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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셋' 조인, 무용학도→배우로 데뷔까지 "결심만 10년"

신예 조인(31)은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탄탄하게 갖춰진 연기력에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집중력을 가졌다. 가냘픈 몸에서 폭발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이 그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조인은 지난 2019년 연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지구를 지켜라' 무대에 섰고 올해 처음으로 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SBS 금토극 '모범택시'가 시청자와 만난 첫 작품이었다. 지적장애 3급 마리아 역을 소화했다. 악독한 업주에게 노동 착취와 성폭행까지 당한 약자 연기였다. 조인의 절절한 연기에 연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최근 방영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 '셋'에선 과거의 상처를 지우고 새 인생을 찾고 싶은 강보리로 분해 강렬한 연기로 브라운관을 수놓았다. -'셋'을 마친 소감은. "단막극에 참여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조금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였지만 이러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많이 배웠다." -상처를 애써 화려함으로 감춘 강보리 역을 소화하며 가장 집중했던 점은. "실제적인 내 이미지와는 다른 인물이었지만 상처를 가리기 위해 겉을 화려하게 하는 모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 진실과 관련해 가장 많이 알고 있었고 상처도 많기에 그걸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한 친구였다.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 부분에 집중해 연기했다." -소주연, 정이서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아무래도 난 낯을 좀 많이 가리고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라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두 배우 모두 또래고 성격이 활발해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지금도 매일 연락하면서 얘기하고 그런다." -단막극을 촬영하며 좋았던 점은. "보통의 드라마는 순서를 바꿔서 찍는데 촬영이 극 흐름대로 진행되니까 좋았다. 덕분에 감정선 자체에 몰입해 후반부 장면 찍을 때쯤엔 이서가 우는 것만 봐도 같이 눈물이 날 정도였다." -주변 반응들은. "날 잘 아는 사람들은 센 성격도 있고 활발한 것도 아는데 처음 만난 사람에겐 잘 안 보여서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부모님은 고생했다고 했다. 좋은 말은 잘 안 해준다. 괜히 다른 사람들이 칭찬한 걸 보여주고 그랬다.(웃음)" -'모범택시'에서 마리아 캐릭터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사회적 약자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것 같다. 신인 배우에겐 굉장히 좋은 기회지만 내가 맞게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 좋은 평가를 받아 다행스럽다." -이 작품에 이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까지 좋은 기회를 얻었다. "신원호 감독님이 굉장히 친절했다. 난 잠깐 함께했지만 촬영장 분위기 자체가 시즌2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하고 편안하고 그랬던 것 같다." -2019년(29살)에 데뷔했더라. 다소 늦은 데뷔가 아닌가. "다른 공부를 하다가 늦게 연기를 시작했다. 원래는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무용을 시작해서 대학교도 무용과로 진학해 다니다가 그만두고 연기를 하게 됐다. 원래도 연기가 하고 싶었는데 자신이 없어 접었다가 더 늦기 전에 해봐야겠다 해서 (중앙대) 연극과로 편입 시험을 쳤다." -도전을 결심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한 10년은 걸린 것 같다.(웃음) 28살 때 학교에 다시 들어가서 29살에 데뷔했다. 근데 또 결심하면 무조건 하는 성격이라. 30살에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그간 불효녀였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데뷔작과의 인연은.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이진아 연출님이 학교 교수님이었다. 졸업 작품 때 담당 교수님이었는데 같이 공연을 해보자고 제안을 해주셔서 함께하게 됐다. 그렇게 인연을 맺어 '지구를 지켜라'도 하게 됐다. 교수님과 지금은 거의 술친구다. 지금도 연기적인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다."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정확한 때는 잘 모르겠는데 막연하게 생각해보면 중,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이 유행할 때부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내심 하고 싶었지만 '나는 안 돼'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다가 20대 초반쯤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안 돼 했다가 시간이 흘러 이러다가는 병에 걸릴 것 같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무용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 놀랐겠다. "말소리도 못 내던 애가 연기한다고 해서 다들 놀랐다. 얼마 전에 스승님께 무용 그만두고 10년 만에 연락을 드렸다. 울먹이시면서 '네가 이렇게 멋있는 배우가 될지는 몰랐다'라고 좋게 말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무용에 대한 미련은 없나. "무용을 진짜 열심히 했다. 너무 좋아했다. 막연하게 춤추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작했고 어렸을 때 하던 것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최근에도 발레리나 분과 공연을 했었다. 그런 기회를 계속 가지고 싶다. 역할로도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배우로서의 롤모델은. "늦게 연기를 시작했고 나이가 들어서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윤여정 선배님처럼 늘 도전하고 싶다." -작품 활동이 없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발레를 좋아해서 취미로 발레도 하고, 빵 굽는 것도 좋아해서 가끔 빵도 굽는다. 집순이 스타일이다. 친언니가 출판계 쪽에서 일하는데 좋은 배우가 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해서 독서모임처럼 둘이 책 하나를 정해서 읽고 대화를 나누곤 한다. 2살 터울인데 언니가 친구 같기도 하고 동생 같기도 하다. 연기에 대해선 매의 눈으로 보고 조언을 해준다.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 -집에서는 어떤 딸인가. "엄청 까부는 막내다. 작품에서도 깨발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아직은 나의 그런 모습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배우로서 꿈꾸는 모습은. "역할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에 대해선 잘 몰랐으면 좋겠다." -새해 소망은. "일도 어렵고 시국도 어렵고 무탈하길 바란다. 무용할 때 참 치열하게 살았는데 너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해봐서 지금은 큰 욕심 내지 않고 최대한 평정심을 가지고 지내려고 한다. 오디션 보고 떨어지면 상처를 받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니까 재밌게 하고 오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좋은 역할, 좋은 작품을 차근차근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2021.12.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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