하는데. 신상사 스핀오프가 있으면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아,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김성오에게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 김성오는 내가 가장 친한 배우다. 동네형 같은 사람이다. -길복순의 어린 시절, 얼굴이 마치 아수라 같이 그려지는데. 그 아수라 같은 모습이 전도연의 모습과 겹쳐지는데.킬러일 때 전도연은 왼쪽 얼굴을, 엄마일 때 전도연은 오른쪽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아이 일로 전화받을 때는 카메라가 오른쪽 얼굴을 비춘다. 설경구와 떡볶이를 먹을 때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오른쪽으로 받는다. 국무총리 후보 아들을 죽이려 할 때 딸에게 전화가 와서 받을 때 카메라가 이유 없이 돌아서 전도연의 오른쪽 얼굴을 비추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떡볶이집이 매우 유명한 맛집인 건 알고 있었나.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먹어보지도 못했다. ‘불한당’때는 떡볶이 장면을 찍으면서 먹었는데, ‘길복순’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날이 설경구와 전도연 촬영 첫날이라 너무 긴장해서 못 먹었다. -설경구의 젊은 시절을 이재욱이 연기했는데. 도대체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연출부가 이재욱의 클립을 보여줘서 캐스팅할 때는 그가 그렇게 잘 생긴 줄 몰랐다.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도 몰랐고. 그냥 내가 본 클립에서 제일 연기를 잘했다. 그때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때라 만나서 오디션을 못 했다. 이재욱으로 결정하고 난 뒤 연락처를 받아서 설경구가 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영상을 보내줬다. 그랬더니 외모를 흉내낼 수는 없었는지 목소리를 닮도록 준비해 왔더라. -‘길복순’은 음악이 전작들과 달리 혼종 느낌인데.다른 작품들처럼 김홍집 음악감독에게 음악을 부탁드렸는데, 이번에는 짬뽕이었으면 했다. 테크노도 나오고 족보에 없는 듯한 음악.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주셨다.-왜 ‘길복순’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었나. 이 내용으로 다른 투자사에서 150억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처음에는 반대했는데, 내 기준으로 대한민국 1등 배우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투자가 안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차기작은.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써놓은 것도, 준비해놓은 것도 없다. -변성현은 성공한 덕후이자, 빻은 취향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장인이라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 마니아팬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빻은 취향이란 게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다. 빻았다는 건 안 좋다는 뜻인가?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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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박지훈X최현욱X홍경의 앙상블 “누구나 겪어 본 청춘의 성장통” [종합]

“이기는 것보다, 지키고 싶었다.” 혹독한 계절을 통과하고 함께 처절하게 성장하며 스스로 용기를 쌓는 법을 배우는 약하지만 강한 ‘약한영웅’들이 찾아온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클래스 1’ 시사 및 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유수민 감독, 한준희 크리에이터, 박지훈, 최현욱, 홍경, 이연이 자리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번 작품은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과 백상예술대상, 청룡어워즈 등 작품상을 석권한 ‘D.P’ 시리즈 한준희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한 크리에이터는 “새로운 배우, 감독을 더 보이게끔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방향을 함께 공유했다”며 크리에이터로서 역할을 다한 지점을 언급했다. ‘차이나타운’, ‘뺑반’, 넷플릭스 시리즈 ‘D.P.’ 등 한국 영화계와 방송가에 묽직한 메시지를 던진 바 있는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약한영웅’을 통해 또다시 폭력 문제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한 크리에이터는 “‘D.P.’는 군대 이야기고 ‘약한영웅’은 학교 이야기다.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이야기다”면서 “학교는 누구나 다녔던 곳이기에 현실성이 더 드러난다. 유 감독과 인물 모두 다 이해가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유 감독은 ‘약한영웅’을 통해 OTT를 통한 시리즈 드라마를 처음 선보인다. 유 감독은 “긴 러닝타임에 여러 인물을 심도 있게 담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굉장히 즐거웠다”며 영화 제작과의 차이점을 드러냈다. “영화는 엑셀을 한 번 밟으면 쭉 가야 하는데 시리즈는 8개의 시작과 끝이 있어 어떻게 이를 잘 이을지 고민했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에 박지훈을 비롯한 최현욱, 홍경, 신승호, 이연 등 신예 ‘믿보배’들의 조합은 작품 완성도를 더 높인다. 무엇보다 박지훈은 ‘약한영웅’을 통해 성공적인 파격 연기 변신을 이룬다. 극 중 그가 맡은 역할은 작은 체구의 소유자로 공부 외에는 관심 없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연시은. 이날 박지훈은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으로 “1~3회에도 많지만 나오지 않은 8회를 말하고 싶다”며 “비단 액션뿐만 아니라 액션 속에 있는 캐릭터들의 감정이 화면 안에서 잘 드러난다. 에너지를 최대로 끌었다”고 조목조목 작품에 임한 각오와 명장면을 꼽았다. 작품에서 섬뜩한 감정연기부터 액션 연기까지 모두 소화하는 그는 액션을 위해 노력한 지점으로 “지난 1월부터 액션 스쿨에 다니며 3~4개월 훈련했다”면서 “체력도 너무 많이 길러졌고 ‘시은이 사람을 때릴 때 어떤 표정 지을까’ 고민했다. 냉철함을 유지하자는 생각이 들어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극 중 연시은과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는 캐릭터 안수호와 오범석은 각각 최현욱과 홍경이 맡는다. 최현욱은 “첫 액션인 만큼 조심스러웠고 욕심이 많아 그만큼 걱정도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첫 액션 연기 도전을 위해 일주일에 5번 PT를 가는가 하면 실제 액션 스쿨까지 다녔다고. 격투기 선수생활을 실제로 경험하고 싶어 격투기 선수와 스파링도 겨룬 최현욱은 “선수에게 많이 맞았고 울분도 토해졌다. 진짜 끓어오르는 경험을 했고 아드레날린도 폭발했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경은 “유 감독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면서 “대본에 범석 캐릭터가 잘 그려져 있었다”고 출연 결정 이유를 드러냈다. 세 주역과 함께 이연과 신승호 또한 시은과 배척점에 있는 영이, 전석대 역을 맡아 극에 색다른 몰입도를 더한다. 세 배우의 케미스트리 또한 들을 수 있었다. 박지훈은 “극 중 우리가 늦게 친해진다”면서 “오히려 이 부분이 작품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사건, 사고들을 함께 해결하며 친해졌다. 서로 너무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듣던 최현욱은 미소를 띠며 “형, 누나들과 연기하며 너무 많이 배웠다”면서 “지훈 형과 연기를 할 때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좋다고 느끼고 더 진실하게 대사를 내뱉게 됐다”고 화답했다. 현재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상처, 이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 만큼 ‘약한영웅’의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에 제작진 또한 아쉬움이 느껴졌을 터. 유 감독은 “유해한 것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며 “작품을 만들며 20대, 30대, 40대건 학교에 다녀본 경험이 있을 것이기에 모두 동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약한영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유 감독은 “학원 액션물이라는 장르 안에서 세 친구의 우정과 갈등을 통한 성장담을 담으려고 했다”면서 “사실 성장담보다는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작품을 통해 배우들이 겪은 개개인의 성장과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도 오고 갔다. 박지훈은 “연습생을 이른 나이부터 시작해서 시은이와 비슷한 외로움이 실제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촬영하며 형, 누나들을 보며 연기 접근 방식 등 고정관념을 깬 게 많다”며 액션, 연기에 있어 성장했음을 자신하기도 했다. 21살로 이제 막 성인이 됐다는 최현욱은 “지금도 법적으로 성인은 됐지만 아직 미성숙하다. 배우는 게 많은 지금이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사람 최현욱의 성장통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 야구를 하다가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하게 되기까지 학교를 많이 옮겨 다녀 (관계가) 깊은 친구도 많이 없었는데 그게 나의 성장통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력투구하는 법을 배웠다. 모든 신이 처절하게 살아내는 순간들로 다가왔다”고 했고, 이연은 “솔직해지는 과정이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말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하면 더 적합하게 말할 수 있는지 배워가는 과정을 겪는 중이다”고 했다. 감독과 크리에이터, 배우들이 건네는 ‘약한영웅’만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유 감독은 “재능있는 신예들의 앙상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크리에이터는 “(보는 이들이) ‘나는 이 인물 중에 누구였던가’를 생각하며 보면 좋을 것 같다. 학창시절을 대입해 보면 조금 더 재미있을 것이다”고 당부했다. 홍경은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든 많은 정보로 가지고 보는 것보다 어딘 가에 홀려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다”고 추천했고, 최현욱은 캐릭터의 관계성을 꼽으며 “각 인물이 지켜내는 것의 의미가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배우, 제작진, 스태프를 비롯해 그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매 순간 전력투구를 다 쏟았다는 ‘약한영웅’. 뜨거운 여름 뜨거운 열정을 품고 만든 이 작품, 기대할 만하다. ‘약한영웅 Class 1’은 18일 오전 11시 웨이브에서 전 회차가 공개된다. 김다은 기자 dagld@edaily.co.kr 2022.11.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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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여진구 “누구나 사랑 하나씩 들고 다니는 세상이길”[일문일답①]

“제가 운명의 상대를 만난 것 같아요.” 1998년생 데뷔 17년 차 배우 여진구가 1999년에 사는 95학번 대학생으로 변신해 풋풋한 청춘의 설렘을 가득 품고 돌아왔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동감’은 1999년의 용(여진구 분)과 2022년의 무늬(조이현 분)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다. 2000년 흥행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동명의 원작과 달리 이번 리메이크작은 과거와 현재에 머무는 남녀 캐릭터를 바꿨다. 극 중 여진구가 맡은 용은 어느 날 무전기 햄을 통해 2022년의 무늬와 소통하며 연애 상담을 부탁하고, 그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첫눈에 반한 신입생 한솔(김혜윤 분)에게 서툴지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당찬 인물이다. 17년간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한 여진구는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동감’을 선택,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사랑을 꿈꾸는 청춘의 모습을 완벽에 가깝게 그려냈다. 그는 “다채롭게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었다”며 “이번이 아니면 이런 작품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보여 준 모습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 출연 계기를 담담히 이야기했다. 〈일문일답②로 이어집니다〉 -5년 만에 스크린 복귀인데. “오랜만에 영화로 인사한다. 극장에서 관객으로 영화를 보다가 시사회를 통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해서 기분도 좋았다. 인터뷰도 너무 오랜만이라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원작의 팬이었다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한국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한동안 많이 봤다. 원작을 보고 몇 년이 흐른 후 시나리오를 받아서 다시 한번 봤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원작의 김하늘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남녀 캐릭터에 변화를 준 부분에 대해서 만족한다. 특히 무늬가 마지막에 하는 대사는 요즘 또래들이 생각하는 사랑의 감정을 잘 드러낸다. 사랑에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작품이 스스로도 고팠다.” -용을 연기하며 사랑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듯한데. “사랑, 청춘이 갈피가 안 잡혔는데 용의 행동을 보며 많이 배웠다. 사랑을 제대로 겪어보고 싶었다. 사랑을 좀 더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져야겠다고 여겼다. 감독이 지금 20대 친구들에게 자신들이 했던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많이 설레며 촬영했다.” -용이라는 인물에 감정이입은 잘 됐나.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오래 했다 보니까 사랑을 등한시했다. ‘내가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해도 되나’ 싶었다. 용이를 보며 20대 한 번쯤은 삶의 목표가 사랑일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삶의 목표도 확실하지 않고 물음표만 가득한 상황에서 운명의 상대라고 칭할 만큼의 존재를 만난다면 나도 눈이 멀지 않을까 싶다.” -아직 진정한 사랑은 못 해봤나. “지나쳤는지, 못 본 건지, 아직 안 온 건지 모르겠다. 할 일이 바쁘다 보니 사랑을 무거운 감정이라 느꼈고 다가가기 어려웠다. 용이 같이 확신해 차 사랑을 표현하고 직진해본 적은 없다. 기다리고 있다. 양심상 모태솔로는 아니지만 사랑에 대한 로망이 큰 편이다. 누구나 사랑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게 내 바람이다.” -감정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은. “사랑에 확신을 품고 무늬에게 용은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용의 감정이 어떨까 상상해봐도 잘 모르겠더라. 당황, 분노, 허탈도 있었을 것이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속눈썹을 떨며 연기하는지도 몰랐다.” -리메이크 작품이기에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작품마다 위험성은 항상 따라온다. 시나리오를 통해 내 모습도 많이 들여다봤고 찔렸다. 또래들에게 ‘사랑에 대해 우리가 너무 무겁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말하기도 했다. 작품의 메시지에만 집중했다. 20대가 지나가기 전에 청춘 로맨스를 필모그래피에 남기고 싶기도 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의 연기를 선보였는데. “40대 용이를 표현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많이 노안이 된 용이 스타일링도 준비했고 요즘 40대 선배 배우들처럼 누가 봐도 40대처럼 안 보이는 듯한 모습도 준비했다. 정우성 선배를 레퍼런스로 참고하기도 했다. 특수분장으로 주름, 피부 결을 표현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1.09 13:00
연예일반

최수영, 지창욱·강태오와 환상의 케미스트리…‘케미 요정’ 등극

배우 최수영이 ‘케미 퀸’에 등극했다. 최수영은 출연하는 작품마다 상대 배우들과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물론,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런 온’ 등에서 통통 튀는 로맨스를 그리며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그 누구와 붙어도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최수영의 케미 모먼트를 짚어본다. #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지창욱과 물과 기름 케미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당소말’)에서 에너자이저 간호사 서연주로 분한 최수영은 윤겨레(지창욱 분)와 첫 만남부터 물과 기름 같은 상극을 보였다. 하지만 ‘썸’과 ‘쌈’의 경계를 넘나들며 윤겨레에게 스며들었고, “고마운 사람을 지금보다 조금만 더 웃게 해줘야지. 그 사람은 웃는 게 확실히 더 잘생겨 보이니까”라고 먼저 고백해 직진 로맨스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최수영은 서연주 캐릭터를 한층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풀어내,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최태준과 초밀착 케미 최수영은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에서 세계적인 톱스타 후준(최태준 분)의 안티팬으로 낙인찍힌 잡지사 기자 이근영으로 분해 초밀착 앙숙 로맨스를 선보였다. 이근영은 앙숙 관계인 후준과 가상 결혼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24시간 밀착 동거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썸의 기류를 형성했다. 이후 최수영은 후준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능숙하게 표현, 유쾌함과 애틋함을 오가는 섬세한 감정연기로 티격태격 로맨스를 완성했다. # ‘런 온’ 강태오와 뾰족 케미 최수영은 ‘런 온’에서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서단아 역을 맡아 이영화(강태오 분)와 선 넘는 로맨스를 선보였다. 서단아는 타인의 감정과 시간에 마음을 써본 적이 없는 인물로, 이영화에 대한 마음을 부정하다가도 돌직구 고백을 날리는 화끈한 매력의 소유자다. 최수영은 서단아 특유의 시원하고 톡 쏘는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영화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뾰족한 티키타카를 뽐냈다. 이에 ‘단화 커플’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최수영은 드라마 속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리는 동시에, 상대 배우들과 신선한 케미를 이루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남다른 케미로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킨 그가 앞으로 ‘당소말’에서 보여줄 활약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한편, 최수영 주연의 KBS2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매주 수,목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9.08 09:40
연예일반

손담비 H&엔터와 재계약...정려원·인교진과 한솥밥

배우 손담비가 현 소속사 H&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3일 H&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소식을 전한 손담비는 드라마, 영화, 예능 등에서 큰 활약을 펼치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다. 서로를 향한 끈끈한 유대감과 흔들림 없는 신의를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동행을 알린 만큼, 손담비와 H&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만들어갈 긍정적인 시너지에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담비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가족끼리 왜 이래’, 영화 ‘탐정: 리턴즈’ ‘배반의 장미’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은 물론, 연극 ‘스페셜 라이어’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 그리고 무대까지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특히, 배우로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한 작품인 ‘동백꽃 필 무렵’에서 까멜리아 아르바이트생 향미 역으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외적인 부분을 비롯해, 표정, 제스처, 대사 톤까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였으며, 깊이 있는 감정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손담비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 외에도 손담비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털털하면서도 허당미 넘치는 반전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최근에는 SBS ‘동상이몽’을 통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H&엔터테인먼트 홍민기 대표는 “손담비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게 돼 기쁘다. 손담비는 다방면에서 활약 가능한 배우”라며, “좋은 파트너이자 조력자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최근 배우 정려원과 인교진, 소이현 부부가 H&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8.03 14:04
연예일반

[왓IS] 한국 사람들은 같은 배우가 나온다고 좋은 작품 보기를 중단합니까?

스크린이 온통 박해일이다. 칸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영화 ‘헤어질 결심’에 이어 김한민 감독의 대작 ‘한산: 용의 출현’ 개봉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배우 박해일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래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탑건: 매버릭’ 등 블록버스터 개봉 시즌과 겹쳐 아주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 했으나 입소문에 힘입어 1달 가까이 극장에 걸리면서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박해일이 이 작품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형사 해준. 등산을 하다 사망한 피해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에게 미묘한 끌림의 감정을 느끼면서 점차 붕괴돼 가는 과정을 박해일은 투명하고 섬세한 감정연기로 표현, 호평을 받고 있다. “~구나, 마침내”,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난 붕괴됐어요”,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해서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같은 대사들이 유행어처럼 SNS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N차 관람 열풍이 뜨겁다. 미처 ‘헤어질 결심’의 여운이 극장가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박해일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2편 ‘한산: 용의 출현’으로 빠르게 컴백한다. ‘명량’의 이순신이 최민식이었다면 ‘한산: 용의 출현’의 이순신은 박해일이다. 김한민 감독은 이번 작품에선 지략형 선비형의 이순신을 구현하고자 했고, 박해일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고. 이 같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박해일은 ‘한산: 용의 출현’에서 전쟁 한가운데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고요한 이순신 장군을 만들어냈다.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27일 개봉으로 아직 관객들과 정식으로 만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찍이 진행된 언론 시사회 반응은 아주 좋다. 소위 말하는 ‘국뽕’에만 기대는 영화가 아니라 여름철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도 충분히 갖췄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탑건: 매버릭’의 장기 흥행으로 한층 달아오른 요즘 같은 극장 분위기라면 ‘범죄도시2’를 잇는 천만 영화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작품성으로 N차 관람 열풍을 만든 ‘헤어질 결심’에 이어 천만 기대작 ‘한산: 용의 출현’까지. 코로나19 시대에도 묵묵히 일을 하며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 때를 기다려온 박해일의 노력이 제대로 빛을 보고 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7.21 11:47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신민아의 위로

배우 신민아가 세밀한 감정연기를 통해 안방극장에 위로와 희망을 전하며 에피소드를 장식했다. 14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11화에서는 선아와 동석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10화에서 다시 한번 의지를 다잡고 행복해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딘 선아. 이번에는 동석(이병헌)과 함께 집의 구조도 바꾸고, 대청소도 하면서 그동안의 우울들을 환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어 아들 열이(김하언)를 만난 선아는 “엄마는.. 어떤 날 아프면 모든 게 깜깜해”라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현재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고, 어느새 눈가가 붉어진 선아는 그래도 환하게 웃어 보이며 “근데 그런 날도 엄마는 열이를 보면.. 하나도 안 무서워. 엄마한테는 언제나 열이가 반짝반짝 빛이야”라고 따뜻하게 진심을 전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자신을 안아주는 아들을 꼭 안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마지막까지 애틋한 모성애를 보여준 ‘엄마’ 선아. 다시 아들과 작별할 시간이 다다랐고, 전 남편 태훈(정성일)이 다시 양육권 재판 결과에 항소할 거냐고 묻자 "나중에. 내가 덜 아플 때, 지금처럼 내가 열이 없으면 못 살 거 같아서가 아니라.. 열이가 나 없음 못 살겠다고 할 때. 지금처럼 날 약한 엄마로 생각할 때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고 느낄 때, 그래서 의지하고 싶을 때”라며 눈물이 그렁하면서도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는 선아는 이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여 시청자들 역시 그녀를 응원하게 했다. 특히 이때 신민아는 긴 호흡의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흘러가는 감정선을 깨지 않게끔 선아의 아픔과 강한 의지 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전달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선아에게 익숙한 우울감이 다시 밀려오기 시작했고, 선아의 시야에서도 또 하나 둘 불빛이 꺼지기 시작, 막막하지만 의지를 내서 우울을 부정하려고 혼잣말을 읊조리는 모습은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곧 ‘등만 돌리면 다른 세상이 있다’던 동석의 말을 떠올리고 결심한 듯 러닝머신으로 가서 걷는 선아. 속도를 높여 걷는 그때, 불빛들이 하나 둘 다시 켜지자 선아의 마음 속에도 우울을 극복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차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하지만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지어진 선아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도 마침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위로와 희망,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우리들의 블루스’ 민선아로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며 극을 매듭지은 신민아는 길지 않은 에피소드 속에서 선아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표현해야 했다. 신민아는 작품 전 대본을 읽으면서 캐릭터가 처한 상황, 감정선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촬영을 준비했다. 촬영 중에도 현장에서 끊임없는 소통을 나누며 에피소드를 완성한 결과, 신민아는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민선아’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5.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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