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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신인들의 반란' 한화 조동욱·LG 심규빈, 첫 월간 메디힐 퓨처스 루키상 영예

2024 KBO 퓨처스(2군)리그 월간 메디힐 퓨처스 루키상의 첫번째 수상자로 한화 조동욱(투수)과 LG 심규빈(타자)이 각각 선정됐다.올해 처음 신설된 월간 메디힐 퓨처스 루키상은 입단 1~3년차 선수 중 퓨처스리그에서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월간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기준 최우수 투수와 타자를 선정하는 시상이다. 3~4월 성적을 기준으로 한화 투수 조동욱은 WAR 0.63, LG 타자 심규빈은 WAR 0.73을 각각 기록했다.이번 수상자로 선정된 두 선수는 모두 지난 2024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신인선수다. 장충고 출신 조동욱은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고, 서울고를 거쳐 성균관대를 졸업한 대졸신인 심규빈은 가장 마지막 라운드인 11라운드 108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바 있다. 한화 조동욱은 3~4월 퓨처스리그 5경기 모두 선발투수로 출장해 2승(북부 공동 1위)을 챙겼다. 23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2.74(북부 2위)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다.LG 심규빈은 같은 기간 퓨처스리그 19경기 출장, 타율 0.360(북부 3위), 출루율 0.508(북부 1위)를 기록하며 첫 메디힐 퓨처스 루키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하위 라운드 지명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강점인 뛰어난 컨택 능력과 빠른 발을 살려 팀내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며 새로운 유망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3~4월 월간 메디힐 퓨처스 루키상에 선정된 두 선수에겐 퓨처스 루키상 기념 트로피와 함께 메디힐 후원을 통해 각각 상금 50만원, 부상으로 50만원 상당의 메디힐 코스메틱 제품이 전달된다.월간 메디힐 퓨처스 루키상은 퓨처스리그 타이틀스폰서인 메디힐의 후원을 통해 이번 시즌 처음 제정됐다.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는 저연차 선수들을 독려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유망주 선수들의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윤승재 기자 2024.05.08 10:30
메이저리그

드디어 공식전 첫 등판한 장현석, '2이닝 3K 퍼펙트' 호투

고교 시절 최대어이자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장현석(20)이 드디어 미국 무대 첫 공식전에 나섰다. LA 다저스 산하 루키리그에 소속된 장현석은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루키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안타, 볼넷 없이 3탈삼진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마산용마고를 졸업한 장현석은 지난해 고교 리그 최대어로 평가 받았다. 최고 158㎞/h를 찍는 강속구에 스위퍼를 포함해 여러 변화구도 자유자재로 던졌다. 당초 전체 1번으로 KBO리그에 지명되는 듯 했으나 선수가 미국 직행을 선택해 행선지를 틀었다. 결국 그해 장현석 영입을 위해 해외 유망주 계약금 슬롯을 추가 확보한 다저스가 장현석의 소속팀이 됐다.장현석의 잠재력은 그가 지난해 항저우로 향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당시 아마추어 선수로 장현석을 선택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선발하지 않았고, 그 이전 대회에서는 대졸 선수들을 선택했던 걸 떠올리면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대회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건 아니었으나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엔 충분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해 장현석이 다저스와 계약하자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그의 직구/커브/슬라이더에 60점을 매겼다. 최저 20점, 최고 80점을 주는 20-80 스케일 채점에서 60점은 평균 이상의 우수한 재능을 의미한다. 제구와 체인지업도 평균 50점을 받았다. 그가 여러 장점이 있고, 단점은 없는 투수라고 평가한 셈이다.루키 리거답게 첫 등판은 늦었으나 깔끔하게 소화했다. 그동안 구단 훈련 시설에서 몸을 마든 장현석은 지난 5일 다저스 산하 루키팀에 배정됐고, 앞서서는 1일 라이브 피칭도 소화했다. 라이브 피칭을 촬영한 팬그래프는 이날 장현석의 직구 구속이 94마일(151㎞/h)에서 97마일(156㎞/h)까지 나왔고, 커터도 85마일(137㎞/h)에서 91마일(146㎞/h)을 찍었다고 전했다.구속까지 전해지진 않았으나 첫 공식전 등판 기록도 깔끔했다. 7일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장현석은 1회 선두 타자 웰빈 프란치스카를 2루 땅볼로 잡으며 마이너리거로 첫 걸음을 딛었다; 이어 루이스 메레호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낸 장현석은 호세 피렐라도 1루 땅볼로 잡고 1회를 삼자 범퇴로 마쳤다.2회 역시 완벽했다. 첫 타자 알베르토 멘데스를 뜬공으로 잡은 장현석은 예를린 루이스와 야이켈 미하레스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구위를 뽐냈다.첫 등판이라 이닝 소화가 길진 않았으나 장현석의 가능성을 미국에서 보여주기 충분한 내용이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7 15:47
일본야구

NPB, FA 자격 취득 7년-6년으로 축소 검토···1군 등록일수는 확대 움직임

일본프로야구(NPB)가 FA(자유계약선수) 제도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자격 연한은 축소하고, 1군 등록일수는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닛칸스포츠는 1일 "NPB가 일본프로야구선수협회에 새로운 FA 제도안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2008년부터 시행된 현행 NPB 소속 선수의 FA 권한 취득은 고교 출신은 8년, 대졸 및 기타의 경우에는 7년(해외파 제외)이 필요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를 1년씩 단축해 각각 7년, 6년으로 앞당길 계획이다. 다만 FA 자격 획득에 필요한 1군 등록일수를 현행 145일에서 좀 더 늘리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선수협회에서는 FA 자격 연한 축소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나, 등록일수 확대에는 반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본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국장은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다만 등록일수 확대 시 일부 선수에게만 바뀐 규정(자격 연한 축수)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 별 의미가 없다"고 한다. 이에 선수들의 동의를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1999년 FA 제도를 도입한 한국은 FA 자격을 얻기 위해선 8시즌을 채워야 한다. 4년제 대학 졸업자의 경우 7년이다. 1군 등록일수는 145일을 넘어야 한 시즌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이형석 기자 2024.05.01 09:29
프로야구

루키 김택연 “개막전 엔트리, 당연히 노린다”…필승조 깜짝 발탁 가능할까

"시범경기,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고 싶다. 목표로 잡는 게 당연하다."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당찬 각오를 남기고 호주 스프링캠프로 떠났다.김택연은 지난해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에 지명됐다. 모처럼 두산이 상위 순번으로 뽑은 '특급 신인'이다. 두산은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랐고, 그에 앞서 21세기 들어 꾸준히 가을야구에 나갔다. 상위 순번 유망주 수급이 어려웠으나 2022년 9위로 추락했다. 떨어진 성적은 뼈아팠으나 그만큼 높은 지명권을 받았다.그 선택지가 바로 김택연이었다. 김택연은 인천고 3학년이던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13경기 64와 3분의 1이닝 동안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 97탈삼진의 특급 성적을 냈다. 마산 용마고 장현석(LA 다저스) 장충고 황준서(한화 이글스)와 함께 일찌감치 빅3로 꼽혔다.특히 청소년 대표팀에서 존재감이 컸다. 미국전 선발로 7이닝 9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속 150㎞가 넘는 최고 구속, 선발과 불펜에서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친 그를 두산은 고민 없이 선택했다.두산의 기대는 스프링캠프 합류에도 드러난다. 신인 선수들, 특히 투수는 길게 보고 키우는 두산이 이례적으로 그를 이번 캠프 명단에 포함시켰다. 당장 지난해 캠프 명단에서 신인은 대졸 포수 윤준호가 전부였다. 앞서 2022년 캠프에서는 단 한 명도 없었고, 2021년에는 1차 지명 유격수 안재석만이 1군 캠프에서 출발했다. 올해는 김택연과 함께 신인 대졸 외야수 전다민도 합류한다. 전다민은 빠른 발 덕분이고, 김택연은 이승엽 감독이 두 눈으로 그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1군 캠프에 갈 줄은 몰랐다. 좋은 선배님들, 형들이 많아 많이 배우고 오고 싶다. 가게 된 것 자체가 기분 좋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학창 시절을 포함해 첫 해외 전지훈련이라고 웃은 그는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공항에 오니 더 설렌다. 막상 와 보니 더 긴장된다"고 했다.핵심은 컨디션이다. 김택연은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맹활약했지만, 5연투를 기록하며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산은 지명 후 그를 관리하며 회복에 전념하도록 했다. 김택연은 입단 후 하프 피칭까지만 단계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치님께서 밸런스가 좋아 보인다면서도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건 5개월 만이었는데, 다시 적응하면서 강한 힘을 쓰는 데 중점을 뒀다”며 "확실히 쉬면서 몸을 만드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무리 오는 곳도 없고, 휴식하면서 올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 쉬길 잘 했다"고 돌아봤다.두산의 내로라하는 선배들과도 함께 땀을 흘리게 됐다. 특히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와 만나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정말 기대되고 영광스럽다. 한국 최고의 포수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포수다.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경험이 될 것 같다. 하루 빨리 같이 공을 던지고 맞춰보고 싶다"고 말했다.1군 진입이 스프링캠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김택연에게 목표를 묻자 "시범경기, 개막 엔트리 합류를 목표로 잡는 건 당연하다"며 "다만 안 다치는 게 첫 번째다. 몸에 이상만 없다면 1군 엔트리에 들고 싶고, 개막전부터 붙어 있으면서 계속 1군에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이승엽 감독은 스스로 프로답게 캠프를 소화하라고 주문했다. 이 감독은 "프로라면 말이 필요없다. 그정도 페이스 조절은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 정도 페이스 조절을 하지 못한다면 1군 캠프에서 같이 할 수 없다. 트레이닝 파트, 코칭스태프, 선배가 있기 때문에 오버 페이스를 할 일은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개막 엔트리에만 든다면, 기대 이상의 첫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지난해 불펜 부족에 시달린 두산은 김택연과 같은 강속구 투수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는 정철원이 유력하다"면서도 "개막 전까지 상태를 보고, 컨디션이나 구위도 점검하겠다"며 "백승우,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구위라면 김택연도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청소년 대표팀 때 모습을 보여준다면, 두산으로서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01 11:12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대학 야구 활성화 위한 신인 드래프트 개혁

지난해 4월이었다. 친분이 있는 A대학 감독을 만나 훈련도 참관하고 이런저런 얘길 나눴던 적이 있다. A 대학 감독은 모교 야구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힘에 버거워 보였다. 해당 대학은 10년 가까이 프로 지명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고 훈련 시설은 노후화 했다. 함께하는 코치도 부족해 보였다. 대학 야구가 어렵다는 그의 말에는 아쉬움이 짙게 느껴졌다.대학 야구의 장기 침체는 비단 A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마야구와 프로야구 모두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야구단은 신인 계약금의 7%를 야구용품으로 해당 선수의 최종 졸업 학교에 지원한다. 프로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대학이라면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나 프로구단이 운영예산을 따로 책정, 대학 야구에 힘을 보태는 건 재정 여건상 어렵다.현실적으로 대학 야구 활성화를 위해 프로가 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 필자는 신인 드래프트를 고교야구 드래프트와 대학 야구 드래프트(얼리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포함)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개인적으로 대졸 선수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받는 현상이 지속하는 게 대학 야구 장기 침체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과거 고교야구 인재들이 대학 야구에 진학, 대졸 선수들이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를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2000년을 기점으로 고졸 선수들이 대졸 선수들의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를 휩쓸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1999년 프로야구에 도입된 자유계약선수(FA) 제도의 '나비효과'라는 지적이 있다. 대학 4년은 야구 선수에게 짧지 않은 시간이다. 프로 선수의 꿈이라는 FA 자격을 빠르게 취득하려면 대졸보다 고졸이 훨씬 유리하다. 대부분의 고졸 선수가 대학이 아닌 프로 직행을 원하는 배경이다. 참고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NPB) 대만 프로야구(CPBL)의 경우, 구단들의 대학 선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KBO리그 구단들은 반대다. 중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고졸 선수를 더 원한다. 대졸 선수들은 입단 후 2~3년 이내 병역을 해결해야 하고 제대하고 팀에 복귀하면 나이가 20대 후반으로 적지 않다. 긴 호흡을 갖고 선수를 키워내려면 고졸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대졸 선수를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필자가 생각하는 고교·대학 야구 드래프트 분리 방안은 현재 11라운드로 진행하는 신인 드래프트를 7라운드 고교야구, 4라운드 대학 야구로 각각 따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구단마다 약간 기조가 다를 수 있지만 2차 지명이 존재하던 시절엔 1~3라운드를 상위 지명, 4~6라운드를 중위 지명, 7라운드 이하를 하위 지명으로 분류했다. 대졸 선수 의무 지명이 도입된 2020년을 기준으로 1차 지명과 2차 1~3라운드의 상위 지명 가운데 대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5%에 불과하다. 중위 지명의 경우 25.3%, 하위 지명은 25%, 전체적으로는 19.8%를 차지한다. 만약 대학 야구 드래프트를 별도로 시행한다면 매년 구단당 4명씩, 전체적으로 40명의 대졸 선수가 지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대학 야구를 활성화하는 데 작지 않은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물론 프로 스카우트 사이에선 "대학 야구에 지명할 만한 수준의 선수가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지명 기회가 줄어드는 고교야구의 불만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프로 지명되지 않으면 대학 진학을 고려해야 하는 고교 야구 입장에서 대학 야구 생태계가 파괴되면 그 피해가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매년 4장의 지명권을 대학 야구에 배정, 대학 야구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고교-대학 야구의 선순환과 프로야구의 장기적인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침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은 대학 선수가 지명받아 대학 야구계가 다소나마 고무적인 분위기라는 희소식이 들린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류선규는 26년간 프로야구 3개 구단(LG 트윈스·SK 와이번스·SSG 랜더스) 프런트로 근무했다. 홍보·마케팅·운영·육성·전략기획 등 야구단 거의 모든 부서를 경험했다. 이를 통해 정립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색다른 시각과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2024.01.23 15:03
프로야구

[흔들리는 샐러리캡] ③ FA와 연동, 건드리면 혼란 가중

프로야구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논란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도입 첫 시즌 '제도 폐지' 주장이 나오자 "정신 차려야 한다"고 반발하는 야구 관계자도 있다. 제도의 존폐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의미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0년 1월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2023년부터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다'고 의결했다. 1군 외국인 선수가 부상 또는 기량 저하로 공백이 생기면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단별 투수·타자 각 1명씩 영입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다. 관련 내용은 규약 제29조에 명시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어느 구단도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조항이 사문화(死文化)됐기 때문이다.'육성'에 포커스를 맞춰 외국인 선수 제도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 결과 제도가 시행도 되기 전에 사실상 폐기됐다. 당시 일본에서 선수를 수급, KBO리그에 공급하려고 준비한 에이전시에서 계획을 철회하는 등 현장의 혼란이 작지 않았다. 샐러리캡은 이보다 더 큰 후폭풍을 낳을 수 있다. 시행 전 도마 위에 오른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와 달리 이미 리그에 적용 중이어서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더 큰 변수는 자유계약선수(FA)다. KBO는 샐러리캡을 도입하면서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각각 1년씩 단축했다. 선수단 총연봉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당근책이었다. 샐러리캡을 폐지하거나 수정하면 FA 관련 논의도 새롭게 해야 한다. 이미 바뀐 제도로 혜택을 본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자칫 형평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제도가 서로 연동되기 때문에 단순하게 볼 사안이 아니다. 장동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사무총장은 "샐러리캡을 선수협에서 만들자고 한 건 아니지 않나. KBO에서 필요에 의해서 만든 거고 (제도를 정식적으로 적용하기 전) 유예 기간까지 있었다. (예정된) 3년도 안 해보고 바꾼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듭된 제도의 신설과 폐지로 혼란만 가중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내년부터 KBO리그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과 피치 클록 등을 도입한다.특히 ABS는 미국 메이저리그(MLB)보다 더 빠르게 현장에 적용, 이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최근 열린 감독자 회의에선 피치 클록의 급진적 도입에 대한 성토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A 구단 단장은 "제도를 운용하면 무슨 계획이라도 세울 수 있는 기간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샐러리캡도 3년이라는 기한을 설정했으면 변경하더라도 3년 뒤에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FA 제도는 어떻게 할 건가"라고 되물었다.장동철 사무총장은 "내년부터 제도가 많이 바뀌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결과가 불 보듯 뻔하지 않나.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첫 단추를 끼워야 하는 실행위원회(단장 회의)부터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얼렁뚱땅 만들어 놓고 하자고 한 뒤 그다음에 없애자고 하는 게 아기들 장난은 아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협은 샐러리캡을 보완해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처음에 공표한 '3년 운영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26 12:03
프로야구

김태형의 주문 "착각은 금물, 몸으로 느끼고 한계를 경험하라"

"스스로가 강해져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선수단 상견례에서 가장 먼저 꺼낸 한마디였다.김태형 감독은 25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상견례에 참석해 선수단을 마주했다. 이날 상견례에는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전준우와 안치홍을 제외한 1~2군 선수 60여 명과 코치 20명, 프런트 20명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 10시, 선수들이 도열해 신임 감독을 맞이했다. 김태형 감독도 밝은 얼굴로 마주했다. 김 감독은 "팀으로 봐선 아쉬운 한해였다. 선수들도 자기 기록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본인이 강해져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밖에서 볼 때 롯데는 충분히 열정적이고, 잘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다만 어떤 한순간의 고비를 못 넘겼는데,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해봤으면 한다. 더 이상 긴 얘기는 하지 않을 테니 같이 호흡을 잘 맞춰서 내년엔 좋은 결과를 만들자"고 덧붙였다. 1분 30초 남짓의 짧은 인사말을 마친 김태형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자기 생각을 밝히는 동시에 선수단에 추가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흔히 슬럼프에 빠지면 머리로만 고민하는 선수가 많다.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정말 몸으로 싸워 피부로 느끼는 선수가 흔치 않다. 이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롯데는 최근 드래프트에서 젊은 유망주를 대거 뽑았고, 신예 육성에 성과를 내고 있다. 새 사령탑은 현실 안주를 경계했다. 김 감독은 "백업으로 있다가 1군 주전급으로 올라온 젊은 선수들은 내년엔 더 잘할 것 같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면서 "조금씩 (팬들에게) 얼굴이 알려지면서 (겉멋이 들곤 하는데) 어느 정도 실력이 증명된 베테랑이 아니라면 웨이트 트레이닝보다는 야구로 몸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태형 감독은 코치 인선에 한창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영입이 확정된 코치가 있고, 소속팀이 포스트시즌(PS) 진출팀 소속이어서 발표할 수 없는 인물들도 있다. 그 가운데 배영수 퓨처스(2군) 총괄코치가 이날 가장 먼저 김태형 감독과 악수했다. 두산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한 인연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배영수 코치는 알아서 잘하겠죠. 최고의 열정을 가진 코치"라며 "마무리 캠프에서 오후에는 선수 개인별 맞춤형 보강 훈련이 이뤄질 거다. 그래서 코치진이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날 유니폼을 입고 본격적으로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기 전에 예정보다 오래 코치진 미팅을 가졌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코치, 선수, 프런트 100여 명과 악수했다. 한동희가 손을 내밀자, 김태형 감독은 악수하면서 볼을 쓰다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한동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성적 부진 탓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엔 아무리 못해도 올해보다는 잘하지 않겠나. 그런 마인드로 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올 시즌 108경기에서 타율 0.223 5홈런 32타점으로 부진했던 한동희는 "더 잘하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요"라고 웃으며 "감독님이 오셔서 더 배우고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오늘 상견례에서 만난 새 얼굴 중에 인상 깊은 선수가 있었나'라고 묻자, 김태형 감독은 주저 없이 "진갑용 아들"이라고 말했다. 진갑용 KIA 수석코치의 큰아들 진승현은 2022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올 시즌 1군 24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86을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1990년 OB 베어스 대졸 신인으로 입단해 1997년 입단한 진갑용 코치와 2년간 한솥밥을 먹은 적 있다. 김태형 감독은 "진갑용 아들(진승현)이 아기 때부터 봤다"라고 반기며 "이제 죽었어"라고 농을 던졌다. 상동=이형석 기자 2023.10.26 06:08
프로야구

김태형 감독의 상견례, 한동희는 볼 터치 진갑용 아들은 "각오해"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김태형 감독은 25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상견례에 참석해 선수단을 마주했다. 이날 상견례에는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전준우와 안치홍을 제외한 1~2군 선수 60여 명과 코치 20명, 프런트 20명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 10시, 선수들이 도열해 신임 감독을 맞이했고 김태형 감독도 밝은 얼굴로 마주했다. 김 감독은 "팀으로 봐선 아쉬운 한해였다. 선수들도 자기 기록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본인이 강해져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밖에서 볼 때 롯데는 충분히 열정적이고 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다만 어떤 한 순간의 고비를 못 넘겼는데,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해봤으면 한다. 같이 호흡을 잘 맞춰서 내년엔 좋은 결과를 만들자"고 자신감을 실어줬다. 이후 김 감독은 코치, 선수, 프런트와 차례대로 빠짐없이 100여 명과 악수를 했다. 이때 한동희가 손을 내밀자 김태형 감독은 악수하면서 한동희의 볼을 툭 쳤다. 한동희는 올 시즌 108경기에서 타율 0.223 5홈런 32타점으로 부진했다. 개인 첫 3할 타율을 달성한 전년과 대비해 홈런(14개)과 타점(65개)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포스트 이대호'로 관심을 받았지만, 3년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김태형 감독은 해설위원 시절에도 한동희를 주목하며 자주 언급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올 시즌 한동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본인 스스로도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엔 아무리 못해도 올해보다는 잘 하지 않겠나. 그런 마인드로 임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한동희는 김 감독의 볼 터치에 대해 "더 잘하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요"라고 웃었다. 이어 "더 배우고 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오늘 상견례에서 만난 새 얼굴 중에 인상 깊은 선수가 있었나'라는 말에 "진갑용 아들"이라고 말했다. 진갑용 KIA 수석코치의 큰아들 진승현은 2022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입단했다. 올 시즌 1군 24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86을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1990년 OB 베어스 대졸 신인으로 입단해 1997년 입단한 진갑용 코치와 2년간 한솥밥을 먹은 적 있다. 이후 코치와 선수, 감독과 코치로 현장에서 자주 만났다. 김태형 감독은 "진갑용 아들(진승현)이 아기 때부터 봤다"라고 반기며 "이제 죽었어"라고 농을 던졌다. 김 감독은 "백업으로 있다가 1군 주전급으로 올라온 젊은 선수들은 내년엔 좀 더 잘할 것 같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면서 "어느 정도 실력이 증명된 베테랑이 아니라면 웨이트 트레이닝 보다는 야구로 몸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상동=이형석 기자 2023.10.25 12:25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선수 육성, 스카우트와 지도자의 이인삼각

지난달 14일 많은 이들이 관심 속에 2024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10구 구단 모두 11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해 총 110명(고졸 79명, 대졸 29명, 기타 2명)의 선수가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드래프트 지명은 선수의 재능과 그 재능을 닦아 온 노력이 '타인의 인정'을 받은 결과다. 여기서 말하는 '타인'은 구단 스카우트다.스카우트란 선수를 판단(발굴)하고 입단 계약(교섭)을 한 뒤 팀에 활용(육성)하는 데 능숙한 전문가다. 강팀은 훌륭한 코치진과 선수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고 해도 평균 수준의 선수를 데리고 우승을 다투긴 어렵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데 결과가 좋게 나올 수 없다"면서 "선수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스카우트는 비지땀을 흘리며 원석을 발굴한 뒤 교섭해 영입한다. 단순히 원석을 모으는 데만 머무르는 건 아니다. 전력 향상을 위해 부족한 포지션이 어디인지, 앞으로 어느 포지션을 강화해야 하는지 등을 두루 고려한다. 실제 어느 팀에서 있었던 일이다. 퓨처스(2군)리그 한 감독이 스카우트에게 "다른 팀에는 공이 빠른 투수가 많은데 왜 우리 팀에는 그런 선수가 드문가"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스카우트는 "(우리 팀의 선수는) 투구 밸런스가 좋은 투수들이라서 몸을 잘 만들면 장래 팀에 쓸모가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 그 스카우트의 속내는 "지난 몇 년간 공 빠른 투수를 영입해 제구 등이 향상한 사례가 거의 없지 않냐"였다. 몇 년 후 퓨처스 감독이 부러워한 '공 빠른 투수'는 여전히 2군에 있었고 공이 느리다고 푸념한 선수는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이처럼 선수 육성은 잠재력이 풍부한 원석이 있고 그 원석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만났을 때 잘 이루어진다. 수년 전 가와니시 도시오 전 긴테쓰 버팔로스 스카우트 부장을 만난 적이 있다. 고인이 된 그는 한신 타이거스와 긴테쓰에서 40년간 스카우트로 활약했다. 일본에서는 고(故) 기니와 사토시 전 닛폰햄 파이터스 고문과 함께 '스카우트 중의 스카우트'로 불린다. 그는 "스카우트 경험이 없는 지도자나 프런트(고위층)는 선수 평가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선수 장단점만 파악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며 "거리낌 없이 스카우팅에 훈수를 두고 혹은 개입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육성 실패의 책임은 오로지 스카우팅을 잘못한 데 있다고 핑계를 댄다. 육성 실패는 대개 한 쪽의 책임만은 아니다. 중요한 건 스카우트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느냐"라고 말했다.일본에선 보통 은퇴 선수가 스카우트를 시작하면 2년 정도 시간을 보내야 '정식 스카우트'가 됐다고 판단한다. 2년은 눈을 낮추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이건 KBO리그도 마찬가지다.초보 스카우트로선 장기간 함께한 프로 선수를 생각하면 아마추어 선수의 기량과 숙달도 등이 크게 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 초보 스카우트 눈에는 프로 유니폼이 어울리는 선수가 10~20명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래서 신인 드래프트가 보통 2라운드(총 20명 지명)에서 끝난다는 얘길 한다. 선수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낮추는 시간이 필요한데 여기서도 베테랑 스카우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엇을 주로 볼 것인가" "지난 경기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걸 물어보면서 적절한 조언과 지시에 따라 초보 스카우트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 과정에 따라 스카우트의 성장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어느 전직 스카우트 팀장은 초보 스카우트에게 "선수의 장점을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단점은 슬쩍 봐도 손쉽게 여러 개를 찾아낼 수 있다. 반면 장점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긴 시간 세세하게 살펴야 비로소 보인다. 장점을 찾는 연습을 한 뒤 단점의 단계(수정 난도)를 파악하면 선수 평가의 기준이 확립된다.다만 선수 장단점만이 아닌 팀의 상황(포지션별 뎁스와 코치진과의 궁합 등) 등을 고려해 입체적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데는 세월이 필요하다.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더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 경험을 쌓았을 때 비로소 스카우트로 제 몫을 하게 된다.육성은 선수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도, 스카우트도, 프런트도 신구조화 속에 육성이 필요하다. 그런 팀이 강팀이다. 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0.19 10:01
메이저리그

부천중 개구쟁이 김하성은 그렇게 '프로'가 됐다 [창간 54]

2023년은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3년 차인 올해 공·수·주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내며 샌디에이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아시아 내야수는 MLB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트리며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한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기념해 김하성의 '특별한'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김하성을 지도한 은사들은 하나같이 '될성부른 떡잎'이었다고 그를 기억했다."요즘 시대 태어났으면 김하성은 없죠"박건수 대원중 감독은 김하성의 가능성을 빨리 알아챈 지도자다. 안산 관산초등학교 감독 시절 부천북초등학교 야구부 소속의 김하성을 처음 만났다. 박 감독은 "성격이 워낙 개구쟁이인데 그 성격만 고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운동 신경이 남달랐다. 부천중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가게 되면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김하성을 데려갔다"고 돌아봤다.박건수 감독은 김하성의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운동보다 인성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 감독은 "그 시절에는 체벌이 가능해 하성이가 야단도 많이 맞았다.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김하성이라는 선수는 없었을 거"라면서 "워낙 산만해서 정신 교육을 많이 했다. 어머니께서 (학교에) 오셔서 우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방지축 김하성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그가 가진 재능 때문이었다. 박건수 감독은 "약간 자극하는 얘길 하면 기분 나빠서 안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하성이는 그 반대였다"며 "티 배팅을 할 때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나니까 '내 생각을 하고 후려쳐라'라고 했는데 그러면 열 받아서 막 치더라. 재능도 좋지만,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김하성이 부천중학교 3학년 때 박건수 감독은 일산 현산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김하성은 아버지와 함께 박 감독이 있는 일산까지 넘어와 개인지도를 받았다. 박건수 감독은 "어느 날 하성이 아버지께서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로 하성이가 진학하게 됐다고 하더라"며 "집안 사정이 풍족하지 않았는데 그 얘길 듣고 김성용 감독에게 부탁해 야탑고를 소개해 줬다. 처음에는 체구가 작으니까 썩 좋아하지 않았다"며 껄껄 웃었다. "감독 생활하면서 만나기 쉽지 않은 선수"김성용 SSG 랜더스 단장은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넘게 야탑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역임했다. 김하성은 그가 키운 애제자 중 하나다.김성용 단장은 "아무래도 관내(성남시) 선수가 아니어서 하성이를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박건수 감독의 추천을 받아) 테스트 해보니까 수준이 굉장히 높더라"며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테스트한) 그 자리에서 바로 오케이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뛸 정도였으니 또래 선수들과 비교하면 움직임이나 운동 능력이 남달랐다"고 말했다.김하성은 야탑고 시절 멀티 플레이어였다. 1년 후배 박효준(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유격수로 자리 잡으면서 2루와 3루를 오가며 경기를 뛰었다. 혹자는 "김하성이 박효준에게 밀렸다"고 얘기한다. 김성용 단장의 생각은 다르다. 김 단장은 "박효준이 들어왔는데 그 선수는 유격수에 적합했다. 반면 하성이는 여러 포지션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었다. (1학년 때 3루를 맡길 정도로) 송구 능력이나 강도가 좋았다"고 말했다. 특정 포지션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함은 MLB 성공 비결 중 하나다. 김하성과 박효준의 키스톤 플레이는 명불허전이었다. 김성용 단장은 "당시 MLB 스카우트들이 하성이와 효준이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감독 생활하면서 만나기 쉽지 않은 선수들이었다"며 "특히 하성이는 목표 의식이 확실했다. 안타를 못 치면 들어와서 티 배팅을 한 박스 이상 칠 정도로 근성이 특별했다"고 말했다.김성용 단장은 취재진에게 '김하성은 슈퍼스타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운동 능력과 재능, 노력, 인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포인트가 다 맞아떨어져야 슈퍼스타가 되는 거라고 본다"며 "하성이는 흡수력이 좋았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걸 흡수하는 건 선수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성이는 창의적으로 잘했다. 여러 포지션을 맡으면서 포핸드나 백핸드 캐치를 능수능란하게 했다. 러닝 스로나 점핑 스로 같은 여러 플레이도 자유자재로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경험한 게 지금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흡족해했다. "김하성의 평가는 A급이었다"김하성은 201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문을 두드렸다. 그해 드래프트는 유독 대어급 내야수가 많았다. 동국대 강민국(당시 NC 다이노스·1차 지명) 원광대 강한울(당시 KIA 타이거즈·2차 1라운드 전체 5번)을 비롯한 대졸 내야수의 상위 지명이 두드러졌다. 김하성은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주성노 당시 넥센 스카우트 팀장은 "김하성의 평가는 A였다. 좋은 선수였는데 주 포지션인 2루수로 서건창(현 LG 트윈스)이 있어 부족한 포지션을 먼저 뽑을 계획이었다"며 "김하성의 이름은 3라운드 전에 무조건 불린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지명하지 않았다. (혹시 앞서 호명될까 봐) 종이에 적힌 이름을 볼펜으로 계속 찍고 있었다"고 회상했다.고형욱 현 키움 단장의 기억은 더 자세하다. 고 단장은 당시 넥센 스카우트 차장이었다. 그에 따르면 당시 넥센은 취약 포지션인 3루 보강에 집중했다. 2차 1라운드 투수 하영민에 이어 2라운드에서 덕수고 내야수 임동휘(현 임지열)를 지명한 이유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당시 넥센은 임동휘를 지명하기 전 타임을 외쳤다. 잠시 숙고의 시간을 거친 뒤 지명을 이어갔는데 고형욱 단장은 "하성이를 잡고 지열이를 기다릴지 지열이를 먼저 잡고 하성이를 기다릴 건지 확률을 따졌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3루수)을 빨리 지명하고 하성이를 기다리는 게 낫겠다 싶었다. 순간적인 판단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말했다.주성노 전 팀장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할 때는 하성이가 2라운드 전에는 무조건 뽑혀 나갈 줄 알았다. 예상대로 되지 않으면서 우리가 찍었다"며 웃었다. 고형욱 단장은 "하성이 어머니께 '하성이는 어렸을 때 어땠어요'라고 물어봤던 적이 있는데 그 대답이 아직 기억난다. 애가 기어다니는데 잠깐 옆에 있다가 어느 순간 없어져서 저쪽에 가 있고 다시 보면 갑자기 옆에 와 있을 정도로 빨랐다고 하더라. 어렸을 때부터 운동 신경은 타고난 거 같다"며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잘 성장했다. 바탕이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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