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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다저스, 스넬 영입 공식 발표...2025년 6선발 가나

LA 다저스가 이번 가을 처음으로 계약서에 사인한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블레이크 스넬(32)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다저스 구단은 1일(한국시간) "스넬과 5년 총 1억 8200만 달러(약 2542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스넬의 연봉 구조는 독특하다. 미국 AP통신은 "스넬은 계약금 5200만달러를 계약금으로 받는다. 5년 동안 연봉은 2600만달러씩이지만, 매년 1300만달러를 미뤄뒀다가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즉 총 6500만 달러가 지급 유예되는 형태다.해당 계약 구조를 통해 다저스 구단과 스넬 모두 이득을 볼 수 있게 됐다. 다저스는 지불 유예 금액이 사치세 계산에 고려되면서 구단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스넬은 연봉에 맞게 소속 구단 다저스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기준으로 높은 주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계약금은 현재 그의 집이 있는 워싱턴주 기준으로 주세를 매긴다. 지불 유예금 역시 계약 종료 후 거주 지역에 따라 매겨진다. 유예를 고려해 보다 높이 매겨진 계약 규모로 자존심도 챙겼다.스넬은 구단을 통해 "다저스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여러분께 우승을 가져드리고 싶다. 다저스타디움에서 만나자"라고 전했다. 스넬은 이번 스토브리그 FA 투수 최대어 중 한 명이다. 지난 2018년과 2023년 각각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스넬은 지난겨울엔 소속팀을 찾지 못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6200만 달러(866억 7000만원)에 계약했다. 대신 FA 재도전을 위해 1년 후 옵트 아웃 조항(계약 자진 파기)을 넣었다.스넬은 올 시즌 초는 부진했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1.45로 호투하며 몸값을 끌어 올렸다. 데뷔 후 첫 노히트 노런 경기, 15탈삼진 경기 등도 기록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20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12로 화려하지 않았으나 구매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엔 충분했다.다저스는 스넬과 함께 선발진 약점을 지우고 2년 연속 우승을 꿈꾼다. 2023년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포스트시즌을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던 다저스는 이후 타일러 글래스노우, 야마모토 요시노부, 제임스 팩스턴 등을 영입해 대폭 보강했다. 그러나 글래스노우와 야마모토는 물론 개빈 스톤, 바비 밀러, 리버 라이언 등 믿었던 신인 투수들까지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선발 투수 3명 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은 이끌었지만, 약점을 그대로 두고 2025년을 맞이할 순 없었다.ESPN은 스넬의 계약 총액이 MLB 왼손 투수 중 데이비드 프라이스(7년 2억 1700만달러), 클레이턴 커쇼(7년 2억 1500만달러)에 이어 역대 3번째 규모라고 소개했다. 다저스가 스넬에게 기대하는 건 명확하다. 스넬은 커리어 통틀어 규정이닝이 사이영상을 탄 2018년과 2023년이 전부다. 그 이외 7시즌은 130이닝도 채워보지 못했다. 부상도 잦았고, 스트라이크보다 유인구를 즐기는 투구 스타일 상 볼넷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그런 스넬에게 거액을 안긴 이유는 여전히 정상급인 구위가 가을에 통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MLB닷컴은 "스넬이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10월에도 던질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게, 다저스가 스넬을 영입한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통산 9이닝당 탈삼진 11.2개를 기록한 스넬은 올해도 12.5개를 찍었다.다저스는 스넬을 포함해 부상 우려가 있는 선발 투수들을 5일 휴식을 기본으로 한 6선발 체제로 운영할 거로 전망된다. 스넬, 야마모토, 글래스노우는 모두 올해 부상을 겪었다. 투수로 돌아오는 오타니 쇼헤이도 재활 첫 시즌이고 투타 겸업까지 고려해야 한다. 토니 곤솔린, 바비 밀러, 더스틴 메이와 재계약이 유력한 클레이턴 커쇼 등도 풀 시즌 선발 투수를 소화하긴 어렵다. 포스팅 영입이 점쳐지는 사사키 로키 역시 부상 이력이 많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01 09:28
메이저리그

새삼 다시 보인다, '오타니 인생 계획표'...결혼과 우승을 한 해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인생 계획표가 다시 한 번 화제다. 빗나간 것 투성이지만, 심상치 않은 우연의 일치가 일어나려 하고 있다.오타니는 오는 26일(한국시간) 시작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에 나선다.말 그대로 만화 같다. 지난 2018년 MLB에 진출한 오타니는 6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올라보지 못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계약한 LA 에인절스가 매년 부진했다. 오타니 본인은 2018년 신인왕, 2021년과 2023년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로 정상급 기량을 펼쳤으나 야구는 팀 스포츠였다.그랬던 오타니가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다저스로 이적한 첫 해부터 가을야구에 올랐다. 오타니 본인도 포스트시즌 데뷔전부터 동점 스리런 홈런을 치는 등 팀 선전에 힘을 보탰다. 그렇게 첫 가을부터 WS 진출에 성공했는데, 상대마저 예사롭지 않다. 상대는 서부의 다저스에 대적하는 동부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 그리고 그 주장이 오타니와 2022년 MVP를 겨루며 라이벌로 떠오른 애런 저지다. 만화 같은 게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오타니가 고교 시절 써놓은 인생 계획표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3일(한국시간) "오타니의 계획표가 화제를 모았던 걸 기억하는가"라며 "다저스가 26일부터 양키스와 월시를 치르면서 이 계획표가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은다. 이유는 이 내용 때문이다. 'WS에서 우승하고, 결혼한다.' 결혼은 했다. WS 우승도 이뤄질까"라고 전했다.지난해까지 그 어떤 열애설도 없었던 오타니는 올해 2월 돌연 결혼을 이미 마쳤다고 깜짝 발표를 선언했다. 상대가 누군지도 밝히지 않았지만, 이후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 투어로 떠나는 과정에서 부인이 전 농구선수 다나카 마미코라고 사진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결혼한 해 WS까지 오르면서 계획표처럼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물론 나이의 차이는 있다. 오타니는 계획표를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일본프로야구(NPB)로 갈 생각이 없었다. 당시 다저스 일본 스카우트의 관심에 감동한 그는 MLB 직행을 생각 중이었다. 그래서 계획표에는 19세 안에 트리플A에 입성하고, 20세에 빠르게 콜업돼 빅리그 커리어를 쌓게 돼 있었다. 또 투수 전업만 생각했기에 투수 관련 목표만 적어둔 상태였다.하지만 오타니의 실제 인생은 계획표와 다르게 펼쳐졌다. MLB 직행을 생각하던 그를 닛폰햄 파이터스가 "NPB를 거쳐 가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투수 전업보다는 투타겸업을 할 재능도 있다"고 설득했다. 그래서 그는 2013년이 아닌 2018년 MLB로, 투수가 아닌 투타겸업으로 빅리그에 올랐다.4~5년 정도 차이는 생겼지만, 오타니는 계획표 중 몇 가지는 이뤘다. 특히 눈에 띄는 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오타니는 23살 때 WBC에 출전하고, 27살 때는 우승을 이끌고 MVP를 타겠다고 다짐했다. 나이는 조금 달랐지만, 그 목표를 이뤘다. 오타니는 2023년 WBC에서 대회 타율 0.435 출루율 0.606, OPS(출루율+장타율) 1.345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6 11탈삼진을 기록하고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미국과 결승전에선 마무리 투수로 당시 팀메이트이자 현역 최고의 선수였던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잡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의 꿈처럼 MVP는 당연히 자신이었다.한편 고등학생 오타니의 꿈은 40세로 마무리된다. 그 안에 사이영상을 타고, 리그 MVP도 타겠다고 했다. WS 우승은 세 차례 이루고 싶어했으며 은퇴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세워보고 싶다는 각오를 남긴 바 있다. 투타겸업으로 사이영상 수상엔 실패했지만, 오타니는 올해를 포함해 벌써 MVP 3회가 유력한 상황이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일단 하나는 눈 앞까지 왔다. MLB닷컴은 "오타니가 이 계획표에 있는 일들을 달성하는 게 과연 놀라운 일일까?"라며 "앞으로 일은 지켜봐아 하겠지만, 일단 그는 눈 앞에 있는 목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WS 우승이다"라고 기사를 마무리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4 08:54
프로야구

"타이트할 때는 부담" 'ERA 2.49' 우규민 안 냈던 KT, 승부처를 잃었다 [준PO 2]

"타이트할 때 내기엔 (선수와 벤치 모두) 서로 부담이 간다."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우규민(39)에게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 2차전 역전의 가능성을 크게 잃었다.KT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LG 트윈스와 맞대결을 치르는 중이다.8회 초 시점에서 KT에 패색이 짙다. 6회 말 내준 석 점 탓이다. 이날 KT는 2회와 3회 각각 한 점씩 내며 2-0으로 먼저 달아났다. 하지만 3회 말 엄상백이 동점을 내줬고, 곧이어 4회 말에도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그래도 2점 차라면 충분히 희망이 있었다. 지난 1일 5위 결정전부터 연달아 일정을 소화 중이던 KT다. 아무리 큰 경기라 해도 2점 열세에서 필승조를 쓸 순 없었다. 전날 투구했고, 연투가 불가능한 소형준도 나올 수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주권, 이상동, 그리고 앞서 2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때 멀티 이닝을 소화한 손동현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선택은 성공했다 보기 어려웠다. 주권은 무실점으로 막긴 했으나 볼넷과 2피안타(2루타 1개)를 맞았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홈 보살, 이상동의 구원으로 실점이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만으론 긴 이닝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6회 대량 실점이 터졌다. 이상동이 선두 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고, 손동현이 불을 끄러 나왔으나 박해민의 희생 번트 때 실책을 범했다. 홍창기를 걸러 봤지만, 결국 신민재에게 싹쓸이 적시타를 내줬다. 좌익수 김민혁의 실책까지 더해졌다.불펜 투수들이 줄줄이 흔들리는 동안 생각났던 이름이 있다. 바로 우규민이다. 우규민은 올 시즌 45경기에 등판, 4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한 자원이다. 세이브와 홀드는 적지만 김민, 박영현을 제외하면 KT 구원 투수 중 가장 공헌도가 컸다.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우규민에게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 5위 결정전,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1차전 모두 그를 꺼내지 않고 선발 자원과 다른 필승조 2명을 돌려써 뒷문을 잠갔다. 6일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이에 대해 "규민이가 LG전 성적도 제일 좋은 편인데, 상대 왼손 타자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언제든 (등판은) 괜찮지만, 점수 차가 여유있을 때는 규민이 같은 스타일이 좋다. 볼넷이 없다"면서도 "타이트할 때는 서로 부담이 간다. 그래서 원래 쓰던 선수들을 쓰다가 점수 차가 좀 나면 올리려고 한다"고 했다.우규민은 결국 이강철 감독이 예고한 그 상황에 등판했다. 점수 차가 5점으로 벌어져 패색이 짙어진 후에야 등판한 그는 6회 말 남은 아웃 카운트 2개를 단 7구로 가볍게 잡아냈다. 이어 7회 말에도 올라와 베테랑 오지환과 김현수를 잡았다. 140㎞/h가 넘는 공은 단 2구뿐이었고 대부분 130㎞/h 초반대 커터, 120㎞/h 이하의 커브였으나 예리한 제구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부담이 적은 상황이라 호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규민이 기록한 1과 3분의 2이닝 노히트 1볼넷 1탈삼진 투구가 보다 빨리 이뤄졌다면 경기 흐름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추격이 이뤄졌다면 그 뒤엔 박영현이 있었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이강철 감독이 누구보다도 가치 있게 여기는 포스트시즌 1승의 가능성이 그렇게 희박해졌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6 16:49
프로야구

'7이닝 1실점' 류현진, 2G 연속 승리 요건 충족...7020일 만의 스윕승 보인다 [IS 잠실]

연승은 잇고 연패는 끊는다. 류현진(37)이 에이스다운 호투로 한화 이글스를 19년(7020일) 만의 두산 베어스전 스윕승 문앞까지 이끌었다.류현진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8승(7패) 요건을 갖췄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98에서 3.84로 떨어뜨렸다.한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상승세가 뜨거웠다. 푸른색 '썸머 유니폼' 이벤트 이후 승률이 높아지며 유니폼 징크스를 이어가던 한화는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 인천 3연전을 쓸어왔다. 이어 주중 NC 다이노스와 2경기를 1승 1패로 마쳤고, 다시 23일과 24일 두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1위로 시즌을 출발했다가 5월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한화는 뜨겁게 상승세를 탄 덕분에 24일 기준 6위 SSG 랜더스와 승차를 모두 지워냈다. 승률 차이는 단 1리.바통을 받은 류현진은 그 어느때보다 깔끔한 투구로 두산과 마지막 경기 승리를 향해 달려갔다. 25일 경기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2005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청주 3연전 이후 한화가 19년, 7020일 동안 기록해보지 못한 스윕승을 거둘 수 있었다. 또 2011년을 마지막으로 기록해보지 못한 두산전 시즌 상대전적 우위(24일 기준 8승 6패)도 확정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노련하고 안정적인 투구로 두산 타자들을 잡아냈다. 1회 3루수 실책으로만 주자를 내보냈을 뿐 노히트 이닝으로 출발한 류현진은 2회 허경민에게 2사 후 2루타를 맞았으나 실점 위기를 3루수 땅볼로 끝냈다. 류현진의 면도날 제구는 사정 없이 스트라이크존을 찔렀고, 두산 타자들은 참아내지 못했다. 두산은 3회 13구, 삼자 범퇴로 물러났다.2회 초 한 점 지원을 받았던 류현진은 4회 유일한 득점을 내줬다. 2사 후 김재환에게 던진 107㎞/h 커브의 제구가 잠시 어긋났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으로 날아간 실투를 김재환이 받아쳤고, 중월 솔로포로 류현진의 한 점 리드를 지웠다.시즌 초였다면 일시에 흔들렸을 수 있다. 하지만 KBO리그 적응을 마친 류현진은 다시 원래대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강승호에게 루킹 삼진을 뺏어 4회를 닫은 그는 5회 역시 삼자 범퇴로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6회 드디어 득점 지원도 따라왔다. 한화 타선은 페라자의 볼넷과 장진혁의 2루타를 엮어 소중한 한 점 리드를 류현진에게 선물했다. 류현진은 6회 정수빈의 내야 안타, 제러드 영의 사구로 위기를 맞았지만, 두산 4번 타자 양석환에게 3루수 병살타를 유도하며 탈출했다. 빠른 타구를 정면에서 처리해낸 노시환의 호수비가 돋보인 병살 플레이였다.투구 수를 아낀 류현진은 7회 역시 마운드에 올라 승리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앞서 홈런을 때려낸 선두 타자 김재환에겐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을 얻었다. 이어 강승호에게 강한 타구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허경민에겐 힘으로 파울 플라이를 뺏었다.마지막에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두산은 김기연이 안타를 때려 역전 주자를 내보냈고, 대타 양의지를 선택해 류현진을 압박했다. 한화는 양상문 투수 코치가 올라왔으나 교체는 없었다. 치열한 노림수 싸움 끝에 2볼 2스트라이크를 만든 류현진은 몸쪽 낮은 곳, 가로질러 양의지의 발 쪽으로 떨어지는 마지막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 7이닝,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다.임무를 다한 류현진은 한 점 차 리드, 승리 투수 요건을 지킨 상태에서 8회 마운드를 박상원에게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25 20:16
메이저리그

리틀 월드시리즈 '노히트' 투수 홀먼, OAK 유니폼 입고 빅리그 데뷔

10년 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연장전까지 노히트를 기록했던 유망주 투수가 빅리그에 데뷔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그랜트 홀먼(24) 얘기다. 홀먼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소속팀이 2-0으로 앞서고 있던 7회 초 등판, 3분의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을 기록했다. MLB닷컴은 "마크 캇세이 오클랜드 감독은 홀먼이 빅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가급적 편안한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하려 했지만, 불펜 투수를 많이 소진해 어쩔 수 없이 2사 1·3루에 투입했다. 홀먼은 자신의 빅리그 데뷔 첫 상대 타자였던 케이시 슈미트를 2루 땅볼로 처리했고, 8회 초 무사 2루에선 타일러 피츠제럴드를 상대로 첫 삼진을 잡아냈다"라고 설명했다. 캇세이 감독은 "그는 매우 침착하게 투구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던지라고 조언했고, 그는 해냈다. MLB 첫 등판을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홀먼은 2013년 8월 17일 열린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연장전까지 노히트를 기록한 최초의 투수다. 캘리포니아가 미시간에 3-0으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3탈삼진을 기록했다. 투구 수 제한(85개)이 도입된 이후 처음, 이 대회 최초의 연장전 노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10년하고도 하루가 더 지난 2014년 8월 18일 그는 마침내 빅리그에 데뷔했다. 홀먼은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평생 기다린 순간이다. 그 기대에 부응했다. 특별했고, 정말 즐거웠다"라고 감격했다. 대학 시절 타자와 투수를 겸했던 홀먼은 3학년부터 투수에 집중했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고, 올 시즌 라스베이거스(오클랜드 산하 마이너리그팀)로 이적했다. 더블A·트리플A에서 출전한 40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0.55를 기록한 뒤 빅리그에 승격했고. 이날 데뷔전을 치렀다. 파이어볼러 메이슨 밀러와 함께 팀 마운드의 미래로 기대받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18 17:24
메이저리그

반전 보여준 MLB 대표 '먹튀 듀오'...선발 투수 파워 랭킹 2·3위 선정

메이저리그(MLB) 대표 '먹튀'로 전락할 뻔했던 크리스 세일(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블레이크 스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명예 회복을 해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5일(한국시간) 선발 투수 파워 랭킹을 전하며 세일을 2위, 스넬을 3위로 올렸다. MLB.com은 "세일은 최근 등판이었던 1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7이닝 동안 피안타 3개만 기록하고, 볼넷 없이 삼진 12개를 솎아냈다. 최근 11번 등판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2.15였다. 그의 커리어에서 아직 없는 사이영상 수상에 다가서고 있다"라고 했다. MLB 대표 좌완 투수로 시카고 화이스삭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에이스였던 세일은 최근 몇 년 동안 부상에 시달렸다. 왼쪽 팔꿈치, 손목, 어깨 등 다치지 않은 부위가 없었다. 2020시즌은 통째로 결장했고, 2021·2022시즌도 부상으로 각각 9경기와 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애틀랜타는 그런 세일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2년 총액 3800만 달러를 안겼다. 서른다섯 살이 넘은 '유리몸'에게 과감한 투자를 했다. 세일은 그렇게 맞이한 2024시즌 총 22경기에 출전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MLB.com은 스넬을 3위로 올려뒀다. 이전까지 한 번도 랭킹에 포함되지 않았던 스넬이 처음으로 진입한 것. 스넬은 지난 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최근 7번 등판에서 45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99, 14볼넷, 60탈삼진을 기록했다. 피안타가 14개에 불과했다. 피안타율은 0.097.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던 스넬은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했고, 4월 세 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했다. 이후 두 차례 더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최악의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3시즌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수상을 포함해 양대 리그에서 최고의 투수에 오른 이력이 있는 투수가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진 것. 하지만 그는 7월부터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스플리터만큼 낙폭이 큰 주 무기 커브의 위력이 살아나면서 다시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16 13:00
메이저리그

김하성, 3타점 적시타+159㎞/h 강속구 공략...딜런 시즈 노히트 노런 지원 사격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12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 동료 딜런 시즈의 대기록 달성을 지원했다. 김하성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소속팀 샌디에이고의 3-0 승리를 이끄는 결승타를 쳤고, 개인 타율은 종전 0.223에서 0.226으로 높였다. 샌디에이고는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도노반 솔라노, 젠더 보가츠가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열었다. 4번 타자 매니 마차도가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제이크 크로엔워스가 볼넷을 골라내 만루를 만들었다. 김하성은 비로 경기가 중단된 뒤 1시간 16분 만에 재개된 상황에서 첫 타자로 타석에 나섰고, 상대 투수 패트릭 코빈과의 9구 승부 끝에 좌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워싱턴 좌익수 제임스 우드가 몸을 날려 포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그의 글러브에 맞고 공이 굴절된 사이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김하성이 초반 기세 싸움을 이끄는 안타를 쳤다. 이후 침묵했던 김하성은 9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호세 페레의 159.6㎞/h 강속구를 공략해 좌전 2루타를 치며 다시 기세를 올렸다. 3안타를 친 지난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12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시즈는 9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만 3개를 기록,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올 시즌 MLB 2호,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엔 2021년 조 머스그로브 이후 두 번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26 08:59
프로야구

퇴출 위기서 릴레이 호투, LG 엔스 "켈리 퍼펙트 행진 놀랍고 감탄, 내게 큰 동기부여"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가 나란히 생존 경쟁 중인 팀 동료 케이시 켈리의 바통을 넘겨받아 호투했다. 그는 "3회까지는 나도 퍼펙트였는데 전혀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다"고 웃었다. 엔스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0-0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팀이 2-1 끝내기 승리를 거두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켈리가 호투한 다음날 엔스 역시 이번 시즌 최고의 호투를 선보였다. 팀 동료인 켈리는 하루 전인 25일 삼성전에서 9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 완봉승(4-0)을 기록했다. 8회까지 안타와 볼넷 없이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다 9회 선두 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허용, KBO리그 역대 최초 퍼펙트 게임이 무산됐다. 엔스는 켈리만큼은 아니었지만, 6이닝 동안 볼넷 1개 탈삼진 9개를 뽑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엔스는 "켈리의 투구는 놀라웠다. 그저 감탄하며 즐겁게 지켜봤다"면서 "켈리가 퍼펙트피칭이나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완봉승을 챙겼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굉장히 행복했다. 켈리와 그의 가족에게도 특별한 의미였을 것"이라고 했다. 엔스와 켈리는 현재 '팀 동료'이면서도 한국 무대에서 생존을 걱정하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LG는 지난달 두 외국인 투수가 평균자책점 5점대로 부진하자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둘 중 한 명을 교체해야할 것 같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차명석 LG 단장도 외국인 투수 후보 및 시장을 점검하러 직접 미국으로 떠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구단의 적극적인 움직임 이후 엔스와 켈리는 달라졌다. 엔스는 이달 3승 평균자책점 3.10을, 켈리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2.91로 좋은 모습이다. 엔스는 "켈리는 늘 열심히 훈련한다. 켈리의 활약이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인정했다. 특히 0-0으로 맞선 4회 초 2사 1, 2루에서 박병호를 삼진 처리하고선 평소보다 세리머니 동작이 컸는데 "위기 상황이었고 4회에만 투구 수가 30개로 많아서 그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엔스의 강점은 흡수력이다. 염경엽 감독이나 코치, 전력분석팀에서 팔 각도나 구종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엔스는 평균자책점 4.53에도 8승(2패)이나 거둬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많은 덕분이다. 엔스의 등판일에 LG의 승률은 0.706이다. 엔스는 "동료들 덕분이다. 우리 야수들의 수비와 공격이 모두 뛰어나다. 내가 나갈 때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며 "그래서 나는 더 내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해 던지면 동료들이 승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말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06.27 09:03
프로야구

아깝다 켈리···43년 역사상 역대 한 번도 없었다, 퍼펙트 게임 얼마나 어렵나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2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퍼펙트게임 달성을 목전에서 놓쳤다. 8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다 9회 초 선두 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허용, 9이닝 1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투수는 여전히 한 명도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내셔널리그 1876년, 아메리칸리그 1901년 창설)에서 퍼펙트게임을 한 투수가 총 24명이다. 1936년 출범한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16차례 나왔다. 가장 최근 MLB에선 2023년 도밍고 헤르만(뉴욕 양키스)이, NPB는 2022년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가 만 20세 5개월로 리그 역사상 최연소 퍼펙트 기록을 달성했다. MLB는 11년, NPB는 28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출범 43년째를 맞는 KBO리그 1군에서 노히트 노런은 14차례 기록됐지만, 투수가 단 한 명의 타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게임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역대 최초 대기록을 아깝게 놓친 사례가 꽤 많다. 2022년 SSG 랜더스에서 뛴 윌머 폰트는 '비공식 퍼펙트 게임'을 기록했다. 4월 2일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에서 9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4사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경기는 9회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서 연장에 돌입했다. 9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진 폰트는 연장 10회 교체됐다. 퍼펙트게임의 영예는 완벽하게 경기를 끝낸 투수에게 돌아간다. 통산 161승을 올린 정민철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1997년 OB 베어스(현 두산)와 경기에서 무4사구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유일한 출루는 8회 1사에서 포수 강인권(현 NC 다이노스 감독)이 정민철의 공을 놓쳐 타자 심정수에게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을 허용한 것이 전부였다.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황규봉은 1982년 8월 15일 삼미 슈퍼스타즈와 홈 경기에서 9회 1사까지 퍼펙트를 이어갔지만, 양승관에게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다니엘 리오스는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2007년 10월 3일 현대 유니콘스와 홈 경기에서 9회 1사까지 퍼펙트를 이어가다 강귀태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가을 야구에서도 아쉽게 대기록이 무산된 적 있다. 배영수는 삼성에서 뛴 2004년 10월 25일 현대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8회 2사 후 박진만(현 삼성 감독)에게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지다 낮은 볼이 돼 퍼펙트게임이 날아갔다. 대신 10이닝 동안 노히트노런(비공인)을 기록했다. 1991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송진우는 해태 타이거즈(현 KIA)와 KS 3차전에서 8회 2사까지 퍼펙트를 이어갔지만, 대타 정회열에게 볼넷을 허용했다.이 외에 2011년 벤자민 주키치(전 LG), 2017년 스캇 다이아몬드(전 SK 와이번스), 2018년 최원태(당시 넥센 히어로즈, 현 LG), 2023년 백정현(삼성) 등이 8회 퍼펙트 행진이 무산된 바 있다. 한편 2군에서는 퍼펙트 기록이 있다. 이용훈이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던 2011년 9월 17일 퓨처스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이듬해 6월 LG 트윈스와 1군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퍼펙트로 막다가 최동수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산됐다. 아쉽게 대기록을 놓친 켈리는 "투수들이 이런 기회를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굉장히 특별한 등판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이 순간은 분명히 즐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6.26 11:06
프로야구

'마의 8회' 넘었는데 퍼펙트 무산, 그래도 켈리는 웃었다 "굉장히 특별했던 경험"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퍼펙트 게임'은 없었다. 문턱까지 간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마의 8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산됐다. 정민철 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1997년 기록한 무안타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민철은 8회 1아웃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당시 OB 베어스 타자 심정수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돌려세우는 듯 했으나 포일로 이어지면서 주자를 출루, 퍼펙트 게임을 놓쳤다. 지난해 4월에는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이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8회 1사까지 안타와 볼넷을 내주지 않고 순항했으나, 내야 안타 하나로 기록이 무산된 바 있다. 최원태(현 LG 트윈스)도 2018년 4월 18일 NC전 8회 1사에서 NC 다이노스 최준석에게 안타를 맞아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퍼펙트 게임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2022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윌머 폰트였다. 폰트는 2022년 4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9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없는 '퍼펙트'를 달성했으나 '퍼펙트 게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타선이 1점도 내지 못하면서 승부가 연장으로 흘러갔고, 10회 폰트가 강판되면서 기록이 무산됐다. 그리고 지난 25일, LG의 장수 외인 케이시 켈리가 퍼펙트 게임 새 역사에 도전했다. 8회까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마의 8회'도 넘겼다. 하지만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대기록이 무산됐다. 안타 직후 켈리는 머리를 감싸쥐며 주저 앉았지만, 이후 안정을 찾고 병살타와 뜬공으로 경기를 마무리, 27타자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아쉬웠던 순간, 하지만 켈리는 웃었다. 경기 후 그는 "굉장히 특별한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안타도 안 맞고 볼넷도 안 줬다. 심지어 몸에 맞는 볼도 없었다. 투수로서 이런 기회를 얻는 게 흔하지 않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한국시리즈 등판이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이겠지만, 이날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기억에 남는 등판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는 것을 위안거리로 삼았다. 켈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 평균자책점 5.13으로 부진했다. 무실점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켈리는 149km/h의 직구를 꽂아 넣으며 구속과 구위가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켈리는 "부진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 내가 과거에 어떤 투수였는지부터 돌아봤는데 이제 조금씩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 같다"라면서 "과거에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반등의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6.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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