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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메바 소녀들’ 결단코 공포가 아니라 당연히 코미디인 영화 [오동진 영화만사]

수능이 끝나는 시점을 겨냥해 개봉한 청소년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 개교 기념일’(이하 ‘아메바 소녀들’)은 뜻하지 않게 보게 되는 작품이다. 대단한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가 아닌 탓에 이걸 꼭 봐야 하겠다는 ‘굳은 의지’같은 것이 작동할 리가 없다. 다만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들어간 극장 안에서 놀라게 되는 게 몇 가지는 있다. 첫째 의외로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 있다는 것, 둘째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도 가끔 낄낄거리거나 실소를 흘리는데 심지어 크게 웃기도 한다는 것, 셋째 영화가 생각했던 것 보다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기본기는 지키고 있으며 무엇보다 귀엽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보면 정말로 제작자의 기획의도대로 수능을 끝낸 고3 아이들이 많이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 영화는 생각보다 그리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 얼핏 아주 오래 전 영화 ‘대학로에서 매춘하다 토막살해된 여대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가 생각났다. 2001년작이고 전설의 감독 남기웅이 만들었다. ‘아메바 소녀들’을 보기 전 이 영화가 떠오른 것은 순전히 영화 제목의 길이 때문이다. ‘대학로에서..’는 29자이다. ‘아메바 소년들’은 17자이다. 턱도 없는 차이지만 이상하게도 두 작품이 같은 계열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예산의 B급 영화라는 점 ▲‘영화판’의 틈새 시장을 노리는 작품이라는 점 ▲이런 류의 다소 ‘사소한’ 영화들이 영화산업의 한 축을 지킬 수도 있다는 점 등등 때문이었다. ‘아메바 소녀들’에 나오는 귀신은 가끔 외계인 발음으로 말을 하는데 주인공 중 한명인 민주(정하담)가 귀신에게 왜 이런 짓을 하니?’라고 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귀신은 이렇게 말한다. “재밌으니까!” 이 영화를 만든 제작자도 똑 같이 말할 것이다. 재밌으니까! 문제는 흥행에서 터지려면 어마어마하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어마어마한 재미 수준까지는 아니다. 다만 귀엽기는 하다. 그 점이 장점인 영화다.‘아메바 소녀들’은 26컴퍼니라는 회사에서 만들었다. 회사 대표이자 제작자인 박세준은 2014년에 회사를 설립한 후 2015년 ‘약장수’를 시작으로 ‘그래, 가족’ ‘채비’ ‘다시, 봄’ ‘사범’ ‘나를 찾아 줘’ ‘테우리’ ‘턴 : 더 스트릿’ ‘새콤달콤’ ‘양관장이 간다’ ‘갓길로 달리는 코뿔소’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도 모른다’ ‘카운트’ ‘사채 소년’ ‘열 여덟 청춘’ 등 지난 7년간 무려 16편을 만들었다. 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나 진선규 주연의 ‘카운트’, 이동휘와 정은채 주연의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도 모른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1억~4억 짜리 영화이다. 저예산 상업영화는 오히려 제작비를 모으기가 쉽지가 않다. 2억짜리 영화보다 20억짜리가 더 쉽고 200억짜리가 훨씬 쉽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때문에 이쯤 되면 26컴퍼니는 제작사로서 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셈이다. 앞으로 작품을 얼마나 더, 무엇보다 작품마다 손익분기점을 맞추어 가며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한국의 로저 코먼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로저 코먼은 미국의 B급 무비 전문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으로 ‘나는 어떻게 할리우드에서 천편의 영화를 만들고 한푼도 잃지 않았는가’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예산 혹은 B 무비 관련 제목들은 대체로 제목이 길다. 26컴퍼니가 로저 코먼처럼, 일본의 로망 포르노 계열의 영화사들처럼 감독과 배우의 양성소, 저수지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켜볼 일이다.‘아메바 소녀들’은 수능을 앞둔 여고생 세 명과 2학년 학생 한명이 개교기념일 밤에 학교를 떠돌며 살고 있는 귀신과 숨바꼭질을 하는 얘기다. 여기서 아이들이 살아 남으면 귀신이 수능 답을 다 가르쳐 주고 그러면 만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영화는 ‘결단코’ 공포가 아니라 ‘당연히’ 코미디다. 김도연, 은서, 강신희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나온다. 와중에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하담의 출연이 눈에 띈다. ‘범죄도시3’에서 돋보였던 고규필도 선생 역으로 나온다. 26컴퍼니는 적은 예산으로 캐스팅 수준이 나쁘지 않다. 미스터리다. ‘아메바 소녀들’에도 좋은 배우들 때문에 청소년 관객들이 찾을 것이다. 뜻하지 않게 불황기 극장가에 작은 역할을 하도록 기대하게 되는 영화다. 그 기대 역시 뜻하지 않은 것이 될 것이다. 2024.11.14 06:05
예능

유재석 “‘지금 거신 전화는’ 동 시간대가 ‘열혈사제2’ 였지?”…유연석 도발 (틈만 나면,)

‘틈만 나면,’에서 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대학로 추억으로 하나 된 ‘삼형제 케미’를 선보이며 왁자지껄한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12일 방송된 SBS ‘틈만 나면,’ 12회는 유재석, 유연석과 ‘틈 친구’ 지창욱이 ‘틈 주인’ 도예공방, 뮤지컬 공연장을 방문해 뜻깊은 추억 공유로 안방극장에 따스한 웃음을 선사했다.유재석은 유연석의 질투를 부르는 ‘톰과 제리’ 티키타카로 떠들썩한 오프닝을 열었다. 유연석이 “드라마 촬영할 때 패딩 입고 찍었다”며 근황을 밝히자, 유재석은 “지금 촬영 중인 ’지금 거신 전화는’ 동 시간대가 ‘열혈사제2’ 였지?”라며 잠들어 있던 유연석의 경쟁심에 불을 지폈다. 이에 유연석이 “형은 그 시간대에 어떤 걸 보실거냐”라고 넌지시 묻자, 유재석은 “다음 날 녹화 있으면 잠을 자야지. 우리 집에는 수신기 없어서 시청률하고 상관없어”라며 밀당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그 사이 오늘의 틈 친구 지창욱이 등장해 반가움을 더했다. 지창욱은 “제가 처음 데뷔했던 공연이 21살 때 대학로에서 한 ‘불과 얼음’이었다”고 대학로에 얽힌 옛 기억을 떠올렸고, 유재석은 “저도 처음으로 태어나서 밖에서 밤을 샌 게 바로 대학로다. 밤새 노래 부르면서 놀았다”고 덧붙여 오랜 시간 청춘들의 놀이터였던 대학로의 추억을 나눴다. 지창욱은 ‘틈만 나면,’ 사상 최초로 보너스 쿠폰 3장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찾아간 첫 번째 틈 주인은 도예공방이었다. 틈 주인이 평소 빈티지와 중고거래를 좋아한다고 밝히자, 지창욱은 “저도 중고거래 자주 한다. 얼마 전에 포켓몬 띠부띠부씰 컬렉션을 26만 원에 샀다. 집 곳곳에 스티커를 붙여놨다”라고 숨겨둔 취미를 고백했다. 이어 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도전하게 된 게임은 ‘물레 위 과녁판에 공 맞히기’였다. 1단계는 색상을 뽑아 과녁판 위 지정된 색상에 3명 모두 공을 맞히면 성공. 유연석은 칸이 넓은 색상을 향해 “오늘의 운이 여기 달린 거야. 난 노랑 아니면 빨강이지”라고 자신만만하게 빨강을 뽑았지만, 하필 맞추기 힘든 초록에 공을 맞혀 웃음보를 자극했다.이어 ‘자타공인 똥손’ 유재석이 파란색을 뽑고, 첫 번째 보너스 쿠폰을 사용했지만 틈 주인의 공이 빗겨 맞아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4번째 도전에서 지창욱이 빨강을 뽑고, 모두가 심호흡 끝에 1단계 성공을 획득하며 틈 주인을 환호성 치게 했다. 2단계는 과녁판 색 배열이 한층 더 좁아진 상황. 지창욱은 실패할 때마다 머쓱한 정적이 이어지자 “원래 분위기가 이렇게 숙연해지나요?”라며 걱정했다. 심지어 7번째 도전에서는 지창욱의 공에 유재석의 공이 튕겨 나가는 사태가 벌어지자, 지창욱은 “선 안 넘고 점프해서 해도 되지 않아요?”라며 물레판을 향해 온몸을 내던져 제작진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하지만 마지막 도전까지 아쉽게 실패로 돌아가자, 지창욱은 “이게 사람의 사행성을 건드린다. 사람의 욕망으로 좌절하게 한다”고 말하더니 “생각해보면 이게 교훈적인 거다”고 자기 타협에 나서 모두를 폭소케 했다.세 사람은 다음 도착지까지의 틈새 시간을 점심시간으로 활용했다. 지창욱은 “얼마 전에 팝업 스토어에서 5만 원 이상 사면 주는 게임 캐릭터 스킨을 12만 원에 거래했다”라며 ‘덕후 모멘트’를 드러내 놀라움을 사는가 하면, “중고거래는 직거래로 해야 만나는 맛이 있고, 사기 당할 확률이 적다”라고 전문가 면모까지 빛내는 활약을 보였다.이어진 커피 타임에서는 유재석이 대학로 학생들의 에너지를 보며 “학교 다닐 때 개그맨이 일찍 돼서 내 앞길이 열릴 거라 생각했는데, TV에는 안 나오고 그러면서 스스로 자괴감이 들더라”라며 과거를 회상하자, 지창욱은 “저도 인문계 고등학교 나와서 공부만 하다가 얼결에 연극 영화과에 붙게 됐는데, 1학년 내내 학사 경고를 받았다. 안 되겠다 싶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가 대학로에 오고, 독립영화 하고 지금까지왔다”라며 험난했던 데뷔기를 고백해 모두의 공감을 샀다.이어 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찾은 두 번째 틈 주인과는 뮤지컬 공연장에서 만났다. 이번 틈 주인은 지창욱이 과거 공연했던 ‘쓰릴미’의 피아니스트로 뮤지컬 경력직인 유연석과 지창욱의 반가움을 샀다. 유연석은 “‘헤드윅’ 때 생각난다. 첫 공연 날에 떨고 있는데, 마침 승우 형이 전화해서 ‘연석아 너무 떨리면 정수기 옆에 조금씩 키워드를 적어 놔’”라고 조언해 줬다”라며 생생한 비하인드를 고백했다.세 사람이 도전하게 된 게임은 바로 ‘컵 차기’였다. 종이컵을 세 사람이 발로 10번 이어 차면 1단계 성공. 유연석이 “뮤지컬에서 많이 해 봤다. 제가 골 결정력이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과 달리 거듭 실패하자, 유재석은 “FC 개발 진짜~”라며 아우성쳐 지창욱을 배꼽 잡게 했다. 이에 세 사람은 긴급 보너스 쿠폰으로 수습하려 했지만, 틈 주인까지 러시아 댄스를 방불케 하는 헛발 차기로 좌절에 빠졌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8번째 도전에서 세 사람은 온 몸을 내던졌고, 떨어질 듯 말 듯한 릴레이 끝에 지창욱의 마무리 드리블로 1단계 성공의 쾌거를 거뒀다.단 두 번의 시도 만을 남겨두고 더 작아진 컵과 함께 2단계에 도전, 유연석은 연습이 생각만큼 되지 않자 “컵이 브랜드가 달라~”라고 우겼고, 지창욱마저 “이게 종이컵이 얇아요. 친환경인데요?”라며 거들더니 “연습을 내일 아침까지 해서 내일 성공시키자”라고 각오를 다져 제작진을 파안대소하게 했다. 결국 고전 끝에 9번째 도전에 들어가고, 지창욱과 유재석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쫄깃한 주고받기를 이어간 데 더해 ‘FC개발’ 유연석이 깔끔한 두 번 차기로 마무리를 결정지으며 기적적인 2단계 성공을 완성시켰다. 유재석은 “야 여기도 FC개발이 마지막에 성공시키네~”라며 인정했다. 지창욱은 “마지막에 미션을 성공할 수 있어서 오늘 잠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하며 반전의 성공이 남긴 진한 여운을 더했다.‘틈만 나면,’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에 SBS에서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13 08:07
영화

김세원, 엑스와이지스튜디오와 전속 계약…조보아·장윤주와 한솥밥

‘실력파 신예’ 김세원이 매니지먼트사 엑스와이지 스튜디오(XYZ STUDIO)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엑스와이지 스튜디오는 “폭발적인 잠재력과 탄탄한 실력을 겸비하고,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김세원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12일 밝혔다.이어 “맑은 기운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김세원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매력과 재능이 다방면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을 펼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김세원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 ‘수림의 꽃다발’, ‘수학영재, 형주’, ‘나는 할아버지가 가장 예뻐하던 손녀였다’, ‘물이 지나간 자리’, ‘20데니아 블랙’ 등 다양한 독립영화와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뿐만 아니라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에서 연지를 연기,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남남’에서는 솔직하고 당돌한 10대 공가을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이처럼 장르의 제한 없이 연기 변신을 선보이고 있는 김세원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재상을 받은 영화 ‘유림’에 출연,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김세원이 전속 계약을 체결한 엑스와이지 스튜디오에는 배우 정성일, 장윤주, 조보아, 지혜원, 금해나, 현우석이 소속돼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12 11:20
영화

정하담, ‘아메바 소녀들’ 잘 만났네…독보적 ‘호러+코미디’ 신흥강자 [RE스타]

호러 코미디가 사람이 된다면 이런 느낌일까. 한국어인지 일본어인지 알 수 없는 ‘한본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소녀가 웃음과 섬뜩함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속 배우 정하담의 이야기다.정하담의 새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학교괴담이 현실이 되어버린 개교기념일 밤, 저주의 숨바꼭질에서 살아남아야하는 여고생들의 재기발랄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정식 개봉 전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관왕에 등극했고, 공포 영화 클리셰를 기발하게 깬다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6일 개봉해 첫 주 독립·예술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극 중 정하담은 수능 만점을 위해 귀신과의 숨바꼭질을 불사한 고3 방송부 선배 지연(김도연)과 은별(손주연), 현정(강신희)들의 간곡한 부름으로 함께하게 된 2학년 민주 역을 맡았다. 일본 종교에 심취해 아무도 찾지 않는 학교 한켠에 종교부 아지트를 차린 민주에게 방송부 친구들은 귀신과 맞설 ‘용병’이 되어주길 요청한 것.영화가 시작한 지 30분 지점에서 결정된 민주의 합류는 작품이 본색을 드러내는 지점이기도 하다. ‘여고괴담’ 같은 고전 공포영화인 척 슬그머니 웃음을 간 보던 전개에 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설정의 민주가 등장하면서 대놓고 웃기기 시작한다. “이쯤에서 너 같은 캐릭터가 나와줘야 한다”고 제4의 벽(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일컫는 조어)을 뛰어넘는 대사가 직접 나올만큼 기다렸다는 듯 민주, 곧 정하담의 활약이 펼쳐진다. 특유의 말투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정하담은 내내 웃음을 책임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민주의 실수로 위기에 처하는 구간에선 어딘가 서늘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두르며 호러다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런가 하면 후반부에는 B급의 끝을 달리는 파격적인 CG를 몸소 소화하며 신스틸러를 넘어 ‘진주인공’처럼 진격해 코믹의 끝까지 밀어붙인다. 하이라이트인 민주의 회상 장면즈음 되면 정하담이라는 배우가 궁금해질 정도다.정하담은 지난 2015년 박석영 감독의 ‘들꽃’으로 데뷔해 ‘재꽃’, ‘스틸플라워’까지 3부작에 출연하며 충무로 기대주로 부상한 배우다. 특히 ‘스틸플라워’로는 지난 2015년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과 2016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등을 거머쥐며 독립영화계의 신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검은 사제들’과 ‘밀정’,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헤어질 결심’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점차 대중들의 눈도장도 찍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서 이옥이 열사 역으로 고아성과 호흡을 맞췄으며 지난 2월 공개된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에서는 인기투표 권력의 중심인 백하린(장다아) 곁의 음침한 모범생 고은별 역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의 과몰입을 불렀다.이번 민주 역은 그의 출연작과의 연결고리도 눈에 띈다. 정하담은 ‘밀정’의 하나코 역으로는 일본어 연기를, ‘검은 사제들’에서 영주 무당 역을 소화한 이후에도 열렬한 신도(‘신세계로부터’), 악마 그레모리(‘지옥에서 온 판사’) 등 종교와 관련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하담에게 민주 역이 새로운 도전이었던 까닭은 바로 그의 첫 코미디라는 점이다.앞서 열린 시사간담회에서 정하담은 “배우로서 코미디를 줄곧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제안받게 됐다. 이번 영화는 NG가 날까 웃음을 참기 바쁠 정도로 재밌었다”라며 “한본어(한국어+일본어)를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하려 했는데, 감독님이 마치 번역기를 돌린 듯 부자연스럽고 어색해도 된다고 해주셔서 자신감 있게 연기했다”라고 밝혔다.김민하 감독은 정하담을 두고 “제 패에 특급 조커가 생긴 느낌이었다. 러닝타임의 1/3 지점에서 지연과 은별, 현정으로 만루를 만들어놓고 4번 타자로 민주가 등장하면 ‘싹쓸이할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큰 만족을 표했다.소속사 고스트 스튜디오는 일간스포츠에 “그동안 정하담 배우가 독립영화계에서는 묵직하고 어두운 연기를 보여줬다면 이번 ‘아메바 소녀들’로는 밝고 유쾌한 모습도 보여주게 됐다. 앞으로도 독립영화 뿐 아니라 보다 대중과 가까운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니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2 06:05
뮤직

곽시양·임현주, 공개열애 1년 2개월 만에 결별 [공식]

배우 곽시양과 임현주가 결별했다. 5일 임현주 소속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근 결별, 각자의 자리에서 동료로서 응원하는 사이로 남기로 했다. 곽시양과 임현주는 지난해 9월 열애설을 인정하며 연예계 공개 커플로 거듭났다. 두 사람은 지인을 통해 사석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해 열애를 이어왔으나 결별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곽시양은 2014년 독립영화 ‘야간비행’으로 데뷔.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 ‘오 나의 귀신님’, ‘마녀보감’, ‘쌈 마이웨이’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했다. 내년 공개 예정인 ‘그놈은 흑염룡’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선다. 임현주는 2018년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2’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웹드라마 ‘팔로우미 시즌10’을 비롯해 티빙 시리즈 ‘백수세끼’, 카카오TV ‘미스터LEE’ 등에 출연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05 18:31
영화

[IS리뷰] 웬만해선 고3을 막을 수 없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입시가 생긴 이래 고통 안받고 두려워하지 않은 한국 청소년이 있을까. 귀신보다 무서운 입시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풀어낸 호러 코미디가 탄생했다. 개성 뚜렷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다.어디에나 있는 그럴싸한 학교 괴담으로 이야기는 출발한다. 1998년 세강여고의 세 학생은 개교기념일 밤, 귀신과 숨바꼭질에서 살아남으면 수능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괴담을 실행에 옮긴다.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 소리와 정체불명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공포의 하룻밤이 생생히 담긴 비디오테이프는 시간이 흐른 2024년, 우연히 방송부장 지연(김도연)의 손에 들어간다. 수능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모의고사 성적표에 찍힌 야속한 7, 8등급에 한숨짓는 고3 학생 지연은 영화감독이 꿈인 시네필이다. 호기심을 참지 못해 영상을 본 지연은 이것이 영화가 아닌 실화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그의 친구들, 촬영감독이 꿈인 현주(강신희)와 배우지망생 은별(손주연)은 귀신보다 성적표의 숫자 8이 더 무섭다. 이러다 꿈을 이루긴커녕 대학은 갈 수 있을까. 공부 대신 눈 딱 감고 귀신 숨바꼭질을 택한 방송반 친구들은 교내 유일한 종교부 후배 민주(정하담)를 용병으로 영입하며 계획에 돌입한다. 단세포 ‘아메바’ 소녀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분명 정석 공포영화처럼 시작했는데 어딘가 묘하게 웃기다. 오싹함과 코믹함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영화는 중반부부터 본색을 드러낸다. 엉뚱한 소녀들의 엉성한 계획이 B급 코미디로 액셀을 밟기 시작한다. 과감하게 날것을 지향하는 것 같지만 정교한 계산 위에 쌓였다는 인상이 동시에 찾아오는 대사나 연출은 예기치 못한 웃음 버튼을 ‘피식’ 누른다.어릴 적 공포영화 ‘주온’을 본 후 한의원을 다니고 목사님 기도를 받았다는 김민하 감독은 연출 데뷔작을 찍기 위해 그토록 싫어하는 호러를 섭렵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출발점이 장르 마니아와는 다른 매력으로 이 영화에 반영됐다. 호러 클리셰를 세련되게 회피하기보단 제4의 벽을 뛰어넘어 관객에게 ‘이건 클리셰고, 오마주’라고 직접 짚어주며 웃음으로 돌파하는 식이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에 흐뭇한 미소도 번진다. 위키미키 출신 김도연과 ‘우주소녀 은서’ 손주연은 물론, 독립영화계 스타 정하담과 신예 강신희까지, 겹치지 않는 개성 강한 4인 4색을 연기했다. 귀신에게 쫓기는 건지 쫓아내는 건지 책임감 있는 걸크러시 리더부터 해맑은 푼수 공주님, 취향 별난 오타쿠와 성실한 4차원이 한바탕 교내를 쏘다니는 풍경은 추억을 자극한다.서로 조금 못나도 다독여 주고 이끌어 주는 우정 서사도 작품의 별미다. “신파는 안 되지”라고 선언하며 웃음 노선을 고수하긴 해도 김 감독이 대사와 내레이션으로 심어둔 메시지는 이 땅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모두에게 은근한 감동을 건넨다. 경쟁사회를 향한 위로 메시지가 제법 진심인지라 코미디 또는 호러 영화의 정석을 기대한 관객은 취향이 갈릴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 김민하 감독 스타일로 엿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작품의 진가는 올해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관왕으로 증명됐으니 시리즈 화도 기대해 볼 만하다. 한국 입시에 어느 공포영화 클리셰보다도, 괴담 전설보다도 무서운 실화가 얼마나 많던가. 그래도 지나고 보면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함께했던 그 소중한 한 시절을 나눈 공간이 학교이기도 하다. 달고 짠 새로운 ‘여고 괴담’을 김 감독이 재밌게 버무려 줄 훗날에 기대가 모인다. 90분. 15세 관람가. 오는 6일 CGV 단독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04 05:44
영화

“공포영화 사실 못 봐” 김도연→손주연 변화구 던진 호러 코미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종합]

귀신보다 수능이 무서운 발칙한 K고딩 소녀들이 나타났다. ‘연기돌’ 김도연과 손주연부터 충무로 기대주 정하담과 강신희가 유쾌하고 오싹한 코미디에 출사표를 던진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다.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와 김민하 감독이 참석했다.작품은 학교괴담이 현실이 되어버린 개교기념일 밤, 저주의 숨바꼭질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는 공포를 그린 이야기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이날 김민하 감독은 “사실 호러를 싫어한다. 중학생 때 극장에서 ‘주온’을 본 후 한의원에 가서 한약 처방 받고 목사님의 기도를 받은 뒤 호러를 끊었다”라고 고백하며 “세월이 흘러 영화감독을 꿈꾸다 보니 신인들이 데뷔하기에는 저예산으로 빨리 찍을 수 있어서 호러가 좋다더라. 그래서 밀린 호러 장르를 기가 허해질 정도로 보며 따라잡았다. 이번 작품은 호러는 ‘어그로’고 코미디 영화”라고 소개했다.십대 소녀들이 주인공인 만큼 신선하고 발랄한 에너지의 배우진을 꾸렸다. 김 감독은 “사랑스러운 앙상블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만화 ‘짱구는 못말려’ 속 떡잎마을 방범대를 모티브로 삼았다. 아메바 소녀들도 서로 부족한 점이 있어도 탓하지 않고 함께 해쳐나간다”라고 주안점을 밝혔다. 먼저 리더십 있는 방송부장 지연 역으로 분한 김도연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너무 재치있는 유머가 많았고, 내가 생각하는 포인트의 의도가 맞는지 감독님의 전작을 찾아보며 느낌을 파악했다. 대본을 보면서 얼른 찍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캐릭터가 가진 순수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놓으며 김도연은 “감독님께 제 연기가 십대 아이처럼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어른의 시선보단 있는 그대로 가볍게 가도 된다’라고 하셔서 고민이 풀렸다. 의도하긴 보단 비우면서 접근하니 제 안의 순수함이나 유쾌함, 발랄함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룹 우주소녀 멤버 은서에서 배우로 스크린 데뷔하는 손주연은 방송연예과가 목표인 해맑은 푼수 은별을 연기했다. 이날 손주연은 “대본을 보며 감독님의 뇌구조가 궁금했다. 대사들이 짧지만 강력한 에너지가 글로도 전해졌다”라고 출연을 결심하게 한 매력을 꼽았다. 극 중 분위기를 환기하는 ‘은별이의 브이로그’에 대해서는 “제가 촬영하면서 제일 자신 있었던 순간”이라고 꼽았다. 직접 셀카봉을 들고 후면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김 감독은 “셀카모드로 찍은 게 아닌데도 마치 그렇게 찍은 것처럼 연기를 잘해주셨다. 이게 ‘우주소녀의 짬’이라고 생각했다. 손주연 배우가 찍은 소스가 너무 좋아서 편집적으로 배너나 자막을 넣지 않고 컷만 사용해 편집했다”라고 치켜세웠다. 캐스팅 또한 손주연을 가장 먼저 확정 지었다고 밝히며 “영화의 신이 주신 확신이 들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독립영화계에서 부상 중인 기대주 정하담은 일본 종교에 심취한 오타쿠 민주 역을 열연했다. 이날 정하담은 “민주는 한본어(한국식 일본어)를 써서 어떤 식으로 연기할지 고민했다. 처음에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하려 했는데, 감독님이 최대한 부자연스럽게, 번역기처럼 어색하게 들려도 된다고 톤을 잡아주셨다. 그후로 자신감이 생겨 감독님을 믿고 과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현장에서 웃는 적이 없는데, 이 현장에서는 NG가 날까 봐 웃음을 참을 정도로 너무 즐거운 영화였다”라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이 작품으로 배우 데뷔하는 신예 강신희는 촬영감독을 꿈꾸는 내성적인 현정 역으로 눈도장을 찍는다. 강신희는 “사실 지금도 실감이 안나고 꿈꾸는 것 같다. 제가 현정 역을 하게 될 줄 몰랐다”라며 “(함께하는 배우들이) 다 유명한 언니들이니까 가끔 옆을 보고 ‘나 뭐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 얼굴을 관객들에게 알릴 작품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호러 코미디를 지향하지만, 제목의 ‘아메바’에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담겼다. 김 감독은 “‘아메바’는 사회에서 소외되곤 하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뜻하지만, 그들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그들만의 색깔이 있고 꿈이 있다는 함축적인 의미”라며 “경쟁에 지친 소재를 조명해보고 싶었다. 시대를 조명하고 웃음으로 위로해 보고자 했다. 수능이 소재지만, 다른 연령대분들이 보셔도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모두를 위로하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주안점을 밝혔다.그러면서 “시나리오의 시작은 사실 무겁다. 몇 년 전에 학업스트레스를 못이겨 생을 마감한 학생이 구급차에 실리는 모습을 봤다”라며 “극 중 대사 중에 ‘넌 소중한 존재야. 꼭 기억해야 돼’가 있는데 그 먼저 간 친구, 한국 사회에 소외된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대사가 영화를 관통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끝으로 김도연은 “학교 친구들과 보면 재밌을 영화”라며 “집에서 혼자 보면 나만 웃을 텐데 극장에서 함께 보면 같이 웃는 분위기가 즐거울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한편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오는 11월 6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31 17:06
영화

작은 영화가 대세이다. ‘결혼,하겠나?’가 보여주는 영화 세상 [오동진 영화만사]

감독 김진태의 두 번째 장편 ‘결혼, 하겠나?’는 몇 개의 투샷이 인상적인 장면을 갖고 있는 영화다. 주인공 한선우(이동휘)의 이혼한 엄마 미자(차미경)는 뇌출혈로 쓰러진 전 남편 철구(강신일)의 병 간호를 왔다가 아들 선우의 여자 민우정(한지은)을 만난다. 선우와 우정의 관계는 아버지 일로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미자가 말한다. “어려울 때 사람 베리는 거 아니라 해타카지만 끝도 안보이는 동굴을 같이 가자고 등을 떠밀 수도 없고…”라며 답답해 한다. 카메라는 두 여자의 등 뒤를 투샷으로 잡는다. 이 모습에 가슴이 설겅설겅해진다. 선우와 우정이가 그래도 서로를 지켜 나가려 애쓸 때 둘은 모라동(부산 사상구의 오랜 동네. 낙동강 하구 모래가 모였다는 모래개, 몰개라는 말이 모라가 됐다) 골목길 언덕배기 계단 맨 위에 나란히 앉아 있다. 카메라가 아래서 위로 찍은 투 숏이다. 동네는 적당히 누추하게 보이면서도 적당히 따뜻하다. 이 장면도 좋다. 선우와 우정이 헤어지는 장면은 이 영화가 가장 공들여 찍은 장면이다. 도로 건너 편에서 카메라는 둘을 응시하고 있고 이걸 풀샷으로 잡았는데 좀 이따가 실망한 우정이가 선우에게 등을 돌리고 걸어 간다. 도로에는 차 하나가 무심코 지나가고 우정이가 프레임 바깥으로 나갈 때까지 카메라는 이 둘을 조용히 응시한다. 젊은 이들의 지친 삶이 가여워진다.‘결혼, 하겠나?’는 저러다 선우가 우정이와 결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 가게 하는 내용이다. 집을 보러 다니는 첫 장면부터가 그렇다. 선우, 쟤가 학자금을 포함해 이런 저런 빚이 많은데 과연 집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전제하게 만든다. 그 긴장감이 이 영화의 핵심 콘셉트다. 영화는 둘의 결혼이 성사에서 파경을 오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 서사의 리듬, 서서히 조여 가는 이야기의 구조를 위해 베테랑의 연출 기교가 발휘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웰 메이드 상업영화라고 하는 건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얘기다. 한선우는 부산의 한 대학 건축과의 시간강사로 정식 임용을 꿈꾸고 있다. 부모는 오래 전 이혼했으며 잘 사는 삼촌(박성근)이 있지만 이기적이고, 치매 할머니가 아직 살아 계신다. 선우는 우정과 결혼을 하려고 나름 착착 준비해 왔지만 결정적인 암초에 부딪힌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고 신용불량자인 그가 건강보험이니 뭐니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3000만원에 달하는 병원 수술비와 향후 치료비를 위해서는 그가 기초수급자 자격을 얻는 길 외에는 없다. 기초수급자 증명서 발급을 위한 아들 선우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 놈의 증명서 한 장 떼는 일은, 겪어 본 사람들은 모두 알지만, 6.25 전쟁 때 고지를 탈환하는 일만큼 힘이 든다. 한선우의 일상과 삶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진부한 소재인 척 싶지만 흐름이 좋다. 리듬과 박자가 좋다. 속도감도 있는데다 김진태 감독 특유의 아이러니한 유머와 인간미가 중간중간 빛이 난다. 김진태 감독은 전작인 ‘운동회’ 또 그 전작 단편인 ‘황혼의 질주’에서도 비관 속의 낙관, 절망과 부정 속에서도 희망과 긍정의 시그널을 놓치지 않는다. 그의 영화에는 늘 웃음과 코미디가 있다. 그 점이야 말로 젊은 김진태가 자신의 영화에서, 앞으로 지켜 나갈 일종의 낙관 같은 일관성이다.극 중에서 선우는 종종 눈물을 흘린다. 한번은 통곡을 하기까지 한다.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셔 놓고 나오는 길에는 비가 내린다. 그가 모는 오래된 차는 이것저것이 다 고장이 나 있다. 특히 운전석 윈도우가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버지와 헤어져 차를 타니 윈도우가 된다는 걸 알게 된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자동차 윈도우 같은 것이다. 안됐다 됐다, 됐다 안됐다 하는 것이다.영화에서 선우의 인생이 풀리는 건 아무 것도 없다. 함부로 희망적이지 않게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은 점이다. 현실을 직시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따뜻한 마음을 유지하려는 것, 고장난 자동차 윈도우 같은 것을 얘기하는 점이 좋다. ‘결혼, 하겠나?’는 잘 만든 작은 영화다. 요즘은 진정으로 작은 영화나 비상업독립영화가 대세다. 툭하면 백억을 쓰는 상업영화들이 좀 보고 배울 일이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0.31 06:05
스타

[TVis] ‘결혼, 하겠나?’ 이동휘 “애드리브 1줄 500원 받고파→저예산 독립영화 시장 확장” (‘뉴스룸’)

배우 이동휘가 애드리브 고충을 밝히며 독립영화를 향한 애정과 포부를 전했다. 이동휘는 새 영화 ‘결혼, 하겠나?’의 개봉 소식과 함께 2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이날 이동휘는 애드리브에 대해 “감독님들이 제게 미리 준비를 원한다. 주문을 저는 받으면 그때부터 열심히 ‘내가 만약 그 인물이라면 어떤 말을 할까’를 준비해서 사전에 공유를 하고 작업을 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서는 한 줄당 가격을 좀 매겨서 이게 어쨌든 각색인데, 합당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라며 “저와 작업하시는 감독님들께 한 줄당 500원 정도로 해서 좀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지난 2013년 데뷔해 10년 넘게 살아온 배우의 길을 돌아보면서는 “연기자라는 직업을 갖게 된 건 참 다행이고 그런 차원에서는 꿈을 이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제가 본질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제가 정말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역할과 연기를 만나기는 참 쉽지 않다”라며 “계속해서 도전하고 풀어나가야 되는 어떤 숙제에 대한 부담은 늘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배우로서 목표를 묻자, 이동휘는 “제가 독립 영화도 많이 찍고 있는데 여력이 되는 한 조금 더 그런 저예산 영화들 지금 제작이 힘들어서 좀 들어갈 수 없는 것들에 개입해 시장을 조금 더 확장하고 싶다”라며 “좀 의미 있는 작품, 영화를 보고 참 가슴에 남는 그런 이야기들을 열심히 찾아내서 많은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도록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은 게 제 배우로서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한편 이동휘가 주연을 맡아 지난 23일 개봉한 ‘결혼, 하겠나?’는 오래 연애 끝에 우정(한지은)과의 행복한 결혼을 앞둔 선우(이동휘)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를 해결하기 위한 가족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섬세한 연출과 베테랑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으로 호평받고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7 20:48
스타

황정민·신민아, 쿨하게 2000만 원 기부... 올해의 아름다운 예술인 [종합]

배우 황정민과 신민아가 ‘제 14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자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24일 서울 고덕동 스테이지28에서 ‘제14회 아름다운 예술인상’이 개최됐다. 먼저 영황예술인상 수상자로 오른 황정민은 “나름대로 나는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예술가라고 하면 사람들이 ‘네가 무슨 예술가냐 딴다라지’라고 할까봐 그냥 광대라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황정민은 이 상을 통해 딴따라가 아닌 진정한 예술가가 된 것 같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진지한 소감 뒤엔 재치있는 유머가 이어졌다. 황정민은 “특히나 우리 아내가 이 상을 너무 좋아할 것 같다. 상금으로 절대 백(bag) 못 사게 말려서 꼭 좋은데 기부하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이어 황정민은 내빈석에 앉아 있는 자신의 첫 영화 ‘장군의 아들’ 연출자였던 임권택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신민아는 굿피플예술인상을 받았다. 그는 “이 상의 취지와 뜻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한 사람으로서, 배우로서도 좋은 활동을 하며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그러면서 “오늘 주신 이 귀한 상도 어려운 환경 속에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기부하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귀한 상 주셔서 진시믕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신민아의 수상을 맡은 전년도 수상자인 배우 조인성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오늘 수상하실 분이 중학교 3학년이었따”면서 오랜 인연인 신민아의 수상에 남다른 감회를 표현했다.이 외에도 손진책 연출가는 연극예술인상,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은 공로예술인상,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은 독립영화예술인상 수상자로 참석했다.‘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은 2011년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창립되던 해 제정돼 매년 연말 영화, 연극, 공로, 선행, 독립영화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이는 예술인을 선정, 총 1억 원(각 2000만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해 왔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0.2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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