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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약속했던 금메달 아내 목에 걸었다, 가족과 함께 뛴 영웅들 "고맙고 사랑한다" [IS 피플]

"약속을 지켰습니다."12일의 열전을 마치고 돌아온 패럴림픽 선수단이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지난달 14일 일찌감치 떠나 사전 캠프까지 소화한 선수들은 약 한 달 만에 귀국해 보고 싶었던 가족들과 해후했다. 오는 12일 출산 예정인 아내를 두고 파리로 떠나야 했던 탁구의 조정두(37·BDH파라스)는 약속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에 돌아왔다. 조정두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우승한 뒤, "색시야, 띠용아(태어날 아들의 태명), 금메달 땄다"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귀국 후 해단식에서 만난 그는 "얼른 아내를 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내일(11일) 광주로 내려가는데, 아내가 바로 병원(산부인과)에 입원한다. 고생했을 아내에게 빨리 가서 힘이 되고 싶다"라며 돌아갔다. "아내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 선수는 한 명 더 있었다. 탁구의 김영건(40·광주광역시청)이다. 김영건은 지난 8일 열린 남자 단식(MS4) 결승전에서 본인의 패럴림픽 통산 5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 3월 결혼한 아내에게 메달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2020 도쿄 대회 때는 약속을 못 지켰지만, 이번 대회에선 그냥 메달도 아닌 금메달을 안겼다. 이날 아내도 공항을 찾아 남편을 환영했다. 김영건은 약속대로 아내의 목에 금메달을 목에 걸어줬다. "아내를 너무 오래 못 봐서 정말 보고 싶었다"며 사랑꾼의 면모를 보인 김영건은 "출국하기 전에 (어깨 탈구와 내장 파열 등 부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서 너무 좋다. 무엇보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켜 행복하다"라고 활짝 웃었다. 얼른 집에 가서 아내표 김치찌개를 먹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트라이애슬론의 김황태(47·인천시장애인체육회)는 패럴림픽 여정을 함께 한 '핸들러(경기 보조인)' 아내 김진희 씨와 함께 금의환향했다. 상견례 직전 사고를 당해 두 팔을 잃은 김황태는 아내의 도움으로 재기해 패럴림픽 무대까지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의 양팔이 돼 함께 한 아내를 향해 김황태는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비록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아내와 함께 최선을 다해 뛰며 '당당한 10위'에 올랐다. 한국에 돌아온 두 부부는 이날 해단식 내내 무대 위(김황태)와 관객석(김진희)에 있는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들고 미소를 지어보내며 애정을 쏟았다. 김황태는 "한국에 왔으니 갈비찜에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라며 웃으면서 "곧 추석인데 양가가 인천이라 연휴 내내 인천에 있을 것 같다. 운동도 틈틈이 하면서 명절을 보낼 생각이다"라며 딸이 기다리고 있는 그리운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2024.09.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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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T예요?"로 부활했던 수영 전설, 이제는 '대문자 T' 조력자 된다 "다음 대회는 심리 상담사로" [패럴림픽]

"쌤, T예요?"2016 리우 패럴림픽 수영 3관왕의 영광은 뒤로, 조기성(28)은 지난 수년간 깊은 좌절에 빠졌다. 시간이 갈수록 장애는 악화됐고 근육이 굳는 바람에 제대로 된 역영을 펼칠 수 없었다.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APG) 은메달 3개에 2020 도쿄 대회 노 메달. MBTI(성격유형지표)가 ‘INFP’라는 그는 계속되는 실패에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런 조기성을 다시 일으킨 사람들이 있었다. 심리상담사들이었다. 감정에 푹 빠지는 'F'인 자신과는 달리, 그는 "‘대문자 T(극도로 이성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인 코치님들의 조언 덕분에 현실을 깨달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건 내버려 둬”라는 심리 코치들의 조언을 들은 후 달라졌다. 자신에게 더 집중하기 시작했고, 상대 선수를 인정하는 여유도 생겼다.그는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예전엔 금메달을 못 따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패럴림픽 3관왕이 APG에서 은메달만 3개 땄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 메달 못 딴다고 3관왕 업적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도쿄 패럴림픽 노메달도 내 전부를 수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려놓고 보니 이젠 경쟁을 즐길 수 있게 됐다”라고 다시 일어섰다. 그렇게 다시 나서게 된 패럴림픽 무대. 일찌감치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참가한 대회에서 조기성은 세 종목 노 메달에 그쳤다. 간발의 차였다. 종목인 평영 50m(SB3등급)에서 0.21초 차로 4위에 그쳤고, 개인혼영 150m(SM4등급)에서도 0.16초 차로 4위에 머물며 메달을 얻지 못했다. 마지막 대회를 즐기고자 출전한 배영 50m(S4등급)에선 예선 탈락했다. 대회를 마친 조기성은 "마지막 대회였는데 많이 아쉽다. 후회없이 즐기지 못했다"라면서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기회를 즐기고자 했다. 이렇게 큰 메가 이벤트를 눈 속에 더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면서 최대한 오래 수영장에 머무르고자 했다. 리우 3관왕 때보다 더 큰 함성 받았다"라고 돌아봤다. 다만 그는 국가대표 은퇴를 번복할 마음은 아직 없다. "수영은 계속하겠지만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출전 계획은 현재 상황에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은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라고 고백하면서 "장애인스포츠 심리상담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자신의 부활을 도왔던 심리 코치들을 떠올렸다. 조기성은 "대표팀에서 심리상담사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이 선수의 생각을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구나를 몸소 체험했다. 후배들에게도 이 경험을 전하고 싶다"라며 심리상담사로 진로를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선수가 아닌 심리상담사로 다음 패럴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다. "내가 선수가 아닌 상담사로 다음 패럴림픽 오게 되면 색다르지 않을까"라고 말한 그는 "기대가 된다"라며 4년 뒤 대회를 고대했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9.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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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손목에 그려진 나비처럼, '은빛 찌르기'로 은빛 날개 달았다 [패럴림픽]

권효경(23·홍성군청)의 왼 손목엔 한 마리의 나비가 새겨져 있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오르겠다는 각오에 그려 넣었다. 권효경은 2024 파리 패럴림픽 무대에서 훨훨 날았다. '나비 검객' 권효경은 지난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펜싱 여자 에페(스포츠등급 A)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상상도 못 한 메달이라 기분이 좋다. 후회 없이 했다"라며 "사브르와 플뢰레 개인전 성적이 아쉬웠다. 에페에서도 메달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즐겁게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은메달이 왔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권효경의 은메달은 1996 애틀랜타 대회 동메달 이후 28년 만에 패럴림픽 휠체어펜싱에서 나온 한국 선수의 메달이었다. 은메달은 패럴림픽 에페 개인전 종목에서 한국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권효경은 "내가 이런 대기록을 내다니 광대가 올라갈 정도로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미소 지었다.이번 대회에서 권효경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22년 국제휠체어및절단장애인스포츠연맹(IWAS) 우승으로 깜짝 등장한 그는 지난해 항저우 APG에서 단체전 동메달에 그쳤다. 개인전 3종목(사브르, 에페, 플뢰레)에선 모두 5위에 머물렀다. 올해 아시안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종목 모두 메달을 따냈지만, 경험에서 세계 최정상 선수들에게 밀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권효경은 이번 대회에서 평가를 뒤집었다. 준결승에서 2020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 아마릴라 베레스(헝가리)를 꺾은 그는 결승에서 2022 항저우 APG 금메달리스트 천위앤둥(중국)을 만나 석패해 준우승했다.결승에서 졌어도 "후회는 없다"라는 권효경에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비 문신'이다. 선천성 뇌병변 장애인인 그는 어린 시절 집안에서만 생활했다. 그림만 열심히 그렸던 그가 펜싱에 입문한 뒤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내성적인 성격이 도전적으로 바뀐 계기였다. 권효경은 지난해 2022 항저우 APG를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상징하는 나비를 손목에 그려 넣었다. 이날 권효경은 부상이 있어 왼 손목에 테이핑을 하고 피스트에 올랐다. 그는 "금메달을 염원하며 한 노란색 테이핑이 나비를 가렸다"라고 말했다. 권효경은 "다음 패럴림픽에 한 번 더 나가고 싶다. 메달을 더 따고 싶어졌다. 다음엔 꼭 (나비를) 보여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윤승재 기자·파리 공동취재단 2024.09.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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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 임원의 반대, 생활보조 지원 못 받아" 육상 전설의 눈물, 연맹은 "한정된 예산, 전문체육위 통해 결정" [패럴림픽]

장애인 육상의 전설, '스마일 레이서'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아쉬움의 눈물과 함께 대한장애인육상연맹을 향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연맹도 이를 해명에 나섰다.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을 마치고 스마트폰에 미리 써놓은 편지를 재생했다. 이 가운데 연맹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토로했다. 전민재는 "올해는 생활보조가 (경기장 등에) 들어올 수 없어서 훈련하는데 불편함이 많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와 내 옆에서 손발이 되어줬는데, 엄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아서 운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전민재의 어머니 한재영 씨는 2020년부터 전민재의 생활과 훈련 보조를 전담해온 바 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패럴림픽에선 코로나19로 인해 딸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는 함께 했다. 전민재는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라며 "내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고 설명을 보탰다.이에 연맹이 해명에 나섰다. 대한장애인육상연맹은 5일 오후 "2024년 국가대표 선수 선발하는 시기까지 패럴림픽 쿼터를 단 한장도 획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는 패럴림픽에 단 한명이라도 더 많은 출전을 목표로 국가대표 선수를 많이 선발했다"며 "대표로 선발한 선수 모두가 올해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했고, 그에 따라 국가대표 선수단 최대의 인원이 선발되어 한정된 예산의 문제도 함께 고려했어야 했다"고 밝혔다.이어 "전민재 선수의 생활보조는 2022년부터 개인사로 인해 국가대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수가 대부분이었다. 당시에 생활보조 없이도 생활에 문제가 없었다"며 "지난해 초부터 전민재 선수의 생활보조 필요 여부에 관해 본 연맹 임원의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전문체육위원회에서 논의했다. 그 결과 올해부터 가족 중 일원이 들어오는 생활보조를 선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올해 훈련 기간 중 사무국으로 접수된 민원은 없었고, 생활보조가 필요한 선수의 경우 2인실을 배정하지만 전민재 선수는 홀로 생활하는 1인실을 요청했기에 더욱 생활 보조의 여부가 문제 되지 않았다"며 "다른 일부 중증 선수도 생활보조 없이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보호로 문제없이 훈련을 마치고 패럴림픽에 출전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연맹은 "왜 전민재 선수가 이러한 생각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앞으로 선수단과 면담을 통해서 더 세밀히 들여다보고 적극적으로 반영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대한장애인체육회 역시 "생활보조 배정이 필요한 중증장애선수에게는 예산 문제와 무관하게 무조건 생활보조를 배치한다"며 "전민재 선수는 패럴림픽, 장애인스포츠에서 정하는 중증장애 선수는 아니다"라고 규정에 관해 설명했다.윤승재 기자 2024.09.0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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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도 벌떡' 중국 천적 또 만난다, '그랜드슬램까지 2경기' 서수연이 넘어야 할 만리장성 [패럴림픽]

휠체어 여자탁구 세계랭킹 1위 서수연(38·광주광역시청)은 류징(36·중국)의 이름을 들으면 자다가도 번쩍 눈을 뜬다.서수연은 패럴림픽 데뷔 무대였던 2016 리우 대회 탁구 여자 단식 결승에서 류징에게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서수연은 4세트에서 8차례 듀스 혈투 끝에 고개를 떨궜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도 탁구 여자 단식 결승에서 류징에게 또 졌다. 서수연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탁구 여자 단식 결승에서 류징을 꺾고 설욕에 성공했다. 하지만 패럴림픽은 또 달랐다. 동료 윤지유(24·성남시청)와 합을 맞춰 출전한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복식(스포츠등급 WD5) 결승에서 중국의 류징-쉐쥐안 조에 패하면서 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악연 깊은 류징을 또 만난다. 이번엔 준결승 무대에서다. 대회 탁구 여자 단식 스포츠등급 WS1-2 준결승에 진출한 그는 결승행 티켓을 두고 류징과 맞대결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류징을 계속 생각했다"던 서수연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류징과 한 번도 맞붙지 못했는데, 지난 복식 결승이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류징과는 한 번 만나야 한다"라며 "이번만큼은 꼭 류징을 넘어 높은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모델을 꿈꾸던 서수연은 대학에 입학한 2004년 자세 교정 차 병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다가 신경과 척수에 문제가 생겨 지체장애인이 됐다. 그는 재활 훈련 중 탁구를 접한 뒤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고, 한국 여자 휠체어 탁구 간판으로 성장했다.2013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아시아선수권대회(2015년) 세계선수권대회(2018년)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 항저우 APG에서 한국 탁구 최초의 3관왕(여자단식·여자복식·혼성복식)에 올랐다. 패럴림픽 금메달만 따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출국 전 만난 그는 "패럴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고 하지 않나. 내 최종 목표인 만큼, 이번엔 꼭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라이벌 류징을 넘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9.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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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많았는데" 사격 2관왕으로 진정한 '세계 챔피언' 됐다 [패럴림픽]

사격 박진호(47·강릉시청)가 2024 파리 패럴림픽 2관왕에 올랐다. 박진호는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쏴 451.8점의 동 차오(중국)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단의 4번째 금메달이자 첫 2관왕이다. 앞서 사격 조정두(P1 남자 10m 공기권총 스포츠등급 SH1)와 보치아 정호원(남자 개인전 스포츠등급 BC3)가 각각 금메달 1개씩을 획득했다. 박진호는 지난달 31일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종목에서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박진호는 앞서 본선에 이어 결선에서도 패럴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본선에서는 1179점(슬사 392점, 복사 394점, 입사 393점)으로 2020 도쿄 대회 주성철(1173점)을 가뿐히 제쳤다. 결선 454.6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수란지 라슬로(세르비아)의 453.7점을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50m 소총 3자세는 무릎쏴(슬사), 엎드려쏴(복사), 서서쏴(입사) 등 3자세를 번갈아 사용하며 50m 거리에 있는 표적을 맞히는 경기다. 남녀 동일하게 슬사, 복사, 입사순으로 진행한다. 결선 첫 종목 슬사는 6위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어진 복사 종목에서 3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입사 종목에서 선두를 꿰찼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경기 후 박진호는 "처음 시상대에 올랐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면서 "패럴림픽에서는 처음으로 2관왕을 해본다. 솔직히 실감이 나진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랭킹 1위에 오른 그는 올해 창원 장애인사격월드컵대회 5관왕과 세계 기록까지 세웠지만, 그동안 패럴림픽 금메달만 없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진정한 '세계 챔피언'이 됐다. 조력자들도 많았다. 결선 경기는 실내에서 열렸는데,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다. 박진호는 "대표팀 트레이너와 코치님이 내게 붙어서 선풍기를 들어주시고, 아이스 조끼를 입혀주셨다"고 돌아봤다. 자신을 물심양면 도운 김홍규 강릉시장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올해 강릉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겼다. 시장님과 관계자분들께서 사격장을 자주 찾으시면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더라"며 "국제 대회에 나갈 때 중증장애 선수들만 비즈니스를 탔는데, 시장님께서 추가 요금을 내주셔서 저희도 비즈니스를 탔다. 많은 배려를 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가족들 생각도 났다. 박진호는 "연초에 명절 빼고는 본가와 처가에 한 번도 가지 못했고,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대회를 잘 마치고 돌아가서 본가와 처가를 모두 돌며 파티를 하고 싶다"고 씨익 웃었다. 박진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등급에서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그는 "첫 금메달이 나왔을 때도 리셋하려고 노력했다. 들떠 있었다면 오늘 이런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패럴림픽에 한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시 다음 경기도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그는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마지막 경기에 임하려 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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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신기록→금·금' 사격 박진호, 패럴림픽 2관왕 등극 [패럴림픽]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 탄생했다. 사격 간판 박진호(47·강릉시청)가 50m 소총 3자세에서도 금메달을 명중했다. 박진호는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쏴 451.8점의 동 차오(중국)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박진호는 패럴림픽 결선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16 리우 대회 수란지 라슬로(세르비아)의 453.7점이다. 이로써 박진호는 이번 대회 2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지난달 31일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종목에서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4번째 금메달이자 첫 2관왕이다. 앞서 사격 조정두(P1 남자 10m 공기권총 스포츠등급 SH1)와 보치아 정호원(남자 개인전 스포츠등급 BC3)가 각각 금메달 1개씩을 획득했다. 50m 소총 3자세는 무릎쏴(슬사), 엎드려쏴(복사), 서서쏴(입사) 등 3자세를 번갈아 사용하며 50m 거리에 있는 표적을 맞히는 경기다. 남녀 동일하게 슬사, 복사, 입사순으로 진행한다.본선에서는 각 자세별로 40발, 총 120발을 쏴 상위 8명이 결선에 진출한다. 박진호는 이날 오전 열린 본선에서 1,200점 만점에 1,179점(슬사 392점, 복사 394점, 입사 393점)을 쏴 패럴림픽 본선 신기록을 작성하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종전 기록은 2020 도쿄 대회 주성철의 1,173점이다. 이날 본선과 결선에서 모두 패럴림픽 신기록을 세웠다.함께 출전한 심영집(50·강릉시청)은 1,114점(슬사 368점, 복사 382점, 입사 364점)으로 전체 17명 중 17위에 머물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결선에서는 각 15발씩, 총 45발을 쏴 승부를 가린다. 40발(입사 10발째) 이후 7·8위가 탈락하고, 이후 한 발을 쏠 때마다 한 명씩 떨어진다. 결국 마지막 45발째에선 1위를 다투는 두 선수만 사대에 남는다.박진호는 첫 종목 슬사에서 150점을 기록하며 6위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어진 복사 종목에서는 154.4점을 쏴 3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입사 종목에서 박진호는 복사까지 1위를 달린 마렉 도브라우스키(폴란드)를 제치고 단숨에 선두로 나섰다. 이후 10발째까지 100.2점을 추가해 1위를 유지했고, 최종 5발에서는 동 차오의 추격을 뿌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박진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등급에서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파리=공동취재단 2024.09.03 22:29
스포츠일반

'세계랭킹 1위'의 첫 패럴림픽 "은메달 아쉽지만, 꿈의 무대 입성 기뻐" [패럴림픽]

“푹 자고 싶네요(웃음).”최정만(45·대구도시개발공사)은 운동선수를 꿈꾸다 1996년 고교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하지마비 장애를 입었다. 그러나 배드민턴은 그를 다시 꿈꾸게 했다. 당초 장애인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부모님마저 고개를 갸웃했으나, 그는 실력으로 보여줬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 출전해 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니 운동선수로서 가장 큰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최정만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스포츠 등급 WH1) 결승에서 취쯔모(중국)에게 세트스코어 0-2(3-21 7-21)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그는 “패럴림픽 결승에 오르는 게 내 목표였다. 내 나름 목표를 이뤘지만,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최정만은 WH1 세계랭킹 1위다.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첫 패럴림픽과 입상만으로 최정만은 미소 지을 수 있었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도쿄 대회 때 출전하지 못했지만, 파리에서 처음 출전해 입상까지 하게 돼 정말 기쁘다. 이 사실이 내게는 그 무엇보다 값지다”며 “성적을 떠나 패럴림픽은 참 꿈 같은 무대이지 않은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떠나 운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무대에 서고, 입상하고 싶은 꿈이 있기 마련이다. 꿈 같은 무대에 출전해 입상까지 했다. 아주 잠시일 수 있지만,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만은 이날 남자 단식 결승으로 대회를 모두 마쳤다. 대회 기간 남모르게 신경 쓸 게 많았기에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일단 푹 자고 싶다(웃음). 어제는 생각이 많아서 잠을 잘 이루지 못했지만, 오늘은 편안하게 자고 싶다. 그런데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후회는 없습니다.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야 누구든 있지 않겠지만,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게 또 있지 않은가.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3 09:04
스포츠일반

양팔 없는 궁사의 금메달 비결, 스포츠카 세워 놓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패럴림픽]

양팔 없이 화살을 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한 선수가 있다. 미국의 맷 스투츠먼(41)이 팔이 아닌 오른 어깨와 오른 발로 패럴림픽 신기록과 함께 금빛 과녁에 화살을 꽂았다. 스투츠먼은 지난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양궁 남자 컴파운드 개인 결승전에서 중국의 아이신량을 149-147로 꺾고 우승했다. 149점은 패럴림픽 신기록이다. 스투츠먼은 양팔이 없는 상황에서도 과녁 정중앙인 'X텐'을 6발을 맞췄다. 특히 59-60으로 끌려가던 3엔드에선 세 발을 모두 X텐에 꽂아 넣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이후 5엔드까지 9발 연속 10점을 얻어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팔이 없는 스투츠먼의 양궁 자세는 특이하다. 활을 오른발로 잡은 뒤, 화살 끝을 어깨에 걸고 다리를 뻗으며 활 시위를 당긴다. 이후 턱과 등 근육을 사용해 활을 쏜다. 무거운 활과 장력을 어깨와 발로 버텨내는 건 쉽지 않지만, 16살 때부터 양팔 없이 활을 쏴온 스투츠먼은 이미 익숙한 자세다. 스투츠먼의 패럴림픽 메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 런던 대회에서 첫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이후 2016 리우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선 9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2020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 허즈하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해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 조직위에 따르면, 그는 대회 준비도 독특하게 했다. 파리 패럴림픽을 앞두고 '아드레날린'을 느끼기 위해 그는 집안 과녁에 2012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을 걸어 놓은 뒤, 메달을 건드리지 않고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는 연습을 했다고. 더 나아가 그는 비싼 경주용 자동차를 집앞에 두고 문을 떼어낸 뒤, 집의 앞문과 뒷문을 활짝 열어 놓고 뒤뜰에서 화살을 쐈다. 그는 "만약 빗나가면 집이나, 아끼는 자동차에 구멍이 날 것이고, 더 중요한 건 대체할 수 없는 패럴림픽 메달에 화살이 꽂히기에 반드시 제대로 해내야 했다"면서 "심장이 뛰는 상태로 화살을 쐈다"고 돌아봤다. 다행히 집과 자동차, 메달 모두 무사한 채로 과녁에 화살이 꽂혔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시속 300㎞가 넘는 자동차 경주를 한 뒤 몇 분 귀에 화살을 쏘는 연습도 했다. 모두 파리 패럴림픽에서 꽉 찬 관중들 앞에서, 심박수가 높은 상황에서 화살을 정확하게 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나온 기발한 방법들이다. 한편, 스투츠먼처럼 양팔 없이, 오른발과 어깨로 대회에 나선 선수가 한 명 더 있었다. 인도의 17세 궁사 시탈 데비였다. 데비는 이미 지난해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개인과 혼성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지난 1일 여자 컴파운드 대회에 나선 데비는 8강전서 칠레의 마리아나 수니가에게 패하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날 X텐 한가운데에 꽂히는 화살을 쏘면서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윤승재 기자 2024.09.03 08:04
스포츠일반

10회 연속 金자탑, 병마·화마·부담감 이겨낸 '에이스' 정호원이 있었다 [패럴림픽]

보치아가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금자탑을 쌓았다. 그 중심엔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있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호주의 대니얼 미셸을 4엔드 합산 점수 5-2(3-0 1-0 0-2 1-0)로 꺾고 우승했다.정호원의 우승으로 한국 보치아는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 금자탑을 쌓았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빠짐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패럴림픽에서 얻은 금메달을 11개로 늘렸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정호원이 명맥을 이었다. 정호원은 패럴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명실상부한 보치아 에이스로 군림했다. 2016 리우 대회에선 홀로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에 결승전 전날 심한 열병을 앓은 정호원은 해열제를 맞고 출전해 우승한 뒤 펑펑 울었다. 2020 도쿄 대회에서도 정호원은 9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는데, 그중 하나를 정호원이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소영(35·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과 정성준(46·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이 각각 여자개인 스포츠등급 BC2, 남자개인 스포츠등급 BC1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호원이 심한 압박감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정호원은 "내가 그동안 표현을 안 했지만, 매우 큰 부담감에 시달렸다"며 "매우 힘들었는데, 금메달을 따 마음이 후련하다"고 말했다.1998년 보치아를 시작한 정호원은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현 APG)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이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세계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 뒤에는 가족의 힘이 있었다. 1986년 어머니 홍현주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정호원은 그해 큰 사고를 당해 뇌병변 장애인이 됐다. 어머니 홍 씨가 지하철역에서 매점 일을 했는데,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바닥에 떨어져 충격을 받은 것. 1995년엔 가정에 큰 풍파가 일었다. 원인 모를 화마가 집을 덮쳤고, 형 정상원 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어머니와 형의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면서 가정이 크게 흔들렸다. 이때 정호원은 보치아를 접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려했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보치아를 이어갔다. 보치아는 정호원과 그의 가족에게 희망 그 자체였다. 그렇게 정호원은 매일 꿈을 담아 공을 굴렸고, 한국 장애인 스포츠 영웅이 됐다. 정호원은 "어머니가 내가 부담을 느낄까 봐 최근 일부러 연락을 안 하셨다"며 "파리로 떠나기 전에 마음 편하게 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는데, 금메달을 갖고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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