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한민국의 뿌리를 지키다" 현대차그룹, 상하이서 시작된 20년 보훈 경영의 울림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여주었던 과거 ‘민간 외교’의 성과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기업의 사회공헌을 넘어, 국가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던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20여 년이 지난 지금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보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04년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보존 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상하이시는 ‘2010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대대적인 도시 재개발을 추진 중이었다. 임시정부청사가 위치한 로만구 일대 약 1만 4000평 역시 쇼핑센터와 상업지구가 들어설 재개발 대상지에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 정부는 임시정부청사의 보존을 강력히 요청했으나, 상하이시는 특정 구역만 개발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 간 협상이 난항을 겪던 시기,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직접 구원투수로 나섰다.
2004년 5월, 정 명예회장은 당시 한쩡(韓正) 상하이 시장과 면담을 갖고 "임시정부청사는 한국 독립혼과 정통성의 상징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매우 각별한 장소"라며 "한국 기업이 재개발권을 획득해 이 역사적 장소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당시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높여가던 현대차그룹 총수의 진심 어린 제안은 중국 측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국 상하이시는 국제 공개입찰까지 실시했던 재개발 계획을 전면 유보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고, 덕분에 상하이 임시정부청사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현대차그룹의 이러한 '보훈 DNA'는 오늘날 더욱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은 국가보훈부와 '국가보훈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한층 강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해외에서 봉환되는 독립유공자 유해에 대한 예우다. 현대차그룹은 유해 운구 차량과 유가족 이동을 위해 그룹의 플래그십 세단인 '제네시스 G90' 등을 의전 차량으로 제공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를 담아 최고의 품격을 갖춘 이동 수단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과 대전 국립현충원에 친환경 전기 버스를 각 1대씩 기증했다. 이는 고령의 유가족과 참배객들이 넓은 현충원을 보다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배려다. 이외에도 독립운동 관련 방대한 사료를 디지털화하여 후세에 전하는 '사료 전산화 사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6.01.04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